달님과 토끼님

달님과 토끼님 제5화

(•̀ᴗ•́) 2019. 4. 21. 17:59

[신주]
고전하시는 것 같네요…….

[이즈미]
죄송해요…….

[히소카]
그 토끼, 생각보다 보통이 아니야.

[신주]
……사실 토끼님은 원래 길에 살던 토끼였어요. 몇 년 전에 경내에 쓰러져 있는 걸 보호해서 그대로 신사에서 기르게 된 거죠.
나타난 게 만월 날이었던 점, 신사에 있는 토끼상과 똑같았던 점에서 토끼님이라 부르게 됐습니다.

[카즈나리]
아하~

[신주]
하지만 원래 길에서 살았던 탓인지 탈주벽이 있어서…… 가끔 탈주하고 마음이 내키면 신사에 돌아온답니다.

[이타루]
그런가요? 그럼 이번에도 기다리면 조만간 돌아오는 게…….

[신주]
……그럴 수는 없어요.

[쥬자]
왜지?

[신주]
며칠 후, 신사에서 달맞이 축제가 열릴 예정인데――. 그 축제의 폐회식 때 반드시 신의 사자의 상징인 토끼님이 있어야만 해요.

[츠즈루]
그렇다는 건, 역시 잡아서 데려와야만 한다는 거네요.

[치카게]
토끼를 잡기 전에 정보가 더 필요한데, 뭔가 좋아하는 거나 싫어하는 건 없나요?

[신주]
토끼님이 좋아하는 거……. 아, 그러고 보니 토끼님은 달맞이 축제의 중심 프로그램인 '달의 연'이라는 봉납 의식을 마음에 들어 했어요.
전에 탈주했을 때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아서 포기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스스로 바구니에 들어가 의식을 보고 있었죠.
하지만 올해는 그걸 하지 않습니다…….

[치카게]
축제의 중심 프로그램인데 하지 않는 건가요?

[신주]
매년 후원회의 유지로 행해졌는데, 전원 노령인지라 체력적으로 불가능해서요. 신사 측에도 년에 한 번 있는 중요한 행사의 중요한 의식이지만 이것만은 어쩔 수 없죠.
그래서 적어도, 폐회식만은 예년처럼 치르고 싶어요.

[이즈미]
……그 '달의 연'이라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건가요? 혹시, 연극인가요?

[이타루]
……설마, 감독님.

[신주]
관심이 있으시다면 인터넷에 동영상이 있을 거예요.

[카즈나리]
어디, '토끼 신사 달의 연'…… 아, 이거다!

[치카게]
호오…… 연기도 하고 춤도 추는 고전 연극이랑 비슷한 것 같네.

[미스미]
우와~ 예뻐~

[츠즈루]
고전 연극 풍이라……. 이런 거, 우리는 해본 적 없지.

[쥬자]
네. 재밌어 보임다.

[이즈미]
……응.
신주님, 이 달의 연, 저희한테 맡겨주시겠어요?

[이타루]
나왔다, 감독님의 참견…….

[히소카]
말할 줄 알았어.

[이즈미]
토끼 일도 있고, 이런 훌륭한 축제의 무대에 오르면 극단 PR도 될 거야.

[쥬자]
극단 PR…… 완전 잊고 있었어.

[신주]
극단?

[이즈미]
저희는 MANKAI 컴퍼니라는 극단이고, 이 사람들은 전원 배우예요.

[신주]
그런…… 그러셨군요!

[이즈미]
이것도 인연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떤가요?

[신주]
……연습은 엄격하게 할 겁니다.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부디, 부탁드릴게요.

[이즈미]
네!

-

[미스미]
…….

[치카게]
이런 데 있었나, 미스미. 이제 돌아갈 거야.

[미스미]
응~

[치카게]
나무 위에서 봐도 이렇게 어두우면 제대로 보이지 않잖아.

[미스미]
그래도 걱정되니까 조금만 더 볼게~

[치카게]
……. ……미스미는, 그 토끼를 어떻게 하고 싶어?

[미스미]
어?

[치카게]
미스미도 토끼를 잡는 거 대충 했었잖아.

[미스미]
――!

[치카게]
혼내려는 게 아니야. 그냥 이상하다고 생각했을 뿐이지. 잡는 데 전력을 다하지는 않지만, 산에 있는 토끼를 걱정하는 것 같으니까.

[미스미]
……토끼는 왜 도망간 걸까? 토끼는 아마도 신사를 싫어하는 건 아닐 거야. 그런데 그렇게 도망쳐다니는 건 왜일까……? 가끔 신사를 빠져나가는 것도, 분명 뭔가 이유가 있는 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니까, 무리하게 잡아서 돌려보내는 게 정말 좋은 건지 모르게 돼서…….

[치카게]
……그래.
하지만 그건, 직접 토끼한테 물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 아닐까? 미스미는 토끼랑 얘기할 수 있잖아?

[미스미]
……그렇지. 그랬어. 나, 토끼 잡는 거 열심히 할게. 그리고 토끼한테 물어볼 거야.

[치카게]
그래. 그러면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