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arlet Mirror 제7화
[쿠몬]
와―아! 1등이다―!
[쥬자]
뛰면 위험해.
[치카게]
……왜 목욕을?
[히소카]
글쎄.
[쿠몬]
하― 기분 좋다. 자, 둘 다 어서 들어와.
[치카게]
…….
[히소카]
…….
[쿠몬]
싸웠을 때는 같이 목욕하는 게 효도 집안 가훈이야.
[치카게]
싸워?
[쿠몬]
히소카 씨랑 치카게 씨, 싸웠지?
[히소카]
비슷하잖아.
[치카게]
뭐, 그렇지.
[쥬자]
이상하게 목욕하러 오면 솔직해져.
[쿠몬]
화해는 항상 목욕탕에서 했지.
[치카게]
너희도 싸울 때가 있구나.
[히소카]
……의외야.
[쥬자]
요즘엔 별로 없슴다.
[쿠몬]
뭐, 대부분 내가 삐져서 형을 난처하게 하는 일이 많은데, 탕에서는 거리가 가까워진 듯한 기분이 들어서 이것저것 말하게 돼.
그러니까 둘도 얘기해봐!
[히소카]
…….
[치카게]
……갑자기 얘기하라고 해도. 시범을 보여줄래?
[쥬자]
……. 쿠몬, 난 네게 사과해야 하는 일이 있어.
[쿠몬]
어?
[쥬자]
내가 츠즈루 씨한테 쿠몬과 적대하는 역할을 부탁했어. 네가 바란 대로 되지 않았던 건 그 때문이야.
[쿠몬]
형이……?
[쥬자]
네가 무대에 서게 된 건 단순히 내 뒤를 따라왔을 뿐일지 몰라도, 지금은 주연도 준주연도 해낸 훌륭한 여름조의 배우야.
나는 형제라는 틀을 걷어내고 배우 효도 쿠몬과 같은 무대에 서고 싶었어.
결국, 형제의 틀을 어떻게 걷어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됐지만, 이것도 배우로서 뛰어넘어야 할 벽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건 다 내 에고인 거지. 네게 강요하고 괴롭게 해서 미안해.
[쿠몬]
아니야. 배역을 부탁했던 건 몰랐지만, 형의 마음은 짐작하고 있었어. 분명 배우로서 성장하길 바라는 걸 거라고.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걱정됐는데…… 형도 나처럼 고민하고 있다는 걸 알게 돼서 조금 기뻐.
솔직히 쓸쓸한 마음도 들었고, 형의 기대에 응할 수 있을지 불안했어.
하지만 형이랑 함께 같은 눈높이에서 고민하고, 뛰어넘을 생각을 했더니 기운이 났어!
[쥬자]
그래.
[쿠몬]
나, 형처럼 훌륭한 배우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할게!
[쥬자]
나도 네게 부끄럽지 않은 연기를 할 생각이야.
[치카게]
결국, 둘 다 서로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엇갈린 거구나.
[히소카]
……역시 저 둘은 가족이라는 느낌이 들어.
[치카게]
근본적인 점이 닮았지. 서투르지만 곧아.
[쿠몬]
히소카 씨랑 치카게 씨도 닮았어.
[히소카]
……어디가?
[치카게]
저 녀석이랑?
[쿠몬]
말은 잘 못 하겠지만, 그런 점이!
[쥬자]
타이밍이 딱 맞슴다.
[히소카]
…….
[치카게]
…….
[쿠몬]
엄청나게 단 걸 좋아하고 엄청나게 매운 걸 좋아하는 점도 정반대니까, 어떻게 보면 거울이잖아.
[치카게]
…….
[히소카]
……너희는 가족이 뭐라고 생각해?
[쿠몬]
어?
[쥬자]
……생각해본 적 없슴다.
[쿠몬]
응…… 태어났을 때부터 계속 같이 살아서, 있는 게 당연한 존재?
[쥬자]
무슨 일이 있으면 지켜주고 싶다고 생각하는 존재일까요.
[쿠몬]
같이 있으면 안정되고 어떤 때라도 안심할 수 있어!
[히소카]
…….
[쥬자]
뭐랄까……. 아마도 가족은 피로 이어진 게 아니라, 마음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해요.
[쿠몬]
응응! 근본이 이어져 있다고 해야 하나.
[히소카]
마음으로 이어지고…… 근본이 이어져 있어…….
[쿠몬]
그렇게 생각하면, MANKAI 컴퍼니는 엄청 대가족 느낌 아냐?
다들 나이도 성격도 전혀 다른데 서로를 소중히 하고, 연극을 좋아하고, 좋은 무대를 만들려고 하는 근본이 같아.
[쥬자]
그러네.
[히소카]
가족이라…….
[치카게]
그래, 근본이 같지. 다음 공연도 좋은 무대를 만들자.
[쥬자]
네.
-
[쿠몬]
하~ 기분 좋다! 다 같이 이것저것 얘기하니까 재밌었어!
[쥬자]
치카게 씨 말대로 확실하게 말하길 잘했어. 감사함다.
[쿠몬]
어라? 그러고 보니 두 사람은 아직 결착이 안 났지?
[치카게]
아, 우리는 별로…….
[히소카]
…….
……'주홍색 연구'의 범인은 복수 같은 건 하지 말고 경찰에 넘겼어야 했어.
[쥬자]
범행 동기가 자신의 약혼자를 빼앗고 죽음으로 몰고 간 것에 대한 복수였죠.
[치카게]
경찰에 넘겨도 범인이 바라는 벌은 내려지지 않았을 거야. 무사히 복수를 달성하고 마지막엔 평온을 찾았으니까, 제멋대로 였어도 범인에게는 그게 최선이었겠지.
[쿠몬]
범인은 복수하지 않고는 버티지 못할 만큼 약혼자가 소중했던 거야. 그렇다고 정당화할 수는 없지만, 어렵다.
[히소카]
……죽은 사람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치카게]
……확인할 방법이 없잖아.
[쥬자]
알 수 없는 거지만, 범인이 슬퍼하는 걸 바라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해.
[히소카]
…….
[치카게]
…….
[쿠몬]
응……?
[히소카]
……쿠몬, 쥬자.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