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를 떠나는 날의 너에게 제5화
[이즈미]
(아즈미 씨가 말한 준비해뒀다는 게 뭘까……?)
[시트론]
마스미가 왔어~! 마스미~!
[마스미]
…….
[이즈미]
마스미 군, 수고했어!
[사쿠야]
꽃이랑 졸업 앨범이구나. 우리도 졸업식 때 받았었지.
[반리]
근데 네 졸업 앨범, 뭔가 빼곡히 쓰여 있는데?
[치카게]
정말이네. 롤링페이퍼 같은 건가……?
[사쿠야]
빈틈없을 정도로 가득 쓰여있어.
[츠즈루]
진짜 빽빽하네.
[마스미]
……전부 아즈미 탓이야.
[이즈미]
아즈미 씨……?
[마스미]
내가 없을 때 내 졸업 앨범이 책상 위에 놓여 있어서, 아즈미가 같은 학년 애들한테 뭔가 써주라고 말하면서 다녔나 봐.
그래서 자리에 돌아왔을 때는 이렇게 되어 있었어…….
[치카게]
그렇군. 준비했다는 게 이거였구나.
[반리]
그건 그렇고 양이 엄청나네.
[사쿠야]
우리도 봐도 돼?
[사쿠야]
어디…… '구기 대회 때 농구, 멋있었어!'
[반리]
'문화제 때 간판 칠하는 거 도와줘서 고마워.'
[오미]
'합창 콩쿠르 연습 재밌었어!'
[츠즈루]
호오…… 너, 나름대로 학원 행사에 참여했구나.
[이즈미]
마스미 군, 학교에서도 열심히 노력했구나.
[마스미]
……너한테 옛날얘기를 물어보면 학교생활 얘기를 많이 해줬잖아. 같이 학교에 다니지는 못해도, 네가 만약 같은 학교에 있었다면 하고 상상해봤어.
그래서 행사도 조금 참여하게 됐어.
[이타루]
역시 동기는 안정의 감독님이로군.
[마스미]
그리고 고2 때 사쿠야랑 반리랑 가끔 같이 있었으니까, 고3이 됐더니 주변에서 말 거는 일이 늘었어.
[시트론]
마스미도 말할 수 있다는 걸 다들 알게 된 거야!
[마스미]
……너네 탓이야. 그런데 왜 교복 입고 있어?
[사쿠야]
그게, 이건…….
[반 친구A]
야, 우스이! 진짜 반 뒤풀이 안 갈 거야?
[마스미]
안 가.
[반 친구B]
그럴 줄 알았어~
[반 친구A]
그래도 동창회는 와라~! 내가 꼭 열 테니까!
[반 친구B]
나중에 보자~!
[이즈미]
(아즈미 씨가 말한 대로 마스미 군은 이 1년간 생각보다 혼자 있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어……)
어엿한 하나사키 학원 고등학교 3학년 마스미 군이었구나.
[마스미]
……?
[이즈미]
사쿠야 군이나 반리 군 때도 그랬지만, 이제 매일 아침 교복 입은 모습을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왠지 기분이 이상해.
[마스미]
쓸쓸하면 졸업하고서도 너를 위해 매일 입고 살게.
[이타루]
교복 코스프레 선언 떴다.
[이즈미]
그렇게까지 안 해도 돼!
[반리]
야, 빨리 사진 찍자. 여기저기서 쳐다보는 거 진심 쪽팔린데.
[오미]
그래. 그럼 먼저 교복 입은 셋부터 찍자. 마스미, 사쿠야, 반리, 교문 앞에 나란히 서봐.
[사쿠야]
알겠어요. 마스미 군, 가자!
[마스미]
응…….
[반리]
빨리 끝내줘.
[오미]
좋아, 찍는다~
[반리]
하아, 미션 컴플리트인가. 한시라도 빨리 이거 벗고 싶으니까 나 먼저 갈게.
[이타루]
반리, 수고.
[오미]
다음엔 봄조 여섯 명이랑 감독님이야.
[마스미]
감독님 옆이 좋아.
[오미]
그럼 마스미랑 감독님이 가운데 서고 나머지 다섯 명은 그 옆으로 모여줘.
[시트론]
알았어!
[이타루]
선배도 제대로 들어와요.
[치카게]
그래그래.
[츠즈루]
이렇게 하면 돼요?
[오미]
OK. 그럼 찍는다.
……응. 진짜 가족사진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