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3! ACT3! "그 사람에 대하여"
초대 봄조 리더, 히나모리 카스미.
"내게는 동화 속 요정 대모 같은 사람이었다."
어린 시절, 나는 내 이름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순정만화 속 히로인같이 단아한 이름. 철이 들었을 때는 이미 신비하고 낭만적인 동화에 빠져있던 나에게 딱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샌가 그런 취향과 이름을 주변에서 놀리기 시작했다.
언제나 나를 감싸줬던 소꿉친구처럼 남자답게. 그런 생각으로 고등학교에서는 농구부에 들어갔지만, 요령이 없어 체육계와는 맞지 않았고 외모와 이름을 놀리는 부원이 많아서 그만두게 됐다.
그렇게나 좋아했던 내 이름이 어느샌가 가장 큰 콤플렉스가 되어 있었다.
귀가부가 되어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몰래 순정만화와 드라마 감상에 열중하는 나날. 그래도 좋아하는 것을 당당하게 좋다고 말할 수 없는 답답함은 언제나 마음속에 맺혀있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내 비밀스러운 꿈. 로맨틱한 히로인을 동경하는 마음.
그것을, 눈앞에 갑자기 나타난 그 사람이…… 이렇게나 간단하게 이루어 줬다.
초대 여름조 리더, 휴우가 히로.
"그 녀석은 내게 히어로였다."
어릴 때부터 특촬 히어로를 정말 좋아했다.
아버지도 엄청난 특촬 오타쿠여서, 부자가 함께 특촬 비디오를 보기도 하고 히어로 쇼를 보러 가기도 했다.
나는 히어로가 되기 위해 태어난 거다. 그런 생각으로 연기 공부를 시작했다. 한결같이 노력해서 연습에 몰두한 덕에 어떻게든 예능 사무소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고등학교 3학년 때 특촬 히어로 드라마 주연에 발탁되었다. 노력하여 얻은 특촬 현장은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촬영도 방영도 끝나고 사무소에서 이제부터 유명해질 거라는 기대를 받는 시점에서, 내 안의 마음이 급격하게 시들어버렸다.
평생에 걸쳐 이뤄야 한다고 생각했던 히어로가 되는 꿈을 10대 때 이루어버렸다. 다음 꿈은 무엇을 하면 되는지 전혀 짐작도 가지 않았다.
그러던 때 내 앞에 한 사람의 남자가 나타나 시야를 한 번에 넓혀주었다. 새로운 목표를 가리켜줬다.
그 녀석이야말로…… 내 인생의 히어로였다.
초대 가을조 리더, 쿠류 젠.
"그 녀석은 정말이지 홈쇼핑 쇼호스트 같은 사람이었다."
어릴 때부터 발레와 격투기를 배웠다. 눈에 띄는 풍채 때문에 싸움에 걸릴 때는 격투기 재능이 도움됐다.
어느덧 사제 같은 녀석들에게 둘러싸여 싸움에 빠져 사는 나날을 보내게 됐다. 처음 생긴 동료라고 부를 수 있는 존재를 위해서 내키지 않는 싸움을 반복했다.
동료와의 소중한 유대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힘들지 않았을 터였다.
하지만 동료라고 여긴 건 나 혼자였다. 그것을 알게 된 후 싸움을 관두고 교우 관계도 정리했다.
부모 곁을 떠나서 달리 하고 싶은 일도 없이, 내가 가진 스킬을 살릴 수 있는 댄서 일을 시작했다.
그 녀석과는 아르바이트하는 곳 중 하나인 쇼 펍에서 만나게 됐다.
잡일꾼으로 들어온 녀석은 상대에게 경계심을 심어주지 않고 마음의 틈에 스르르 파고드는 남자였다.
강압적인 면과 절묘한 수상함, 그런데도 마음을 간지럽히는 느낌은 그야말로 잘나가는 쇼호스트 같았다.
그리고 그 녀석 덕분에 나는…… 이번에야말로, 진정으로 동료라 부를 수 있는 인연을 맺을 수 있었다.
초대 겨울조 리더, 오토미야 슈.
"나는 그 녀석을 줄곧 싫어했다. 원망하기까지 했다."
나에게 연극은 생활 일부였다. 먹고 자는 것과 같았다.
장래에는 부모의 극단을 이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내가 연기하고 싶은 건, 화려하고 호쾌한 가부키모노였다. 하지만 나는 어머니를 닮아 여성스러운 얼굴로 자라고, 동생은 아버지를 닮아 체격 좋은 남자로 자랐다. 당연히 여자 역할만 잔뜩 맡게 되었다.
아무리 깊이 연구해도 결국 아버지도 주변 사람들도 연기의 내용이 아닌 외모를 중시하는 듯이 느껴졌다.
불만이 쌓여가던 중에 부모님끼리 교류를 위해 모인 자리에서 나보다 어린 소년에게 공감대를 느꼈다. 그 녀석도 나처럼 집에 묶여서 갑갑하게 살아가는 듯이 보였다.
개인적인 친분을 쌓기 시작하고 소꿉친구로서 오래 사귀어왔을 즈음. 그 녀석이 갑자기 연극을 시작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라고 들었는데 어떤 남자와 극단까지 차린다는 말을 듣고 놀랐다.
솔직히 입단 오디션을 받으러 간 건 소꿉친구가 속아서 이용당하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되어서였다.
그리고 어떤 남자를 만나, 터무니없이 사람을 끌어당기는 사기꾼이라고 바로 확신했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 사람을 모으고 책임을 지지 않는 무책임함마저 받아들이게 하는 그 녀석이…… 나는 확실하게, 싫다고 자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