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막 제10화::하나가 되어, 지금 한 번 더.
[이즈미]
――다 모였지?
그럼 츠무기 씨, 타이치 군, 부탁해.
[츠무기]
네.
[타이치]
네!
[츠무기]
으음, 그럼 나부터.
여러분께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지난번 연기 대결 도전을 받았을 때도 지금처럼 모두 앞에 섰었지. 어쩐지 어제 일처럼 느껴지지만, 그 후로 많은 시간이 흘렀어.
그때도 말했듯이 나는 한 번, 카미키자카 레니 씨의 말을 듣고 배우의 길을 포기했었어요.
하지만 여기 MANKAI 컴퍼니에서 한 번 더 노력해보려고 마음먹고 무대 위에 오를 수 있었어.
그 후로 겨울조 모두와 공연을 거듭하고 믹스공연에서는 다른 조 사람들과도 함께 공연하면서 나 스스로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해.
과거의 나는 카미키자카 씨에게 연극을 계속할 가치가 없는 배우였을지도 몰라. 하지만 지금이라면――.
지금의 나라면, 과거의 나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도 몰라. 여기서 다 함께 연기에 몰두해왔던 지금의 나라면. 그렇게 믿을 수 있어요.
츠키오카 츠무기라는 한 사람의 배우로서 카미키자카 씨 앞에 서고 싶어.
내게 도전할 기회를 주지 않겠어요? 부탁합니다.
[사쿄]
…….
[타이치]
다음은 저예여.
으음, 저는 레니 씨 말을 듣고 한 번 길을 벗어났었슴다. 모두에게 폐를 끼치고 소중한 무대를 엉망으로 망쳐버렸지.
레니 씨 말을 들은 거라고 했지만, 전부 내 마음이 나약했던 게 원인이야. 그런 짓이라도 하지 않으면 나는 무대 중심에는 설 수 없다고 믿었어.
하지만 그런 형편없는 나나오 타이치라는 하찮은 배우를 모두 받아들여 줬어. 뒤를 밀어주고 무대 정 중앙에 세워줬어.
주연으로 가슴을 펴고 연기할 수 있을 때까지 함께 연습해주고 성장하게 도와줬어.
나는 여기서 컴퍼니 사람들 덕분에 이렇게 훌륭한 배우가 됐다고 레니 씨한테 보여주고 싶어.
레니 씨가 보기에는 아무런 가치가 없는 배우였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모두와 함께 이렇게 빛날 수 있다고 말하고 싶어.
그러니까――부탁합니다! 제게 기회를 주세요!
[이즈미]
타이치 군…….
[사쿠야]
해요!
[텐마]
그럼 할만한 가치는 충분하지.
[이타루]
찬성~
[치카게]
동의.
[유키]
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된 거 아냐?
[카즈나리]
다 같이 챌린지하자!
[미스미]
아자 아자 파이팅~!
[마스미]
요점은 이기면 되는 거잖아?
[쿠몬]
맞아 맞아!
[무쿠]
열심히 해요!
[호마레]
겨울조도 전력으로 서포트하지.
[아즈마]
우리도 저번보다 성장했으니까.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거야.
[오미]
가을조도 책임을 지고 타이치를 무대에 세울게.
[반리]
그게 지금까지 GOD 극단이 우리에게 해온 짓에 대한 예의지.
[쥬자]
사례하는 것 같은 건가.
[이즈미]
그럼 결정됐네.
남은 건 어떤 형태의 공연을 하는가인데…….
[사쿄]
출연이 정해진 건 주연인 츠키오카와 나나오, 그리고 타카토인가.
[텐마]
가을조랑 겨울조 믹스 공연 형태로 하면 어때? GOD 극단에 인연도 있고.
[유키]
그러네, 하고 싶은 말이 있는 사람 많지 않아?
[치카게]
가을조는 말보다 주먹이 먼저 나갈 것 같지만.
[이타루]
전 단원에서 모으는 것보다는 통일도 될 것 같고.
[이즈미]
츠즈루 군 생각은 어때?
[츠즈루]
저도 그러면 된다고 생각해요. 가을겨울 세 명씩 나오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호마레]
그럼 겨울조에서는 한 명 더, 누가 나가지?
[가이]
입후보하고 싶다.
저번에 얘기했던 대로, 이전에 카미키자카에게 어드바이스를 받은 덕분에 깨닫게 된 게 있다. 감사도 하고 있지.
그렇기에 그 후로 성장해서 당당하게 무대에 서게 된 내 연기를 직접 그에게 보여주고 싶다.
[아즈마]
괜찮지 않아?
[호마레]
그럼 가이 씨에게 맡기지.
[히소카]
힘내.
[사쿄]
가을조는 어떡할까? 나가고 싶은 녀석은 있어?
[오미]
저요.
이방인에서 주연을 했을 때 타이치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어.
그런데 만두권 때는 타이치가 자신을 몰아붙이고 있는 걸 알면서도 바로 힘이 되어주지 못했어.
창단공연 때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있지 않았을까 생각할 때가 있어.
이번에야말로 타이치를 제대로 도와주고 싶어.
[타이치]
오미 군이 있어 주면 마음이 든든해여!
[사쿄]
그럼 한 명은 후시미로 결정이군. 남은 한 명은――.
[반리]
내가 나가지.
[쥬자]
내가 나간다.
[반리]
GOD 극단엔 큰 빚이 있으니까.
[쥬자]
그건 나도야.
[반리]
네가 나가면 승부에 진다고. 상대는 GOD 극단이다? 안 좋은 걸 보고 관객이 토할 거라고.
[쥬자]
대결에서 진 적은 없어.
[반리]
그런 대결이 아니라고!
[아자미]
나도 나가고 싶어.
[사쿄]
도련님?
[아자미]
싸운 친구가 GOD 극단에 있어. 어쩌면 이번 무대에 나올지도 몰라.
[사쿄]
그거 시후토 말하는 거야?
[아자미]
응.
지금은 제대로 얘기할 수도 없지만, 무대 위에서 부딪칠 수 있으면 부딪치고 싶어.
나도 타이치 씨랑은 만두권에서 같이 주연하고 준주연을 했고, 그때 타이치 씨랑 같이 성장했다고 생각해.
이번에는 저번보다 좀 더 타이치 씨를 뒷받침해줄 수 있을 거야.
[타이치]
아 쨩……!
[반리]
……어쩔 수 없네.
[쥬자]
지금은 양보하지.
[사쿄]
너희 셋이 무대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서포트는 맡겨라.
[텐마]
정해진 것 같네.
[시트론]
고물이 발목 잡지 않게 감시할게!
[사쿠야]
저희 봄조도 열심히 서포트할게요!
[텐마]
여름조도야. 질 수는 없으니까.
[지배인]
그럼 연기 대결에 앞서 사기를 높이기 위해 친목회를 열죠! 카드 가져올게요!
[이타루]
또 조 대항 도둑잡기 대회인가.
[카즈나리]
상례 다 됐다니까~
[이즈미]
(츠무기 씨도 타이치 군도 지금까지 공연을 거듭해온 만큼, 새롭게 카미키자키 씨와 정면에서 마주하고 싶은 거겠지)
(그렇다고 해도 GOD 극단도 이번에는 질 수 없을 테니 진심으로 덤벼올 거야. 저번처럼 가지는 않을 거야)
(모든 것에서 저번 이상의 것이 요구될 거야. 나도 마음 단단히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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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미]
여보세요. MANKAI 컴퍼니의 타치바나입니다.
연기 대결에 대한 답변이에요. 컴퍼니가 하나가 되어 정정당당히 맞서겠습니다.
[레니]
"그렇군. 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이즈미]
공연 테마는 선전포고한 쪽이 정하는 거였죠?
[레니]
"그래, 문제없나?"
[이즈미]
네.
[레니]
"그럼 테마는 '악마'로 하지."
[이즈미]
악마…….
(저번에는 천사고 이번에는 악마인가…… 왠지 인연이 느껴지네)
(여전히 GOD 극단에 유리한 테마를 고르는데, 츠무기 씨라면 분명히 괜찮을 거야)
(우리도 전력으로 서포트 할 거니까)
[레니]
"너는 아마 본 적이 없겠지. 진정한 '악마'를――."
[이즈미]
네?
(무슨 말이지……?)
(왠지 의미심장했는데, '악마'는 카미키자카 씨에게 뭔가 추억이 있는 테마인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