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막 배드보이 포트레이트

제3막 제11화::어울리지 않는 버디

(•̀ᴗ•́) 2017. 5. 1. 01:15

[이즈미]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내일부터는 에튀드 연습을 시작할거니까 이 종이에 쓰여 있는 대사를 각자 외워와.


[쥬자]

자기 배역만 외우면 되는 건가?


[이즈미]

응. 우선은. 나중에는 로테이션을 돌릴 거야.


[사쿄]

이왕 할거면 복수의 패턴을 생각할 수 있는 게 좋지 않을까?


[이즈미]

――아, 그러네요.


[오미]

복수의 패턴?


[이즈미]

같은 대사라도 감정이나 상황이 다르면 연기가 변하잖아? 인물의 설정에 따라 다르게 연기할 수 있으니까, 몇 가지 패턴을 생각해와.


[오미]

그런 거군.


[타이치]

알겠슴다!


[사쿄]

이걸로 괜찮지, 리더?


[반리]

네? 뭐 괜찮지 않겠어요. 근데 딱히 나한테 안 물어봐도 되잖아요.


[사쿄]

네놈이 리더잖아.


[반리]

코치가 두 명 있는 거나 다름없고, 리더는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다니까요.


[이즈미]

(코치가 둘…… 확실히 사쿄 씨는 어느 쪽이냐 하면 단원보다는 지도하는 쪽 느낌이 나지)


[사쿄]

그런 문제가 아니잖아.


[반리]

네에네에.


[이즈미]

그럼 내일 보자.


[오미]

수고했어.


[타이치]

수고했슴다!


[쥬자]

슴다.


[사쿄]

리더, 이후 미팅은 어떻게 할 거지?


[반리]

뭐어? 모름다. 필요 없잖아요.


[사쿄]

그럼 오늘은 해산이군.


[반리]

……일일이 짜증나~


[이즈미]

(리더라는 자각이 전혀 안 생긴 것 같은데, 괜찮을까……?)


[츠즈루]

수고했어요~


[이즈미]

어라? 츠즈루 군, 언제부터 있었어?


[츠즈루]

가을조 각본 상담도 할 겸 견학 좀 했슴다.


[이즈미]

아, 슬슬 쓰기 시작해야지 늦지 않겠구나.


[츠즈루]

지배인님한테 초대 가을조는 신체능력이 뛰어난 배우가 많아서 화려한 액션 중심이었다고 들었는데요……. 이번에도 그런 쪽으로 가도 될까요?


[이즈미]

응, 괜찮아. 다들 몸을 움직이는 건 잘하는 것 같으니까.


[츠즈루]

알겠슴다. 그리고 반리가 주연이면 되는 거죠?


[이즈미]

으~음, 뭐…….

(주역 겸 리더라고 정했고, 그건 좋지만…… 역시 반리 군한테만 맡기는 건 좀 불안해. 무대 전체가 실수 없이 지나가는 것만으로 끝내고 싶지 않아)

주역은 반리 군이지만, 쥬자 군한테도 중요한 역할을 주면 어떨까?


[츠즈루]

쥬자요?


[이즈미]

이유는 아직 모르겠지만, 가을조 중에서는 쥬자 군이 가장 연기에 임하는 마음이 강해. 쥬자 군이 중심이 된다면 무대 전체가 변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해.


[츠즈루]

반리랑 쥬자라…….


[이즈미]

어려울까?


[츠즈루]

아뇨, 아이디어가 있는데 저한테 맡겨주지 않을래요?


[이즈미]

물론이지! 그럼 잘 부탁해.


[츠즈루]

알겠슴다.


-


[시트론]

저기서는 전위가 트랩을 해제해야 돼.


[이타루]

동의.


[반리]

아니 후위죠.


[시트론]

리더 명령은 절대적. 전장의 철수 씨야.


[반리]

철수 씨?


[이타루]

철칙.


[이즈미]

……무슨 얘기야?


[타이치]

스마트폰 게임 얘기 같아여.


[이즈미]

(저 세 사람, 아주 게이머 동지네)


[오미]

그러고 보니 내일 저녁밥 당번은 난데, 뭐 먹고 싶어?


[타이치]

저 고기 먹고 싶어여!


[쥬자]

……나도.


[오미]

사쿄 씨는?


[사쿄]

뭐든지 상관없어.


[오미]

그럼 오늘 밤 돼지갈비를 절이고 전채는 햄 아보카도 치즈 말이로 하자.


[이즈미]

실력이 굉장한데!?


[타이치]

이 리퀘스트로 그런 멋들어진 메뉴가 나올 줄은 생각도 못했슴다!


[사쿄]

어디의 카레 집하고는 완전 딴판이군.


[이즈미]

뭔가 말 했어요!? 카레 얘기면 한 시간은 걸릴 텐데요!?


[사쿄]

필요 없어.


[츠즈루]

하아, 하아…….


[이즈미]

츠즈루 군?


[오미]

왜 그래? 안색이 나쁜데?


[츠즈루]

윽…….


[쥬자]

야――!?


[이타루]

괜찮아, 자는 거야.


[시트론]

각본 다 됐어.


[반리]

뭐? 무슨 말――.


[타이치]

이거, 손에 쥐고 있는 거 각본임다!


[츠즈루]

쿨쿨…….


[사쿄]

자고 있나.


[오미]

가을조 창단 공연 '이리도 근사한 피카레스크'……?


[반리]

쓰고 나서 힘이 다한 건가.


[이타루]

방에 옮겨둘까.


[시트론]

나도 도울게!


[이타루]

잘 부탁.


[이즈미]

그럼 미안하지만, 츠즈루 군을 잘 부탁해.


[시트론]

어기영차야.


[츠즈루]

쿨쿨…….


[이즈미]

우리는 바로 각본을 읽어보자.


[반리]

…….


[쥬자]

…….


[이즈미]

(츠즈루 군이 말 한대로 초대 가을조를 답습한 갱스터 액션 극이야. 쥬자 군을 어떻게 하려는 건가 싶었는데, 버디로 할 줄은 몰랐어…… 이거면 더블주연같이 갈 수 있어. 각본 내용도 재밌고, 역시 츠즈루 군이야……!)


[사쿄]

……솔직히 말해 재밌군.


[쥬자]

……어.


[반리]

뭐, 나쁘지 않네.


[타이치]

액션 신이 많아서 화려할 것 같슴다!


[오미]

주역 두 사람도 캐릭터가 좋고, 내 악역도 꽤 재밌어 보여.


[이즈미]

쥬자 군하고 타이치 군은 형제 역할이네!


[쥬자]

병약한 동생…… 이라.


[타이치]

잘 부탁해여, 형!


[이즈미]

(그런데 우정물이라는 건……)


[사쿄]

하지만 이 연극은 셋츠와 효도의 호흡이 맞지 않으면 완전히 무너질 거야.


[이즈미]

……그렇죠.


[쥬자]

팀워크라…….


[반리]

좀 어려울지도…… 모르겠슴다~


[쥬자]

…….


[반리]

혼자서는 어떻게든 되는데요.


[이즈미]

이 각본은 어디까지나 우정물인 게 중요한 포인트니까 혼자서는 의미가 없어.


[반리]

그럼 적어도 이 발연기 말고 다른 사람으로.


[쥬자]

너 임마――!


[이즈미]

하아…….

(너무 전도 다난해……)


[사쿄]

……다소 거친 방법이 필요하겠어. 사코다!


[사코다]

예이!


[이즈미]

(언제부터 있었던 거야……!?)


[사쿄]

그걸 넘겨.


[사코다]

――여깄슴다!


[이즈미]

(그걸로 통하는구나……)

아니, 그건……!?


[오미]

설마…….


[타이치]

위험하지 않아여!?


[사쿄]

거친 방법이라고 했잖아. 둘 다 손 이리 내.


[쥬자]

이봐, 그만…….


[반리]

웃기지 말라고――!


[사쿄]

시끄럽다, 가만히 있어. 금방 끝나.


[쥬자]

――윽.


[반리]

하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