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막 꿈의 흔적

제10막 제9화::프로의 일

(•̀ᴗ•́) 2020. 6. 25. 00:07

[이즈미]
(아빠가 무사했다니…… 아직 좀 믿기지 않아. 어제 들은 얘기가 꿈만 같아)
(극단원들도 걱정해줬으니까 타이밍을 봐서 무사히 살아있다는 것만이라도 전하고 싶다……)

[텐마]
――이런 게 가능하겠냐!

[사쿠야]
아하하. 어렵지. 그럼 다음은――.

[이즈미]
? (연습실에서 목소리가 들리네……)

-

[사쿠야]
"이제 틀렸어! 그 운석이 충돌하면 이 주변이 전부 날아갈 거야!"
"네 힘이라면 어떻게든 할 수 있잖아!? 우리를 구해줘!"

[텐마]
"그래, 내 이 초능력으로――."
"아, 역시 안 돼! 상자 같은 걸 옮기는 힘으로 뭘 할 수 있다는 거야!"
"분리수거 할 때밖에 도움이 안 된다고……!"

[사쿠야]
풋, 아하하! 사소한 초능력이 그거라니……!

[텐마]
하아하아…….

[사쿠야]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텐마]
여기까지 할까.

[이즈미]
둘이서 연습했어? 별일이네.

[텐마]
여름조 멤버랑 하는 코미디 연기는 몸에 익었으니까.
같이 하는 게 익숙하지 않은 사쿠야와 연기하는 건 템포가 달라서 공부가 돼.

[사쿠야]
이번 드라마 촬영에 앞서서 특훈하고 있대요!

[이즈미]
그렇구나. 열심이네.
(여름조는 확실히 매일 바뀌는 요소나 애드리브도 호흡이 항상 척척 맞으니까, 조금 다른 패턴을 하는 건 공부가 되지)

[사쿠야]
저도 이번에 코미디가 특기인 극단에서 객연 오퍼가 들어왔거든요. 마침 잘 됐어요.

[텐마]
꽤 유명하고 큰 극단이지?

[이즈미]
사쿠야 군, 기회구나.

[사쿠야]
네. 크레딧에 이름하고 소속 극단이 들어가니까 극단 선전이 되도록 열심히 할게요!
당분간은 타스쿠 씨랑 츠무기 씨에게도 어드바이스 받으면서 기초연습에도 힘을 쓰려고 해요.

[이즈미]
(사쿠야 군도 외부 극단에서 배우로서 착실하게 경험을 쌓고 있어. 정말로 믿음직해졌어)
지금은 어떻게 연습했어?

[사쿠야]
서로 즉흥으로 주제를 내면서 그걸 연기했어요.

[텐마]
이번 드라마는 내가 연기하는 신입 경찰이 베테랑 경찰에게 막무가내로 휘둘리면서 놀림당하는 전형적인 흐름이 있어서.

[이즈미]
(그렇군, 그래서 막무가내 같은 내용으로 연습했구나……)

[텐마]
게다가 코미디로 유명한 감독이 일부 장면을 즉흥으로 찍고 싶다는 의향을 밝혔다고 해.
일단 정해진 대본도 준비되어 있지만, 나도 즉흥으로 하고 싶다고 부탁했어.

[사쿠야]
텐마 군이라면 애드리브도 익숙하니까 괜찮을 거야.

[텐마]
응―― 그런데 사쿠야, 알바 시간 괜찮아?

[사쿠야]
앗! 서둘러야겠어――!

[이즈미]
미안해, 내가 붙들어서.

[텐마]
이가와한테 차로 데려다 달라고 할까?

[사쿠야]
아니야, 오늘은 비로드웨이 탁아소라서 근처야.

[이즈미]
탁아소에서 알바했었구나?

[사쿠야]
객연처 극단이 추천해주셨어요. 부모님이 연극 관련 일을 하는 아이를 자주 맡기는 곳이에요.

[이즈미]
그렇구나. 열심히 해!

[텐마]
고마워.

[사쿠야]
다녀올게요!

-

[히로]
안녕하세요.

[이가와]
휴, 휴우가 씨, 안녕하세요!

[텐마]
안녕하세요. 스메라기 텐마입니다. 오늘 잘 부탁합니다.

[이가와]
매, 매니저인 이가와입니다.

[히로]
텐마 군은 현 MANKAI 컴퍼니의 여름조 리더랬나?

[텐마]
(히로 씨도 알고 있었나)
네.

[히로]
훗, 코미디신 촬영은 질 수 없겠어.
아―― 맞아.

[텐마]
?

[히로]
전에 라이더 시리즈에 게스트 라이더로서 출연한 적 있지?

[텐마]
아, 네에. 있어요.

[히로]
조금 의외였어. 그 시리즈는 아직 무명인 신인 배우가 많이 출연하잖아?

[이가와]
실은 전에 같이 일했던 프로듀서께서 추천해주신 거예요!

[히로]
――그렇군.

[이가와]
휴우가 씨도 예전 시리즈에 출연하셨었죠?

[텐마]
그랬어요?

[히로]
응, 특촬에 나가는 게 어릴 때부터 꿈이었거든. 텐마 군과는 다르게 오디션으로 따냈지.
――여기, 사인용 종이 좀 가져와 줄래?

[매니저]
네.

[히로]
사실 우리 아들이 네 출연 편을 보고 팬이 됐거든. 사인해주겠어?

[텐마]
물론이죠.
――여기요.

[히로]
고마워.
……미리 말해두지, 나는 사랑하는 아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멋있는 아빠가 되고 싶어.
전대 여름조 리더로서도 선배 라이더로서도 질 생각은 전혀 없다.
미안하지만, 전력으로 네 존재감을 묻어버리는 연기를 할 거야.

[텐마]
――.

-

[히로]
"그러니까, 잠복이라고 하면 그거잖아. 고등어 초밥이잖아."

[텐마]
"고등어 초밥!? 그랬어요!?"

[히로]
"자, 빨리 가져와."

[텐마]
"아, 알겠습니다! 그런데 어디서 파는데!?"

[히로]
"만들어, 만들어."

[텐마]
"고등어를 절여서 밥을―― 이거 지금 할 필요 없지 않아!?"

[감독]
컷.
좋기는 한데, 움직임이 조금 큰 것 같아.

[텐마]
죄송합니다―― 한 번 더 부탁합니다.

[히로]
"그러니까, 잠복이라고 하면 그거잖아. 치킨라이스잖아."

[텐마]
"치, 치킨라이스!? 오므라이스보다 더 어렵지 않아요!?"

-

[감독]
컷.
으~음. 재미는 있는데, 하고 싶은 게 앞서서 캐릭터가 무너지고 있어.
봐, 무대에서는 과잉으로 캐릭터를 망가뜨려도 받아들여지지만, 2시간 드라마 초반에서 그러면 캐릭터가 흔들리니까.

[텐마]
죄송합니다…….

[감독]
잠시 휴식하지.

[텐마]
…….

[히로]
……자기 연기를 보고 솔직히 어떻게 생각해?

[텐마]
……헛돌고 있네요. 폐 끼쳐서 죄송합니다.

[히로]
옛집의 단원과 호흡을 맞추는 걸 기대하고 있었는데.

[텐마]
――.

[감독]
좋아, 이번에는 정해진 대본대로 가자.

[텐마]
네?

[스태프]
그럼 이번에는 그렇게 가는 걸로――.

[텐마]
부탁합니다! 한 번만 더 시켜주세요!

[히로]
촬영시간은 무한하지 않아. 프로잖아. 떨쳐버려.

[텐마]
――.

[감독]
기회는 또 있을 거야.

[텐마]
……네.

-

[텐마]
……오늘은 정말 죄송했습니다.

[감독]
수고했어.

[텐마]
수고하셨습니다.

[히로]
먼저 간다.

[텐마]
오늘은 폐를 끼쳤습니다.

[히로]
뭐, 아직 촬영 더 남아 있으니까. 떨쳐버리고 다음에 만회하면 돼.
참고로 다음은 액션인데…… 텐마 군은 스턴트를 쓰는 게 낫지 않겠어?

[텐마]
아뇨, 액션은 지금까지 많이 경험해봐서――.

[히로]
이번은 꽤 어려우니까 배우로서 자신의 경험치와 요구되는 것을 제대로 판단한 후에 일하는 게 좋아.
필요 이상으로 자신을 크게 보여주려고 하다가는 결국 전부 다 되돌아오게 될 거다.

[텐마]
……. 그래도…… 계속 도전하고 싶습니다.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더 위를 향해서…….
그게 제 배우로서의 신념이니까요.

[히로]
……훌륭하지만, 프로로서 냉정하게 일해라. 이건 너만을 위한 드라마가 아니야.

[텐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