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사들의 순애 제4화
[마스미]
……. (오늘은…… 나랑 감독님의 결혼식이야……)
――. (왜 하얀 턱시도가 아니지? 빨리 갈아입어야――)
[이즈미]
…….
[마스미]
(기다려―― 바로 갈아입고 그쪽으로 갈 테니까――)
[모르는 남자]
…….
[마스미]
(아니야. 네 옆에 서는 건 나일 텐데)
(응? 네가 나만을 봐주지 않는다면, 나는 무엇을 위해……)
-
[마스미]
――윽. 하아, 하아…….
…….
-
[츠즈루]
…….
……좋아, 이러면 됐다. 이제 이 부분을…….
[마스미]
…….
[츠즈루]
……마스미, 진짜로 어디 아픈 거 아니지?
[마스미]
……괜찮아.
[츠즈루]
그러면서 아침부터 계속 이불 뒤집어쓰고 있잖아.
[마스미]
괜찮아.
[츠즈루]
……진짜야?
아, 그렇지. 저기, 이번 각본에 뭐 리퀘스트 없어?
[마스미]
…….
[츠즈루]
마술사 테마 외에 넣고 싶은 요소라던가.
[마스미]
……요소라면, 어떤 거?
[츠즈루]
배틀이나 연애 같은 거.
[마스미]
연애…….
츠즈루에게 사랑이란 뭐야?
[츠즈루]
어?
뭐, 뭐야, 갑자기.
[마스미]
사쿠야가 사랑의 형태는 사람마다 다르니까 모두에게 물어보라고 했어.
[츠즈루]
그거 혹시 감독님에 관한…….
[마스미]
?
[츠즈루]
아니, 아무것도 아냐.
사랑이 뭐냐고 물어봐도…… 질문이 너무 추상적이라 어려운데.
애초에 연애경험도 그렇게 많지 않고…….
[마스미]
그래도 쓰는 것만은 많이 경험했잖아.
[츠즈루]
쓰는 것만이라니……! 실례야!
애초에 극단에서 연애물 그렇게 많이 안 썼는데…… 아, '천사를 가엾이 여기는 노래.'에서 미카엘이 사랑을 했지.
[마스미]
네가 그런 사랑을 했던 거야?
[츠즈루]
그건 노코멘트.
그래도 그때는 집필 전에 연애물 영화 같은 걸 많이 보고 인풋 했어.
아름답고 덧없는 천사의 세계관에 비련이라는 테마가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거든.
[마스미]
비련…… 미카엘도 결국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놈하고 맺어졌어.
[츠즈루]
도?
[마스미]
…….
감독님이 이후에 다른 사람하고 맺어질지도 모른다거나, 이후 인생에서 같이 있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만으로도 괴로워.
마음이 아파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
미카엘은 왜 그녀가 다른 놈하고 맺어진 뒤에도 그녀를 도와주려고 생각한 거야?
[츠즈루]
그건…… 그게 미카엘의 사랑이었으니까 그렇지.
[마스미]
…….
[츠즈루]
마스미, 감독님하고 무슨 일 있었어?
[마스미]
……감독님이 다른 놈하고 결혼하는 꿈을 꿨어.
만약에 그런 일이 일어나면, 나는 견딜 수 없어서 죽을지도 몰라.
[츠즈루]
야…….
감독님이 다른 사람하고 결혼이라…… 뭐, 확실히 상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아마 그런 때를 위해서 이야기가 있는 걸 거야.
[마스미]
무슨 말이야?
[츠즈루]
일생에 걸친 사랑을 했는데 보답 받지 못하는…… 그런 이야기가 많이 있어.
분명, 많은 사람이 현실에서 경험하는 일이니까 이야기로 남아있는 게 아닐까.
나한테 일어날 수도 있는 괴로운 일을 미리 경험할 수 있다고 해야 하나…….
그렇게 남아있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런 마음을 경험하는 건 자기 혼자가 아니란 것도 알 수 있고…….
자기 자신에게 슬픈 일이 생겼을 때 마음의 버팀목이 되어주기도 하니까. 그게 이야기의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해.
내가 존경하는 극작가도 전에 이런 말을 했어.
[마스미]
…….
[츠즈루]
으음…… 그래서 처음에 물어본 거 말인데――.
참고로 이건 마스미의 연애에 한정된 게 아니고 작가의 시점에서 얘기하는 거기도 해.
설령 보답 받지 못하는 사랑이라도 내게는 무척 아름답게 보여서 천사 각본을 썼어.
마스미의 한없이 올곧고 변함없는 사랑도 똑같이 생각해.
그래도 뭐, 너는 전혀 단념할 생각 없잖아?
[마스미]
당연하지.
[츠즈루]
미카엘과는 다르게 미래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니까.
[마스미]
……리퀘스트 정했어.
[츠즈루]
다음 각본?
[마스미]
응. 나는 첫사랑을 한결같이 이어가는 설정이 좋아.
[츠즈루]
그렇군. 극중 상대에게 감독님을 향한 연심을 투영해서 연기한다는 건가.
[마스미]
그리고…… 그 첫사랑 상대를 잃어버리는 전개로 가줘.
[츠즈루]
뭐?
잃어도 되겠어?
[마스미]
응.
…….
[설령 보답 받지 못하는 사랑이라도, 아름답다. by 미나기 츠즈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