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환영! 전직 양아치 식당 제7화
[료]
오미 씨랑 이 가게 오는 것도 오랜만이네요~
[오미]
맞아, 이거 이번 포스터야.
[료]
오오~! 오미 씨 멋있슴다! 주연, 후시미 오미! 진짜 기대됨다! 아! 이 눈썹에 상처!?
[오미]
아자미가 좀 더 양아치였던 느낌을 내고 싶다면서 료를 떠올렸나 봐.
[료]
우와! 내 상처가 오미 씨에게……! 감격임다! 이건 나치 씨를 감싸고 생긴 상처니까요. 진짜 기뻐요.
[오미]
응, 그랬었지.
[료]
제게는 나치 씨에게 받은 소중한 훈장 같은 검다.
[오미]
…….
[료]
이번엔 전 볼프 멤버를 모아올게요!
[오미]
어, 으응. 공연이 끝나면 나치 기일쯤에 다 같이 성묘 가자…….
[료]
공연, 나치 씨도 꼭 보러 오겠죠.
[오미]
――. (료라면 혹시 나치에게 뭔가……)
저기, 나치가 나한테 숨기던 거라던가 뭔가 아는 거 없어?
[료]
숨기던 거요?
[오미]
――아니야, 역시 잊어줘.
[료]
으~음, 글쎄요……. 나치 씨는 기본적으로 뭘 숨기는 걸 못하는 타입이고, 특히 오미 씨에게는 뭐든 얘기했던 것 같은데…….
굳이 말하자면, 하나 있슴다.
[오미]
있어?
[료]
오미 씨는 요리를 엄청 맛있게 잘하지만, 그걸 모르는 척하라고 말한 적이 있슴다.
[오미]
어?
[료]
오미 씨가 없을 때 갑자기…….
-
[나치]
"사실은 말이야, 나는 오미 요리가 죽을 만큼 맛있는 걸 알아."
"어제 처음으로 그 녀석이 해준 밥을 먹었는데, 진짜 맛있었어. 그런데 멤버들한테는 숨긴 것 같아."
"그 녀석이 자기 입으로 말할 때까지 모르는 척해줘라."
-
[료]
그거 지금 나치 씨가 말 안 했으면 아무도 몰랐을 텐데 하고 생각은 했는데, 아무도 태클 걸지 않았슴다.
[오미]
그 녀석 스스로 까발린 건가.
[료]
맞아요.
[오미]
그 녀석 답네.
(그러고 보니 총장 시절에는 어쩐지 멋쩍어서 요리할 줄 안다는 말을 못했지. 폭주족 주제에 가정적인 면을 보이면 기강이 안 선다고 생각했던가)
(내가 한 생각이지만 정말 애 같은데, 그걸 멤버들이 모른 척해주는 거였다니……)
[료]
나치 씨가 자랑했었슴다. 오미 씨는 요리 재능도 있다고요.
[오미]
엉뚱한 놈이라니까. 딱히 대단한 걸 만들어 준 적도 없는데.
그러고 보니 이거 나치 부모님께 받은 거야.
[료]
그립네요…… 그거, 오미 씨랑 세트로 맞췄던 거잖아요.
[오미]
응. 내가 차고 있던 건 사고 때 잃어버렸지만.
[료]
총장의 증표라고 그거, 다들 동경했었슴다.
[오미]
……. (나치는 왜 볼프 해산 같은걸……)
[료]
또 빨리 다들 만나고 싶네요.
[오미]
그래…….
(료에게는 말할 수 없지)
-
[오미]
……. (총장의 증표라……)
-
"지금이 땡땡이치기 딱 좋은 때지! 그치!?"
언젠가 만난 가출의 프로와 고등학교에서 재회했다.
입학 후에 어쩐지 친구를 만들 기분이 들지 않아서 혼자 있는 일이 많았던 내게 나치는 끈질기게 달라붙었다.
적당히 상대해주는 사이에 어느샌가 방과 후에도 같이 어울리게 됐다.
-
어느 날, 나치가 푹 빠져있는 만화의 영향인지 둘이서 폭주족 팀을 만들자고 권유해왔다.
"서도쿄 최강의 팀을 만들자고."
"폭주족이라니, 오토바이도 없는데 어떡하려고."
"그건 내가 어떻게든 한다니까."
"어떻게도 안 되잖아. 돈도 없는데."
"아!"
잡화점 앞에서 나치가 소리를 질렀다. 시선 끝에는 액세서리가 놓여있었다.
"멋있는 폭주족은 이런 걸 치렁치렁 차고 다닌다고."
"흐응, 그럼 사면 되잖아?"
"같이 사자."
"뭐? 내가 왜……."
거절해도 끈질긴 탓에 어쩔 수 없이 알겠다고 했다.
"이 색은 네 거고, 내건 이거!"
"……하아. 그래서 폭주족이란 건 또 뭘 하는데?"
일일이 반대하는 것도 귀찮아져서 물으니, 나치가 어린애처럼 눈을 빛냈다.
최근에는 동생도 철이 들기 시작해서 가족에 관한 일도 편해졌다.
상업고에 들어오기는 했지만, 하고 싶은 일도 찾지 못하고 학교에 다니는 것도 귀찮아진 참이었다.
나치의 별난 취미에 어울려주는 것도 시간 때우기로는 좋을 것 같았다.
"그리고 뭔가 멋있는 이명을 붙이자!"
"먼저 팀명을 지어야 하는 거 아냐?"
"그건 이미 생각해뒀지――."
나치는 여름방학 계획이라도 말하듯 즐겁게 말을 이었다.
-
[오미]
…….
[반리]
오미? 여기 있었어?
[오미]
――.
[반리]
오늘은 본가 안 갔어?
[오미]
응, 그날에만 갔던 거야. 설마 아자미에 이어서 반리한테까지 들킬 줄이야.
[반리]
타이밍이 조금만 더 빨랐으면 나도 오미가 해준 밥 먹었을 텐데. 아깝다니까.
[오미]
하하. 일단 아직은 금지령이 있으니까.
[반리]
금단현상 생겼지? 이거 가져왔어.
[오미]
……게임?
[반리]
자, 컨트롤러.
[오미]
이게 뭐야?
[반리]
요리 게임. 조금은 요리하는 기분을 낼 수 있잖아.
[오미]
그렇구나.
-
[오미]
으앗, 실수했어. 다시 만들어야 하는데――.
[반리]
나한테 맡겨.
[오미]
고마워.
[반리]
그쪽 불 부탁해.
[오미]
응.
후우…….
[반리]
처음 하는 것치고는 꽤 잘하는데.
[오미]
고마워. 조금 충족됐어.
[반리]
그럼 다행이고.
[오미]
그런데 역시 현실의 요리가 하고 싶네. 이러면 진짜로 의존증 같지만.
[반리]
몰래 집에까지 가서 탈법요리할 정도니까.
그런 방법이라면―― 아~ 그렇지. 그 아저씨한테 스튜 배우러 가면 되겠다.
[오미]
아저씨?
[반리]
젠 씨.
[오미]
아――.
(그러고 보니 젠 씨에게 확인하고 싶은 게 있었지)
너무 그렇게 약은 짓 하는 것도 내키지 않는데.
[반리]
그럼 맛보기 요원으로 사쿄 씨도 불러. 그렇게 하면 당당하게 갈 수 있잖아.
[오미]
아니, 그건…….
[반리]
그리고 툭 터놓고 얘기해봐.
[오미]
…….
[반리]
사쿄 씨랑 오미는 전직 양아치 동지잖아. 뭐 통하는 게 있지 않겠어?
[오미]
(그건 반리도 마찬가지인 것 같은데……)
훗, 그렇지. 얘기해볼게.
-
[사쿄]
…….
[오미]
사쿄 씨, 잠시 괜찮아요?
[사쿄]
뭐지?
[오미]
부탁하고 싶은 게 좀 있는데…….
[사쿄]
늦어.
[오미]
네?
[사쿄]
넌 항상 의지하는 게 느리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