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in Kingdoms 제5화
[타스쿠]
좋은 아침.
[츠무기]
좋은 아침. 오늘도 연습 있지?
[타스쿠]
응. 아침부터 종일이야.
[츠무기]
연습은 어때?
[타스쿠]
새삼 자극되는 환경이야. 스태프를 포함해서 통솔 체계가 갖춰진 건 옛날 그대로지만, 레니 씨 영향인지 극단 내부 분위기가 크게 변했어.
예전보다 활발하게 논의하고 레니 씨를 대할 때 긴장감 있으면서도 전원이 편안하게 자기 의견을 말하게 됐어.
[츠무기]
현 톱인 시후토 군도 스스럼없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으니까. 솔직하고 좋은 아이지.
[타스쿠]
그래. 톱의 성격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을 거야.
(하지만 하루토는…… 이번 주연인데 유일하게 현재 GOD 극단의 분위기에 어울리지 못해 보여)
[츠무기]
주연인 하루토 군은?
[타스쿠]
……역시 GOD 극단의 연기를 누구보다 가장 잘 알고 있어. 레니 씨가 요구하는 포인트를 완벽하게 앞질러서 파악하는 건 하루토 뿐이야. 주연을 맡을만한 실력이 있어.
[츠무기]
역시 잘하네.
[타스쿠]
(그저 누구보다 레니 씨를 이해하고 있는 만큼 그 변화에 당황하고 있는 걸지도 몰라. 지금까지 레니 씨의 이상을 구현하기 위해서만 전력을 다해왔으니 변하는 게 더욱 어려운 건지도 모르지. 막다른 길에 빠지지 않으면 좋겠는데……)
-
[레니]
프로젝터 영상은 여기서 조작한다.
[이즈미]
역시 GOD 극장의 장치는 다채롭네요.
[레니]
MANKAI 극장도 여러 가지 응용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잖아. 예산 범위 내에서 꽤 엄선했으니까.
[이즈미]
그건 정말! 감사하고 있어요!
[레니]
이번에는 눈의 나라와 불꽃의 나라로 무대를 둘로 나누려고 한다.
[이즈미]
그렇군요. 얼어붙은 산꼭대기를 이미지 한 눈의 나라와 땅속의 마그마를 이미지 한 불의 나라……. 상하로 나누면 보다 이미지 하기 쉬워질 것 같아요.
[레니]
하늘과 땅이라……. 색다른 발상이 그 녀석을 닮았군.
[이즈미]
네? 아빠 말이에요?
[레니]
그 방향성으로 생각해보지.
[이즈미]
네!
(지금까지 이런 식으로 다른 사람과 연출에 관해 얘기하는 일이 없었으니까. 공부가 돼)
-
[유키]
수고했어~
[아자미]
수고. 와있었어?
[유키]
의상플랜 회의 겸 견학도 했어.
[아자미]
회의 어땠어?
[유키]
이번에 돈 귀신 야쿠자는 반드시 기각할만한 비싼 천을 제안했는데 간단하게 통과됐어. GOD 극단에서는 일상이래. 순간적으로 신났었는데 역시 격차가 느껴지지.
[아자미]
나도 GOD 극단 메이크업 스태프의 도구 보고 부러웠어.
[유키]
예산이 더 있었으면 좋겠어.
[아자미]
맞아. 궁상맞다니까.
[유키]
연습은 어때?
[아자미]
음~ 레니 씨 소문을 꽤 들어서 긴장했는데 그렇게 엄하지도 않고 온건한 느낌. 맥빠졌어.
그리고 타스쿠 씨랑 이렇게 계속 둘만 있어 본 건 처음이라 가끔 당황스러울 때가 있어. 휴식 중에도 역할에 빠진 채 돌아오지 않기도 하고.
[유키]
아. 역시 연극 바보라니까. GOD 극단 멤버는 어때?
[아자미]
연습실에서 진지하게 연기하는 시후토를 보는 건 신선하고 재밌어. 평소랑 전혀 달라서.
[유키]
그쪽도 같은 생각 하는 거 아냐?
[아자미]
그럴지도. 주연인 하루토 씨는――.
[유키]
왜?
[아자미]
아냐, 아무것도.
(하루토 씨의 그 느낌…… 왠지 누군가가 떠오르는데)
-
[레니]
하루토, 카인의 해석이 얕다. 지금은 그저 흘러가는 대로 행동하는 듯이 보여.
시후토가 연기하는 루츠도 카인을 향한 정이 깊게 전해지지 않아. 두 사람의 관계를 다시 구축해보도록.
[하루토]
네.
[시후토]
네~
[레니]
타스쿠는 이즈미다와 주종관계가 거의 이루어졌군. 서로 스스럼없는 모습을 조금 더 드러내도 좋을 거라 생각하지만, 기본은 그 라인으로 괜찮을 거다.
[하루토]
……. (맞아. 타스쿠가 GOD 극단에 있을 때는 항상 타스쿠가 칭찬받고 지적받는 건 나였어……. 그때마다 들은 말을 전부 기억해서 레니 씨의 모든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레니]
……하루토. 하루토?
[시후토]
하루토 씨!
[하루토]
――앗, 네.
[레니]
2막에 둘이 나오는 장면을 타스쿠와 상의해두라고 말한 참인데…… 듣고 있지 않았나?
[하루토]
……죄송합니다!
(내가 레니 씨 말을 흘려듣다니――)
[레니]
됐다. 지금부터 20분 정도 휴식에 들어가지. 그 후 2막부터 시작한다.
[하루토]
……네.
-
[하루토]
……하아.
(레니 씨, 화조차 내지 않았어…… 완전히 실망한 거겠지)
(지금까지 심하게 혼난 적은 몇 번이나 있었지만…… 그때마다 닥치는 대로 연습했어. 다른 극단원에게 한 말도 놓치지 않고 같은 주의를 듣지 않도록 열심히 했어)
(내게는 타스쿠처럼 타고난 체격도 침식을 잊을 만큼 연기에 깊이 빠져드는 집중력도 없어. 역할에 빠지는 것보다 내가 지금 어떻게 보이는지에 더 신경이 쏠리고 말아. 억양이 이상하지는 않은지, GOD 극단에 어울리는 품위있는 사람으로 보이는지……. 항상 노력으로 극복해왔어. 결국은 겉모습은 신경 쓰지 않고 전력을 다할 수밖에 없어. 답은 이미 알고 있어. 항상 그렇게 해왔으니까. 앞으로도――)
-
[하루토]
――어?
(문이 열려있어?)
…….
-
[타스쿠]
"칫, 저 돌대가리! 늙어서 뇌까지 딱딱해진 거라고."
[하루토]
타스쿠…….
[타스쿠]
아, 하루토도 연습하려고? 나도 좀 더 하고 싶어서 스태프에게 문을 열어달라고 부탁했어.
[하루토]
그쪽 극단도 연습실 있잖아.
[타스쿠]
여기서는 본방과 같은 크기에서 할 수 있으니까. 그편이 감각을 잡기 쉬워.
[하루토]
흐~응.
[타스쿠]
이왕 둘이 모인 거 지금 레니 씨가 상의하라고 했던 장면을――.
[하루토]
난 두고 간 걸 가지러 온 것뿐이야.
[타스쿠]
……그러고 보니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지.
[하루토]
그랬나? 그럼 먼저 간다.
[타스쿠]
…….
-
[아자미]
후우…….
(다 씻었으니 이제 자면 되는데…… 아~ 자기 전에 대본 보면서 오늘 지적받은 거 확인할까)
[츠무기]
그거 냉장고에 안 넣어놔도 돼?
[쥬자]
바로 먹을 거라서.
[츠무기]
아.
[아자미]
……거기, 그 편의점 봉투 내용물 꺼내봐.
전부 단 거잖아. 설마 지금 먹으려는 건 아니겠지?
[츠무기]
들키면 안 되는 사람에게 들켜버렸네.
[쥬자]
……그러고 보니 오는 길에 그 녀석을 봤어.
[아자미]
얘기 돌리려고 해도――.
[츠무기]
아니, 정말로. 타스쿠에게도 말하려고 했는데.
[아자미]
그 녀석이 누군데?
[쥬자]
야마다였나.
[츠무기]
아니야, 아스카 하루토 군이야. GOD 극단의.
[쥬자]
멀리서 본 것 뿐이지만 강변에서 대본 들고 연습하던 것 같아.
[아자미]
이렇게 추운 날 왜 강변에서 하는 건데? 감기 걸린다고. GOD 극단 연습실 쓰면 되잖아.
[쥬자]
집에 가다가 갑자기 연습하고 싶어진 거 아냐?
[아자미]
집에 가다가 갑자기? 그러기도 해?
[츠무기]
자주 그러지 않아?
[쥬자]
응. 갑자기 떠오른 걸 해보고 싶어지거나 하지.
[츠무기]
걷다가 연기 플랜이 생각나는 일은 꽤 많잖아.
[아자미]
진짜?
(……정말 배우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