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화 이야기 제7화
[시트론]
《자막장치를 쓸 수 없다니, 어떻게 된 거지?》
[부하]
《며칠 전에 점검했을 때는 정상이었습니다만, 조금 전 작업에서 이상이 발견됐습니다.》
[시트론]
《공연 전까지 복구할 수 있겠나?》
[부하]
《그게…… 모르겠습니다. 현재 원인을 조사 중에 있습니다만 원인을 알더라도 바로 고칠 수 있을지 어떨지…….》
[시트론]
《그렇군. 알겠다. 가능한 한 서두르도록.》
[부하]
《네!》
[시트론]
《그런데 왜 본공연 전에 갑자기……?》
[부하]
《……송구합니다만, 스태프 사이에서는 누군가의 책략이 아니냔 말이 돌고 있습니다.》
[시트론]
《누군가? 마치 짚이는 데가 있다는 말투로군.》
[부하]
《그건…….》
[시트론]
《오란제와 네이블인가.》
[부하]
《그렇다는 말도 있습니다.》
[시트론]
《뭔가 증거가 있는 건가?》
[부하]
《아뇨, 그렇지는 않습니다.》
[시트론]
(내 습격사건은 내밀하게 처리했다지만 소문은 막을 수 없는 건가…… 그들의 의심도 거기서 온가겠지)
《증거가 없다면 추궁해도 소용없다. 지금 중요한 건 한시라도 빨리 장치를 수리해서 완벽한 상태로 모두가 무대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야.》
[부하]
《네! 알겠습니다!》
[가이]
자막장치 수리에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아자미]
고치지 못하면 어떻게 돼?
[유키]
이번에는 가부키 용어도 많으니 자막이 없으면 이해가 힘들겠지.
[사쿠야]
하지만 중지하고 싶지는 않아요……. 모처럼 자흐라 여러분이 즐길 수 있도록 여기까지 준비해왔는데.
[호마레]
시트론 군도 공연을 위해 노력했으니까.
[이즈미]
……해요. 중요한 건 전하려는 마음이잖아요.
[시트론]
당연히 할 거야! 부하에겐 내가 설명할게!
[가이]
나도 함께 가지.
[이즈미]
우리도 자막장치를 못 고쳤을 때를 대비해서 더욱 쉽게 전달할 방법이 없나 생각해보자.
[마스미]
손으로 쓴 통역카드 같은 걸 보여준다거나.
[이타루]
세계관에 안 맞아.
[츠무기]
하지만 그런 아이디어를 내는 건 좋다고 생각해.
[타스쿠]
다른 좋은 생각이 날 수도 있으니까.
[이즈미]
내일 리허설도 힘내서 하자.
[사쿠야]
네!
[아즈마]
자막장치가 없더라도 해야 할 건 바뀌지 않아. 최선을 다하자.
-
[유키]
사훌 의상 이리 줘. 그 쥘부채는 무대 오른쪽에 둘 거야.
[마스미]
알았어.
[아즈마]
이번엔 섬세한 의상과 소도구가 많아서 힘들겠어. 고마워.
[유키]
뭘. 극단의 미래가 걸린 공연이잖아.
[아즈마]
그렇게 말하니 긴장되는데.
[타스쿠]
그런데 무슨 일이에요? 내일 연습부터는 힘들어질 테니까 푹 쉬는 게 좋아요.
[아즈마]
그 말을 먼저 들으니 말하기 힘든데…… 자율연습하려고 쥘부채를 빌리러 왔어.
[타스쿠]
……그럴 줄 알았어요.
[유키]
적당히 해. 여기.
[아즈마]
고마워.
……어라?
[유키]
왜그래? 설마 망가졌어?
[아즈마]
아냐, 아무것도. 빌려 갈게.
……. (쥘부채, 사훌 게 안 들어있어. 그렇다는 건……)
[가이]
"네."
[아즈마]
여보세요, 가이?
-
[아즈마]
으~음, 여기서 오른쪽인가. 여기는…… 서고?
(가이에게 받은 지도에 메모가 쓰여있어……)
'왕자들의 사유물이 있다. 시트로니아의 것이라면 빌려도 좋다.'
왕자님의 책이라…….
-
[시트론]
"그때는 일본이 좋다기보다는 일본 동화책에 빠져있었어."
-
[아즈마]
(잠깐만 보고 갈까?)
-
[아즈마]
왕자님의 책장이 따로 있구나.
――아, 이건가. 그리워라.
[오란제]
《뭐 하는 거냐.》
[아즈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