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화 이야기

천리화 이야기 제10화

(•̀ᴗ•́) 2021. 4. 30. 21:31

[유키노조]
"그렇기에 천지가 개벽할 때로부터, 종유 동안 사방으로 유교와 불교를 지옥으로 끌고 가려 하던 나의 생각도 물거품이니."

-

[사훌]
"――."

[이즈미]
(배역을 정할 때 생각한 거지만, 아즈마 씨는 분위기가 압도적이야. 관객의 시선을 단숨에 끌어당겼어)
(무대 위의 유키조노에게 매료된 사훌은 그 길로 분장실에 있는 유키조노에게 제자로 받아달라는 담판을 지으러 간다……)

-

[사훌]
"저를 제자로 삼아주세요!"

[유키노조]
"뭐……?"

[마츠노스케]
"뭐야, 넌. 여기는 관계자 외에 출입 금지야."

[유키노조]
"됐어, 얘기를 들어보자."

[마츠노스케]
"괜찮겠어?"

[유키노조]
"여기까지 왔는걸. 매몰차게 굴 수는 없잖아? 그래서, 제자로 삼아달라는 건 진심이니?"

[사훌]
"네! 부탁합니다. 허드렛일이든 뭐든 할게요. 저를 제자로 삼아주세요. 받아주실 때까지 여기서 움직이지 않겠어요!"

[유키노조]
"그건 곤란한데……."

[마츠노스케]
"경비를 부르겠어."

[유키노조]
"잠깐 기다려. 그럼 시험 삼아 해볼래? 제자."

[사훌]
"정말인가요!?"

[마츠노스케]
"진심이야? 제자는 안 키우는 거 아니었어?"

[유키노조]
"뭐, 한 명 정도는 시험해봐도 좋을 것 같아서."

[사훌]
"열심히 하겠습니다!"

-

[유키노조]
"그럼 집안일은 야마시타 씨에게 물어봐."

[사훌]
"네!"

[유키노조]
"뭐 궁금한 거 있어?"

[사훌]
"저, 저기, 연습은 언제부터?"

[유키노조]
"그건 머지않아…… 생활에 익숙해진 뒤에 할까."

[사훌]
"네! 잘 부탁합니다!"

[유키노조]
"아, 그렇지. 이름을 정해야지. 대체로 당주의 이름에서 따오는 일이 많으니까…… 유키노조의 유키를 써서 유키마루는 어때?"

[사훌]
"유키마루…… 감사합니다!"

-

[마츠노스케]
"그래, 제자는 어땠어?"

[유키노조]
"충고할 생각이면 이미 늦었어."

[마츠노스케]
"늙은이들에게 이미 많이 들었나."
"뭐, 전도유망한 가부키 배우가 갑자기 이국 출신 제자를 들였다고 하면 다들 놀란 토끼 눈을 하겠지."

[유키노조]
"의욕도 있고 좋은 애야. 잘 배우고 있어."

[마츠노스케]
"호기나 변덕으로 앞날 창창한 젊은이를 망치지 마."

[유키노조]
"……알고 있어."

-

[유키노조]
"꽃이 예쁘구나."

[야마시타]
"그거 유키마루 씨가 꽂아둔 거예요."

[유키노조]
"유키마루가?"

[야마시타]
"청소도 꼼꼼하고 정말 잘 해주고 있어요."

[유키노조]
"그래……."

[사훌]
"아, 당주. 어서 오세요."

[유키노조]
"어때, 생활은 익숙해졌어?"

[사훌]
"덕분에요. 계속 동경하던 곳에서 지내는 것만으로도 정말 즐거워요. 가부키를 처음 본 순간부터 이렇게 아름다운 예술이 어떤 곳에서 어떤 식으로 생겨나 이어져 왔는지 상상했습니다. 상상하던 세상이 지금 이렇게 눈앞에 펼쳐져 있다니, 꿈만 같아요."

[유키노조]
"너는――."

[사훌]
"당주?"

[유키노조]
"……슬슬 연습을 시작할까."

[사훌]
"정말인가요!? 잘 부탁합니다!"

-

[후지사카]
"흠, 서 있는 모습은 훌륭하군. 그럼 본대로 흉내 내봐라."

[사훌]
"네!"

[후지사카]
"……호오. 자네, 어디선가 전통무용을 배웠나?"

[사훌]
"우연히 선생님을 찾게 되어, 10년 정도……."

[후지사카]
"참으로 좋군. 내 생각보다 더 유망한 젊은이야."

[사훌]
"감사합니다."

[이즈미]
(처음에 선언했던 대로 전통무용을 무난히 소화하고 있어. 역시 시트론 군이야)
(스승인 후지사카도 호마레 씨의 우아한 언동으로 설득력이 생겼어. 보통내기가 아니어 보이는 점도 어울려)
(무용 다음에는 나가우타 연습……)

-

[하기노]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사훌]
"저, 저기――."

[하기노]
"?"

[사훌]
"내 노래, 이상하지 않았어? 뭔가 걸리는 게 있으면――."

[하기노]
"딱히 이상한 점은 없었는데요……."

[사훌]
"정말!? 고마워. 다음 주도 잘 부탁해!"

[하기노]
"네에."

-

[후지사카]
"나가우타도 솜씨가 좋더군."

[유키노조]
"네?"

[후지사카]
"유키마루말이야."

[유키노조]
"아……."

[후지사카]
"재능이 있어. 지금까지 봐온 사람 중에서도 특출나. 활약할 기회만 있으면 점점 더 성장할 텐데, 실로 안타까운 일이야. 가부키에서는 역할을 받기 힘들겠지. 해외 출신에 명문가도 아니고 후원자도 없는 데다 시작도 너무 늦었어."

[유키노조]
"……."

[후지사카]
"아니면 유키마루의 진로는 당주께서 생각하는 바가 있는 걸까?"

[유키노조]
"……그렇, 죠."

[후지사카]
"그나저나 명문가가 아니라 고생한 자네가 재미있는 선택을 했어."

-

[마츠노스케]
"안녕."

[유키노조]
"별일이네. 이런 곳까지."

[마츠노스케]
"일단 다음 상대 역에게 인사를 해둬야 하니까."

[유키노조]
"지금까지 한 번도 한 적 없으면서."

[마츠노스케]
"오늘 그 제자는?"

[유키노조]
"춤 연습이 있어."

[마츠노스케]
"연습이라. 그래서 진짜로, 제자는 무슨 생각으로 들인 거야?"

[유키노조]
"그건……."

[사훌]
"지금 막 돌아왔습니다! 손님이신가요?"

[마츠노스케]
"오, 생각보다 기운차네."

[사훌]
"어, 어서 오세요!"

[마츠노스케]
"……호오, 흐응."

[사훌]
"저기……?"

[마츠노스케]
"그럼 이만."

[사훌]
"저분은 어디 당주신가요?"

[유키노조]
"야나세 마츠노스케. 야나세 가문 장자야. 가부키의 신에게 사랑받는 남자야."

[사훌]
"그런가요? 저는 당주가 가부키의 신으로 보였는데요."

[유키노조]
"――설마. 나는 무대 구석에 매달려있을 뿐인걸."

[이즈미]
(사훌의 구김 없이 올곧은 마음과, 살짝 엿보이는 유키노조의 대비가 좋아)
(이타루 씨의 자신감 넘치는 후계자 마츠노스케도 개성이 드러나고 있어)

-

[후쿠마루]
"핫!"

[사훌]
"대단해…… 이게 톤보……."

[배우A]
"네가 유키노조 씨의……?"

[사훌]
"잘 부탁합니다!"

[배우A]
"뭐, 일단 난투의 기본 형태를 익히고 톤보를――."

[후쿠마루]
"춤도 나가우타도 자기 나라에서 배워왔다고 들었는데, 할 수 있는 거 아니에요?"

[배우A]
"그러고 보니 소질이 있다고들 하던데."

[사훌]
"그, 그게…… 죄송합니다. 톤보 공부는 하지 않았어요."

[후쿠마루]
"해봐. 갑자기 찾아와서 제자로 받아달라고 했을 정돈데, 그 정도 배짱은 있지?"

[사훌]
"――알겠습니다."
"――윽."

[배우A]
"위험해!"

[사훌]
"아야……."

[후쿠마루]
"하. 배짱 있는 것과 무모한 건 달라."

[사훌]
"――저기!"

[후쿠마루]
"뭐, 뭐야."

[사훌]
"제게 톤보를 가르쳐주세요! 조금 전에 한 기술, 정말 깔끔해서 감동했습니다!"

[후쿠마루]
"내가 왜…… 그렇게 쉽게 배울 생각하지 마."

[사훌]
"――죄, 죄송합니다."

[후쿠마루]
"난 너 같은 거 인정한 적 없어. 나도 유키노조 당주에게……."

[사훌]
"네?"

[후쿠마루]
"얼른 포기하고 네 나라로 돌아가."

[이즈미]
(히소카 씨의 톤보는 생각대로 압도적이야. 자흐라 사람들에게도, 말은 안 통하더라도 기술이 훌륭하다는 건 전해졌겠지)

-

[배우A]
"우리도 이만 갈까."

[사훌]
"지도 감사합니다!"

[배우B]
"너도 적당히 해."

[사훌]
"네!"
"핫. ――으앗."
"아야…… 역시 어렵네……."

[후쿠마루]
"멍청하긴. 무턱대고 한다고 그게 잘 될 줄 알아?"

[사훌]
"네?"

[후쿠마루]
"보조해줄 테니까 해봐."

[사훌]
"봐주실 건가요?"

[후쿠마루]
"오늘 내로 삼덕을 할 수 없으면 가망이 없으니까 가버려."

[사훌]
"네!"

-

[후쿠마루]
"더 기세 좋게."

[사훌]
"네! 갑니다!"
"핫!"
"됐다…… 해냈어요! 감사합니다!"

[후쿠마루]
"……진짜 바보네. 그러니까 제자가 될 수 있었던 거겠지."

[이즈미]
(계속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힘들 텐데 톤보도 성공했어…… 시트론 군의 부담이 상당히 컸을 텐데, 정말 잘 해줬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이 한눈팔지 않고 열심히 가부키에 매진하는 사훌의 역할 그 자체야)

-

[이즈미]
(그렇게 사훌이 착실하게 성장해가던 중, 유키노조의 첫 무대가 시작된다……)

[사훌]
"안녕하세요!"

[마츠노스케]
"유키마루, 심부름꾼은 저쪽에서 기다려."

[사훌]
"아, 저기, 전 일단 유키노조 당주의 제자로――."

[마츠노스케]
"무대에 나갈 수 없는데 연습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지? 취미로 할 거면 여기가 아니라도 되잖아."

[사훌]
"――."

[유키노조]
"말이 지나쳐."

[마츠노스케]
"사실이잖아. 유키마루는 아무리 해도 역할을 받을 수 없어."
"저 녀석보다 오랜 세월 말단으로 일하면서 역할을 받길 소망하는 놈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중에서 가문도 없고 후원자도 없는 해외에서 온 풋내기를 노인네들과 후원회가 인정할 거라 생각해?"
"애초에 유키노조, 네가 처음부터 확실하게 말했어야 했어."

[사훌]
"저기, 저…… 죄송합니다. 저쪽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유키노조]
"유키마루……."

-

[나가우타 스승]
"오늘은 마음이 떠 있군. 이쯤에서 끝낼까."

[사훌]
"죄송합니다……."

[하기노]
"수고하셨습니다."

[사훌]
"수고하셨습니다."

[하기노]
"……저기, 무슨 일 있었어요?"

[사훌]
"하기노 씨는 왜 샤미센을 해?"

[하기노]
"네? 으~음…… 글쎄요…… 소리를 좋아해서일걸요."

[사훌]
"소리를 좋아해서……."

[하기노]
"저기, 그건 왜요?"

[사훌]
"아냐,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잘 부탁합니다!"

[하기노]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기운이 난 건가."

[이즈미]
(무뚝뚝하지만, 하기노의 망설임 없는 샤미센을 대하는 마음이 사훌의 마음을 움직인다…… 사쿠야 군에게 딱 어울리는 역할이야)

-

[사훌]
"저기, 잠시 괜찮을까요?"

[마츠노스케]
"뭐지?"

[사훌]
"설령 무대에 나갈 수 없다 해도…… 나가는 날까지, 저는 계속 노력할 겁니다. 그 노력이 아무 의미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가부키를 좋아하니까."

[마츠노스케]
"흐응…… 그럼 마음대로 해."

[유키노조]
"유키마루는 대단해. 오히려 내가 배우게 돼."

[마츠노스케]
"너도 조금은 스승의 얼굴이 됐는걸."
"야, 유키마루. 보조 역할을 해봐."

[사훌]
"네!? 정말요!?"

[유키노조]
"그래. 적당한 때라고 생각해."

[마츠노스케]
"검은 옷이면 눈에 띄지 않겠지."

[사훌]
"열심히 하겠습니다!"

-

[이즈미]
(그렇게 공연 첫날을 맞이하고……)

[사훌]
(여기서 검을……)
"――."
(이런, 떨어뜨렸어……!)

[유키노조]
"자아, 이것을……."

[사훌]
(당주가 이어줬어……)

-

[마츠노스케]
"넋 놓고 있을 거면 두 번 다시 무대에 오르지 마."

[사훌]
"정말 죄송합니다……."

[유키노조]
"너무 풀이 죽지는 말고."

[사훌]
"……."

[마츠노스케]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지. '5인의 도둑'의 벤텐코조 키쿠노스케를 해봐라. 잘하면 인정해주지. 못 할 거 같으면 포기해."

[유키노조]
"이거랑 그건 다른 얘기야. 이번 실수와는 상관없는 거잖아."

[마츠노스케]
"기회라고 했잖아. 기회를 살릴 건지 날릴 건지는 유키마루 하기 나름이야."

[사훌]
"……하겠습니다. 시켜주세요!"

-

[하기노]
"유키마루 씨, 이번에 벤텐코조 키쿠노스케를 한다면서요?"

[사훌]
"엇, 그걸 어떻게?"

[하기노]
"마츠노스케 씨가 여기저기 말하고 다니셔서 얘기가 좀 돌고 있어요."

[사훌]
"그, 그런가요!?"

[하기노]
"연습할 때 샤미센이 필요하면 도와드릴게요."

[사훌]
"감사합니다."

[하기노]
"힘내세요."

-

[후지사카]
"유키마루가 벤텐을 한다는 게 정말인가?"

[사훌]
"그게, 네. 시험 같은 거지만요……."

[후지사카]
"그렇다 해도 역할을 받은 것은 틀림없지. 확실하게 지도해야겠어."

[유키노조]
"왠지 유키마루보다 주변이 더 성화인걸."

[사훌]
"실수한 벌을 받는 거인데, 왠지 죄송해요."

[유키노조]
"유키마루의 인복인 거지. 유키마루의 한결같은 마음이 모두의 마음을 움직인 거야."

[사훌]
"그런, 저는 아직 아무것도 못 하는데……."

[유키노조]
"전에도 말했지. 유키마루에게는 오히려 내가 배우게 된다고. 너를 보고 있으면 순수하게 가부키가 좋아서 이 세계에 뛰어든 시절이 떠올라. 내가 여기 있는 가장 소중한 이유가."
"주변의 목소리를 신경 쓰고 비굴해진 탓에 잊고 있었어. 나는 가부키가 좋아서 여기에 있는 거야."

[사훌]
"당주의 연기에서도 춤에서도 그게 전해져요. 그러니까 저는 당주의 제자가 되고 싶었던 거예요."

[유키노조]
"그래…… 내 제자가 되어줘서 고마워, 유키마루."

[이즈미]
(어딘가 벽을 치던 유키노조의 마음이 녹은 부드러운 미소…… 아즈마 씨 다운 표정이야)
(주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스승인 유키노조의 마음도 움직인 사훌의, 시트론 군의 한결같은 모습은 관객에게도 분명하게 전해졌어. 다들 마음속 깊이 응원하고 있어)

-

[사훌]
"모르신다니 말해드릴 수밖에. 바닷가 모래알이라 고에몬이 노래로 남긴 것처럼 도둑의 씨는 마르지 않고, 시치리가하마 해변의 흰 물결은 밤에 일하는 법이다."
"에노시마에서 일하던 어린 시절, 온갖 공물을 바치는 축제 때 뿌려지는 돈을 슬쩍하기 시작했으니. 새전에서 백으로 이백으로, 악행이라는 것은 빠르게 불어나는 것이라――."
"이름도 그것에서 따와 벤텐코조 키쿠노스케라 함은 나를 말하는 것이다."

[마츠노스케]
"제법 잘해냈군. 합격이다."

[사훌]
"감사합니다!"

[마츠노스케]
"다음부터는 시시한 실수 하지 마."

[사훌]
"네! 잘 부탁합니다!"

[마츠노스케]
"평판이 흘러가면 노인네들 머리도 조금은 유연해지겠지."

[유키노조]
"유키마루를 제자로 들인 건 확실히 가부키 세계를 향한 반발심이었어. 하지만 나도 이제 아이처럼 굴지 말고 성장해야겠지. 유키마루를 위해서라도 나는 더 위로 올라갈 거야."

[마츠노스케]
"이제야 각오가 섰나."

[이즈미]
(사훌의 벤텐코조도 경지에 올랐어. 사훌이 인정받는 장면은 시트론 군이 노력한 성과야)

-

[이즈미]
(그리고 몇 년 후……)

[유키노조]
"제가 '여성판 시바라쿠'를……?"

[유키노조의 스승]
"해외에서 평판이 좋은 공연이니까. 요즘 너희 약진은 눈부실 정도야. 후원자들의 추천이 있었어. 슬슬 맡겨도 좋을 때겠지."

[유키노조]
"하나…… 제 부탁을 들어주시겠어요?"

[유키노조의 스승]
"뭐지?"

[유키노조]
"유키마루에게 역할을 배정해 줄 수 있나요?"

[유키노조의 스승]
"이봐, 아무리 그래도 그건……."

[유키노조]
"연기나 기술에 관해서는 스승들이 보증했습니다. 해외 공연의 화제를 만들기에도 좋겠죠."
"확실히 유키마루가 다른 배우를 밀어내고 역할을 차지하는 건 이례 중의 이례라고 할 수 있겠지만요. 메이지 시대의 꽃이라 불리는 우자에몬에게도 이국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고 하잖아요."
"제가 지금 이렇게 있을 수 있는 건 유키마루 덕이에요. 유키마루의 진솔한 연기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어요. 부디, 부탁드립니다."

[유키노조의 스승]
"으음…… 얘기는 해보겠지만 확약은 못 해."

-

[사훌]
"당주, 해외 공연이 결정됐다는 게 정말입니까!? 축하드려요!"

[유키노조]
"유키마루, 네 역할도 정해졌어."

[사훌]
"네?"

[유키노조]
"너도 함께 무대에 서는 거야."

[사훌]
"정말인가요!?"

-

[이즈미]
(그렇게 사훌은 태어난 나라에서 큰 역할로 첫 무대에 선다――)

[사훌]
"부디, 조정에서 내린 보물을 돌려주십시오."

[마츠노스케]
"사람을 도둑 취급하다니 죽어 마땅한 큰 죄다. 여봐라, 저들의 목을 쳐 오늘 밤의 안주로 삼아라."

[부하]
"네, 알겠습니다."

[유키노조]
"멈춰라~"

[이즈미]
(고향 사람들 앞에서 줄곧 꿈꿔온 무대에 서게 된 사훌은, 시트론 군 그 자체야. 이 마음이 전해지지 않을 리 없어)

-

[시트론]
《감사합니다!》

[아즈마]
《감사합니다.》

[이타루]
《고마워.》

[호마레]
《고맙네! 고마워!》

[사쿠야]
《감사합니다!》

[히소카]
《고마워.》

[관객A]
《시트론 님~!》

[관객B]
《시트론 님!》

[이즈미]
(굉장해, 시트론 군을 콜하고 있어. 모두에게 시트론 군의 노력과 마음이 전해진 거야. 따뜻하게 맞이해주는 집과 같은 느낌이야)

[네이블]
《굉장하다…….》

[오란제]
《……역시 형님은 당해낼 수 없어. 하지만 나쁜 기분은 아니야.》

-

[탄제린]
《형님, 고생하셨습니다! 정말 훌륭했어요!》

[미카]
《이렇게 근사한 무대는 처음 봤습니다!》

[시트론]
《과장은.》

[탄제린]
《아뇨, 저만 그렇게 느낀 게 아닌걸요.》

[시트론]
뭐?

[오란제]
…….

[시트론]
오란제, 네이블――.

[오란제]
《저는 해외로 유학을 가기로 했습니다.》

[시트론]
《뭐?》

[오란제]
《폐하께는 이제 말씀드릴 생각입니다.》
《지금 상황에서 유학을 간다면 도망치는 거로 보일지도 모르죠. 하지만 저희는 아직 아무것도 모릅니다. 이 나라의 왕궁밖에는요.》
《형님의 무대를 보고 그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형님처럼 더 많은 것을 보고 싶습니다. 많은 사람과 문화를 접해보고 싶습니다……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는, 좋은 무대였습니다.》

[네이블]
《저, 저도, 제 눈으로 벚꽃을 보고 싶어졌습니다.》

[시트론]
《……그래. 나도 국제 예술 문화 장관으로서 책임을 다한 것 같아 기쁘구나.》

[가이]
대화가 딱딱하군.

[아즈마]
후후. 괜찮지 않아?

[이즈미]
분명 앞으로 조금씩 바뀌어 갈 거예요.

[치카게]
그러고 보니 기숙사에 남은 애들에게 보고해야 하지 않아?

[이즈미]
앗, 그렇죠!
(무사히 공연 끝났어)
……사진?

카즈나리미요시☆ [고생했어! 벚꽃, 이제 곧 필 거 같앙]

[이즈미]
저쪽에 도착했을 즘에는 완연한 봄이겠어.

[호마레]
눈이 녹는 봄은 자흐라에 한 발 먼저 온 것 같군.

[아즈마]
그러게.

[시트론]
《유학에 대한 건 나도 폐하께 말씀드리마. 곤란한 일이 생기거든 언제든지 말하거라.》

[오란제]
《잘 부탁합니다.》

[탄제린]
《저도 도와줄 게 있으면 말해주세요. 두 분의 결단을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