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막 제31화::만약의 미래와 확실한 지금/무쿠
[괴인]
키샤샤샤! 인간들은 이제 끝이다!
[일반인A]
괴인이다!
[일반인B]
도망쳐~!
[무쿠]
――. (어, 어떡하지……! 어쨌든 괴인이 지나갈 때까지 숨어있자……)
[여자아이]
꺅~! 도와줘!
[괴인]
키샤샤!
[무쿠]
(여자애가 잡혔어! 도와줘야 해――!)
――. (모, 몸이 떨려서 움직이지 않아―― 난 바보야, 겁쟁이야!)
-
[시장 가게주인A]
싸다, 싸!
[시장 가게주인B]
형씨, 들렀다 가!
[무쿠]
(활기차네……)
[성에서 온 사자]
실례합니다, 잠시 괜찮으실까요.
[무쿠]
네? 저, 저요?
[성에서 온 사자]
당신은 어젯밤에 이 구두를 떨어뜨리지 않았습니까?
[무쿠]
네!?
(유리 로퍼…… 마치 신데렐라 같아!)
[청년A]
잠시만요! 그 구두를 떨어뜨린 건 저예요!
[청년B]
아니, 나야!
[청년C]
다 아니야, 나야!
[무쿠]
네!?
[성에서 온 사자]
그럼 한 분씩 신어주시겠습니까? 구두를 신은 사람을 주인으로 인정하겠습니다.
[청년A]
그럼 나부터―― 윽, 크으윽…….
[성에서 온 사자]
구두가 망가지겠어요! 물러나세요. 다음 분.
[청년B]
큭――.
[성에서 온 사자]
발뒤꿈치가 안 들어가는군요. 다음.
[무쿠]
(앞으로 두 명만 더 있으면 내 차례…… 앞으로 한 명……)
[마스미?]
딱히 관심 없는데…… 이걸 신으면 돼?
[성에서 온 사자]
……들어갔어! 사이즈가 딱 맞아. 틀림없어! 당신이 왕자야!
[통행인A]
와아, 왕자님이래!
[통행인B]
왕자님은 공주님하고 결혼하잖아!? 굉장해~!
[성에서 온 사자]
찾아다녔습니다! 자, 공주님께 가시죠!
[마스미?]
공주님이라니 감독님?
[성에서 온 사자]
자, 성으로 갑시다!
[마스미?]
공주님이 감독님이면 갈게.
[성에서 온 사자]
자, 어서요!
[무쿠]
……. (그렇지…… 내가 왕자님일 리 없지……)
-
[무쿠]
…….
[무쿠 엄마]
무쿠, 우편물이 도착했어.
[무쿠]
…….
[무쿠 엄마]
얘, 듣고 있니? 정말이지 만화책만 보고…….
[무쿠]
분명, 이 만화는 주인공의 라이벌이 변호사고……. 하지만 탐정이 더 좋을까? 아예 경찰관이 되면 악행을…….
(으~음…… 만화를 참고로 해서 아마다테 씨 대책을 세워보려고 했는데 잘 안 되네…… 서점에서 참고가 될만한 만화책을 더 찾아보자)
-
[무쿠]
(이 서점은 크니까 다양하게 있을 거야)
[여자아이]
으아아앙!
[무쿠]
(여자애가 울고 있네……? 근처에 부모님은 안 계신 것 같고, 미아인가?)
왜 그러니? 괜찮아?
[여자아이]
아――.
[무쿠]
?
[여자아이]
왕자님!
[무쿠]
어―― 앗! 혹시 그때!?
('꽃의 왕자님' 때 도와준 애야. 설마 다시 만나게 되다니)
[여자아이]
역시 왕자님이야~!
[무쿠]
오랜만이야. 왜 울고 있었어?
[여자아이]
아…… 있잖아, 아끼는 동화책을 잃어버렸어.
[무쿠]
어? 그건 큰일이네. 어떤 동화책이야?
[여자아이]
신데렐라.
[무쿠]
신데렐라구나. 그 동화책이 어떻게 생겼는지 더 자세히 말해줄래?
[여자아이]
있잖아, 파란 드레스를 입은 공주님하고 마법사가 그려져 있어. 그리고 호박 마차도! 난 마법사가 정말 좋아!
[무쿠]
응응, 그렇구나.
-
[무쿠]
으~음, 안 보이네…….
[여자아이]
히잉…….
[무쿠]
가게 직원에게 잃어버린 물건이 있다고 얘기하러 가자. 누가 주워주면 연락해줄 거고, 혹시 분실물로 이미 들어와 있으면 알려줄 거야.
[여자아이]
응!
[여자아이 엄마]
히마리!
[히마리]
엄마!
[여자아이 엄마]
정말, 어디 갔었니……!
[무쿠]
……혹시 미아가 된 거였어?
[히마리]
아니야! 동화책을 찾고 있었어!
[여자아이 엄마]
미아가 된 거지!
[히마리]
아니야! 왕자님이랑 같이 있었으니까 괜찮아!
[여자아이 엄마]
왕자님이라니…… 어머, 혹시…….
[무쿠]
오랜만이에요. 죄송해요. 미아인 줄은 몰랐어요……. 좀 더 빨리 직원분께 말씀드렸어야 했는데.
[여자아이 엄마]
아녜요~ 같이 있어 줘서 고마워요.
[무쿠]
같이 신데렐라 동화책을 찾아다녔어요.
[여자아이 엄마]
신데렐라는 엄마가 가지고 있어.
[히마리]
어!?
[여자아이 엄마]
여기.
[히마리]
진짜네~
[무쿠]
그랬구나…… 다행이다…….
[여자아이 엄마]
미안해요.
[무쿠]
아녜요, 찾아서 다행이에요.
[히마리]
왕자님, 이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마법사야! 난 마법사가 될 거야!
[무쿠]
그렇구나. 공주님이 아니구나.
[히마리]
공주님도 좋지만 공주님을 웃게 해주는 마법사가 더 멋있어!
[무쿠]
그래?
[히마리]
그런데 마법사는 어떻게 해야 될 수 있을까? 왕자님은 어떻게 왕자님이 됐어?
[무쿠]
어? 그게…….
[히마리]
혹시 마법사 덕분이야?
-
자자, 과제는 이걸로 끝. 다들 수고했어.
뭐? 이걸로 끝?
벌써 끝났나요……?
결과는?
전원 합격.
뭐야!?
전원이라니, 저도요……?
-
중요한 때 결과를 내지 못하다니, 나는 역시 왕자님이 될 수 없나 봐.
……무쿠, 어릴 때 바다에서 모래성 만들어서 나한테 보여준 적이 있었잖아.
――.
그거, 전에 효도르랑 바다에 갔을 때 말해준 거?
――응. 큐 쨩도 같이 갔었어.
그때 말야, 어떤 왕자님이 되고 싶냐고 무쿠한테 물었더니 뭐라고 대답했는지 기억해?
……멋있고 밝고 반짝반짝하고, 다정하고, 많은 사람한테 사랑받는 근사한 사람.
나, 그때도 생각했었어. 그건 무쿠를 말하는 거라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해. 무쿠는 옛날부터 계속 변함없이 왕자님 같았어.
――.
아니, 아직 한 걸음 부족해.
어?
주변에서 칭찬해도 무쿠 자신이 받아들일 수 없는 원인 중 하나는 왕자에 대한 강한 동경과 높은 이상이겠지.
타협하지 않는 건 좋지만, 심하게 몰아붙이는 건 스스로에 자신감이 없기 때문이야. 그러니까 당당해져. 너한테 부족한 건 자신감이야.
자신감…….
무쿠가 말야, 또 같은 실패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거, 나도 잘 알아. 나도 똑같으니까.
하지만 여름조 모두가 도와줘서 뛰어넘을 수 있었어. 무쿠도 괜찮아. 내가 도와줄게.
우리가 겠지.
앗, 그렇지.
무쿠는 제대로 반짝반짝 빛나는 왕자님이야.
맞아, 뭇 쿤. 무대 위에서 잔뜩 반짝반짝 빛나자!
무쿠 군이라면 괜찮아. 자신감 가져.
――네!
-
[무쿠]
아니, 마법사가 아니라…… 친구 덕분이야.
[히마리]
친구?
[무쿠]
응. 나는 계속 내게 자신감이 없었거든. 왕자님처럼 빛나지도 않고, 히어로처럼 강하지도 않고.
하지만 친구들 덕분에 못났다고 생각하던 나를 지금 그대로도 괜찮다고 받아들일 수 있었어. 그리고 나다운 왕자님이 됐어. 아직 왕자 수행 중이지만.
내 주변에는 반짝반짝한 멋있는 사람이 많고 순정만화 같은 근사한 일이 매일 일어나. 모두와 함께 있으면 더 근사한 왕자님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그러니까 나는 앞으로도 MANKAI 컴퍼니에서 모두와 함께 무대에 서고 싶어. 반짝반짝한 무대를 좀 더 많이 만들고 싶어. 모두 함께가 아니면 안 돼)
[히마리]
……나도 근사한 마법사가 될 수 있을까?
[무쿠]
될 수 있어.
"그대, 이웃을 사랑하라."
[히마리]
?
[무쿠]
학교에서 알려준 말이야. 엄마랑 친구를 소중히 여기면 분명 모두를 웃게 할 수 있는 근사한 마법사가 될 거야. 우리 둘 다 힘내자.
[히마리]
응!
-
[무쿠]
다녀왔습니다~
[쥬자]
어서 와.
[쿠몬]
어서 와~!
[무쿠]
어라? 둘 다 와있었어!?
[쿠몬]
응! 이제 곧 저녁밥 된대~!
[무쿠]
잠깐만 기다려, 짐 두고 올게!
-
[무쿠]
(사 온 만화는 나중에 둘이랑 같이 읽자)
응?
(그러고 보니 우편물이 왔다고 했지)
그림엽서…… 사쿠야 군이 보낸 거다!
[사쿠야]
"요즘에 친해진 아이한테 만화를 추천받았어. 무쿠 군은 아는 걸까?"
[무쿠]
……앗, 알아. 전부 유명한 만화야.
[사쿠야]
"대신 나도 만화를 추천해줬어. 전부 조금 마이너했는지 만화 마스터라고 칭찬받았어. 무쿠 군이 알려줘서 여러 가지 읽은 덕분이야. 또 만화를 추천해줘."
[무쿠]
에헤헤.
(내 취미가 조금 도움이 된 것 같아서 기뻐. 사쿠야 군을 위해서 또 재밌는 만화를 픽업해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