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막 제21화::사라지지 않는 꿈
[이즈미]
……응?
(어느새 잠이 들었나. 슬슬 날이 밝고 있는데 아무도 찾으러 오지 않아……. 우리가 없어진걸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다니 이상해……)
[아즈마]
……읏.
[이즈미]
?
[아즈마]
……싫어, 가지 마.
[이즈미]
아즈마 씨?
[아즈마]
――읏.
[이즈미]
아즈마 씨! 진정하세요!
[아즈마]
아…….
[이즈미]
괜찮으세요?
[아즈마]
미안해…….
[이즈미]
악몽이라도 꾼 거예요?
[아즈마]
응…… 어릴 적 꿈.
[이즈미]
(가위에 눌린 것 같았는데, 어릴 적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신경 쓰이지만 물어보기 어려워……)
[아즈마]
신경 쓰여?
[이즈미]
아―― 죄송해요.
[아즈마]
괜찮아. 감독님한텐 얘기해둘까. ……우리 가족은, 내가 초등학생때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어.
[이즈미]
네?
[아즈마]
나는 그날 우연히 혼자 집을 보고 있었어. 계속 기다렸지만, 영원히 아무도 돌아오지 않았어. 어두워져도 혼자라서 마음이 무척 불안했지.
가끔 그 당시 꿈을 꿔. 내가 아무리 불러도, 나 혼자만 남겨두고 가족이 사라지는 꿈을. 밤에 혼자 있으면 아무리해도 그때가 떠올라서 잠을 잘 수가 없어.
소이네야를 시작한 것도 그 때문이야.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 잊을 수 있으니까. 1
[이즈미]
그랬군요…….
[아즈마]
하지만 소이네야를 하고 있어도 아침에 고객이 돌아가면 결국 혼자가 돼. 줄곧 고독감이 사라지는 일은 없었어.
여기서라면, 좀 더 깊게 다른 사람과 연결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그렇게 되면 혼자 있어도 마음이 불안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어. 하지만 모두 함께 있을 때는 좋지만, 그만큼 혼자 있을 때 지금 이상으로 외로움을 느끼게 됐어. 분명 나는 어디 있어도 혼자인거야. 그건 아무리 해도 변하지 않아.
[이즈미]
그렇지 않아요! 모두와 깊게 연결될 수 없다니, 그런 쓸쓸한 말 하지 말아요. 연기를 하고 있을 때 서로 연결되어 있는 기분이 들지 않나요?
[아즈마]
……어?
[이즈미]
모두와 함께 무대를 만들어나갈 때 일체감을 느끼지 않나요?
[아즈마]
일체감……?
[이즈미]
아즈마 씨는 혼자가 아녜요! 그도 그럴게――.
[츠무기]
……이 문은?
[타스쿠]
이런 게 있었나?
[호마레]
여기는 아까 찾았다고 생각했는데.
[히소카]
……없었어.
[호마레]
바보 같은. 문이 갑자기 나타났다는 말인 거야?
[츠무기]
어쨌든 열어봐요!
[아즈마]
――.
[이즈미]
이 목소리…….
열렸다……!
[츠무기]
있어!
[타스쿠]
이런데 있었냐.
[호마레]
정말이지, 뭘 하고 있는 거야.
[히소카]
……찾아다녔어.
[아즈마]
우리를……?
[츠무기]
박스를 가지러 가고 돌아오지 않아서 계속 찾아다녔어요.
[이즈미]
다행이다……. 이 문이 계속 열리지 않았어.
[츠무기]
문이?
[타스쿠]
열쇠는 안 잠겨있었는데?
[이즈미]
봐요, 아즈마 씨. 혼자가 아녜요. 모두 함께 있잖아요. 그리고 아침이 오면 매일 반드시 모두와 만나요. 잊어버렸어요?
[아즈마]
…….
[타스쿠]
무슨 얘기야?
[이즈미]
우리 얘기예요.
[아즈마]
……다들, 고마워.
[츠무기]
걱정했어요. 자, 가요.
-
[호마레]
얼른 이사 준비를 해야 하겠는데.
[히소카]
……앞으로 4시간밖에 없어.
[타스쿠]
시간에 맞출 수 있을까? 전혀 진행이 안 됐는데.
[아즈마]
아니―― 이사는 관둘게.
[타스쿠]
네?
[츠무기]
기숙사에 남는 거예요?
[아즈마]
준비도 힘드니까.
[타스쿠]
뭐야 그게.
[이즈미]
그래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아즈마]
응.
[호마레]
후아아…… 그럼 잠시 눈을 붙이고…….
[히소카]
……아침연습 시간.
[이즈미]
벌써 그런 시간이야!?
[호마레]
설마 이대로 철야로 하는 건가?
[타스쿠]
당연하지.
[츠무기]
물론이죠.
[이즈미]
(역시 엄격해……!)
[츠무기]
그러고 보니 아까 그 방은 결국 무슨 방이었어요?
[아즈마]
창고 아니야?
[츠무기]
창고는 더 안쪽에 있었어요.
[이즈미]
어? 그럼…….
[호마레]
없군.
[이즈미]
어라!? 문이 없어!?
[아즈마]
신비하네.
[타스쿠]
……또냐.
-
[호마레]
후아아…….
[히소카]
……새근새근.
[호마레]
혼자 자는 건 치사하네, 히소카 군!
[이즈미]
조금만 잘까요. 이대로면 연습이 안 될 것 같으니까요.
[츠무기]
그러네요…….
[아즈마]
…….
[이즈미]
어라?
[아즈마]
……새근새근.
[이즈미]
자고 있어요.
(아까랑은 다르게 편안해 보이는 얼굴로 자고 있어…… 안심한 걸까? 다행이야…… 우리 모두 여기 있어요, 아즈마 씨)
- 添い寝屋(そいねや) : 곁에서 함께 잠을 자는 일.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