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NDER RUSH 제9화
[유키]
다녀왔어~
[이즈미]
앗, 다들 괜찮아? 지금 그쪽으로 가려던 참인데――.
[카즈나리]
모자는 무사히 찾았엉.
[미스미]
코로가 찾아줬어~
[코로]
멍~
[쿠몬]
정말 잘했어.
[이즈미]
정말? 다행이다.
[유키]
하아, 피곤해…….
[이즈미]
고생했어.
[하토]
괜찮으면 밥 먹고 가. 근처에 맛있는 레스토랑이 있으니까 배달시키자.
[쿠몬]
야호~!
[미스미]
배고파~!
-
[하토]
앗, 왔나 보다.
[이즈미]
옮기는 거 도울게요.
[텐마]
나도 도울게.
[쿠몬]
나도 갈래~
[카즈나리]
그럼 우리는 마실 거 준비할까?
[미스미]
응~
[무쿠]
오늘 많이 힘들었지? 고생했어.
[유키]
너도.
[무쿠]
모자 고칠 수 있겠어?
[유키]
어떻게든 될 거 같아.
딱히 특별한 추억이 없는 건 사실이지만……. 이 모자를 만들었을 때 처음으로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의식했어.
그때의 나는 분명 망설임 없이 패션 디자이너의 길을 선택했을 테지만……. 지금은 조금 더 연극도 해보고 싶어. 그래서 진로 희망 조사서를 못 쓴 거야.
[무쿠]
그렇구나…… 나도 있잖아, 고민했어.
그냥 당연하게 졸업하면 대학에 가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진지하게 고민하는 유키 군을 보고 정말 이대로 괜찮나? 싶어져서. 불안해졌고 내가 조금 한심하게 느껴졌어.
하지만 큐 쨩이랑 얘기하고 나서 지금은 그래도 된다고 생각하게 됐어.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 초조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이야.
처음부터 한 가지를 정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여러 가지를 충분히 고민하고 결정하는 사람도 있어.
천천히 각자 페이스대로 걸어가면 돼. 그러니까 지금 바로 결정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유키]
시간이 있다…… 그렇구나.
(쓸데없이 초조하게 군 걸지도. 앞으로도 선택할 기회는 있고, 선택지도 제대로 주어지잖아. 지금 결정해야만 하는 건 아니야)
정했어. 둘 다 소중하니까 아직 정하지 않을 거야. 앞으로 분명 나 스스로 확실하게 정할 수 있을 때가 올 테니까.
[무쿠]
역시 유키 군은 멋있어.
[유키]
(……어딜 봐서)
[코로]
멍멍!
[무쿠]
앗, 밥 먹었어? 그럼 잠깐 놀까?
[코로]
멍!
[무쿠]
던진다~
[코로]
멍!
[유키]
강아지가 두 마리…… 포메랑 토이푸들인가.
[유키]
――. 괜찮은데?
[미스미]
어라~? 뭐 그려?
[유키]
응, 좀.
-
[유키]
다들 모였지?
[이즈미]
응.
[유키]
다음 공연 테마, 정했어.
[쿠몬]
진짜!?
[미스미]
뭔데, 뭔데?
[텐마]
어떤 나풀나풀한 게 나올지…….
[유키]
이걸 하고 싶어.
[텐마]
……어라?
[카즈나리]
개?
[유키]
별수 없으니 희망대로 다음 공연은 강아지를 해줄게.
[쿠몬]
렌토 씨의 개 SE가 도움이 되겠어!
[츠즈루]
그러게. 견종은 정했어?
[유키]
주연과 준주연 두 마리만 정했어. 주연이 포메고 준주연이 토이푸들.
[무쿠]
그럼 유키 군이 포메라니안이고, 토이푸들은――.
[미스미]
뚫어져라~…….
[카즈나리]
정해졌네.
[쿠몬]
응응.
[텐마]
그렇지.
[무쿠]
어어!? 나!?
[유키]
이왕 하는 강아지 공연이니까 귀여운 인상이어야지. 우리가 적임이야.
[무쿠]
그, 그런가? 그럼…… 열심히 할게!
[텐마]
그건 그렇고 나풀나풀하지 않은 건 의외인데.
[유키]
그야, 좋아하는 건 레이스나 리본이 달린 귀여운 의상이지만. 다 같이 치마 입는 것도 진심으로 버리긴 아깝지만.
[텐마]
전원!?
[이즈미]
새롭네.
[유키]
하지만 여름조에서 하는 연극을 생각하면 어쩐지 좀 안 맞는 것 같아서.
[이즈미]
(유키 군은 단순히 디자이너가 아니라, 극단 배우면서 스태프이기도 하니까. 여름조답지 않다는 판단을 한 건 분명 후자의 입장일 거야)
[유키]
하지만 귀여운 건 양보할 수 없으니까, 각본 잘 부탁해.
[츠즈루]
그래, 맡겨줘.
[유키]
그리고 언젠가 레이스 하늘하늘 의상도 하고 싶어.
[텐마]
역시 하는 거냐…….
-
[유키]
…….
[이즈미]
어라? 유키군, 왜 그래?
[유키]
……이거.
[이즈미]
진로 희망 조사서? 그리워라. 벌써 그런 시기구나.
[유키]
복식 쪽으로 가고 싶지만, 아직 연극도 하고 싶어서……. 뭐라고 적어야 할지 정할 수가 없어.
어차피 고2의 진로 조사니까 미정으로 내고 싶은데 그러면 부모님이나 담임이 잔소리할 것 같아서.
[이즈미]
괜찮지 않을까? 미정이라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니까 '미정'이라고 밖에 쓸 수 없는 거잖아.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니니까, 그걸 그대로 말하면 될 거야. 고민하는 건 그만큼 소중하고 진지하다는 거잖아?
어른은 여러모로 앞날을 내다볼 수 있는 만큼 걱정할지도 모르지만……. 유키 군은 똑 부러졌고, 스스로 정한 대로 제대로 행동하고 있잖아. 분명 이해해줄 거야.
[유키]
너도 어른인데. 그래도 뭐, 됐나. '미정'이라고 써야지.
[이즈미]
그 두 글자에 많은 미래가 담겨있는 거지. 유키 군의 장래가 기대돼!
[유키]
……왠지 고민한 내가 바보 같아졌어.
[이즈미]
어? 그래?
[유키]
뭐, 이제 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