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애로

문학애로 제1화

(•̀ᴗ•́) 2022. 5. 24. 22:25

[학생A]
……이 정도면 됐나. 발표 전까지는 완성될 것 같아서 다행이야.

[학생B]
도중엔 어떻게 될지 걱정했어~

[학생A]
일단 고생했어.

[츠즈루]
아직 안 끝났지만. 그나저나 정장은 영 안 익숙해.

[학생A]
나도 익숙해지지가 않네.

[학생B]
답답하지~ 덥고.

[츠즈루]
이제 설명회 가?

[학생A]
응.

[학생B]
나도 설명회 2건하고 OB 방문.

[학생A]
우와~ 빡빡해.

[츠즈루]
둘 다 대단하네.

[학생A]
극단에서 각본 써서 연극상 탄 네가 더 대단하지.

[학생B]
벌써 진로 정한 거잖아~ 부럽다.

[학생A]
졸업한 후에도 계속 글 쓰는 일만 할거지?

[츠즈루]
아~ 뭐, 쓰는 건 계속하고 싶어.

[학생B]
대단해~ 나는 아직 뭘 할지도 못 정했는데.

[학생A]
미나기는 언제부터 작가가 되려고 한 거야?

[츠즈루]
그거 좀 면접관 같아.

[학생B]
아하하. 동기 같은 거 자주 물어보지.

[츠즈루]
(동기라고 할만한 건 미즈노와 썼던 캇파 연극 각본이지……)
어릴 때부터 소설도 좋아하고 공상하는 것도 좋아해서 도서관에서 계속 책을 읽었던 덕이 클 거야. 초등학교 수업시간에 멍하니 이야기 속 인물을 상상하기도 하고 공책에 이것저것 쓰기도 했어.
지금 생각해보면 항상 넋 놓고 있는 게 위험해 보이는 애였을지도.

[학생B]
왜~ 천재 같은데.

[학생A]
그때부터 재능이 꽃폈던 거지.

[학생B]
아, 이제 가야 돼.

[학생A]
나도 갈게.

[츠즈루]
어~ 힘내.

[학생B]
안녕.

[학생A]
다음에 보자.

[쥬자]
――츠즈루 씨.

[츠즈루]
어. 이제 점심 먹어?

[쥬자]
예. 아까 그 사람들은……?

[츠즈루]
문학부 세미나 조원.

[쥬자]
정장 입었네요.

[츠즈루]
다들 구직 중이니까~ 이제 회사 설명회 들으러 간대.

[쥬자]
호오.

[츠즈루]
요즘에 나도 졸업 후에 진로라던가 여러 가지로 생각하고 있어.

[쥬자]
츠즈루 씨는 각본으로 먹고살려는 거 아니었어?

[츠즈루]
물론 그러고 싶은데. 전속 작가로 급여를 받기 시작했어도 아직 프로라는 실감이 안 나서.
로미줄리부터 계속 각본도 내 마음대로 쓰는데다 다들 인정해주니까 무척 복 받은 환경이라고는 생각해. 하지만 솔직히 프로로서는 아직 멀었어.
좀 더 다양한 곳에서 경험을 쌓지 않으면 프로라고 할 수 없지 않을까, 요즘 계속 생각하고 있어.
GOD 극단 공연에서 마도카와 같이 각본을 썼을 때 카미키자카 씨의 니즈에 맞춰서 썼던 게 공부가 많이 됐거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이 극단이 아닌 다른 곳에서 쓰는 걸 생각해보게 됐어.

[쥬자]
확실히 나도 유조 씨 극단에서 객연으로 나가면서 MANKAI 컴퍼니와는 다른 방법이나 시선을 알게 됐어. 엄청 배우고 있어.

[츠즈루]
그렇지? 나도 그런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쥬자]
……그럼 이런 건 감독님하고 상담하는 게 좋지 않아?

[츠즈루]
그렇지. 생각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

[쥬자]
나도 좀 더 많은 츠즈루 씨 각본의 무대를 보고 싶어. 응원하겠슴다.

[츠즈루]
고마워.

-

[이즈미]
현재 제9회 공연 스케줄은 이정도 나와 있어.

[츠즈루]
알겠슴다.

[이즈미]
각본하고 주연, 잘 부탁해.

[츠즈루]
저번 봄조 미팅에서도 모두가 응원해줬어요. 열심히 해야죠.
오랜만에 맡은 주연이기도 하고, 각본도 어떤 테마로 할지 여러가지 생각하고 있어요.

[이즈미]
이왕이면 츠즈루 군다운 테마를 찾으면 좋겠다.

[츠즈루]
――그러고 보니 요즘에 졸업하고 나서 작가로서 제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데요.

[이즈미]
응.

[츠즈루]
프로 작가로서 성장하기 위해서 좀 더 다양한 형태로 각본을 쓰기 위해 도전해보고 싶어요.
물론 MANKAI 컴퍼니에서 극단원들을 위해 각본을 쓰는 게 가장 큰 기쁨이지만요. 제가 쓰고 싶은 걸 쓰게 해주는 환경에만 있으면 뭐랄까,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 같아서요.
다른 사람들도 배우로서 성장하기 위해서 객연을 뛰기도 하잖아요. 저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이즈미]
그렇구나……. 그렇다면 츠즈루 군의 향상심에 보답할 수 있을만한 도전을 시켜주고 싶은데…….
츠즈루 군은 배우가 원하는 걸 헤아리고 다른 사람을 위해 쓰는 게 특기인 타입이니까 다른 곳에서 쓰더라도 잘 맞을 거야.
그러고 보니 나이란 때에도 호시이 씨가 칭찬했었지.

[츠즈루]
아~…… 그럼 좋겠지만요. 실제로는 경험이 부족해서 실감이 잘 안 나요.

[이즈미]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니까.
다른 극단에 연줄도 많이 있고, 뭔가 소개해줄 만한 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전해줄게.

[츠즈루]
감사함다! 처음에는 무급이든 뭐든 할게요!

[이즈미]
이 일을 계속할 거면 자기 자신의 값어치를 낮추면 안 돼. 총감독으로서도 MANKAI 컴퍼니 전속 작가를 싼값에 넘길 생각은 없어. 보수는 확실하게 받게 해줄 테니까 맡겨줘!

[츠즈루]
역시…… 믿음직하네요.
(극단의 이익뿐만 아니라 단원 개개인의 일도 생각해주고 이런 도전을 하게 해주는 게 감독님다워……)
(제9회 공연 주연도 포함해서 극단 안에서 제대로 보답해가야지)

[사쿠야]
앗, 감독님. 지금 괜찮으세요?

[이즈미]
응, 무슨 일이야?

[사쿠야]
이번 객연 스케줄이 나와서 조금 전에 LIME으로 보내놨어요.

[이즈미]
고마워. 이따가 확인할게.

[사쿠야]
죄송해요, 미팅 중에 방해해서.

[츠즈루]
얘기 다 끝났으니까 괜찮아.

[이즈미]
실은 방금 봄조 제9회 공연 얘기를 했어.

[사쿠야]
앗, 뭐 정해졌어요!?

[츠즈루]
아니, 아직 생각하는 중.

[사쿠야]
다음엔 츠즈루 군이 주연이죠. 기대돼요. 츠즈루 군이 쓴 각본은 물론 전부 다 엄청 좋아하지만, 주연을 맡았던 태엽장치 공연은 저한테도 무척 인상 깊었어요…….

[츠즈루]
그런 말을 들었으니 기대에 응답하지 않으면 안 되겠는걸.

[사쿠야]
봄조 모두 신작을 기다리고 있어요! 저희는 츠즈루 군 각본의 엄청난 팬이니까요!

[츠즈루]
하하,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