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애로

문학애로 제3화

(•̀ᴗ•́) 2022. 5. 25. 00:36

[점원]
전채 세 종류입니다. 앞에서부터 맏물 가다랑어와――.

[츠즈루]
……가, 감독님, 이건 접시 위에 있는 것 중에 어떤 게 먹어도 되는 거예요?

[이즈미]
나, 나도 모르겠어…….
(그러고 보니 카미키자카 씨도 이런 고급스러운 가게에 데리고 가서 심장이 뛰었었지……)

[슈]
그럼 바로 각본 얘기를 해볼까.

[츠즈루]
네, 네!

[슈]
대중 연극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지?

[츠즈루]
이번 일을 위해서 많이 공부하고 오토미야 씨네 극단이 지금까지 한 공연 영상도 보고 왔어요.

[슈]
그럼 문제없겠군.

[츠즈루]
그리고 이번에 오토미야 씨가 어떤 각본을 원하는지 알고 싶어서――.

[슈]
우선은 미나기 선생님이 쓰고 싶은 걸 쓰면 돼. 미나기 선생님이 이런 새로운 환경에서 무엇을 쓰고 싶은지.

[츠즈루]
엇―― 그걸로 괜찮겠어요?

[슈]
그래. 내가 바라는 건 그것뿐이야.

[이즈미]
(츠즈루 군을 시험하는 건지, 믿는 건지. 슈 씨가 어느 쪽인지 판단이 안 서……)

[슈]
단, 감독님에게도 말했지만 난 재밌다는 생각이 안 들면 채용하지 않을 거야. 내 극단에서 타협은 없어.
하지만 말이야. 모처럼 젊은 감성을 가진 각본가에게 일을 맡기는 거니 그 의미가 느껴지는 작품이면 좋겠어. 우리 과거 작을 본 것 같다만, 대중 연극다운 느낌은 우리 쪽에서도 낼 수 있어. 우리 극단이 가진 특색 같은 건 다 무시해도 돼.
우선 플롯을 보고 판단하지. 리테이크는 한 번뿐이야. 시간이 없으니까 말이야. 두 번 보고 안 되겠으면 미안하지만 이번에는 포기해줘. 다른 작가를 찾을 거야.

[츠즈루]
――. 긴장은 되지만, 지금까지 많은 경험을 쌓아온 대선배님께서 직접 봐주시는 것 만으로도 감사해요.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슈]
그래. 기대하지.

[이즈미]
(츠즈루 군, 전혀 눌리지 않았어. 정말로 작가로서도 믿음직해졌구나)

-

[츠즈루]
쓰고 싶은 거라…….
(아무 생각 없이 시킨 대로 쓰고 싶은 걸 쓰면 되는 걸지도 모르지만, 상대는 오토미야 씨니까……)

-

[슈]
"컴퍼니의 컬러는 전속 작가의 손에 정해지지. 네 각본은 나쁘지는 않지만, 항상 라스트가 흐리멍덩해. 안이한 편의주의 결말밖에 없어."
"가슴을 찢는 듯한 비극을 그리지 못하는 건 인생의 슬픔이나 외로움을 모르기 때문인가."

-

[츠즈루]
(아무래도 떠올리게 된다니까. 내가 쓰고 싶은 걸 쓰라고 해도 역시 오토미야 씨가 만족해주길 바라고 있어. 인정받고 싶어. 내가 생각해도 오기 부리는 것 같긴 한데)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오토미야 씨는 더할 나위 없는 핫카쿠 각본 마니아지. 핫카쿠 씨 과거 작을 다시 조사해볼까……)

-

[츠즈루]
으~음…….
(핫카쿠 씨 각본을 조금 참고하려고만 했는데, 그대로 중후한 시대물이 되어버렸어…… 대중 연극 각본이 처음이라고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갔나…… 그런데 이걸로 정말 괜찮은 건지…… 핫카쿠 씨의 특징을 반영하는 게, 이런 건 아닐 텐데……)
으으~음…….
(어쨌든 이번에 프로로서 성장하기 위해서라도 클라이언트의 니즈를 붙잡아야 해……)
…….

-

[마스미]
새근새근…….

[츠즈루]
아~ 이것도 좀 아닌 것 같아. 그럼 이게 더…… 아니, 으~음…….

[???]
"정말이지."

[츠즈루]
?

[가웨인]
"꽤 고민하는 것 같네."

[츠즈루]
……응, 맞아.

[가웨인]
"모험 얘기는 어때? 여행을 떠나면 분명 생각도 못 한 동료와 아이디어도 만날 수 있을 거야."
"동료와 모험을 떠나는 건 즐거워. 다소 위험한 일도 두근두근하고."

[츠즈루]
하지만 오토미야 씨의 취향은…….

[가웨인]
"뭐, 너무 몰두하다가 컨디션을 망치지는 마."

[츠즈루]
으~음…….

-

[츠즈루]
좋아―― 일단 다 된 건, 가? 계속 검토했어, 오류 난 부분도 없어.
(……분명 그럴 텐데. 뭐랄까, 왠지 이거다 싶은 기분이 안 들어. 정말 이걸로 된 건가……?)

-

[츠즈루]
후아아…….

[치카게]
츠즈루, 괜찮아?

[츠즈루]
가웨인…….

[치카게]
잠이 덜 깼군.
전부터 생각한 건데……. 츠즈루가 단숨에 집중해서 써내리는 타입인 건 알겠지만, 과도한 밤샘은 좋지 않아.
지금은 괜찮은 것 같아도 나이를 먹으면 티가 날 거야.

[츠즈루]
치카게 씨에게 그런 말을 들을 줄이야…… 치카게 씨야말로 잠은 언제 자는 거예요?

[치카게]
사람은 각자 건강하게 살기 위해 자기에게 맞는 수면시간이라는 게 있으니까. 내가 졸려 보인 적 있어?

[츠즈루]
듣고보니…….

[치카게]
미안해, 난처하게 만들고 싶었던 건 아니야. 다들 이미 익숙해지기는 했지만 항상 걱정하고 있어.

[츠즈루]
죄송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