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애로

재회 EP

(•̀ᴗ•́) 2022. 5. 27. 19:21

[불량배A]
"잔말 말고 따라와!"

[상가 아가씨]
"도와주세요!"

[캇파]
"그렇게 권유하는 건 운치가 없군.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응? 타로."

[타로]
"그 사람을 놔줘!"

[불량배A]
"뭐야, 네놈들은?"

[불량배B]
"해치워버려!"

[캇파]
"핫!"

[불량배A]
"큭!"

[캇파]
"괜찮니? 아가씨."

[관객]
!!

[이즈미]
(굉장해. 객석에 있는 여성들 눈이 단숨에 하트로……!)

[캇파]
"이런, 머리는 조심해줘. 소중한 게 놓여있거든."

[관객]
아하하!

-

[츠즈루]
오토미야 씨의 화려한 연출, 굉장했죠.

[이즈미]
응. 난투도 멋있었고 뭉클한 스토리도 좋았어!

[슈]
둘 다 잘 왔어.

[츠즈루]
수고하셨습니다!

[슈]
미나기 선생님이 써준 신작, 보이는 대로 만원에 호평이야. 우리 전속 작가도 이걸 보고 완전히 불이 붙은 것 같더군. 질 수 없다고 기를 쓰고 있어.
바로는 미나기 선생님이 나설 자리가 없겠지만, 괜찮으면 다음에도 써줘.

[츠즈루]
당연하죠!

[슈]
그런데 보수는 그 정도면 괜찮나? 이번 연극이 호평이라 기대가 높아진 만큼 다음은 좀 더 지급할 생각인데.

[츠즈루]
아뇨! 충분하고도 넘칠 정도예요……!

[이즈미]
(설마 츠즈루 군이 보수를 너무 많이 받은 것 같다고 상담해 올 줄 몰랐어. 시세를 잘 아는 슈 씨가 정한 금액이니 틀림없을 테고…… 그만큼 가치 있다고 인정해줬다는 거라고 말했더니 이해했지만)

[슈]
아직 위대한 핫카쿠 씨에게는 못 미치지만 미나기 츠즈루 대선생님의 미래에 큰 기대를 하고 있어. 뭣하면 내가 후원회라도 만들어줄까?

[츠즈루]
아뇨! 그게 저는 그런, 송구스러워요!

[슈]
훗. 겸허하기는.

-

[이즈미]
슈 씨가 츠즈루 군이 마음에 드나 봐.

[츠즈루]
아니 정말로…… 감사하지만, 너무 황송해서…….

[이즈미]
각본에 까다로운 슈 씨에게 인정받았으니까 좀 더 자신감을 가져도 되지 않을까?

[츠즈루]
그렇죠……. '신설·쿠로우전' 때에도 제 특색을 인정받은 적이 있어서 큰 자신감을 가졌었는데……. 결국 또 이렇게 망설이고, 슬럼프에 빠지고, 금방 흔들려버려요. 창작 세계는 진짜 지옥이라는 걸 다시 느꼈어요.
답을 알겠다, 골이 보인다고 생각해도 바로 그 앞에 어둠이 펼쳐져 있다고 할까요.

[이즈미]
연극의 길도 똑같지.

[츠즈루]
그렇죠. 하지만 그게 제가 선택한 길이고 가고 싶은 길이에요. 망설여질 때는 제가 지금까지 만들어낸 수많은 등장인물을 생각해요.

[이즈미]
(츠즈루 군, 작가로서 또 한 걸음 나아갔구나)
과거의 공적뿐만 아니라 항상 앞으로 나아가며 새로운 걸 만들어내야 하니까 힘들겠지만…….
츠즈루 군이 말한 대로 지금까지 쌓아온 건 절대로 사라지지 않으니까. 마음속에 소중히 간직한 채로 나아가고 싶지.

[츠즈루]
아~ 그 비슷한 얘기인데요, 저는 지나칠 정도로 소중히 하고 있는 걸지도요.

[이즈미]
무슨 뜻이야?

[츠즈루]
뭐, 직업병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쿠로우전 집필 때도 슬럼프에 빠졌을 때――. 봄조 멤버들이 지금까지 연기했던 캐릭터가 돼서 제게 말을 걸어준 적이 있었잖아요.
저는 꽤 옛날부터 그런 식으로 캐릭터들이 제게 말을 거는 목소리가 문득 들릴 때가 있어요. 지금까지 써온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이 마음속에 살아있어서 멍하니 있을 때나 집중했을 때에 갑자기 나온달까요.
작가의 망상병 같은 걸지도 모르겠지만요.

[이즈미]
아니야, 근사하다고 생각하는데.
애정으로 만들어내고, 그렇게 츠즈루 군 마음속에서 계속 살아가게끔 해주니까…… 분명 다들 행복할 거야.

[츠즈루]
……저도 모두를 만나서 행복해요.

-

[츠즈루]
다녀왔습니다.

[이즈미]
뭔가 연기가 나는데.

[츠즈루]
풍로로 뭐 굽고 있는 거 아닐까요?

[사쿠야]
어서 오세요! 둘 다 이거 드세요!

[츠즈루]
당고구나. 맛있겠다.

[이즈미]
잘 먹겠습니다!

[츠즈루]
그런데 공연은 벌써 끝났는데 아직 토모히사 역할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거야?

[사쿠야]
그러게요. 이제 역할을 잡을 필요는 없어졌지만……. 토모히사를 통해서 느낀 점이나 얻은 것은 앞으로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어요. 풍로 요리 같은 거요.
그렇게 하면 공연이 끝나도 토모히사를 언제든지 마음속에서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츠즈루]
그래…… 토모히사를 소중히 여겨줘서 고마워.

[사쿠야]
저도요! 토모히사와 만나게 해줘서 고마워요!

[츠즈루]
(공연이 끝나도 모두 마음속에서 살아있어……)
(캇파와도 무대에서 재회했고, 지금까지 써온 다른 많은 등장인물과도 언젠가 다시 무대에서 만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