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막 제30화::연극 바보
[이즈미]
으음, 은행이랑 우체국이랑…….
[츠무기]
감독님 어디 나가세요?
[이즈미]
저녁 장도 봐야 하고, 여러 가지 일 좀 보고 오려고요.
[츠무기]
장은 저희가 보고 올게요.
[타스쿠]
어차피 한가하니까.
[이즈미]
공연 중에 있는 귀중한 오프인데요, 둘 다 푹 쉬어야죠.
[츠무기]
장 보는 것 정도는 괜찮아요.
[이즈미]
그래도 진짜 괜찮아요?
[타스쿠]
그래. 뭐 사오면 돼?
-
[타스쿠]
…….
[츠무기]
문방구에 먼저 사러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타스쿠]
…….
[츠무기]
타스쿠?
[타스쿠]
왜 그래, 미카엘? ――이 아니라. 츠무기.
[츠무기]
하하, 타스쿠 그 버릇 못 고쳤구나. 옛날부터 공연 기간에는 무심코 배역 이름으로 불렀었지.
[타스쿠]
시끄러워. 평소엔 조심하고 있어. 연기에 대해 생각하던 중이라서 입 밖으로 나온 것뿐이야.
[츠무기]
연기에 대해서?
[타스쿠]
기숙사에 돌아가면 3막을 확인하자.
[츠무기]
응. 여전히 연극 바보라니까.
[타스쿠]
남 말할 처지가 아닐 텐데.
[츠무기]
왠지 그립다, 이런 거. 옛날에도 아침부터 밤까지 연기에 관해 얘기했었는데.
[타스쿠]
그랬지…….
[츠무기]
연기를 위해서는 직접 체험해봐야 한다며 갑자기 차를 끌고 배낭여행에 나서기도 하고…….
[타스쿠]
지프에서 자는 건 힘들었지.
[츠무기]
응. ……아까 3막을 확인하자는 건 뭐야?
[타스쿠]
신경 쓰고 있었냐.
[츠무기]
그야 뭐.
[타스쿠]
봐, 너도 연극 바보잖아.
[츠무기]
시끄러워. 그래서 어느 신 말이야?
[타스쿠]
"하계 생활은 어때, 미카엘?"
[츠무기]
"라파엘! 이거 봐, 그녀에게 쓴 편지의 답장이 왔어!"
[타스쿠]
"여기서는 역시 편지 내용까지는 보이지 않아."
[츠무기]
"아, 그렇구나. 그럼 읽어줄게."
[타스쿠]
거기, 좀 더 행동을 넣는 게 좋을 것 같아.
[츠무기]
알았어.
[타스쿠]
"만끽하고 있는 것 같군. 하지만 인간을 사랑하지 말라고 한 것, 기억하고 있겠지?"
[츠무기]
"알고 있어. 그런 거 아니야. 그저, 난 그녀를 위해 무언가 해주고 싶어. 그것뿐이야."
[통행인A]
길거리 공연?
[통행인B]
어디 극단이지?
[츠무기]
…….
[타스쿠]
…….
[츠무기]
그게, MANKAI 컴퍼니입니다!
[타스쿠]
입석하고 당일권만 남아있는 상황이지만, 신생 겨울조 창단 공연을 잘 부탁드립니다!
[레니]
…….
-
[츠무기]
이제 다 샀나?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어.
[타스쿠]
아, 그러고 보니 새 연습복 사는 거 잊어버렸어.
[츠무기]
같이 갈까?
[타스쿠]
아니, 괜찮아. 먼저 돌아가.
[츠무기]
그래? 알았어.
-
[츠무기]
그럼…….
[레니]
……아무런 발전이 없군. 그런 연기로 우리와 대결할 생각인가?
[츠무기]
카미키자카 씨…….
[레니]
그때도 같은 생각을 했었지. 타스쿠의 옆에 서면 쓸데없이 눈에 띄게 돼. 네 저급한 연기가 말이야. 전혀 매력적이지 않은 시시한 연기야. 너는 어차피 학생연극 레벨인 거지. 아무리 해도 프로의 연기는 할 수 없어.
[츠무기]
…….
[레니]
부끄럽지 않은가? 사람들 앞에서 그런 연기를 선보이는 게. 슬슬 자각하면 어떤가?
[츠무기]
……저는, 제 연기로 반드시 당신을 이길 겁니다.
[레니]
이런 이런…… 모처럼 조언을 해주고 있는데. 발전이 없는 건 네 그 오만한 자세가 원인이로군. 뭐, 너희가 꼴사납게 패배하는 건 내게는 아무래도 좋은 일이야. 타스쿠가 분해하는 모습이 벌써 눈에 선하군.
-
[츠무기]
…….
-
[이즈미]
어서 오세요! 장 보기 수고했어요!
[츠무기]
아뇨――.
[히소카]
……마시멜로는?
[츠무기]
아, 사왔어.
[히소카]
에취…….
[이즈미]
어라? 히소카 씨 감기 걸렸어?
[호마레]
히소카 군, 또 돌아다니는 겐가.
[아즈마]
자, 침대로 돌아가자.
[이즈미]
앗, 아즈마 씨, 호마레 씨.
[호마레]
주의는 하고 있었는데, 어제 잠시 눈을 뗀 사이에 안마당에서 자고 있더군.
[아즈마]
이렇게 추운데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자니까…….
[이즈미]
공연 중에 감기라니…… 낫지 않으면 무대에 올라갈 수 없게 될 거라고요!?
[히소카]
……괜찮아.
[아즈마]
안 돼. 열은 아직 없지만, 오늘 중으로 어떻게든 낫게 해야지.
[이즈미]
히소카 씨, 제대로 자고 감기 나아요.
[히소카]
……알았어.
[이즈미]
아니, 마시멜로 봉지 가지고 어디 가는 거예요! 침대로 가야죠!
[호마레]
오늘은 감시해야겠군.
[아즈마]
그러게. 잘 부탁해, 호마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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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마레]
그럼 불을 끄겠네. 알겠나? 아무쪼록 밖을 배회하지 말아 주게. 또 밖에서 자면 내일은 마시멜로를 주지 않겠어.
[히소카]
……알겠어.
[호마레]
그럼 잘 자게나.
[히소카]
……잘 자.
-
[호마레]
후아아……. 히소카 군, 감기는 좀――. ……으음!?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