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ad Red 제6화
[반리]
이게 베이스 악보고 드럼은 이거.
[타이치]
이제 드디어 본방 연습을 할 수 있겠네여!
[반리]
일단 지금까지 연습했던 1절을 한 번 맞춰보자.
[쥬자]
가사는 어떡해?
[타이치]
아직 미완성임다! 그러니까 지금은…… 라라라 가창법으로 해여!
[아자미]
뭐야 그게.
[타이치]
전부 라라라로 넘어가는 거여.
[반리]
조잡한 방법이네. 그럼 시작한다.
1, 2, 3…….
-
[반리]
예상은 했지만 드럼 심각하네.
[쥬자]
뭐? 이래 봬도 는 거야.
[반리]
그게……?
[아자미]
뭐, 나도 못하고 있고.
[쥬자]
타이치는 완벽했어.
[타이치]
네!? 그래여!?
[아자미]
가장 좋았어. 역시 인기를 향한 집념이야.
[타이치]
에헤헤~
[반리]
즉, 가사보다 기타 연습만 했다는 거군.
[타이치]
!! 그치만 뭘 써야 할지 모르겠어여~ 기분전환으로 기타 연습을 했더니 연습하는 시간이 길어져서…….
[반리]
시험공부 하다 청소하는 거냐고.
[쥬자]
뭐, 최악의 경우엔 가을조 공연 전까지만 완성되면 되는 거 아닌가.
[아자미]
그렇게 되면 라이브하우스 오프닝액트는 전부 라라라맨이 될걸.
[타이치]
아앗~!! 모처럼 멋있는 곡을 받았는데 그건 싫어여! 라라라보다는 좋아하는 음식을 말할까!?
[반리]
그럼 코믹밴드잖아. 어쨌든 지금은 가사에 집중해. 어떻게든 짜내. 기타 연습은 금지.
[타이치]
으으~…… 알겠슴다.
-
[대학 친구A]
나나오, 노래방 안 갈래?
[타이치]
볼일이 있어서 다음에 가자!
[대학 친구A]
그래.
-
[타이치]
쥬자 씨! 기다렸죠!
[쥬자]
응. 그럼 스튜디오로 가자.
-
[타이치]
드럼 연습 잘 돼가여?
[쥬자]
지배인님한테 빌린 전자 드럼으로 기숙사에서도 연습해서 리듬이 꽤 맞아들어가기 시작한 것 같아.
그런데 너무 집중하다 보면 가끔 힘이 들어가서 스틱을 날려버려서 문제야.
[타이치]
그, 그 버릇은 고쳐야겠네여…….
[쥬자]
가사는 어때?
[타이치]
그게…… 하나도 못써서 난 글재주가 없구나 절망하고 있어여. 역시 내가 가사를 쓰는 건 무리일까여~…….
[쥬자]
……제8회 공연 때 나도 나한텐 글재주 같은 건 없으니 각본은 쓸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나도 잊고 있던 과거의 내가 쓴 문집을 보니 놀랍더라. 그 글을 힌트 삼아서 현재 내 모습을 과거 내 모습과 겹쳐보며 각본을 쓸 수 있었어.
그게 내게는 성공한 큰 경험이 됐어.
[타이치]
그 일인극 정말 좋았어여.
[쥬자]
타이치도 반드시 쓸 수 있어.
[타이치]
그럼 좋겠지만여…….
[쥬자]
제8회 공연 때도 과거의 경험이 연기를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됐어. 그때 깨달은 건데…… 내게 연기는 과거 내 감정을 애도하는 것이기도 해.
내가 과거에 억눌러왔던, 못 본 척 해왔던 감정을 연기로 표현하며 애도하는 거야.
자기 자신에 대한 가사를 쓰는 것도 어쩌면 과거의 감정을 주워서 연기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그러니까 지금 느끼는 감정을 쓰더라도 과거의 자신을 되돌아보면 지금을 아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몰라.
……미안,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네.
[타이치]
아니야! 제대로 전달됐어여!
그러니까 과거는 확실히 지금으로 연결되어 있으니까 '지금 이 순간'에 너무 구애될 필요 없다는 거잖아.
[쥬자]
응.
[타이치]
(굳이 말하자면, 말주변이 없는 쥬자 씨가 열심히 생각한 끝에 자신의 경험을 들려줬다는 걸 알겠어. 역시 쥬자 씨도 처음 만났을 때보다 어른이 됐다고 할까…… 달라진 것 같아)
그러고 보니 언제까지 머리를 빨간색으로 유지할지 생각했다는 얘기를 아 쨩하고도 했는데……. 내가 생각하는 어른이 누구냐고 물어보길래 가장 가까이 있는 어른은 사쿄 형이라고 대답했더니 엄청 부정했어여.
아 쨩은 여전히 사쿄 형한테는 까다롭다니까여.
[쥬자]
가까이 있는 어른이라…… 나도 사쿄 씨나 겨울조 멤버들, 신세 지고 있는 풍림화산 사람들이 떠오르는데. 초대조 사람들도 있고.
[타이치]
앗, 그렇죠!
[쥬자]
그러고 보니 요즘 계속해서 프로로 활동하려고 노력하는 츠즈루 씨나, 일을 시작한 오미 씨도 어른이 됐다고 느꼈어.
[타이치]
그렇죠……. 면접 보고 온다고 정장 입고 방을 나섰을 때는 오미 군이 왠지 엄청 어른처럼 보였어여.
(나는 졸업 후에 어떻게 될까. 오로지 배우의 길만을 걷고 싶다는 생각은 하는데…… 아직 멀긴 해도 언젠가는 생각해야만 하는 일이야)
(만약에 배우 일을 하지 않았다면 분명 더 절실하게 취직활동을 일찍 생각하고 준비해야만 했겠지……)
-
[쥬자]
이제 갈까.
[아자미]
나도 한계야.
[타이치]
수고했어여. 난 남을 거니까 열쇠는 그대로 두고 가도 되여.
[쥬자]
더 하게?
[타이치]
기숙사에 있으면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들하고 얘기하게 되니까. 내일은 학교도 안 가니까 오늘 밤은 이대로 스튜디오에 박혀서 조금이라도 가사를 짜내고 싶어여.
[쥬자]
너무 무리하지는 마.
[아자미]
피부를 생각해서 적당히 해.
[타이치]
알겠슴다!
……. (자 그럼, 다시 재생……)
(멜로디 진짜 멋있다니까여~ 이 곡에 부끄럽지 않은 가사를 생각해야 하는데……)
…….
-
[대학 친구]
나나오, 머리 검어졌네!?
[타이치]
구직 활동 해야 하니까~ 역시 더는 힘들지.
[대학 친구]
그렇긴 해. 당분간 술도 못 마시겠어.
[타이치]
그러게~
[대학 친구]
어색하긴 한데 검은색도 잘 어울려.
[타이치]
아하하, 진짜……?
(그야 원래 검은색이었으니까. 이런 밋밋한 색이 나한테 잘 맞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