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트래블러 제9화
[이즈미]
꽤 넓네요!
[츠즈루]
그보다 사람이 너무 없어서 더 넓게 느껴져요.
[이타루]
우리밖에 없네.
[치카게]
참고로 난 아무것도 안 했어.
[이즈미]
아무 말도 안 했는데요!?
[츠즈루]
대관이라니 좀 너무 부자 같은데요.
[사쿠야]
우주에 관련된 게 여러 가지 전시되어 있네요.
[치카게]
사이트에서 본 것보다 본격적인걸.
[시트론]
이거 윌석이라고 쓰여있어!
[마스미]
월석.
[치카게]
이게 진짜 달에 있던 거구나.
[츠즈루]
그렇게 생각하니 감동적이에요.
[이타루]
이왕이면 역할 분석 겸 다 같이 가자고 선배가 권유했으면서, 가장 즐거워 보이네.
[시트론]
틀림없이 자기가 가고 싶었던 거야.
[츠즈루]
앗――.
치카게 씨, 이쪽으로 와보세요.
-
[치카게]
――.
[츠즈루]
월면체험 코너인가 봐요. 영상이 비치는 것뿐이지만 잘해놓은 것 같아서요.
[치카게]
…….
[츠즈루]
(치카게 씨……?)
[치카게]
진짜 달에서도 이렇게 보일까?
……전에 츠즈루가 물어봤지. 왜 우주 비행사가 되고 싶었냐고. 그 질문의 답, 아직 듣고 싶어?
[츠즈루]
들어도 된다면요.
[치카게]
……잠시 옛날 얘기를 해볼까.
내 가정환경은 조금 복잡해서, 철이 들었을 무렵에는 이미 집 안에 내 자리가 없었어.
그래서 항상 집을 나와서 정해진 곳에 가 달을 바라보곤 했지. 그러는 동안에 저 달에 가보고 싶어진 거야.
……그건, 나를 받아들여 주는 집이 필요했던 거겠지.
이런 불편한 곳에서 멀리 떨어진, 언제나 부드럽게 지켜봐 주는 저 달에 라면 내 자리 하나쯤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어린애가 할 법한 발상이지?
원래도 우주에 관심은 있었지만, 우주 비행사가 되고 싶었던 건 이런 이유에서야.
[츠즈루]
그렇다는 건…… 그 꿈은 이미 이루어졌다는 거죠?
[시트론]
달도 아니고 우주비행사도 아니지만!
[사쿠야]
그렇게 되네요!
[치카게]
?
[츠즈루]
치카게 씨의 집이라면 여기에 있잖아요.
[치카게]
――그렇지.
[이즈미]
그리고 달에 가고 싶다는 꿈도 이번에 무대 위에서 이루어질 거예요.
[시트론]
치카게는 우니를 잔뜩 손에 넣었어~!*
*우니 = 일본어로 '성게'
[마스미]
왠지 아파 보여.
[이타루]
그러게.
[츠즈루]
(자기를 받아들여 줄 곳을 찾아서 달에……)
――앗, 이제 알 것 같아.
-
[이즈미]
이걸로 각본, 무사히 완성했네!
[츠즈루]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
[시트론]
너무 애태운다니까!
[이타루]
그래도 그만큼 좋은 엔딩이야.
[사쿠야]
지노 일행이 로베르트를 붙잡아서 같이 지구에 돌아온다……. 이쪽이 더 감정이입이 되는 것 같아요.
[이즈미]
로베르트의 캐릭터는 그대로지만 살이 붙어서 깊이가 생겼어.
(치카게 씨 연기도 그 후로 더 좋아졌고. 어릴 때 일을 여러 가지 떠올린 거겠지)
[마스미]
그보다 엔딩 말고도 다 바뀌었잖아.
[츠즈루]
윽……. 치카게 씨 얘기를 들었더니 글이 술술 써져서…….
[이즈미]
전속 작가이자 이번 준주연의 특권이지.
[츠즈루]
치카게 씨는 어릴 때 잠시 꿈꿨던 것뿐이라고 했지만…….
저는 역시 이 각본과 로베르트라는 역할을 치카게 씨와 어린 시절의 치카게 씨에게 선물하고 싶어요.
저희에게는 예전에도 지금도, 치카게 씨는 치카게 씨니까요.
[치카게]
고마워.
그런데 츠즈루는 나한테 질문 안 해도 되겠어?
[츠즈루]
충분히 알게 됐고, 이 이상은 용량 초과예요. 이제는 글을 쓴 저를 믿을 뿐이죠.
[치카게]
그래. 그러면 나도 고맙지.
[츠즈루]
아, 그래도―― 역시 하나 물어봐도 될까요?
[치카게]
?
[츠즈루]
있으면 좋겠는데―― 각본에 리퀘스트 있어요?
[치카게]
……그럼, 하나 요청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