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의 주민 제3화
[타스쿠]
"어라? 너는 밥 안 먹는 거야?"
[아즈마]
"식사 시간이 불규칙해. 나는 신경 쓰지 말고 먹어."
[이즈미]
(전체적인 느낌이 괜찮기는 한데, 아즈마 씨의 레오가 조금 부족한 것 같아……. 흡혈귀인 레오는 세상과 동떨어진 분위기가 나는 게 아즈마 씨한테 딱 어울리는데……. 아직 역할분석이 끝나지 않은 건가? 평소 같은 초연한 느낌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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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미]
그럼 오늘 연습은 여기까지 할게요. 각자 조금 더 깊게 역에 대한 해석을 해주세요.
타스쿠 씨는 믿음직스럽지 못한 느낌이 나오도록 약간 조절해주세요.
[타스쿠]
알겠어.
[이즈미]
아즈마 씨는 연습을 거듭하면서 조금만 더 역할에 녹아들면 좋겠어요. 지금은 역할과 아즈마 씨가 조금 떨어져 있다고 할까, 거리가 있어 보여요.
[아즈마]
거리라…….
[타스쿠]
레오의 '혼자서 살아간다'는 달관한 느낌을 좀 더 의식하면 좋지 않을까? 지금은 덧없는 인상이 앞서는 것 같아.
[이즈미]
(확실히 거리가 있는 건 그 부분일지도 몰라. 하지만 '혼자서 살아간다'라는 건, 어떻게 보면 아즈마 씨에게는 상반되는 생활방식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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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마]
'……우리 가족은, 내가 초등학생 때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어.'
'가끔 그 당시 꿈을 꿔. 내가 아무리 불러도, 나 혼자만 남겨두고 가족이 사라지는 꿈.'
'소이네야를 시작한 것도 그 때문이야.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 잊을 수 있으니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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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미]
(아즈마 씨가 레오에 몰입하지 못하는 건 그게 원인일지도……)
[아즈마]
……그래. 의식해볼게.
[타스쿠]
내가 보조할게.
[아즈마]
괜찮아. 내가 변하지 않으면 소용없는 거니까.
[이즈미]
……. (분명, 다들 아즈마 씨 과거 이야기는 모르고 있겠지. 적어도 츠무기 씨나 타스쿠 씨가 알게 된다면, 아즈마 씨도 약간은 더 하기 쉬워질지 모르지만……. 내 맘대로 얘기할 수는 없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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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마]
……혼자서 살아간다라. 오랜만에 돌아가 볼까…… 혼자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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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스쿠]
이 대사를 칠 때, 코우타는 약간 어긋나는 게 좋겠지?
[츠무기]
그러면 관객이 보기에 산만해질 거야. 그보다 레오가 이쪽을 보고 있는 게…….
[호마레]
저 두 사람은 아직 하고 있는 건가?
[아즈마]
한 시간 동안 같은 얘기를 하고 있어.
[호마레]
이런 이런, 여전히 연극 바보로구만.
[아즈마]
그러네……. 저기, 호마레는 연기 좋아해?
[호마레]
음? 그렇지…… 싫었다면 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하네만…….
오히려 내게는 좋다 싫다가 아닌, 그것에 가치를 느끼는가 아닌가가 중요해. 그리고 연극은 열중할 가치가 있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지.
[아즈마]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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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쓴 남자]
오늘은 어디였지?
[이타루]
저 건물 2층입니다. 선배가 회식에 참가하다니 별일이네요.
[안경 쓴 남자]
당분간은 여기서 할 일이 많아질 것 같으니까 동료와 대화도 하고 상사의 비위는 맞춰둬야지. 술자리는 중요하잖아.
[이타루]
해외 생활이 길었을 텐데 잘 알고 있네요.
[안경 쓴 남자]
그야 뭐.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뭐 그런 거지.
[아즈마]
…….
[안경 쓴 남자]
어라, 치가사키네 극단 사람 아니야?
[이타루]
네? ――아, 그러네.
[안경 쓴 남자]
분명, 겨울조 사람이었지?
[이타루]
맞아요.
[안경 쓴 남자]
그러고 보니 다음 겨울조 공연 이제 곧이지? 또 티켓을――.
[이타루]
이미 신청해뒀습니다.
[안경 쓴 남자]
매번 고마워.
[이타루]
빈말하시기는.
[안경 쓴 남자]
다음에 한턱낼게.
[이타루]
그거, 이제 횟수 꽤 쌓였어요.
[안경 쓴 남자]
그랬나? 뭐, 앞으로도 잘 부탁해. 마음에 들었거든, 너희 극단이.
- 곁에서 함께 잠을 자는 일.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