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청년 앨리스 제2화
[이즈미]
그럼, 봄조 공연 '이상한 나라의 청년 앨리스' 첫 연습을 시작하겠습니다!
[츠즈루]
대본, 아슬아슬하게 안 늦어서 다행임다…….
[사쿠야]
츠즈루 군 괜찮아요?
[츠즈루]
하루 종일 잤으니까 그럭저럭.
[시트론]
항상 불륜불황으로 너무 열심히 해!
[츠즈루]
불면불휴겠지. 너무 불온하잖아.
[이즈미]
그럼 마스미 군, 이번 단장으로서 한마디!
[마스미]
…….
[이타루]
그런 건 마스미가 가장 서툴러하는 분야――.
[마스미]
이번에 단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아직 부족한 게 많지만 창단 공연에서 얻은 경험을 살려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이즈미]
어!?
[츠즈루]
왜 그래!?
[시트론]
마스미가 버그야!
[이타루]
다른 사람 대사 말한 거 아냐?
[시트론]
라이터의 미스야!
[이타루]
아니, 스크립터 실수일지도.
[이즈미]
(좀 놀라긴 했지만 마스미 군도 저렇게 제대로 말할 수 있구나)
우선 대본 리딩을 시작하자. 첫 장면부터――.
-
[이타루]
"앨리스 군, 네 학우에게는 보이지만 네게는 보이지 않는 황금의 보물이 있다고 하자. 자, 그것은 무엇일 것 같나?"
[마스미]
"교수님, 이론적으로 생각했을 때 현실에는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정답은 꿈이겠죠."
[이타루]
"그럼 꿈과 현실을 나누는 건 뭐라고 생각하지? 앨리스 군, 너는 머리는 좋지만 고지식한 게 단점이야. 이거라도 마셔보면 어떤가?"
[마스미]
"뭔가요?"
[이타루]
"평범한 홍차란다. 릴랙스 할 수 있는 약이지. 네 머리도 조금쯤 유연해질지도 몰라."
[마스미]
"기대가 되지는 않지만, 잘 먹겠습니다."
[이즈미]
(역시 마스미 군이야. 어제 건네받은 대사를 벌써 다 외웠어)
[츠즈루]
"큰일이야, 이대로면 지각할거야. 서둘러야지."
[이즈미]
(다른 애들도 창단 공연 때보다는 좋아졌지만……)
[사쿠야]
"거긴 내가 낮잠 자는 장소인데. 비켜주지 않을래?"
[이즈미]
(하지만 역시 마스미 군에 비하면 아직 멀었어)
[시트론]
[이즈미]
!?
[츠즈루]
[시트론]
어쩐지 이상한 대사라고 생각했어!
[츠즈루]
멋대로 바꾸지 마!
[이즈미]
(응, 시트론 군은 여전하네. 역시 연습에 제대로 시간을 들여야겠어……)
[마스미]
…….
[사쿠야]
마, 마스미 군?
[이즈미]
(혹시 화를 내려는 건가? 로미줄리 때도 잘 못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독설을 뱉었고)
[마스미]
……한 번 더.
[이즈미]
어?
[마스미]
한 번 더 하트 왕의 대사를 말해봐.
[시트론]
알겠어!
"감옥에 넣어라!"
[마스미]
좋아.
[이즈미]
(마스미 군이 냉정하게 연습을 진행시키다니……! 마스미 군이 단장인 게 좀 걱정됐었는데, 전혀 걱정할 필요 없겠어. 이제 어른이 된 걸까?)
-
[이즈미]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마스미 군, 전할 말 있어?
[마스미]
……잘 되지 않은 부분도 많았지만 처음이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 각자 안 됐던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습해줘.
[사쿠야]
으, 응, 알았어!
[시트론]
마스미가 도움을 줬어!?
[츠즈루]
어드바이스까지 했어.
[이타루]
술렁…… 술렁…….
[이즈미]
(정말 성장했구나……. 왠지 엄청 기뻐!)
마스미 군 말이 맞아. 내일은 조금 더 잘 할 수 있도록 하자. 해산!
(마스미 군도 믿음직하고, 이번 공연도 완성이 기대돼)
[마스미]
……저기.
[이즈미]
응?
[마스미]
오늘 나, 어땠――.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이즈미]
???
[마스미]
제3조…… 바로 평가를 바라지 않는다…… 재촉하지 않는다…… 침착하게 가만히 기다린다…… 나는 기다릴 수 있는 남자…….
[이즈미]
(뭔가 중얼거리면서 가버렸는데 무슨 일이지? 혹시 뭔가 고민이 있나……?)
[츠즈루]
왠지 저렇게 다르니 이상한데.
[이즈미]
……마스미 군 말이야?
[츠즈루]
네. 전처럼 마스미가 독설을 뱉어서 껄끄러워 질 줄 알았는데…….
[이즈미]
로미줄리 때랑은 전혀 달랐지.
[사쿠야]
마스미 군도 분명 단장으로서 열심히 하려고 하는 거예요! 로미줄리 때는 모두가 저를 도와줬으니까, 이번엔 제가 마스미 군을 도와줘야죠!
[시트론]
나도 열심히 할게!
[사쿠야]
저녁밥 먹은 후에 복습해요!
[시트론]
여기서 만나면 끝장을 볼거야!
[츠즈루]
그건 복수야!
[사쿠야]
그럼 먼저 실례할게요!
[시트론]
먼저 갈게야!
[츠즈루]
……으~음, 그런데 마스미는 열심히 한다기보다 무리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즈미]
그런가……?
(듣고 보니 확실히 너무 갑자기 변한 경향이 있을지도……. 열심히 하려는 것뿐이면 괜찮지만, 너무 무리하지 않는 게 좋을 텐데. 아까도 뭔가 말하려다 말았고…… 좀 신경 쓰여)
어쩌면 마스미 군, 너무 신경을 쓰고 있는 걸까? 처음엔 성장했다고 생각해서 기뻤는데, 조금 심하게 달라졌지.
[츠즈루]
그렇죠. 마스미답지 않다고 해야하나…….
[이즈미]
이타루 씨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타루]
……글쎄. 별로 대화해본 적 없어서, 솔직히 무슨 생각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이즈미]
(이타루 씨는 타인한테 별로 관심 없어 보이니까……. 하지만 이번엔 주역과 준주역이니까 계속 이 상태라면 나중에 문제가 될지도 모르겠어)
이타루 씨, 이번엔 마스미 군하고 호흡을 맞춰야죠. 특히 이번 앨리스는 전체적으로 회화 중심의 연극이라 주고받는 대사가 꽤 중요해질 거예요. 얘기를 조금 나눠보세요. 허물없이 친해지면 연기에도 나오니까요.
[이타루]
마스미랑 친해지라니 무리~
[이즈미]
그런 말 하지 말고요!
[이타루]
무리무리.
[이즈미]
정말~ 그렇다고 마스미 군한테 모두와 허물없는 친구가 되라는 것도…….
[츠즈루]
지금 캐릭터라면 가능할 것 같지만, 좀 다르죠.
[이즈미]
평소의 마스미 군이 아닌 것 같으니까…….
[츠즈루]
이타루 씨는 어른이니까, 이타루 씨가 어떻게든 해주세요.
[이타루]
실화냐.
[이즈미]
잘 부탁드릴게요!
[이타루]
……어른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