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우자! 성원으로 MANKAI☆ 제6화
[반리]
아~ 피곤하다…….
응?
카즈나리미요시☆ [예의 그 노트, 효도르한테 전달했엉♪ 가을조끼리 돌려줘!]
카즈나리미요시☆ [예~] BANRI.
카즈나리미요시☆ [아, 그러고 보니 부탁했던 자료도 이번에 직접 전해줄게! 상담도 언제든지 해도 돼~!]
카즈나리미요시☆ [감사함다] BANRI.
[반리]
(슬슬, 이것저것 진짜로 생각하지 않으면―……)
(그보다 효도가 먼저 노트 쓰는 건가…… 어차피 그 녀석 변변하게 쓰지 못했겠지)
-
[쥬자]
…….
[반리]
(노트 앞에 두고 미동도 없다는 건 다 쓴 건가……?)
백지냐.
[쥬자]
!! 시끄러워. 기척 지우고 들어오지 마.
[반리]
평범하게 들어왔다고.
그보다 어차피 대단한 건 못 쓸 테니까 빨리 나한테 넘겨.
[쥬자]
뭐라고?
[반리]
그걸로 다 쓴 걸로 해둬. 불에 쬐면 글씨가 나온다고 해.
[쥬자]
이자식――.
[반리]
그게 싫으면 빨랑 써. 뒤에 밀렸다고.
[쥬자]
――네가 말 안 해도 쓸 거야. 네놈이 방해만 하지 않으면.
[반리]
아 예~
(감독쨩을 향한 메시지라…… 나는 뭐라고 쓰지)
(그건 그렇고 1년이라…… 부활동도 뭣도 계속하지 못했던 내가 잘도 버텼네. 하나의 커뮤니티에 이렇게 길게 있는 건 처음일지도. 저번에 집에 온 누나한테도 아직 연극하고 있다고 했더니 놀랐고)
(내 일이지만 신기하다니까. 연기에 관한 건 계속해도 질리지 않아. 연극 같은 거, 전혀 관심 없었는데 말이야……)
…….
[쥬자]
…….
[반리]
(그때 효도 뒤를 따라가지 않았다면…… 아니, 효도한테 싸움을 걸지 않았다면 분명 평생 인연이 없었겠지)
(게다가 만약, 한 번 기숙사를 나간 나를 감독쨩이 쫓아오지 않았다면. 효도의 포트레이트를 보지 않았다면……)
(분명, 지금 나는 연기를 계속하고 있지 않을 거야)
-
[반리]
감독쨩, 알려줘. 나는 어떻게 하면 효도를 이길 수 있지?
[이즈미]
반리 군…….
[반리]
응? 어떻게 하면 돼?
[이즈미]
……우선, 연기와 똑바로 마주할 것. 그리고 지고 싶지 않다는 마음. 이건 이미 있는 것 같네.
[반리]
……. 효도의 포트레이트를 보고, 왠진 모르겠지만 뜨거워졌어. 그 녀석과 싸우고 졌을 때처럼 흥분됐어. 이대로 끝낼 순 없어, 끝내게 두지 않을 거야.
-
[반리]
(예전의 내가 보면 분명 믿을 수 없겠지. 이런 식으로 동료들과 무대를 만들어 내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니)
(가을조 녀석들하고 같이 오르는 무대…… 무대 옆에서 차례를 기다릴 때의 흥분이나 최종일 커튼콜에서 느끼는 설렘……)
(그 시절의 나는 아무것도 몰랐어. 내가 지금 여기서 연극을 계속하는 건, 전부 여러 가지 우연이 겹쳐서 이루어진 거지. 아니, 우연이 아닌가. 뭐라고 할까 이게 소위 말하는 운――)
(……아니, 무슨 생각을 하는건지)
[쥬자]
…….
[반리]
(이번엔 정말 다 쓴 건가?)
야, 슬슬―― 아직 백지냐!!
-
[쥬자]
자, 다 됐다.
[반리]
엉?
[쥬자]
졸지 말라고.
[반리]
네놈이 너무 기다리게 한 거라고! 날이 밝는 줄 알았네.
[쥬자]
빨리 써. 뒤에 밀려있으니까.
[반리]
그거 아까 내가 한 말이거든!!
[쥬자]
흥.
[반리]
칫.
…….
[쥬자]
(저 녀석, 벌써 쓰기 시작하는 건가. 나는 그렇게 고민했는데. 칫, 아주 재주 좋은 놈이야……)
(연기도, 관심도 없으면서 오디션 때부터 요령 있게 해냈지. 하지만 의욕 없는 놈에게만은 절대로 지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어. 질 생각도 없었고)
(그랬는데 어느샌가 연기가 변해갔지. 진심으로 무대와 마주하게 된 저 녀석의 연기는, 열받지만 처음보다 훨씬 좋아졌어. 그래서 더 지고 싶지 않다고 뜨거워지고 자극도 받았어)
(솔직히 내 연기가 좋아진 건 저 녀석의 연기 덕분이기도 해. 열 받으니까 절대로 말 안 할 거지만)
(저 녀석의 연기가 향상되는 걸 볼 때마다 잠재력의 차이를 싫든 좋든 의식하게 돼. ……재능이라는 걸 생각하게 돼)
(그래도 재능도 없는데 연기가 하고 싶다는 내 마음을 인정해준 감독님한테는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고, 은혜도 느끼고 있어)
-
[쥬자]
――못하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어떻게든 연기를 하고 싶어. 나를 극단에 넣어줘.
[이즈미]
어……?
[쥬자]
……이렇게 부탁한다.
[이즈미]
……연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연기를 생각하는 마음과 향상심. 환영할게.
-
[쥬자]
(감독님 덕분에 나는 계속 꿈꿔오던 무대에 오를 수 있어. 그게 얼마나 기쁜 일인지…… 분명 셋츠는 알 수 없겠지)
(하지만 그렇기에, 나는 내 방식대로 연기를 갈고닦아가겠어. 셋츠와는 다른 방식으로……)
(내 연기는 아직 미숙하지만…… 감독님에게 은혜를 갚는 건 지금부터야)
[반리]
좋아, 한 건 해결~
네 백 분의 일 정도의 시간으로 다 썼다고.
[쥬자]
네놈이 10분이라고 치고, 1000분이나 걸리지 않았어.
[반리]
말이 그렇다는 거지!
[쥬자]
어차피 적당히 써 내려갔겠지.
[반리]
뭐야? 네놈보다 훨씬 잘 썼다고.
[쥬자]
흥. 다 됐으면 얼른 가져가. 뒤가 밀렸으니까.
[반리]
그러니까 네가 할 말이냐!
-
[반리]
진짜, 효도 때문에 엄청 타임 로스라고.
[지배인]
아아, 바쁘다 바빠…….
[반리]
?
[지배인]
빨리해야 하는데…….
[반리]
뭘 그렇게 서두르고 있어?
[지배인]
!? 아, 아뇨아뇨, 저는 아무것도 수상한 짓은…… 수상한 짓 따위 아무것도 안 했고 말고요, 물론입니다, 하하하…….
[반리]
부자연스러운 게 수상한데.
[지배인]
그, 그럼, 여러 가지 준비할 게 있어서, 이만!
[반리]
준비라니…… 공연도 가깝지 않은데 무슨 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