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우자! 성원으로 MANKAI☆ 제9화
[츠무기]
그럼 잘 부탁해.
[히소카]
…….
[타스쿠]
야, 괜찮은 거야? 그대로 자지 마라?
[히소카]
……뭘 쓰면 좋을지 모르겠어.
[츠무기]
히소카 군이 감독님을 생각하는 마음을 솔직하게 쓰면 돼.
[히소카]
…….
[타스쿠]
너랑 아리스가와가 다 쓰면 아즈마 씨한테 줘. 꼭 당일에 늦지 않게 하고.
[히소카]
……알았어.
……. (새하얀 페이지……. 마치 내 기억 같아. 하지만 새하얘도 이상하게 무섭지 않아. 감독님도 겨울조도, 새하얀 나라도 받아들여 줬어)
-
[히소카]
……약해졌을 때는 숨어서 체력이 회복되기를 기다리도록 배웠어.
……윽.
[이즈미]
이제 자자. 분명 다른 사람들이 금방 찾아줄 거야. 여기엔 히소카 씨를 상처입힐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숨지 않아도 돼. 안심하고 쉬어.
[히소카]
……응.
-
[히소카]
(지금 나한테는, 내 인생에 대한 게 극단에 들어온 뒤의 짧은 기억밖에 없어. 내게는 감독님이 받아들여 준 이 극단 모두와의 연극이, 일상이…… 인생의 전부)
(감독님이 만약 나를 극단에 끌어들이지 않았다면…… 분명 지금도 새하얀 채일 거야. 다들 없을 거고. 아무것도 없는 공백…… 분명 그건 몹시 무서워)
(그러니까 극단에 넣어줘서 다행이야……)
……썼다. 내 마음.
(만약 내가 또, 갑자기 지금의 기억을 잃어버리면…… 감독님도 겨울조도 생각해낼 수 없게 되면)
……. (그래도 분명, 이걸 읽으면 떠오를 거야. 모두와 함께라면 괜찮아…… 무섭지 않아)
-
[호마레]
지금 막 왔네.
[히소카]
……새근새근.
[호마레]
히소카 군은 또 바닥에서 자고 있는 건가. 살인현장이라고 착각할걸세.
으음? 이건 메시지북이 아닌가. 이미 쓴 건가?
설마 히소카 군이 벌써 다 썼을 줄이야……. ……후후, 꽤 마음을 울리는 메시지야. 이거야 나도 질 수 없겠군.
-
[호마레]
감독군에게 보내는 말……. 울려 퍼지는 칸타타, 높이 춤추는 칸타타…… 모두가 모여서 따라란란…….
음, 점점 시흥이 떠오르는군.
……음, 잠깐만. 시라면 저번에도 주었지.
(모처럼의 기회니까 가끔은 다른 사람들처럼 편지를 써볼까)
"아룁니다. 날이 갈수록 따뜻해지고 가련한 복숭아꽃도 피어나는 시기, 점점 연습에도 힘이 들어갈 거라 생각합니다."
(감독군과 만난 뒤로는 하루하루가 자극적이라 많은 것을 얻는 나날이었어)
(내게는 없는 감정, 언어를 가진 감독군과 극단원들에게 끌려서 겨울조에 입단한 그 날……. 설마 내 안에 이리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게 될 줄이야, 생각해보지도 못했지)
(시인으로서는 긴 경험을 가진 나도 연극은 처음. 일말의 불안도 있었어. 무엇보다 연극은 타인과 함께 행하는 것이야. 혼자서는 할 수 없지)
(만약 그때와 같이 누군가를 상처입힌다면…… 그런 예감은 훌륭하게 적중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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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마레]
나는 타인을 향한 공감 능력이 완전히 결여되어 있는 거지. 그러니 미움받고 말아. 아무도 나와 마음속 깊이 이어지려 하지 않아.
[이즈미]
――그렇지 않아요. 츠무기 씨도 말했잖아요. 마음의 거리를 메우기 위해 커뮤니케이션을 하자고요. 겨울조 모두, 분명 호마레 씨와 서로 이해하고 싶을 거예요.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호마레 씨가 먼저 모두에게 다가가야죠.
[호마레]
하지만 나는 모두의 사고를 이해할 수 없어. 또 상처 입히게 될 거야…….
[이즈미]
제대로 설명하면 알아줄 거예요. 어쨌든 다 함께 얘기를 나눠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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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마레]
(부주의한 말로 모두를 상처입힌 나를, 감독군은 그렇게 말하며 격려해줬어. 그 말이 있었기에 나는 모두와 마주하고 보다 깊은 결속을 느낄 수 있었던 거야)
(제2회 공연 때도 모두의 도움을 받아 할머니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지)
(창단공연 때 감독군이 밀어주지 않았다면, 분명 겨울조 모두와 나는 '운명공동체'가 되지 못했을 거야. 지금쯤은 제각기 다른 길을 갔을지도 몰라)
(모든 게 맞물렸기에 극단은 계속되고 모두와 함께 지내는 지금 이 순간이 있는 거야. 이 숭고한 기적을 생각하면 마음이 떨리지 않을 수 없군……)
……음? 어느새 문장이 시가 되어있군. 가끔은 취향을 바꿔보려고 했는데…… 뭐 됐어. 실로 걸작뿐이로다. 감독군도 분명 눈물을 흘릴 게야.
자, 다음은 아즈마 씨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