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청년 앨리스 제10화
[이타루]
고마워!
[마스미]
……(꾸벅).
[사쿠야]
감사합니다!
[시트론]
황송해~!
[츠즈루]
아직 대하 붐이냐!
-
[이즈미]
(최종일도 이걸로 종막인가…… 정말 눈 깜짝할 새였어. 공연 후반에는 다들 점점 고조되면서 흠잡을 데 없는 최종일을 맞이했어. 오늘은 서서 보는 관객이 나올 정도로 인기였고…… 정말 잘됐어)
-
[이즈미]
다들 수고 많았어~!
[츠즈루]
수고했어~!
[이타루]
수고수고.
[시트론]
수고야~!
[사쿠야]
그럼, 건배 선창은 단장인 마스미 군!
[마스미]
……건배.
[츠즈루]
분위기 안 살잖아!
[이즈미]
자, 자.
[사쿠야]
건배!
[츠즈루]
건배!
[시트론]
건배~!
[이즈미]
최종일 대단했어. 입석 관객들도 많았고.
[사쿠야]
객석은 보지 못했는데, 가득 찼었나 봐요.
[이즈미]
당일 표가 순식간에 팔려서 지배인님이 서둘러 대응했는데, 그래도 다 들어오지 못했대.
[츠즈루]
후반에 재관람이 늘었다고 들었슴다.
[이즈미]
휴연일 이후에 마스미 군하고 이타루 씨 연기가 무척 좋아졌잖아. 무슨 일 있었어?
[사쿠야]
앗, 그러고 보니…….
그 날, 이타루 씨가 갑자기 학교에 마스미 군을 찾아왔었어요. 가기 전에 마스미 군네 형이라고 말해서, 그 후에 여자애들이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하고――.
[이즈미]
확실히 이타루 씨는 눈에 띄니까.
[츠즈루]
오오~ 납치한 후에는?
[마스미]
……별로.
[시트론]
특수 이벤 뜬거야~ 플래그 선거야.
[사쿠야]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 궁금해요!
[이즈미]
어떻게 친해진 거예요?
[이타루]
별로 대단한 일은 없었어. 더럽게 건방진 우스이 마스미 군을 격투 게임에서 엉망진창으로 만들어줬을 뿐.
[이즈미]
엉망진창……?
[사쿠야]
격투 게임……?
[츠즈루]
결국 그거냐!?
[마스미]
최악이었어.
[시트론]
주먹으로 대화했구나~! 일진만화 같아!
[사쿠야]
그렇구나! 싸우고서 친해지는 일도 있으니까요!
[이즈미]
같이 게임을 하고 서로를 이해했다는 거야?
[마스미]
……서로 이해할 수 없다는 걸 이해했어.
[이타루]
그거지.
[츠즈루]
뭐야 그게.
[사쿠야]
결국 이해 못했다는 거야!?
[시트론]
수수께끼가 수수께끼를 부르는 전개야~!
[마스미]
그리고 이타루는 실패한 예로서 참고가 됐어. 나는 저렇게 되지는 않을 거야.
[이타루]
너무함.
[츠즈루]
이타루 씨 혹평이네요.
[사쿠야]
두, 두 사람, 전보다 친해진 걸까?
[이즈미]
(하지만 왠지 불평하면서도 호흡이 잘 맞아. 서로 통하는 느낌이 들어)
-
[이즈미]
(후우…… 너무 많이 마셨나~ 술 좀 깨고서 씻어야지. 어라? 발코니 창이 열려있어……)
[이타루]
…….
[이즈미]
이타루 씨?
[이타루]
감독님, 수고~
[이즈미]
수고하셨습니다. 옆에 앉아도 돼요?
[이타루]
응. 그렇게 해.
[이즈미]
그럼 실례합니다. 이번 공연 어땠어요?
[이타루]
게임을 못해서 힘들었어. 일제히 랭킹 떨어졌어.
[이즈미]
그런 거 말고요……!
[이타루]
뭐, 여러 가지로 재밌었어. 나 자신을 발견하기도 했고.
[이즈미]
발견?
[이타루]
나답지 않은 모습 같은 거. 뭐랄까, 격에 맞지 않게 신경 쓰고 있었던 걸지도. 마스미뿐만 아니라 나도 나답지 못했어. 난 일단 봄조의 최연장자잖아. 어른이고, 어떻게든 하려는 마음에 분발했다는 거지. 사교성도 없으면서.
[이즈미]
이타루 씨가 사교성이 없어요?
[이타루]
뭐, 그렇지. 오타쿠의 소양이야. 그래서 잘 안 되고 헛돌기만 했어. 내가 한 일이지만 바보 같았지.
[이즈미]
이타루 씨…….
[이타루]
딱히 나 아니어도 감독님도 있고, 나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했으면 됐을 텐데. 그도 그럴게, 여기는 그런 곳이잖아? 감독님.
[이즈미]
그렇죠…….
(모두가 각자 자신답게 있을 수 있는 장소…… 자신답게 빛날 수 있는 장소. 이 극단도 무대도 그런 곳이야)
앞으로도 이타루 씨는 이타루 씨 답게 있어주세요.
[이타루]
좋아, 내일부터는 랭킹 좀 올려야지~ 잘 수 없겠어~
[이즈미]
하지만 게임은 적당히 해주세요!
[이타루]
음~ 노력은 할게. 그럼 잘 자.
[이즈미]
안녕히 주무세요!
(이타루 씨는 이타루 씨 답게. 그게 바로 무대에서 가장 빛나는 방법일 테니까……)
-
[이즈미]
(술도 깰 겸 여기까지 와버렸는데…… 이렇게 최종일 다음에 무대 세트를 보는 게 버릇이 되어버렸어. 내일이면 이 무대도 앨리스의 세계도 사라져 버린다니…… 몇 번을 겪어도 쓸쓸하고 침울해. 어라? 누구지, 먼저 온 사람이……)
[마스미]
…….
[이즈미]
마스미 군, 이런 데서 뭐 하고 있어?
[마스미]
……그냥.
[이즈미]
그래.
[마스미]
너는?
[이즈미]
나도 그냥.
[마스미]
……뭐야. 나를 찾으러 온 줄 알았어.
[이즈미]
아하하, 아쉽겠네. 마스미 군은 이번 공연 어땠어?
[마스미]
……어땠냐니?
[이즈미]
어떤 마음이 들어?
[마스미]
……재밌었다고, 생각해.
[이즈미]
정말?
[마스미]
……처음엔 감독님을 위해 연기했어. 감독님이 칭찬해주는 게 기뻐서 즐거웠어. 하지만 어느새, 그런 생각을 할 여유도 사라지고 칭찬받지 않아도 그저 즐거웠어. 지금까지 이런 마음이 든 적은 없었는데.
[이즈미]
그래…….
(로미줄리 때는 연기를 계속 할 이유를 잃어버렸는데, 지금은 제대로 연기가 재밌다고 생각하게 됐어. 연극을 대하는 마스미 군의 마음은 확실히 변한 거야……)
……잘됐어. 진심으로 연극을 좋아하게 됐구나. 기뻐.
[마스미]
네 덕분이야. 네가 있어서 이렇게 즐거운 일을 찾을 수 있었어. 역시 너는 내 운명의 사람이야.
[이즈미]
마스미 군…….
(저렇게 진지한 얼굴로 말하면 심장에 해로워……)
이제부터 분명, 연극이 점점 더 좋아져서 더욱 더 즐거워질 거야.
[마스미]
응, 그렇게 될 것 같아. 그러니까 앞으로도 계속 네 옆에 있을 거야.
[이즈미]
후훗. 앞으로도 잘 부탁해, 마스미 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