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막 제8화::망설임의 에튀드
[이즈미]
네! 그럼 지금부터 여름조 첫 연습을 시작하겠습니다! 미경험자가 많으니까 레크리에이션을 포함한 에튀드부터 시작할게.
[유키]
에튀드가 뭐야?
[텐마]
그런 것도 모르냐?
[이즈미]
응, 텐마 군이 설명해줘.
[텐마]
……에튀드란 즉흥극을 말하는 거야. 대본 없이 연기자가 바로 애드리브로 연기하는 거지. ……이걸 왜 내가 설명하고 있는 건데!
[이즈미]
(말은 그렇게 하면서 제대로 설명하는 점이 훌륭하네……)
그래서 두 사람이 한 조로 대화를 나눌 거야. 시간은 5분. 설정도 안 정할 거니까 둘이서 만들어 가면 돼. 먼저 유키 군하고 무쿠 군.
[유키]
네~에.
[무쿠]
앗, 네!
[이즈미]
그럼 스타트!
[유키]
…….
[무쿠]
…….
[이즈미]
(처음이니까 당황스럽겠지)
뭐든지 괜찮아. 우선 연기에 익숙해지는 게 중요하니까.
[유키]
"……요즘 어때?"
[무쿠}
어, 어!? 요, 요즘?
[유키]
"뭔가~ 재밌는 일 없어? 요즘 학교 지루하잖아, 나 심심해~"
[이즈미]
(여고생이야……!)
[카즈나리]
윳키가 하는 여고생, 위화감 없어…….
[무쿠]
"나, 나도 심심해. 어디 놀러 갈래?"
[유키]
"앗, 좋아. 노래방 갈까?"
[이즈미]
(여고생의 일상 대화인가. 둘 다 얼굴이 귀여우니까 딱 어울려)
(슬슬 5분이 됐나. 대화의 끊김도 없었고 처음치고는 그럭저럭 괜찮았어)
――네, 거기까지!
[텐마]
그냥 말투를 좀 바꿨을 뿐이잖아.
[이즈미]
지금은 익숙해지는 단계니까 충분해. 다음은 카즈나리 군하고 미스미 군.
[카즈나리]
옙.
[미스미]
삼각~?
[이즈미]
(미스미 군, 괜찮을까……?)
그럼, 스타트.
[카즈나리]
으음, 어떡하지…….
[미스미]
…….
[이즈미]
(카즈나리 군은 어떻게 시작할지 망설이고 있네. 미스미 군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어)
[카즈나리]
아, 그~렇지!
"큰일 났네~! 촬영에 늦겠어. 오늘은 잡지 인터뷰도 있고 TV 녹화도 있는데……."
[이즈미]
(그렇군. 탤런트가 됐구나. 미스미 군은……)
[미스미]
"여기야, 여기! 택시 불렀으니까 빨리 타!"
[이즈미]
(어……?)
[카즈나리]
어? 아, 택시?
[미스미]
"그러니까 사무소에서 스케줄 확인하라고 했잖아. 아침에도 전화했는데 안 일어나고~"
[카즈나리]
"어, 어어, 미안!"
[이즈미]
(매니저야……! 카즈나리 군의 연기를 제대로 받아줬어. 혹시 경험자인가……? 미스미 군이 카즈나리 군을 솜씨 좋게 서포트하고 있어……)
……네, 거기까지!
[텐마]
이카루가라는 저 괴짜…….
[유키]
숙련됐네.
[이즈미]
(카즈나리 군은 유키 군이나 무쿠 군처럼 초심자고 어색함이 있지만, 미스미 군은 달라. 생각보다 기대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
그럼, 다음은 텐마 군하고…… 미스미 군, 한 번 더 부탁해.
[미스미]
좋아~
[텐마]
…….
[이즈미]
스타트!
[텐마]
"……."
[미스미]
"……."
[이즈미]
(서로 어떻게 나오나 살피고 있어……)
[텐마]
"……뭐야?"
[미스미]
"뭐라니, 뭐? 쳐다봤을 뿐인데."
[텐마]
"불만이 있으면 말을 해."
[미스미]
"트집 잡지 마. ……넌 항상 그랬지."
[텐마]
"무슨 뜻이야."
[미스미]
"동생주제에 항상 대들기나 하고."
[텐마]
"동생? 이제 와서 형 행세야? 제대로 집에 오지도 않으면서."
[이즈미]
(사이 나쁜 형제…… 초반의 긴장감을 제대로 이용하고 있어)
[텐마]
"잘난 척 하지 마! 아버지가 병에 걸린 것도 모르면서!"
[미스미]
"아버지가 병에……? 그게 무슨 말이야?"
[텐마]
"……너랑 상관없어."
[미스미]
"상관없을 리 없잖아! 어떻게 된 거야!?"
[이즈미]
(텐마 군, 미스미 군이 어떻게 나오는지를 살피면서 전개를 펼치고 있어. 이런 점은 역시 대단해)
[미스미]
"……미안해. 아버지 병원, 알려줘."
[텐마]
"……차 가지고 올게."
[미스미]
"고마워……."
[이즈미]
네, 거기까지.
(불화에서 화해, 해결부분까지 딱 5분…… 기승전결을 갖췄어)
역시 텐마 군――.
[텐마]
흥, 이제 알겠냐? 에튀드란 건 이런 거라고. 너희는 그저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하고 있었을 것뿐이야.
[유키]
하나하나 트집 잡아야만 속이 풀려? 그렇게 삐뚤어진 근성을 갖고 있으니까 얼간이라고 하는 거야.
[텐마]
사실을 말한 거 뿐이잖아!
[이즈미]
(저런 점에서 칭찬을 못하겠다니까……. 팀워크하고는 거리가 멀어)
그래그래, 둘 다 거기까지. 그러고 보니 리더를 정해야 돼.
[텐마]
그건 이미 결정난거나 다름없네. 이 면면들로 나 말고 누가 감당하겠어?
[유키]
뭐어어? 얼굴 가죽이 그렇게 두꺼워서 피부호흡은 되는 거야?
[텐마]
무슨 뜻이야!
[유키]
네가 리더를 할 수 있을 리 없잖아, 얼간이 배우.
[텐마]
뭐라고!?
[카즈나리]
아, 그럼 내가 더리 해버릴까~
[유키]
그건 아니지.
[텐마]
그건 아니야.
[카즈나리]
에엑~
[미스미]
나는 아무나 상관없어~
[이즈미]
무쿠 군 생각은 어때?
[무쿠]
네!? 어, 그러니까……. 연기 경험은, 이 중에서 텐마 군이 가장 많으니까…… 다른 멤버에게 연기지도를 해줄 수 있는 텐마 군이 적임이라고 생각해요.
[유키]
진짜? 연기 '뿐'이라고?
[텐마]
뿐이라니 뭐야 대체!
[유키]
말 그대로의 의미인데?
[이즈미]
그래그래, 거기까지! 무쿠 군의 의견은 일리 있으니까 리더는 텐마 군에게 맡길게.
[텐마]
당연하지.
[유키]
엑~
[이즈미]
단, 텐마 군은 리더에 어울리는 행동을 취하도록 항상 주의해줘.
[텐마]
말 할 것도 없어. 난 리더가 되기 위해 태어났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유키]
그런 점을 고치라는 거잖아.
[텐마]
뭐야? 너한테 그런 말 들을 이유 없어!
[이즈미]
(리더를 맡으면서 팀워크의 중요성을 배우게 된다면 좋을 텐데……)
[유키]
그러니까 얼간이라는 거야.
[텐마]
내 어디가 어떻게 얼간인데!
[유키]
종합적으로.
[텐마]
뭐라고!?
[이즈미]
(전도 다난하군…… 아, 봄조 때도 이거랑 똑같은 생각 했었던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