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막 제6화::츠즈루의 결의
[이즈미]
그런고로, 오늘은 경사스럽게도 치가사키 이타루 씨와 시트론 군이 입단했어요~!
[시트론]
다시 한 번 잘 부탁해.
[이즈미]
(시트론 군의 마스크를 벗은 얼굴, 아직도 익숙하지 않아. 예상 이상으로 미형이라 깜짝 놀랐어)
[지배인]
오오~! 신생 봄조 결성 사흘 만에 단원을 5명 모으다니 쾌거네요! 역시 감독님이에요!
[츠즈루]
그런데 그 이타루 씨는요?
[사쿠야]
이사 준비 때문에 돌아갔어요. 연습은 내일부터 참가한다나봐요.
[이즈미]
그럼 지금부터 다음 달에 있을 공연의 상연 목록을 정하려고 해요.
[사쿠야]
이타루 씨가 없는데 괜찮아요?
[이즈미]
앞으로 공연까지 7주밖에 남지 않았으니까 바로 각본을 준비하지 않으면 늦어.
[지배인]
예전 각본을 쓰는 건 안 될까요?
[이즈미]
그것도 좋겠네요.
[사쿠야]
선대 봄조의 로미오와 줄리엣 엄청 재미있었죠!
[마스미]
같은 걸 하면 비교당하겠지만.
[이즈미]
그건 좀 괴롭겠는데…….
[시트론]
로미오와 줄리엣, 좋아. 우리나라에서도 로미오가 우주로 돌아가는 신에서 엄청 오열했어.
[이즈미]
그거 다른 내용 같아.
[츠즈루]
저기――.
[이즈미]
왜, 츠즈루 군?
[츠즈루]
가능하면 제가 새 각본을 쓰고 싶은데요…….
[이즈미]
그래…… 원래 각본가 지망이었지.
(하지만 이 멤버로는 읽는 것부터 시간이 걸릴 테니까 각본은 지금 당장이라도 필요해…… 츠즈루 군의 마음은 알지만……)
[지배인]
미나기 군의 각본은 다음 공연부터 쓰면 어떨까요?
[츠즈루]
다음 공연이 있다고 정해진 검까?
[지배인]
그, 그건…….
[이즈미]
……. 츠즈루 군, 각본 쓰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려?
[츠즈루]
습작이라면 몇 개 쓴 적이 있는데, 2시간 정도의 길이는 아직…….
[이즈미]
그래…….
(기한을 정해놓고 하게 할까…… 하지만 그 동안에 연습을 시키는 편이 스킬도 오를 테고…… 이번엔 포기하게 하는 게 좋을까……?)
[츠즈루]
일주일…… 일주일만 기회를 주지 않을래요? 그래서 안 되면 포기할게요. 연습도 나갈게요.
[이즈미]
츠즈루 군…….
(진지한 표정이야. 정말 각본이 쓰고 싶은 거구나)
알았어. 일주일, 연습은 나오지 않아도 돼. 그 대신 반드시 각본을 하나 끝내야 돼.
[츠즈루]
어…… 괜찮슴까?
[이즈미]
그리고 어설픈 걸 내오면 화낼 거니까.
[츠즈루]
무섭게…….
[이즈미]
당연해요. 이 극단의 존속이 걸려있으니까. 그저 쓰고 싶었다는 자기만족으로 끝나면 안 돼.
[츠즈루]
――알겠어요.
[사쿠야]
츠즈루 군, 힘내세요!
[지배인]
어떤 이야기를 쓸 건지는 정했어요?
[츠즈루]
초대 봄조의 공연 영상을 본 뒤로 머릿속에 계속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미지가 떠올라서요. 그걸로 하려고 함다.
[시트론]
좋아! 나 붙잡힌 우주인 할게.
[츠즈루]
그거 로미오와 줄리엣 아니라니까.
[마스미]
줄리엣은 너?
[이즈미]
나!? 내가 할 리 없잖아. 난 어디까지나 감독이야. 이제 무대에는 서지 않아.
(그래, 그렇게 정했어. 이제 배우로서 무대에 서지 않아. 서지 않아. 그럴 자격이 없어……)
[지배인]
창단된 그 날부터 MANKAI 컴퍼니의 배우는 남성뿐입니다. 전통적으로 여성 역할도 남성이 연기해요.
[이즈미]
그런가요.
[사쿠야]
그럼 역시 이번에도 누가 여장하는 거예요?
[지배인]
초대 봄조에는 여장을 잘 하는 배우가 있었는데, 글쎄 어떨까요…….
[이즈미]
이 멤버로 여장을 하는 건 좀 저급해질 것 같아서 무서운데.
[츠즈루]
그 점은 맡겨주지 않을래요?
[이즈미]
……알았어. 츠즈루 군을 믿을게.
[츠즈루]
알겠슴다.
[이즈미]
그럼 각본은 츠즈루 군에게 맡기고 오늘은 해산.
내일은 평일이니까, 사쿠야 군하고 마스미 군은 학교 가지? 지각하면 안 돼.
[마스미]
네가 깨워줘.
[이즈미]
사쿠야 군, 잘 부탁해.
[사쿠야]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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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인]
감독님, 각본을 미나기 군한테 맡겨도 괜찮을까요? 일단 초대 봄조의 각본을 찾아둘까요?
다른 사람들끼리 먼저 그 쪽 대본 읽기를 시작하거나…….
[이즈미]
(확실히 그렇게 하는 편이 안전하겠지만……)
아니. 괜찮을 거예요. 츠즈루 군을 믿어보죠.
(츠즈루 군의 반드시 할 수 있을 거야. 그저 감이지만, 이 감을 믿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