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막 제 3화::경험자는 말한다
[아자미]
아·에·이·우·에·오·아·오.
카·케·키·쿠·케·코·카·코.
[이즈미]
(연습에 참가하고 며칠 만에 발음도 꽤 좋아졌어. 낯가리는 것도 없어졌고, 대사 표현도 익숙해지기 시작했지. 반리 군이 잘 가르치는 건가.)
(원래 배짱 있는 애니까 무대에 서는 것 자체는 문제없을 것 같아…… 남은 건 일인극 쪽인데…….)
-
[이즈미]
그럼, 10분 휴식할게.
[타이치]
네. 마실 거 가져와야지.
[반리]
아, 나도.
[타이치]
그럴게여.
[아자미]
……후우.
[이즈미]
아자미 군, 수고했어. 일인극 진행 상황은 어때?
[아자미]
……일단 대충 됐는데, 10분보다 짧게 끝나.
[이즈미]
낭독처럼 계속 대사를 읽는 게 아니라, 포즈나 완급, 손짓 몸짓을 더해보면 어떨까? 전체 길이가 바뀔 거야.
[아자미]
……해볼게.
[사쿄]
일인극은 저 녀석 혼자서 어떻게든 하는 거잖아. 보살펴줄 필요 없어.
[이즈미]
네에?
[아자미]
……망할 사쿄.
[사쿄]
뭐야?
[이즈미]
(문제라고 하면, 사쿄 씨도 그중 하나지.)
……반리 군, 반리 군.
[반리]
어?
[이즈미]
……일인극 진척 상황을 좀 신경 써줄래?
[반리]
……그래. 알았어.
-
[이즈미]
……가을조 공연 일정 말인데요, 이쯤은 어때요?
[사쿄]
딱 좋을 것 같군.
[이즈미]
그럼, 이 날을 예정으로 진행할게요.
[사쿄]
그래.
[이즈미]
……아자미 군의 일인극, 기대되네요.
[사쿄]
어차피 예전의 셋츠처럼 대충 연기해서 그 사람한테 까이고 끝나겠지.
[이즈미]
내용을 거짓말로 꾸며온다는 거예요?
[사쿄]
그래. 뭐, 그런 짓을 하면 나는 바로 알 수 있지만.
[이즈미]
아자미 군의 어린 시절, 알고 있어요?
[사쿄]
알다마다…… 바쁜 회장님을 대신해 내가 그 녀석을 돌봤었어.
[이즈미]
그랬었군요. 그럼, 연기에 사쿄 씨에 대해서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사쿄]
……글쎄 어떨지. 그 녀석에겐 완전 미움을 사버렸어…… 뭐, 자업자득이지만.
[이즈미]
(전에 회장님이나 은천회 사람들하고 만났을 때는 규모가 큰 가족같이 보였는데, 왜 두 사람은 사이가 나쁜 걸까? 아자미 군도 사코다 씨는 잘 따르는 것 같던데…….)
(어쩌면 사쿄 씨랑 아자미 군도, 그런 식으로 사이가 좋았을 때가 있었을지도……. 뭔가 험악해지는 계기가 있었던 걸지도 몰라…….)
-
[아자미]
"이게, 내 어린 시절……."
[반리]
…….
[아자미]
뭐야?
[반리]
제대로 연습하고 있네.
[아자미]
……뭐 그렇지.
[반리]
진행은?
[아자미]
그럭저럭.
[반리]
된 곳까지 보여봐.
[아자미]
아직 하는 중인데.
[반리]
괜찮으니까. 그 아저씨가 다시 보게 해주고 싶잖아.
[아자미]
…….
[반리]
자, 어서.
[아자미]
……하아.
-
[아자미]
"나는, 그 녀석이 해준 말을 간직하고 살아간다……."
[반리]
…….
[아자미]
끝.
[반리]
……전혀 안 되겠네.
[아자미]
뭐야!?
[반리]
헤어지게 된 친구 이야기는, 감동적이긴 한데 지어낸 거잖아.
[아자미]
――.
[반리]
이렇게 관객으로 보니까 다 보이네…… 과연.
[아자미]
뭐?
[반리]
아니, 혼잣말이야.
[아자미]
지어낸 얘기라도 상관없잖아. 망할 사쿄 외에는 안 들킬 테고.
[반리]
어쩌다 관객은 속였다고 해도, 감독쨩하고 유조 씨는 절대 안 될걸.
[아자미]
왜――.
[반리]
지어낸 이야기는 진짜를 이기지 못해. 특히 경험이 얕은 배우가 하면, 어떻게 하든 얄팍해지지.
뭐, 내가 말하기엔 부메랑도 정도가 있지 싶지만…….
아자미, 내일 오후 비워놔.
[아자미]
내일?
[반리]
작전 회의 같이 해줄게. 예정이 있으니까 계속 봐주진 못해도.
[아자미]
별로 안 도와줘도 되는데.
[반리]
사쿄 씨가 코웃음 쳐도 괜찮다면, 그래도 되지만.
[아자미]
…….
[반리]
어쩔래?
[아자미]
……알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