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막 제 30화::훌륭함
[이즈미]
(로이를 죽이고, 마침내 원수와 재회하는 이반…….)
[이반]
"네 녀석만은 용서 못 해…… 용서 못 해, 붉은 눈!"
[레드]
"잘 짖는 먹이로군."
[이반]
"――윽. 빨라――."
[아벨]
"이반!"
[이반]
"!! 크악."
[레드]
"뭐냐, 넌? 먹이 데리고 피크닉인가? 뭐, 편리해 보이는군. 나도 따라 해야겠어."
[이반]
"큭――."
[레드]
"상자에 처넣고 냉동 보존하면 시간이 지나도 썩지 않겠지?"
[이반]
"크아아!"
[아벨]
"하앗!"
[레드]
"――이런."
[이반]
"아벨!"
[이즈미]
(오미 군의 악역 행세가 이번에도 작렬하는걸. 액션도 화려하니까 위압감이 더 크게 느껴져.)
[레드]
"이렇게 시끄러우면 갖고 다니는데도 고생이겠어. 내가 처리해주지."
[아벨]
"하아앗!"
[레드]
"――."
[아벨]
"큭――."
[레드]
"너, 그 팔――?"
[아벨]
"이반!"
[이반]
"그래!"
"하아앗!"
[레드]
"큭――. 으윽……."
[이반]
"……3년 전에 네가 죽인 갈색 머리 남자애를 기억하나?"
[레드]
"……모르겠군."
[이반]
"그렇겠지. 죽어라."
[레드]
"……――이봐, 반푼이."
[아벨]
"?"
[레드]
"너처럼 되다 만 녀석의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아벨]
"뭐?"
[이반]
"어디서 들었지?"
[레드]
"……센트럴의……."
[이반]
"이봐!"
[레드]
"빌에게……."
[아벨]
"――."
[이반]
"야! 일어나!"
[레드]
"……."
[이반]
"칫……."
[아벨]
"빌……."
[이반]
"센트럴이라고 했었지. 그곳은 꽤 오래전부터 언데드 소굴이 되었던데……."
[아벨]
"……."
[이반]
"야, 왜 그래? 괜찮아?"
[아벨]
"……아무것도 아니야."
[이반]
"그럴 리 없잖아. 안 그래도 나쁜 안색이 더 나빠잖다고."
[아벨]
"……."
[이반]
"화내지 마. 본 그대로를 말한 것뿐이니까. 빌이 누구야. 아는 사이야?"
[아벨]
"……어머니의 원수, 내 아버지였던 녀석이야."
[이반]
"――."
[아벨]
"……."
[이즈미]
(두 사람 다, 이반과 아벨의 관계성이 변하는 걸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어. 서로를 경계하던 첫 만남하고는 확실하게 달라졌어…….)
-
[이반]
"가자고. 그 녀석을 만나면, 네 용건은 한 번에 끝나."
[아벨]
"네가 따라올 필요는 없어."
[이반]
"여기까지 멋대로 따라온 놈이 말을 잘 한다."
[아벨]
"……괴짜라니까."
[이반]
"피차일반이지."
[이즈미]
(신뢰관계를 쌓은 이반과 아벨이, 아벨의 원수인 아버지에게로 간다…….)
-
[빌]
"음? 뭐야. 이사한 게 섞여들었군."
[아벨]
"아버지……."
[빌]
"환영해주지. 자, 먹이다."
[개 언데드]
"크릉!"
[이반]
"뭐야, 이놈들은―― 개 언데드야!?"
[빌]
"인간들이 시끄러워서 말이야. 이쪽도 살아남으려고 이것저것 생각하고 있다고."
[아벨]
"그렇군. 되다 말았다는 건 이 얘기였나……."
[이반]
"아벨――."
[아벨]
"그럼, 당신한텐 볼일 없어――."
[빌]
"――큭."
[아벨]
"――."
[이반]
"아벨, 물러나!"
[아벨]
"――윽."
[빌]
"아깝군. 먹이 주제에, 머리가 잘 돌아."
[아벨]
"함정인가――."
[이반]
'하앗!"
[빌]
"――."
[아벨]
"이반, 그 녀석은 내 사냥감이야."
[이반]
"이제 좀 실력이 나오는 것 같네. 하지만, 나도 갚아야 할 빚이 있다고――!"
[빌]
"칫."
[아벨]
"하아앗!"
[빌]
"――윽."
"큭――."
[아벨]
"……."
[이반]
"괜찮아?"
[아벨]
"……그래. 뒤는 처리반에게 맡기자."
[이반]
"응? 야, 이 녀석 목 뒤에 칩이 심어져 있는데."
[아벨]
"칩……?"
[이반]
"원래 있던 거야?"
[아벨]
"아니, 아버지는 이런 거――."
[이반]
"재생해보자."
[아벨]
"……."
[빌]
"……내 사랑하는 아내 사샤와 아들 아벨."
[아벨]
"――."
[빌]
"부디, 이게 무사히 너희 곁에 도착하기를……."
[아벨]
"아버지……?"
[이반]
"가까이 가지 마, 또 함정일지도――."
[빌]
"이제 시간이 없어…… 이대로면, 나는 너희를…… 그것만은, 반드시 피해야 돼……."
[아벨]
"아버지, 아버지――!"
[빌]
"……아벨, 미안하다…… 나는, 너를 또 지키지 못했어……. 그때도…… 우리가 좀 더 조심했더라면…… 사고를 당하지 않았을 텐데…… 그런 몸이 되지 않았을 텐데……."
[아벨]
"――."
[빌]
"아벨…… 사샤, 부디…… 내 몫까지 살아다오……."
[아벨]
"아버지――! 으아아아아아!"
[이즈미]
(아벨이 교통사고로 반신이 기계가 된 것을 알리는 빌…….)
(사쿄 씨의 양면성 연기…… 역시 사쿄 씨야. 동일인물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야…….)
[아벨]
"……."
[이반]
"사고라고 했었지, 아버지가."
[아벨]
"내 몸은 반은 안드로이드야. 그래서, 언데드가 되지 않았지. 인간도 언데드조차도 아니야."
[이반]
"……."
[아벨]
"되다 만 놈이지."
[이반]
"상관없어. 너는 아벨이잖아. 내 음침한 파트너라고."
[아벨]
"쓸데없는 게 한 마디 있잖아."
[이반]
"……네 아버지는 한계까지 제정신을 유지했다는 거군. 언데드라도 원래대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는 건가?"
[아벨]
"……모르겠어. 하지만, 이미 알맹이가 달라. 인간처럼은 살아갈 수 없어. 사람을 먹는 것으로밖에 살아갈 수 없어."
[이반]
"……."
[아벨]
"사람으로서 살아간다면, 그 녀석들을 뿌리 뽑을 때까지 끝나지 않겠지."
[이반]
"……그렇지."
"너는 어떡할 거지? 사람으로서 살아갈 거냐, 언데드로서 살아갈 거냐."
[아벨]
"……나는, 아벨이야. 멍청한 이반의 파트너지."
[이반]
"쓸데없는 게 한 마디 있는데."
[아벨]
"나는, 아벨로서 살아가겠어."
[이반]
"그럼 할 일은 하나뿐이군."
[언데드A]
"그가아아아!"
[언데드B]
"으가아아아! 먹을 거야!"
[이반&아벨]
"――다 죽여주마!"
[이즈미]
(수십 명의 언데드와의 활극으로 라스트――.)
-
[아자미]
――.
[쥬자]
――잘 했다.
[아자미]
아야――.
[타이치]
최고였슴다!
[오미]
잘 했어.
[아자미]
일일이 때리지 마!
[반리]
첫 무대치고는 훌륭한데?
[아자미]
당연하지. 그보다, 머리 빙글빙글 돌리지 말라고!
[사쿄]
애드리브 호흡은 아직 멀었어. 좀 더 상황을 읽고――.
[아자미]
바로 설교하기냐.
[사쿄]
잔말 말고 들어――.
[아자미]
아, 시끄러― 시끄러―.
[이즈미]
자 얘들아, 커튼콜!
[아자미]
――.
[사쿄]
――칫.
[이즈미]
(무대 위에서는 그렇게 호흡이 딱 맞았는데. 화해했어도, 두 사람은 변함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