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막 제 25화::라스트 신
[이즈미]
(무대에 선 크리스 대신에, 팬텀이 노래한 밤…….)
[칼]
"이것 참 놀랍군. 오늘 아리아를 노래한 건 누군가 싶었어. 지금까지는 적당히 했던 건가?"
[크리스]
"아니, 우연이야."
[칼]
"흐응…… 뭐, 상관없지."
[필]
"크리스 군, 오늘 노래는――."
[크리스]
"?"
[필]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대성공이던걸. 앞으로도 기대하지."
[라울]
"크리스, 그건 뭐야!?"
[크리스]
"너도 들었어? 망령 따위가 아니야. 그는 실재하고 있어!"
[라울]
"그게, 그 녀석 목소리라는 거야? 하지만, 왜 그런 짓을――."
[크리스]
"그는 한 번 더 무대에 서야만 해. 그렇게 생각했을 뿐이야."
-
[스탭]
"크리스 씨. 팬이 보낸 선물입니다."
[크리스]
"고마워."
"――우왓."
[라울]
"크리스, 왜 그래?"
[크리스]
"라울――."
[라울]
"――뭐야 이건! 이봐, 도망쳐! 문을 닫아!"
[크리스]
"저건…… 독거미?"
[라울]
"대체 어디서 줘워온 거야?"
[크리스]
"아니, 팬이 보낸 선물이라고……."
[라울]
"괴롭힘인가. 그렇다 해도 질이 너무 나빠."
-
[이즈미]
(크리스를 대신해 팬텀이 무대에서 노랫소리를 피로한 직후부터,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끝내는 본방 도중에…….)
[크리스]
"――윽."
[팬텀]
"――위험해."
[오페라 극장 손님A]
"우와앗!"
[오페라 극장 손님B]
"무슨 일이야, 샹들리에가――."
[크리스]
"너는……."
[오페라 극장 손님A]
"뭐지? 연출인가?"
[오페라 극장 손님B]
"사고가 아닌 거야?"
[팬텀]
"……어리석은 남자로군."
[크리스]
"――팬텀?"
[리처드]
"그럴 리가…… 설마……."
[팬텀]
"리처드, 너는 10년 전의 과오를 또다시 반복할 셈인가. 이 남자를 없애도, 네 죄는 사라지지 않는다."
[리처드]
"무슨 말을――."
[오페라 극장 손님A]
"이 이야기가 이런 줄거리였나?"
[팬텀]
"네게 복수하기 위해 지옥의 밑바닥에서 돌아왔다. 스스로 저지른 죄에서 달아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마라."
[리처드]
"뭣들하고 있나! 빨리 막을 내려! 침입자를 붙잡아!"
[팬텀]
"……."
[크리스]
"――앗, 기다려줘!"
[라울]
"크리스!"
[이즈미]
(이 장면의 볼거리는 팬텀과 리처드가 주고받는 대화. 가면 속에 새겨진 상처를 증오로 일그러트리는 팬텀과, 자신이 저지른 죄에 두려워하는 리처드…….)
(호마레 씨의 감정표현 풍부한 리처드 연기에 팬텀도 끌려가고 있어…… 느낌이 좋아.)
[팬텀]
"어디까지 따라올 생각이지?"
[크리스]
"팬텀――아니, 에릭이라고 불러야 할까? 계속 너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어."
[팬텀]
"……."
[크리스]
"나는 친구로서 너를 돕고 싶어."
[팬텀]
"친구? 미래도 희망도 있는 너와 지옥의 밑바닥에 사는 내가 친구라고? 꽃밭에서 사시는군."
"알겠나? 내가 너에게 노래를 들려준 건 너를 꺾어 버리기 위해서다. 네 가창력 따위 하잘것없는 것이라고, 네게 재능 따위 없다고 깨닫게 해 절망시키기 위함이었다."
[크리스]
"그래도 나는 네 노랫소리에서 희망을 찾았어. 네 덕분에 내 노래는 더욱 좋아졌어."
[팬텀]
"친구 따위 될 수 있을 리 없어. 주변은 전부 라이벌이라고 배우지 않았나? 모든 것을 배신하고, 앞지르고, 밀어내지 않으면 자신의 역할을 얻을 수 없다. 무대에 서는 건 한 명뿐이야."
[크리스]
"하지만――."
[팬텀]
"돌아가라. 여기는 너 같은 남자가 올 만한 곳이 아니야."
[크리스]
"――."
[이즈미]
(크리스의 순수함, 다정함을 접하고 마음이 움직이는 팬텀. 섬세한 연기가 필요한 장면인데…… 잘 표현하고 있어.)
-
[필]
"10년 전 실종사건을 조사한다고? 그런 옛날 사건을 조사해서 뭘 할 생각이지?"
[크리스]
"중요한 일이에요. 부탁드립니다."
[필]
"뭐, 협력해주는 건 상관없는데, 일단 당시에도 은밀히 조사는 했었어. 하지만 아무것도 알 수 없었지."
[라울]
"이미 벌인춤이야. 납득이 갈 때까지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싶어."
[필]
"알겠어. 당시 스탭에게 연락해둘게."
[이즈미]
(팬덤에게 상처를 입힌 범인을 추적하기 위해 분투하는 라울과 크리스…….)
-
[라울]
"증인이 이렇게 많으면 리처드도 발뺌할 수 없겠지. 고발은 신작 발표 스테이지에서 할 거야. 팬텀의 부활 스테이지로는 안성맞춤이지."
[팬텀]
"어리석은 짓을……."
[크리스]
"네 노랫소리는 오페라 극장의 보물이야. 묻힌 채로 둘 수는 없어."
[팬텀]
"……아첨은 필요 없다. 나는 그 남자에게 복수하고 싶을 뿐이야."
[크리스]
"복수라니…… 너는 무대로 돌아가야지."
"기다려, 에릭――. ……."
[라울]
"……괜찮겠어? 저 녀석은 지옥 밑바닥에서 가수의 마음도 잃어버렸을지도 몰라."
[크리스]
"그럴 리 없어. 그렇게 아름다운 노랫소리를 가졌으면서……."
-
[크리스]
"리처드. 당신을 에릭의 얼굴을 불태운 살인미수죄로 고발합니다!"
[리처드]
"무슨―― 전부 엉터리야!"
[라울]
"구차한 변명이로군. 무엇보다 본인의 증언이 있어."
[리처드]
"에릭은 죽었어! 증언 따위 할 수 있을 리 없다! 저번의 그 수작도 가짜를 쓴 거겠지."
"――."
[초대객A]
"……이 노랫소리는."
[초대객B]
"설마……."
[크리스]
"과거 에릭의 노래를 들은 적이 있다면, 그게 본인이란 것을 알 수 있을 거다."
[리처드]
"바보 같은…… 그래, 증거가 없어. 그저 목소리를 흉내 내는 것 정도는……."
[팬텀]
"증거라면 여기 있다. 10년 전에 네가 불태운 이 얼굴이 무엇보다 큰 증거다――."
[리처드]
"――윽."
[초대객A]
"저건…… 어떻게……."
[초대객B]
"심하군……."
[팬텀]
"추악하지 않나. 역겹지 않나. 이 상처야말로, 네 죄 그 자체다."
[리처드]
"큭――."
[팬텀]
"오로지 네게 복수하기 위해, 이 10년을 살아남았다."
[리처드]
"괴, 괴로워――."
[크리스]
"안 돼, 에릭! 그를 죽이면 너는 평생 무대 위로는 돌아올 수 없어! 나는 네 노래가 듣고 싶어!"
[팬텀]
"――."
[리처드]
"큭, 젠장――."
[초대객A]
"와악!"
[초대객B]
"큰일이야, 촛대가―― 빨리 불을 꺼!"
[초대객A]
"안 돼, 불길이 번지는 게 빨라……! 다들 도망쳐!"
[초대객B]
"기둥이 무너진다!"
[라울]
"크리스, 위험해!"
[크리스]
"――윽."
[팬텀]
"――큭."
[크리스]
"에릭……! 큰일이야, 빨리 치료를――!"
[팬텀]
"필요 없다. 망령은 이제 와서 상처 따위 입지 않아."
[라울]
"크리스, 도망치자!"
[크리스]
"에릭, 너도 같이――!"
[팬텀]
"막은 아직 내리지 않았다."
[크리스]
"에릭!!"
[팬텀]
"친구여. 마지막 노래를 네게 바치지……."
[크리스]
"――."
-
[라울]
"에릭과 리처드의 시신은 결국 찾지 못했다고 해."
[크리스]
"그래……."
[라울]
"수복공사는 아직 더 걸릴 것 같군."
[크리스]
"노래가……."
[라울]
"어?"
[크리스]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
[츠무기]
감사합니다!
[타스쿠]
감사합니다!
[가이]
…….
[이즈미]
(가이 씨, 여전히 굳어있네.)
[타스쿠]
……――.
[가이]
……해보지.
고맙다.
[오페라의 유령 관객A]
꺄―!
[오페라의 유령 관객B]
가이 씨 멋있어! 댄디해!
[이즈미]
(관객들 반응도 좋아. 마음을 잘 사로잡았어.)
-
[이즈미]
수고하셨습니다! 무척 좋았어요!
[호마레]
음, 첫날치고는 더할 나위 없는 성과야.
[타스쿠]
걱정했는데, 어떻게든 됐네.
[히소카]
……팬텀, 잘했어.
[아즈마]
처음보다 인간미가 있어서 매력적이었어.
[가이]
그래…….
[이즈미]
왜 그러세요?
[가이]
아니…… 뭐라고 해야 하나 안심해서, 맥이 빠진 듯하다.
[타스쿠]
아, 그런 거구나.
[가이]
정말 무사히 끝나서 다행이야…….
[호마레]
기운 내거라. 아직 공연은 더 남았으니까 말이야.
[가이]
그래…… 라스트 신에서 '막은 아직 내리지 않았다'라는 문장이 잘 안됐어. 좀 더 감정을 다르게 표현할 방법을 생각해야…….
[이즈미]
(첫날을 해내고 그렇게 박수를 받았는데, 아직 납득이 가지 않은 거구나…….)
[츠무기]
그래요. 더 좋게 만들어가요.
[타스쿠]
오늘의 완성도로 만족하면 안 되죠.
[호마레]
더더욱 갈고 닦아 가야지.
[이즈미]
(가이 씨를 시작으로, 다들 적극적으로 의욕에 넘치고 있어. 최종일이 벌써 기대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