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미]
(여름조 제9회 공연도 성황리에 무사히 끝나서 다행이야…… 평소 하는 여름조 공연과는 분위기가 조금 달랐는데―― 여름조다운 밝음과 안타까움이 절묘하게 섞인 분위기를 관객분들도 즐기신 것 같아)
(주연인 카즈나리 군도 공연 전에 작품 제작을 포함해서 UMC의 꿈을 향한 소중한 한 걸음을 내딛지 않았을까)
――어라?
(창고 문이 열려있네. 이 시간에 불이 켜져 있다는 건, 혹시……)

-

[이즈미]
카즈나리 군?

[카즈나리]
네네~

[이즈미]
작업 중이야?

[카즈나리]
이번 개인전에 전시할 신작을 그리고 있어. 이제 곧 완성이얌!

[이즈미]
앗, 하늘 그림…….

[카즈나리]
저번에 여행 갔을 때 그린 그림을 베이스로 했어.

[이즈미]
정말 예쁜 파란색이야.

[카즈나리]
석채화 군청색을 쓴 거야. 꽤 비싸서 이때다! 싶을 때만 써. 'SHI☆NO☆BI 진기한 여정' 공연 때 그린 불꽃놀이 그림에도 썼었어~

[이즈미]
아, 그 그림도 정말 근사했어.

[카즈나리]
천연 광석 가루를 쓴 거라서 깊이 있는 자연스러운 파란색을 낼 수 있어. 구워서 색감을 바꾸면 더 넓어지고. 이래 봬도 도구에도 꽤 신경 쓴다구.

[이즈미]
공연하는 사이사이 짬을 내서 제작했을 텐데 이렇게 그릴 수 있다니 대단해. 힘들지 않았어?

[카즈나리]
음~ 힘들었냐면 힘들기는 했지만……. 첫 개인전에 꼭 '스카이 갤러리'가 태어나는 계기가 된 이 소중한 그림을 전시하고 싶었어.
이 신작을 그린 건 그 여행을 기획해준 여름조 애들 덕분이니까, 그 마음을 이 그림에 담고 싶었어.
이번 개인전 개최도 내 미래를 위한 중요한 한 걸음――. 앞으로 UMC를 목표로 하면서 분명 또 고민하게 될 테지만, 내 마음껏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을 찾아가고 싶어.

[이즈미]
카즈나리 군이라면 분명 뭐든 할 수 있어. 응원할게.

[카즈나리]
고마워!

-

[이즈미]
꽤 성대한 파티네.

[미스미]
맛있어 보이는 게 많아~

[쿠몬]
앗! 티비에서 본 적 있는 사람이야!

[무쿠]
어? 어디 어디?

[텐마]
너무 두리번거리지 마.

[유키]
설마 진짜로 텐마가 드라마 찍은 감독님께 여름조가 초대받을 줄이야.

[텐마]
제9회 공연 팸플릿을 보냈더니 보러 왔나 봐. 굉장히 좋았대.

[카즈나리]
역시 우리야!

[쿠몬]
새 사무소에 스카우트 받으면 어쩌지~

[미스미]
삼각 같은 사무소라면 들어가도 좋아~!

[텐마]
그런 사무소가 있겠냐.
정말이지…… 너무 들떴잖아. 잘 들어, 후의로 불러주신 거니까 너무 소란피우지 마.

[쿠몬]
네~에!

[카즈나리]
알고 있어~

[감독]
아, 스메라기 군.

[텐마]
――감독님,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는 여름조 멤버예요.

[무쿠]
초,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독]
그렇게 긴장하지 않아도 돼. 캐주얼한 파티니까 다 같이 즐기다 가도록 해.
전에 한 여름조 공연은 정말이지 재미있었어. 여름조가 연기해서 더욱 잘 살았다고 생각해. 스메라기 군이나 다른 무대에서도 본 이카루가 군, 다른 배우들도 젊은데 좋은 연기를 하더군.
특히 주연을 맡은 애의 경쾌하고 포용력 있는 연기가 좋았어.

[카즈나리]
감사합니당! 주연을 맡았던 미요시 카즈나리임다!

[감독]
아, 네가――.

[카즈나리]
실은 저, 배우도 하지만 디자인 같은 것도 해요! 사이트도 만들고 올마이티로 다 하니까 뭔가 일이 있으면 연락해주세요~! 이거 명함이요!

[텐마]
야, 갑자기 영업하지 마.

[감독]
하하. 재밌는 학생이구먼. 무대에서 받은 인상하고는 차이가 커. 모처럼이니 부탁할 일이 생기면 연락하지. 그럼 재밌게 놀다 가게.

[유키]
역시 커뮤력 좋은 남자…….

[미스미]
카즈는 누구든 바로 친해져~

[텐마]
아무리 그래도 너무 들이댔어. 싫지는 않은 것 같아서 다행이었지…….

[카즈나리]
그치만 미래를 위해 연줄은 만들어 놔야지! 이런 교류는 안 하는 게 손해야~

[이즈미]
그런 점도 카즈나리 군다워.

[텐마]
정말이지…… 연줄이 어쩌니 하면서 풀죽어 있던 게 누구였더라.

[카즈나리]
연줄도 노력과 실력으로 모두에게 인정받으면 되잖아?

[텐마]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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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미]
첫날까지 정말 순식간이었어.

[텐마]
이번에는 공연 연습을 시작하기까지가 길었던 것 같아.

[카즈나리]
맞아 맞아, 엄청 바쁘고 힘들었어~

[무쿠]
카즈 군은 계속 작품을 그려야 했잖아.

[유키]
공연이랑 작업을 병행했지.

[텐마]
그래도 이제 공연을 무사히 성공하면 UMC와 양립할 준비는 여러모로 갖춰진 거 아냐?

[카즈나리]
그렇지~! 힘내야지!

[유키]
카즈나리, 스카프 비뚤어졌어.

[카즈나리]
앗, 고마워! 윳키가 만들어준 의상도 여전히 귀엽고, 신 나게 하자~!

[무쿠]
그러고 보니 이번 의상은 현대적이라서 조금 신선해. 의상 같은 느낌이 안 난다고 해야 하나.

[미스미]
세련됐어~

[쿠몬]
이대로 외출해도 될 것 같아!

[유키]
더러워지니까 금지.

[쿠몬]
칫~

[지배인]
슬슬 개연하겠습니다!

[카즈나리]
그럼 원진 짜자.

[텐마]
부탁한다, 단장.

[카즈나리]
음~ 평소처럼 여름조다운 것도 좋지만 이번에는――.
"타인이 정하는 가치에 사로잡히지 말고 보는 사람 한 명 한 명의 마음에 남는 것을―― 모두에게 전합시다!"

[쿠몬]
오오~!

[미스미]
파이팅~!

-

[이즈미]
(이번 무대는 미대생과 화가에게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말이 있는 스카이 갤러리)
(신인 시절 여기서 개인전을 열면 반드시 작품이 잘 팔려서 행운이 날아든다는 징크스를 믿고 화가 지망생들이 모인다……)

[아오미]
"사쿠라다 군, 수고했어요. 이번 개인전도 성황이었네요. 두 번째 개인전에서 거의 모든 작품이 팔리다니 대단해요. 착실하게 팬도 늘고 있고――."

[사쿠라다]
"저, 저는……."

[아오미]
"사쿠라다 군?"

[사쿠라다]
"역시 팔 수 없어요……!"

[아오미]
"네……?"

[사쿠라다]
"이 작품도 저 작품도 다 제 자식같이 소중해요! 그걸 팔다니 제가 대체 무슨 짓을……."
"모두가 슬피 울고 있어요으흐흑. 미안해! 전부 내가 나빴어! 이제 팔겠다고 안 할게! 또 물이랑 풀떼기만 먹는 한이 있어도 우리는 평생 함께할 거야……!"

[손님]
"어, 어? 저기, 이거 파는 거 아닌가요?"

[사쿠라다]
"죄송합니다! 안 팔아요! 돌아가 주세요! 제 자식은 제가 지킬 겁니다!"

[시라토]
"아니, 잠깐――."

[아오미]
"사쿠라다 군, 진정해!"

[사쿠라다]
"아오미 씨는 자기 자식을 팔아치우는 지독한 짓을 할 수 있어요!?"

[아오미]
"모, 못하겠지……?"

[사쿠라다]
"자기 손으로 소중하게 키우고 싶지 않은가요!?"

[아오미]
"으, 으~음, 뭐어 그렇지……."

[시라토]
"아오미 씨! 말려들지 마세요!"

[아오미]
"앗, 미안 미안."

[사쿠라다]
"죄송해요, 아오미 씨. 이 개인전을 위해서 여러모로 힘써주셨는데…… 저는 역시……."

[아오미]
"사쿠라다 군의 작품을 향한 넘치는 애정은 충분히 잘 알고, 그게 사쿠라다 군 작품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자식도 언젠가는 자립하는 날이 오는 법이죠. 여기 전시되어있는 작품은 모두 사쿠라다 군의 애정을 가득 품고 세상으로 날아갈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훌륭하게 자라서 각자 자신의 자리를 발견하고 많은 사람에게 힘을 주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은가요?"

[사쿠라다]
"아…… 그렇구나…… 맞아요. 이건 자립하는 거구나…… 그런데 나는, 무슨 바보 같은! 나는 부모로서 실격이야! 나는 바보야! 바보 바보!"

[아오미]
"괘, 괜찮아요. 진정하세요."

[손님]
"저기…… 그럼 파는 건가요?"

[시라토]
"물론이죠, 손님. 이쪽에서 수속을 도와드리겠습니다."

[손님]
"앗, 네."

-

[아오미]
"다음에 또 방문해주세요."

[시라토]
"……이번엔 정말 큰일 나는 줄 알았어요."

[아오미]
"음, 뭐, 사쿠라다 군은 저번 전시 때도 이랬으니까……."

[시라토]
"힘드네요……."

[이즈미]
(특이한 성격의 신인 화가 사쿠라다를 쿠몬 군이 개성 있는 캐릭터로 완성했어)
(평소보다 어른스러운 카즈나리 군의 아오미도 텐마 군의 다소 냉담한 시라토도 친밀감 있는 느낌이 좋아)

-

[시노노메]
"안녕하세요~"

[아오미]
"아, 시노노메 군. 어서 와요. 요즘에 평판이 좋던데요."

[시노노메]
"에헷, 덕분에요~"

[아오미]
"도움이 됐다니 기뻐요. 시라토 군, 차 한 잔 부탁해도 될까요."

[시라토]
"네."

[시노노메]
"시라토?"

[시라토]
"아……."

[시노노메]
"앗~!! 시라토다~!! 왜 여깄어~!?"

[시라토]
"……오랜만이야."

[아오미]
"아는 사이인가요?"

[시노노메]
"고등학교 친구~ 같은 미술부였잖아~!"

[시라토]
"시노노메가 여기서 개인전을 열었었다니 몰랐어."

[시노노메]
"나도 시라토가 여기서 일하는 줄 몰랐어~! 고등학교 졸업하고 취직한 거 아니었어?"

[시라토]
"아~ 뭐, 일이 좀 있었어."

[시노노메]
"그랬구나~ 그래도 또 시라토랑 같이 그림 일을 할 수 있어서 기뻐~"

[시라토]
"아니, 나는 그냥 알바라."

[아오미]
"시라토 군도 회의에 참석해주세요. 이제 슬슬 기획에 관한 것도 가르쳐주려고 하던 참이었어요."

[시라토]
"엇……."

[시노노메]
"야호~! 잘 부탁해!"

-

[츠즈루]
(신진기예 화가 시노노메는 이카루가 씨 이미지에 맞게 쓰긴 했지만…… 역시 정말 잘 어울려. 무대가 밝아지는 것 같아)

-

[이즈미]
(시노노메와 회의를 끝낸 다음 갤러리에 또 다른 미대생이 자기 작품을 가지고 온다……)

[아오미]
"안녕하세요. 스카이 갤러리 오너인 아오미예요."

[시라토]
"시라토입니다."

[모에기]
"아, 아아안녕하세요. 모에기예요."

[아오미]
"그럼 바로 포트폴리오를 볼 수 있을까요?"

[모에기]
"네, 넵! 저기, 이게―― 으아아!"

[시라토]
"괜찮으세요……?"

[모에기]
"고, 고맙습니다."

[아오미]
"그럼 보도록 할게요."

[모에기]
"저, 저기…… 어떤가요?"

[아오미]
"정말 좋은데요! 여기 디테일도 좋고요. 이런 작품은 일상생활에도 어울려서 손님들이 좋아하죠."

[모에기]
"그렇죠……! 저도 그 그림 정말 좋아해요! 그리고 여기는 색채 밸런스가 정말 좋은데――."

[아오미]
"네, 그래 보여요."

[모에기]
"그리고 이 그림은 구름을 모티브로 한 건데……. 밖에서 본 모습과 구름 안에 들어갔을 때의 모습으로 인간의 내면과 외면을 표현해본 거고, 그 갭이 좋아서."

[아오미]
"네. 꼭 전시회를 열어요."

[모에기]
"아…… 저기…… 죄, 죄송해요. 역시 그만둘게요……."

[아오미]
"네?"

[모에기]
"정말로 죄송합니다! 실례할게요!"

[아오미]
"앗, 잠깐――."

-

[쥬자]
(무쿠는 저런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구나. 나한테는 어려운 역할이야……)

-

[이즈미]
(갑자기 돌아가 버린 모에기의 뒤를 이어 또 다른 미대생이……)

[아오미]
"좋은데요. 착실하게 테마와 정면에서 마주하고 있는 게 전해져서 호감을 품는 손님이 많을 거예요."

[야마부키]
"그렇죠! 저도 그 점을 정말 좋아해요――! 이 그림은 테마에 관한 다각적인 모티브를 다루고 있어서 무척 심오해요! 보면 볼수록 달라져서 다양한 시각으로 테마에 접근할 수 있게 되어있어요!"

[아오미]
"그래요. 꼭 함께 전시회를 열어요."

[야마부키]
"아…… 그게……."

[아오미]
"왜 그러죠?"

[야마부키]
"저기…… 역시 그만둘게요! 실례했습니다!"

[아오미]
"어어어……?"

[시라토]
"이런 게 유행하는 걸까요."

[아오미]
"초인종 누르고 도망가는 것처럼……?"

[시라토]
"그보다 결례잖아요. 상대하지 않는 게 좋아요."

[아오미]
"으~음…… 그래도 뭔가 사정이 있을지도 모르고, 작품을 어떻게 할지 결정하는 건 작가의 마음이니까요."

[시라토]
"뭐, 그건 그렇죠."

[아오미]
"하지만 표현한 이상 타인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많든 적든 모두가 가지고 있는 것 같네요."
"무엇보다 작품이 자기를 봐달라고 하고 있는 것 같아서…… 한 번 더 확인해보고 그때도 안 된다면 포기하죠."

-

[사쿠라다]
"안녕하세요……."

[아오미]
"아, 사쿠라다 군. 저번에는――."

[사쿠라다]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또 폐를 끼쳐서……. 이번에는 꼭 선선히 아이들을 보내주려고 마음먹었는데 미련이 남아서, 떨쳐버릴 수 없어서――."

[아오미]
"괜찮아요. 그런 점도 포함해서 사쿠라다 군의 작품이 탄생한 거니까요."

[사쿠라다]
"아오미 씨……!"

[아오미]
"뭐, 진정하고 앞으로도 힘내서 작품을 그려주세요."

[사쿠라다]
"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어라? 이 포트폴리오……."

[아오미]
"아, 이번에 개인전을 열고 싶다며 미대생이 들고 온 거예요."

[사쿠라다]
"제 후배예요."

[아오미]
"그런가요? 야마부키 씨라고――."

[사쿠라다]
"모에기죠."

[아오미]
"네? 모에기 씨요?"

[사쿠라다]
"네. 개인전 열리면 보러 올게요. 그럼 전 이만."

[아오미]
"아, 네……."

[시라토]
"야마부키 씨가 모에기 씨 작품을 가져왔다는 걸까요."

[아오미]
"그럼 모에기 씨 작품은 대체 누구의……?"

[시라토]
"……같은 사람 작품, 은 아닌 것 같죠."

[아오미]
"작풍이 많이 다르니까요. 테마 접근법도 다르고……."

[시라토]
"뭐가 됐든 남의 포트폴리오를 가져와서 속이는 사람은 신뢰하지 않는 편이 좋아요."

[아오미]
"으~음……."

-

[아오미]
"오늘은 전단을 맡기고 짧게 회의한 후에 갈 거예요."

[시라토]
"호오…… 미대는 이렇게 생겼군요……."

[아오미]
"어? 저 둘――."

[모에기]
"왜 그랬어? 야마부키는 자기 그림을 가져가면 바로 인정받았을 텐데."

[야마부키]
"그럴 리 없어. 내 실력으로는 무리야. 그래서 모에기의 작품을 가지고 갔어."

[모에기]
"그렇지 않아! 실제로 아오미 씨가 개인전을 열자고――."

[야마부키]
"어? 그게 무슨 말이야?"

[모에기]
"……미안해. 나도 아오미 씨에게 갈 때 야마부키의 포트폴리오를 가져갔어."

[아오미]
"어어엇…… 그렇게 된 거였나요?"

[시라토]
"둘이 닮았네."

[모에기]
"아오미 씨!?"

[야마부키]
"저, 저기, 죄송해요. 제가――."

[모에기]
"정말 죄송합니다!"

[아오미]
"으~음, 일단 방금 그 얘기를 다시 들려주겠어요?"

-

[아오미]
"그러니까 둘 다 자기 작품에 자신이 없어서 엉겁결에 다른 사람의 작품을 가지고 왔다…… 그런 거죠?"

[모에기]
"야마부키라면 반드시 인정받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야마부키의 개인전을 보고 싶기도 했고……."
"하지만 야마부키는 자신이 없다면서 안 한다고 고집을 부려서……. 설마 야마부키가 아오미 씨에게 갔을 줄은 몰랐어요."

[야마부키]
"그건 내가 할 말이야. 모에기도 개인전은 못 열게 뻔하다는 말만 했잖아. 난 분명 괜찮을 거라고 계속 말했는데."

[시라토]
"닮는 것도 정도가 있지……."

[아오미]
"작품의 방향성은 참 다른데 말이에요."

[모에기]
"어쨌든 그렇게 됐으니 저는 전시에 관한 건 사퇴할게요."

[아오미]
"어!?"

[야마부키]
"저도 아오미 씨에게 인정받은 걸로 충분해요…… 전시회를 열어도 어차피 아무도 안 올 테고. 왔다고 해도 다들 분명히 아, 잘못 찾아왔다 하는 표정으로 아닌 척 일단 한 바퀴 휙 돌고 나갈 테니까요."

[모에기]
"제 전시회도 분명 SNS에서 논란이 돼서 멘탈이 꺾이면서도 SNS를 보는 걸 멈출 수 없게 돼서――. 결국은 대학도 못 다니게 될 테니 그만둘게요."

[아오미]
"둘 다 굉장히 구체적으로 부정적이구나……!"

[시라토]
"그럼 무리해서 개인전을 열 필요 없잖아요."

[아오미]
"하지만 둘 다 직접 스카이 갤러리에 찾아왔잖아요? 열고 싶은 마음은 있다는 거지요?"

[모에기]
"그건……."

[야마부키]
"뭐어……."

[아오미]
"자기 작품에 자신감이 없을 뿐이고."

[모에기]
"네."

[야마부키]
"맞아요."

[아오미]
"하지만 모에기 씨는 야마부키 씨의, 야마부키 씨는 모에기 씨의 작품은 인정하고 있어요."

[모에기]
"야마부키는 꼭 개인전을 열어야 해요!"

[야마부키]
"모에기의 작품이라면 분명 다들 보러 올 거예요!"

[아오미]
"그럼 모에기 씨는 야마부키 씨의 작품을 전시하고 야마부키 씨는 모에기 씨의 작품을 전시하면 되죠."

[모에기]
"네……?"

[야마부키]
"그 말은……?"

[아오미]
"물론 작가 이름은 제대로 자기 이름으로 해주세요."
"상대의 작품이라면 자신 있게 사람들 앞에 내놓을 수 있는 거죠? 그렇다면 두 사람 합동 전시로 상대의 작품을 전시한다고 생각하면 되는 거예요."

[모에기]
"야마부키의 작품이랑 같이 하는 거면…… 제 작품은 다들 눈길도 주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야마부키의 작품으로 어물쩍 넘어갈 수 있겠네요……."

[야마부키]
"모에기의 작품이랑 같이 하는 거면…… 다들 절반은 만족하고 가겠네요…… 비평도 찬반양론 정도는 될 수 있을지도……."

[모에기]
"그럼 할게요!"

[야마부키]
"잘 부탁합니다!"

[아오미]
"우리 열심히 해요."

-

[타이치]
(이번에는 뭇 쨩이랑 유키 쨩이 짝을 이루는 역할이네여~ 키도 비슷하고 유키 쨩이 뭇 쨩 캐릭터를 따라가는 게 진짜 어울림다!)

-

[시라토]
"어떻게 그런 성가신 상대한테 그렇게까지 해주는 거예요?"

[아오미]
"좋은 작품을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으니까요."
"그리고 작품이 가진 힘을 작가도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그건 사람들에게 보여줘야지 처음으로 이해할 수 있는 감각이니까……."
"그러기 위해서, 그 순간을 위해서 갤러리를 열고 있는 거에요. 뭐, 아버지가 하던 걸 이어받은 것뿐이지만요."

[시라토]
"아오미 씨는 아버지 갤러리를 물려받은 거였죠."

[아오미]
"네. 저도 계속 시라토 군처럼 어시스턴트로 일하며 일을 익혔어요."

[시라토]
"자기, 그것도 이런 좋은 땅에 큰 갤러리를 가지고 있다니 부러워요."

[아오미]
"그렇죠. 아버지 덕이에요. 그만큼 압박감은 있지만요."

[시라토]
"……."

-

[이즈미]
(모에기와 야마부키의 합동 전시가 무사히 끝나고 시노노메의 개인전 준비가 시작되지만……)

[아오미]
"시노노메 군에게 연락 온 거 있나요?"

[시라토]
"아뇨, 전혀요."

[아오미]
"이상하네요…… 벌써 회의하기로 한 시간이 30분이나 지났는데…… 아무리 전화해도 받지 않아요."

[시라토]
"뭐, 지각상습범이긴 한데."

[아오미]
"연락이 안 되는 게 신경 쓰여요. 그리고 이제 안내장 디자인을 정하고 인쇄하지 않으면 시간이 모자랄 거예요. 메인 그림이 필요한데 연락이 없어서."

[시라토]
"그러고 보니…… 고등학교 때도 갑자기 학교를 쉬고 집에도 가지 않았던 적이 있어요. 며칠간 행방불명돼서 경찰에도 연락했었죠."

[아오미]
"네!? 큰일이잖아요. 빨리 찾아야죠."

[시라토]
"일단 집에 가볼까요?"

[아오미]
"그래요."

-

[아오미]
"시노노메 군! 시노노메 군, 있어요!? 대답이 없네요……."

[시라토]
"지금 확인해봤는데 학교에도 안 갔나 봐요."

[아오미]
"그럼 본가라던가……?"

[시라토]
"글쎄요. 시노노메네 부모님은 기본적으로 외국에 계실 때가 많아서."

[아오미]
"그렇군요. 어디로 간 걸까요…… 기다리면 며칠 후에 돌아올까요?"

[시라토]
"참고로 고등학생 때는 하천부지에서 동사할 뻔 했었어요."

[아오미]
"꼭 찾아야지 위험하겠네……! 하지만 무턱대고 찾는 것도……."

[시라토]
"그 녀석이 갈만한 곳을 돌아볼게요."

[아오미]
"부탁할게요!"

-

[아오미]
"있다……!"

[시노노메]
"아~ 들켰네~ 지금부터 침대 만들려던 참인데~"

[시라토]
"만들지 마. 또 경찰에 잡혀간다?"

[시노노메]
"항상 시라토한테 들킨다니까~ 왤까~?"

[시라토]
"……그냥, 네가 생각하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어. 거의 네가 좋아하는 풍경을 보러 가잖아."

[시노노메]
"맞아~ 역시 시라토야!"

[아오미]
"그렇군요…… 좋아하는 풍경이라. 확실히 적당히 어지러운 게 시노노메 군이 작품 모티브로 삼을 법한 분위기네요."

[시라토]
"회의는 왜 안 왔어?"

[시노노메]
"그게~ 날씨가 좋아서?"

[시라토]
"시노노메……."

[시노노메]
"미안해, 미안~ 사실은 메인 그림을 하나도 못 그려서~"

[아오미]
"네!? 하지만 이제 안내장을 인쇄해야 하는데……."

[시노노메]
"첫날 아침에는 가져갈 테니까 어떻게든 디자인해줘~"

[아오미]
"알겠어요. 시노노메 군은 작품 제작에 전념해주세요."

[시노노메]
"고마워~"

[시라토]
"믿어도 되겠어요? 저 녀석은 마감에 맞춘다는 개념이 없어요."

[아오미]
"그래도 그의 전시회니까요. 그가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지 못하면 성립되지 않아요."

-

[이즈미]
(그렇게 전시회 첫날을 맞이하고……)

[아오미]
"시라토 군, 시노노메 군은."

[시라토]
"아직 이요."

[아오미]
"이제 곧 개관시간이에요. 이대로면 메인이 벽만 있게 되는데……."

[시라토]
"어떻게 할까요?"

[아오미]
"벌써 손님이 줄을 서 있어요. 열 수밖에 없죠. 손님들께 설명하고 올게요."
"오늘 저희 갤러리를 방문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개관에 앞서 여러분께 한 가지 드릴 말씀이――."

[시라토]
"아오미 씨, 왔어요."

[아오미]
"어?"

[시라토]
"그림이 왔어요."

[아오미]
"진짜!?"
"죄송합니다, 실례하겠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기 바랍니다!"

-

[아오미]
"이게 시노노메 군의 신작…… 좋은데요."
"평소와 분위기가 조금 다른데,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었는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요. 시노노메 군은?"

[시라토]
"택배로 온 거예요."

[아오미]
"그런가요. 그럼 있다가 오려나."

-

[아오미]
"그럼 슬슬 닫을 준비를――."

[시노노메]
"미안해~ 늦었지?"

[아오미]
"시노노메 군! 고생이 많아요. 신작은 무사히―― 그 그림은?"

[시노노메]
"이제 끝나서 가져왔어~ 일단 첫날에 늦지는 않았네~"

[아오미]
"네? 그럼 아침에 온 그림은――."

[시노노메]
"어라~? 이거 내가 그린 거 아닌데?"

[아오미]
"네……? 그럼 대체 누가……?"

-

[시라토]
"택배업자를 확인해보지는 않았어요. 죄송합니다……."

[아오미]
"시라토 군 탓이 아니에요. 구매한 손님께는 제가 설명해 드릴게요."

[시라토]
"죄송합니다. 저 알바 그만둘게요."

[아오미]
"네? 아뇨, 시라토 군이 책임질 필요는――."

[시라토]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아오미]
"시라토 군!"

-

[아오미]
"……전화도 안 받네. 원래 그만두려고 했던 건가? 일을 정말 열심히 배워서 좋았는데……."
"위작이라. 작풍도 비슷하고 완성도도 있어 보이는데…… 대체 누가 그린 걸까."

-

[시노노메]
"아~ 아오밍, 수고~"

[아오미]
"개인전 수고하셨어요. 이번에도 대성공이었네요."

[시노노메]
"덕분에~"

[아오미]
"시노노메 군, 위작에 관해서 말인데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나요?"

[시노노메]
"아니~ 없었어~ 그렇게 유명하지도 않았고~"

[아오미]
"그런가요…… 미대에 작풍이 비슷한 학생은요?"

[시노노메]
"본 적 없는데~ 그런데 시라토는? 오늘은 같이 안 왔어~?"

[아오미]
"네? 듣지 못했나요? 시라토 군은 그만뒀어요."

[시노노메]
"뭐~!? 그랬어!? 뭐야~…… 아쉬워라~"
"걔, 미술부 3학년 때 갑자기 그만뒀어~ 나보다 잘 그리면서~ 그림 그리는 걸 관뒀어."

[아오미]
"그랬나요."

[시노노메]
"봐, 이거. 문화제 때 미술부가 전시한 거야~ 그립다~"

[아오미]
"이때부터 시노노메 군의 작풍은 이미 확립되어 있었네요. 그런데 이건?"

[시노노메]
"아, 그거 시라토가 그린 거야."

[아오미]
"시라토 군이……."

[시노노메]
"다른 사진도 있을 텐데~ 앗, 있다. 이거야."

[아오미]
"작풍은 조금 다르지만 모티브가 시노노메 군과 비슷하네요."

[시노노메]
"맞아~ 사생 가면 꼭 겹쳐~"

[아오미]
"혹시 그 그림의 작가는――."

-

[시라토]
"제가 그린 거예요. 죄송합니다."

[아오미]
"역시…… 어째서 그런 일을?"

[시라토]
"아오미 씨에게 제 그림을 인정받고 싶었어요."
"전 고등학교 때 미술부였는데, 사실은 미대에 진학해서 그림을 계속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경제적인 이유로 포기했습니다. 부모님도 반대하셨고……."
"그래서 당연하다는 듯 미대에 진학하는 시노노메가 부러웠고, 동시에 미웠어요. 제 노력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에서 전부 정해지는구나 싶어서."
"처음에는 솔직히 아오미 씨도 신용하지 않았어요. 대단한 건 스카이 갤러리를 만든 아오미 씨네 아버지고, 아오미 씨가 아니라고 생각했죠."
"알바도 적당히 실적이 쌓이면 그만두려고 했어요. 그런데 아오미 씨가 화가 개개인과 진지하게 마주하며 노력하는 걸 보고, 저 자신이 부끄러워져서……."
"그와 동시에 제 그림이 아오미 씨에게 인정받을 수 있을지 시험해보고 싶어졌어요. 만약에 인정을 받는다면, 후회 없이 그림의 길을 포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아오미]
"시라토 군의 작품은 제대로 시라토 군의 이름으로 세상에 내보여야 해요. 거짓된 건 그 누구의 마음에도 닿을 수 없어요."
"진짜 시라토 군의 작품을 보여주세요. 그리고 그 작품의 힘을 시라토 군도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시라토 군의 작품에는 힘이 있어요. 보는 사람의 마음에 호소하는 힘이.
"환경과는 상관없이, 그건 시라토 군 자신의 힘이에요. 그러니까 계속 작품을 그려주세요."
"미대에 진학하지 않아도 화가가 될 길은 있어요. 저는 그걸 돕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 일하고 있는 거니까요."

[시라토]
"아오미 씨…… 감사합니다."

-

[카즈나리]
다들 고마워~!

[텐마]
감사합니다!

[미스미]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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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즈나리]
그보다 모처럼 뭇 쿤이 그림 도구를 가져다줬으니까 다 같이 그리자! 경치도 좋으니까 사생대회는 어때?

[쿠몬]
좋아!

[미스미]
하자~!

[무쿠]
어디를 그릴까?

[카즈나리]
여기는 경치가 좋아서 어디를 그려도 그림이 될 거야. 반대쪽은 녹음도 짙고, 뭘 그릴지 고민돼~

[텐마]
……하늘 그림.

[카즈나리]
어?

[텐마]
난 낙서라고 한 그 그림도 좋았어. 아예 한 번쯤 하늘을 제대로 그려보는 건 어때?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하늘 그림이라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 내가 그 증인이야.
네가 내 연기가 좋다고 했던 것처럼…… 나도 카즈나리 네가 그리는 그림이 좋아.

[카즈나리]
――. ……무슨 일이래? 오늘 텐텐 너무 솔직하지 않아?

[미스미]
텐마가 다정해~!

[쿠몬]
이것도 레어네!

[유키]
소름 끼쳐.

[카즈나리]
평소에도 이 정도로 다정하게 대해주면 좋을 텐데…….

[텐마]
딱히 평소랑 다를 거 없잖아!

[쿠몬]
좋아! 그럼 우리도 하늘 그리자~! 나는 저 각도에서 그릴래!

[무쿠]
잠깐만, 큐 쨩. 나도 갈게.

[유키]
그럼 난 저쪽에서 그릴까.

[미스미]
나도~!

[카즈나리]
그럼 미대생의 실력을 보여줘 볼까. 텐텐한테는 안 질거얌!

[텐마]
흥. 하늘은 나도 그릴 수 있어.

-

[무쿠]
앗…… 이제 곧 해가 지겠어.

[쿠몬]
어느새 이런 시간이 됐네!

[미스미]
전혀 몰랐어~

[카즈나리]
그보다 여기 탁 트여있으니까 불꽃놀이 대회 베스트 포지션 아냐?

[유키]
그러네, 마침 저쪽에서 할 거고.

[카즈나리]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 엇, 그러고 보니 스마트폰이 없었지……!

[유키]
그보다 불꽃놀이 대회 몇 시부터야?

[미스미]
몰라…….

[쿠몬]
검색해보고 싶어도 스마트폰이 없어~!

[텐마]
평소에 스마트폰에 얼마나 의지하고 있었는지 실감하게 돼.

[이즈미]
앗, 여깄었구나. 늦게까지 안 와서 데리러 왔어.

[쿠몬]
마침 잘 왔어! 감독님, 불꽃놀이 대회 몇 시부터야?

[이즈미]
그거 말인데, 숙소 직원한테 물어봤더니 올해부터 개최일이 바뀌었다고 해. 그래서 오늘은 안 한대.

[쿠몬]
어어~!?

[카즈나리]
진짜!?

[미스미]
아쉬워~

[무쿠]
다음 기회에 봐야겠네.

-

[카즈나리]
……그래서 결국 불꽃놀이는 보지 못했어. 꽤 기대했는데~

[츠즈루]
뭐, 재밌었던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그런데 슬슬 본제로 들어가고 싶은데요…….

[카즈나리]
무슨 얘기였더라?

[츠즈루]
저기요……!
다음 공연 내용이나 역할 이미지를 굳히기 위해 미요시 씨 얘기를 듣고 싶다고 했잖아요!

[카즈나리]
앗, 그랬지~!

[츠즈루]
잊지 말아 주세요.

[카즈나리]
농담이야, 농담. 안 잊었어. 이것도 가지고 왔어!

[츠즈루]
풍경화예요?

[카즈나리]
참고가 될 것 같아서 여름조 애들이랑 그린 그림을 가져왔어. 하늘 그림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치에서 사생대회를 했거든.
스마트폰을 쓸 수 없어서 할 수 있는 건 아날로그한 것뿐이었지만, 재밌었어.

[츠즈루]
호오, 좋네요.

[카즈나리]
뭇 쿤은 이런 선명한 색을 잘 써. 윳키는 터치가 부드럽고 전체적인 느낌이 로맨틱하고. 쿠모삐는 힘 있고 다이나믹!
스미는 삼각 모티브 사용법이 독특하고 절묘하지. 텐텐은 진지한 성격이 그림에도 나와.
다들 그림에 개성이 나와서 재밌어~

[츠즈루]
그런 거, 집어넣을 수 있는 부분은 집어넣고 극 중에 설정으로 살리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카즈나리]
그거 괜찮네!

[츠즈루]
――그래서 미요시 씨 그림은 어떤 거예요?

[카즈나리]
내 그림은 이거.

[츠즈루]
……전부 좋은 그림이네요. 가장 마음에 드는 거 있어요?

[카즈나리]
……역시 이건가. 내게는 '회피'였던 하늘 그림…….
여름조 애들 덕분에 내가 그리는 하늘 그림도 좋아할 수 있을 것 같아.

[츠즈루]
……저도 그 그림이 가장 좋아요.

-

[츠즈루]
……그렇게 완성된 게 이 각본이에요.

[텐마]
타이틀은 '스카이 갤러리'라.

[미스미]
스카이 해적단~?

[유키]
그건 제3회 공연.

[츠즈루]
뭐랄까, 여름조는 자연히 이런 하늘이나 파란색에 가까운 이미지로 이름을 붙이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이번에는 미요시 씨나 여름조 모두가 그린 파란 하늘 그림이 멋있어서 이것밖에 떠오르지 않았어요.

[이즈미]
좋은 뜻으로 여름조답지 않은, 상쾌하지만 조금 안타깝기도 한 전개가 근사해.

[무쿠]
평소보다 조금 어른스러운 느낌이에요!

[카즈나리]
젊은 청춘의 고민이란 느낌인가.

[텐마]
연기할 게 기대되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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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마]
…….

[카즈나리]
……텐텐, 어디까지 가?

[텐마]
지도를 보면 이제 곧이야. ……아마도.

[카즈나리]
텐텐 길치니까 제대로 알고 가는 건지 불안한데! 조난당하는 거 아니지?

[텐마]
시, 시끄러워! 종이로 된 지도는 거의 볼 일이 없으니까 안 익숙해서 그래!

[카즈나리]
괜히 더 걱정되기 시작했어~……. 그런데 다들 두고 와도 되는 거야? 자는 데 깨우는 것도 미안하니까 나왔는데, 스마트폰도 없는데 괜찮을까?

[텐마]
편지 써두고 왔으니까 어디 갔는지 알 거야.

[카즈나리]
제대로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으면, 말이지…….

[텐마]
아까부터 불길한 소리만 하지 마!

[카즈나리]
미안미안.

[텐마]
간판이 보여. 거의 다 왔나 봐.

[카즈나리]
진짜!? 대단하네, 텐텐!

[텐마]
그래서 말했잖아.

-

[카즈나리]
!!

[텐마]
……여기서 가장 전망이 좋은 고지대야.

[카즈나리]
우와~…… 진짜 예뻐.

[텐마]
절경 스팟으로도 유명한가 봐. 기분전환 됐어?

[카즈나리]
……내 고민 같은 건 작게 느껴질 정도로 최고의 경치야.
……UMC를 목표로 하는 발판으로 응모한 공모전 작품, 내 나름 많이 신경 써서 그린 거야.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의 마음에 남는 작품이 되길 바라면서.
실제로 입선하고 많은 사람이 봐줬지만…… 파피 연줄로 입선했다는 둥 SNS에서 여러 말이 돌더라고. 내 그림 외적인 부분만 도려내서 여러 가지 억측을 세우는데 조금 지쳤었어.
SNS가 그런 곳인 건 잘 알고 있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도 남들보다 더 잘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설마 내가 이제 와서 이런 일로 고민하게 되다니.
어쩌면 내가 몰랐을 뿐이고, 정말로 뒤에서 뭔가 얘기가 나왔을지도 모른다는 의심까지 들기 시작해서……. 이것저것 생각하기 시작했더니 멈출 수 없어서 사소한 비판 글조차 보기 힘들어졌어. 그림도 SNS도 정말 좋아하는데 지금은 조금 거리를 두고 싶어.
그래서 이번 여행 목적이 디지털 디톡스라고 했을 때는 놀랐어. 텐텐, 나를 잘 보고 있구나~! 하고.

[텐마]
……그랬구나.

[카즈나리]
하지만 뭐랄까 지금…… 이 풍경을 보니까, 무척이나 그림이 그리고 싶어졌어.
스마트폰도 카메라도 없으니, 지금 보고 있는 이 풍경을 내 그림으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텐마]
……그럼 네가 할 일은 하나지.
나와도 돼.

[카즈나리]
???

[미스미]
네~에!

[무쿠]
미안해. 사실은 뒤따라왔어.

[쿠몬]
전혀 몰랐지~?

[카즈나리]
그랬었어!?

[텐마]
그거 가져왔어?

[무쿠]
응.
카즈 군, 이거…….

[카즈나리]
……내 그림 도구랑 도화지?

[무쿠]
멋대로 가져와서 미안해. 혹시 카즈 군이 다시 그림을 그리고 싶어지면 바로 그릴 수 있도록 짐에 넣어서 가져왔어.
카즈 군이 좋아하는 그림을 그려줬으면 해서…….

[카즈나리]
……고마워, 뭇 쿤. 지금 마침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생각했어!

[텐마]
……유명해지면 필연적으로 비판적인 의견이 늘어나. 나도 어릴 때부터 부모 덕을 본다거나 연줄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고, 실제로 연줄로 얻은 역할도 있어.
하지만 그것도 하나의 기회로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왔어. 계기가 뭐든 본 사람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네 그림도 그렇잖아. 본 사람의 마음에 남는 작품이라면 그건 네 실력이야. 온 세상 사람이 다 네 편일 리는 없어. 하지만 우리 여름조랑 감독님, 극단 사람들은 네 편이야.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카즈나리]
――.
……확실히, 텐텐이 말하면 무척 설득력이 있어.

[유키]
지금 멋있는 말 하고 있는데, 그러는 너는 어떤데?

[텐마]
……무슨 말이야?

[유키]
준주연을 꺼리는 거, 답지 않다고.

[텐마]
――.

[쿠몬]
확실히 평소의 텐마 씨라면 꼭 한다고 할 거야.

[무쿠]
텐마 군, 무슨 이유라도 있어?

[텐마]
……플뢰르 특별상을 받고서 극단 지명도는 물론이고 극단원 개인의 지명도도 조금씩 오르고 있어.
저번에 드라마에 같이 출연한 배우도 그렇지만, 착실하게 여름조는 좋은 평가를 받고 팬도 늘고 있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다음 공연은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준주연을 맡는 게 좋다고 생각했어.
특히 미스미는 객연이 화제가 됐고 연기도 좋게 평가받고 있어. 지금 준주연을 맡으면 지명도를 더 올릴 수 있어. 그러니까――.

[유키]
네가 그런 신경 쓰는 거, 닭살 돋는데.

[미스미]
난 텐마가 좋다고 생각해~ 연기하는 텐마 좋아하니까 준주연 맡아줬으면 해!

[쿠몬]
나도 슬슬 텐마 씨가 연기하는 큰 역할이 보고 싶어!

[무쿠]
나도 텐마 군 이미지에 맞는 역할은 텐마 군이 하는 게 가장 빛날 거라고 생각해!

[카즈나리]
텐텐이 여름조 모두를 생각해주는 마음은 알지만…….
텐텐의 연기를 보고 공부가 되기도 하니까, 준주연을 맡는 게 여름조를 위한 길이기도 하지 않을까?

[텐마]
너희…….

[카즈나리]
……우리 모두 텐텐의 연기를 좋아해. 주연으로서도 텐텐이 준주연으로서 도와준다면 그보다 더 든든한 건 없어.

[텐마]
――.
……어쩔 수 없지. 다음 공연은 나랑 너랑 간다.

[쿠몬]
텐마 씨 멋져~!

[카즈나리]
뭔가 두근했어!

[유키]
사실 처음부터 준주연 맡고 싶어서 근질근질했으면서.

[텐마]
――시, 시끄러워! 그런 걸 어떻게 아는 건데!?

[유키]
당연히 알지. 이렇게 오래 같이 있었는데.

[무쿠]
유키 군이 다정해…….

[쿠몬]
레어야~!

[유키]
단순하고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니까.

[텐마]
뭐야!?

[쿠몬]
벌써 원래대로 돌아왔어!

[무쿠]
빨리 돌아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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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미]
……즈, 카즈~

[카즈나리]
……?
(어라…… 나 언제 잠들었지……)

[미스미]
카즈~ 일어나~

[카즈나리]
스미……?

[미스미]
일어났다~! 얘들아, 카즈 일어났어~!

[유키]
이제야?

[무쿠]
좋은 아침, 카즈 군!

[유키]
일단 최소한의 짐만 챙겨.

[카즈나리]
어? 어? 무슨 말이야?

[미스미]
빨리 빨리~!

-

[카즈나리]
???

[쿠몬]
앗, 왔다 왔어.

[텐마]
늦었잖아.

[이즈미]
짐은 대강 실어뒀어.

[카즈나리]
감독쨩까지, 무슨 일이야?

[쿠몬]
자~ 자~ 자세한 건 나중에 얘기하고! 일단 차에 타~!

[카즈나리]
차라니…….

[미스미]
오늘 운전사는 나~!

[쿠몬]
스미 씨가 운전하는 건 레어야!

[유키]
전에 탔을 때는 의외로 안전운전을 했었는데…….

[무쿠]
미스미 씨는 운동신경도 좋으니까 걱정 없어.

[텐마]
그런 문제야?

[이즈미]
역시 내가 운전할까?

[유키]
그것도 불안하니까 싫어.

[이즈미]
어어~……?

-

[미스미]
도착~!

[쿠몬]
도착했어~!

[무쿠]
무척 깨끗한 방이네요!

[유키]
똑같이 자연 속에 있다고 해도 역시 합숙소랑은 다르네.

[텐마]
이런 이른 시간부터 체크인할 수 있는 건 좋네.

[카즈나리]
……잠깐만, 전혀 못 따라가겠는데!

[텐마]
보면 알잖아, 여행이야.

[미스미]
다 같이 가고 싶다고 했었잖아~

[카즈나리]
그렇다고 왜 이렇게 갑자기???

[유키]
네가 요즘 고민이 많아 보여서.

[쿠몬]
엄청난 직구!

[유키]
에둘러 말해봤자 소용없잖아.

[미스미]
네~에!

[이즈미]
다 있어? 회수하러 왔어.

[쿠몬]
네~!

[카즈나리]
회수?

[이즈미]
이번 여행 중에는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할 거라서 내가 너희 스마트폰을 모아서 관리하기로 했어.

[텐마]
이번 여행은 디지털 디톡스, 시끄러운 도시나 SNS에서 멀어져서 자연을 즐기고 기분전환과 릴렉스하는 게 목적이야.

[카즈나리]
왜, 일부러 그런……?

[텐마]
크리에이터인 너한테 딱 맞잖아. 기분이 상쾌해지고 영감이 떠오르나 봐. 저번 촬영 중에 나도 릴렉스가 된 것 같았고.

[유키]
넌 불가항력이었고.

[텐마]
그랬지. 그래도 평소에 SNS를 손에서 놓지 않는 카즈나리니까 더욱, 이번에 이런 체험을 해보는 게 좋을 거야.

[카즈나리]
――.

[쿠몬]
일단 오늘은 이것저것 전부 벗어던지고 즐기자!

[무쿠]
밤에는 불꽃놀이 대회도 하는 것 같아. 기대된다!

-

[미스미]
기분 좋다~

[무쿠]
자연의 냄새가 나.

[쿠몬]
사람도 적고 기분 좋게 릴렉스 돼!

[카즈나리]
…….

[이즈미]
말도 없이 데려와서 미안해. 요즘에 카즈나리 군이 지친 것 같아서 애들이 많이 걱정했어.

[카즈나리]
알고 있엉. 데려와 줘서 고마워. 이렇게 자연에 둘러싸여 있으면 싫은 일도 잊을 수 있고.

[이즈미]
카즈나리 군…….

[쿠몬]
둘 다 여기 봐봐! 물고기가 헤엄치고 있어!

[이즈미]
앗, 정말이네!

[쿠몬]
――앗, 으악~!

[이즈미]
쿠몬 군!?

[쿠몬]
푸하.

[무쿠]
큐 쨩, 괜찮아!?

[쿠몬]
아하하, 미끄러졌어! 발이 닿는 데라서 괜찮아~!

[텐마]
정말이지…… 이런 데서 왜 떨어지는데.

[카즈나리]
……윽.

[무쿠]
카즈 군?

[카즈나리]
……아하하하하! 쿠모삐 방금 천재 같았어!

[미스미]
카즈가 웃었어~

[쿠몬]
에헤헤…… 카즈 씨도 당해봐라!

[카즈나리]
아앗!

[텐마]
으앗, 차가워! 뭐 하는 거야!

[유키]
느리긴.

[텐마]
그럼 너도 도망쳐봐!

[유키]
――야!

[미스미]
나도나도~! 분수다 분수~!

[카즈나리]
물 뿌린다~!

[무쿠]
아앗, 차가워!

[쿠몬]
다들 받아라~!

[이즈미]
아하하!

-

[텐마]
정말이지…… 아무리 그래도 지나쳤어.

[유키]
너도 신나서 물 뿌렸으면서.

[무쿠]
이 날씨에는 널어두면 금방 마를 거야.

[미스미]
재밌었어~

[무쿠]
옷도 갈아입었고, 다시 나갈까?

[쿠몬]
여기 방 분위기도 좋고 모처럼 왔으니 낮잠 자자!

[유키]
아직 낮도 안 된 시간인데…….

[무쿠]
일찍 일어났으니까.

[미스미]
기분 좋게 잘 수 있겠어~

[유키]
뭐 상관없나. 움직였으니까 쉬자.

[텐마]
정말이지…… 어쩔 수 없네. 감독님한테 말하고 올게.

[쿠몬]
그럼 LIME으로―― 앗, 쓸 수 없었지.

[무쿠]
잊어버리고 있었어.

[미스미]
카즈도 같이 자자~

[카즈나리]
응.

-

[무쿠]
새근새근…….

[쿠몬]
쿨~ 쿨~…….

[카즈나리]
……. (왠지 눈이 말똥말똥해서 잠이 안 와. 할 일도 없으니 인스테라도―― 아, 스마트폰 없지 참)
(손 닿는 데 있으면 무의식중에 건드리게 되니까, 이 정도로 강제적인 게 나한테는 딱 맞을지도)

[텐마]
……카즈나리?

[카즈나리]
아, 미안. 나 때문에 깼어?

[텐마]
아니, 일어나 있었어. 잠이 안 와?

[카즈나리]
음~…… 여러 가지로 좀 생각할 게 있어서.

[텐마]
……그럼 잠깐 따라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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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미]
…….

[TV 속 텐마]
"오후 6시에 방을 나갈 수 있었던 건 한 명뿐…… 범인은 당신이야!"

[쿠몬]
역시! 저 사람일 줄 알았어!

[이즈미]
처음부터 수상하다고 했었지.

[무쿠]
오늘 스토리도 재밌었죠.

[미스미]
텐마 멋있었어~!

[텐마]
흥, 당연하지.

[쿠몬]
그러고 보니 카즈 씨는 오늘 하루 밀착 취재했지?

[무쿠]
그것도 방송에 어떻게 나올지 기대돼.

[츠즈루]
수고하심다.

[이즈미]
아, 츠즈루 군. 고생했어.

[츠즈루]
여름조 제9회 공연 준주연이 될 역할의 시안을 만들어봤어요. 캐릭터 이미지는 텐마랑 맞을 것 같은데…….

[이즈미]
그래? 텐마 군은 어때?

[텐마]
아니, 난 역시 스케줄하고 겹쳐서――.

[유키]
…….

[카즈나리]
다녀왔어~

[무쿠]
카즈 군, 어서 와.

[쿠몬]
취재 어땠어!?

[카즈나리]
아~…… 뭐, 문제없이 끝났어.
…….

[이즈미]
……카즈나리 군, 혹시 피곤해?

[카즈나리]
취재하면서 인터뷰도 해서 그럴지도. 씻고 올게!

[이즈미]
…….

[미스미]
카즈, 조금 이상했지~

[무쿠]
평소 같았으면 이것저것 얘기해줬을 텐데. 무슨 일 있나?

[츠즈루]
미요시 씨랑 공연 얘기도 하고 각본 취재도 협력받고 싶었는데 조금 나중에 하는 편이 좋아 보이네요.

[이즈미]
그러네…… 타이밍을 봐서 내가 물어볼게. 츠즈루 군은 가능한 한 진행해줄래?

[츠즈루]
알겠어요.

-

[카즈나리]
……. (뒷공작으로 입선이라…… SNS에서 그런 얘기가 돌고 있었다니 몰랐어~…… 검색해볼까…… 하지만……)

[쿠몬]
……카즈 씨?

[카즈나리]
!?

[쿠몬]
괜찮아? 피곤하면 빨리 자는 게 좋아. 필요하면 내가 마사지도 해줄게! 부 활동 할 때 배웠어~!

[카즈나리]
……응. 고마워, 쿠모삐! 괜찮앙. 빨리 잘게.
(……안되지 안 돼. 신경 쓰지 말자)

-

[카즈나리]
으~음…….
(어떡하지. 전혀 진행이 안 돼…… 이제 시간도 없는데……)
아…….

[친구A]
"티비 봤어!"

[친구B]
"완전 크리에이터 같았어~"

[친구C]
"멋있었어!"

[친구D]
"이제 유명인이네~"

[카즈나리]
(그러고 보니 오늘이 방송이었나……)

-

[디렉터]
취재를 위해서 조사해봤는데, 지난 공모전 입선은 뒷공작이 있는 게 아니냐는 소문이 SNS에 돌고 있더라.

-

[카즈나리]
(분명 검색하지 않는 편이 좋아. 알고는 있는데……)
――.

[댓글]
"카즈나리 군, 배우로서뿐만 아니라 크리에이터로도 굉장해!"
"티비에서 카즈나리 군은 볼 수 있다니 감동~!"
"그림 그리는 모습도 멋있어!"
"세상이 드디어 카즈나리 군의 재능을 알게 된 거야! 난 훨씬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카즈나리 군, 앞으로도 멀티로 많이많이 활약해줘~"
"미요시 카즈나리 아빠가 협찬하는 광고대리점에서 일한다던데 부모 빽으로 입선한 거 아냐?"
"연줄인가~"
"근데 UMC가 뭐야? 뭐라는 건지. 웃기긴 한데."

[카즈나리]
아…….
(보면 안 된다고 알고 있었는데……)
하아…….

-

[카즈나리]
……. (보면 안 돼. 스마트폰은 보지 말자……)

[댓글]
"연줄로 입선하고 좋은가?"
"뭐 졸업하고 프리로 일하기 위한 발판 아니겠어?"
"집이 잘 살면 좋지~"

[카즈나리]
(안 볼 거야. 이제 절대 안 볼 거야……)

[코멘트]
"졸업 후에도 연줄로 편하게 살겠지 부럽네~"
"진지하게 응모한 사람이 불쌍해."

[카즈나리]
(보고 싶지 않은데…… 스마트폰에서 손을 뗄 수가 없어……)

-

[카즈나리]
――. (어느새 잠들었나……)
하아…….

-

[쿠몬]
좋은 아침~

[카즈나리]
좋은 아침.

[무쿠]
어제 티비에 나온 카즈 군, 정말 멋있었어.

[이즈미]
녹화도 해뒀어.

[카즈나리]
아~ 응…….

[이즈미]
그리고 슬슬 츠즈루 군하고 여름조 9회 공연 얘기를 진행하려고 하는데. 츠즈루 군이 생각한 준주연 이미지에 대해서나 화랑이나 그림 얘기 등 물어보고 싶은 게 많은 것 같아…….

[카즈나리]
……미안해, 감독쨩. 그 얘기 다음에 다시 해도 될까? 지금은 좀 그림에 관한 건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

[이즈미]
어? 그게――.

[카즈나리]
미안해.

[무쿠]
카즈 군…….

[이즈미]
…….

-

[텐마]
……그림에 관해 생각하고 싶지 않아?

[무쿠]
응. 창고에 두던 화구도 방에 있었어…….

[유키]
그럼 제작도 진행이 안 됐다는 건가.

[쿠몬]
전시 준비로 힘내고 있었는데 어떻게 된 거지…….

[미스미]
취재한 날부터 카즈, 조금 이상했어.

[무쿠]
감독님이 슬슬 공연이나 준주연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고 했는데. 카즈 군, 괜찮을까?

[유키]
이런 상태면 카즈나리의 주연 자체가 불안해지는데.

[텐마]
…….

[무쿠]
제작이 계속 이어져서 바빠서 피곤한 건가 했는데 평소보다 더 풀이 죽어있는 것 같았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쿠몬]
우리가 힘이 되어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텐마]
…….

[유키]
넌 어떻게 생각해?

[텐마]
어?

[유키]
네가 요즘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럴 때 손을 내밀어 주는 게 리더고 친구의 역할 아니야?

[텐마]
――.

[유키]
그렇게 생각만 하는 건 답지 않다고.

[텐마]
……그렇지.

[미스미]
텐마, 카즈를 격려해주자!

[텐마]
그래. 이왕 할 거면 제대로 해야지. 감독님한테도 얘기하자.

[유키]
드디어 정신 차린 것 같네?

[쿠몬]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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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미]
다 모였어?

[미스미]
어라, 카즈는~?

[무쿠]
공모전 입선 작품 반입하는 데 입회한다고 했어. 곧 오지 않을까?

[유키]
맞다, 입선 작품은 미술관에 전시된다고 했지.

[쿠몬]
진짜로 입선하다니 역시 카즈 씨야~ 다음엔 그랑프리도 노릴 수 있을지도!

[텐마]
그러고 보니 TV 방송 취재 연락도 왔댔지?

[무쿠]
어!? 진짜!?

[이즈미]
우리 극단에 소속된 배우라서 극단을 통해 취재 신청이 왔어. 카즈나리 군이 입선한 것도 알고 있는 것 같고.
극단원으로 활약하는 동시에 포스터 디자인 등 다양하게 활약하는 카즈나리 군을 밀착 취재하고 싶대. 시사프로 특집인가 봐.

[쿠몬]
우와~! 카즈 씨 굉장해~!

[무쿠]
왠지 새삼스럽지만 카즈 군은 진짜 재능이 많아.

[텐마]
취재 내용은?

[이즈미]
기존 작품이나 입선한 작품 얘기를 물어보고, 학교생활이나 극단원으로서 평소에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를 밀착 취재한다고 했어.

[쿠몬]
그럼 나도 기숙사에서 지나가는 사람으로 티비에 나올 수도 있는 건가!?

[텐마]
지나가는 사람이라니…… 좀 더 목표를 높게 잡아봐.

[카즈나리]
다녀왔어~

[무쿠]
앗, 어서 와!

[미스미]
마침 카즈 얘기하고 있었어~

[쿠몬]
티비 밀착 취재라니 굉장해! 텐마 씨 같아!

[카즈나리]
더 유명해질지동. 실은 조금 전에 반입 입회할 때도 개인전 오퍼를 받았어. 큰 규모는 아니지만 꽤 이름있는 갤러리에서.

[이즈미]
다음은 개인전!? 대단해!

[카즈나리]
그런데 지금까지 그린 기존 작품과 신작 전시가 조건이라 개최일까지 그다지 시간이 없지만……. 수락했어.

[유키]
또 신작을 그린다고? 연이어서?

[텐마]
시간도 없는데 괜찮겠어?

[카즈나리]
갤러리가 빈 날이 그날밖에 없나 봐. 그날을 놓치면 개최까지 반년 이상 걸린다고 해. 기회가 왔으니 지금 할 수 있는 걸 할 수 있을 때 하고 싶어서.

[이즈미]
아직 각본도 준비 단계라고는 하지만 앞으로 주연 공연도 있어서 바빠질 텐데, 쉬지 않아도 되겠어?

[카즈나리]
졸업 후에 UMC로 활약하면서 극단원도 할거면 분명 여러모로 바빠질 거야. 여러 가지를 병행해서 진행하는 연습도 될 거고, 앞으로도 기회는 가능한 한 잡고 싶으니까.
이건 내가 뛰어넘어야 하는 벽이라고 생각해. 하고 싶은 건 전부 하겠다는 방침은 관철하고 싶어.

[이즈미]
……그래. 알았어. 나도 가능한 한 서포트할게.

[쿠몬]
나도 응원할게!

[무쿠]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뭐든지 말해줘.

[미스미]
힘내, 카즈~!

[카즈나리]
고마워!

-

[카즈나리]
……. (그렇게 큰소리치긴 했는데……)
으~음…….
(이미지가 전혀 안 떠올라~…… 기분전환으로 발코니에 와보긴 했는데 그다지 의욕도 안 생기고)
하아…….
(아, 또 무의식중에 하늘을 그렸네)
으으~…….

[텐마]
……왜 그렇게 앓고 있어.

[카즈나리]
어라, 텐텐?

[텐마]
복도까지 다 들린다고.

[카즈나리]
……신작 이미지가 좀 안 떠올라서. 그렇게 허세 부려놓고 한심하지~

[텐마]
……그 그림은 다른 거야?

[카즈나리]
아~…… 이건 손이 마음대로 그린 낙서 같은 거야. 아이디어가 안 떠오를 때 나도 모르게 그린다니까.

[텐마]
그러고 보니 전에도 비슷한 말을 했었지.

[카즈나리]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하늘 그림이니까. 이건 쓸 수 없어~

[텐마]
――.

[카즈나리]
――우와, 취재 연락 답변하는 거 잊고 있었다~!
여보세요~!

[텐마]
…….

[디렉터]
오늘 하루 잘 부탁합니다. 오늘은 디렉터인 저와 카메라맨이 두 사람 동행할 예정이에요.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밀착해서 취재하는 스타일이니 평소처럼 생활해주시면 됩니다.

[카즈나리]
알겠어요! 저야말로 잘 부탁피코! 일단 오늘은 대학에 갈 거예요~

[디렉터]
네.

-

[디렉터]
평소에는 여기서 작업하나요?

[카즈나리]
기숙사 창고를 쓸 때도 있지만 대체로 여기예요.

[디렉터]
한 장 완성하는데 시간이 대략 어느 정도 걸리나요?

[카즈나리]
크기에 따라 다른데, 아이디어를 내는 것부터 몇 시간 정도인가. 몇 달 걸리는 것도 있고요~

[디렉터]
지난번 '전국 미래의 회화 대상전'에서 입선한 작품도 제작기간은 비슷했나요?

[카즈나리]
응. 그랬어요.

[디렉터]
공모전에 응모하는 건 처음이라고 들었는데 바로 입선하다니 훌륭하네요. 어떠한 경위로 응모를 결의했는지 말씀해주세요.

[카즈나리]
우리 파피가 광고 대리점에서 일하는데……. 그룹 전시에서 우연히 파피가 직업상 아는 분과 만났고, 그분이 주최 기업 사람이라서 말해줬던 게 계기예요.

[디렉터]
그렇군요. 그분도 미요시 씨 그림에 장례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말을 해준 걸까요.

[카즈나리]
으~음, 그런가? 장래 UMC를 목표로 하는데 한걸음 내딛는 계기가 됐고, 좋은 만남에 감사해요~

[디렉터]
UMC요?

[카즈나리]
울트라 멀티 크리에이터! 연극이나 회화, 디자인,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걸 크리에이트하는 직업임다.

[디렉터]
그렇군요. 멀티한 미요시 씨에게 어울리는 직함이네요.

-

[디렉터]
그럼 이걸로 이번 취재를 종료하겠습니다. 오늘 하루 감사했습니다.

[카즈나리]
저야말로 감사했습니다!

[디렉터]
실례하겠습니다.

[카즈나리]
수고하셨습니다~
(이런 취재를 받는 건 신선하네. 왠지 연예인 같았어~)
 ……응?
(이 타올…… 아까 그 취재하던 사람 건가? 지금이라면 아직 멀리 가지 않았을 테니까 따라가 보자)

-

[카즈나리]
(아, 자판기 옆에 있다!)
저기――.

[카메라맨A]
그건 그렇고 요즘 애들이란 느낌이었죠~ 일본화를 그리는 타입으로는 보이지 않았어요.

[카즈나리]
――. (나도 모르게 숨어버렸는데…… 엿듣는 것 같아서 미안하네)

[디렉터]
뭐, 작품하고 작가의 이미지가 반드시 일치하란 법은 없지만……. 취재를 위해서 조사해봤는데, 지난 공모전 입선은 뒷공작이 있는 게 아니냐는 소문이 SNS에 돌고 있더라.
아버지가 광고대리점에서 근무하고 공모전 협찬 회사라는 게 근거인 거 같아. 조금 전 취재에서도 응모 계기가 그쪽에서 말해준 거라고 했으니 전부 없는 말은 아닐지도 모르지.

[카메라맨A]
진짜요? 연줄이었다는 거네요.

[카메라맨B]
요즘에도 그런 게 있네요~

[디렉터]
뭐, 공모전도 화제성이 필요하니까 그런 눈에 띄는 젊은이를 입선시킨 게 아닐까.

[카메라맨A]
그렇군요. 그래서 이렇게 취재도 왔고요?

[디렉터]
그래, 그렇지. 어떻게 보면 성공한 거지.

[카즈나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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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즈나리]
오~ 이 그림은 왠지 모티브를 향한 사랑이 느껴져~ 간결하고 캐치해~! 우와, 이 작품 진~짜 좋다! 완전 박력 있어! 나 이 그림 좋아~
텐텐은 어떤 그림이 좋아?

[텐마]
……이거 좋지 않아? 눈이 가.

[카즈나리]
그렇구나, 텐텐은 이런 작풍을 좋아하는구나! 알 것 같아!

[텐마]
그림을 잘 아는 게 아니라서 어려운 건 잘 모르지만.

[카즈나리]
그걸로 된 거야! 왠지 이 그림 좋다거나 왠지 미묘하다 같은, 그런 직감적인 거면 된다고 생각해. 그림을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고……. 음악을 들었을 때처럼 단순히 마음이 들뜬다거나 즐겁다거나 그런 감정을 소중히 하면 되는 거야.
나도 그림 그릴 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려고 해. 그게 공모전에 제출하는 거든 낙서든 다르지 않아. 평소처럼, 봐주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좋다고 생각할만한 작품을 만들고 싶어. 물론 모두가 좋아해 주는 건 아닐지도 모르지만.
앗, 얘기가 너무 진지했나?

[텐마]
난, 네 그림…….

[카즈나리]
응?

[텐마]
……아냐, 아무것도.

[관람객A]
저기 스메라기 텐마 아니야?

[관람객B]
앗, 진짜네!

[텐마]
――.

[카즈나리]
텐텐, 오늘 진짜 덥지 않어? 빙수라도 먹을려?

[텐마]
어?

[관람객A]
진짜 스메라기 텐마 맞다니까.

[관람객B]
말 걸어볼까?

[텐마]
――그려! 쪄 죽겄다! 어여 가자구!

[관람객A]
아닌가?

[관람객B]
말투가 다르잖아…… 다른 사람 아냐?

[관람객A]
엄청 닮았다~

[카즈나리]
어떻게 속여넘겼네!

[텐마]
사투리가 너무 어설프잖아.

[카즈나리]
아하하, 안 들켜서 다행이야~

-

[텐마]
(오늘은 오랜만에 일도 없으니 느긋하게 있어볼까……)

[미스미]
종이 가져왔어~!

[텐마]
?

[유키]
그럼 시계방향으로 시작할까.

[쿠몬]
앗, 텐마 씨 마침 잘 왔어! 같이 그림 끝말잇기 하자!

[텐마]
그림 끝말잇기? 아니, 난 지금 쉬려고――.

[유키]
뭐야, 자신 없어서 그래?

[텐마]
뭐? 누가――!

[무쿠]
텐마 군은 여기 앉아.

[이즈미]
그럼 나부터 시작할게.

-

[무쿠]
일단 이걸로 끝인가?

[미스미]
어려웠어~!

[쿠몬]
정답 맞춰보자!

[무쿠]
감독님은 카레지요?

[쿠몬]
유키는 레이스지? 알아보기 쉬워!

[유키]
미스미가 그린 이건 반창고야?

[미스미]
맞아~!

[쿠몬]
그리고 텐마 씨가 그린 건…… 뭐지?

[유키]
유령?

[텐마]
'고'로 시작하는 게 아니잖아.

[미스미]
몬스터!

[텐마]
'고'가 아니잖아!

[쿠몬]
아메바 아냐?

[텐마]
'고'로 시작한다니까!

[유키]
그럼 뭔데?

[텐마]
……고양이.

[이즈미]
그, 그렇구나…….

[쿠몬]
고양이였구나~!

[미스미]
아, 그러고 보니 어제 극장 앞에서 고양이 집회가 열렸어. 사진 찍었어.

[무쿠]
와아, 귀여워요!

[텐마]
집회라더니 진짜 고양이가 모여있네.

[쿠몬]
무슨 얘기 하는 걸까?

[미스미]
그게, 순찰 당번을 정하고 근처 먹이 배분 방법을 얘기하고 있었어!

[이즈미]
의외로 착실한 의제네!?

[미스미]
나중에 인스테 올려야지~

[쿠몬]
그러고 보니 스미 씨 인스테 팔로워 늘었더라!

[유키]
객연의 영향이 커 보여.

[무쿠]
앞으로도 계속 나가면 인기인이 될지도!

[텐마]
…….

[유키]
왜 그렇게 풀죽어 있어?

[미스미]
텐마, 피곤해~?

[텐마]
……아, 뭐, 그래.

[쿠몬]
모처럼 쉬는 날이니까 푹 쉬어야지!

[텐마]
놀자고 한 건 너희잖아!

[쿠몬]
아하하, 미안미안. 스미 씨도 객연 무대로 바빴고 텐마 씨도 기숙사에 있는 건 오랜만이라 그만 놀고 싶어져서.

[미스미]
다 같이 놀면 재밌어~!

[쿠몬]
뭐, 카즈 씨는 아직 틀어박혀 작업하고 있지만…….

[텐마]
그러고 보니 안 보이네.

[무쿠]
전에 말한 공모전 작품 만드는 거 마무리 단계 같아. 밥도 안 먹고 작업하고 있어.

[이즈미]
조금 걱정되지.

[미스미]
주먹밥 만들어서 카즈한테 가져다주자!

[무쿠]
좋아요!

[미스미]
카즈는 바질 치즈 좋아하니까 많이 만들어줘야지~!

[카즈나리]
수고피코~!

[무쿠]
카즈 군!? 작업 끝났어?

[카즈나리]
응! 텐텐이 인풋 같이해준 덕분에 좋은 작품이 완성됐어!

[이즈미]
축하해!

[텐마]
잘됐네.

[유키]
고생했어.

[쿠몬]
지금 마침 카즈 씨한테 주먹밥 만들어서 가져다주려고 했는데.

[카즈나리]
진짜!? 배고파~

[미스미]
그럼 다 같이 주먹밥 파티하자~!

-

[카즈나리]
으~음…….

[무쿠]
왜 그래?

[카즈나리]
인스테 갱신하고 싶은데 올릴 게 없어서…….

[무쿠]
무리해서 갱신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카즈나리]
그건 그렇지만, 뭐랄까 항상 갱신하니까 버릇처럼 되어버려서.
――아, 그러고 보니 전에 텐텐하고 우연히 만났을 때 찍은 사진 안 올렸었지!

[무쿠]
텐마 군하고?

[카즈나리]
응응! 둘이 갤러리 순회하고 왔을 때. 일 끝내고 오는 텐텐하고 딱 만나서 기념으로 찍었어~

[무쿠]
그랬구나. 이번 공연 역할분석에도 도움될 것 같아서 좋아 보여.

[카즈나리]
응. 공모전 인풋도 됐고 재밌었어.

[무쿠]
그러고 보니 공모전 결과는 어떻게 됐어?

[카즈나리]
으음, 시기만 보면 슬슬 연락이 올 때긴 한데……. 아, 메일 왔다. 처음 보는 메일주소…… 혹시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는 그거!?

[무쿠]
진짜!?

[카즈나리]
제목이 '공모전 결과 안내'니까 확실해 보여.

[무쿠]
우와아, 두근두근해.

[카즈나리]
결과는…….

[카즈나리&무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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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즈나리]
스미~ 막공 수고했어~!

[무쿠]
무사히 끝나서 다행이에요!

[미스미]
고마워~!

[쿠몬]
아, 텐마 씨도 촬영 수고했어~!

[텐마]
난 덤이냐.

[이즈미]
지방촬영 힘들었겠다.

[미스미]
선물은~?

[텐마]
정말이지……. 자. 삼각은 이것밖에 없었어.

[미스미]
와~아! 삼각 떡~!

[텐마]
너희는 이거.

[유키]
지역 한정 키홀더라니…….

[텐마]
어쩔 수 없잖아. 뭐가 좋을지 물어볼 틈도 없었다고.

[카즈나리]
텐텐 연락 잘 안 됐잖아~

[텐마]
촬영지가 산속이라 전파가 안 터졌어. 뭐, 디지털 디톡스도 나쁘지는 않았어.

[쿠몬]
디지털 디톡스?

[카즈나리]
일부러 스마트폰이랑 컴퓨터에서 떨어지는 시간을 만드는 거야. 디지털 판 단식 같은 거.

[유키]
그거 그냥 말해보고 싶었을 뿐이지?

[무쿠]
연락이 안 되면 조금 불안할 것 같아…….

[쿠몬]
뭐, 텐마 씨는 할아버지 같은 면이 있으니까 괜찮았을지도?

[텐마]
야.

[카즈나리]
나는 절대 못 견딜 거야!

[유키]
너는 좀 참는 게 좋지 않아?

[텐마]
그러고 보니 이번에 같이 연기하는 분이 'WONDER RUSH'를 보고 여름조 팬이 됐다고 했어.

[쿠몬]
진짜!?

[카즈나리]
연예인 팬이 생기다니 대단해!

[텐마]
드라마 감독님도 미스미 무대를 봤는지 칭찬했고.

[쿠몬]
스미 씨 대단해~!

[카즈나리]
스미~ 잘됐다!

[미스미]
야호~!

[유키]
역시 객연을 나가면 얼굴이 알려지는구나.

[텐마]
이번에 소속사 설립 파티를 하니까 초대하고 싶다고 했어.

[쿠몬]
진짜!?

[카즈나리]
우리도 드디어 그런 곳에 불리게 됐구나.

[텐마]
그냥 립서비스겠지만.

[쿠몬]
에이~ 뭐야~

[이즈미]
그래도 이름을 기억해준 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

[츠즈루]
감독님―― 아, 여름조도 모여있구나.
감독님한테 먼저 얘기하려고 했는데, 여름조가 다 모여있으니 마침 잘 됐네.

[이즈미]
무슨 일 있어?

[츠즈루]
저번 갤러리에서 들은 미요시 씨 얘기를 참고 해서 신인 아티스트가 모이는 화랑을 무대로 한 이야기 아이디어를 생각해봤어요. 아직 큰 틀만 잡힌 정도지만…….

[이즈미]
호오, 화랑이라니 지금까지 해본 적 없는 느낌이라 재밌을 것 같아.

[무쿠]
그림이 테마면 역시 카즈 군이 주연인가?

[유키]
확실히 그게 좋겠지.

[텐마]
원래 그림에 관련된 지식도 있고 딱 어울리네.

[카즈나리]
그럼 힘내볼까!

[츠즈루]
저도 미요시 씨로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준주연이나 다른 배역을 어떡할지는 아직 검토 중이고…….

[이즈미]
아, 텐마 군은 '신설·쿠로우전'이후로 주연도 준주연도 한 적 없잖아. 어때?

[미스미]
그랬지~!

[쿠몬]
슬슬 텐마 씨 차례야!

[텐마]
아니…… 지금은 일이 바빠서 조금 생각해볼게.

[무쿠]
어……?

[유키]
평소 같으면 바로 일보다 공연을 선택하면서.

[텐마]
――아직 스케줄을 알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잖아.

[유키]
흐~응?

[이즈미]
뭐, 일단 준주연이 어떤 역할인지 정해진 후에 정해도 괜찮을 거야.

[무쿠]
화랑이 테마라니 어떤 이야기가 될지 기대돼요.

[이즈미]
그러고 보니 카즈나리 군, 저번 갤러리에서 얘기한 공모전은 어떻게 하기로 했어?

[텐마]
공모전?

[쿠몬]
카즈 씨 아빠 아는 사람 회사에서 공모전을 여니까 꼭 응모하라고 했었어.

[카즈나리]
난 학창시절에 그런 거 거의 응모한 적이 없거든. 역시 한 번쯤 경험해두는 게 좋을까~ 싶어. 앞으로 UMC를 목표로 하는데도 뭔가 힌트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고.

[유키]
공모전이면 작품을 새로 만들어야 하지? 공연도 있는데 괜찮겠어?

[카즈나리]
공연은 아직 시간 남았으니까, 시기적으로도 제작기간하고는 안 겹칠 테니 괜찮앙!

[이즈미]
그렇구나. 여러 가지로 도전해보는 건 좋은 일이지. 힘내!

[무쿠]
카즈 군이라면 분명 괜찮을 거야!

[미스미]
힘내~ 카즈~!

[카즈나리]
고마워!

-

[텐마]
(촬영이 빨리 끝나서 다행이야. 사고 싶었던 것도 샀으니 이제 돌아갈까――)

[카즈나리]
……어라? 텐텐? 이런 데서 뭐해?

[텐마]
일이 빨리 끝나서 뭐 좀 사러 왔어.

[카즈나리]
일단 인스테 올리고 싶으니까 만났다고 사진 찍자!

[텐마]
야, 나한테 거부권은 없는 거냐.
카즈나리는 뭐 하고 있었어?

[카즈나리]
공모전 작품 아이디어를 찾아서 어슬렁어슬렁 갤러리 순회를 해볼까 해서. 테마가 자유라고 하면 이미지가 좀처럼 안 잡힌다니까~
우선 항상 신세 지는 갤러리 전시를 보러 가려고 하는데, 텐텐도 갈래?

[텐마]
글쎄――.

[카즈나리]
조금 이르긴 해도 다음 공연은 화랑이니까 그림을 공부하면 텐텐도 준주연 맡고 싶어 질지도!

[텐마]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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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미]
와아, 손님이 꽤 있네.

[유키]
학생이 많아 보여.

[츠즈루]
친구들일지도.

[쿠몬]
그룹전시니까 카즈 씨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여러 사람 작품이 있는 거지?

[무쿠]
카즈 군 그림은 어디 있을까?

[이즈미]
이쪽이었을 텐데…….

[카즈나리]
앗, 얘들아~!

[유키]
저깄네.

[카즈나리 아빠]
응?

[카즈나리]
파피~ 극단 친구들이야.

[미스미]
앗, 카즈네 아빠!

[무쿠]
카즈 군네?

[카즈나리 아빠]
아들이 항상 신세 지고 있습니다.

[이즈미]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네요.

[쿠몬]
카즈 씨한테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카즈나리]
다들 봐봐. 이게 내 그림!

[무쿠]
와아…… 예뻐.

[카즈나리 아빠]
작품의 깊이가 더욱 깊어졌구나.

[쿠몬]
역시 카즈 씨는 굉장해~!

[카즈나리]
고마워~! 더 말해줘! 난 칭찬받으면 엄청 느는 타입이니까!

[유키]
잘난 척 말고.

[츠즈루]
미요시 씨 그림도 굉장하지만 다른 그림도 다 개성 있네요.

[카즈나리]
아직 개인전을 열기에는 어려운 학생들이 모여서 여는 전시회니까. 거칠긴 해도 다양한 개성이 모여서 독특하고 재밌지?

[츠즈루]
그렇네요…….

[???]
……미요시 씨?

[카즈나리 아빠]
아, 코스기 씨. 이런 데서 다 만나네요.

[코스기]
저도 놀랐어요. 미요시 씨는 일로 오신 건가요?

[카즈나리 아빠]
아뇨, 오늘은 아들의 그림을 보러 온 거예요.
소개할게요, 아들인 카즈나리입니다. 그리고 아들이 소속되어있는 극단 분들이세요.

[카즈나리]
안녕하세요.

[코스기]
이게 미요시 씨 아드님이 그린 그림이었군요. 무척이나 감명을 받았던 작품이라 놀랐어요.

[카즈나리 아빠]
감사합니다.

[코스기]
카즈나리 씨는 지금까지 공모전에 응모해본 경험은 있나요?

[카즈나리]
아직 없어요.

[코스기]
실은 저희 회사에서 공모전을 여는데요……. 학생과 졸업생이라는 차세대 아티스트들이 매년 많이 응모해주고 있어요. 카즈나리 씨도 괜찮으면 어떤가요?

[카즈나리 아빠]
'전국 미래의 회화 대상전'이라는 공모전이야. 우리 회사도 협찬하고 있지.

[카즈나리]
오~ 재밌겠다!

[코스기]
많은 사람에게 보여줄 기회기도 하고, 이걸로 재능있는 젊은이가 날개를 펼치는 일도 있어요. 관심이 있으면 응모해주세요.
그럼 이만 가볼게요.

[쿠몬]
'전국 미래의 회화 대상전' 지금 검색해봤는데 그랑프리는 상금 50만 엔이래!

[무쿠]
입선하면 국립 미술관에 전시된다고 쓰여있어.

[쿠몬]
굉장하네!

[유키]
입선하면 확실히 좋은 스펙이 되겠어.

[카즈나리]
…….

-

[스태프]
그럼 한번에 체크인해올 테니 스메라기 군은 여기서 기다려주세요.

[텐마]
잘 부탁합니다.
……후우.
(오늘 촬영은 순조롭게 진행됐고 내일 스케줄도 예정대로――)
응? 이가와네…….
(촬영지가 전파가 전혀 안 터지는 곳이라 확인을 못 했어. 설마 이렇게까지 안 터질 줄은 몰랐는데 덕분에 촬영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여름조 애들한테 온 LIME도 쌓였네)

쿠몬 [카즈 씨 그림, 굉장했어!]
무쿠 [사진보다 실물이 더 굉장했어! 텐마 군도 다음에 보여달라고 하자]

[텐마]
호오…….
(전시회 잘한 것 같네)

카즈나리미요시☆ [텐텐도 촬영 힘내~!]
유키 [선물 사와~]
△△△ [삼각 선물 기대할게~!]

[텐마]
뭔데 그게.

[감독]
스메라기 군, 수고했어.

[텐마]
고생하셨습니다.

[배우]
연락 많이 쌓였지?

[텐마]
네에, 그럭저럭…….

[감독]
오늘 현장은 전파가 안 터져서 불편했지? 미안해.

[텐마]
아니요. 괜찮아요.

[배우]
뭐 요즘은 SNS 단식이라거나 디지털 디톡스라면서 일부러 그런 환경을 만들기도 하니까요.

[감독]
그러고 보니 지인 중에 각본가가 있는데 마감이 급할 때 그런 걸 한다고 들은 것 같아. 기분이 상쾌해지고 영감이 떠오른다고 하더군.
스메라기 군처럼 젊은 애는 참기 힘들려나.

[텐마]
며칠 정도는 괜찮아요.

[감독]
매일 연락하는 사람 없어? 뭐, 여자친구라던가.

[텐마]
없어요. 아, 굳이 꼽으면 같은 극단 사람들 이려나요. 조금 전에도 LIME이 많이 왔는데――.

[배우]
혹시 여름조 사람들?

[텐마]
네?

[배우]
실은 우리 아내가 여름조에 효도 쿠몬 군 팬이야. 'WONDER RUSH' 보러 갈 때 같이 갔었어.
정말 재밌어서 나도 완전히 여름조 팬이 됐다니까. 지금 상연하는 이카루가 군이 나오는 무대도 보러 갔었어.

[텐마]
그런가요?

[배우]
감독님도 저번에 보셨다고 했잖아요. '새의 섬'이요. 히바리 역에 이카루가 군―― 스메라기 군하고 같은 극단에 소속해있는 애예요.

[감독]
아, 그 배우 말이군. 확실히 독특한 존재감이 있어서 눈길을 끄는 좋은 연기를 한다고 생각했지.

[배우]
그렇죠! MANKAI 컴퍼니는 플뢰르 특별상도 받았으니 스메라기 군 외에 다른 애들도 앞으로 점점 화제가 될 거예요.
뭐, 연극에 관심 없는 층에는 역시 스메라기 군의 존재감이 가장 큰 건 확실하겠지만.

[텐마]
…….

[감독]
그렇게까지 말하니 다음에 꼭 그 이카루가 군과 인사를 나누고 싶구먼. 실은 이번에 사무소를 차릴 예정이라서 말이야. 이런 입장이라서 배우의 육성에도 힘을 쏟으려고 해.
설립파티에 스메라기 군네 극단 멤버도 초대할까 하는데 어떤가?

[텐마]
……그러면 감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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