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미]
첫날까지 정말 순식간이었어.
[텐마]
이번에는 공연 연습을 시작하기까지가 길었던 것 같아.
[카즈나리]
맞아 맞아, 엄청 바쁘고 힘들었어~
[무쿠]
카즈 군은 계속 작품을 그려야 했잖아.
[유키]
공연이랑 작업을 병행했지.
[텐마]
그래도 이제 공연을 무사히 성공하면 UMC와 양립할 준비는 여러모로 갖춰진 거 아냐?
[카즈나리]
그렇지~! 힘내야지!
[유키]
카즈나리, 스카프 비뚤어졌어.
[카즈나리]
앗, 고마워! 윳키가 만들어준 의상도 여전히 귀엽고, 신 나게 하자~!
[무쿠]
그러고 보니 이번 의상은 현대적이라서 조금 신선해. 의상 같은 느낌이 안 난다고 해야 하나.
[미스미]
세련됐어~
[쿠몬]
이대로 외출해도 될 것 같아!
[유키]
더러워지니까 금지.
[쿠몬]
칫~
[지배인]
슬슬 개연하겠습니다!
[카즈나리]
그럼 원진 짜자.
[텐마]
부탁한다, 단장.
[카즈나리]
음~ 평소처럼 여름조다운 것도 좋지만 이번에는――.
"타인이 정하는 가치에 사로잡히지 말고 보는 사람 한 명 한 명의 마음에 남는 것을―― 모두에게 전합시다!"
[쿠몬]
오오~!
[미스미]
파이팅~!
-
[이즈미]
(이번 무대는 미대생과 화가에게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말이 있는 스카이 갤러리)
(신인 시절 여기서 개인전을 열면 반드시 작품이 잘 팔려서 행운이 날아든다는 징크스를 믿고 화가 지망생들이 모인다……)
[아오미]
"사쿠라다 군, 수고했어요. 이번 개인전도 성황이었네요. 두 번째 개인전에서 거의 모든 작품이 팔리다니 대단해요. 착실하게 팬도 늘고 있고――."
[사쿠라다]
"저, 저는……."
[아오미]
"사쿠라다 군?"
[사쿠라다]
"역시 팔 수 없어요……!"
[아오미]
"네……?"
[사쿠라다]
"이 작품도 저 작품도 다 제 자식같이 소중해요! 그걸 팔다니 제가 대체 무슨 짓을……."
"모두가 슬피 울고 있어요으흐흑. 미안해! 전부 내가 나빴어! 이제 팔겠다고 안 할게! 또 물이랑 풀떼기만 먹는 한이 있어도 우리는 평생 함께할 거야……!"
[손님]
"어, 어? 저기, 이거 파는 거 아닌가요?"
[사쿠라다]
"죄송합니다! 안 팔아요! 돌아가 주세요! 제 자식은 제가 지킬 겁니다!"
[시라토]
"아니, 잠깐――."
[아오미]
"사쿠라다 군, 진정해!"
[사쿠라다]
"아오미 씨는 자기 자식을 팔아치우는 지독한 짓을 할 수 있어요!?"
[아오미]
"모, 못하겠지……?"
[사쿠라다]
"자기 손으로 소중하게 키우고 싶지 않은가요!?"
[아오미]
"으, 으~음, 뭐어 그렇지……."
[시라토]
"아오미 씨! 말려들지 마세요!"
[아오미]
"앗, 미안 미안."
[사쿠라다]
"죄송해요, 아오미 씨. 이 개인전을 위해서 여러모로 힘써주셨는데…… 저는 역시……."
[아오미]
"사쿠라다 군의 작품을 향한 넘치는 애정은 충분히 잘 알고, 그게 사쿠라다 군 작품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자식도 언젠가는 자립하는 날이 오는 법이죠. 여기 전시되어있는 작품은 모두 사쿠라다 군의 애정을 가득 품고 세상으로 날아갈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훌륭하게 자라서 각자 자신의 자리를 발견하고 많은 사람에게 힘을 주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은가요?"
[사쿠라다]
"아…… 그렇구나…… 맞아요. 이건 자립하는 거구나…… 그런데 나는, 무슨 바보 같은! 나는 부모로서 실격이야! 나는 바보야! 바보 바보!"
[아오미]
"괘, 괜찮아요. 진정하세요."
[손님]
"저기…… 그럼 파는 건가요?"
[시라토]
"물론이죠, 손님. 이쪽에서 수속을 도와드리겠습니다."
[손님]
"앗, 네."
-
[아오미]
"다음에 또 방문해주세요."
[시라토]
"……이번엔 정말 큰일 나는 줄 알았어요."
[아오미]
"음, 뭐, 사쿠라다 군은 저번 전시 때도 이랬으니까……."
[시라토]
"힘드네요……."
[이즈미]
(특이한 성격의 신인 화가 사쿠라다를 쿠몬 군이 개성 있는 캐릭터로 완성했어)
(평소보다 어른스러운 카즈나리 군의 아오미도 텐마 군의 다소 냉담한 시라토도 친밀감 있는 느낌이 좋아)
-
[시노노메]
"안녕하세요~"
[아오미]
"아, 시노노메 군. 어서 와요. 요즘에 평판이 좋던데요."
[시노노메]
"에헷, 덕분에요~"
[아오미]
"도움이 됐다니 기뻐요. 시라토 군, 차 한 잔 부탁해도 될까요."
[시라토]
"네."
[시노노메]
"시라토?"
[시라토]
"아……."
[시노노메]
"앗~!! 시라토다~!! 왜 여깄어~!?"
[시라토]
"……오랜만이야."
[아오미]
"아는 사이인가요?"
[시노노메]
"고등학교 친구~ 같은 미술부였잖아~!"
[시라토]
"시노노메가 여기서 개인전을 열었었다니 몰랐어."
[시노노메]
"나도 시라토가 여기서 일하는 줄 몰랐어~! 고등학교 졸업하고 취직한 거 아니었어?"
[시라토]
"아~ 뭐, 일이 좀 있었어."
[시노노메]
"그랬구나~ 그래도 또 시라토랑 같이 그림 일을 할 수 있어서 기뻐~"
[시라토]
"아니, 나는 그냥 알바라."
[아오미]
"시라토 군도 회의에 참석해주세요. 이제 슬슬 기획에 관한 것도 가르쳐주려고 하던 참이었어요."
[시라토]
"엇……."
[시노노메]
"야호~! 잘 부탁해!"
-
[츠즈루]
(신진기예 화가 시노노메는 이카루가 씨 이미지에 맞게 쓰긴 했지만…… 역시 정말 잘 어울려. 무대가 밝아지는 것 같아)
-
[이즈미]
(시노노메와 회의를 끝낸 다음 갤러리에 또 다른 미대생이 자기 작품을 가지고 온다……)
[아오미]
"안녕하세요. 스카이 갤러리 오너인 아오미예요."
[시라토]
"시라토입니다."
[모에기]
"아, 아아안녕하세요. 모에기예요."
[아오미]
"그럼 바로 포트폴리오를 볼 수 있을까요?"
[모에기]
"네, 넵! 저기, 이게―― 으아아!"
[시라토]
"괜찮으세요……?"
[모에기]
"고, 고맙습니다."
[아오미]
"그럼 보도록 할게요."
[모에기]
"저, 저기…… 어떤가요?"
[아오미]
"정말 좋은데요! 여기 디테일도 좋고요. 이런 작품은 일상생활에도 어울려서 손님들이 좋아하죠."
[모에기]
"그렇죠……! 저도 그 그림 정말 좋아해요! 그리고 여기는 색채 밸런스가 정말 좋은데――."
[아오미]
"네, 그래 보여요."
[모에기]
"그리고 이 그림은 구름을 모티브로 한 건데……. 밖에서 본 모습과 구름 안에 들어갔을 때의 모습으로 인간의 내면과 외면을 표현해본 거고, 그 갭이 좋아서."
[아오미]
"네. 꼭 전시회를 열어요."
[모에기]
"아…… 저기…… 죄, 죄송해요. 역시 그만둘게요……."
[아오미]
"네?"
[모에기]
"정말로 죄송합니다! 실례할게요!"
[아오미]
"앗, 잠깐――."
-
[쥬자]
(무쿠는 저런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구나. 나한테는 어려운 역할이야……)
-
[이즈미]
(갑자기 돌아가 버린 모에기의 뒤를 이어 또 다른 미대생이……)
[아오미]
"좋은데요. 착실하게 테마와 정면에서 마주하고 있는 게 전해져서 호감을 품는 손님이 많을 거예요."
[야마부키]
"그렇죠! 저도 그 점을 정말 좋아해요――! 이 그림은 테마에 관한 다각적인 모티브를 다루고 있어서 무척 심오해요! 보면 볼수록 달라져서 다양한 시각으로 테마에 접근할 수 있게 되어있어요!"
[아오미]
"그래요. 꼭 함께 전시회를 열어요."
[야마부키]
"아…… 그게……."
[아오미]
"왜 그러죠?"
[야마부키]
"저기…… 역시 그만둘게요! 실례했습니다!"
[아오미]
"어어어……?"
[시라토]
"이런 게 유행하는 걸까요."
[아오미]
"초인종 누르고 도망가는 것처럼……?"
[시라토]
"그보다 결례잖아요. 상대하지 않는 게 좋아요."
[아오미]
"으~음…… 그래도 뭔가 사정이 있을지도 모르고, 작품을 어떻게 할지 결정하는 건 작가의 마음이니까요."
[시라토]
"뭐, 그건 그렇죠."
[아오미]
"하지만 표현한 이상 타인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많든 적든 모두가 가지고 있는 것 같네요."
"무엇보다 작품이 자기를 봐달라고 하고 있는 것 같아서…… 한 번 더 확인해보고 그때도 안 된다면 포기하죠."
-
[사쿠라다]
"안녕하세요……."
[아오미]
"아, 사쿠라다 군. 저번에는――."
[사쿠라다]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또 폐를 끼쳐서……. 이번에는 꼭 선선히 아이들을 보내주려고 마음먹었는데 미련이 남아서, 떨쳐버릴 수 없어서――."
[아오미]
"괜찮아요. 그런 점도 포함해서 사쿠라다 군의 작품이 탄생한 거니까요."
[사쿠라다]
"아오미 씨……!"
[아오미]
"뭐, 진정하고 앞으로도 힘내서 작품을 그려주세요."
[사쿠라다]
"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어라? 이 포트폴리오……."
[아오미]
"아, 이번에 개인전을 열고 싶다며 미대생이 들고 온 거예요."
[사쿠라다]
"제 후배예요."
[아오미]
"그런가요? 야마부키 씨라고――."
[사쿠라다]
"모에기죠."
[아오미]
"네? 모에기 씨요?"
[사쿠라다]
"네. 개인전 열리면 보러 올게요. 그럼 전 이만."
[아오미]
"아, 네……."
[시라토]
"야마부키 씨가 모에기 씨 작품을 가져왔다는 걸까요."
[아오미]
"그럼 모에기 씨 작품은 대체 누구의……?"
[시라토]
"……같은 사람 작품, 은 아닌 것 같죠."
[아오미]
"작풍이 많이 다르니까요. 테마 접근법도 다르고……."
[시라토]
"뭐가 됐든 남의 포트폴리오를 가져와서 속이는 사람은 신뢰하지 않는 편이 좋아요."
[아오미]
"으~음……."
-
[아오미]
"오늘은 전단을 맡기고 짧게 회의한 후에 갈 거예요."
[시라토]
"호오…… 미대는 이렇게 생겼군요……."
[아오미]
"어? 저 둘――."
[모에기]
"왜 그랬어? 야마부키는 자기 그림을 가져가면 바로 인정받았을 텐데."
[야마부키]
"그럴 리 없어. 내 실력으로는 무리야. 그래서 모에기의 작품을 가지고 갔어."
[모에기]
"그렇지 않아! 실제로 아오미 씨가 개인전을 열자고――."
[야마부키]
"어? 그게 무슨 말이야?"
[모에기]
"……미안해. 나도 아오미 씨에게 갈 때 야마부키의 포트폴리오를 가져갔어."
[아오미]
"어어엇…… 그렇게 된 거였나요?"
[시라토]
"둘이 닮았네."
[모에기]
"아오미 씨!?"
[야마부키]
"저, 저기, 죄송해요. 제가――."
[모에기]
"정말 죄송합니다!"
[아오미]
"으~음, 일단 방금 그 얘기를 다시 들려주겠어요?"
-
[아오미]
"그러니까 둘 다 자기 작품에 자신이 없어서 엉겁결에 다른 사람의 작품을 가지고 왔다…… 그런 거죠?"
[모에기]
"야마부키라면 반드시 인정받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야마부키의 개인전을 보고 싶기도 했고……."
"하지만 야마부키는 자신이 없다면서 안 한다고 고집을 부려서……. 설마 야마부키가 아오미 씨에게 갔을 줄은 몰랐어요."
[야마부키]
"그건 내가 할 말이야. 모에기도 개인전은 못 열게 뻔하다는 말만 했잖아. 난 분명 괜찮을 거라고 계속 말했는데."
[시라토]
"닮는 것도 정도가 있지……."
[아오미]
"작품의 방향성은 참 다른데 말이에요."
[모에기]
"어쨌든 그렇게 됐으니 저는 전시에 관한 건 사퇴할게요."
[아오미]
"어!?"
[야마부키]
"저도 아오미 씨에게 인정받은 걸로 충분해요…… 전시회를 열어도 어차피 아무도 안 올 테고. 왔다고 해도 다들 분명히 아, 잘못 찾아왔다 하는 표정으로 아닌 척 일단 한 바퀴 휙 돌고 나갈 테니까요."
[모에기]
"제 전시회도 분명 SNS에서 논란이 돼서 멘탈이 꺾이면서도 SNS를 보는 걸 멈출 수 없게 돼서――. 결국은 대학도 못 다니게 될 테니 그만둘게요."
[아오미]
"둘 다 굉장히 구체적으로 부정적이구나……!"
[시라토]
"그럼 무리해서 개인전을 열 필요 없잖아요."
[아오미]
"하지만 둘 다 직접 스카이 갤러리에 찾아왔잖아요? 열고 싶은 마음은 있다는 거지요?"
[모에기]
"그건……."
[야마부키]
"뭐어……."
[아오미]
"자기 작품에 자신감이 없을 뿐이고."
[모에기]
"네."
[야마부키]
"맞아요."
[아오미]
"하지만 모에기 씨는 야마부키 씨의, 야마부키 씨는 모에기 씨의 작품은 인정하고 있어요."
[모에기]
"야마부키는 꼭 개인전을 열어야 해요!"
[야마부키]
"모에기의 작품이라면 분명 다들 보러 올 거예요!"
[아오미]
"그럼 모에기 씨는 야마부키 씨의 작품을 전시하고 야마부키 씨는 모에기 씨의 작품을 전시하면 되죠."
[모에기]
"네……?"
[야마부키]
"그 말은……?"
[아오미]
"물론 작가 이름은 제대로 자기 이름으로 해주세요."
"상대의 작품이라면 자신 있게 사람들 앞에 내놓을 수 있는 거죠? 그렇다면 두 사람 합동 전시로 상대의 작품을 전시한다고 생각하면 되는 거예요."
[모에기]
"야마부키의 작품이랑 같이 하는 거면…… 제 작품은 다들 눈길도 주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야마부키의 작품으로 어물쩍 넘어갈 수 있겠네요……."
[야마부키]
"모에기의 작품이랑 같이 하는 거면…… 다들 절반은 만족하고 가겠네요…… 비평도 찬반양론 정도는 될 수 있을지도……."
[모에기]
"그럼 할게요!"
[야마부키]
"잘 부탁합니다!"
[아오미]
"우리 열심히 해요."
-
[타이치]
(이번에는 뭇 쨩이랑 유키 쨩이 짝을 이루는 역할이네여~ 키도 비슷하고 유키 쨩이 뭇 쨩 캐릭터를 따라가는 게 진짜 어울림다!)
-
[시라토]
"어떻게 그런 성가신 상대한테 그렇게까지 해주는 거예요?"
[아오미]
"좋은 작품을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으니까요."
"그리고 작품이 가진 힘을 작가도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그건 사람들에게 보여줘야지 처음으로 이해할 수 있는 감각이니까……."
"그러기 위해서, 그 순간을 위해서 갤러리를 열고 있는 거에요. 뭐, 아버지가 하던 걸 이어받은 것뿐이지만요."
[시라토]
"아오미 씨는 아버지 갤러리를 물려받은 거였죠."
[아오미]
"네. 저도 계속 시라토 군처럼 어시스턴트로 일하며 일을 익혔어요."
[시라토]
"자기, 그것도 이런 좋은 땅에 큰 갤러리를 가지고 있다니 부러워요."
[아오미]
"그렇죠. 아버지 덕이에요. 그만큼 압박감은 있지만요."
[시라토]
"……."
-
[이즈미]
(모에기와 야마부키의 합동 전시가 무사히 끝나고 시노노메의 개인전 준비가 시작되지만……)
[아오미]
"시노노메 군에게 연락 온 거 있나요?"
[시라토]
"아뇨, 전혀요."
[아오미]
"이상하네요…… 벌써 회의하기로 한 시간이 30분이나 지났는데…… 아무리 전화해도 받지 않아요."
[시라토]
"뭐, 지각상습범이긴 한데."
[아오미]
"연락이 안 되는 게 신경 쓰여요. 그리고 이제 안내장 디자인을 정하고 인쇄하지 않으면 시간이 모자랄 거예요. 메인 그림이 필요한데 연락이 없어서."
[시라토]
"그러고 보니…… 고등학교 때도 갑자기 학교를 쉬고 집에도 가지 않았던 적이 있어요. 며칠간 행방불명돼서 경찰에도 연락했었죠."
[아오미]
"네!? 큰일이잖아요. 빨리 찾아야죠."
[시라토]
"일단 집에 가볼까요?"
[아오미]
"그래요."
-
[아오미]
"시노노메 군! 시노노메 군, 있어요!? 대답이 없네요……."
[시라토]
"지금 확인해봤는데 학교에도 안 갔나 봐요."
[아오미]
"그럼 본가라던가……?"
[시라토]
"글쎄요. 시노노메네 부모님은 기본적으로 외국에 계실 때가 많아서."
[아오미]
"그렇군요. 어디로 간 걸까요…… 기다리면 며칠 후에 돌아올까요?"
[시라토]
"참고로 고등학생 때는 하천부지에서 동사할 뻔 했었어요."
[아오미]
"꼭 찾아야지 위험하겠네……! 하지만 무턱대고 찾는 것도……."
[시라토]
"그 녀석이 갈만한 곳을 돌아볼게요."
[아오미]
"부탁할게요!"
-
[아오미]
"있다……!"
[시노노메]
"아~ 들켰네~ 지금부터 침대 만들려던 참인데~"
[시라토]
"만들지 마. 또 경찰에 잡혀간다?"
[시노노메]
"항상 시라토한테 들킨다니까~ 왤까~?"
[시라토]
"……그냥, 네가 생각하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어. 거의 네가 좋아하는 풍경을 보러 가잖아."
[시노노메]
"맞아~ 역시 시라토야!"
[아오미]
"그렇군요…… 좋아하는 풍경이라. 확실히 적당히 어지러운 게 시노노메 군이 작품 모티브로 삼을 법한 분위기네요."
[시라토]
"회의는 왜 안 왔어?"
[시노노메]
"그게~ 날씨가 좋아서?"
[시라토]
"시노노메……."
[시노노메]
"미안해, 미안~ 사실은 메인 그림을 하나도 못 그려서~"
[아오미]
"네!? 하지만 이제 안내장을 인쇄해야 하는데……."
[시노노메]
"첫날 아침에는 가져갈 테니까 어떻게든 디자인해줘~"
[아오미]
"알겠어요. 시노노메 군은 작품 제작에 전념해주세요."
[시노노메]
"고마워~"
[시라토]
"믿어도 되겠어요? 저 녀석은 마감에 맞춘다는 개념이 없어요."
[아오미]
"그래도 그의 전시회니까요. 그가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지 못하면 성립되지 않아요."
-
[이즈미]
(그렇게 전시회 첫날을 맞이하고……)
[아오미]
"시라토 군, 시노노메 군은."
[시라토]
"아직 이요."
[아오미]
"이제 곧 개관시간이에요. 이대로면 메인이 벽만 있게 되는데……."
[시라토]
"어떻게 할까요?"
[아오미]
"벌써 손님이 줄을 서 있어요. 열 수밖에 없죠. 손님들께 설명하고 올게요."
"오늘 저희 갤러리를 방문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개관에 앞서 여러분께 한 가지 드릴 말씀이――."
[시라토]
"아오미 씨, 왔어요."
[아오미]
"어?"
[시라토]
"그림이 왔어요."
[아오미]
"진짜!?"
"죄송합니다, 실례하겠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기 바랍니다!"
-
[아오미]
"이게 시노노메 군의 신작…… 좋은데요."
"평소와 분위기가 조금 다른데,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었는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요. 시노노메 군은?"
[시라토]
"택배로 온 거예요."
[아오미]
"그런가요. 그럼 있다가 오려나."
-
[아오미]
"그럼 슬슬 닫을 준비를――."
[시노노메]
"미안해~ 늦었지?"
[아오미]
"시노노메 군! 고생이 많아요. 신작은 무사히―― 그 그림은?"
[시노노메]
"이제 끝나서 가져왔어~ 일단 첫날에 늦지는 않았네~"
[아오미]
"네? 그럼 아침에 온 그림은――."
[시노노메]
"어라~? 이거 내가 그린 거 아닌데?"
[아오미]
"네……? 그럼 대체 누가……?"
-
[시라토]
"택배업자를 확인해보지는 않았어요. 죄송합니다……."
[아오미]
"시라토 군 탓이 아니에요. 구매한 손님께는 제가 설명해 드릴게요."
[시라토]
"죄송합니다. 저 알바 그만둘게요."
[아오미]
"네? 아뇨, 시라토 군이 책임질 필요는――."
[시라토]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아오미]
"시라토 군!"
-
[아오미]
"……전화도 안 받네. 원래 그만두려고 했던 건가? 일을 정말 열심히 배워서 좋았는데……."
"위작이라. 작풍도 비슷하고 완성도도 있어 보이는데…… 대체 누가 그린 걸까."
-
[시노노메]
"아~ 아오밍, 수고~"
[아오미]
"개인전 수고하셨어요. 이번에도 대성공이었네요."
[시노노메]
"덕분에~"
[아오미]
"시노노메 군, 위작에 관해서 말인데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나요?"
[시노노메]
"아니~ 없었어~ 그렇게 유명하지도 않았고~"
[아오미]
"그런가요…… 미대에 작풍이 비슷한 학생은요?"
[시노노메]
"본 적 없는데~ 그런데 시라토는? 오늘은 같이 안 왔어~?"
[아오미]
"네? 듣지 못했나요? 시라토 군은 그만뒀어요."
[시노노메]
"뭐~!? 그랬어!? 뭐야~…… 아쉬워라~"
"걔, 미술부 3학년 때 갑자기 그만뒀어~ 나보다 잘 그리면서~ 그림 그리는 걸 관뒀어."
[아오미]
"그랬나요."
[시노노메]
"봐, 이거. 문화제 때 미술부가 전시한 거야~ 그립다~"
[아오미]
"이때부터 시노노메 군의 작풍은 이미 확립되어 있었네요. 그런데 이건?"
[시노노메]
"아, 그거 시라토가 그린 거야."
[아오미]
"시라토 군이……."
[시노노메]
"다른 사진도 있을 텐데~ 앗, 있다. 이거야."
[아오미]
"작풍은 조금 다르지만 모티브가 시노노메 군과 비슷하네요."
[시노노메]
"맞아~ 사생 가면 꼭 겹쳐~"
[아오미]
"혹시 그 그림의 작가는――."
-
[시라토]
"제가 그린 거예요. 죄송합니다."
[아오미]
"역시…… 어째서 그런 일을?"
[시라토]
"아오미 씨에게 제 그림을 인정받고 싶었어요."
"전 고등학교 때 미술부였는데, 사실은 미대에 진학해서 그림을 계속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경제적인 이유로 포기했습니다. 부모님도 반대하셨고……."
"그래서 당연하다는 듯 미대에 진학하는 시노노메가 부러웠고, 동시에 미웠어요. 제 노력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에서 전부 정해지는구나 싶어서."
"처음에는 솔직히 아오미 씨도 신용하지 않았어요. 대단한 건 스카이 갤러리를 만든 아오미 씨네 아버지고, 아오미 씨가 아니라고 생각했죠."
"알바도 적당히 실적이 쌓이면 그만두려고 했어요. 그런데 아오미 씨가 화가 개개인과 진지하게 마주하며 노력하는 걸 보고, 저 자신이 부끄러워져서……."
"그와 동시에 제 그림이 아오미 씨에게 인정받을 수 있을지 시험해보고 싶어졌어요. 만약에 인정을 받는다면, 후회 없이 그림의 길을 포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아오미]
"시라토 군의 작품은 제대로 시라토 군의 이름으로 세상에 내보여야 해요. 거짓된 건 그 누구의 마음에도 닿을 수 없어요."
"진짜 시라토 군의 작품을 보여주세요. 그리고 그 작품의 힘을 시라토 군도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시라토 군의 작품에는 힘이 있어요. 보는 사람의 마음에 호소하는 힘이.
"환경과는 상관없이, 그건 시라토 군 자신의 힘이에요. 그러니까 계속 작품을 그려주세요."
"미대에 진학하지 않아도 화가가 될 길은 있어요. 저는 그걸 돕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 일하고 있는 거니까요."
[시라토]
"아오미 씨…… 감사합니다."
-
[카즈나리]
다들 고마워~!
[텐마]
감사합니다!
[미스미]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