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미]

그럼, 여름조 공연 최종일 대성공을 축하하며, 건배!


[카즈나리]

건배~!


[무쿠]

건배!


[텐마]

건배.


[미스미]

건배~


[유키]

수고했어~


[사쿠야]

여름조 모두 수고 많았어요~!


[츠즈루]

수고~


[이타루]

수고수고.


[시트론]

수고했어야~


[츠즈루]

이야~ 근데 진짜 재밌었어. 각본으로 읽을 때보다 훨씬 재밌더라.


[카즈나리]

츠즈루가 그렇게 말해주니까 기뻐~!


[무쿠]

고마워요!


[사쿠야]

여름조 무대를 보고 우리도 어서 다시 무대에 서고 싶어서 근질근질했어.


[마스미]

그랬지.


[시트론]

몰래 들어갈 거야!


[유키]

엄청 눈에 띄어.


[지배인]

그러고 보니 저번에 저명한 연극평론가 분께서 블로그에 리뷰를 올려주셔서 반향이 엄청나요. 봄조 여름조 창단공연의 재연 희망 문의가 극단 연락창구에 잔뜩 와있어요.


[사쿠야]

정말이에요!?


[이즈미]

가을조 공연이 우선이지만, 재연도 하고 싶어.


[사쿠야]

로미줄리 또 하고 싶어요!


[시트론]

나 대사 늘려줘야 돼.


[츠즈루]

확실히 전보다 늘었으니까 괜찮겠어요.


[이타루]

재연이라니 귀찮…….


[츠즈루]

뭐라고요~!?


[마스미]

지금이라면 너를 더 열중시킬 수 있어.


[이즈미]

그래그래.


[텐마]

왠지 공연이 끝났다는 게 믿기지 않아.


[카즈나리]

진심 동감. 왠지 내일도 해야 될 것 같지.


[무쿠]

좀 더 하고 싶어.


[미스미]

내일부터 재연할래~!


[사쿠야]

치사해요!


[이즈미]

(봄조, 여름조 재연을 하기 위해서도 가을조 공연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돼……! 오디션엔 어떤 애들이 올까? 사쿄 씨가 꼭 와주면 좋을 텐데……)


-


[레니]

'일찍이 영화를 누렸던 MANKAI 컴퍼니, 그 화려한 부활극의 개막. 창단 공연 재연이 기다려진다.' ……라. ……역시 거슬리는군.

……하루토.


[하루토]

네.


[레니]

……그 녀석을 불러라.


[하루토]

알겠습니다.


[레니]

……. ……아직 내 방해를 하는 건가, 타치바나여.

[이즈미]

(이번에도 반드시 보러 왔을 거야. 지금이라면 아직 극장 근처에――)

 

 

[사쿄]

…….

 

 

[이즈미]

저깄다! 사쿄 씨!

 

 

[사쿄]

――. 무슨 일이지, 돈이라도 갚으러 왔나?

 

 

[이즈미]

아니요!

 

 

[사쿄]

흥. 리허설 평판을 봤을 땐 어떻게 될까 싶었는데 잘 한 모양이군. 아직 긴장을 늦추지 마. 손님이 조금이라도 줄면 바로 극장을 부술 거니까. 알겠어? 이익을 올리려면 무대뿐만 아니라 물건 판매 쪽도 생각해야 돼. 앞으로는――.

 

 

[이즈미]

자, 잠시만요! 극단운영 강의를 들으러 온 게 아녜요!

 

 

[사쿄]

……그럼 뭐지?

 

 

[이즈미]

……. (응, 저 오른쪽 눈 밑의 점, 틀림없어)

 

 

[사쿄]

――.

 

 

[이즈미]

(여름조 비디오에 찍혀있던 소년은 사쿄 씨야. 연습을 견학하고 있었다는 건, 연극에 관심이 있다는 거……)

 

 

[사쿄]

야쿠자를 노려보다니 근성이 좋군. 싸움을 거는 거라면――.

 

 

[이즈미]

무슨 말이에요!?

 

 

[사쿄]

그건 내가 할 말이야. 남의 얼굴을 빤히 보기나 하고. 아니면 뭐야…… 나한테 추파라도 던지는 건가?

 

 

[이즈미]

이걸 봐주세요!

 

 

[사쿄]

――큽. 남의 얼굴을 종이로 누르지 마! 죽일 생각이냐! 뭐야 이건…… 전단지?

 

 

[이즈미]

가을조 가입 오디션 전단지예요.

 

 

[사쿄]

……무슨 속셈이지?

 

 

[이즈미]

스카우트 할 속셈이요.

 

 

[사쿄]

허, 야쿠자까지 스카우트 하다니. 자포자기도 정도껏 해.

 

 

[이즈미]

초대 여름조 연습 풍경을 찍은 비디오를 봤어요. 아빠랑 초대 여름조 사람들이랑 같이 찍혀있던 남자애가 있었죠.

 

 

[사쿄]

…….

 

 

[이즈미]

남자애 오른쪽 눈 밑에 특징적인 점이 있었어요. 모습이 조금 찍혀있는 것뿐이고, 처음엔 확신이 없었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사쿄 씨는 MANKAI 컴퍼니를 위해 많은 말씀을 해주셨다는 것 밖에 생각나지 않았어요.

사쿄 씨, 사실은 극장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죠? 그리고 분명 이 극장을 무척 좋아했을 거예요.

 

 

[사쿄]

…….

 

 

[이즈미]

봄조 공연 앙케트 중에 최종일에 익명으로 빽빽하게 써준 것도 어쩌면 사쿄 씨 아닌가요?

 

 

[사쿄]

…….

 

 

[이즈미]

오디션, 와주세요. 부탁드려요.

 

 

[사쿄]

……그럴듯한 총감독의 얼굴이 됐어.

 

 

[이즈미]

…….

 

 

[사쿄]

……말해두겠지만, 내 안의 너는 여전히 꼬맹이야.

 

 

[이즈미]

네!?

(혹시 나, 어렸을 때 사쿄 씨랑 만났었나……?)

 

 

[사쿄]

……이건 생각해보지. 그럼 이만.

 

 

[이즈미]

꼭 와주세요! 기다릴게요!

 

 

[사쿄]

…….

 

 

-

 

 

[올백 청년]

……무쿠 녀석, 당당한 배우가 됐어. 가을조 오디션이라…….

 

 

[눈초리가 올라간 청년]

――야.

 

 

[올백 청년]

――응?

 

 

[눈초리가 올라간 청년]

0고 최강 효도 쥬자란 녀석이 너냐?

 

 

[쥬자]

……뭐? 뭐야 넌.

 

 

[반리]

난 셋츠 반리. 너랑 똑같이 이 근방에선 패배를 모르는 사람이지. 뭐, 이름 같은 건 아무래도 좋아. 우선――.

 

 

[쥬자]

――.

 

 

[반리]

너를 밟아버릴 거니까.

[이즈미]

얘들아 수고했어~!


[유키]

수고했어.


[무쿠]

수고하셨습니다!


[이즈미]

오늘 박수소리가 가장 컸어!


[카즈나리]

커튼콜 때도 전혀 그치지 않았고. 왠지 진짜~ 아무 생각도 못 하겠어. 계속 무대에 있고 싶어.


[텐마]

그렇지.


[이즈미]

네~


[운동부 학생A]

실례합니다~


[운동부 학생B]

사키사카, 있어……?


[무쿠]

아, 얘들아――.


[운동부 학생A]

사키사카, 엄청났어!


[운동부 학생B]

진~짜 재밌었어!


[운동부 학생A]

솔직히 왜 육상에서 연극? 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오늘 봤더니 그런 거 아무래도 좋아졌어.


[운동부 학생B]

그치! 연극 재밌어.


[운동부 학생A]

무대 위에서 사키사카 멋있었고.


[무쿠]

고마워!


[이즈미]

(잘됐다, 무쿠 군)


-


[카즈나리]

네네~


[남학생A]

루리카와 있어?


[유키]

……어어, 왜?


[남학생A]

아, 저기, 이거……!


[유키]

뭐……?


[카즈나리]

꽃다발이라니 완전 윳키 팬이잖아!


[남학생B]

저기 루리카와, 진짜로 예뻤어!


[유키]

……그래.


[남학생A]

다음 공연도 꼭 보러 갈게……!


[유키]

흐~응, "그럼, 약속이야?"


[남학생A]

으, 응!


[남학생B]

꼭 갈게! 죽어도 갈게!


[유키]

"고마워."


[텐마]

기분 나빠…….


[유키]

팬 서비스도 중요하잖아.


-


[오미]

안녕하세요~


[이즈미]

앗, 오미 군. 와줬구나.


[오미]

티켓을 받았으니까요.


[이즈미]

어땠어?


[오미]

굉장히 좋았어요. 이번엔 연기 하는 사진도 찍고 싶어요.


[이즈미]

꼭 부탁해!


[카즈나리]

좋다! 그럼 사진 모아서 팸플릿 같은 거 만들자~!


[이즈미]

(아, 하지만 오미 군은 연극에 관심이 있다고 했었으니까, 어쩌면 사진 말고도……?)


-


[???]

실례합니다.


[이즈미]

네~


[무쿠 아빠]

사키사카 무쿠 아버지 됩니다…….


[무쿠]

아, 아빠, 엄마!


[무쿠 엄마]

무쿠, 수고했구나.


[무쿠 아빠]

봤다, 네 자랑스러운 무대. 극단에 들어간다고 했을 때는 어떻게 되려나 걱정했었는데 훌륭한 배우가 되어서…… 흑.


[무쿠]

정말, 아빠는. 울지 말아요.


[무쿠 엄마]

후훗, 네 아빠도 참, 연극을 보고 있을 때도 계속 눈시울을 닦지 뭐니.


[무쿠 엄마]

그, 그런 말은 안 해도 되잖아.


[무쿠]

둘 다…… 와줘서 고마워.


[무쿠 엄마]

그러고 보니 무쿠가 연극에 나온다고 할머니께 말씀드렸더니 쥬 쨩이 보러 온 것 같던데…….


[무쿠]

어? 쥬 쨩이!?


[무쿠 엄마]

인사하러 오지 않았니?


[무쿠]

어, 응.


[무쿠 엄마]

그래, 다음에 만나면 인사해두렴.


[무쿠]

알겠어…… 그런데 왜 쥬 쨩이……?


[유키]

그게 누구야?


[무쿠]

으음…… 사촌 형인데, 못 만난 지도 오래 됐고 연극에 관심도 없어보였는데…….


[유키]

흐응.


-


[???]

실례.


[???]

텐마, 있니?


[텐마]

――아빠, 엄마.


[카즈나리]

우와, 저거 스메라기 부부잖아! 같이 서니까 위압감 엄청나……!


[무쿠]

아우라가 전혀 달라……!


[유키]

거만한 아우라는 유전인가.


[텐마 엄마]

정말, 제멋대로 굴기나 하고.


[텐마 아빠]

배우로서 한 꺼풀 벗겨진 것 같군. 이제 시끄럽게 잔소리하지 않을 거다. 네 생각해로 해봐라. 그리고 우리를 뛰어넘으러 와라.


[텐마]

아빠…….


[텐마 엄마]

가끔이라도 연락 하렴.


[텐마]

……알겠어.


[이즈미]

……다행이야, 텐마 군.


[텐마]

응, 부모님께 최고의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었어. 모두와 감독님 덕분이야.


[이즈미]

(……나도 아빠한테 이 무대를 보여주고 싶었어. 만약 아빠가 봤다면 뭐라고 하셨을까? 초대 여름조가 떠오른다고 하셨을까……? 아직 그 영상 속 초대 여름조에겐 미치지 못하지만, 언젠가 반드시……)

――. (그러고 보니 그 영상에 찍혀있던 남자애――)

――잠깐 나갔다 올게!


[텐마]

야, 어디 가는 거야?


[이즈미]

뒤풀이 먼저 시작해!

[스탭]

개막 5분 전입니다~!


[이즈미]

얘들아, 막이 오를 거야.


[무쿠]

앗, 네!


[카즈나리]

좋아, 가자!


[미스미]

응~


[텐마]

…….


[유키]

…….


[텐마]

……유키.


[유키]

왜?


[텐마]

무쿠.


[무쿠]

어?


[텐마]

카즈나리.


[카즈나리]

왜 그래, 텐텐?


[텐마]

미스미.


[미스미]

왜~애~?


[텐마]

……너희랑 무대에 오를 수 있어서 다행이야. 나는 너희를 소중한 동료고, 그…… 친구, 라고 생각하고 있어.


[카즈나리]

텐텐…….


[텐마]

카즈나리, 네가 날 친구라고 해줬을 때…… 간지러웠지만, 사실은 기뻤어. 합숙 때 얄팍하다고 해서 미안해.


[카즈나리]

그런 거―― 신경 안 써.


[텐마]

라스트, 함께 최고의 연기를 하고 싶어. 지금 이 순간의 우리밖에 할 수 없는 최고의 연기를―― 따라와 주겠어?


[유키]

……당연하잖아.


[무쿠]

물론이야!


[카즈나리]

같이 법석 떨어보자~!


[미스미]

텐마랑 함께 갈래~!


[텐마]

좋아, 엔진. 여름조― 파이팅!


[단원들]

파이팅~!


-


[세헤라자드]

"오늘 밤도 들려드리지요. 되풀이되는 천개의 이야기 그중 하나……."


[이즈미]

(유키 군, 역시 좀 긴장한 것 같아)


[알리바바]

"뭐야, 멍~하니 있기는, 세헤라자드."


[이즈미]

(어? 저런 대사는 없을 텐데? 텐마 군의 애드리브야)


[세헤라자드]

――.


[알리바바]

"거기 얼간이, 듣고 있냐?"


[세헤라자드]

"――얼간이는 너잖아, 365일 가난뱅이가. 그런 말 하면 비장의 정보 안 알려줄 거야."


[이즈미]

(응, 잘 받아쳤어. 컨디션이 평소대로 돌아왔어)


-


[알리바바]

"알라딘이 너야!?"


[알라딘]

"알라딘이 난데……."


[알리바바]

"이런 시원찮은 게 알라딘이라니. 마법의 램프는 진짜 가지고 있어……?"


[알라딘]

"시원치 않다니 너무해!"


[알리바바]

"헌팅도 전부 차이잖아."


[알라딘]

"이건 알라딘 비전의 연애테크 제1128에 실려 있는 전법으로――"


[알리바바]

"테크 너무 많아!"


[관객A]

아하하!


[관객B]

이런 대사가 있었나!?


[이즈미]

(오늘은 텐마 군의 애드리브가 많아. 모두 좋은 느낌으로 어깨에 힘을 빼고 있어)


-


[알리바바]

"뱃사람이 아니라고……? 뱃사람이 아닌 신드바드라니, 설정 틀린 거 아냐?"


[신드바드]

"아~ 괜찮아. 원전대로니까. 본디 뱃사람 신드바드의 모험담을 짐꾼 신드바드가 듣는다는 줄거리로――"


[알리바바]

"메타발언 스포 하지 마! 꿈에서 깨잖아!"


[관객A]

풋!


[관객B]

애드리브 많아!


[이즈미]

(무쿠 군, 처음에는 텐마 군에게 한소리 들을 때마다 위축돼서 실수했었는데, 정말 성장했어)


-


[알리바바]

"그보다 마인은 진짜 마인이냐? 평범한 인간으로 보이는데……."


[마인]

"……이래도?"


[관객]

와! 벽 타고 올라갔어


[관객B]

와이어!? 쩐다…….


[알리바바]

"마인, 마이 마인……."


[마인]

"이번 주인은 말장난을 좋아하는군……."


[알리바바]

"앗, 아니……! 의도치 않은 말장난이라니 쪽팔려……!"


[이즈미]

(다들 생기가 넘쳐. 긴장도 불안도 전부 즐겁다는 감정이 밀어낸 것 같아. 지금까지 중 가장 많은 웃음이 터지고 있어. 관객들이 재밌어하는 게 피부로 느껴져. 남은 건, 라스트 신 뿐……)


-


[세헤라자드]

"그럼 오늘 밤도 들려드리지요. '3살 알리바바와 성대한 오줌 누기'……."


[알리바바]

"그만!!"


[세헤라자드]

"10초 이내."


[알리바바]

"가면 되잖아, 가면! 성급했나……."


[세헤라자드]

…….


[이즈미]

(어……? 세헤라자드의 포즈[각주:1]가 긴걸)


[세헤라자드]

"……고마워, 알리바바."


[알리바바]

――.


-


[관객A]

마지막에 세헤라자드의 혼잣말, 왠지 찡했어!


[관객B]

나도! 그거 좋았지!


[이즈미]

(다행이야…… 최고의 최종일이야……!)


[카즈나리]

우와, 닭살 돋았어…… 뭐야 이거, 진짜 쩐다~


[무쿠]

굉장해, 기립박수야! 왠지 너무 감동해서, 나――.


[텐마]

왜 울고 그래.


[카즈나리]

그보다 텐텐, 애드리브 너무 많아!


[텐마]

따라와 달라고 했잖아.


[미스미]

재밌었어~!! 연극은 재밌어~!


[카즈나리]

진심 동감!


[무쿠]

맞아!


[텐마]

……고마워, 유키.


[유키]

소름.


[텐마]

너 진짜……!


[이즈미]

얘들아, 커튼콜!


[텐마]

가자――!


-


[텐마]

감사합니다!


[무쿠]

감사합니다~!


[유키]

고마워.


[카즈나리]

진짜 생큐~!


[미스미]

고마워~!

  1. 대사나 극적 흐름의 의도적인 일시적 휴지(休止)를 말함. [본문으로]

[이즈미]

(첫날부터 최종일까지 정말 순식간이었어……. 하지만 공연을 한 번 끝낼 때 마다 모두가 성장하고 있어. 이대로 최종일이 무사히 끝나면 대성공이야)


[카즈나리]

얘들아 봐봐, 이 기사! 진짜 큰일!


[유키]

뭐, 또 혹평이야?


[무쿠]

어어!?


[카즈나리]

됐으니까 읽어봐!


[유키]

'젊은 배우 극단의 쾌진격, 스메라기 텐마의 진가 발휘' ……?

'리허설 때의 추태는 사라지고 완성도 높은 무대. 앞으로가 기대된다.' …….


[무쿠]

이거, 칭찬하는 거지……?


[카즈나리]

절찬이지!


[텐마]

당연하지.


[유키]

속으로 조마조마했으면서.


[텐마]

안 했어!


[유키]

단추, 잘못 끼웠어.


[텐마]

!!


[미스미]

해냈어~!


[이즈미]

잘됐어 얘들아! 남은 건 최종일뿐이야, 후회 없이 하자!


[무쿠]

네!


[미스미]

오오~!


[이가와]

시, 실례합니다!!


[텐마]

이가와……?


[이가와]

텐마 군 큰일 났어요! 오늘 부모님께서 오셨어요!


[텐마]

뭐어!? 아니, 둘 다 지금 해외에 계실 텐데?


[이가와]

해외 촬영 중에 짬을 내서 최종일을 보러 오신 것 같아요!


[텐마]

뭐야 그게. 들은 적 없어…….


[이즈미]

내가 이가와 씨를 통해서 티켓을 보내드렸어.


[텐마]

감독님이?


[이즈미]

이 무대는 텐마 군의 배우 인생에 있어 중요하다고, 부모님께 연기로 증명해드리자!


[텐마]

…….


[유키]

이제 얼간이가 아니잖아.


[텐마]

――처음부터 얼간이 아녔어. 그래, 영화 오퍼를 거절한 게 틀린 선택이 아니었다는 걸 보여드리겠어.


[카즈나리]

그 기세야!


-


[이즈미]

객석, 만석이야.


[무쿠]

왠지 다른 때랑은 분위기가 다른 것 같아요. 열기가 있다고 해야 하나…….


[이즈미]

최종일이니까. 분위기가 조금 다를 거야.


[카즈나리]

호~ 그렇구나~


[무쿠]

아!! 쟤네 육상부 애들이야. 어떡하지.


[유키]

어떡하냐니, 무쿠가 초대했잖아.


[무쿠]

그건 그렇지만, 뭐랄까 새삼 긴장된다고 할까…….


[유키]

……아.


[무쿠]

왜 그래, 유키 군?


[유키]

……아무것도 아니야.


[무쿠]

아, 저 애들 유키 군네 반에…….


[유키]

……진짜 올 줄은 몰랐어.


[이즈미]

(둘 다 전에 없이 긴장하고 있어)


[미스미]

없어…… 어디에도 없어…… 삼각.


[이즈미]

삼각? 부적으로 가지고 다니던 삼각 말이야?


[미스미]

응~ 아까부터 안보여~


[텐마]

내가 첫날에 빌린 삼각이라면 그 날에 돌려줬어.


[미스미]

어디 있을까~ 침울.


[이즈미]

나중에 찾아줄게.


[카즈나리]

으아―― 왠지 나까지 안절부절 못하겠어――!


[이즈미]

(긴장이 전염되고 있어. 최종일의 독특한 분위기가 있으니까…… 본방에 영향이 없으면 좋을 텐데……)

네.


[사쿠야]

안녕하세요~


[츠즈루]

세요~


[시트론]

어서 오세요야~


[이타루]

들어갈 땐 '실례합니다'.


[이즈미]

다들 어쩐 일이야!?


[마스미]

위문차 왔어.


[이즈미]

그렇구나, 고마워!


[사쿠야]

드디어 최종일이구나. 다들 긴장하진 않았어?


[츠즈루]

뭐, 남은 건 즐기는 쪽이 이기는 거야.


[마스미]

실패했지만.


[이타루]

혹시나 할 것 없이 내 얘기지?


[시트론]

하지만 결말이 조이면 가정도 조인 거랬어!


[츠즈루]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


[이타루]

결말이 좋으면 과정도 좋은 거, 인 듯.


[유키]

여전히 머리에 꽃이 핀 사람들이라니까…….


[무쿠]

하하. 하지만 고마워.


[텐마]

그렇지.


[사쿠야]

텐마 군, 상태는 어때?


[텐마]

……단장은 무겁구나. 여기까지 해보니 너를 다시 존경하게 됐어.


[사쿠야]

뭐어!? 나를?


[텐마]

최종일, 너도 무서웠어?


[사쿠야]

으~음, 그렇지. 솔직히 말하면 무서웠어. 엄청. 하지만 그만큼 두근두근했어.


[텐마]

……그래, 나도.


[사쿠야]

요 며칠 무대 옆에서 여름조의 연기를 보면서 역시 이 무대를 움직일 수 있는 건 텐마 군 뿐이라고 생각했어. 그건 최종일도 마찬가지일거야.


[텐마]

……흥, 당연하지.


[사쿠야]

하하, 그 기세야! Show must go on! 텐마 군은 반드시 할 수 있어.


[텐마]

……그래. 끝까지 해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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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즈나리]

해냈어……!


[텐마]

끝난…… 건가?


[무쿠]

굉장해, 박수 소리가 들려!


[미스미]

짝짝~!


[카즈나리]

쩐~다 진짜 대~박 달성감 장난 아냐~


[유키]

텐마, 커튼콜.


[텐마]

――어, 어어.


[미스미]

고~!


-


[이즈미]

(잘됐어, 텐마 군. 모두와 함께 극복해냈구나……)


-


[이즈미]

다들 수고했어!


[카즈나리]

수고~!


[무쿠]

수고하셨습니다!


[유키]

수고했어~


[미스미]

수고했어~!


[텐마]

피곤해…….


[이즈미]

해냈어! 대성공이야!


[무쿠]

리허설 때의 오명을 벗을 수 있었어요!


[유키]

얼간이 배우가 좀 위태로웠지만.


[텐마]

…….


[카즈나리]

뭐, 잘 넘어갔으니까 됐잖아!


[텐마]

……무쿠, 덕분에 살았어. 고마워…….


[무쿠]

텐마 군…….


[텐마]

그…… 처음 연습 때 방해된다고 해서 미안해.


[무쿠]

아니야. 내가 이렇게 당당하게 연기할 수 있는 건 텐마 군이 많이 가르쳐줘서 인걸…… 나야말로 고마워!


[텐마]

……앞으로도 가르쳐줄게.


[유키]

도움 받았으면서 웬 잘난 척이래.


[텐마]

아까는 도움 받았지만, 배우로서의 경험은 내가 몇 배는 더 위야!


[유키]

아 네.


[텐마]

대답이 그게 뭐야!


[무쿠]

평소처럼 돌아왔네!


[미스미]

텐마 부활~!


[이즈미]

아하하. 그러게.


[카즈나리]

그건 그렇고 역시 오늘 성공은 내 특제 원진효과지~


[유키]

그거 내일도 할 생각이야……?


[무쿠]

모처럼 이니까, 기원하는 의미에서 하자.


[텐마]

쪽팔려.


[카즈나리]

뭐어!? 텐텐 나쁘지 않다고 했잖아!


[이즈미]

(완전히 릴랙스 하고 있어. 이대로면 이제 걱정할 필요 없겠어……)

얘들아, 이 기세로 내일부터 최종일까지 주파하자!


[미스미]

오오~!


[무쿠]

네!


[카즈나리]

열심히 하자~!


[유키]

정신 차리고 해야지, 얼간이 배우.


[텐마]

흥, 네가 말 안 해도 그렇게 할 거야.


[이즈미]

(텐마 군이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강판 얘기가 나왔을 때는 어떻게 되려나 싶었는데……. 지금 모습, 텐마 군네 부모님께도 보여드리고 싶어……)

(……――그래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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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

인터넷 혹평기사, 화제 되고 있어.


[무쿠]

확산되고 있는 것 같아…….


[카즈나리]

아직 리허설을 본 게 매스컴뿐이라 눈에 띄는 것뿐이야.


[이즈미]

한 번 한 번의 공연을 소중히 하면 입소문이 퍼져서 만회할 수 있어.


[미스미]

괜찮아.


[텐마]

…….


[유키]

텐마, 또 얼간이 배우 같은 얼굴이야.


[텐마]

……그게 무슨 얼굴인데.


[유키]

말대꾸 할 수 있으면 아직 낫네.


[텐마]

……흥.


[카즈나리]

텐텐, 우리도 열심히 도와줄 테니까!


[무쿠]

저도 텐마 군이 가르쳐준 걸 생각하면서 힘낼게요!


[미스미]

텐마, 삼각 빌려줄게~


[텐마]

뭐야 이 삼각자는……. 하지만 뭐, 고마워.


[미스미]

헤헤~


[카즈나리]

아~참! 나 여름조 원진 생각해왔어!


[텐마]

원진?


[카즈나리]

다들 텐텐을 둘러싸고~ 텐텐 가슴에 손을 올려봐~


[텐마]

뭐야 이거.


[카즈나리]

텐텐이 평소처럼 하길 바라는 기원!


[유키]

창피…….


[무쿠]

유키 군! 가끔은 이런 것도 좋잖아.


[미스미]

하자 하자~


[텐마]

어, 야…….


[카즈나리]

하나~둘, 여름조 파이팅~!


[단원들]

파이팅~!


[텐마]

……원진 같은 거 처음 해봤어.


[카즈나리]

진짜!? 어때 어때?


[텐마]

쪽팔려.


[미스미]

에엑~!


[유키]

그러게 말했잖아.


[텐마]

하지만 나쁘지 않네. 무대가 무섭다는 걸 순간적으로 잊어버렸어.


[카즈나리]

그치! 이제 분명 괜찮아!


[이즈미]

(텐마 군의 표정이 리허설 때와는 전혀 달라. 반드시 괜찮을 거야)


[스탭]

본방 5분 전입니다~!


-


[이즈미]

…….


[세헤라자드]

"오늘 밤도 들려드리지요. 되풀이되는 천개의 이야기 그중 하나……."


-


[이즈미]

(세헤라자드와 알리바바의 대화가 시작되는 1막. 환상의 오아시스에 대한 힌트가 옛날이야기 속에 있다는 세헤라자드의 말을 믿고 알리바바가 여행을 떠난다……)


[알리바바]

"가르쳐줘, 세헤라자드! 환상의 낙원 오아시스는 어디에 있지!?"


[세헤라자드]

"그럼 오늘 밤도 들려드리지요. 옛날 옛날 어느 나라에……."


[알리바바]

"서론이 길어! 세 줄로!"


[세헤라자드]

"알라딘, 마법의 램프, 마법사."


[알리바바]

"다녀올게!"


[세헤라자드]

"조심해, 알리바바. 너는 옛날부터 남의 얘기를 똑바로 안 듣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으니까."


[이즈미]

(응, 오늘 텐마 군은 평소와 같아. 유키 군도 침착해)


-


[이즈미]

(다음 2막에서 알리바바는 알라딘과 만나고, 나쁜 마법사와 싸우던 중 마인을 부르게 되지. 마인이 핵심인 부분이야)


[마인]

"나는 마인.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지. 주인의 소원은 무엇이지?"


[알리바바]

"끄아아! 엉덩이에 불이 붙었어!"


[알라딘]

"보면 알잖아!? 저 마법사랑 구렁이를 어떻게든 해줘!"


[마인]

"마법사와 구렁이라. 각각 한 개씩, 두 가지 소원을 쓰게 된다만 괜찮은가?"


[알리바바]

"나~ 죽네~!!!"


[알라딘]

"상관없으니까 빨리 해줘!"


[마인]

"잘 알았다."


-


[이즈미]

(3막에서는 신드바드와의 만남……)


[알리바바]

"넌 신드바드인 주제에――"


[이즈미]

(아―― 텐마 군, 대사를 잊어버렸어)


[신드바드]

"황금이 어디 있는지 같은 거 몰라."


[이즈미]

(좋아, 무쿠 군이 텐마 군의 대사를 받았어)


[신드바드]

"어른이 되라고, 알리바바. 환상의 낙원 따위 존재하지 않아. 한방 역전으로 억만장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성실하게 일해."


[알리바바]

"그만, 그런 정론은 듣고 싶지 않아!"


[이즈미]

(다행이야, 텐마 군도 회복했어)


[신드바드]

"너, 이제 20살이 되지?"


[알리바바]

"아~아~아~ 나는 영원한 소년!"


[이즈미]

(간담이 서늘했지만 무쿠 군 덕분에 잘 이어졌어. 텐마 군도 다시 본 궤도에 올랐고)


-


[이즈미]

(이 다음엔 알리바바가 신드바드와 여행을 떠나고, 옛날이야기대로 열려라 참깨 주문을 외쳐 도적의 보물을 빼앗고 다시 마법의 램프를 발견해)


[마인]

"환상의 낙원이잖아? 환상이니까 존재할리가 없지. 슬슬 현실을 깨달으라고."


[알리바바]

"비현실의 집합체 같은 마인한테 그런 말 들으면 상처받거든!?"


-


[이즈미]

(오아시스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세헤라자드에게 거짓말을 친 이유를 추궁하는 알리바바……. 왕의 요구에 시간을 끌기 위한 거짓말이었다는 것을 자백하는 세헤라자드와 알리바바의 장면이야)


[세헤라자드]

"지금까지 지연시켰지만 이제는 방법이 없어, 왕의 하렘에 들어갈 수밖에."


[알리바바]

"넌 그래도 괜찮아!?"


[세헤라자드]

"이게 괜찮을 리가 없잖아. 하지만 어쩔 수 없는걸."


[알리바바]

"왜 좀 더 빨리 말해주지 않은 거야! 환상의 낙원이라고 거짓말 치지 말고 더 빨리 말해줬으면――"


[세헤라자드]

"네가 뭘 할 수 있는데?"


[알리바바]

"그건, 모르겠지만……."


[세헤라자드]

"이제 괜찮아. 너도 이제 나한테 신경 쓰지 마. 오아시스는 포기하고 마인에게 부자가가 되게 해달라고 빌어."


[알리바바]

"뭐야 진짜, 바~보 바~보! 그렇게 말한다면 진짜로 너 같은 거 신경 안 쓸 거야! 세헤라자드는 고집쟁이! 절교야!"


[세헤라자드]

"여전히 어린애 같다니까."


[이즈미]

(여기서 세헤라자드가 퇴장…… 유키 군도 기세가 올랐어. 이대로 라스트까지 주파하는 거야……!)


-


[알리바바]

"뭐야 진짜. 왜 아무 말도 안 해준 건데, 세헤라자드는……. 진짜 왕의 하렘에 들어가는 건가. 그럼, 이제 두 번 다시……."


-


[이즈미]

(알리바바는 세헤라자드를 향한 마음을 자각하고, 세헤라자드를 구하러 간다――)


[세헤라자드]

"왜 온 거야 이 바보!"


[알리바바]

"나도 몰라 그런 거!"


[마인]

"자, 주인이여. 마지막 소원은 뭐지?"


[알리바바]

"마지막 소원은…… 세헤라자드가 왕과 결혼하지 못하게 해줘!"


[세헤라자드]

"뭐!?"


[마인]

"잘 알았다, 주인이여. 이제 두 사람은 부부다."


[세헤라자드]

"나랑 알리바바가 부부!?"


[알리바바]

"그래, 결혼하면 왕의 하렘에는 들어갈 수 없어……."


[마인]

"이렇게 왕과의 결혼을 면한 세헤라자드와 알리바바는 결혼을 하고, 오래토록 행복하게 살았다고 하더군. 잘됐네 잘됐어."


[이즈미]

(마인인 미스미 군, 존재감이 있으니까 보기 좋게 무대가 긴장감으로 채워져. 남은 건 라스트인 알리바바와 세헤라자드의 대화야)


[세헤라자드]

"바보 아냐!? 마인의 소원을 전부 써버린 거야!? 네 꿈은 억만장자잖아!?"


[알리바바]

"오아시스가 거짓말이든 뭐든, 네가 잠자리에서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으면 이제 푹 잠들 수 없다고……!"


[세헤라자드]

"알리바바……."


[이즈미]

(이 두 사람도 한 숨 돌린 건지 여유가 생겼어. 완전히 평소와 같아)


[알리바바]

"뭐, 뭐야."


[세헤라자드]

"달렸더니 목이 말라. 물 길어와, 여보."


[알리바바]

"뭐야 그게!?"


[세헤라자드]

"그럼 오늘 밤도 들려드리지요. '3살 알리바바와 성대한 오줌 누기'……."


[알리바바]

"그만!!"


[세헤라자드]

"10초 이내."


[알리바바]

"가면 되잖아, 가면! 성급했나……."


[이즈미]

(알리바바를 배웅한 세헤라자드의 만족스러운 미소…… 종막……!)


-


[텐마]

…….

[지배인]

여러분, 아직 많이 남아있어요~


[텐마]

…….


[유키]

…….


[카즈나리]

잘 먹었어~


[무쿠]

……잘 먹었습니다.


[미스미]

잘 먹었어요~


[이즈미]

(완전 밤샌 얼굴……!)

얘들아, 평소처럼 하면 괜찮아. 첫날은 분명 잘 될 거야!


[텐마]

…….


[유키]

…….


[카즈나리]

그래~


[무쿠]

그래요…….


[미스미]

힘내자~


[유키]

텐마, 미팅 안 해도 돼?


[텐마]

……응.


[이즈미]

앗, 텐마 군――.


[유키]

뭐야 저거.


[무쿠]

텐마 군, 이제 포기한 건 아니겠지……?


[카즈나리]

설마 텐텐이 그럴 리 없잖아!


[유키]

그럼 좋겠지만.


[카즈나리]

서, 설마아~…….


[이즈미]

(괜찮으려나…… 얘기를 좀 해볼까?)


-


[이즈미]

(어라? 방이 어두워…… 텐마 군 아직 안 들어왔구나. 어디에 간 거지?)


-


[텐마]

"넌 그래도 괜찮아!?"


[이즈미]

(목소리가 들려……)


-


[텐마]

"왜 좀 더 빨리 말해주지 않은 거야! 환상의 낙원이라고 거짓말 치지 말고 더 빨리 말해줬으면――"


[이즈미]

(이거, 리허설에서 대사를 까먹었던 부분이야……. 혼자서 연습하고 있었구나. 텐마 군은 포기한 게 아니었어)


[텐마]

――.


[이즈미]

미안, 방해됐지?


[텐마]

아니――.


[이즈미]

잠시 괜찮아?


[텐마]

응.


-


[이즈미]

리허설 신경 쓰고 있구나.


[텐마]

그런 한심한 실수를…… 대체 누가 하겠어. 초등학교 때가 인생 최악이라고 생각했는데 더한 게 있었을 줄이야.


[이즈미]

무슨 소리야. 그건 별 거 아냐. 나는 대사 까먹는 건 기본이고 처음부터 끝까지 다른 역할 대사를 말한 적도 있는걸.


[텐마]

뭐?


[이즈미]

전혀 관계없는 장면에 나가거나, 넘어져서 주역의 옷을 벗기기도 하고…….


[텐마]

그거…… 진짜야?


[이즈미]

진짜야, 진짜. 그러니까 텐마 군이 한 실수는 별거 아니야!


[텐마]

그랬는데 잘도 다시 무대에 설 생각을 했네. 나는 무서워. 내일 또 무대에 서는 게. 또 그런 식으로 꼴사나운 모습을 보이는 게.


[이즈미]

하지만 내가 실수했을 때 그 공연에서 가장 큰 웃음이 터졌어.


[텐마]

뭐?


[이즈미]

그야 실수를 잘 했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그 때 관객들을 실컷 웃게 만들 수 있었어. 실수도 망설임도 무대 위에서 관객에게 보여주면 안 된다는 규칙은 없어. 완벽하지 않아도 관객이 즐거워해준다면 그걸로 된거야. 관객이 진심으로 재밌었다고 말해준다면 그게 최고의 무대인거야.


[텐마]

완벽하지 않아도, 최고의 무대…….


[이즈미]

나는 한낱 못하는 배우였지만, 그래도 무대 위에 서기 전에는 항상 가슴이 떨렸어. 두근두근했어. 텐마 군도 말했잖아? 무대는 드라마나 영화와는 달리 한 번에 만들어내는 생생한 거라고.

관객도 한 번밖에 볼 수 없는 걸 보러 오는 거야. 그 때만 있는 무대를, 배우의 연기를, 시간을―― 그러니까 완벽한 것만을 보여줄 필요는 없어. 아직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무대 위에서 점점 성장해가면 돼. 자신의 전력을 한없이 갱신해나갈 수 있어. 무대 위에 서는 한, 몇 번이고 최고의 무대를 만들 수 있어.


[텐마]

――감독님 말은 역시 굉장해.


[이즈미]

――.


[텐마]

전에 학예회 얘기를 했을 때 감독님은 웃지 않았어. 내가 관객에게 완벽한 연기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어는 거라고, 내 결점을 알아줬어.

감독님이 처음이었어…… 내 약점을 그렇게 인정해준 건.


[이즈미]

테, 텐마 군――.


[텐마]

감독님…….


[유키]

뭘 끈적거리고 앉았어.


[카즈나리]

텐텐 새치기 치사~!


[무쿠]

텐마 군하고 감독님이 그렇고 그런……!? 저, 저는 들러리 캐릭터는 좀……! 아, 하지만 그것도 나름 재밌을지도……!


[유키]

무슨 얘기야?


[미스미]

나도 낄래~!


[텐마]

――으윽.


[이즈미]

미스미 군, 괴로워――!


[유키]

놀고 있지 말고 연습하자고.


[카즈나리]

텐텐, 다 같이 하자!


[무쿠]

맞아. 당일까지 불안한 부분을 없애버리자!


[텐마]

너희…….


[미스미]

연습, 연습~


[텐마]

그래, 첫날까지 마무리하자.


[유키]

당연하지.


[카즈나리]

좋아, 하자!


[무쿠]

힘내자!


[미스미]

아자아자, 파이팅~!


[이즈미]

(한 명도 포기하지 않았어…… 이제 분명히 회복될 거야)

[지배인]

취재진 분들은 이쪽으로 와주세요~!


[카메라맨]

실례합니다~ 카메라 이쪽에 둬도 되나요?


[지배인]

카메라는 이쪽입니다~!


[이즈미]

굉장해…… 리허설에 취재진을 부른다는 건 들었는데 이렇게나…….


[카즈나리]

쩐다~! 카메라 잔~뜩있어!


[무쿠]

티비에서 이런 장면을 본 적 있어요!


[미스미]

사람이 잔~뜩.


[유키]

항상 이래?


[텐마]

…….


[유키]

텐마, 듣고 있어?


[텐마]

어, 으응?


[유키]

또 얼간이로 돌아갔잖아.


[텐마]

어, 으응.


[유키]

응이라니…….


[이즈미]

텐마 군, 괜찮아?


[텐마]

어, 으응…….


[이즈미]

(진짜 괜찮은 건가……?)


[지배인]

여러분, 슬슬 부탁드립니다!


[이즈미]

네, 다들 준비해.


-


[기자A]

영화랑 드라마로 인기몰이중인 스메라기 텐마가 이제 무대를 하다니.


[기자B]

어쩌면 때를 기다린 걸지도 모르겠어.


[기자A]

뭐가 됐든 기대되는데.


-


[유키]

"오늘 밤도 들려드리지요. 되풀이되는 천개의 이야기 그중 하나……."


[이즈미]

(취재진이긴 해도, 모두에게는 관객 앞에서 선보이는 첫 연기야. 평소처럼 하면 좋을 텐데……)


[텐마]

"가르쳐줘, 세헤라자드! 환상의 낙원 오아시스는 어디에 있지!?"


[유키]

"그럼 오늘 밤도 들려드리지요. 옛날 옛날 어느 나라에……."


[텐마]

"서론이 길어! 세 줄로!"


[유키]

"알라딘, 마법의 램프, 마법사."


[이즈미]

(텐마 군이 좀 이상해. 목소리도 제대로 안 나오고 움직임도 어색해. 유키 군도 텐마 군이 신경 쓰이는지 집중하지 못하고 있고……)


-


[유키]

"지금까지 지연시켰지만 이제는 방법이 없어, 왕의 하렘에 들어갈 수밖에."


[텐마]

"너는――" ――.


[이즈미]

(대사를 까먹은 건가……!?)


[텐마]

…….


[기자A]

뭐지?


[기자B]

연출?


[유키]

"놀랐어? 뭐, 어쩔 수 없지. 이제 괜찮아. 너도 이제 나한테 신경 쓰지 마."


[이즈미]

(유키 군, 나이스! 다행이야, 저걸로 어떻게든 이어질 거야――. 하지만 텐마 군은 여전히 긴장하고 있고, 다들 초조해 하고 있어)


-


[기자A]

으~음.


[기자B]

왠지 좀…….


-


[텐마]

…….


[유키]

…….


[이즈미]

얘들아, 오늘 리허설은 불완전연소였을지도 몰라도 본방 때까지 컨디션을 되돌리자. 기분 전환도 중요해.


[무쿠]

그, 그렇지요.


[카즈나리]

신경 쓰지 마~


[텐마]

…….


[유키]

언제까지 탐탁찮은 표정으로 있을 건데.


[텐마]

…….


[카즈나리]

우와…….


[이즈미]

카즈나리 군? 왜 그래?


[카즈나리]

아, 아니~ 암것도 아니얌!


[유키]

인터넷?


[카즈나리]

진짜 암것도 아니라니까!


[유키]

보여줘.


[카즈나리]

아~…….


[유키]

이거…… 리허설 기사잖아.


[카즈나리]

뭐, 됐어, 이런 건!


[유키]

'불충분한 무대 데뷔. 스크린 왕자에게 무대는 시기상조인가.'


[텐마]

――.


[무쿠]

뭐야, 그거…….


[유키]

'아마추어 집단. 친구들이 모인 소꿉놀이. 프로 레벨과는 거리가 멀다.'


[카즈나리]

윳키, 이제 그만!


[유키]

이게 현실이잖아.


[무쿠]

너무해…….


[미스미]

침울~


[텐마]

…….


[카즈나리]

어, 뭐어, 본방은 낼모레니까! 아직 시간 있잖아 괜찮아!


[유키]

하지만 이대로는 안 된다는 거지.


[텐마]

…….


[이즈미]

(텐마 군, 꽤 풀이 죽은 것 같아. 어떻게든 컨디션을 되찾아야 될텐데……)

[지배인]

네, 네, 취재 건이라면 다음에 다시――! 공개 리허설의 자세한 내용은 FAX로 보내겠습니다――!


[유키]

왠지 엄청난 일이 됐는데.


[이즈미]

취재 신청이 쇄도하고 있대. 리허설에 취재진을 부르기로 했나봐.


[카즈나리]

대박~! 카메라 잔뜩 오겠어!


[무쿠]

연예인 같아……!


[텐마]

연예인이니까.


[지배인]

네! 극단 MANKAI 컴퍼니입니다!


[이즈미]

봄조 티비 촬영하고는 비교도 안 될 소동이야…….


[미스미]

지배인님 허둥지둥~


[무쿠]

전화가 계속 울리니까요.


[이즈미]

어쨌든 우리는 리허설을 목표로 마지막 조정 힘내자!


[텐마]

그래.


[무쿠]

네!


-


[이즈미]

그럼 우선 어제에 이어서――.


[유조]

오, 열심히 하고 있군.


[테츠로]

…….


[이즈미]

유조 씨, 테츠로 씨!


[유조]

도중에 마침 테츠로랑 만나서 같이 왔어.


[테츠로]

…….


[유조]

그렇지~ 이게 몇 년 만인지.


[이즈미]

유조 씨, 테츠로 씨가 무슨 말 하는지 알겠어요!?


[유조]

뭐? 당연하지.


[이즈미]

역시…….


[유키]

그 전에 뭔가 말하긴 하는 거야?


[카즈나리]

전혀 모르겠어.


[이즈미]

그럼 모처럼 두 분이 와주셨으니까 총연습을 보여드리자. 얘들아, 준비해.


-


[유키]

"지금까지 지연시켰지만 이제는 방법이 없어, 왕의 하렘에 들어갈 수밖에."


[텐마]

"넌 그래도 괜찮아!?"


[유키]

"이게 괜찮을 리가 없잖아. 하지만 어쩔 수 없는걸."


[텐마]

"왜 좀 더 빨리 말해주지 않은 거야! 환상의 낙원이라고 거짓말 치지 말고 더 빨리 말해줬으면――"


[유조]

……호오, 순조로워 보이는군.


[테츠로]

…….


[유조]

그렇지.


[이즈미]

뭐라고 하셨어요?


[유조]

초대 여름조가 생각난다는군. 뭐, 이놈도 저놈도 못 알아볼 정도로 실력이 늘었잖아.


[이즈미]

감사합니다!


[유조]

특히 저 미스미였나. 저 녀석의 역할에 몰입하는 모습은 가끔씩 깜짝 놀란다니까. 녀석은 역시 이카루가 씨의 손자일지도…….


[이즈미]

이카루가 씨?


[유조]

초대 공연의 모든 각본을 썼던 전설의 극작가, 이카루가 핫카쿠. 그 사람의 각본은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유명했지. 단지, 까다로운 사람이라서 말이야. 유키오 씨가 없어진 뒤부터 이 극단에서는 쓰지 않게 됐어.


[이즈미]

그랬군요…….


[유조]

요즘은 이름도 안 들리던데, 지금은 뭘 하고 있을지.


[이즈미]

(미스미 군은 뭔가 알고 있을까……?)


-


[이즈미]

(다들 아직 미팅중인 것 같으니까 저녁으로 주먹밥 가져다줘야지)


[미스미]

밥 냄새~


[이즈미]

아, 미스미 군. 지금부터 저녁으로 주먹밥을 만들려고.


[미스미]

삼각~? 나도 만들래~!


[이즈미]

그럼 도와줄래?


[미스미]

좋아~! 삼각~ 삼각~ 각이 하나 둘 세 개로 삼각~


[이즈미]

그러고 보니 미스미 군네 할아버지가 혹시 이카루가 핫카쿠 씨야?


[미스미]

맞아~ 감독님은 할아버지 친구야~?


[이즈미]

아니. 오늘 유조 씨한테 들었어.


[미스미]

유조는 할아버지 삼각 동지~ 극단에서 같이 있었어~


[이즈미]

알고 있었어?


[미스미]

할아버지가 극단 비디오 잔뜩 보여줬어! 할아버지는 나한테 연기를 가르쳐준 사람. 나를 포기하지 않는다고 말해준 유일한 사람.


[이즈미]

그래……. 이번 공연, 할아버지도 초대하니?


[미스미]

아~니. 죽었으니까.


[이즈미]

뭐…….


[미스미]

이거, 할아버지 유품! 내 부적!


[이즈미]

그거…… 삼각자?


[미스미]

맞아~ 제일 중요한 삼각이야!


[이즈미]

(그러고 보니 저거, 여름조 비디오를 볼 때 나한테 쥐어줬던……)


[미스미]

할아버지는 꼼꼼하니까 이야기를 쓸 때 언제나 이 삼각을 썼어~


[이즈미]

그랬구나…….


[미스미]

……감독님은 할아버지랑 닮았어. 그리고 삼각이랑도 닮았어!


[이즈미]

(양쪽 다 좀 복잡한 심정……)

미스미 군이 이 극단에 들어와서, 할아버지는 기뻐하고 계실까?


[미스미]

응! 할아버지가 맨날 연극은 재밌으니까 언젠가 해보라고 하셨어~


[이즈미]

그래…….

(다행이야…… 미스미 군이 지금 이렇게 여름조 멤버로 연극을 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이것도 미스미 군네 할아버지 덕일까? 할아버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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