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쿠]
"여명의 장이라…… 어릴 때 놀러 왔을 때는 이렇게 낡지 않았던 것 같은데."
"관리인이라더니 하숙인이 아무도 없잖아. 정말이지, 어머니도 참."
"뭐, 일단 전기랑 가스도 들어오니까 사는 데 문제는 없나. 지금 나한테는 이런 게 어울리지."
"……여보세요, 어머니? 도착했어. 어, 응, 알고 있어. 그러니까 그걸 지금부터 생각할 거야. 응, 알았어. 그럼 끊는다."
"앞으로 어떡할지 같은 건 나도 모른다고."
"배고프네……."
[이즈미]
(오미 군, 침착하게 하고 있어. 요리하는 연기도 자연스럽고)
-
[리쿠]
"좋아, 다 됐다. 어디 맥주가……."
[클라우스]
"!?"
[리쿠]
"어?"
[클라우스]
"웬 놈이냐! 어디로 들어왔지!?"
[리쿠]
"잠깐 기다려! 그건 내가 할 말이라고!"
[클라우스]
"하앗!"
[리쿠]
"우왓."
[클라우스]
"기묘한 방패와 칼솜씨, 대체 어느 나라의――."
[리쿠]
"그것도 내가 할 말이야! 무슨 코스프렌데! 좀 진정해봐!"
[클라우스]
"큭, 실력이 제법이군……."
[리쿠]
"난 저녁밥 먹으려던 것뿐이라고!"
[클라우스]
"저녁밥……?"
[리쿠]
"배에서 엄청난 소리가 났는데."
[클라우스]
"이 냄새는 대체 어디서…… 뭐지, 이 방은……!?"
[리쿠]
"엇, 야, 흙 묻은 발로 들어오지 마."
[클라우스]
"이런, 실례했군."
"이건 냄비인가? 이리도 얇고 매끄럽다니…… 안에도 처음 보는 요리로군."
[리쿠]
"……먹을래?"
[클라우스]
"뭐?"
[리쿠]
"그 검을 치워주면 줄게."
[클라우스]
"하지만 이런 정체 모를 것을……."
[리쿠]
"필요 없으면 이만 가줘."
[클라우스]
"큭…… 먹도록 하지."
"이리도 맛있다니……! 온갖 재료가 어우러져 주장하면서도 절묘한 하모니를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그야말로 최상의 조화…… 이렇게 맛있는 건 처음 먹어봤어."
[리쿠]
"그냥 된장국 가지고 과장은."
[이즈미]
(이 장면도 이제 문제없어. 오히려 전보다 사쿄 씨의 클라우스에게서 진짜 행복감이 전해져)
(오미 군의 리쿠도 당황하면서도 기뻐하는 느낌이고…… 앞으로의 관계를 예감할 수 있어)
[클라우스]
"조금 전의 무례를 사과하고 싶다. 미안했다."
[리쿠]
"아니, 나도 배고파서 혼란스러웠으니까."
[클라우스]
"일단 상황을 정리하고 싶다."
[리쿠]
"동감이야."
[클라우스]
"내 이름은 클라우스. 국경 경비를 맡고 있다. 여기는 어디고 너는 누구지?"
[리쿠]
"일본의 여명의 장이라는 하숙집 부엌이야. 나는 곤도 리쿠고."
[클라우스]
"일본……."
[리쿠]
"그쪽이 말하는 국경은 적어도 이 나라 국경은 아닌 것 같네."
[클라우스]
"대체 어떻게 된 건지……."
[리쿠]
"일단 저 냉장고가 출입구인 건 틀림없는 것 같아."
[클라우스]
"이런 곳에 문은 없었을 텐데――."
[리쿠]
"으앗!?"
"사라졌어……!?"
"진짜냐고…… 술은 안 마셨는데."
-
[리쿠]
"냉장고를 열 때마다 긴장된다니까…… 정말이지, 어제 그건 뭐였을까."
"이 소리는 뭐지? ……또 칼 들고 달려들거나 하지는 않겠지?"
[에이타]
"으악!?"
[리쿠]
"엇, 누구야, 넌?"
[에이타]
"나? 난 여기서 하숙하는――."
[리쿠]
"거짓말치지 마. 내가 여기 관리인이야."
[에이타]
"아~ 뭐야. 다 낡은 장에 무슨 관리인이 있냐고."
[리쿠]
"여명의 장이야. 멋대로 기어들어 온 불법 침입자주제에 건방지네. 경찰 부른다?"
[에이타]
"그 전에, 그 오므라이스 먹어도 돼?"
[리쿠]
"뻔뻔하네."
[에이타]
"이틀이나 굶었다고~"
[리쿠]
"가출했어? 경찰이 아니라 쉼터에 연락해야 하나."
[에이타]
"잠깐만 기다려! 청소든 뭐든 할게!"
[리쿠]
"……말한 거 지켜. 그럼 오므라이스 먹어도 돼."
[에이타]
"좋아! 케첩, 케첩……."
[카밀로]
"――."
[에이타]
"으악~!! 뭐야 넌!?"
[카밀로]
"그거 이리 내!"
[에이타]
"뭔데!? 냉장고에서 사람!?"
[리쿠]
"또냐……."
[에이타]
"위험하게! 저 녀석 뭐야, 무기단속법 위반 아냐!?"
[리쿠]
"법이 다른 것 같아."
[에이타]
"뭐?"
[카밀로]
"맛있어…… 맛있어…… 신의 음식인가……?"
[에이타]
"내 오므라이스 먹지 마!"
[리쿠]
"너, 클라우스랑 아는 사이야?"
[카밀로]
"네가…… 우물우물…… 클라우스 소령이 말했던 놈인가…… 우물우물. 나는…… 우물우물…… 카밀로…… 클라우스 소령의 보좌관…… 우물우물."
[리쿠]
"먹고 나서 말해."
[이즈미]
(타이치의 카밀로도 정말 맛있게 먹는 연기를 하는걸. 보는 나까지 배가 고파져)
(오미 군의 요리금지령이 풀리고 나서 다들 지금까지보다 맛있게 느껴진다고 했으니까, 그게 연기에 반영된 걸까)
[에이타]
"그보다 내 오므라이스 돌려줘."
[클라우스]
"카밀로, 뭘 하고 있나!"
[카밀로]
"으앗! 소령!"
[리쿠]
"부하한테 예의 좀 잘 가르쳐놔."
[에이타]
"얘 대체 뭔데, 내 오므라이스를 훔쳐갔다고!"
[클라우스]
"카밀로……."
[카밀로]
"죄송합니다. 너무나 좋은 냄새가 나서……."
[에이타]
"내 오므라이스……."
[리쿠]
"치킨라이스 남았으니까 만들어줄게. 청소 제대로 해야 한다?"
"이번엔 누구야!"
[클라우스]
"미안하군."
[리쿠]
"얼마나 굶주린 건데, 정말이지."
-
[에이타]
"잘 먹겠습니다~"
[클라우스]
"잘 먹겠다."
[카밀로]
"우리 요새에 식사당번이 없어서. 밥이 먹을만한 게 아니야. 아, 살겠다."
[클라우스]
"그렇다고 멋대로 뺏으면 강도잖아."
[리쿠]
"너도 별로 다를 거 없었지만."
[클라우스]
"그때는 실례했다."
[에이타]
"맛있어~"
[리쿠]
"그런데 넌 결국 누구야?"
[에이타]
"어? 말 안 했나. 나카가와 에이타야. 가출해서 여기서 내 맘대로 살고 있었어."
[클라우스]
"가출?"
[카밀로]
"내가 너만 할 땐 벌써 독립해서 입대했었는데~"
[에이타]
"입대라니…… 그런데 그건 코스프레야?"
[카밀로]
"코스프레?"
[리쿠]
"너무 파고들지 않는 게 좋아."
-
[에이타]
"사라졌어……? 농담이지? 어떻게 된 건데, 불법침입 아냐?
[리쿠]
"네가 할 말이냐. 청소는 제대로 해라."
[에이타]
"예~"
[이즈미]
(그 이후로 식사할 때마다 찾아오는 클라우스, 카밀로와 같이 식탁을 쓰게 된 리쿠와 에이타……)
-
[클라우스]
여기서 이렇게 다 함께 먹는 광경도 완전히 익숙해졌군."
[에이타]
"맨날 먹으러 오는 거 뻔뻔하지 않아?"
[리쿠]
"네가 할 말이냐고."
[카밀로]
"요즘엔 클라우스 소령과 둘이서 식당을 점령하고 있어서 의심받는다니까~"
[리쿠]
"여럿이 들이닥쳐도 사양할 거다."
[클라우스]
"그건 주의하지. 하지만 리쿠의 요리를 요새 주방에서 재현할 수 있다면 부하들의 사기도 오를 텐데……."
[타쿠미]
"에이타! 여기 있지!?"
[에이타]
"――큰일 났네."
[클라우스]
"누구지?"
[타쿠미]
"에이타! 전화는 왜 안 받아!"
[에이타]
"형……."
[카밀로]
"형?"
[타쿠미]
"가자."
[에이타]
"이거 놔!"
[타쿠미]
"엄마가 걱정하고 계셔."
[에이타]
"――."
[리쿠]
"그럼―."
[타쿠미]
"신세를 졌군. 하지만 동생을 이상한 일에 끌어들이지 말아줘. 이후 일절 동생의 일에 관여하지 말아 주었으면 한다."
[리쿠]
"나도 부탁하고 싶네. 이제 가출하지 마라, 에이타."
[에이타]
"리쿠!"
[타쿠미]
"가자, 에이타."
[클라우스]
"괜찮겠어?"
[리쿠]
"뭐가?"
[클라우스]
"너무 냉정하게 행동하지 않았나?"
[리쿠]
"남의 집 일에 끼어들 수는 없잖아. 나랑 상관도 없고."
[클라우스]
"리쿠는 나이에 비해 냉소적이군. 타인과 거리를 두는 버릇이 있어."
[리쿠]
"……."
[클라우스]
"미안하다. 간섭이 심했어."
[리쿠]
"아니야. 원래 천성이 그래. 사람에게도, 무엇에도 별로 관심이 없어."
[클라우스]
"그런가. 그렇다면 앞으로 찾게 되겠지. 관심을 가질 무언가를."
[리쿠]
"넌 왜 군대에 들어간 거야?"
[클라우스]
"우리 일가는 모두 군인이지. 아무런 의문도 없이 이 길에 뜻을 두었다. 몸을 던져 사람들의 삶을 지키는 일에 긍지를 가지고 있다."
[리쿠]
"나는 전혀 모르겠군."
[이즈미]
(거리를 두면서도 챙겨주고야 마는 리쿠의 다정함은 어쩐지 오미 군이 막 입단했을 때가 생각나는걸. 자신의 직무에 긍지를 가지고 있는 클라우스를 눈부시다는 듯 보는 것도……)
-
[미타]
"야, 진짜 여기 맞아? 빈집 같은데. 폐허 아냐?"
[에이타]
"여기까지면 됐어."
[미타]
"아니 그래도, 점장 명령이라서~"
[리쿠]
"시끄럽네, 뭐야?"
[미타]
"오, 안녕하세요~ 전 에이타랑 같은 가게에서 일하는 미타임다."
[리쿠]
"직장 동료? 그보다 척 보기에도 호스트인데."
[미타]
"예~이."
[리쿠]
"심야에 이 텐션……."
[미타]
"뭔가 엄청 맛있는 냄새 나는데?"
[리쿠]
"마음대로 먹어. 그 대신 조용히 해."
[미타]
"잘 먹겠슴다~"
[이즈미]
(반리 군의 미타도 껄렁대는 게 완벽해. 그러면서 미워할 수 없는 느낌이고, 역시 맛있다는 듯 리쿠의 요리를 먹고 있어)
-
[클라우스]
"이, 이건…… 황금색으로 빛나고, 부드럽고 감미로운 식감…… 황홀하다는 단어를 음식으로 하면 이런게 아닐까……."
[카밀로]
"이것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겠어."
[리쿠]
"그냥 프렌치토스트 가지고 과장하긴."
[미타]
"안녕하세요~"
[리쿠]
"너는 왜 안 가는데."
[미타]
"뭐, 일단 선배로서 끝까지 책임지는 그런 거죠."
[리쿠]
"아침까지 먹을 생각인가."
[미타]
"잘 먹겠슴다~"
[클라우스]
"……그래서, 에이타는 그 호스트클럽이라는 곳에서 일하고 있었다는 건가."
[카밀로]
"뭔가 재밌어 보이네. 나도 해보고 싶어."
[클라우스]
"부업은 군법 위반이다."
[카밀로]
"알고 있어요."
[에이타]
"좋은 아침."
[리쿠]
"먹을래?"
[에이타]
"커피만."
[클라우스]
"괜찮은 거야?"
[미타]
"그냥 잠이 부족한 거야. 플로어 나왔다가 바로 들키기도 했고."
[클라우스]
"에이타는 왜 그 일을 하는 거지?"
[에이타]
"빠르게 벌 수 있고 기숙사도 있다고 해서."
[리쿠]
"또 가출이야?"
[에이타]
"시끄러워."
[카밀로]
"만나서 얘기할 수 있을 때 해두는 게 좋아."
[에이타]
"뭐야, 잘난 척은."
[카밀로]
"나는 어릴 때 전쟁으로 죽었으니까."
[에이타]
"……."
-
[타쿠미]
"에이타! 적당히 하지 못해!"
[에이타]
"내버려두라고 했잖아!"
[클라우스]
"사정도 듣지 않고 강제로 끌고 가는 건 좋지 않다."
[타쿠미]
"외부인은 끼어들지 마."
[리쿠]
"그런 식으로는 몇 번을 끌고 가도 똑같을걸."
[타쿠미]
"――."
[클라우스]
"에이타의 얘기를 들어줘."
[타쿠미]
"……뭐가 불만인 거야."
[에이타]
"딱히 불만인 건 아냐."
[타쿠미]
"그럼 왜――."
[이즈미]
(클라우스 일행에게 재촉받아 에이타가 천천히 가출의 이유를 말하기 시작한다……)
(시비 걸어온 상대를 역으로 쓰러뜨렸더니 그 패거리에게 집요하게 노려지게 됐다는 것. 잦아들 때까지 집 근처에는 가지 않게 된 것……)
[리쿠]
"그러니까 가족을 위험에 노출하고 싶지 않아서 거리를 뒀다는 건가."
[클라우스]
"착한 아이군, 에이타."
[에이타]
"애라고 하지 마."
[카밀로]
"그런데, 그런 거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지 않아?"
[타쿠미]
"경찰에 신고하자."
[미타]
"그런 놈들은 괜히 더 머리에 피가 몰릴 텐데?"
[타쿠미]
"그럼 어떡해야……."
[클라우스]
"철저하게 상대 세력을 밟아버리면 돼."
[에이타]
"뭐?"
[리쿠]
"팀이 없어지면 가족에게 손댈 걱정도 없어진다는 거지. 뭐, 그 말이 맞아. 그렇지."
[미타]
"예~이."
[타쿠미]
"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리쿠]
"일일이 몰려오는 것도 귀찮으니까. 정리하면 되잖아."
[클라우스]
"리쿠에게는 신세를 지고 있지. 가세하겠다."
[카밀로]
"저도 가세할게요."
[에이타]
"정말로?"
[리쿠]
"결정됐으면 바로 끝내볼까."
[미타]
"에이타를 위해 뛰어들다니 쩌네~"
[리쿠]
"너도 먹은 만큼 일해."
-
[에이타]
"형은 가라니까."
[타쿠미]
"동생만 남겨둘 수는 없지. 가족을 지키고 싶은 건 나도 똑같아."
[에이타]
"우등생주제에."
[클라우스]
"단숨에 공략한다."
[리쿠]
"냉장고 문이 닫히기 전에 말이지."
[카밀로]
"만약에 못 돌아가게 되면 여기서 살 거니까 문제없어요."
[불량]
"너넨 뭐야."
[에이타]
"나한테 볼일이 있지? 이쪽에서 와줬다고."
[불량]
"나카가와 에이타인가. 잘됐네. 해치우자!"
[이즈미]
(불량을 상대로 전직 양아치와 기사가 뒤섞여서 난투. 가을조다운 장면이야. 다들 즐거워 보여)
(쥬자 군의 타쿠미도, 도전하고 싶다고 한 만큼 평소와는 다른 연기를 하고 있어. 싸움이 익숙하지 않은 우등생 타쿠미가 동생을 위해 싸운다는 게 전해져)
(쥬자 군은 겉보기에는 불량스러워 보여도 연기에 관해서는 정말 성실하니까 타쿠미 역할이 잘 어울려)
[불량]
"으윽……."
[리쿠]
"앞으로 나카가와 에이타에게 일절 접근하지 마. 알아들었겠지."
[불량]
"……네, 네."
[미타]
"다들 완전 강하네."
[클라우스]
"미타도 소질은 좋아. 제대로 훈련을 받으면 실력이 더 늘 거다."
[미타]
"진짜?"
-
[타쿠미]
"오늘은 클라우스 씨는 없나."
[리쿠]
"왜 자연스럽게 끼어있는데."
[타쿠미]
"어머니가 잘 부탁한다더군."
[리쿠]
"공인인가. 뭐, 식재료는 고맙지만."
[에이타]
"카밀로도 없네. 부르러 가보면?"
[미타]
"못 돌아오게 되는 거 아냐?"
[에이타]
"위험하니까 가볍게 오지 말라고 했지."
[리쿠]
"보기에는 저쪽 병사는 다들 한가해 보였지만."
[에이타]
"시골이지만 꽤 좋은 곳이지."
[클라우스]
"미안하군, 늦었다."
[타쿠미]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카밀로]
"배고파~"
[에이타]
"늦잠잤어?"
[카밀로]
"일했어, 일."
[클라우스]
"이웃 나라의 척후를 잡았어."
[에이타]
"척후?"
[미타]
"끝냈다는 거?"
[리쿠]
"그건 최후지."
[타쿠미]
"정세가 긴박해졌다는 건가요?"
[클라우스]
"그렇게 생각해야겠지. 지금까지보다 수가 현격히 많아."
[카밀로]
"머지않아 전쟁이 시작될 거야."
[에이타]
"정말이냐……."
[미타]
"세계가 다르다는 느낌이네."
[클라우스]
"나도 여기에 올 때마다 잊을 것만 같아. 리쿠의 요리는 내게 평온을 줬지."
[리쿠]
"과장하기는."
[클라우스]
"아니, 진심이야."
[카밀로]
"나도 세 끼 식사를 위해 살아가는 거나 다름없어."
[에이타]
"둘 다 너무 무겁다고."
[클라우스]
"언제가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거니까."
[미타]
"또 그런다."
[타쿠미]
"저번에 클라우스 씨의 나라 얘기들 들었어. 세계정세가 여기와는 전혀 달라."
[리쿠]
"……."
[클라우스]
"뭐, 지금 당장 어떻게 되는 건 아니지만."
[카밀로]
"맞아 맞아, 빨리 먹자고~"
-
[리쿠]
"오늘은 나카가와 형제도 미타도 없는데 평소처럼 만들어버렸네. 뭐, 상관없나. 보존해두면 되지."
-
[리쿠]
"어~이 클라우스, 카밀로, 저녁 다 됐어."
"어라? 없나?"
[병사]
"!? 이런 데 사람이――!?"
[리쿠]
"으앗!! 잠깐만, 나는 클라우스 친구인데――."
[병사]
"젠장, 죽어라!!"
[리쿠]
"아니 왜!?"
[클라우스]
"하앗!"
[병사]
"크아악!"
[클라우스]
"무사한가, 리쿠!"
"이 시간이라 혹시나 해서 와봤는데, 늦지 않아 다행이군."
[리쿠]
"저 녀석은 뭐야."
[클라우스]
"습격당했다. 적의 숫자로 볼 때 이번에는 상황을 보러 온 거겠지. 금방 물리칠 수 있어."
[리쿠]
"도와줄까?"
[클라우스]
"아니. 이제 이 냉장고는 열지 마라."
[리쿠]
"야, 클라우스――."
[클라우스]
"리쿠의 요리는 훌륭해. 긍지로 여겨도 좋아."
[리쿠]
"――."
"뭐야, 그게. 냉장고를 열지 말라니 그게 되겠냐고. 너무 제멋대로잖아."
[이즈미]
(지금까지 무엇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리쿠의 마음이 흔들리는 게 전해져……)
-
[에이타]
"매워! 뭐야 이거."
[타쿠미]
"이 마파두부는 이상하게 달군."
[미타]
"조미료 잘못 쓴 거 아냐?"
[리쿠]
"아, 미안해."
[에이타]
"그렇게 신경 쓰이면 도와주러 가면 되잖아."
[리쿠]
"어?"
[타쿠미]
"클라우스 씨 말인가. 우리가 힘이 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리쿠]
"방해될 뿐이겠지."
[에이타]
"그건 가보지 않으면 모르잖아. 형도 가족을 지키고 싶다면서 억지로 따라왔으면서."
[타쿠미]
"그런가…… 그렇지. 에이타 말이 맞아. 리쿠 씨, 클라우스 씨를 도우러 가자."
[리쿠]
"간단하게 말하지 마."
[미타]
"이 더럽게 단 마파두부 주러 가는 거면 되지 않겠어?"
[리쿠]
"너까지…… 정말이지, 이놈이고 저놈이고. 어떻게 돼도 난 모른다."
[이즈미]
(개운해 보이는 리쿠의 얼굴…… 여러 가지를 극복하고 이방인 첫 공연에 임한 오미 군이 떠올라)
-
[병사]
"하아아앗!"
[미타]
"으악!"
[리쿠]
"이런 곳까지 들어온 건가."
[타쿠미]
"꽤 위험한 상황 아니야?"
[에이타]
"설마 클라우스 씨는 이미……."
[타쿠미]
"아니, 적이 필사적이라는 건 아직 싸우는 중이라는 거야."
[리쿠]
"그렇군. 클라우스를 찾고 빨리 합류하자."
-
[카밀로]
"――윽."
[에이타]
"카밀로!"
[리쿠]
"도와줄게!"
[에이타]
"으랴아아!"
[카밀로]
"어!? 리쿠!? 에이타!?"
[에이타]
"마파두부 배달왔어."
[미타]
"더럽게 맛없지만."
[카밀로]
"뭐? 마파두부? 잘 모르겠지만 고마워!"
[리쿠]
"클라우스는?"
[카밀로]
"저 앞에서 포위당했어! 리쿠, 부탁해!"
[리쿠]
"그래."
[클라우스]
"큭――."
[리쿠]
"클라우스!"
[클라우스]
"리쿠!? 왜 온 거야!"
[리쿠]
"요즘 배달도 시작했거든."
[병사A]
"신병인가――."
[병사B]
"상관없다, 수는 우리가 많아!"
[클라우스]
"여기까지 온 이상 어쩔 수 없지. 그쪽은 맡긴다. 구워 먹든 삶아 먹든 마음대로 해라!"
[리쿠]
"그래, 맡겨둬."
[클라우스]
"하아앗!"
[리쿠]
"으랴아!"
-
[리쿠]
"어떻게든 살았네."
[클라우스]
"주력 부대가 도착하면 우리가 유리하다. 당분간 쉴 수 있을 거야. 너희는 지금 돌아가."
[미타]
"아, 난 여기 남을게."
[에이타]
"뭐!?"
[미타]
"클라우스 소령을 따라가려고~"
[타쿠미]
"그렇게 가볍게 정해도 되는 거야?"
[미타]
"이렇게 사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해서."
[클라우스]
"환영하지. 카밀로, 여러 가지로 알려줘라."
[카밀로]
"제가요!?"
[미타]
"잘 부탁해~"
[리쿠]
"그럼 우리는 갈게."
[클라우스]
"고마웠다. 너희는 생명의 은인이야."
[리쿠]
"꼭 살아남아라."
[클라우스]
"약속하지. 상황이 진정되면 또 밥을 먹으러 가도 될까?"
[리쿠]
"다음엔 돈 받을 거야."
[클라우스]
"물론이지."
-
[이즈미]
(그리고 1년 후――)
[에이타]
"점장, 정식 2개~!"
[리쿠]
"그래."
[클라우스]
"……."
[리쿠]
"어서 오세요~ 바로 자리를――."
[클라우스]
"예약을 했었는데."
[리쿠]
"두 분이시죠. 카운터 석에 앉으세요."
[이즈미]
(클라우스 일행을 따뜻하게 맞이하는 리쿠…… 서두의 누구에게도 관심 없던 리쿠가 이렇게 요리를 통해 타인과 이어지게 된 것도 지금의 오미 군 같아. 리쿠가 모두를 위해 연 미소가 넘치는 '여명의 식당'은 MANKAI 기숙사 그 자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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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아버지]
후시미 군, 수고했어.
[오미]
오늘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치 어머니]
요리하는 거, 정말 자연스러워서 진짜로 만드는 줄 알았어.
[나치 아버지]
액션신도 이방인 때보다 더 박력이 넘쳐서 멋있었어. 매일 열심히 연습했다는 걸 알겠더군.
[나치 어머니]
나치도 정말 기뻐하고 있을 거야.
[오미]
감사합니다…….
또 된장국을 먹으러 가도 될까요?
[나치 아버지]
언제든지 와라.
[나치 어머니]
전에도 말했잖아. 후시미 군은 우리 아들이나 다름없다고.
[오미]
그때…… 저도 대접해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나치가 좋아했던 요리인데――.
[나치 아버지]
나치가?
[오미]
그런데 된장국하고는 꽤 어울리지 않지만요…….
[나치 어머니]
기대할게.
[오미]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