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쿠야]
드디어 애니멀 쇼 당일이네요.
[이즈미]
사쿠야 군, 긴장했어?
[사쿠야]
조금요. 그래도 다 같이 연기하는 게 기대돼서 참을 수 없어요!
[츠무기]
각 나라에서도 보러 와줬어.
[카즈나리]
좋~아, 전력으로 모두를 즐겁게 해주장! 그러니까 원진!
[반리]
원진 짤 시간 없어~
[쥬자]
이제 시작하는 것 같슴다.
[카즈나리]
뭐어!? 오늘을 놓치면 다음엔 4년 후인데~!
[텐마]
자, 가자!
-
[카즈나리]
"아~ 오늘은 동물 나라 회의인데…… 텐마 님, 괜찮을까?"
"사 개국 왕님들은 얼굴을 마주하면 싸우기만 하니까~……."
[텐마]
"흥! 나 왔다!"
[카즈나리]
"앗, 텐마 님! 어서 오세요…… 그런데 기분이 안 좋아 보이네~"
"오늘은 어느 나라 왕님하고 싸웠어?"
[텐마]
"오늘은 봄 나라 사쿠야야. 전면적으로 그쪽이 나빠."
[카즈나리]
"아하하, 사쿠야 님인가~……."
[텐마]
"정말이지, 짜증 난다니까!"
[카즈나리]
"우와, 여기 있으면 화풀이 당하겠어~……."
"으~음, 텐마 님! 난 볼일이 있어서 잠깐 나갔다 올게~!"
-
[카즈나리]
하아…… 왕님도 참, 매번 싸우기만 하고 피곤하지도 않나?"
"다른 나라에도 다정한 사람이 많이 있는데, 왕님들이 그러니까……."
"……응?"
[쥬자]
"……."
[카즈나리]
"엇, 잠깐, 쥬자 군!? 왜 그래? 괜찮아!?"
[쥬자]
"……으억."
"……어? 아…… 또 잠들었나."
"카즈나리 씨구나. 마침 잘 만났어. 가을 왕의 사자로서 왔어. 텐마 님을 만나게 해줘."
[카즈나리]
"그랬구나. 알았어, 그럼 이리로 와."
-
[카즈나리]
"텐마 님, 가을 왕이 보낸 사자가 왔어! 쥬자 군, 들어와~"
[쥬자]
"응."
[텐마]
"카즈나리, 너…… 다른 나라 녀석하고 어느새 그렇게 친해진 거야?"
[카즈나리]
"그게~ 조금 전에 만나서 친구가 됐어."
"다른 나라에도 좋은 사람은 많이 있어, 텐마 님!"
[텐마]
"하아, 정말이지……."
[쥬자]
"텐마 님. 가을 나라 왕에게 받아온 서한이다."
"봄 나라와 겨울 나라에는 다른 사자가 서한을 건네주러 가 있어."
[텐마]
"반리의 서한인가. 칫, 왜 그런 녀석의 서한을 읽어야 하는 건데."
[카즈나리]
"그러지 말고. 뭐라고 쓰여 있어?"
[텐마]
"……《가을 나라 주변에 강대한 적이 나타났다. 이대로는 가을 나라로 끝나지 않고 전 세계가 혼란에 휘말릴지도 모른다.》"
"《나라끼리 손을 잡을 필요가 있다…….》"
[쥬자]
"일부 난폭한 악어와 상어가 무리를 지어서 가을 나라를 점령하려고 설치고 있어."
"녀석들은 가을 나라를 점령한 뒤에 다른 나라도 쳐들어갈 생각이야."
[카즈나리]
"그거 위험하지 않아!? 텐마 님, 지금은 싸우고 있을 때가 아니야!"
[텐마]
"……알고 있어. 가을 나라로 간다. 카즈나리도 따라와."
[카즈나리]
"응!"
-
[반리]
"모여준 것에 감사를 표하지. 할 수 없이 말이야."
[사쿠야]
"뭐야? 여기서 그런 말을 하는 겁니까?"
[츠무기]
"애써 여기까지 와줬는데. 돌아갈 겁니다?"
[텐마]
"말 그대로야. 일부러 와준 거라고."
[반리]
"뭐야? 네 녀석은 뭔데?"
[텐마]
"여름 나라 왕이지 뭐겠어. 너야말로 뭐야?"
[카즈나리]
"아 정말! 싸우지 마라니까!"
[쥬자]
"그러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
[반리]
"칫……."
"간결하게 말하지. 가을 나라 주변에 나타난 적을 쓰러뜨리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전원의 힘이 필요해."
[사쿠야]
"……하는 수 없네요. 이대로면 모든 나라가 혼란에 빠질 거예요. 힘을 빌려드리죠."
[츠무기]
"저도 협력하겠습니다. 나라를, 국민을, 이 세계를 지키기 위해 힘을 합칩시다."
[텐마]
"그래, 나도 도와주지. 우리 사 개국에 싸움을 건 것을…… 후회하게 만들어 주겠어."
[반리]
"좋아. 가자!"
[동물들]
"그래!"
[카즈나리]
"이럴 때는 제대로 왕 답다니까."
[쥬자]
"평소에는 자잘한 일로 싸우면서."
-
[반리]
"악어 놈들, 상어 놈들! 각오해라!"
[악어A]
"핫, 왕님이 수고스럽게 행차하시다니!"
[상어A]
"받아라!! 야앗!"
[츠무기]
"훗……!"
[사쿠야]
"이쪽이에요!"
[상어A]
"무슨…… 빠, 빠르다! 이 녀석, 촐랑촐랑 까불기는!"
[사쿠야]
"꽃이여! 나뭇잎이여! 초목이여!"
[상어A]
"뭐지? 달콤한 냄새랑 나뭇잎이……."
[악어A]
"뭐야!? 내, 냄새에 한눈판 사이에 풀이랑 담쟁이덩굴이 손발에 얽혀들었어!"
[츠무기]
"눈이여, 얼음이여!"
[악어B]
"으아앗!? 바, 발밑 얼었어……!"
[사쿠야]
"핫! 이야압!"
[츠무기]
"우리의 날카로운 손톱을 얕보지 마세요! 하앗!"
[상어B]
"크아아악!?"
[텐마]
"핫! 으랴! 뭐야, 이 정도야?"
[상어C]
"젠장, 이 녀석의 발차기는 대체 뭐야!?"
[텐마]
"여름 태양의 힘을 머금은 내 발차기를 받을 수 있다니 영광으로 알라고! 타앗!"
[악어C]
"으아아아악!"
[반리]
"받아라!"
[악어D]
"이, 이렇게 빠르고 강하다니……!?"
[반리]
"가을바람을 두른 나한테 대적할 수 있을 줄 알았나? 깔보지 말라고! 하앗!!"
[악어D]
"으아아아악!!"
[반리]
"이봐!"
[사쿠야]
"네, 알고 있어요!"
[텐마]
"간다!"
[츠무기]
"네!"
[왕들]
"받아라!!"
[악어들&상어들]
"크아아아악!!!"
[카즈나리]
"대, 대단해……!! 왕님들이 나쁜 놈들을 전부 쓰러뜨렸어……!"
[쥬자]
"훌륭하군……. 역시 왕이야."
[반리]
"이제 더는 나쁜 짓 못하겠지. 수고했어."
[사쿠야]
"수고하셨어요."
[츠무기]
"그럼…… 이제 친하게 지낼 필요 없겠네요."
[텐마]
"그렇지. 그럼 돌아갈까."
[카즈나리]
"뭐!? 잠깐, 그렇게 멋있게 협력해서 싸웠으면서! 지금부터 다 같이 사이좋게 지내자~ 하는 전개가 아닌 거야!?"
[사쿠야]
"어려운 얘기를 하네요……."
[츠무기]
"그런 건 무리예요."
"뭐 그래도…… 제발 꼭 와달라고 한다면 차 한잔 정도는 마시러 와줄 수 있을 지도요?"
[텐마]
"핫, 제발 부탁한다고 말하면 선물 정도는 가지고 와줄 수도 있어."
[사쿠야]
"꼭 좀 부탁한다고 하면 뭐 가끔은 말상대를 해주지 못할 것도 없겠네요."
[반리]
"뭐야? 너희가 제발 부탁한다고 머리를 숙이면 가을 나라에 부르지 못할 일도 없지만."
[츠무기]
"부탁하는 건 그쪽이겠죠."
[사쿠야]
"저는 부탁하지 않았어요!"
[텐마]
"사람이 친절하게 말해주고 있는데 뭐야 너희는!?"
[반리]
"뭐야? 내가 너희한테 차 마시러 오라고 할 리 없잖아!"
[사쿠야]
"이제 몰라요! 저는 갈 거예요!"
[츠무기]
"저도 돌아가겠어요."
[텐마]
"나도 간다!"
[반리]
"오~ 가라 가! 빨리 가버려!"
[왕들]
"흥!"
[카즈나리]
"……혹시 왕님들은 사실은 엄청 닮은꼴이고, 본심은 사이좋게 지내고 싶은 게……."
[쥬자]
"……그렇게 보이는군……."
[텐마]
"그럴 리 없잖아!! 가자, 카즈나리!!"
[카즈나리]
"앗, 네네~!"
"쥬자 군, 우리는 앞으로도 친하게 지내자!?"
[쥬자]
"네."
[카즈나리]
"그리고 사실은 친해지고 싶은 것 같으니까……."
"왕님들끼리나 나라끼리도 앞으로도 더 사이좋게 지내고 싶어!"
[쥬자]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