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미]
다들 최종일 수고했어요!

[츠즈루]
수고하셨습니다!

[사쿠야]
최종일은 달을 향한 로베르트의 집착이 평소보다 더 강하게 표현됐죠!

[이즈미]
그만큼 로베르트가 모두와 지구에 돌아가는 선택을 하는 엔딩이 감동적이고 좋았어.

[시트론]
관객도 울었어!

[마스미]
오늘은 감독님이 잘 보이는 자리에 앉아있어서 좋았어.

[츠즈루]
누가 관객인 거야!?

[치카게]
…….

[이타루]
할아버지가 할아버지 하고 있네.

[치카게]
오랜만에 맡은 주연을 끝내고 감개에 젖은 것뿐이야.

[이즈미]
뒤풀이 어떡할까?

[츠즈루]
가이 씨 바도 좋지만, 갑자기 가는 거라 전체 대관은 힘들겠죠.

[이즈미]
그럼 기숙사로 갈까? 가다가 먹을 것도 사자.

[마스미]
도와줄게.

-

[치카게]
(뒤풀이 시작까지 시간이 조금 남는데…… 나도 준비하는 걸 도와줄까)
――. (오늘은 만월이군……)
…….

[히소카]
……치카게, 지금 괜찮아?

[치카게]
?

[히소카]
……계속 보여주고 싶었던 게 있어. 이거.

[치카게]
……어거스트를 닮았군.

[히소카]
월드 마켓에서 그려달라고 했어. 어거스트 가게에 손님으로 왔던 애한테.

[치카게]
그래…….

[히소카]
군데군데 달라서 그냥 닮은 사람이지만, 치카게한테도 보여주고 싶었어.

[치카게]
확실히 기억과 여러모로 다르지만…… 닮았어, 어거스트라는 걸 알겠어.

[히소카]
어디가 다른 걸까? 눈매?

[치카게]
입가 아냐?
뭐, 나보다는 꿈에서 보는 히소카 네 기억이 더 정확하겠지.

[히소카]
그렇게 자주 나오는 건 아니야.
……치카게는 꿈 자체를 안 꿀 것 같아.

[치카게]
그렇지, 뭐…… 그런데 여기 온 후에 딱 한 번 옛날 꿈을 꿨던 것 같은데――.

[호마레]
어라, 히소카 군. 이제 곧 연습을 시작할 거야.

[히소카]
깜빡했다.

[치카게]
빨리 가.

[히소카]
…….

[치카게]
……. (오늘은 달이 몹시 밝군…… 조금만 더 보다가 갈까)
…….

-

[치카게]
……? (여기는…… 옛날에 살던 곳인가. 그립군)

[어거스트]
오늘은 달이 잘 보이네.

[치카게]
――.

[어거스트]
이제야 왔구나. 계속 네게 보여주고 싶었어.

[치카게]
……네 꿈을?

[어거스트]
아니야. 네 꿈이야.
여기서 너와 만나고 동료가 된 후로 나는 많은 꿈을 이루었어.
가족을 만드는 것, 캔디샵을 여는 것. 너는 그 꿈을 이루는 걸 도와줬지. 약속한 대로 말이야.
하지만 넌 언제나 자기 자신은 뒷전으로 미루고 우리를 지켜주기만 했어.
그래서 언젠가 너도 자신의 꿈을 가지고, 자신을 위한 인생을 살아주기를 바라왔어.

[치카게]
……정말로 바보구나.
나는 그냥 좋아서 했던 거야. 인생, 손해만 보고 산 건 아니야.

[어거스트]
……그래. …….
"있잖아."

[치카게]
?

[어거스트]
"넌 가족이 있어?"

[치카게]
그래, 소중한 가족이. 지금은 많이 있어.

[어거스트]
그럼 꿈은 있어?

[치카게]
……. ……없어. 막 이루었거든. 앞으로 다시 느긋하게 찾아볼 생각이야. 바로 여기서.

[어거스트]
응. 그러면 돼.
미래를 향하기만 한다면 손에 넣는 것도 있을 거고, 설령 잃어버린다 해도 되찾을 수 있는 것도 있어.

[치카게]
……네가 할 말이냐.

[어거스트]
아하하, 그것도 그러네.

[치카게]
너한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는데…… 그건 다음으로 미룰게.

[어거스트]
응. 또 만나자, 치카게.

-

[이즈미]
……씨~!

[치카게]
――.

[이즈미]
치카게 씨! 이런 데서――.
와아, 달이 정말 예뻐요!

[츠즈루]
오늘은 정말 큰데요

[시트론]
이왕이면 여기서 달구기 하면서 뒤풀이하자!

[마스미]
달구경이겠지.

[사쿠야]
그럼 음식 가져올게요!

[이타루]
자, 같이 가요. 할아버지도 도와주세요.

[치카게]
……그래, 지금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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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미]
……잘 도착해있어요, 히소카 씨랑.

[치카게]
그 녀석들은 능청스러운 구석이 있으니까 걱정 안 했어.

[사쿠야]
시간, 이제 곧이에요.

[시트론]
단장 한마디 해줘!

[치카게]
이미 너무 많은 걸 말해서 특별히 더 할 말은 없는데.

[츠즈루]
어때서요, 이런 건 공연 전의 약속 같은 거잖아요!

[치카게]
……꿈에 대한 것도, 꿈을 꾸는 것도. 줄곧 잊고 있었어. 그런 어리고 나약한 자신을 잘라내며 왔던 거겠지.
전부 체념하고 있었으니까. 언젠가 이루어질 거라고, 그 시절의 나는 그야말로 꿈도 꾸지 못했어.
그리고…… 이렇게 평화로운 일상에 녹아들어 내 얘기를 하는 날이 온다는 것도.
전부 참견하길 좋아하는 봄조의 따뜻함 덕분이야. 고마워.
자, 6명이 함께 가자. 꿈꿔왔던 달의 세계로――.

-

[로베르트]
"계속 내가 있을 곳은 여기가 아니라고 느껴왔어."
"고독을 느끼며 하늘을 올려다보면, 항상 부드러운 빛을 발하는 달이 떠있었지."
"오로지 달만이 나를 인정해주고 받아들여 주는 기분이었어."
"으아아악!"

[지노]
"응?"

[마을 주민A]
"뭐야, 뭔데!?"

[마을 주민B]
"또 로베르트야?"

[마을 주민A]
"적당히 좀 해! 집이 부서지겠어!"

[로베르트]
"죄, 죄송합니다……."

[마을 주민B]
"정말이지 이게 몇 번째인지."

[지노]
"뭐예요, 저 사람?"

[마을 주민A]
"글쎄다. 학자라고 하는데, 언제나 산속 오두막에 틀어박혀 있다가 가끔 기구를 타고 추락해."
"무슨 연구를 하는지 수상하다니까."

[지노]
"호오……?"

[로베르트]
"쿨록콜록콜록…… 안 되겠어, 역시 고도가…… 중얼중얼…… 다음에는 꼭……."

[지노]
"이래서는 못 날아요. 당신은 대체 뭘 하려는 거예요?"

[로베르트]
"달에 가려고 합니다."

[지노]
"네? 달이라니, 밤하늘에 뜨는 그 달 말이에요?"

[로베르트]
"네. 정확히는 밤하늘에만 뜨는 게 아니고 아침에도 밤에도 지금 저희가 사는 이 지구의 주변을 돌고 있는데 저희가 보는 건 태양의 빛을 반사한――."

[지노]
"네에…… 그렇군요……? 어쨌든 당신은 그 기구로――"

[로베르트]
"로베르트입니다."

[지노]
"로베르트 씨는 그 기구로 달에 가려고 하는 건가요?"

[로베르트]
"그렇지요."

[지노]
"하하…… 기구로 달에……? 진심이세요?"

[로베르트]
"진심입니다. 그럼 저는 이만."

[지노]
"앗, 잠시만요. 그런 거면 제가 조금 도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발명가 지노라고 합니다. 사실은 요즘 발명에 진전이 없었는데, 당신의 그 불굴의 정신에 감명받았어요."
"괜찮으시면 그 기구를 고쳐서――."

[로베르트]
"괜찮습니다."

[지노]
"자, 잠깐, 잠깐만요! 이대로는 못 난다니까요! 천의 내구성을 좀 더 높이지 않으면――."

[로베르트]
"무슨 말인가요?"

[지노]
"그보다 이 기구로는 달에 닿지 못해요."

[로베르트]
"그럼 어떻게 하면 달에 닿을 수 있죠?"

[지노]
"네? 으~음, 지금까지 그런 걸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로베르트]
"발명가이신 거죠?"

[지노]
"아, 알겠다고요! 생각해볼게요!"

[로베르트]
"그렇구나…… 그래, 발명가…… 그렇다면…… 중얼중얼."

[지노]
"저기~ 로베르트 씨?"

[로베르트]
"그럼 이곳에 달세계 여행 프로젝트를 세우도록 하죠."

[지노]
"네?"

[로베르트]
"천문학자인 저와 발명가인 당신을 설립 멤버로 둔 공동 프로젝트입니다."
"앞으로 바빠질 거예요. 잘 부탁합니다."

[지노]
"아, 네에…… 왠지 엄청난 일이 됐는데."

[이즈미]
(순수하고 올곧은 로베르트…… 하지만 달을 동경하는 별종으로 마음에 고독을 안고 있어)
(그 고독이 치카게 씨와 통하는 부분이 있어서 로베르트 연기가 훨씬 깊어졌어. 치카게 씨, 어느새 이렇게 좋은 연기를 하게 됐구나)
(단순히 배우로서 성장했기 때문만은 아니야, 이 각본이니까…… 츠즈루 군이 치카게 씨를 위해서 쓴 각본이, 치카게 씨의 새로운 연기를 끌어낸 거야)
(츠즈루 군의 각본은 언제나 모두에게 힘이 되어준다니까)

-

[로베르트]
"탈것은 지노 씨에게 맡기고 저는 승무원을 찾아보겠습니다."

[지노]
"승무원이요? 혼자 가는 거 아니에요?"

[로베르트]
"먼저 리더인 저. 배 정비 담당인 지노 씨."

[지노]
"네!? 저도 가요!?"

[로베르트]
"당연하죠. 가다가 고장이 나면 곤란하잖습니까."

[지노]
"아니, 저는 달까지 간다니 조금 전까지는 생각도……."

[로베르트]
"자기가 만드는 배에 자신이 없으신가요?"

[지노]
"그럴 리가요!"

[로베르트]
"그럼 잘 부탁드려요."

[지노]
"……알겠어요. 말 그대로 한배를 타겠네요. 같이 갈게요."

[로베르트]
"그리고 다쳤을 때를 대비해서 의사를 1명, 우주인과의 교섭에 밝을 인재를 1명."

[지노]
"그런 사람이 있어요?"

[로베르트]
"그리고 우주인과 교전하게 될 수 도 있으니 경호원도 필요하겠군요."

[지노]
"네!? 그렇게 난폭한가요?"

[로베르트]
"난폭…… 애당초 우주에서 전투라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영지란…… 중얼중얼."

[지노]
"로베르트 씨?"

[로베르트]
"왜 그러시죠?"

[지노]
"그러니까 그 우주인이라는 게 난폭한지 어떤지를 물어봤는데요……."

[로베르트]
"만나본 적이 없어서 모릅니다."

[지노]
"아…… 그렇죠. 애초에 진짜 있기는 할까요?"

[로베르트]
"반드시 있어요. 저는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

[지노]
"그래서 거대한 대포알을 배로 개조해서 거기에 타고 달에 갈 거예요."

[로베르트]
"……."

[지노]
"로베르트 씨?"

[로베르트]
"훌륭해! 죄송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저는 지노 씨를 그저 수상한 사람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지노]
"로베르트 씨에게 듣고 싶지 않은 말인데요."

[로베르트]
"이렇게 훌륭한 발명을 하시다니 당신은 진정한 발명가예요!"
"아아, 지노 씨에게 부탁하길 잘했어! 나는 천재야!"

[지노]
"그, 그렇게 말씀하시니 부끄럽네요."

[카를로]
"도대체, 대포알에 탄다니 웃기지도 않군. 안전은 보장되는 건가?"

[파올로]
"점화하는 순간 산산조각날걸요!"

[지노]
"누구세요?"

[파올로]
"승무원으로 고용한 의사 카를로 씨와 언어학자 파올로 씨입니다."

[카를로]
"달에 간다는 둥 황당무계한 소리를 하길래 흥미 본위로 따라와 봤더니, 정말이지 상대할 가치가 없군. 이만 돌아가겠어."

[파올로]
"우주인의 언어에는 관심이 있지만 이걸 타고 달까지 가는 건 조금…… 사양하고 싶군요."

[로베르트]
"기다려주세요."
"우리가 사는 이 지구에 언제나 다가와 있는 달――. 태양과 함께 우리에게 가장 친숙하지만 신비에 싸여있는 존재인 달에 관심 없으신가요? 그 달에 내려서는 첫 인류가 되는 것에 대한 관심은?"
"언제나 밤하늘에 떠 포근하게 지켜봐 주는 달에 대체 어떤 생물이 있을지, 우리와 어떻게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지. 신체는 어떻게 이루어져 있을지 알고 싶지 않으십니까?"

[카를로]
"……흥미가 없지는 않아."

[로베르트]
"파올로 씨는? 달의 생물은 어떤 언어를 구사하는지, 우리가 아는 언어와 통하는 부분이 있는지 알고 싶지 않으십니까?"

[파올로]
"그건…… 무척 알고 싶습니다."

[로베르트]
"위대한 발명가 지노 씨가 만드는 배라면 걱정 없습니다. 유람선에 탔다 생각하시고 함께 달을 향해 여행을 떠나죠."

[카를로]
"……괜찮겠지."

[파올로]
"아, 알겠어요."

[지노]
"구워삶았군……."

-

[로베르트]
"제작은 어느 정도 진행됐습니까?"

[지노]
"순조로워요. 이제 발사대만 완성하면――."

[신도A]
"지동설을 믿는 이교도 놈들!"

[지노]
"으악!?"

[로베르트]
"뭐, 뭐죠, 당신들은?"

[신도B]
"이런 건 부숴버리자!"

[지노]
"그만 하세요!"

[제럴드]
"일방적인 폭행이 당신들의 신앙의 형태인가."

[신도A]
"뭐, 뭐야, 네 녀석도 이교도냐!"

[제럴드]
"신앙은 이 넓은 우주의 별의 수만큼 있지. 그 수를 헤아리는 건 의미가 없어. 나는 내가 믿는 정의를 따를 뿐이야."
"더 이상 다치고 싶지 않으면 물러나라."

[신도B]
"큭……."

[제럴드]
"정말이지, 재난이었군."

[지노]
"감사합니다. 덕분에 살았어요. 설마 저런 사람들이 올 줄이야……."

[로베르트]
"지동설도 그렇고, 예로부터 진실을 추구하는 자는 박해받는 법이지요."

[제럴드]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비극이로군."

[로베르트]
"빤히……."

[제럴드]
'왜 그러나?"

[로베르트]
"그래…… 이 사람이라면…… 우주의 광활함을 이해하고 있고 실력도 좋아. 그야말로 인재…… 이만하면…… 중얼중얼."

[지노]
"로베르트 씨?"

[로베르트]
"함께 달에 가지 않겠습니까?"

[제럴드]
"뭐?"

[지노]
"자, 잠깐만요, 그렇게 갑자기……."

[로베르트]
"우주인의 습격으로부터 지켜줄 사람을 찾고 있었습니다. 당신이 적격이에요."

[제럴드]
"달에 우주인이라…… 꽤 재미있어 보이는 얘기를 하는구나. 나는 제럴드. 자세한 얘기를 들려주겠어?"

-

[로베르트]
"그럼 훌륭한 발명가 지노 씨의 우주선과 우리의 눈부신 시작을 축하하며 건배할까요."

[지노]
"아직 요리가 안 왔어요."

[카를로]
"정말이지, 그 가게는 항상 시간을 지키지 않아서 곤란하다니까."

[파올로]
"맛은 있는데 말이에요."

[제럴드]
"뭐, 먼저 시작하는 것도 좋지."

[피오]
"늦어서 죄송합니다. 레스토랑 MOON에서 왔어요~ 요리는 여기에 두면 될까요~?"

[로베르트]
"식사라…… 그래, 달세계 여행 중에도 식사는 필요하겠지…… 애초에 며칠이나 걸릴지 모르는 시점에 식재료의 조달도…… 중얼중얼."

[피오]
"저기요? 여기에 두면 될까요?"

[지노]
"아, 로베르트 씨는 가끔 저러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수고하셨어요."

[로베르트]
"당신, 내일 우리와 함께 달에 가지 않겠습니까?"

[피오]
"네?"

[지노]
"아니 또 그렇게 갑작스럽게."

[피오]
"달? 배달 주문인가요? 좋아요."

[지노]
"너무 간단하게 승낙하는 거 아니에요? 괜찮겠어요?"

[피오]
"그곳이 어디든 찾아가고 있으니 괜찮아요~ 그럼 다음에도 잘 부탁합니다~"

[로베르트]
"이제 요리사도 갖춰졌군요. 완벽해요."

[카를로]
"엉망이군."

[파올로]
"정말로 괜찮은 걸까요?"

[제럴드]
"뭐, 생각해봤자 소용없겠지. 우리는 미지를 탐험하러 가는 거니까."

[로베르트]
"그런 거죠."

-

[마을 주민C]
"대체 무슨 소란이야?"

[마을 주민D]
"로베르트 씨가 대포로 달에 간다는데?"
 
[마을 주민C]
"아하하하! 이번엔 대포로 달에!? 농담이지?"

[마을 주민D]
"폭발해서 죽을걸. 누가 좀 말려봐."

-

[로베르트]
"그럼 제군, 준비됐습니까?"

[카를로]
"역시 이런 어리석은 짓에 어울리는 게 아니었어."

[파올로]
"엇, 저기 이제 와서 그런 말 하지 말아 주세요. 불안해지잖아요."
"지노 씨, 이 배 정말로 괜찮은 거죠?"

[지노]
"틀림없는 제 최고 걸작이에요. 아마도."

[제럴드]
"아마도라. 신만이 알고 있다는 거군."

[파올로]
"진짜로 그러지 말아 주세요. 역시 내릴까?"

[로베르트]
"괜찮아요. 지노 씨는 천재니까요."

[지노]
"하하…… 감사합니다."

[피오]
"저기~ 배달할 곳이 먼가요? 주방장에게 말해둘 걸 그랬나."

[로베르트]
"그럼 3, 2, 1…… 점화!"

-

[마을 주민C]
"날았어!?"

[마을 주민D]
"이야~ 놀라운데!"

[마을 주민C]
"진짜로 달까지 가는 거 아냐!?"

-

[피오]
"꽤 높이 가나 보네요."

[지노]
"로베르트 씨, 이대로 계속 가면 되는 거 맞죠?"

[로베르트]
"아마도 이제 곧…… 아니 하지만 어느 정도 충격이…… 계산에 따르면…… 중얼중얼."

[지노]
"로베르트 씨?"

[파울로]
"으아악!"

[피오]
"히이익!"

[제럴드]
"다들 진정해, 벨트를 단단히 매도록 해."

[카를로]
"이봐, 진짜로 이대로 나아가도 괜찮은 거야?"

[지노]
"강도는 아마 문제없을 거예요…… 아마도."

[로베르트]
"문제없습니다. 아마도 이제 곧――."
"이제 괜찮아요."

[카를로]
"이게 우주인가……."

[제럴드]
"지상이 저렇게나 멀리 있다니."

[파올로]
"굉장해요! 우주라니 처음 봤어요!"

[지노]
"보통 다 그럴 거예요. 그보다 설마 정말로 여기까지 올 수 있을 줄이야."

[로베르트]
"지노 씨가 만들지 않았습니까. 이건 지노 씨의 성과입니다."

[지노]
"그런, 저는 그저…… 로베르트 씨가 말해주지 않았다면 달에 가는 탈것 같은 건 생각도 못 했을 거예요."

[로베르트]
"달세계 여행 프로젝트는 저와 지노 씨의 공동 프로젝트니까요."

[파올로]
"앗! 달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어요."

[로베르트]
"무사히 궤도를 탔습니다. 이제 이대로 나아가면 무사히――."

[지노]
"으악!?"

[파올로]
"뭐, 뭐야!?"

[카를로]
"충돌한다!"

[제럴드]
"다들 몸을 숙여!"

-

[로베르트]
"그런다는 건…… 아마도 이 주변이 고요의 바다…… 즉…… 중얼중얼."

[지노]
"로베르트 씨, 정신 차리세요!"

[로베르트]
"중얼중얼……."

[파올로]
"충돌할 때 머리를 부딪친 거 아니에요?"

[지노]
"아뇨, 이건 항상 이랬으니까 괜찮을 거예요."

[로베르트]
"안녕하세요."

[피오]
"네? 아, 안녕하세요."

[제럴드]
"역시 머리를 부딪친 게 아닐까?"

[카를로]
"진찰해보지. 맥박은 정상…… 동공도 문제없음. 기억에 다소 혼란이 온 걸지도 모르겠어."

[로베르트]
"나는 멀쩡해. 고마워."

[지노]
"그래요? 그럼 다행이지만요."

[파올로]
"하여튼 어떻게든 무사히 달에 도착했네요."

[피노]
"곧 식사할 시간인가요?"

[지노]
"아, 그러니까 수습 요리사인――."

[피오]
"피오예요."

[지노]
"피오 군, 식사 준비를 부탁할게요."

[피오]
"맡겨주세요~"

[지노]
"그동안에 우리는 야영 준비를 하죠. 그럼 되겠죠, 로베르트 씨?"

[로베르트]
"그게 좋아, 로베르트."

[지노]
"정말 괜찮은 거야? 일단 시작하죠."

-

[파올로]
"하아, 맛있었어."

[제럴드]
"잘 먹었어."

[로베르트]
"달까지 와서 이렇게 맛있는 식사를 매일 할 수 있다니 믿을 수 없군."

[피오]
"매일? 배달은 한 끼밖에 안 돼요."

[로베르트]
"음?"

[피오]
"네? 오늘만 배달시킨 거 아닌가요? 저 이제 돌아가지 않으면 주방장에게 혼날 거예요."

[지노]
"아니 잠깐만요, 그렇게 간단하게 돌아갈 수 없어요. 달이니까요!"

[피오]
"네?"

[카를로]
"그러니까, 식재료는 이걸로 끝이라는 건가?"

[피오]
"네? 네, 제가 가져온 건 이게 다예요."

[로베르트]
"누구 식재료를 가져온 사람은 없나요?"

[카를로]
"당연히 식재료에 관한 건 요리사에게 맡겼지."

[파올로]
"저도 식재료를 담당하는 사람이 해주는 줄로만……."

[제럴드]
"아무것도 가지고 오지 않았어."

[지노]
"으아아…… 이제 어떡해요!?"

[카를로]
"아사하겠군."

[파올로]
"그, 그렇게 냉정하게 말하지 말아 주세요."

[로베르트]
"설마 식재료가 없을 줄은…… 원인으로 생각할 수 있는 건, 피오 씨에게 설명이 부족했던 것…… 아니 지금 생각해야 할 건 앞으로의…… 중얼중얼."

[제럴드]
"현지 조달을 하면 되는 거 아닌가? 야영의 기본이잖아."

[파올로]
"현지라니, 달에서 난 걸 먹자는 건가요?"

[로베르트]
"그거 괜찮은 생각이군. 달에도 여러 가지 맛있는 게……."

[지노]
"아는 거 있어요?"

[로베르트]
"있을 거야."

[파올로]
"풀 한 포기 없는데요."

[제럴드]
"동물 정도는 있지 않을까?"

[피오]
"우주 동물인가요. 먹을 수 있는 걸까?"

[로베르트]
"먹어? 달의 동물을 포식한다고?"

[카를로]
"먹지 않으면 죽으니까. 다소의 희생은 어쩔 수 없지."

[로베르트]
"무서워……."

[지노]
"로베르트 씨도 사냥 잘 못하세요? 저도 잘하는 편이 아니라서 제럴드 씨와 다른 분들께 맡길게요."

-

[초식동물]
"★☆◇●◇!"

[파올로]
"앗, 뭔가 있어요!"

[제럴드]
"잡을까."

[지노]
"부탁할게요!"

[피오]
"어떻게든 될 것 같네요."

[제럴드]
"조리는 맡기지."

[로베르트]
"한 방에 끝내주세요. 가죽을 벗기는 건 도울게요."

[지노]
"어라? 의외로 괜찮나 보네요. 이런 거 싫어하는 줄 알았어요."

[로베르트]
"산속 생활을 할 때는 자주 산토끼를 사냥했습니다."

[지노]
"그런가요?"

[초식동물]
"☆★★!"

[파올로]
"☆★?"

[초식동물]
"○☆!"

[제럴드]
"말을 알아듣는 건가?"

[파올로]
"이들은 지구의 동물보다도 고도의 언어를 구사하는 것 같아요."

[지노]
"굉장한걸."

[파올로]
"당연하죠. 저는 이걸 위해 달까지 온 거니까요."

[치카게]
"훌륭하군. 역시 파올로 씨와 함께 오길 잘했어."

[초식동물]
"○★."

[파올로]
"아무래도 다친 것 같아요. 카를로 씨, 봐주실 수 있으세요?"

[카를로]
"어쩔 수 없지. 짐승은 내 전문이 아니지만…… 뭐, 달의 생물에는 관심이 있으니까."
"흠, 신체 자체는 그렇게 다른 게 없어 보이는군…… 좋아, 이거면 될 거다."

[초식동물]
"☆●●○○!"

[파올로]
"뭐에 쫓기고 있다고?"

[육식동물]
"샤! 샤!"

[피오]
"히이익!"

[카를로]
"아까 그건 저것에 공격당한 상처였나."

[제럴드]
"다들 물러나."

[로베르트]
"괜찮겠어요?"

[제럴드]
"문제없어. 나는 이러기 위해서 달에 온 거니까."

[육식동물]
"샤! 샤!"

[제럴드]
"하앗!"

[육식동물]
"뀨우!"

[지노]
"앗, 도망갔어."

[파올로]
"이제 괜찮아요."

[초식동물]
"★★☆☆!"

[파올로]
"★★?"

[카를로]
"왜?"

[파올로]
"동료가 올 건가 봐요."

[로베르트]
"동료?"

[초식동물]
"☆☆!"

[초식동물]
"★!"

[초식동물]
"☆★☆!"

[지노]
"우와! 엄청 많이 나왔는데요!"

[로베르트]
"우주 동물도 집단을 이뤄 생활하나 보군요. 훌륭해…… 이건 즉…… 중얼중얼."

[피오]
"그런데 이거 먹을 거예요?"

[초식동물]
"★?"

[파올로]
"네!? 아뇨 그럴 리가요, 그건 좀 무리죠."

[제럴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면 가축처럼 대할 수는 없지."

[카를로]
"인간이란 제멋대로로군."

[파올로]
"카를로 씨, 배에서 소리 나는데요."

[로베르트]
"훌륭해! 마음을 나눈 상대는 공격하지 않는다, 지구인의 미덕!"

[지노]
"음, 뭐 그럴지도 모르지만요. 좀 자화자찬 같아서 부끄럽지 않으세요?"

[로베르트]
"그럴 리가 있나! 더 말할 수 있어!"

[피오]
"로베르트 씨가 어디서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지노]
"그건 저도 모르니까 괜찮아요."

[초식동물]
"☆●★!"

[파올로]
"●★?"
"이걸 먹으라고 하는데요."

[피오]
"이건…… 모래네요."

[카를로]
"모래가 뭉친 거지."

[제럴드]
"달의 동물은 이걸 먹으며 살아가는 건가."

[로베르트]
"우물."

[지노]
"어엇!? 로베르트 씨, 괜찮아요?"

[로베르트]
"괜찮아. 맛있어."

[초식동물]
"☆☆!"

[파올로]
"그럼 먹어볼까요……?"

[지노]
"조금만……."

[피오]
"엇, 의외로 맛있는데요. 사각사각하고 담백하고……."

[제럴드]
"확실히 모래라고 생각하지만 않으면 위화감이 없어."

[카를로]
"뭐, 못 먹을 건 아니군."

[피오]
"물을 넣고 반죽하면 빵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지노]
"그거 맛있을 거 같네요."

[피오]
"한 번 해볼까요~"

-

[지노]
"음, 맛있어요!"

[초식동물]
"☆★!"

[파올로]
"마음에 들었나 봐요."

[피오]
"다행이야."

[로베르트]
"인류 최초 월면 요리인의 월면 요리네요."

[피오]
"인류 최초라~ 부끄럽네요~"

[지노]
"달에 동물은 있는데 사람은 없는 걸까요?"

[카를로]
"동물들이 인간만큼의 지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고."

[초식동물]
"☆☆."

[파올로]
"뭐? ☆☆?"

[제럴드]
"왜 그러지?"

[파올로]
"달에 동물들 외의 존재가 있다고 해요."

[로베르트]
"어디에?"

[초식동물]
"○●○."

[파올로]
"엇…… 여기 있다고?"

[지노]
"여기라니……."

[카를로]
"여기에는 우리와 동물들밖에 없는 것 같은데."

[로베르트]
"우리 안에 섞여 있다는 걸까요."

[피오]
"아니 하지만 다들 지구에서부터 같이 왔는걸요?"

[카를로]
"생각해보니 가끔 이상한 언동을 하는 자가 있군."

[지노]
"확실히 평소에도 자주 멍하니 있기는 하지만, 조금 전에 말한 것과 다른 행동을 하기도 하고……."

[제럴드]
"머리를 다친 건 아닌가 생각했는데."

[파올로]
"네에에? 여기 있는 게 가짜 로베르트 씨라는 거예요?"

[로베르트]
"저 말인가요? 딱히 평소와 다를 거 없습니다만."

[지노]
"아뇨, 가끔 평소보다 더 이상했어요."

[카를로]
"평소와 다를 게 없다면 증거를 보여주길 바라. 지금까지의 기억을 말해보도록."

[로베르트]
"기억 말인가요…… 그럼 달세계 여행 프로젝트를 세운 경위부터……."
"저는 어릴 때부터 밤하늘에 떠있는 달을 향해 강한 동경을 품고 있어서 하늘을 자주 올려다봤었죠."
"그게 나아가서는 천문학자가 됐고, 줄곧 혼자서 관측과 연구를 계속했습니다. 그러는 동안에도 달을 향한 동경은 강해지기만 해서 마침내 스스로 달을 향하게 된 것이죠."
"기구를 타고 달에 가려고 했지만 연이어 실패만 하던 어느날 지노 씨와 만났습니다. 그때까지 무얼 하든 혼자였던 제게 처음으로 생긴 공동연구자였어요."
"지노 씨와 만나지 않았다면 저는 지금도 이 달까지 도착하지 못했을 겁니다. 저는 지노 씨 덕분에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 협력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지노]
"로베르트 씨…… 아니에요, 저도 로베르트 씨에게 배웠는걸요."
"아무도 한 적 없는 것을 끝까지 해내는 불굴의 정신이라는, 발명가에게 있어 중요한 것을요."

[로베르트]
"카를로 씨와 파올로 씨, 제럴드 씨와 피노 씨. 모두 제게는 없는 훌륭한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시죠."
"미지의 세계에 발을 내딛는 커다란 용기를 가진 당신들과 함께라면 분명 달세계 여행 프로젝트에 성공할 수 있다."
"그렇게 믿고 한 명 한 명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제 예상대로 이렇게 달의 대지에 내려설 수 있었어요. 지금 제 마음은 당신들 다섯 명을 향한 감사와 신뢰로 가득 차있습니다."
"이게 제 모든 기억입니다. 뭔가 틀린 게 있었을까요?"

[파올로]
"그런―― 아무것도 틀리지 않았어요! 틀린 건 저희였어요!"

[제럴드]
"의심해서 미안하네. 사과할게."

[카를로]
"아무래도 문제가 없는 게 분명한 모양이군."

[피오]
"가짜가 아니었네요."

[지노]
"죄송해요, 로베르트 씨! 평소보다 더 이상하다니――."

[로베르트]
"으흑……."

[지노]
"로베르트 씨?"

[로베르트]
"감동했다. 지구인 훌륭해."

[지노]
"역시 이 사람 우주인 아니에요!?"

[카를로]
"대체 어떻게 된 거지."

[로베르트]
"미안하다. 설명하지."
"이게 무슨 일이죠? 제 입이 멋대로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지노]
"로베르트 씨 잠시만요, 지금 중요한 설명이 시작될 거니까 입 다물고 있어주세요."

[파올로]
"아니, 입을 다물면 설명을 시작할 수 없잖아요."

[카를로]
"로베르트 안에 우주인도 공존해 있는듯하군."

[제럴드]
"어쨌든 로베르트는 조용히 하고 우주인이 얘기하면 되는 거 아닌가?"

[로베르트]
"알겠어요."

[피오]
"그럼 우주인 분, 말해주세요~"

[로베르트?]
"보는 대로, 나는 로베르트의 몸을 빌렸다. 지구인에 관심 있다. 지구를 계속 동경했다."
"저도 계속 달을 동경했습니다. 달의 주민과 만나고 싶었죠."
"정말인가?"

[카를로]
"혼란스럽군."

[지노]
"우주인이 말할 때는 오른손을 들고 로베르트 씨가 말할 때는 왼손을 드는 건 어떨까요?"

[로베르트]
"그렇게 해보죠. 그건 그렇고 계속 우주인이라고 부르는 것도 서먹하지요. 이름이 뭔가요?"
"이름은 없다. 여기에는 나와 동물들밖에 없어."
"그럼 임시로 쿠라고 할까요?"
"쿠…… 좋은 이름! 고마워! 나 기쁘다."

[지노]
"그래서 로베르트 씨의 몸을 빌렸다는 건 뭔데요?"

[쿠]
"나는 실체가 없다. 떠다니는 존재. 몸에서 나가면 보이지 않아. 말할 수 없어. 달에 왔을 때 로베르트에게 기생했다."

[지노]
"기생!?"

[파올로]
"그거 뗄 수도 있나요?"

[로베르트]
"계속 이대로 있어도 딱히 상관없어요."

[쿠]
"뗄 수 있다. 무해. 사실. 계속 지구를 동경. 지구인 따뜻해. 나, 감동."

[로베르트]
"저야말로 계속 달을 동경했습니다."
"계속 혼자서, 아무도 이해해주지 않아도 달에 라면 분명 이해해줄 존재가 있을 거라고. 그렇게 믿어왔죠."

[지노]
'왠지 둘이 닮았네요."

[카를로]
"얼굴이 같으니 당연하지."

[제럴드]
"그런 외견만을 말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

[이즈미]
(무구한 로베르트와 마음으로 이어진 동료…… 봄조니까 낼 수 있는 분위기야)
(신비한 우주인 쿠와 교류하는 장면도 조금 코믹하고 미소를 짓게 돼)

-

[피오]
"저기~ 그런데 저, 무단결근이 되어버려서 이제 슬슬 돌아가지 않으면 잘리고 말 거예요."

[제럴드]
"그러고 보니 배달을 하러 따라 온 거였지."

[카를로]
"너무 오래 있으면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걱정돼."

[지노]
"슬슬 돌아가는 것도 생각해봐야겠네요."

[초식동물]
"★☆!"

[초식동물]
"★●!"

[로베르트]
"왠지 소란스러운걸요.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가요?"

[제럴드]
"경계하는 것 같은데."

[초식동물]
"○●!"

[파올로]
"온다고 말하고 있어요."

[카를로]
"무엇이?"

[초식동물]
"☆●○!"

[파올로]
"그들이 습격해와요!"

[육식동물]
"샤! 샤!"

[피오]
"엄청 많은데요!?"

[초식동물]
"★☆★!"

[제럴드]
"다들 피해있어!"

[파올로]
"빨리 움직이세요!"
"★★!"

[초식동물]
"☆●!"

-

[제럴드]
"다들 숨은 것 같군."

[육식동물]
"샤! 샤!"

[피오]
"으앗, 이쪽으로 온다!"

[제럴드]
"우리도 배로 가자."

-

[육식동물]
"샤! 샤!"

[지노]
"자, 로베르트 씨도 빨리요!"

[로베르트]
"앗, 네!"

-

[육식동물]
"샤! 샤!"

[파올로]
"포위됐어요!"

[지노]
"이대로면 배가 부서질 거예요! 지구로 귀환하죠!"

[쿠]
"지구인 돌아간다. 안녕."

[로베르트]
"기다려주세요, 쿠. 지구를 동경해왔다면 함께 지구에 가지 않겠어요?"

[카를로]
"기생한 채로 데려간다는 건가? 그건 어떤 영향을 끼칠지 모르는 일이야."

[로베르트]
"상관없습니다. 같이 가요, 쿠."

[쿠]
"불가능하다. 달에서 멀어진다. 죽는다. 달에서 산다."

[로베르트]
"달에서 멀어지면 살 수 없다는 건가요……?"

[쿠]
"고마워, 로베르트. 만남에 감사해. 지구인 계속 동경함. 다정해, 좋았어."

[로베르트]
"그렇다면 제가 달에 남도록 하죠. 동경했던 건 저도 같으니까요."

[지노]
"네에에!?"

[카를로]
"우리가 달에서 계속 살 수 있다는 보장은 없어."

[파올로]
"그래요! 먹을 것도 그 모래 덩어리 같은 것밖에 없잖아요."

[피오]
"난폭한 생물도 있고, 위험해요."

[로베르트]
"그렇지만 달에는 쿠가 있습니다. 지구에서 계속 느껴왔던 고독은 여기서는 느껴지지 않아요."
"저는 달에 있어야 하는 사람인가 봅니다."

[제럴드]
"정말 그걸로 괜찮겠어?"

[로베르트]
"네. 망설임은 없어요."

[지노]
"자, 잠깐만요! 달세계 여행 프로젝트는 어떡할 건데요!? 발안자가 없어지면 곤란하다고요!"
"아, 앞으로 달세계 여행 프로젝트는 더 많이 커질 가망이 있어요! 평범한 사람들이 당연하다는 듯 달 여행을 갈 수 있게 하거나, 달세계의 동물과 교류나 연구를 진행할 수도 있어요."
"아직 할 일이 많다고요! 억지로 끌어들여 놓고서 제멋대로 관두지 말아 주세요!"
"저는 로베르트 씨 탓에 더 큰 꿈을 꾸게 됐으니까요. 로베르트 씨처럼 달을 동경하는 많은 사람을 달에 데려온다는 꿈을――."

[로베르트]
"지노 씨……."

[쿠]
"쿠, 달. 로베르트, 지구."

[로베르트]
"그렇군요. 우리는 처음으로 달에 발을 디딘 지구인으로서 해야 할 일이 남은 거죠. 지노 씨는 역시 천재예요."
"쿠, 반드시 다시 만나요. 또 만나러 오겠습니다."

[쿠]
"계속 기다린다. 달, 지구, 항상 같이 있어."

-

[우주 비행사]
"……."

[관제관]
"착륙 준비에 들어간다. 준비됐지, 로베르트?"

[우주 비행사]
"그래. 문제없어."

[이즈미]
(줄곧 달만을 의지해온, 어디에 있어야 할지 알지 못했던 로베르트가 동료를 발견하고 진정한 자신의 자리를 깨닫게 된다)
(커다란 꿈을 이루고 다시 달을 향하는 두 사람의 표정은 보이지 않지만, 단단한 신뢰와 결속이 전해지고 있어)
(치카게 씨가 리퀘스트한 이 장면…… 지금 치카게 씨에게는 봄조 모두와 함께 있는 이곳이 자신이 서 있어야 할 소중한 장소인 거지요――)

-

[치카게]
감사합니다.

[츠즈루]
감사합니다!

-

[히소카]
……치카게의 꿈, 확실히 이루어졌어. 어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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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미]
꽤 넓네요!

[츠즈루]
그보다 사람이 너무 없어서 더 넓게 느껴져요.

[이타루]
우리밖에 없네.

[치카게]
참고로 난 아무것도 안 했어.

[이즈미]
아무 말도 안 했는데요!?

[츠즈루]
대관이라니 좀 너무 부자 같은데요.

[사쿠야]
우주에 관련된 게 여러 가지 전시되어 있네요.

[치카게]
사이트에서 본 것보다 본격적인걸.

[시트론]
이거 윌석이라고 쓰여있어!

[마스미]
월석.

[치카게]
이게 진짜 달에 있던 거구나.

[츠즈루]
그렇게 생각하니 감동적이에요.

[이타루]
이왕이면 역할 분석 겸 다 같이 가자고 선배가 권유했으면서, 가장 즐거워 보이네.

[시트론]
틀림없이 자기가 가고 싶었던 거야.

[츠즈루]
앗――.
치카게 씨, 이쪽으로 와보세요.

-

[치카게]
――.

[츠즈루]
월면체험 코너인가 봐요. 영상이 비치는 것뿐이지만 잘해놓은 것 같아서요.

[치카게]
…….

[츠즈루]
(치카게 씨……?)

[치카게]
진짜 달에서도 이렇게 보일까?
……전에 츠즈루가 물어봤지. 왜 우주 비행사가 되고 싶었냐고. 그 질문의 답, 아직 듣고 싶어?

[츠즈루]
들어도 된다면요.

[치카게]
……잠시 옛날 얘기를 해볼까.
내 가정환경은 조금 복잡해서, 철이 들었을 무렵에는 이미 집 안에 내 자리가 없었어.
그래서 항상 집을 나와서 정해진 곳에 가 달을 바라보곤 했지. 그러는 동안에 저 달에 가보고 싶어진 거야.
……그건, 나를 받아들여 주는 집이 필요했던 거겠지.
이런 불편한 곳에서 멀리 떨어진, 언제나 부드럽게 지켜봐 주는 저 달에 라면 내 자리 하나쯤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어린애가 할 법한 발상이지?
원래도 우주에 관심은 있었지만, 우주 비행사가 되고 싶었던 건 이런 이유에서야.

[츠즈루]
그렇다는 건…… 그 꿈은 이미 이루어졌다는 거죠?

[시트론]
달도 아니고 우주비행사도 아니지만!

[사쿠야]
그렇게 되네요!

[치카게]
?

[츠즈루]
치카게 씨의 집이라면 여기에 있잖아요.

[치카게]
――그렇지.

[이즈미]
그리고 달에 가고 싶다는 꿈도 이번에 무대 위에서 이루어질 거예요.

[시트론]
치카게는 우니를 잔뜩 손에 넣었어~!*
*우니 = 일본어로 '성게'

[마스미]
왠지 아파 보여.

[이타루]
그러게.

[츠즈루]
(자기를 받아들여 줄 곳을 찾아서 달에……)
――앗, 이제 알 것 같아.

-

[이즈미]
이걸로 각본, 무사히 완성했네!

[츠즈루]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

[시트론]
너무 애태운다니까!

[이타루]
그래도 그만큼 좋은 엔딩이야.

[사쿠야]
지노 일행이 로베르트를 붙잡아서 같이 지구에 돌아온다……. 이쪽이 더 감정이입이 되는 것 같아요.

[이즈미]
로베르트의 캐릭터는 그대로지만 살이 붙어서 깊이가 생겼어.
(치카게 씨 연기도 그 후로 더 좋아졌고. 어릴 때 일을 여러 가지 떠올린 거겠지)

[마스미]
그보다 엔딩 말고도 다 바뀌었잖아.

[츠즈루]
윽……. 치카게 씨 얘기를 들었더니 글이 술술 써져서…….

[이즈미]
전속 작가이자 이번 준주연의 특권이지.

[츠즈루]
치카게 씨는 어릴 때 잠시 꿈꿨던 것뿐이라고 했지만…….
저는 역시 이 각본과 로베르트라는 역할을 치카게 씨와 어린 시절의 치카게 씨에게 선물하고 싶어요.
저희에게는 예전에도 지금도, 치카게 씨는 치카게 씨니까요.

[치카게]
고마워.
그런데 츠즈루는 나한테 질문 안 해도 되겠어?

[츠즈루]
충분히 알게 됐고, 이 이상은 용량 초과예요. 이제는 글을 쓴 저를 믿을 뿐이죠.

[치카게]
그래. 그러면 나도 고맙지.

[츠즈루]
아, 그래도―― 역시 하나 물어봐도 될까요?

[치카게]
?

[츠즈루]
있으면 좋겠는데―― 각본에 리퀘스트 있어요?

[치카게]
……그럼, 하나 요청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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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루]
어라, 고생하셨습니다.

[치카게]
수고했어.

[이타루]
이 시간에 점심이라니 별일이네요.

[치카게]
어쩌다 보니 회의가 중지돼서.

[이즈미 : 내일 연습은 쉬겠습니다]
[이즈미 : 이제 츠즈루 군이 각본을 완성해야 해서,

[이즈미 : 오늘은 집필에 집중하기 위해 쉬는 날을 앞당길게요]
[M.U : 알았어]
[사쿠야 : 알겠습니다!]
[Citron : 츶루, 힠ㅁ내!]
[츠즈루 : 힘내라는 거죠?
[츠즈루 :  우주 박물관에서 영감 받아와서 쓸게요]

[이타루]
호~ 우주 박물관이라.

[치카게]
…….

[이타루]
선배, 의외로 솔직하게 질문에 답해주고 있는 것 같으니 저도 슬슬 정해야겠네요.
그러니 점심 같이 먹지 않을래요?

[치카게]
그러고 보니 아직 성가신 놈이 남아있었군.

[이타루]
훗, 그 녀석들은 사천왕 중 최약체…….

[치카게]
뭐, 됐어. 치가사키가 사는 건 귀중한 기회니까.

[이타루]
……환청 수고.

-

[점원]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이타루]
……이참에 체력 소비해둬야지.

[치카게]
게임 얘기야?

[이타루]
그러고 보니 나이란 모바게 아직 하세요?

[치카게]
그게 치가사키가 하는 질문?

[이타루]
설마요.

[치카게]
컴백 보너스를 받을 정도로는 쉬었어.

[이타루]
이번에 가웨인 전설의 한정 SSR 복각해요.
그 일러스트는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가 특별히 그린 건데 그 일러스트레이터가――.

[치카게]
여전히 좋아하는구나.

[이타루]
어릴 때부터 그랬으니까요. 이제 와서 뭘요.

[치카게]
……정말이지, 감탄이 나온다니까. 그런 점은.

[이타루]
이번에 오랜만에 나이란 실황 할건데 선배도 같이할래요?

[치카게]
안 해. 그보다 내가 출연하면 타루치 정체가 들킬 텐데. 그만둬.

[이타루]
선배는 왠지 이런 비밀은 꽤 신경 써주는 편이죠~
……선배가 숨기고 싶은 비밀은 뭔가요? 이게 제 질문이에요.

[치카게]
……. (적당히 대답해도 거짓말만 아니면 규칙 위반은 아니야……)
……대답할 수 없어.

[이타루]
역시 이건 NG였나.
그래도 예상 범위 안이고, 적당히 둘러대고 넘어가지 않았으니 발전했어요.

[치카게]
선배라도 된 것 같군. 이래서 성가시다고 한 거야.

[이타루]
뭐, 좋지 않아요? 그만큼 선배에게 중요한 비밀이고 이유가 있다는 거니까요.
저희는 딱히 선배의 비밀을 알고 싶은 게 아니에요. 그저 '우츠키 치카게'를 알고 싶은 것뿐이죠.

-

[히소카]
"……치카게가 말하기 싫어하는 마음도 이해하지만, 모두가 알고 싶어 하는 건 '우츠키 치카게'지 다른 네가 아니야."

-

[치카게]
…….

[이타루]
조금 강제적인 방법을 쓰고 말았지만, 그것만은 알아주세요. 이상, 가족 대표 치가사키 이타루.

[치카게]
언제부터 대표가 된 거야. 뭐, 감사는 해둘게. 고마워.

[이타루]
별말씀을.

[치카게]
……. 치가사키, 내일 연차 쓸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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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카게]
……어때?

[이즈미]
생각보다 후보가 많은데요!?

[마스미]
더 줄이면 좋을 텐데.

[치카게]
이것도 줄인 건데.

[시트론]
A4용지에 폰트사이즈 10p로 가득 채우다니, 카즈한테 혼날 거야!

[츠즈루]
신문에 글자가 이 정도 크기 아니었던가요.

[이즈미]
한자도 있고…… 이건 무슨 언어예요? 영어 아니죠?

[이타루]
샛길로 빠진 레벨이 아닌데.

[치카게]
실체가 없어서 비주얼을 참고할 수도 없으니 생각나는 대로 써보기는 했는데.

[츠즈루]
아뇨, 아이디어를 이렇게 많이 낼 수 있는 건 오히려 대단해요.

[마스미]
일단 읽을 수 없는 건 빼는 게 좋다고 봐.

[이즈미]
그, 그렇지.
그런 방법으로 줄여나가 봐요!

[치카게]
(이름을 붙이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구나)

-

[사쿠야]
…….

[치카게]
사쿠야 왔구나. 아르바이트 수고했어.

[사쿠야]
다녀왔어요!

[치카게]
뭐가 보여?

[사쿠야]
아, 아뇨―― 꽃봉오리가 얼마나 피었나 보고 있었어요. 올해도 벚꽃이 피는 게 기다려져서요.

[치카게]
사쿠야는 벚꽃을 좋아하지.

[사쿠야]
네!
벚꽃이 핀다는 게…… 제 이름의 유래라는 걸 알게 된 후로는 괜히 친근감도 느끼게 됐어요.
벚꽃도 제 이름도 정말 좋아해서 이 이름을 지어준 부모님께 감사하고 있어요.

[치카게]
……그래. 좋은 부모님이셨구나.

[사쿠야]
…….
……으~음, 어떤 걸로 하지.

[치카게]
?

[사쿠야]
……좋아! 정했어요!
제 묻고 답하기에요. 치카게 씨 이름의 유래는 뭔가요?

[치카게]
이름의 유래…….

[사쿠야]
네! 우츠키 치카게 씨…… 처음 들었을 때부터 정말로 멋있는 이름이라고 생각했어요!

-

[어거스트]
"그럴 줄 알고, 내가 너희한테 줄 멋있는 이름을 생각해뒀어."

[에이프릴]
"멋있어서 뭐할 건데. 눈에 안 띄게 해야 하잖아."

-

[치카게]
(그러고 보니 이름의 유래까지는 듣지 못했군……)
아쉽지만 나도 몰라. 들은 적도 없고 이름을 지어준 사람도 이제 없으니까, 알 수가 없어.

[사쿠야]
그랬군요…….

[치카게]
대답하지 못해서 미안해.
다른 질문을 해도 돼. 조금 전에 다른 질문하고 고민했었지?

[사쿠야]
아니에요, 제대로 대답해주셨잖아요. 괜찮아요.
저도 제 이름의 유래를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후에 알게 됐어요. 이제 아무것도 남지 않아서 무리다 싶더라도, 의외로 알 기회는 있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치카게 씨에게도 분명 그런 기회가 찾아올 거예요! 그러니까 그때가 오면 알려주세요.

[치카게]
……알았어.

[사쿠야]
그러고 보니 우주인 이름은 정하셨어요?

[치카게]
다 같이 도와준 덕분에 꽤 좁힐 수 있었어…… 여기.

[사쿠야]
여러 가지 있네요.
우니……? *
*우니 = 일본어로 '성게'

[치카게]
그건 시트론이 추천한 거야.

[사쿠야]
그러고 보니 저번에 시트론 씨가 '나한테는 우니가 있어!' 라고 했어요. 타이치 군이 그걸 듣고 저녁 반찬이라고 착각해버렸지만요.

[치카게]
우니는 북유럽 언어로 '꿈'이라는 뜻이야. 저번에 시트론에게 알려줬었어.

[사쿠야]
그렇군요! 같은 말인데 뜻이 전혀 다르다니 재미있어요! 그럼 벚꽃은 뭐라고 해요?

[치카게]
뭐였더라…… 체리는 키루싯카였을 텐데.

[사쿠야]
왠지 멋있어요.
그럼―― 달은 뭐라고 해요?

[치카게]
달은…… 쿠.

[사쿠야]
와아, 귀여워요!
쿠라…… 쿠……. 왠지 달의 인상도 달라 보여요. 다른 나라 말은 재미있네요!

[치카게]
(그러고 보니 옛날에 마을 사람에게 모르는 단어를 배웠을 때, 나도 이렇게 눈을 반짝였던가……)
……기억하기도 쉬우니까 이거면 됐나. 우주인 이름.

[사쿠야]
네에!? 후보가 이렇게 많은데, 괜찮겠어요?

[치카게]
왠지 어울리는 것 같아서.
그리고…… 어쩐지 예전의 내 모습이 떠오르는 것 같아서.

[사쿠야]
그럼 괜찮을 거예요!
쿠…… 쿠…… 왠지 저도 애착이 생기는 것 같아요. 금방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치카게]
너무 빠르잖아.

[사쿠야]
아하하. 오늘 쿠는 초승달이네요.

[치카게]
……그렇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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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론]
열심히 연습했더니 배고파졌어~

[이즈미]
오늘 저녁은 오미 군이 파스타를 만든다고 했어. 나폴리탄하고 엄청 매운 아라비아따도 있대.

[사쿠야]
정말요?

[치카게]
기대되는걸.

[츠즈루]
후시미 씨, 공연 연습 중에는 응원하는 의미도 겸해서 출연 멤버가 좋아하는 걸 만들어주니까 기쁘죠.

[이즈미]
저번에는 카타 야끼소바였잖아.

[가이]
고생했어.

[이즈미]
어라? 가이 씨?

[가이]
자흐라에서 물건이 도착했어.

[시트론]
오~ 빨리 왔어!

[사쿠야]
와아, 상자가 정말 커요!

[가이]
한 상자 더 있으니 가져올게.

[시트론]
그건 정말 무거워. 나랑 치카게 갈게. 가이는 이 상자 안에 든 걸 나눠줘!

[가이]
알았다.

[이즈미]
앗, 이거 전에 맛있게 먹었던 과자네요.

[사쿠야]
이건 뭘까요?

[가이]
건강용품이다. 등에서 데굴데굴 굴리며 마사지할 수 있지.

[츠즈루]
이, 이거, 엄청 효과 좋네요……!

-

[치카게]
무겁다니 뭐가 들었어?

[시트론]
치카게 줄 스페셜 기프트야.

[치카게]
?

-

[치카게]
크기는 아까 그 상자랑 비슷한걸.

[시트론]
들어봐! 허리 끼지 않게 조심해!

[치카게]
삐지 않게 말이지.
확실히 꽤…… 이 무게는 책인가? 희망을 말하자면 향신료인데.

[시트론]
빰빠라밤이야!

[치카게]
책과 향신료…… 둘 다인가.

[시트론]
역시 치카게야.

[치카게]
아, 이 향신료 관심 있던 거야.

[시트론]
꿀을 섞으면 목에도 좋아.

[치카게]
연습할 때 딱 좋겠어. 이따 바로 시험해볼게.
이 책은…….

[시트론]
이번 공연 모티브가 된 영화 소설 판이야.

[치카게]
자흐라어판은 귀한걸. 처음 봤어.

[시트론]
오래된 책이라 찾는 데 고생했지만 주연 기념으로 프레젠트야.

[치카게]
고마워. 내 실력으로 읽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시트론]
《……지금 치카게의 실력이라면 문제없을 거야.》
《처음 만났을 때도 일상 회화는 어려움 없이 했지만, 지금은 네이티브에 한없이 가까워졌어.》

[치카게]
《장관님의 보증을 받다니 영광입니다.》

[시트론]
《……치카게는 어떻게 그렇게 많은 나라의 언어를 이해하고 있는 거지?》

[치카게]
《그게, 예의 그 질문인가요?》

[시트론]
《그래.》
《나도 어릴 때부터 외교를 위해 다양한 나라의 어학을 공부했지만, 완전히 마스터하기는 어려운 일이지.》
《많은 나라에서 사용하는 언어라면 몰라도 자흐라어는 자흐라에서만 사용하는 마이너한 언어야.》
《다른 나라 언어에도 정통해있지?》
《치카게의 그 힘이 그저 타고난 재능인지, 아니면 어떤 바탕이 있는 것인지. 괜찮으면 가르쳐주지 않겠어?》

[치카게]
《……. 태어나고 자란 환경 탓이 크겠지.》
《내가 태어난 마을에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이 모여 있었어. 공통언어는 있었지만, 다들 뿌리가 달라서 각자의 뿌리를 소중히 여겼지.》
《뿌리가 같은 자들끼리는 모국어로 얘기했으니 자연스럽게 귀가 트이고, 알고 싶다 말하면 기쁘게 가르쳐줬어》
《물론 습득하는 데는 매번 고생했지만, 다른 사람보다 잘하는 이유는 이런 경험이 있기 때문일 거야.》

[시트론]
《호오, 치카게가 접한 언어 중에서 어느 나라 말이 가장 재미있었어?》

[치카게]
《전부 다 나름대로 흥미롭지만, 지금은 북유럽 언어인가. 일본어와 발음이 닮았지만 뜻은 전혀 다른 단어가 많아.》
《토끼를 카니라고 한다거나.》*

*카니 = 일본어로 '게'

[시트론]
《카니가 토끼? 재밌네!》
《그럼 그 나라 언어로 '꿈'은 뭐라고 해?》

[치카게]
《꿈이라…… 분명――》

-

[시트론]
질문 대답해줘서 고마워! 가르쳐 준 그 말, 잊지 않게 잔뜩 쓸게!

[치카게]
쓸만한 일이 많을 것 같지는 않지만.

[시트론]
――치카게.

[치카게]
?

[시트론]
《오늘은 치카게의 뿌리를 조금이라도 알게 되어서 기뻤어. 우리 둘 다 조국에서 떨어져 있더라도 소중히 여기자. 자신의 뿌리를.》

[치카게]
――.

[시트론]
그럼 잘 자.

[치카게]
……잘 자.

-

[이즈미]
좋은 아침이에요.

[치카게]
좋은 아침. 그건 심황이야?

[이즈미]
오늘 저녁 준비를 좀 해두려고요.

[치카게]
저번에 시트론에게 받은 향신료도 써볼까?

[이즈미]
좋네요!
요즘 연습할 때 로베르트 연기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어요. 쓸데없는 힘이 빠졌다고 해야 하나, 솔직함이 나오고 있어요.
후후, 봄조의 묻고 답하기 효과일까요?

[치카게]
글쎄. 하지만 역할 관계상 '이 녀석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어'느낌인 게 좋지 않을까 하는데.

[이즈미]
그 말도 일리는 있지만……. 그런 로베르트를 주변 사람들이 이해하려 노력하고,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단결하는 모습에 관객은 공감할 거예요.

[치카게]
그렇군.

[이즈미]
그러니까 이대로 역할 분석을 계속해주세요.

[치카게]
역할 분석이라.

[이즈미]
그러고 보니 우주인 이름은 정했어요?

[치카게]
여러 가지 생각은 하고 있는데 좀처럼 정해지지가 않아. 슬슬 모두에게 의견을 물어볼까 하던 참이야.

[이즈미]
후후, 치카게 씨가 이렇게 고민하는 것도 보기 드문 일이네요. 이름,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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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카게]
(성가신 회의였는데 생각보다 빨리 끝났어. 연습시간까지 아직 남았으니 자율연습이라도 할까)
(츠즈루에게 추천했던 우주 박물관이 분명 이 근처였을 텐데, 역시 이미 닫았을 거고…… 애초에 가봤자 의미도 없나. 거기서 얻을 수 있는 건 지식뿐이니까)
……. (달을 향한 강한 동경. 어딘가 어린애처럼 순수하게 달을 올려다본다……)
……. (아쉽군. 오늘 밤 달은 구름에 가려져 안 보이겠어)

-

[치카게]
다녀왔어.

[사쿠야]
어서 오세요!

[마스미]
어서 와.

[치카게]
……봄조가 다 모였네.

[이타루]
긴급 가족회의예요.

[치카게]
응?

[시트론]
바로 회의실로 이동이야~!

-

[이타루]
벚꽃떡이랑 잔멸치 주세요.

[시트론]
이쪽에도 단새우랑 잔머리 하나 줘~!

[츠즈루]
잔멸치겠죠! 그리고 광어 지느러미랑 오징어 추가할게요.

[마스미]
연어랑 대게, 참치 뱃살.

[치카게]
여기가 회의실?

[이즈미]
저녁으로 초밥을 먹고 싶다는 요청이 있어서요.

[치카게]
회의 주제는 제철 재료인가.

[츠즈루]
아~ 그건 저부터――.
실은 각본이 좀처럼 마무리가 안 돼서 로베르트의 성격을 치카게 씨와 비슷하게 조정해보려고 했어요. 그러면 치카게 씨도 연기하기 쉬워질 테니까요.
그런데 새삼 생각해보니 저희, 치카게 씨에 관해 모르는 게 너무 많더라고요. 물론 치카게 씨도 뭔가 사정이 있어서 그런 거란 건 알고 있지만…….
오즈는 치카게 씨를 모르니까 쓸 수 있었던 각본이에요. 하지만 이번에는 모르는 채 애매하게 쓰고 싶지 않아요. 그때와는 다른, 지금이니까 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어요.
그래서 부탁하고 싶은 게 있는데…….

[치카게]
부탁하고 싶은 거?

[사쿠야]
…….

[이타루]
…….

[츠즈루]
저희랑――.

[시트론]
먹고 다 파기해줘!

[치카게]
파기?

[마스미]
묻고 답하기.

[이타루]
봄조 멤버 한 사람당 하나씩 선배에게 질문하게 해달라는 거예요.

[마스미]
규칙은 하나야. 대답하고 싶지 않은 질문은 대답하지 않아도 되지만, 대답할 때는 거짓말 하지 않는다.

[치카게]
……그렇군.

[샤쿠야]
어떤가요……?

[치카게]
……. ……좋아.

[츠즈루]
정말요!?

[마스미]
의외야.

[치카게]
그런데 내가 거짓말을 한다고 해도 너희는 알 수 없잖아?

[사쿠야]
치카게 씨는 거짓말도 농담도 하지만, 약속을 어기지는 않잖아요.

[치카게]
……그렇게 말하니 배신은 못하겠군.

[이타루]
그리고 볼품없이 도망치지도 않을 거고요.

[치카게]
그래 알았어. 규칙은 지킬게. 물론 얘기할 수 없는 것도 있겠지만, 거부권이 있으니 상관없어.
지금 각본도 연기도 제대로 되지 않는 건 내 책임이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 주연을 맡기도 했으니 내가 할 수 있는 건 뭐든지 할게. 설마 그게 질문에 대답하는 거라고는 생각 못했지만.

[츠즈루]
그럼 잘 부탁할게요.

[사쿠야]
저도 치카게 씨를 더 많이 알고 싶었어요. 기뻐요!

[점원]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시트론]
치밥이 왔어~!

[이즈미]
초밥, 먹을까요!

[츠즈루]
문어 추가로 주문할게요!

[치카게]
(입단했을 당시의 나라면 이런 부탁 절대로 들어주지 않았겠지)
(……어쩔 수 없이 물러진다니까)

-

[유키]
……됐다, 치수 다 쟀어. 다들 저번하고 그다지 사이즈 바뀐 게 없네.
이제 조정하기 싫으니까 이 체형을 유지할 것.

[츠즈루]
알았어.

[유키]
그리고 악세는 골드로 통일하고 싶은데.

[치카게]
……가능하면 이번에도 이 반지는 착용한 채로 있고 싶은데.

[유키]
알았어. 그럼 다른 사람도 실버를 넣으면 돼.

[치카게]
미안해.

[마스미]
…….

-

[치카게]
…….

[마스미]
지금, 돼?

[치카게]
응. 무슨 일이야?

[마스미]
전에 말한 묻고 답하기.

[치카게]
마스미가 첫 번째로 질문하다니 조금 의외인걸.

[마스미]
빨리 끝내고 싶으니까.

[치카게]
그런 거구나. 질문해.

[마스미]
그 반지, 왜 항상 끼고 있는 거야?

[치카게]
――. 설마 직구로 그걸 물어볼 줄은 몰랐어.
…….

[마스미]
……딱히 얘기하고 싶지 않으면 패스해도 돼.
치카게가 늘 몸에 지니고 있는 건데 의미가 없을 리는 없고, 그런 데 소원을 빌거나 징크스를 믿는 성격도 아니어 보이니까. 왜일까 싶어서 궁금했던 것뿐이야.

[치카게]
……뭐, 마스미는 괜찮나. 전에도 조금 얘기했던 적 있고.
죽은 가족이 있다고 했던 거 기억해? 그 가족의 유품이야.

[마스미]
유품…….

[치카게]
응. 그 녀석이 살아있었던 증거이자…… 죽었다는 증거. 그리고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이기도 해.
……잘 모르겠지?

[마스미]
너한테 목숨과 같을 정도로 소중한 거라는 건 알았어. 그거면 충분해.
어쩌면 그 가족이 관련된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은 했었어.
그럼 할당량은 클리어. 간다.

[치카게]
이걸로 된 건가. 담백하네.
……그나저나 처음부터 이거라니. 조금 경솔했나.

[히소카]
……치카게가 웬일로 곤란해하고 있어.

[치카게]
……있었냐.

[히소카]
위에서 자고 있었어.

[치카게]
계절을 생각하라고 했을 텐데.

[히소카]
……묻고 답하기랬나. 좋아 보여.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너,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죽어버릴 것 같으니까.

[치카게]
그런 미래 일까지는 생각해본 적 없어.

[히소카]
……치카게가 말하기 싫어하는 마음도 이해하지만, 모두가 알고 싶어 하는 건 '우츠키 치카게'지 다른 네가 아니야.
그렇게 조금씩 얘기할 수 있는 것만 얘기해가면 된다고, 나는 생각해.

[치카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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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미]
오늘부터 반리 군이 연출 조수로 참가하게 됐습니다.

[반리]
잘 부탁함다.

[치카게]
잘 부탁해.

[이즈미]
그럼 서두부터――.

-

[치카게]
"으아아악!"

[츠즈루]
"응?"

[사쿠야]
"뭐야, 뭔데!?"

[이즈미]
그럼 배역을 다시 설명해줄게.
이번 주연은 로베르트 역의 치카게 씨.
로베르트에게 협력하는 의사 카를로 역의 이타루 씨, 언어학자 파올로 역의 마스미 군.
경호원을 맡은 무술의 달인 제럴드 역의 시트론 군, 수습 요리사 피오 역의 사쿠야 군.
그리고 준주연인 발명가 지노가…….

[츠즈루]
"이래서는 못 날아요. 당신은 대체 뭘 하려는 거예요?"

[치카게]
"달에 가려고 합니다."

[츠즈루]
"네? 달이라니, 밤하늘에 뜨는 그 달 말이에요?"

[반리]
츠즈루구나.

[이즈미]
츠즈루 군이 직접 입후보한 건 조금 뜻밖이었지만.

-

[츠즈루]
준주연인 지노는 저한테 맡겨주지 않겠어요?
각본이 변경될지도 모르니까 가능하면 책임이 큰 역할을 맡고 싶어요.
주연에게는 미안하지만요.

[치카게]
나는 상관없지만…… 츠즈루가 너무 힘들지 않겠어? 그렇게까지 책임질 필요는 없다고 봐.

[츠즈루]
모두에게 부담이 간다고 생각하면 적당히 끊을 것 같아서요. 만족할만한 각본을 쓰기 위한 제 고집이에요.
그리고 사실은…… 쓰면서 지노가 저를 닮은 것 같다고 느꼈어요.
로베르트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열심히 협력하는 점이, 치카게 씨의 꿈에 고심하는 제가 생각났거든요.

[이타루]
그 말을 들으니 이해가 가.

[시트론]
맞아 잘 휩쓸리는 체질인 지노는 츠즈루랑 똑같아!

[츠즈루]
그렇게 들으니 조금 복잡한 기분인데요.

[치카게]
괜찮을 것 같은데. 츠즈루가 달까지 옆에서 도와준다면 나도 안심할 수 있어.

[이즈미]
그럼 정해졌네.

-

[반리]
배역은 대체로 어울린다고 봐.

[치카게]
"그럼 이곳에 달세계 여행 프로젝트를 세우도록 하죠."

[츠즈루]
"네?"

[치카게]
"천문학자인 저와 발명가인 당신을 설립 멤버로 둔 공동 프로젝트입니다."
"앞으로 바빠질 거예요. 잘 부탁합니다."

[츠즈루]
"아, 네에…… 왠지 엄청난 일이 됐는데."

[반리]
그런데 로베르트는 각본상 어딘가 어린애처럼 순수하고 달을 향한 강한 마음을 품고 있는 역할이잖아.
지금 치카게 씨는 어쩐지 단념한 것 같은 느낌이야. 뭐, 애초에 역할 설정이 치카게 씨랑 조금 안 맞기도 하지만.

[이즈미]
(반리 군도 나랑 똑같이 느끼고 있었구나. 처음에는 아직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지만……)
역시 그렇지…….

-

[이즈미]
……반리 군도 이런 의견을 줬는데, 어떻게 생각해?

[치카게]
확실히 나 자신도 조금 느끼고 있던 부분이야. 역할에 대해 좀 더 생각해볼게.

[츠즈루]
혹시 하기 힘들면 시나리오를 조정할게요.

[치카게]
아니야, 이건 내 문제니까 괜찮아.

[이즈미]
일단 츠즈루 군은 각본을 완성하는 걸 우선하자. 조정은 그 후에도 할 수 있으니까.

[츠즈루]
네.

[이타루]
…….

-

[츠즈루]
……아니, 이건 좀. 그보다는…… 중얼중얼.
아~ 안 되겠어. 점점 더 나빠지는 것 같아.
(혹시 지금 각본이 막힌 것도 로베르트의 인물상이 원인인가? 그러면 로베르트의 성격을 조정하면 각본도 정리되고 치카게 씨가 역할을 잡기도 쉬워질지도)
(일단 현실의 치카게 씨와 조금 더 가깝게 써볼까)
치카게 씨는……. 매운 걸 좋아하고, 외국어를 잘하고, 회사원이지만 운동신경이 좋고, 비밀이 많고, 마술을 잘 하고, 의외로 과보호――.
…….
네?

[이타루]
수고~

[츠즈루]
오~ 츠즈루 비강이 쭈글쭈글해!

[이즈미]
비강?

[마스미]
미간에 주름이 생겼다는 거 아냐?

[사쿠야]
그렇구나!

[츠즈루]
다들 모여서 무슨 일이야?

[마스미]
나는 감독님하고 방에 들어온 것뿐이야.

[이즈미]
내 방은 아니지만.

[이타루]
뭐 도와줄 거 없나 해서.

[시트론]
츠즈루 각본으로 이렇게 고민하는 거 오랜만이야.

[마스미]
애초에 각본 인터뷰부터 제대로 안 됐잖아.

[사쿠야]
그랬어?

[츠즈루]
아니…… 소재는 충분히 얻었어요.
원안이 된 영화에 대해 치카게 씨가 '공감한다'거나 '달에서 생활은 신비로워서 동경한다'고 말했으니까요.
그런데 모두가 연기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퇴고했더니 조금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막연하게 뭔가 걸리고 있는데 그게 뭔지 확실하지가 않아요.
일단 로베르트를 조금 더 치카게씨와 닮게 써보려고 했는데……. 뭐랄까, 밖에서 프로필을 들여다보듯이 제가 치카게 씨에 관해 알고 있는 게 참 얕구나 싶어졌어요. 어째서 그렇게 됐는지 그 경위나 추억이나 모르는 것뿐이고.

[마스미]
다른 사람도 별로 다를 거 없지 않아?

[츠즈루]
하지만 이타루 씨가 게임 실황을 시작한 계기나 사쿠야가 배우를 꿈꾸게 된 계기 같은 건 알고 있잖아?
지금 자신을 구성하는 바탕이나 그런 건, 계속 같이 있으면 단편적으로라도 자연스럽게 전해지게 되어 있어.
그런데 치카게 씨에 관해서는 그런 걸 전혀 모르고 있어요. 그냥 미스터리한 사람이라고 넘어가도 되겠지만, 저는 치카게 씨가 일부러 그렇게 행동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이타루]
그건 그렇지.

[츠즈루]
우주 비행사를 꿈꾼 계기도 결국 알려주지 않았어요.

[이타루]
감독님은 들은 적 있지 않아?

[이즈미]
으음, 영어로 들어서 무슨 말인지 전혀……. 내가 영어 실력이 제로라서…… 미안해.

[마스미]
너는 잘못한 거 없어. 치카게가 나빠.

[이타루]
뭐, 영어로 말한 시점에서 알려줄 마음이 없다는 거지.

[시트론]
치카게 어릴 때 얘기도 전혀 들은 적 없어!

[이즈미]
말하기 싫어하는데 억지로 묻는 것도 좀 그러니까, 파고들기 힘들지.

[사쿠야]
하지만 조금 서운해요.

[츠즈루]
…….

[마스미]
그럼 물어보면 되잖아.

[이타루]
그렇게 쉽게.

[마스미]
신경 쓰이면 일단 물어보면 되는 거 아니야? 치카게가 대답하고 싶지 않으면 안 하면 되는 거고.
그래서 치카게를 더 알게 되면 각본에도 살릴 수 있고 연기도 더 좋아질지도 몰라.
이런 데서 고민해봤자 시간 낭비야.

[츠즈루]
단칼이네.

[마스미]
그리고 같은 방인 내가 귀찮아.

[츠즈루]
결국 네 사정이냐!

[사쿠야]
어쩐지 오즈 공연 때가 생각나요.

[츠즈루]
그러고 보니 그때도 에튀드를 걸거나 같이 자자고 권하거나 장난치거나, 억지로 끌고 다녔지.

[시트론]
치카게에겐 그 정도는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거야!

[이타루]
손이 많이 가는 할아버지라니까.

[이즈미]
그러게. 치카게 씨에게는 무언가 계기가 필요한 걸지도 모르겠어.

[사쿠야]
그럼 바로 작전을 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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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소카]
새근새근…….

[치카게]
……. (내버려두고 싶지만……. 하아…… 하는 수 없지)
일어나, 잠탱아.

[히소카]
마시멜로…….

[치카게]
질리지도 않고 네 꿈은 그거냐. 이제 그만 일어――.

[히소카]
……어거스트.

[치카게]
――.

[히소카]
응……?

[치카게]
정말이지, 밖에서 잘 거면 계절을 좀 생각해.

[히소카]
……어서 와.

[치카게]
다녀왔어.

[히소카]
……잔 게 아니고 치카게를 기다리고 있었어.

[치카게]
자 버렸으니 아무 소용 없잖아.

[히소카]
이번에 주연 하지? 축하해.

[치카게]
그래.

[히소카]
어떤 공연을 할 거야?

[치카게]
아직 각본이 완성되지 않았으니 모르지만, 우주 비행사나 우주를 모티브로 할 것 같아.

[히소카]
……우주 비행사?

[치카게]
츠즈루가, 내 어릴 때 꿈이 우주 비행사였다는 걸 들었는지 제안해줬어.

[히소카]
치카게 어릴 때 꿈이 우주 비행사…… 너도 그럴 때가 있었구나.

[치카게]
……이미 한참은 더 된 얘기야. 그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지금은 기억나지도 않아.
그래서 좀 더 봄조다운 주제로 하는 게 어떻겠냐고도 말했는데.

[히소카]
……흐~응.

[치카게]
왜.

[히소카]
……아무것도 아니야. 어거스트랑 보러 갈 거니까 힘내.
자, 축하 선물 줄게. 싼 거지만.

[치카게]
필요 없어.

-

[이타루]
각본, 완성됐구나.

[시트론]
빨라!

[츠즈루]
치카게 씨가 알려준 영화가 재밌기도 했고 의외로 봄조에 어울려서, 어떻게든요.
이번에는 조금 오마주같이 만들었어요.

[이즈미]
(달에 가는 걸 꿈꾸는 천문학자 로베르트가 주인공이야)
(로베르트에게 휘말린 주변 동료가 그를 달까지 보내주고 지구로 돌아간다……)
조금 쓸쓸하지만, 긍정적이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야.

[치카게]
판타지 극에 봄조답고 좋은 것 같은데.

[사쿠야]
지금까지 없었던 분위기라 근사해요!

[시트론]
우주인 나오는 거 좋아!

[츠즈루]
그런데 아직 마음에 안 차는 부분도 있어서…….

[이즈미]
그래?

[마스미]
태엽장치 때도 연습하면서 엔딩을 정했잖아. 이번에도 조금씩 조정해가면 되는 거 아냐?

[시트론]
아직 시간 잔뜩 있어!

[츠즈루]
고마워요. 아~ 그리고 하나 더 아무리 해도 떠오르는 게 없어서 정하지 않은 게 있는데요.
달에서 만나는 우주인의 이름을 여러 가지 생각해봤는데, 이거다 싶은 게 없어요.

[이즈미]
그럼 치카게 씨에게 이름을 지어달라고 하면 어때?

[치카게]
내가?

[이타루]
로베르트와 우주인도 서로 공감하며 우정을 맺으니까, 직접 생각한 이름이 더 애착이 갈지도요.

[이즈미]
이 우주인은 실체가 없는 존재니까요, 이름을 붙이면 연기하면서 이미지를 떠올리기 쉬워질 거예요.

[츠즈루]
그렇구나, 괜찮은데요!

[치카게]
……그럼 뭔가 생각해볼게.
하지만 이름을 붙이는 경험 같은 건 지금까지 거의 해본 적 없으니까, 너무 기대하지는 말아줘.

[츠즈루]
각본에 관해서도 뭔가 리퀘스트 할 게 떠오르면 언제든지 말해주세요.

[치카게]
고마워. 나는 지금 그대로도 불만 없지만. 생각나면 말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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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즈루]
그럼 바로 시작할게요.

[치카게]
왠지 반가운걸. 이렇게 인터뷰하는 거.

[츠즈루]
오즈 때도 했었죠. 그때는 여러모로 가지고 노셨잖아요.

[치카게]
하하, 그때는 미안해.

[츠즈루]
이번에는 제대로 부탁할게요.
우선, 이번 역할이나 각본에 리퀘스트 하고 싶은 거 있어요?

[치카게]
특별히 없군. 츠즈루가 쓰고 싶은 대로 써도 돼.

[츠즈루]
이왕이면 치카게 씨가 하고 싶은 무대를 쓰고 싶어요.
이렇게 주연을 맡은 기회가 아니면 못 하는 거고, 리퀘스트를 받으면 결과적으로 제 각본의 폭도 넓어지니까요!

[치카게]
그럼…… 얼티미트 카레나 전설의 향신료를 찾아 헤매는 여행 이야기도 괜찮아?

[츠즈루]
그런 거 말할 줄 알고 이미 생각해뒀어요. 진짜로 치카게 씨가 하고 싶은 거라면 그대로 쓸게요.

[치카게]
농담이야.

[츠즈루]
(치카게 씨 인터뷰는 이번에도 고전하겠어…… 이제 내가 계속 질문하는 수밖에 없어)
사실은 물어보고 싶은 게 하나 있는데요.

[치카게]
응?

[츠즈루]
치카게 씨의 꿈에 대해 말해줬으면 하는데――.

[치카게]
꿈이라…… 꿈을 자주 꾸는 편이 아니라서. 마지막으로 꿈을 꾼 게 언제였더라…….

[츠즈루]
그 꿈 말고요. 어릴 때 꿈이 우주 비행사였다고 들었어요.

[치카게]
……아, 그거 말이구나. 하지만 모처럼 제10회 공연인데 좀 더 봄조다운 모티브가 좋지 않을까?
만개 공연도 우주가 무대였고.

[츠즈루]
어떤 모티브든 봄조다운 이미지로 만들 수 있어요.
그보다 이번에는 치카게 씨가 주연이라는 걸 더 드러내고 싶어요.

[치카게]
그 마음은 기쁘지만, 나는 봄조다운 무대에 올라가는 게 가장 즐거워.

[츠즈루]
(왠지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는 기분인데…… 이대로는 수확이 없겠어. 좋아――)
치카게 씨는 왜 우주 비행사가 되고 싶었어요?

[치카게]
……. 미안해. 이렇게 애매한 상태로는 각본도 진행되지 않겠지.
우주 비행사 얘기가 싫은 건 아니야. 그저, 진심으로 되고 싶었던 것도 아니고 정말로 어릴 때 딱 한 번 동경했을 뿐이라서 그래.
그런 걸 테마로 고르는 것도 조금 아닌 것 같아서.

[츠즈루]
자연스럽게 꿈이 바뀐 거예요? 다른 게 되고 싶어졌다거나…….

[치카게]
자연스럽다면 자연스럽긴 하지…… 그다지 기억하고 있지 않아.

[츠즈루]
그런가요……
(왠지 남 일이라는 듯한 느낌인걸. 어릴 때 꿈이라서 그런가……?)

[치카게]
그래도 지금도 우주나 별에 관한 건 좋아하는 편이야. 그러니까 우주 비행사에 국한될 것 없이 천문학 얘기 같은 것도 좋지 않을까?

[츠즈루]
천문학이라…… 확실히 그쪽이 메르헨이나 판타지로 쓰기 좋을 것 같지만…….

[치카게]
참고할만한 영화를 알려줄까? 오래전 작품이지만 세계관이 봄조와 어울려. 우주 비행사보다는 우주여행 느낌이지만, 봄조다운 세계관이라고 생각해.

[츠즈루]
감사함다…… 참고로 그 영화에 뭔가 추억이 있다거나 영향을 받았다거나 하지는 않아요?

[치카게]
그런 건 아니지만. ……공감은 하고 있어.

[츠즈루]
네?

[치카게]
아니, 달에서 생활한다니 신비로워서 동경하게 되잖아.

[츠즈루]
그래요?
(왠지 뉘앙스가 조금 다르게 들렸는데)

[치카게]
우주 박물관이라는 게 있는 것 같아. URL 보내줄까?

[츠즈루]
아, 부탁할게요.

-

[치카게]
그럼 난 이제 일하러 가볼게.

[츠즈루]
긴 시간 내주셔서 감사해요. 게다가 기숙사까지 바래다주시고.

[치카게]
우리 소중한 각본가인걸. 각본 기대하고 있을게.

[츠즈루]
아~ 네, 힘내볼게요.
후우…….

[이즈미]
어서 와.

[츠즈루]
아, 장 보고 오는 길이에요?

[마스미]
응.

[이즈미]
치카게 씨 인터뷰는 어땠어?

[마스미]
보아하니 잘 안 된 것 같네.

[츠즈루]
으~음. 뭐어, 수확이 전혀 없었던 것도 아니니까 일단 쓰기 시작해볼게요.

[이즈미]
그럼 저번 인터뷰보다는 전진한 거네.

[츠즈루]
하하, 반걸음 정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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