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미]
……잘 도착해있어요, 히소카 씨랑.
[치카게]
그 녀석들은 능청스러운 구석이 있으니까 걱정 안 했어.
[사쿠야]
시간, 이제 곧이에요.
[시트론]
단장 한마디 해줘!
[치카게]
이미 너무 많은 걸 말해서 특별히 더 할 말은 없는데.
[츠즈루]
어때서요, 이런 건 공연 전의 약속 같은 거잖아요!
[치카게]
……꿈에 대한 것도, 꿈을 꾸는 것도. 줄곧 잊고 있었어. 그런 어리고 나약한 자신을 잘라내며 왔던 거겠지.
전부 체념하고 있었으니까. 언젠가 이루어질 거라고, 그 시절의 나는 그야말로 꿈도 꾸지 못했어.
그리고…… 이렇게 평화로운 일상에 녹아들어 내 얘기를 하는 날이 온다는 것도.
전부 참견하길 좋아하는 봄조의 따뜻함 덕분이야. 고마워.
자, 6명이 함께 가자. 꿈꿔왔던 달의 세계로――.
-
[로베르트]
"계속 내가 있을 곳은 여기가 아니라고 느껴왔어."
"고독을 느끼며 하늘을 올려다보면, 항상 부드러운 빛을 발하는 달이 떠있었지."
"오로지 달만이 나를 인정해주고 받아들여 주는 기분이었어."
"으아아악!"
[지노]
"응?"
[마을 주민A]
"뭐야, 뭔데!?"
[마을 주민B]
"또 로베르트야?"
[마을 주민A]
"적당히 좀 해! 집이 부서지겠어!"
[로베르트]
"죄, 죄송합니다……."
[마을 주민B]
"정말이지 이게 몇 번째인지."
[지노]
"뭐예요, 저 사람?"
[마을 주민A]
"글쎄다. 학자라고 하는데, 언제나 산속 오두막에 틀어박혀 있다가 가끔 기구를 타고 추락해."
"무슨 연구를 하는지 수상하다니까."
[지노]
"호오……?"
[로베르트]
"쿨록콜록콜록…… 안 되겠어, 역시 고도가…… 중얼중얼…… 다음에는 꼭……."
[지노]
"이래서는 못 날아요. 당신은 대체 뭘 하려는 거예요?"
[로베르트]
"달에 가려고 합니다."
[지노]
"네? 달이라니, 밤하늘에 뜨는 그 달 말이에요?"
[로베르트]
"네. 정확히는 밤하늘에만 뜨는 게 아니고 아침에도 밤에도 지금 저희가 사는 이 지구의 주변을 돌고 있는데 저희가 보는 건 태양의 빛을 반사한――."
[지노]
"네에…… 그렇군요……? 어쨌든 당신은 그 기구로――"
[로베르트]
"로베르트입니다."
[지노]
"로베르트 씨는 그 기구로 달에 가려고 하는 건가요?"
[로베르트]
"그렇지요."
[지노]
"하하…… 기구로 달에……? 진심이세요?"
[로베르트]
"진심입니다. 그럼 저는 이만."
[지노]
"앗, 잠시만요. 그런 거면 제가 조금 도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발명가 지노라고 합니다. 사실은 요즘 발명에 진전이 없었는데, 당신의 그 불굴의 정신에 감명받았어요."
"괜찮으시면 그 기구를 고쳐서――."
[로베르트]
"괜찮습니다."
[지노]
"자, 잠깐, 잠깐만요! 이대로는 못 난다니까요! 천의 내구성을 좀 더 높이지 않으면――."
[로베르트]
"무슨 말인가요?"
[지노]
"그보다 이 기구로는 달에 닿지 못해요."
[로베르트]
"그럼 어떻게 하면 달에 닿을 수 있죠?"
[지노]
"네? 으~음, 지금까지 그런 걸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로베르트]
"발명가이신 거죠?"
[지노]
"아, 알겠다고요! 생각해볼게요!"
[로베르트]
"그렇구나…… 그래, 발명가…… 그렇다면…… 중얼중얼."
[지노]
"저기~ 로베르트 씨?"
[로베르트]
"그럼 이곳에 달세계 여행 프로젝트를 세우도록 하죠."
[지노]
"네?"
[로베르트]
"천문학자인 저와 발명가인 당신을 설립 멤버로 둔 공동 프로젝트입니다."
"앞으로 바빠질 거예요. 잘 부탁합니다."
[지노]
"아, 네에…… 왠지 엄청난 일이 됐는데."
[이즈미]
(순수하고 올곧은 로베르트…… 하지만 달을 동경하는 별종으로 마음에 고독을 안고 있어)
(그 고독이 치카게 씨와 통하는 부분이 있어서 로베르트 연기가 훨씬 깊어졌어. 치카게 씨, 어느새 이렇게 좋은 연기를 하게 됐구나)
(단순히 배우로서 성장했기 때문만은 아니야, 이 각본이니까…… 츠즈루 군이 치카게 씨를 위해서 쓴 각본이, 치카게 씨의 새로운 연기를 끌어낸 거야)
(츠즈루 군의 각본은 언제나 모두에게 힘이 되어준다니까)
-
[로베르트]
"탈것은 지노 씨에게 맡기고 저는 승무원을 찾아보겠습니다."
[지노]
"승무원이요? 혼자 가는 거 아니에요?"
[로베르트]
"먼저 리더인 저. 배 정비 담당인 지노 씨."
[지노]
"네!? 저도 가요!?"
[로베르트]
"당연하죠. 가다가 고장이 나면 곤란하잖습니까."
[지노]
"아니, 저는 달까지 간다니 조금 전까지는 생각도……."
[로베르트]
"자기가 만드는 배에 자신이 없으신가요?"
[지노]
"그럴 리가요!"
[로베르트]
"그럼 잘 부탁드려요."
[지노]
"……알겠어요. 말 그대로 한배를 타겠네요. 같이 갈게요."
[로베르트]
"그리고 다쳤을 때를 대비해서 의사를 1명, 우주인과의 교섭에 밝을 인재를 1명."
[지노]
"그런 사람이 있어요?"
[로베르트]
"그리고 우주인과 교전하게 될 수 도 있으니 경호원도 필요하겠군요."
[지노]
"네!? 그렇게 난폭한가요?"
[로베르트]
"난폭…… 애당초 우주에서 전투라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영지란…… 중얼중얼."
[지노]
"로베르트 씨?"
[로베르트]
"왜 그러시죠?"
[지노]
"그러니까 그 우주인이라는 게 난폭한지 어떤지를 물어봤는데요……."
[로베르트]
"만나본 적이 없어서 모릅니다."
[지노]
"아…… 그렇죠. 애초에 진짜 있기는 할까요?"
[로베르트]
"반드시 있어요. 저는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
[지노]
"그래서 거대한 대포알을 배로 개조해서 거기에 타고 달에 갈 거예요."
[로베르트]
"……."
[지노]
"로베르트 씨?"
[로베르트]
"훌륭해! 죄송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저는 지노 씨를 그저 수상한 사람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지노]
"로베르트 씨에게 듣고 싶지 않은 말인데요."
[로베르트]
"이렇게 훌륭한 발명을 하시다니 당신은 진정한 발명가예요!"
"아아, 지노 씨에게 부탁하길 잘했어! 나는 천재야!"
[지노]
"그, 그렇게 말씀하시니 부끄럽네요."
[카를로]
"도대체, 대포알에 탄다니 웃기지도 않군. 안전은 보장되는 건가?"
[파올로]
"점화하는 순간 산산조각날걸요!"
[지노]
"누구세요?"
[파올로]
"승무원으로 고용한 의사 카를로 씨와 언어학자 파올로 씨입니다."
[카를로]
"달에 간다는 둥 황당무계한 소리를 하길래 흥미 본위로 따라와 봤더니, 정말이지 상대할 가치가 없군. 이만 돌아가겠어."
[파올로]
"우주인의 언어에는 관심이 있지만 이걸 타고 달까지 가는 건 조금…… 사양하고 싶군요."
[로베르트]
"기다려주세요."
"우리가 사는 이 지구에 언제나 다가와 있는 달――. 태양과 함께 우리에게 가장 친숙하지만 신비에 싸여있는 존재인 달에 관심 없으신가요? 그 달에 내려서는 첫 인류가 되는 것에 대한 관심은?"
"언제나 밤하늘에 떠 포근하게 지켜봐 주는 달에 대체 어떤 생물이 있을지, 우리와 어떻게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지. 신체는 어떻게 이루어져 있을지 알고 싶지 않으십니까?"
[카를로]
"……흥미가 없지는 않아."
[로베르트]
"파올로 씨는? 달의 생물은 어떤 언어를 구사하는지, 우리가 아는 언어와 통하는 부분이 있는지 알고 싶지 않으십니까?"
[파올로]
"그건…… 무척 알고 싶습니다."
[로베르트]
"위대한 발명가 지노 씨가 만드는 배라면 걱정 없습니다. 유람선에 탔다 생각하시고 함께 달을 향해 여행을 떠나죠."
[카를로]
"……괜찮겠지."
[파올로]
"아, 알겠어요."
[지노]
"구워삶았군……."
-
[로베르트]
"제작은 어느 정도 진행됐습니까?"
[지노]
"순조로워요. 이제 발사대만 완성하면――."
[신도A]
"지동설을 믿는 이교도 놈들!"
[지노]
"으악!?"
[로베르트]
"뭐, 뭐죠, 당신들은?"
[신도B]
"이런 건 부숴버리자!"
[지노]
"그만 하세요!"
[제럴드]
"일방적인 폭행이 당신들의 신앙의 형태인가."
[신도A]
"뭐, 뭐야, 네 녀석도 이교도냐!"
[제럴드]
"신앙은 이 넓은 우주의 별의 수만큼 있지. 그 수를 헤아리는 건 의미가 없어. 나는 내가 믿는 정의를 따를 뿐이야."
"더 이상 다치고 싶지 않으면 물러나라."
[신도B]
"큭……."
[제럴드]
"정말이지, 재난이었군."
[지노]
"감사합니다. 덕분에 살았어요. 설마 저런 사람들이 올 줄이야……."
[로베르트]
"지동설도 그렇고, 예로부터 진실을 추구하는 자는 박해받는 법이지요."
[제럴드]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비극이로군."
[로베르트]
"빤히……."
[제럴드]
'왜 그러나?"
[로베르트]
"그래…… 이 사람이라면…… 우주의 광활함을 이해하고 있고 실력도 좋아. 그야말로 인재…… 이만하면…… 중얼중얼."
[지노]
"로베르트 씨?"
[로베르트]
"함께 달에 가지 않겠습니까?"
[제럴드]
"뭐?"
[지노]
"자, 잠깐만요, 그렇게 갑자기……."
[로베르트]
"우주인의 습격으로부터 지켜줄 사람을 찾고 있었습니다. 당신이 적격이에요."
[제럴드]
"달에 우주인이라…… 꽤 재미있어 보이는 얘기를 하는구나. 나는 제럴드. 자세한 얘기를 들려주겠어?"
-
[로베르트]
"그럼 훌륭한 발명가 지노 씨의 우주선과 우리의 눈부신 시작을 축하하며 건배할까요."
[지노]
"아직 요리가 안 왔어요."
[카를로]
"정말이지, 그 가게는 항상 시간을 지키지 않아서 곤란하다니까."
[파올로]
"맛은 있는데 말이에요."
[제럴드]
"뭐, 먼저 시작하는 것도 좋지."
[피오]
"늦어서 죄송합니다. 레스토랑 MOON에서 왔어요~ 요리는 여기에 두면 될까요~?"
[로베르트]
"식사라…… 그래, 달세계 여행 중에도 식사는 필요하겠지…… 애초에 며칠이나 걸릴지 모르는 시점에 식재료의 조달도…… 중얼중얼."
[피오]
"저기요? 여기에 두면 될까요?"
[지노]
"아, 로베르트 씨는 가끔 저러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수고하셨어요."
[로베르트]
"당신, 내일 우리와 함께 달에 가지 않겠습니까?"
[피오]
"네?"
[지노]
"아니 또 그렇게 갑작스럽게."
[피오]
"달? 배달 주문인가요? 좋아요."
[지노]
"너무 간단하게 승낙하는 거 아니에요? 괜찮겠어요?"
[피오]
"그곳이 어디든 찾아가고 있으니 괜찮아요~ 그럼 다음에도 잘 부탁합니다~"
[로베르트]
"이제 요리사도 갖춰졌군요. 완벽해요."
[카를로]
"엉망이군."
[파올로]
"정말로 괜찮은 걸까요?"
[제럴드]
"뭐, 생각해봤자 소용없겠지. 우리는 미지를 탐험하러 가는 거니까."
[로베르트]
"그런 거죠."
-
[마을 주민C]
"대체 무슨 소란이야?"
[마을 주민D]
"로베르트 씨가 대포로 달에 간다는데?"
[마을 주민C]
"아하하하! 이번엔 대포로 달에!? 농담이지?"
[마을 주민D]
"폭발해서 죽을걸. 누가 좀 말려봐."
-
[로베르트]
"그럼 제군, 준비됐습니까?"
[카를로]
"역시 이런 어리석은 짓에 어울리는 게 아니었어."
[파올로]
"엇, 저기 이제 와서 그런 말 하지 말아 주세요. 불안해지잖아요."
"지노 씨, 이 배 정말로 괜찮은 거죠?"
[지노]
"틀림없는 제 최고 걸작이에요. 아마도."
[제럴드]
"아마도라. 신만이 알고 있다는 거군."
[파올로]
"진짜로 그러지 말아 주세요. 역시 내릴까?"
[로베르트]
"괜찮아요. 지노 씨는 천재니까요."
[지노]
"하하…… 감사합니다."
[피오]
"저기~ 배달할 곳이 먼가요? 주방장에게 말해둘 걸 그랬나."
[로베르트]
"그럼 3, 2, 1…… 점화!"
-
[마을 주민C]
"날았어!?"
[마을 주민D]
"이야~ 놀라운데!"
[마을 주민C]
"진짜로 달까지 가는 거 아냐!?"
-
[피오]
"꽤 높이 가나 보네요."
[지노]
"로베르트 씨, 이대로 계속 가면 되는 거 맞죠?"
[로베르트]
"아마도 이제 곧…… 아니 하지만 어느 정도 충격이…… 계산에 따르면…… 중얼중얼."
[지노]
"로베르트 씨?"
[파울로]
"으아악!"
[피오]
"히이익!"
[제럴드]
"다들 진정해, 벨트를 단단히 매도록 해."
[카를로]
"이봐, 진짜로 이대로 나아가도 괜찮은 거야?"
[지노]
"강도는 아마 문제없을 거예요…… 아마도."
[로베르트]
"문제없습니다. 아마도 이제 곧――."
"이제 괜찮아요."
[카를로]
"이게 우주인가……."
[제럴드]
"지상이 저렇게나 멀리 있다니."
[파올로]
"굉장해요! 우주라니 처음 봤어요!"
[지노]
"보통 다 그럴 거예요. 그보다 설마 정말로 여기까지 올 수 있을 줄이야."
[로베르트]
"지노 씨가 만들지 않았습니까. 이건 지노 씨의 성과입니다."
[지노]
"그런, 저는 그저…… 로베르트 씨가 말해주지 않았다면 달에 가는 탈것 같은 건 생각도 못 했을 거예요."
[로베르트]
"달세계 여행 프로젝트는 저와 지노 씨의 공동 프로젝트니까요."
[파올로]
"앗! 달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어요."
[로베르트]
"무사히 궤도를 탔습니다. 이제 이대로 나아가면 무사히――."
[지노]
"으악!?"
[파올로]
"뭐, 뭐야!?"
[카를로]
"충돌한다!"
[제럴드]
"다들 몸을 숙여!"
-
[로베르트]
"그런다는 건…… 아마도 이 주변이 고요의 바다…… 즉…… 중얼중얼."
[지노]
"로베르트 씨, 정신 차리세요!"
[로베르트]
"중얼중얼……."
[파올로]
"충돌할 때 머리를 부딪친 거 아니에요?"
[지노]
"아뇨, 이건 항상 이랬으니까 괜찮을 거예요."
[로베르트]
"안녕하세요."
[피오]
"네? 아, 안녕하세요."
[제럴드]
"역시 머리를 부딪친 게 아닐까?"
[카를로]
"진찰해보지. 맥박은 정상…… 동공도 문제없음. 기억에 다소 혼란이 온 걸지도 모르겠어."
[로베르트]
"나는 멀쩡해. 고마워."
[지노]
"그래요? 그럼 다행이지만요."
[파올로]
"하여튼 어떻게든 무사히 달에 도착했네요."
[피노]
"곧 식사할 시간인가요?"
[지노]
"아, 그러니까 수습 요리사인――."
[피오]
"피오예요."
[지노]
"피오 군, 식사 준비를 부탁할게요."
[피오]
"맡겨주세요~"
[지노]
"그동안에 우리는 야영 준비를 하죠. 그럼 되겠죠, 로베르트 씨?"
[로베르트]
"그게 좋아, 로베르트."
[지노]
"정말 괜찮은 거야? 일단 시작하죠."
-
[파올로]
"하아, 맛있었어."
[제럴드]
"잘 먹었어."
[로베르트]
"달까지 와서 이렇게 맛있는 식사를 매일 할 수 있다니 믿을 수 없군."
[피오]
"매일? 배달은 한 끼밖에 안 돼요."
[로베르트]
"음?"
[피오]
"네? 오늘만 배달시킨 거 아닌가요? 저 이제 돌아가지 않으면 주방장에게 혼날 거예요."
[지노]
"아니 잠깐만요, 그렇게 간단하게 돌아갈 수 없어요. 달이니까요!"
[피오]
"네?"
[카를로]
"그러니까, 식재료는 이걸로 끝이라는 건가?"
[피오]
"네? 네, 제가 가져온 건 이게 다예요."
[로베르트]
"누구 식재료를 가져온 사람은 없나요?"
[카를로]
"당연히 식재료에 관한 건 요리사에게 맡겼지."
[파올로]
"저도 식재료를 담당하는 사람이 해주는 줄로만……."
[제럴드]
"아무것도 가지고 오지 않았어."
[지노]
"으아아…… 이제 어떡해요!?"
[카를로]
"아사하겠군."
[파올로]
"그, 그렇게 냉정하게 말하지 말아 주세요."
[로베르트]
"설마 식재료가 없을 줄은…… 원인으로 생각할 수 있는 건, 피오 씨에게 설명이 부족했던 것…… 아니 지금 생각해야 할 건 앞으로의…… 중얼중얼."
[제럴드]
"현지 조달을 하면 되는 거 아닌가? 야영의 기본이잖아."
[파올로]
"현지라니, 달에서 난 걸 먹자는 건가요?"
[로베르트]
"그거 괜찮은 생각이군. 달에도 여러 가지 맛있는 게……."
[지노]
"아는 거 있어요?"
[로베르트]
"있을 거야."
[파올로]
"풀 한 포기 없는데요."
[제럴드]
"동물 정도는 있지 않을까?"
[피오]
"우주 동물인가요. 먹을 수 있는 걸까?"
[로베르트]
"먹어? 달의 동물을 포식한다고?"
[카를로]
"먹지 않으면 죽으니까. 다소의 희생은 어쩔 수 없지."
[로베르트]
"무서워……."
[지노]
"로베르트 씨도 사냥 잘 못하세요? 저도 잘하는 편이 아니라서 제럴드 씨와 다른 분들께 맡길게요."
-
[초식동물]
"★☆◇●◇!"
[파올로]
"앗, 뭔가 있어요!"
[제럴드]
"잡을까."
[지노]
"부탁할게요!"
[피오]
"어떻게든 될 것 같네요."
[제럴드]
"조리는 맡기지."
[로베르트]
"한 방에 끝내주세요. 가죽을 벗기는 건 도울게요."
[지노]
"어라? 의외로 괜찮나 보네요. 이런 거 싫어하는 줄 알았어요."
[로베르트]
"산속 생활을 할 때는 자주 산토끼를 사냥했습니다."
[지노]
"그런가요?"
[초식동물]
"☆★★!"
[파올로]
"☆★?"
[초식동물]
"○☆!"
[제럴드]
"말을 알아듣는 건가?"
[파올로]
"이들은 지구의 동물보다도 고도의 언어를 구사하는 것 같아요."
[지노]
"굉장한걸."
[파올로]
"당연하죠. 저는 이걸 위해 달까지 온 거니까요."
[치카게]
"훌륭하군. 역시 파올로 씨와 함께 오길 잘했어."
[초식동물]
"○★."
[파올로]
"아무래도 다친 것 같아요. 카를로 씨, 봐주실 수 있으세요?"
[카를로]
"어쩔 수 없지. 짐승은 내 전문이 아니지만…… 뭐, 달의 생물에는 관심이 있으니까."
"흠, 신체 자체는 그렇게 다른 게 없어 보이는군…… 좋아, 이거면 될 거다."
[초식동물]
"☆●●○○!"
[파올로]
"뭐에 쫓기고 있다고?"
[육식동물]
"샤! 샤!"
[피오]
"히이익!"
[카를로]
"아까 그건 저것에 공격당한 상처였나."
[제럴드]
"다들 물러나."
[로베르트]
"괜찮겠어요?"
[제럴드]
"문제없어. 나는 이러기 위해서 달에 온 거니까."
[육식동물]
"샤! 샤!"
[제럴드]
"하앗!"
[육식동물]
"뀨우!"
[지노]
"앗, 도망갔어."
[파올로]
"이제 괜찮아요."
[초식동물]
"★★☆☆!"
[파올로]
"★★?"
[카를로]
"왜?"
[파올로]
"동료가 올 건가 봐요."
[로베르트]
"동료?"
[초식동물]
"☆☆!"
[초식동물]
"★!"
[초식동물]
"☆★☆!"
[지노]
"우와! 엄청 많이 나왔는데요!"
[로베르트]
"우주 동물도 집단을 이뤄 생활하나 보군요. 훌륭해…… 이건 즉…… 중얼중얼."
[피오]
"그런데 이거 먹을 거예요?"
[초식동물]
"★?"
[파올로]
"네!? 아뇨 그럴 리가요, 그건 좀 무리죠."
[제럴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면 가축처럼 대할 수는 없지."
[카를로]
"인간이란 제멋대로로군."
[파올로]
"카를로 씨, 배에서 소리 나는데요."
[로베르트]
"훌륭해! 마음을 나눈 상대는 공격하지 않는다, 지구인의 미덕!"
[지노]
"음, 뭐 그럴지도 모르지만요. 좀 자화자찬 같아서 부끄럽지 않으세요?"
[로베르트]
"그럴 리가 있나! 더 말할 수 있어!"
[피오]
"로베르트 씨가 어디서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지노]
"그건 저도 모르니까 괜찮아요."
[초식동물]
"☆●★!"
[파올로]
"●★?"
"이걸 먹으라고 하는데요."
[피오]
"이건…… 모래네요."
[카를로]
"모래가 뭉친 거지."
[제럴드]
"달의 동물은 이걸 먹으며 살아가는 건가."
[로베르트]
"우물."
[지노]
"어엇!? 로베르트 씨, 괜찮아요?"
[로베르트]
"괜찮아. 맛있어."
[초식동물]
"☆☆!"
[파올로]
"그럼 먹어볼까요……?"
[지노]
"조금만……."
[피오]
"엇, 의외로 맛있는데요. 사각사각하고 담백하고……."
[제럴드]
"확실히 모래라고 생각하지만 않으면 위화감이 없어."
[카를로]
"뭐, 못 먹을 건 아니군."
[피오]
"물을 넣고 반죽하면 빵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지노]
"그거 맛있을 거 같네요."
[피오]
"한 번 해볼까요~"
-
[지노]
"음, 맛있어요!"
[초식동물]
"☆★!"
[파올로]
"마음에 들었나 봐요."
[피오]
"다행이야."
[로베르트]
"인류 최초 월면 요리인의 월면 요리네요."
[피오]
"인류 최초라~ 부끄럽네요~"
[지노]
"달에 동물은 있는데 사람은 없는 걸까요?"
[카를로]
"동물들이 인간만큼의 지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고."
[초식동물]
"☆☆."
[파올로]
"뭐? ☆☆?"
[제럴드]
"왜 그러지?"
[파올로]
"달에 동물들 외의 존재가 있다고 해요."
[로베르트]
"어디에?"
[초식동물]
"○●○."
[파올로]
"엇…… 여기 있다고?"
[지노]
"여기라니……."
[카를로]
"여기에는 우리와 동물들밖에 없는 것 같은데."
[로베르트]
"우리 안에 섞여 있다는 걸까요."
[피오]
"아니 하지만 다들 지구에서부터 같이 왔는걸요?"
[카를로]
"생각해보니 가끔 이상한 언동을 하는 자가 있군."
[지노]
"확실히 평소에도 자주 멍하니 있기는 하지만, 조금 전에 말한 것과 다른 행동을 하기도 하고……."
[제럴드]
"머리를 다친 건 아닌가 생각했는데."
[파올로]
"네에에? 여기 있는 게 가짜 로베르트 씨라는 거예요?"
[로베르트]
"저 말인가요? 딱히 평소와 다를 거 없습니다만."
[지노]
"아뇨, 가끔 평소보다 더 이상했어요."
[카를로]
"평소와 다를 게 없다면 증거를 보여주길 바라. 지금까지의 기억을 말해보도록."
[로베르트]
"기억 말인가요…… 그럼 달세계 여행 프로젝트를 세운 경위부터……."
"저는 어릴 때부터 밤하늘에 떠있는 달을 향해 강한 동경을 품고 있어서 하늘을 자주 올려다봤었죠."
"그게 나아가서는 천문학자가 됐고, 줄곧 혼자서 관측과 연구를 계속했습니다. 그러는 동안에도 달을 향한 동경은 강해지기만 해서 마침내 스스로 달을 향하게 된 것이죠."
"기구를 타고 달에 가려고 했지만 연이어 실패만 하던 어느날 지노 씨와 만났습니다. 그때까지 무얼 하든 혼자였던 제게 처음으로 생긴 공동연구자였어요."
"지노 씨와 만나지 않았다면 저는 지금도 이 달까지 도착하지 못했을 겁니다. 저는 지노 씨 덕분에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 협력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지노]
"로베르트 씨…… 아니에요, 저도 로베르트 씨에게 배웠는걸요."
"아무도 한 적 없는 것을 끝까지 해내는 불굴의 정신이라는, 발명가에게 있어 중요한 것을요."
[로베르트]
"카를로 씨와 파올로 씨, 제럴드 씨와 피노 씨. 모두 제게는 없는 훌륭한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시죠."
"미지의 세계에 발을 내딛는 커다란 용기를 가진 당신들과 함께라면 분명 달세계 여행 프로젝트에 성공할 수 있다."
"그렇게 믿고 한 명 한 명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제 예상대로 이렇게 달의 대지에 내려설 수 있었어요. 지금 제 마음은 당신들 다섯 명을 향한 감사와 신뢰로 가득 차있습니다."
"이게 제 모든 기억입니다. 뭔가 틀린 게 있었을까요?"
[파올로]
"그런―― 아무것도 틀리지 않았어요! 틀린 건 저희였어요!"
[제럴드]
"의심해서 미안하네. 사과할게."
[카를로]
"아무래도 문제가 없는 게 분명한 모양이군."
[피오]
"가짜가 아니었네요."
[지노]
"죄송해요, 로베르트 씨! 평소보다 더 이상하다니――."
[로베르트]
"으흑……."
[지노]
"로베르트 씨?"
[로베르트]
"감동했다. 지구인 훌륭해."
[지노]
"역시 이 사람 우주인 아니에요!?"
[카를로]
"대체 어떻게 된 거지."
[로베르트]
"미안하다. 설명하지."
"이게 무슨 일이죠? 제 입이 멋대로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지노]
"로베르트 씨 잠시만요, 지금 중요한 설명이 시작될 거니까 입 다물고 있어주세요."
[파올로]
"아니, 입을 다물면 설명을 시작할 수 없잖아요."
[카를로]
"로베르트 안에 우주인도 공존해 있는듯하군."
[제럴드]
"어쨌든 로베르트는 조용히 하고 우주인이 얘기하면 되는 거 아닌가?"
[로베르트]
"알겠어요."
[피오]
"그럼 우주인 분, 말해주세요~"
[로베르트?]
"보는 대로, 나는 로베르트의 몸을 빌렸다. 지구인에 관심 있다. 지구를 계속 동경했다."
"저도 계속 달을 동경했습니다. 달의 주민과 만나고 싶었죠."
"정말인가?"
[카를로]
"혼란스럽군."
[지노]
"우주인이 말할 때는 오른손을 들고 로베르트 씨가 말할 때는 왼손을 드는 건 어떨까요?"
[로베르트]
"그렇게 해보죠. 그건 그렇고 계속 우주인이라고 부르는 것도 서먹하지요. 이름이 뭔가요?"
"이름은 없다. 여기에는 나와 동물들밖에 없어."
"그럼 임시로 쿠라고 할까요?"
"쿠…… 좋은 이름! 고마워! 나 기쁘다."
[지노]
"그래서 로베르트 씨의 몸을 빌렸다는 건 뭔데요?"
[쿠]
"나는 실체가 없다. 떠다니는 존재. 몸에서 나가면 보이지 않아. 말할 수 없어. 달에 왔을 때 로베르트에게 기생했다."
[지노]
"기생!?"
[파올로]
"그거 뗄 수도 있나요?"
[로베르트]
"계속 이대로 있어도 딱히 상관없어요."
[쿠]
"뗄 수 있다. 무해. 사실. 계속 지구를 동경. 지구인 따뜻해. 나, 감동."
[로베르트]
"저야말로 계속 달을 동경했습니다."
"계속 혼자서, 아무도 이해해주지 않아도 달에 라면 분명 이해해줄 존재가 있을 거라고. 그렇게 믿어왔죠."
[지노]
'왠지 둘이 닮았네요."
[카를로]
"얼굴이 같으니 당연하지."
[제럴드]
"그런 외견만을 말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
[이즈미]
(무구한 로베르트와 마음으로 이어진 동료…… 봄조니까 낼 수 있는 분위기야)
(신비한 우주인 쿠와 교류하는 장면도 조금 코믹하고 미소를 짓게 돼)
-
[피오]
"저기~ 그런데 저, 무단결근이 되어버려서 이제 슬슬 돌아가지 않으면 잘리고 말 거예요."
[제럴드]
"그러고 보니 배달을 하러 따라 온 거였지."
[카를로]
"너무 오래 있으면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걱정돼."
[지노]
"슬슬 돌아가는 것도 생각해봐야겠네요."
[초식동물]
"★☆!"
[초식동물]
"★●!"
[로베르트]
"왠지 소란스러운걸요.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가요?"
[제럴드]
"경계하는 것 같은데."
[초식동물]
"○●!"
[파올로]
"온다고 말하고 있어요."
[카를로]
"무엇이?"
[초식동물]
"☆●○!"
[파올로]
"그들이 습격해와요!"
[육식동물]
"샤! 샤!"
[피오]
"엄청 많은데요!?"
[초식동물]
"★☆★!"
[제럴드]
"다들 피해있어!"
[파올로]
"빨리 움직이세요!"
"★★!"
[초식동물]
"☆●!"
-
[제럴드]
"다들 숨은 것 같군."
[육식동물]
"샤! 샤!"
[피오]
"으앗, 이쪽으로 온다!"
[제럴드]
"우리도 배로 가자."
-
[육식동물]
"샤! 샤!"
[지노]
"자, 로베르트 씨도 빨리요!"
[로베르트]
"앗, 네!"
-
[육식동물]
"샤! 샤!"
[파올로]
"포위됐어요!"
[지노]
"이대로면 배가 부서질 거예요! 지구로 귀환하죠!"
[쿠]
"지구인 돌아간다. 안녕."
[로베르트]
"기다려주세요, 쿠. 지구를 동경해왔다면 함께 지구에 가지 않겠어요?"
[카를로]
"기생한 채로 데려간다는 건가? 그건 어떤 영향을 끼칠지 모르는 일이야."
[로베르트]
"상관없습니다. 같이 가요, 쿠."
[쿠]
"불가능하다. 달에서 멀어진다. 죽는다. 달에서 산다."
[로베르트]
"달에서 멀어지면 살 수 없다는 건가요……?"
[쿠]
"고마워, 로베르트. 만남에 감사해. 지구인 계속 동경함. 다정해, 좋았어."
[로베르트]
"그렇다면 제가 달에 남도록 하죠. 동경했던 건 저도 같으니까요."
[지노]
"네에에!?"
[카를로]
"우리가 달에서 계속 살 수 있다는 보장은 없어."
[파올로]
"그래요! 먹을 것도 그 모래 덩어리 같은 것밖에 없잖아요."
[피오]
"난폭한 생물도 있고, 위험해요."
[로베르트]
"그렇지만 달에는 쿠가 있습니다. 지구에서 계속 느껴왔던 고독은 여기서는 느껴지지 않아요."
"저는 달에 있어야 하는 사람인가 봅니다."
[제럴드]
"정말 그걸로 괜찮겠어?"
[로베르트]
"네. 망설임은 없어요."
[지노]
"자, 잠깐만요! 달세계 여행 프로젝트는 어떡할 건데요!? 발안자가 없어지면 곤란하다고요!"
"아, 앞으로 달세계 여행 프로젝트는 더 많이 커질 가망이 있어요! 평범한 사람들이 당연하다는 듯 달 여행을 갈 수 있게 하거나, 달세계의 동물과 교류나 연구를 진행할 수도 있어요."
"아직 할 일이 많다고요! 억지로 끌어들여 놓고서 제멋대로 관두지 말아 주세요!"
"저는 로베르트 씨 탓에 더 큰 꿈을 꾸게 됐으니까요. 로베르트 씨처럼 달을 동경하는 많은 사람을 달에 데려온다는 꿈을――."
[로베르트]
"지노 씨……."
[쿠]
"쿠, 달. 로베르트, 지구."
[로베르트]
"그렇군요. 우리는 처음으로 달에 발을 디딘 지구인으로서 해야 할 일이 남은 거죠. 지노 씨는 역시 천재예요."
"쿠, 반드시 다시 만나요. 또 만나러 오겠습니다."
[쿠]
"계속 기다린다. 달, 지구, 항상 같이 있어."
-
[우주 비행사]
"……."
[관제관]
"착륙 준비에 들어간다. 준비됐지, 로베르트?"
[우주 비행사]
"그래. 문제없어."
[이즈미]
(줄곧 달만을 의지해온, 어디에 있어야 할지 알지 못했던 로베르트가 동료를 발견하고 진정한 자신의 자리를 깨닫게 된다)
(커다란 꿈을 이루고 다시 달을 향하는 두 사람의 표정은 보이지 않지만, 단단한 신뢰와 결속이 전해지고 있어)
(치카게 씨가 리퀘스트한 이 장면…… 지금 치카게 씨에게는 봄조 모두와 함께 있는 이곳이 자신이 서 있어야 할 소중한 장소인 거지요――)
-
[치카게]
감사합니다.
[츠즈루]
감사합니다!
-
[히소카]
……치카게의 꿈, 확실히 이루어졌어. 어거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