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도카]
마스미!

[마스미]
?

[마도카]
저번에 공연에 초대해줘서 고마워.
'신설·쿠로우전'에서도 마스미가 연기하는 건 봤지만, 그때랑 타입이 전혀 달라서 굉장했어.

[마스미]
또 보러 오면? 다음은 여름이고.

[마도카]
응! 꼭 갈게!
그건 그렇고 마스미는 마술도 잘하는구나.
연극 속에서 마술사로서 실제로 마술을 선보일 줄 몰라서 깜짝 놀랐어.

[마스미]
뭐, 마술에 관한 건 내일이 진정한 의미에서 본방이지만.

[마도카]
응? 공연은 이미 최종일까지 끝난 거 아니야?

-

[이즈미]
후아아…… 자 그럼 오늘 일정은…….
응? 문 밑에 봉투가 떨어져 있네……. 
……. ……초대장?
'귀하를 황홀한 마술 연회에 초대합니다.'
장소는…… MANKAI 극장.
(보낸 사람은 'm/u'…… 마스미 군?)
일단 준비하고 가보자.

-

[마스미]
…….

[이즈미]
마스미 군?

[마스미]
어서 오십시오. 환영합니다. 오늘의 마법은 전부 그대만을 위한 것―― 아무쪼록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먼저 이것부터――.

[이즈미]
――. (대단해, 마스미 군의 마술 실력이 더 늘었어)
(연습과 공연으로 손에 익었다는 생각은 했는데, 이렇게나 많은 마술을 할 수 있었구나……)

-

[마스미]
그럼 아쉽지만, 마지막으로 자그마한 선물을…….

[이즈미]
!! (――제비꽃이야)

[마스미]
사실은 생화를 주고 싶었는데…… 마술로는 어려우니까.
하지만 조화의 좋은 점도 있어. ……절대로 시들지 않는 점이야.
이 꽃은, 내 사랑. 평생 시들지 않는 너를 향한 마음.
그러니까 가지고 가주길 바라.

[이즈미]
마스미 군…….

[마스미]
네게 몇 번이고 이렇게 고백해도 곤란하게 만들 뿐이라는 거 알아.
고등학교는 졸업했고, 20살도 얼마 안 남았지만, 결국 지금의 나는 네 연애대상이 아니라는 것도…….
그러니까 지금은 대답해주지 않아도 돼.
네가 나와 같은 마음이 되어 나를 사랑해주도록, 앞으로도 전력을 다해 열심히 연기할게.
다만 부탁이 하나 있어…… 앞으로도 무대 위에 선 나를, 계속 지켜봐 줘.

[이즈미]
……응, 알았어. 약속할게.

[마스미]
……다행이다.
……있지, 넌 평생 연극 할 거야?

[이즈미]
응? 응, 아마 그렇지 않을까?

[마스미]
결혼하거나, 아이가 생기거나, 멀리 이사하거나 해도?

[이즈미]
지금은 그런 계획은 전혀 없지만…… 평생 연극과 관련된 인생을 살고 싶어.
나는 분명 어디에 있든 어떤 상황에 처하든 연극을 생각할 테니까.
아빠가 연극과 떨어질 수 없었던 것처럼…….

[마스미]
……그래.
(그럼…… 나는 분명, 평생 네 시선을 받을 수 있어)

[이즈미]
멋진 쇼를 보여줘서 고마워.

[마스미]
――응.

-

[치카게]
…….

[마스미]
……있다.

[치카게]
아, 쇼는 어땠어?

[마스미]
대성공.

[치카게]
그래. 잘됐다. 이제 더 가르쳐줄 게 없겠어.

[마스미]
제2탄, 제3탄도 할 거니까 레퍼토리도 3배 정도는 늘리고 싶어.

[치카게]
향상심이 대단한걸.
마스미니까, 오늘도 또 열렬한 고백을 했지?

[마스미]
당연하지.
그리고 이번 공연을 하고 안 게 있어.
나는 그 녀석에게 사랑받으면 기쁘고, 그러기 위해서 온 힘을 다해 계속 노력할 거지만…….
그 녀석에게 사랑받는 것보다, 내가 그 녀석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게 내 인생에서 더 중요해.
사랑의 형태는 다양하잖아.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는 걸 목표할 거지만, 나는 그 녀석이 건강하고 행복하고 좋아하는 카레를 많이 먹고…….
바라는 대로 평생 연극에 종사하고, 평생 웃어준다면, 그게 가장 중요하니까.
그런 그 녀석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진심으로 행복할 수 있어.

[치카게]
――.

[마스미]
왜.

[치카게]
왠지 마스미…… 조금 어른이 됐는걸.

[마스미]
어른이 돼도 난 절대 변하지 않아.
(키에루와 같아. 내게 걸린 첫사랑의 마법은 평생 풀리지 않아)
(나는 이 운명의 사랑을 죽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아)

[치카게]
……사랑의 힘은 위대하네.
소년을 사랑에 눈뜨게 하는 건가.

[마스미]
…….

[치카게]
이건 적지 않아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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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텐]
"세상이 불경기라 시원치 않네. 이쯤에서 솔깃한 의뢰라도 오지 않으려나."

[키에루]
"일을 찾아오는 게 매니저의 일 아니에요?"

[페텐]
"스승을 매니저 취급하다니 많이 컸구나."

[키에루]
"은거하고 싶다고 자기가 말 꺼낸 거잖아요."

[쿠굿도]
"페텐, 있어?"

[페텐]
"오, 쿠굿도. 오랜만이야."

[쿠굿도]
"저쪽이 소문의 제자님인가."

[페텐]
"스구 키에루야."
"키에루, 이쪽은 오랜 친구인 쿠굿도다."

[쿠굿도]
"처음 뵙겠습니다."

[키에루]
"안녕하세요."

[페텐]
"그래서 무슨 일이야?"

[쿠굿도]
"실은 네게 마술쇼를 의뢰하고 싶다는 사람이 있어서 말이야."

[페텐]
"나는 이제 은거한 몸인데. 키에루에게?"

[쿠굿도]
"아~ 음, 여러 가지로 신세 진 사람이라 거절하지를 못해서."

[페텐]
"얘기를 들려주겠어?"

[키에루]
"마음대로 얘기를 진행하지 마세요."

[페텐]
"나는 네 매니저야."

[키에루]
"……아까는 매니저 취급 하지 말라고 했으면서."

[페텐]
"너 요즘 탈출 트릭 도구를 새로 맞추고 싶다고 했잖아. 벌어두는 게 좋아."

[키에루]
"그건 그렇지만……."

[이즈미]
(마스미 군하고 치카게 씨의 대화 느낌이 무척 좋아. 본인에 맞춰서 쓰기도 했으니까 정말 잘 어울려)
(이번 공연을 통해 거리가 또 가까워진 모양인데, 의외로 좋은 콤비라니까)

-

[페텐]
"개인 저택 파티인가."

[키에루]
"그럼 클로즈업인가요?"

[쿠굿도]
"클로즈업?"

[키에루]
"적은 인원을 상대로 바로 앞에서 보여주는 마술입니다."

[쿠굿도]
"아아, 그렇군. 이번에는 개인 저택이지만 그럴듯한 홀이 있어."
"의뢰인은 리치 머니…… 매년 부호 순위에 오르는 부동산 재벌이야."
"머니 씨는 호사가라서. 사유지에 미술관을 만들어서 전 세계에서 모은 컬렉션을 장식해 둔 것 같아."
"매년 그 컬렉션을 보여주기 위한 파티를 삼일 밤낮 여는데, 이번에는 그 시연에 부르고 싶나 봐."

[페텐]
"솔깃한 이야기가 굴러들어왔군. 받아들이자, 키에루."

[키에루]
"마음대로 정하지 마세요."

[치카게]
"나는 이 사무소 사장이야. 결정권이 있지."

[키에루]
"뭐든 저런다니까……."

[쿠굿도]
"페텐은 이제 마술은 안 하는 거야?"

[페텐]
"키에루가 벌어와 주니까. 나는 뒤로 물러나 있는 거지."

[쿠굿도]
"그럼 인형 작가가 되어보는 건 어때? 네 솜씨라면――."

[페텐]
"내게는 아버지나 할아버지 같은 재능은 없어."

[키에루]
"인형작가?"

[페텐]
"얘기한 적 없던가. 우리 집은 대대로 인형을 만들면서 살아왔어."

[쿠굿도]
"나는 페텐네 아버지 제자야. 스승도 정말 훌륭한 작가셨지……."

[페텐]
"아쉽게도 나는 물려받지 못했지만."

[쿠굿도]
"글쎄다. 그래도 너는 마술을 선택했지."

[키에루]
"가끔은 스승도 같이 쇼에 나가지 않을래요?"

[페텐]
"예전에 전장에서 입은 오래된 상처가 쑤셔서 팔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어."

[키에루]
"흉터 하나 없는 모양이지만요."

[페텐]
"미용성형이야."

[키에루]
"남의 푸딩을 훔칠 때 솜씨를 보면 움직일 수 없다는 생각은 안 드는데요."

[페텐]
"저쪽은 천재 마술사·스구 키에루를 기다리고 있어. 마법과도 같은 탈출 기술로 기대에 응해주도록 해."

[키에루]
"마법이라니…… 저는 그저 자물쇠를 열 뿐이죠. 마법이라는 건 미라주의 쇼 같은 걸 말하는 거예요."

[쿠굿도]
"미라주――."

[키에루]
"전 세계를 휩쓸고 몇 년 전에 갑자기 모습을 감춘 천재 마술사예요."

[페텐]
"너도 정말 질리지도 않고 좋아하는군."

[키에루]
"사실을 말했을 뿐인데요."

[이즈미]
(이타루 씨의 쿠굿도는 수수께끼 같은 사람이지만 페텐과 친밀하고, 셋이서 있는 분위기가 정말 자연스러워)
(평소 셋의 관계를 그려놓은 것 같아)

-

[머니]
"이야아, 희대의 마술사 키에루 님을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매년 신세 진 분들께 컬렉션을 보여드리고 있는데, 올해는 조금 취지를 바꿔보려고요."
"제 컬렉션을 사용한 탈출 마술쇼를 꼭 부탁하고 싶습니다."

[키에루]
"컬렉션이라니, 귀중한 것 아닌가요?"

[머니]
"네, 뭐 천차만별이지만, 전부 세상에 둘도 없는 명품이지요."

[키에루]
"만에 하나 흠집이라도 난다면――."

[머니]
"그런 긴장감이 쇼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켜줄 겁니다."
"무얼요, 저는 키에루 씨의 실력을 신뢰하고 있어요."

[키에루]
"뭐, 강화유리에 넣는다거나 하는 방법도 있으니까요……."

[페텐]
"컬렉션을 쓰지 않아도 키에루는 모두가 만족할 쇼를 보여줄 겁니다."

[머니]
"그럼 다른 쇼와 차이가 없죠. 저는 여기서밖에 볼 수 없는 쇼를 부탁하고 싶은 겁니다."

[페텐]
"……어떡할래? 키에루."

[키에루]
"솔직히 내키지 않는데……."

[페텐]
"그렇다고 여기까지 와서 거절하기도 좀……."

[키에루]
"그럴 줄 알았어요."

[머니]
"그럼――."

[키에루]
"안전 대책은 전력을 기울여주세요. 저도 세심하게 주의하겠습니다."

[머니]
"물론이고 말고요!"
"사용할 것은 이것입니다."

[키에루]
"비스크 돌인가요?"

[머니]
"《호반의 뤼시엔》 금액은 다른 물건과 비교해서 그렇게 고가는 아니니 만에 하나의 일이 일어나도 문제없습니다."

[키에루]
"고가가 아니라니……."

[페텐]
"눈에 다이아몬드가 쓰인 앤티크 돌이야. 일천만은 밑돌겠지."

[키에루]
"이, 일천만……!?"

[머니]
"무얼, 별거 아닌 금액이지요."

[이즈미]
(시트론 군의 머니 씨, 자기는 하기 싫어했지만 역시 관록이 보여)
(자칫하면 미워 보일 캐릭터가 시트론 군 덕분에 어쩐지 애교 있는 인물이 됐어)

-

[페텐]
"비스크 돌을 사용하는 건 클라이맥스인 3일째인가."

[키에루]
"그렇죠. 싫증 나지 않게 3일분의 구성을 생각해야……."

[???]
"이, 이게 뭐야!?"

[키에루]
"?"

[페텐]
"소란스럽군."

[코마]
"머니 님! 현관에 이런 게――!"

[머니]
"무슨 일이냐."
"《사로잡힌 뤼시엔 양을 구하러 가겠습니다. 괴도 페이스》라고!?"

[코마]
"어, 어떡할까요!?"

[머니]
"경찰을 불러라!"

-

[카네시로]
"경시청의 카네시로입니다. 잠시 얘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

[키에루]
"괴도 페이스의 예고장 일인가요?"

[카네시로]
"알고 계셨나요?"

[페텐]
"마침 그 자리에 있었거든요."

[키에루]
"그런데 괴도 페이스가 누구예요?"

[페텐]
"너, 몰라?"

[키에루]
"페텐 씨는 알아요?"

[페텐]
"TV나 신문에도 자주 나오고 유명하잖아."

[카네시로]
"골동품을 노리는 연속 절도범입니다. 훔치기 전에 반드시 예고장을 보내오죠. 이번에야말로 꼭 잡아야 하는데――."

[키에루]
"이렇게 됐으니 파티는 중지되는 걸까요."

[카네시로]
"그게, 머니 씨는 예정대로 개최한다고 합니다. 이번 파티를 위해 바쁜 스케줄을 조정해준 친구들이 많다면서요."

[키에루]
"그럼 비스크 돌을 사용하는 것도?"

[카네시로]
"예정대로 한다고 합니다."

[키에루]
"네에……."

[페텐]
"엄청난 의뢰가 됐군."

[키에루]
"누가 가져온 건데요."

-

[키에루]
"그럼 이 강화유리 상자째로 탈출 마술에 사용하기로 하고――."
"참고로 흠집은 얼마든지 주의할 수 있지만, 괴도 페이스에게서 지키는 건 약속드릴 수 없습니다."

[머니]
"그건 카네시로 형사에게 맡겼으니 문제없습니다."
"최악에는 도둑맞는다 해도 그다지 손해도…… 그건 그렇고 이상한 일이군."

[키에루]
"뭐가 말이죠?"

[머니]
"고가의 컬렉션은 이 외에도 많이 있어요. 그중에서 왜 이 비스크 돌을 고른 것인지……."

[페텐]
"마술에 다른 컬렉션을 쓰는 건 어떤가요?"

[머니]
"아니, 그거야말로 괴도 페이스의 의도겠죠."
"게다가 이미 고지를 마쳤거든요. 다들 기대하고 있어요."

-

[키에루]
"레이디스 앤 젠틀맨. 오늘 밤 한순간의 꿈을 보여드리지요."

[관객A]
"어머……!"

[관객B]
"훌륭하군. 미라주의 쇼가 생각나."

[관객C]
"미라주도 정말 굉장했지만, 그는 그 이상인걸."

[이즈미]
(마스미 군의 마술, 굉장해. 진짜 프로 마술사 같아)
(실제로 마스미 군이 키에루로서 마술을 하고 있으니까 무대 위 관객의 대사와 객석 반응이 연결되고 있어)

[쿠굿도]
"훌륭하군."

[페텐]
"우수한 제자라서 다행이지."

[쿠굿도]
"너도 우수한 마술사야."

[페텐]
"장사도 구가 없으면 폐업이야."

[쿠굿도]
"……."

-

[페텐]
"3일째는 어떡할 거지?"

[키에루]
"같은 홀에서 하는 것보다는 장소를 바꿔보려고요."

[페텐]
"흐응……."

[키에루]
"아직 정한 건 아니지만요."

[페텐]
"시간 내에 되겠어?"

[키에루]
"뭐 밤까지는요."

[페텐]
"정말이지, 너는 우수한 제자로군. 마침내 미라주를 뛰어넘었다던데."

[키에루]
"설마요. 그녀는―― 존재 그 자체로 예술입니다."

[페텐]
"첫사랑이란 건 죄가 무겁군."

[키에루]
"――아, 아니에요! 그냥 어릴 때 본 미라주를 동경해서 마술사를 목표하게 된 것뿐으로――."

[페텐]
"그래그래. 아저씨는 너무 빛나서 눈이 멀 것 같아."

-

[코마]
"아가씨, 이대로 여기에 있으면 위험합니다. 제가 어떻게든 도망칠 방법을 생각해낼 테니까……."

[페텐]
"어라? 사용인인 코마라는 사람이지? 누구랑 얘기하는 거지?"

[키에루]
"저건―― 뤼시엔!"

[페텐]
"설마 저 녀석이 괴도 페이스라는 거야?"

[키에루]
"꼼짝마――!"

[코마]
"히, 히익!"

[페텐]
"명백하게 수상하군."

[키에루]
"카네시로 형사에게 알려야겠어요!"

-

[코마]
"오해예요! 저는 뤼시엔 님을 유괴하려고 한 적 없습니다!"

[페텐]
"유괴가 아니라 절도 용의인데."

[키에루]
"그럼 거기서 남몰래 뭘 하고 있었던 거야?"

[코마]
"그건――."

[카네시로]
"숨기는 건 도움이 되지 않아."

[코마]
"저, 저는 뤼시엔 님의 머리를 만져드리고 있었을 뿐이에요!"

[키에루]
"머리를……?"

[페텐]
"무슨 말이야?"

[코마]
"따지고 보면 머니 님이 나빠요. 머니 님은 뤼시엔 님을 정말이지 정열적으로 원했으면서……."
"실제로 시집온 다음에는 그 총애도 옅어지고 멀어지셨어요. 뤼시엔 님은 정말로 애통해 하셨습니다."

[키에루]
"정열적으로……."

[카네시로]
"시, 시집?"

[코마]
"가여우신 뤼시엔 님……! 애정이 없으면 말라서 죽어버릴 거예요!"

[카네시로]
"으음, 그러니까 코마 씨가 뤼시엔의 관리를 하고 있었다는 거죠?"

[코마]
"신변을 돌봐주고 있었던 거예요!"

[카네시로]
"그, 그렇군요."

[페텐]
"확실히 앤티크 치고는 상태가 좋군."

[코마]
"그렇고 말고요! 뤼시엔 님의 탐스러운 머릿결도 빛나는 눈동자도 이 세상에 둘도 없는 것이지요!"
"현대의 천재 인형작가·쿠굿도 씨에게도 미칠 섬세한 얼굴과 팔다리――."
"이렇게 아름다운 분을 그런 위험한 탈출 마술에 말려들게 하다니――."

[키에루]
"인형 마니아인 걸까요."

[카네시로]
"그런 것 같네요."

[페텐]
"뭐, 인형으로선 행복하지 않겠어?"

[이즈미]
(사쿠야 군의 코마는 조금 별나지만, 애정과 정열이 넘치고 순수해. 좋은 연기를 하고 있어)

-

[키에루]
"페텐 씨는 어디 간 거지? 내일 일을 회의하자고 했으면서……."
"――. 설마 저건, 미라주?"
"기다려줘!"

-

[쿠굿도]
"……."

[키에루]
"쿠굿도 씨……? 뤼시엔을 보고 있는 건가……?"

[쿠굿도]
"――."

[키에루]
"아――."

-

[키에루]
"……어째서 도망친 걸까."

[페텐]
"이런 곳에 있었나, 키에루. 회의 시간을 잊다니 프로 실격이야."

[키에루]
"누가 말이에요. 페텐 씨에게 연락했지만 받지 않아서 찾아다닌 거잖아요."

[페텐]
"아, 그건 미안했어."

[키에루]
"정말이지…… 그러고 보니 방금 쿠굿도 씨가 뤼시엔을 보고 있었는데요……."
"저를 보더니 도망치듯 가버렸어요."

[페텐]
"인형작가로서 참고하고 싶었던 거겠지."

[키에루]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는데……."

[페텐]
"설마 그 녀석이 괴도 페이스라고 하는 건 아니겠지? 있을 수 없는 일이야."

[키에루]
"아, 그리고 미라주가――."

[페텐]
"또 미라주냐. 너도 이제 슬슬 새로운 사랑을 찾아보는 게 어때."

[키에루]
"그, 그러니까 저는 그런 마음으로 미라주를 동경하는 게 아니에요!"

-

[이즈미]
(쿠굿도의 수상한 행동…… 키에루가 본 미라주의 그림자…… 불온한 분위기가 흐르던 중 맞이한 파티 마지막 날인 3일째 아침――)

[페텐]
"이, 이봐, 키에루! 이걸 봐!"

[키에루]
"도구가…… 부서졌어?"

[페텐]
"심하군……."

[키에루]
"뭐, 슬슬 새로 바꾸려고 하기는 했지만, 설마 이런, 본방 당일에 부서질 줄이야……."

[페텐]
"어떡할 거지? 3일째 탈출 마술은 이걸 쓸 예정이었잖아."

[키에루]
"프로그램을 바꿀 수밖에 없겠네요."

[페텐]
"하지만 머니 씨의 요구는 어디까지나 탈출 마술이야. 다른 마술이라면 납득하지 않겠지."

[키에루]
"그렇게 말해도, 도구가 없으니……."

-

[머니]
"얘기는 들었어. 도구가 부서지다니 큰일이로군."

[카네시로]
"듣자하니 인위적이었다고요. 수사는 저희에게 맡겨주세요."

[키에루]
"감사합니다."

[페텐]
"머니 씨, 쇼 말입니다만――."

[머니]
"그건 걱정 없습니다! 대역을 세웠으니까요!"

[키에루]
"대역?"

[머니]
"놀랍게도 미라주가 갑작스럽게 의뢰를 받아주어서 말이죠!"
"부활 쇼를 우리 저택에서 볼 수 있다니 초대한 사람들께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 되겠죠."

[키에루]
"미라주가!?"

[페텐]
"그렇군, 우리 차례는 이제 끝이라는 건가."

[머니]
"도구에 관한 건 이쪽 책임도 있지요."
"보수는 3일 치를 지급할 거고, 괜찮으면 두 분도 예정대로 이곳에 머물며 쇼를 보고 가주세요."

[키에루]
"미라주의 쇼를 또 볼 수 있어……."

[페텐]
"너무 기뻐하는 거 아니야?"

[키에루]
"저는 그런――!"

-

[키에루]
"머니 씨는 자신 있어 보이던데, 경비는 정말 빈틈없이 한 거예요?"

[카네시로]
"뤼시엔은 아슬아슬한 시간까지 관객 앞에 내지 않고 경비가 지키기로 되어 있습니다."
"미라주는 뤼시엔과 함께 사슬로 묶인 후에 동쪽 탑 위에 묶인 상태로 탈출을 시도한다고 해요."
"미라주가 뤼시엔과 자신의 사슬을 풀고 사슬을 타고 지상에 내려온 후에 뤼시엔만 무대 옆으로 돌려놓고 경비를 이어갈 겁니다."

[키에루]
"탈출 중에 페이스가 습격하면 미라주 혼자서는 대처할 수 없을 거예요."

[카네시로]
"미라주와 뤼시엔은 사슬로 묶인 상태니까요. 페이스도 가져갈 수 없겠죠."
"물론 미라주에게 손대지 않도록 주변 경비는 엄중하게 할 예정입니다."

[키에루]
"그걸로 어떻게 될 상대라면 괜찮겠지만, 미라주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마술계의 큰 손실이에요."

[카네시로]
"미라주가 그렇게 대단한 마술사인가요?"

[키에루]
"천재죠. 안색 하나 바꾸지 않고 훌륭하게 마술을 선보이는…… 프로의 눈으로 봐도 마법 같아요."

[카네시로]
"키에루 씨가 보기에도요?"

[키에루]
"저는 미라주의 쇼를 보고 그녀에게 동경해서 마술을 시작한 거예요."

[카네시로]
"그랬나요…… 참고로 사생활에 대해서는 뭔가 아는 게 있나요?"

[키에루]
"미라주의 맨얼굴은 물론 사생활도 전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수수께끼의 마술사예요."
"왜 그런 걸 묻는 거죠?"

[카네시로]
"……전에, 미라주의 쇼 도중에 괴도 페이스가 나타난 적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반복된다면 이제 우연이라고 볼 수는 없겠죠."

[키에루]
"미라주는 괴도 페이스 같은 게 아닙니다!"

[카네시로]
"하지만 무언가 관계가 있을 가능성도――."

[키에루]
"없습니다! 저렇게 순수하고 뛰어난 마술을 하는 사람이 쇼를 도둑질에 이용하다니……."

[카네시로]
"……죄송합니다. 지금 얘기는 잊어주세요."

[키에루]
"미라주가 의심받고 있다고……? 미라주는 관계없어. 내가 그걸 증명하겠어."

[이즈미]
(츠즈루 군, 역할분석 열심히 한다고 하더니 츠즈루 군 다운 정감 넘치는 형사가 됐어)

-

[키에루]
"페텐 씨와―― 쿠굿도 씨?"

-

[쿠굿도]
"미라주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다 할 생각이지만, 보증은 못 해."

[페텐]
"사실은 이대로 두려고 했어. 제자가 울 테니까."

-

[키에루]
"어? ――어떻게 된 거야? 미라주를 위해 할 수 있는 거라니…… 내가 운다고?"
"――윽."

-

[이즈미]
(갑자기 배후에서 습격당하고 어둠 속에서 눈을 뜨는 키에루……)

[키에루]
"여기는……?"
"갇힌 건가……? 누가, 뭣 때문에…… 이런 짓을 할만한 건 괴도 페이스밖에 없지."
"페이스가 이미 저택에 숨어들어 있었다는 건가? 하지만 왜 나를……."
"생각할 수 있는 건, 뤼시엔을 훔치는 데 방해가 됐으니까 뿐이 없는데. 내 도구를 부순 것도 그 때문이겠지."
"내가 미라주를 위해 페이스를 잡으려고 해서?"
"하지만 도구가 부서진 건 카네시로 씨에게 미라주와 페이스 얘기를 듣기 전이야."
"즉, 도구를 부순 건 그거와 상관없는 걸 거야."
"그렇다면 내 도구를 부슨 건 내가 쇼를 못하게 하려고――. 마리주에게 쇼를 시키기 위해서라는 건가?"
"역시 미라주와 페이스는 관련이 있다는――."
"아니, 그럴 리 없어. 미라주가 마술을 도둑질에 이용할 리 없어."
"애초에 페이스는 왜 나를 이렇게까지 경계하는 거지……? 내가 모르는 사이에 페이스에게 다가간 건가?"
"안 되겠어. 전혀 짚이는 게 없어. 분명히 정신을 잃기 전에 페텐 씨와 쿠굿도 씨 얘기를 듣고……."
"그러고 보니 쿠굿도 씨가 미라주를 위해 할 수 있는 걸 한다고 했는데, 무슨 말이지?"
"애초에 페텐 씨는 미라주와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
"전혀 모르겠어. 어쨌든 지금은 여기서 나가야 하는데."
"관객이 없는 탈출 쇼라니 수지가 안 맞는데. 페텐 씨가 눈치채고 찾으러 와주면 좋겠지만……. 크게 기대는 안 되는군."
"팔에 감겨있는 건 사슬이지. 그렇다면 어딘가 자물쇠가 있을 거야――."
"――있다! 좋아, 이거라면……."
"……. ……열었다!"

-

[키에루]
"그런데 이 자물쇠는…… 페텐 씨의……. 직접 물어보고 확인할 수밖에 없나."
"서둘러야지! 미라주의 쇼가 시작했어……!"

[이즈미]
(마스미 군의 장대사와 혼자뿐인 탈출 쇼…… 자칫하면 늘어지기 쉬운 장면이지만, 역시 대단해. 긴장감이 이어졌어)

-

[관객A]
"꺄아!!"

[관객B]
"대단하군. 정말 저 상황에서 탈출할 수 있는 건가?"

-

[키에루]
"미라주…… 자기 자신과 뤼시엔을 사슬로 칭칭 감아놓은 건가……."
"페이스가 뤼시엔을 훔친다면 경찰이 뤼시엔에게서 떨어져 있는 쇼 도중, 아마도 탈출이 성공하기 전일 거야."
"지금처럼 사슬로 이어진 상태로 뤼시엔을 훔치는 건 어려워…… 그렇다면 지금 미라주가 가지고 있는 건 가짜……?"
"아니, 하지만 쇼 직전까지 경찰이 감시하고 있었을 거야…… 바꿔칠 수 있을 리가 없어."
"페이스는 언제 뤼시엔을 훔칠 생각인 거지?"
"서두르지 않으면 쇼가 끝나버려…… 내가 만약 뤼시엔을 탈출 쇼 도중에 손에 넣는다고 한다면……."
"저 자물쇠는 미리 열어둘 수 있어. 애초에 뤼시엔과 미라주의 자물쇠를 동시에 여는 게 아니야. 동시에 여는 것처럼 보이는 것뿐이지."
"그렇다면 미라주가 사슬을 풀고 지상에 내려오기 전, 뤼시엔의 자물쇠를 풀었을 때가 가장 훔치기 쉬울 거야."
"뤼시엔에게 손이 닿는 건―― 탑 창문이야!"

-

[페텐]
"역시 빠져나왔나. 실력이 좋아졌군. 정말이지 우수한 제자야."

[키에루]
"페텐 씨, 어째서죠?"

[페텐]
"뤼시엔은 우리 증조부의 작품이야. 예전에 아버지가 어려워졌을 때 옥션으로 퍼진 물건 중 하나지."

[키에루]
"지금이라면 늦지 않았어요. 이런 일은――."

[페텐]
"이미 늦었어."

-

[키에루]
"――미라주!?"

-

[페텐]
"미안하군."

[키에루]
"기다려주세요, 페텐 씨!"

-

[관객A]
"꺄아아!"

[관객B]
"미라주가 박살 났어――!"

[관객C]
"미라주가 인형!? 어떻게 된 거야!?"

[키에루]
"――."

[관객B]
"이것도 쇼의 일환인가?"

[관객A]
"대단해……!"

[키에루]
"아니야…… 저건 진짜야…… 그렇구나, 그래서 쿠굿도가 미라주에게 힘이…… 괴도 페이스는 미라주이기도 했던 거야……."

[쿠굿도]
"뤼시엔…… 늦었나……."

[키에루]
"쿠굿도 씨?"

[쿠굿도]
"애써 그 몸을 희생했는데. 미안해, 미라주."

[키에루]
"어떻게 된 거예요?"

[쿠굿도]
"페텐이 괴도 페이스라는 건 첫 사건에서 눈치를 챘어."
"하지만 머니 씨의 컬렉션에 설마 그의 증조부의 작품이 있을 줄은 몰랐군."

[키에루]
"쿠굿도 씨가 미라주에게 뭔가 한 건가요?"

[쿠굿도]
"미라주는 원래 내 작품이야. 예전에 페텐네 아버지의 제자로 있을 때 쇼에 쓸 인형을 의뢰받아서 만들었지."
"하지만 탈출 쇼는 인형에게는 부담이 커서 말이야. 소모가 심해져서 은퇴했어."
"그게 홀연히 모습을 감춘 미라주의 진실이야."
"한 번 더 쇼를 버틸 수 있도록 수리해달라고 페텐이 부탁해서……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그가 이 이상 죄를 짓는 건 바라지 않았으니까. 사과하지. 키에루 군에게도 미안한 짓을 했군."

[키에루]
"아니, 저는……."

[쿠굿도]
"고마워. 미라주를 사랑해줘서."

[키에루]
"……으흑."

[이즈미]
(마스미 군이 첫 연습에서 제대로 연기하지 못했던 장면……)
(첫사랑을 잃은 키에루의 눈물이 한없이 순수하고 예뻐)

-

[머니]
"앞으로는 컬렉션 관리를 코마에게 맡기기로 했습니다. 저는 컬렉션이 가진 역사를 경시하고 있었어요."
"그 사실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물건은 덧없죠. 저도 역사를 이어가는 책임을 다할 겁니다."

[쿠굿도]
"코마 씨라면 분명 인형들도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 거예요."

[코마]
"맡겨주세요!"

[쿠굿도]
"키에루 군은 앞으로 어떡할 생각이죠?"

[키에루]
"지금까지처럼 마술사 일을 계속할 뿐이에요."
"매니저가 없어져서 조금 불편하지만요. 미라주의 마법은 아직 풀리지 않았거든요."

[이즈미]
(상쾌한 표정. 미라주를 잃어도 첫사랑의 마법은 사라지지 않아. 키에루의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있어……)
(첫사랑의 마법을 가슴에 품고, 키에루는 앞으로도 마술을 계속할 거야……)

-

[마스미]
감사합니다.

[치카게]
고마워.

[이타루]
고마워.

[시트론]
고마워야~!

[사쿠야]
감사합니다!

[츠즈루]
감사합니다.

-

[이즈미]
…….

-

[마스미]
……. (……있지, 알고 있어? 너도 배우였으니 알고 있으려나)
(무대 위에서는 어둑어둑한 객석이라도 의외로 관객 한명 한명의 얼굴이 보여. 표정 변화까지……)
(이만큼 많은 사람 속에서도 나는 언제든지 너를 가장 먼저 찾을 수 있어)
(이걸 운명이라고 하지 않는다면, 뭐라고 하면 좋을까?)
(나는 연기를 봐주는 네 모습이 눈에 들어오면 그것만으로 무한한 힘이 샘솟아)
(카스미가 한 말을 정말 잘 알겠어. 어디선가 용기가 샘솟아서 뭐든지 될 수 있을 것만 같고, 뭐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아)
(그 녀석과 만난 뒤로 나는 계속 심장에 불이 붙은 것처럼, 한없이 용감해져)
(틀림없이 일생에 한 번 뿐인 운명의 상대야)
(내게 사랑은……)

[사랑은, 무적이다. by 우스이 마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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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미]
……카레 가게?

[치카게]
촬영이 길었으니까 배고프지?

[마스미]
네가 먹고 싶은 것뿐이잖아.

[치카게]
참고로 감독님도 여기 좋아해.

[마스미]
……먹을래.

[치카게]
뭐, 여기서 속죄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마스미]
?

[치카게]
뭐 먹을래? 추천하는 건 이거야.

[마스미]
아무거나.

[치카게]
그럼 같은 걸로 두 개.

-

[치카게]
자 그럼, 얘기하기 전에 마스미에게 사과해야 할 게 하나 있어.
어렴풋이 알고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오즈 연습 때 감독님이 행방불명이 됐던 건, 내가 억지로 데려갔기 때문이야.
그때 일은 후회하고 있고 감독님에게도 미안한 일을 했다고 생각해.
하지만 마스미에게 인생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는 소중한 사람에게 그런 일을 겪게 한 것을 다시 사과하고 싶어.
정말 미안해.

[마스미]
그때는…… 만약 치카게가 관련되어 있으면 죽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아마 뭔가 이유가 있었던 거겠지.

[치카게]
…….
……방금 들은 카스미 씨 얘기에 나도 조금 겹쳐지는 부분이 있었어.
나도 정말로 소중한, 내게 살아갈 의미를 준 가족을 잃었거든.
그래서 자포자기하고 상대에게 반드시 복수할 생각으로 이 극단에 들어왔어. 감독님을 데려갔던 것도 그걸 위해서야.

[마스미]
…….

[치카게]
해외에 가는 마스미를 위해 극단원 전원이 공항에 갔을 때는, 뭐가 가족이야, 웃기지 말라며 욱하는 마음이 들었어.
내 가족은 이미 잃었는데.
하지만 그런 상태의 나를 구해준 것도 역시 가족이었어.
줄곧 소중한 가족이었던 그 녀석과 새로운 극단 가족들…… 그리고 먼저 간 가족이 우리에게 남겨준 마음.
지금의 내게 왜 살아있냐고 물으면, 이유는 예전하고 똑같아. 역시 가족을 위해서라고 생각해.
내가 연기를 하게 된 건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다는 이유도 크지만, 역시 가족을 위해서야.
가족이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는 연기를 나도 소중히 하고 싶어.
……이런 점에서는, 카스미 씨도 그렇지만 마스미도 나와 조금 닮았을지도 모르겠다.

[마스미]
먼저 간 가족을, 카스미처럼 지금도 사랑하고 있어?

[치카게]
사랑…… 사랑이라. 그런 말로 표현해본 적은 없었지만, 그렇겠지.
지금도 먼저 간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은 변하지 않았어.
앞으로 분명, 지금 이 가족과 헤어지게 되어도 똑같아. 이 마음이 사라지는 일은 없을 거야.

[마스미]
…….

[치카게]
다음은 마스미 차례야.

[마스미]
나?

[치카게]
감독님을 향한 마스미의 사랑을 다시 들려주겠어?

[마스미]
다시? 왜?

[치카게]
치가사키에게, 난 어차피 마스미와 사랑 얘기는 못 할 거라는 말을 듣는 것도 아니꼬워서.

[마스미]
……그 녀석을 좋아하게 되고 사랑하게 되는 건, 내게는 무척 간단했어.
그 녀석과 만나고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따르기만 하면 되는 거였으니까.
하지만…… 그 녀석에게 사랑받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것을 열심히 노력해야만 해.
만약에 앞으로 감독님이 내가 아닌 다른 놈과 맺어지면 아무리 노력해도 전부 쓸데없어질 거라고 생각하니까, 주저하게 됐어.
그 녀석과 상관없이 배우로서 순수하게 노력하는 것도 생각해봤지만…….
역시 나는 그 녀석을 위해서 연기하는 것밖에 하지 못해. 그 녀석에게 가장 잘 보이기 위해서, 인정받기 위해서 밖에는…….
이걸 말하면 언젠가처럼 좀 더 자기 자신을 위한 목표를 가지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카스미나 치카게의 얘기를 들었더니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건 나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
(나는 처음부터 배우가 되고 싶었던 게 아니야)
(내게 연기한다는 건 그 녀석에게 사랑받기 위해서야, 떼어 놓을 수 없어. 그 녀석이 내가 연기를 하는 가장 큰 의미야)
예를 들어, 죽을 때까지 연기한다고 치고…….
그 전에 감독님이 다른 사람과 결혼한다고 해도 이 사랑을 바꿀 수는 없다고 생각해.

[치카게]
훗…… 사랑의 힘은 위대하네. 그야말로 인생을 바꿔줘.

[마스미]
너도 하면?
단, 감독은 안돼.

[치카게]
여하튼…… 마스미와 사랑 얘기 할당량은 클리어했네.

[마스미]
사랑 얘기라기보다는…… 애정 얘기?

[치카게]
애정 얘기라.

[마스미]
그럼 마지막으로 다시 묻는 건데, 치카게에게 사랑이란 뭐야?

[치카게]
민망하니까 적지는 마.
그래…… 내게 사랑이란――.

[사랑이란 분명, 사라지지 않는 것. by 우츠키 치카게]

-

[안내방송]
"금일 봄조 제7회 공연 '마술사들의 순애'를 보러 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즈미]
(드디어 첫날이야…… 항상 그렇지만 정말 시간이 빨리 간다)
(마스미 군이 걱정이었는데, 카스미 씨와 얘기한 후부터 평소의 마스미 군으로 돌아와서 다행이야)
(치카게 씨에게 맡겨두길 잘한 걸지도. 연기도 점점 좋아졌고)
(마스미 군, 무대 위에서는 평소보다 더 자기를 봐달라는 어필이라고 해야 하나, 끌어당기는 힘이 굉장해)
(관객의 시선을 확 끌어올 거야. 배우로서, 주연으로서, 정말 큰 재능이고 무기야)

-

[이즈미]
다들 이제――.

[이타루]
진짜로 선배랑 사랑 얘기를 했어?

[치카게]
너 또 노 로망이라고 놀리려는 거지?

[마스미]
사랑 얘기가 아니라 애정 얘기야.

[이즈미]
……마스미 군, 창단 공연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모두와 친해졌구나.

[사쿠야]
앗, 감독님!

[이즈미]
다들, 관객 입장 끝났어!

[츠즈루]
드디어 시작인가.

[시트론]
도근도근해~

[이즈미]
그럼 나는 객석에 가 있을게, 첫날 힘내!

[마스미]
――잠깐만.

[이즈미]
?

[마스미]
잠깐 이쪽을 봐줘.
네게 다시금 전하고 싶은 게 있어.
나는, 그날 비로드웨이에서 네 연기를 본 걸 계기로 연극을 시작했어.
네가 시작이고 모든 게 너를 위해서였지만…… 지금은 연기하는 게 그 시절보다 훨씬 순수하게 재밌어.
봄조 모두와, 극단 모두와 연기를 하는 게 즐거운 것 같아.
못하던 걸 할 수 있게 되면 기분이 좋고, 여러 가지 역할을 연기하면서 전보다 내 감정이 풍부해진 걸 알겠어.
너를 만나서, 연기를 시작해서 정말로 다행이야. 고마워.

[이즈미]
마스미 군…….
나야말로 연기를 시작해줘서, 연기를 좋아해 줘서 고마워.
점점 성장해가는 마스미 군의 연기를 보는 게 나도 정말로 기뻐.

[마스미]
……. (하지만 결국…… 내가 연기를 하는 건 너를 위해서야)
(네가 나를 가장 먼저 봐주기를 바라서…… 네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서)
(다른 이유가 있더라도 결국 내가 배우로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바보처럼 단순해. 너를 위해서야)
(그것만은 아무리 해도 바꿀 수 없어)
(사실은 내 연기는 전부 너를 향한 러브레터라고 전하고 싶어)
(하지만 그런 말을 한다면 분명 곤란해 할 테니까, 말 안 할 거야)
――오늘도 나를 지켜봐 줘.

[이즈미]
응, 당연하지. 잘 보고 있을게.
그럼 나중에 보자.

[마스미]
…….

[시트론]
마스미, 일생일대의 고백했지?

[마스미]
그건 매일 하고 있어. 앞으로도 할 거야.

[이타루]
역시 안정적.

[사쿠야]
여전히 정열적이야!

[치카게]
그래야 마스미지.

[츠즈루]
그렇죠.

[마스미]
이번에 봄조 모두에게 여러 가지 얘기를 듣고 여러 가지 사랑의 형태가 있다는 걸 알았어.
내 가장 큰 사랑은 감독님 것이지만…… 너희에게도 아주 조금이라면 나누어 줄게.

[츠즈루]
아주 조금이라니……!

[이타루]
쩨쩨하네.

[치카게]
아주, 까지 붙이면서.

[사쿠야]
하하. 그래도 기뻐, 마스미 군!

[시트론]
마스미 말대로야. 사랑은 다양해. 연애만 애정인 게 아니야. 봄조에게는 애정이 뿍뿍 흘러넘쳐!

[츠즈루]
듬뿍 이겠지!

[사쿠야]
가족애도 사랑! 이니까요.

[시트론]
맞아! 다음에 봄조에서 가족물 공연해!
아빠와 엄마의 정열적인 만남부터 상세히 그리자~!

[이타루]
첫 손자의 귀여움에 눈물 흘리는 선배의 연기를 볼 수 있는 건가…….

[치카게]
나는 아자미에게 노인 메이크업 받는 거야……?

[츠즈루]
하하, 전편 코미디겠네요. 쓰면서 재밌겠어요.

[사쿠야]
마스미 군, 이제 원진 짤까?

[시트론]
마스미다운 거 부탁해!

[마스미]
……모든 건 감독님을 향한 사랑을 위해.

[사쿠야]
오, 오오~!

[시트론]
사랑을 위해서!

[츠즈루]
무거워……!

[이타루]
잇기 거북한데.

[치카게]
그래도 마스미답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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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미]
――그래, 사랑 얘기가 하고 싶다는 건 혹시 마스미 군도 지금 사랑을 하고 있어?

[마스미]
계속 감독님을 사랑하고 있어.

[카스미]
뭐어~!? 감독님이라니, 유키오 씨 따님!? 진짜로!?

[마스미]
길거리 공연에서 연기하는 그 녀석을 처음 본 순간부터 계속 그 녀석만을 봐왔어.
극단에 들어온 것도 연기를 시작한 것도 그 녀석이 있어서야.

[카스미]
와아…… 그건, 그렇구나, 굉장하네! 정석이지!

[마스미]
그 녀석이 나를 봐주길 바라서 칭찬해주길 바라서, 그거를 위해 연기를 열심히 배웠어.

[카스미]
응응.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노력할 수 있지! 나도 알아!

[마스미]
……그런데 요즘은 조금 고민이 돼.
만약에, 만에 하나 그 녀석이 다른 사람과 결혼하면…… 나를 봐주지 않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연기를 계속할 수 없을지도 몰라.

[카스미]
좋아하니까 불안해지는 거지!! 알아!!

[치카게]
(반응이 굉장한걸)

[마스미]
그런 미래는 상상하고 싶지 않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평생 그 녀석을 계속 사랑할 생각이지만. 만약에 그런 미래가 온다면…….
내 마음이, 그 녀석을 향한 사랑이 어떻게 될지 상상할 수가 없어.
그렇게 흔들리는 나 자신도, 그 녀석과 제대로 눈을 맞출 수 없는 것도 싫어. 사랑이란 뭔지 알 수 없게 됐어.

[카스미]
생각이 많아져서 알 수 없게 되지!!! 알아!!!

[치카게]
(알 수 없는 건지, 아는 건지……)

[마스미]
저번에 사쿠야가 그쪽 가족을 동경한다고 했어. 그래서 그쪽이 어떤 연애를 하고 결혼했는지 듣고 싶어.
분명 나보다 사랑에 대해 잘 알고 있을 테니까.

[카스미]
내, 내가!? 나 같은 게 그런…… 부끄럽네.
내 연애와 결혼이라…… 조금 길어질 텐데 괜찮아?

-

MANKAI 컴퍼니를 그만둔 후.
나는 내 나름의 방법으로 극단을 돕고 싶어서 친구의 소개로 출판사에 뛰어들었어.
그게 나데시코 출판사였지.

열의를 인정받아서 희망대로 연극잡지에 배정받았지만, 미숙했던 나는 실수만 했어.
나이도 어리지 않은데 출판업계 일은 아무것도 몰랐어.
그런 나를 인내심을 갖고 도와준 게 당시 편집장이었던 내 아내야.

-

나보다 어린데 편집자로서 경험도 풍부하고 똑 부러지고, 무엇보다…… 그녀의 글씨가 좋았어.
냉정한 말도 많이 들었지만, 그녀가 교정을 봐줄 때 빨간색으로 써주는 글씨에서 따뜻함이 느껴지는 게 정말 좋았어.

편집 일 자체도 좋아했지만, 어쨌든 그녀와 일할 수 있는 게 기뻤고 즐거워서 연애 대상으로 끌리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지.
그때까지도 낭만적인 연애를 꿈꾸며 쉽게 반하는 성격이었지만, 이거야말로 일생에 한 번뿐인 운명적인 사랑이라고 생각했어.

솔직히 익숙하지 않은 일에 꺾여버릴 것 같은 때도 몇 번이나 있었지만, 그녀에게 칭찬받고 싶어서 그저 열심히 노력한 거야.
전혀 다른 인생을 선택하고, 극단을 떠나온 죄책감도 더해져서 마음이 지치고 힘들어도 일을 계속할 수 있었던 건, 직장에 그녀가 있었던 덕분이야…….
남이 들으면 동기가 불순하다고 하겠지만, 내게는 정말로 소중한 마음의 버팀목이었어.

내 나약함을 이겨내지 못하고 연기를 그만둬버린 것을 후회하고 있던 내게 그녀가 새로운 인생의 빛이 되어준 거야.
그래서 마음이 이어져 결혼하고 사랑스러운 딸들이 태어났을 때는 행복의 절정이었어.

-

[카스미]
나랑 마스미 군은 조금 닮았을지도 모르겠어.
단 한 명의 좋아하는 사람 덕분에 인생이 바뀌었잖아.

[마스미]
……응.

[카스미]
딸이 태어나고 아기 셋을 돌보는 건 정말로 힘들었지만, 무척 행복했어.
그런 때…… 아내의 병이 발견된 거야.

[마스미]
――.

[카스미]
순식간에 악화했지.
자기 몫까지 딸들을 사랑해 달라는 말을 남기고 아내는 이 세상을 떠났어.

[마스미]
…….

[카스미]
너무나 갑작스러운 일이라 나도 죽어버릴까 자포자기할 뻔 했는데, 아내가 남긴 말이 나를 붙잡아줬어.
지금은 나 혼자지만, 두 사람 몫 이상으로 딸들을 온 힘을 다해 사랑으로 키우고 있어.
그게 아내가 바라는 걸 테니까…….
남자 혼자서 일하고 육아를 양립하는 건 솔직히 힘든 일도 많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아내와 딸을 위해서라면 힘이 막 샘솟아.
그녀에게 느낀 일생의 모든 사랑을 생각하면 편집자가 된 초기처럼 뭐든지 온 힘을 다해 노력할 수 있을 것만 같아.

[마스미]
……이해해.
……부인하고 만날 수 없게 돼서 외로워?

[카스미]
음~……. 당시엔 평생 울 거 다 울었고, 지금도 갑자기 외로워지는 일이 있어.
일생에 한 번뿐인 사랑을 한 그 사람에게 마음속으로 아무리 '사랑해'라고 말해도 대답을 들을 수 없는 건 슬프지만…….
평소에는 그럴 틈이 없을 정도로 딸들하고 지내는 하루하루가 즐거워.
그리고 단 한 번뿐인 인생에서 평생에 걸쳐 사랑할 수 있는, 그만큼의 사람을 만난 걸 생각하면 마음이 가득 차거든.
만날 수는 없어졌지만, 그녀를 향한 사랑은 마음속에서 하나도 사라지지 않았어.

[마스미]
그쪽도 연애 마스터야…….

[카스미]
어!? 아니, 내가 연애 마스터라니 과해!
그냥 연애 오타쿠야…… 연애 드라마도 순정만화도 부하의 사랑 얘기도 좋아하는…….

[치카게]
그쪽'도'?

[마스미]
이타루도 연애 마스터.

[치카게]
풋…….

[카스미]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미안해, 이후에 회의가 있어서. 너희는 좀 더 느긋하게 있다 가.

[치카게]
얻어먹는 건 죄송하죠.

[카스미]
신경 쓰지 마. 경비로 처리할 거니까.

[치카게]
감사합니다…… 잘 먹을게요.

[마스미]
……고마워.

[카스미]
나야말로! 또 보자!

[치카게]
…….

[마스미]
…….

[치카게]
카스미 씨, 부인분하고 사별했었구나.

[마스미]
몰랐어…….
물어보지 않는 게 좋았을까?

[치카게]
글쎄…… 즐겁게 얘기한 것 같았는데.

[마스미]
같이 남게 해서 미안해. 돌아가자.

[치카게]
시간 있으면 조금 더 얘기하지 않겠어?

[마스미]
?

[치카게]
지금까지 적당한 거짓말을 잔뜩 해왔으니 믿어줄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소중한 사람을 잃은 적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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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미]
네!? 정말로요!?

[카스미]
"응. 지면 쪽 특집호도 호평이었으니까, WEB 판 'Spotlight'에서도 꼭 특집으로 다루고 싶다는 얘기가 나왔어."
"봄조 제7회 공연 선전도 겸해서 인터뷰하고 싶은데, 괜찮을까?"

[이즈미]
네! 물론이죠!

[카스미]
"앞으로 신작 공연이 있으면 매번 WEB 판 기사로 응원하게 해줘."

[이즈미]
와아, 감사합니다!

[카스미]
"사실은 봄조 전원 인터뷰를 하고 싶은데……. 이런 기사는 대체로 주연하고 준주연의 대담을 실으니까."
"연습 상황이나 공연 내용에 대해 가볍게 인터뷰하면서 촬영도 하고 싶은데, 어때?"

[이즈미]
괜찮아요! 잘 부탁합니다!
――네. 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

[이즈미]
마스미 군, 치카게 씨, 잠시 괜찮을까요?

[마스미]
왜?

[치카게]
무슨 일 있어?

[이즈미]
카스미 씨에게 연락이 왔는데, 이번에 WEB 판 'Spotlight'에 봄조 공연 특집기사를 실어주신다고 해요.
인터뷰랑 촬영을 하고 싶다고 했어요.

[마스미]
알았어.

[치카게]
상관없어.

[이즈미]
그럼 다음 주 같이 나데시코 출판사로 가요!
(마스미 군, 오늘은 제대로 눈을 보고 얘기해주는구나)
(둘이서 얘기해봐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가만히 두는 게 정답이었나)

-

[마스미]
"설마요. 그녀는―― 존재 그 자체로 예술입니다."

[치카게]
"첫사랑이란 건 죄가 무겁군."

[마스미]
"――아, 아니에요! 그냥 어릴 때 본 미라주를 동경해서 마술사를 목표하게 된 것뿐으로――."

[치카게]
"그래그래. 아저씨는 너무 빛나서 눈이 멀 것 같아."

[이즈미]
(응, 마스미 군과 치카게 씨의 대화 호흡도 좋아)
(남은 건 종반 씬이야. 미라주가 산산이 부서지고 모든 게 밝혀지는 클라이맥스……)

[이타루]
"고마워. 미라주를 사랑해줘서."

[마스미]
…….

[이즈미]
(마스미 군……? 쿠굿도의 말을 듣고 키에루가 우는 장면인데……)

[이타루]
"……키에루 군?"

[마스미]
――.
……미안, 한 번 더.

[이타루]
"고마워. 미라주를 사랑해줘서."

[마스미]
――.

[이즈미]
(마스미 군, 역시 움직이지 못하고 있어)
――시간이 다 됐으니까 오늘 연습은 여기까지 하자.

[마스미]
…….

[이타루]
수고했어.

[사쿠야]
수고하셨습니다!

[이즈미]
마스미 군, 방금 그 장면 말인데――.

[마스미]
――미안해, 나 대학 과제를 해야 해서.

[이즈미]
앗…….
(연습 시작 전에는 평범하게 눈을 맞춰줬는데. 역시 무슨 일 있는 건가……)

[치카게]
…….

-

[치카게]
…….

[치카게]
"정말이지, 너는 우수한 제자로군. 마침내 미라주를 뛰어넘었다던데."

[히소카]
…….

[치카게]
……뭐야.

[히소카]
……연습 제대로 하네. 기특해, 기특해.

[치카게]
뭐하는데.

[히소카]
……준주연이라며? 어때?

[치카게]
뭐, 공연 경험도 꽤 쌓았으니까. 연습은 순조로워.
이번 역할은 맞춰서 써준 거라 하기도 쉽고, 지금은 아무 문제도 없다고 한다면 없는 건가…….
마스미가 조금 이상해.

[히소카]
마스미?

[치카게]
연기가 아닌 다른 문제로 고민하는 것 같아. 기분이 가라앉아 있으니까 연기에도 영향이 가.

[히소카]
……준주연이니까 치카게가 얘기를 들어주면 돼.

[치카게]
아니, 아마도 감독님에 관련된 걸 테니까. 내가 먼저 발을 들여놓기는 어렵지.

[히소카]
……왜?

[치카게]
감독님을 향한 마스미의 순애에 내가 참견을 할 수는 없잖아.

[히소카]
???

[치카게]
그러니까, 내가 애정이나 사랑 같은걸――.

[히소카]
……치카게도 있잖아, 애정.
가족을 지키고 싶어 하거나 지금처럼 마스미를 걱정하는 마음도 애정이야.

[치카게]
――.

[히소카]
치카게…… 달라졌어.

[치카게]
히죽거리지 마.
……일단 기회를 봐서 얘기해볼게.

[히소카]
……상담비. 유명 쇼콜라티에 한정 마시멜로.

[치카게]
의기양양하지 마.

-

[카스미]
네, 이제 다 끝났습니다!

[이즈미]
감사합니다!

[카스미]
아~ 본방이 정말 기대돼……!
사쿠야 군 역할도 재밌어 보이고!

[이즈미]
후후. 극장에서 기다릴게요.

[카스미]
그럼 감수랑 게재 일정 말인데――.

[이즈미]
앗, 네――.

[마스미]
…….

[치카게]
마스미, 우리는 먼저 나가 있을까?

[마스미]
……히나모리 카스미.

[카스미]
?

[마스미]
그쪽한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카스미]
응? 뭔데, 뭔데? 뭐든지 물어봐.

[마스미]
――.

[이즈미]
? (뭐지? 마스미 군이 이쪽을 신경 쓰는 것 같은데…… 혹시 들려주고 싶지 않은 건가?)
――그럼 나는 먼저 갈게.

[치카게]
……감독님, 내가 일단 남을게.

[이즈미]
부탁할게요.
(치카게 씨도 마스미 군이 요즘 이상한 걸 신경 쓰고 있었구나)
(막 입단했을 때를 생각하면 정말 큰 변화야. 지금은 치카게 씨한테 맡겨두자)
그럼 카스미 씨, 먼저 가보겠습니다.

[카스미]
응, 수고했어.

-

[마스미]
…….

[카스미]
감독님 앞에서는 물어보기 힘든 거였어?

[마스미]
그쪽 연애에 관해 듣고 싶어.

[카스미]
어!?

[치카게]
마스미, 그렇게 예의 없이…….

[카스미]
이런 아저씨랑 사랑 얘기 해주는 거야!?

[치카게]
――.

[카스미]
사랑 얘기 할 거면 이렇게 지저분한 곳 말고 더 예쁜 가게로 가자!
추천하는 카페가 있어!

[치카게]
일은 괜찮아요?

[카스미]
괜찮아, 괜찮아!
기뻐라아! 사랑 얘기는 오랜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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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카게]
"개인 저택 파티인가."

[마스미]
"그럼 클로즈업 인가요?"

[이타루]
"클로즈업?"

[마스미]
"적은 인원을 상대로 바로 앞에서 보여주는 마술입니다."

[이타루]
"아아, 그렇군. 이번에는 개인 저택이지만 그럴듯한 홀이 있어."
"의뢰인은 리치 머니…… 매년 부호 순위에 오르는 부동산 재벌이야."
"머니 씨는 호사가라서. 사유지에 미술관을 만들어서 전 세계에서 모은 컬렉션을 장식해 둔 것 같아."
"매년 그 컬렉션을 보여주기 위한 파티를 삼일 밤낮 여는데, 이번에는 그 시연에 부르고 싶나 봐."

[치카게]
"솔깃한 이야기가 굴러들어왔군. 받아들이자, 키에루."

[마스미]
"마음대로 정하지 마세요."

[치카게]
"나는 이 사무소 사장이야. 결정권이 있지."

-

[이즈미]
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마스미 군 하고 싶은 말 있어?

[마스미]
다들 자기 역할을 분석해온 건 잘했다고 생각해.
그리고 이번에는 모든 캐릭터가 수상해 보이는 분위기가 있어도 좋을 것 같으니까, 균열 같은 게 필요해.

[치카게]
그렇군.

[사쿠야]
응, 나도 좋아!

[이즈미]
(마스미 군, 정말로 성장했네. 단장으로서 괜히 허세 부리는 것도 없고 모두를 잘 보고 있어)

[마스미]
그럼 그 외에 뭐 없으면 이걸로 끝내자.

[이즈미]
아, 마스미 군――.

[마스미]
――.

[이즈미]
(왠지 도망치듯이 가버렸는데…… 혹시 날 피하는 건가?)

[시트론]
감독님, 마스미랑 까끌하게 됐어?

[이즈미]
까끌해……?

[이타루]
껄끄러워?

[이즈미]
아, 그거구나!

[츠즈루]
얼마 전까지만 해도 평범하게 얘기했던 것 같은데.

[이즈미]
나도 마스미 군이 피할만한 행동을 한 기억은 없는데…….
상황을 좀 보고 둘이서 얘기해볼게. 그럼 먼저 갈게.

[사쿠야]
수고하셨습니다!

[치카게]
…….

[이타루]
…….

[츠즈루]
……괜찮을까요?

[이타루]
감독님이 원인인 게 아니니까.

[시트론]
나 어제 마스미랑 얘기했어.
마스미, 사람으로 고민했어.

[치카게]
사랑인가.

[츠즈루]
저도 마스미가 상담해왔어요.

[사쿠야]
저도요.

[시트론]
마스미 이번 각본에서 첫사랑 상대를 잃는 리퀘스트 했다고 들었어.

[사쿠야]
네? 왜 그런 리퀘스트를…….

[츠즈루]
그게…… 감독님하고 같이 있을 수 없는 꿈을 꿨나 봐.

[이타루]
실연을 두려워한 나머지 네거모드 리턴즈인가.

[츠즈루]
제가 이야기는 자신에게 슬픈 일이 생겼을 때 마음의 버팀목이 된다고 얘기한 탓일지도 몰라요.
역할을 연기하면서 실연을 경험해두고 싶었던 걸지도…….

[이타루]
무슨 마조 플레이야…….

[치카게]
마스미에게는 감독님이 첫사랑이니까 실연 경험도 없겠지.

[츠즈루]
그래서 그 아픔을 마스미 나름 알려고 했던 거 아닐까요.

[이타루]
그럼 이번 역할은 연기하는 거 힘들겠네.

[치카게]
조금 전 리딩은 평범하게 잘했는데, 앞으로는 어떨까.

[사쿠야]
만약에 마스미 군이 힘들 때는 저희가 버팀목이 되어줘요.

[시트론]
맞아. 나 은혜 갚을 거야!

[츠즈루]
그렇죠.

[치카게]
나도 준주연으로서 할 수 있는 걸 할게.

[츠즈루]
그러고 보니 사쿠야가 마스미한테 사랑에 대해 모두에게 물어보라고 권했다며?

[사쿠야]
앗, 네! 저 혼자서는 힘이 되어주기 어려울 것 같아서…….
그리고 사랑은 형태가 다양하니까 모두에게 물어보면 알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치카게]
모두라는 건, 전원에게 물어볼 생각인 걸까?

[이타루]
실화냐.

[시트론]
나는 벌써 대답했어!

[사쿠야]
다음엔 이타루 씨나 치카게 씨겠네요.

[이타루]
……사랑 얘기라. 뭐, 인생 선배로서 얘기할만한 게 조금은 있으려나……?

[치카게]
…….

[이타루]
선배는…….

[치카게]
나한테는 묻지 않을지도. 사랑 얘기는 안 한다고 이미 선언 당했으니까. 기대하는 게 없겠지.
나는 다른 부분에서 마스미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게 생각해볼게.

[사쿠야]
그래도 만약 마스미 군이 사랑에 관해 물어보면 그때는 제대로 대답해주세요.

[치카게]
……만약에, 물어보면.

-

[이타루]
……이 스킬은 이제 최대 상한에 도달했나. 다음은…….
?

[마스미]
…….

[이타루]
마스미. 왜?

[마스미]
……그 게임, 또 하게 해줘.

[이타루]
그 게임? 이거?

[마스미]
아니야. 앨리스 때 같이 했던, 감독님 닮은 캐릭터가 나오는 게임.

[이타루]
아~…… 그거. 대충 앉아서 기다려. 찾아볼게.

[마스미]
…….

[이타루]
있다, 있어. 이거 맞지?
"B5! ~Best! Beauty! Bigbang! Bi소녀!~"

*Mi소녀

[마스미]
응.

[이타루]
그립네, 이 오프닝.
자, 컨트롤러.

[마스미]
이거, 어떻게 하면 실연해?

[이타루]
……그건 역할분석 때문에?

[마스미]
응.

[이타루]
그럼 일단 감독님 캐릭터 루트까지 가이드해줄 테니까 내가 말한 대로 선택해.

[마스미]
알았어.

[이타루]
첫 선택지는 A. 다음은 B.

-

[이타루]
이걸로 감독님 캐릭터 루트에 진입했는데, 이제 어떡할래?

[마스미]
…….

[이타루]
실연하고 싶으면 상대가 싫어할 행동을 하면 돼.

[게임 캐릭터]
"다음에 같이 수족관에 가지 않을래?"

[마스미]
그럼 다음 선택지는…….
"B : 어류는 싫어해서."

[이타루]
그래 그거――아, 잠깐. 이거 커스터마이즈했었지.
지금은 A야.

[마스미]
"A : 돌고래 쇼 보고 싶다!"
……알았어.

[게임 캐릭터]
"미안해, 난 돌고래 싫어해. 역시 수족관은 가지 말자."

[이타루]
거봐.

[마스미]
진짜네…….

-

[이타루]
이제 아마 차일 거야.

[게임 캐릭터]
"계속 친하게 지내줘서 고마워. 앞으로도 좋은 친구로 지내자!"

[이타루]
그렇지?

[마스미]
……넌 실연 마스터야?

[이타루]
그건 계속 연애 마스터로 해줘.
그래서 실제로 실연해보니까 어때?

[마스미]
…….
이건 게임이니까 아무 의미 없을지도 몰라.

[이타루]
그렇지 않아.
인생에서 중요한 걸 게임에서 배워도 되는 거잖아. 나도 지금까지 게임에서 많이 배웠어.
츠즈루도 말했던 것 같은데…… 게임도 이야기도 다르지 않아.
게임 속 이야기에 몰두해서 다른 사람의 인생을 간접 체험 하는 걸로 마음이 움직여.
그 후 자신의 인생에서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어떤 식으로 느낄지 알게 되는 일도 있지.

[마스미]
……외로웠어. 슬펐어.
게임에서 실연하는 거라도 역시 아파.
그래도 전혀 포기하고 싶지 않아.

[이타루]
……마스미답네.

[마스미]
이타루에게 사랑이란 뭐야?

[이타루]
으~음…….
……사랑은, 때로는 깨기 어려운 게임.

[마스미]
뭐?

[이타루]
공략을 보지 않으면 절대로 알 수 없는 함정 루트도 있고, 이 선택지랑 저 선택지 조합은 필수라든가…….
애초에 올캐릭 엔딩 다 보지 않으면 공략할 수 없는 루트도 있고.

[마스미]
……잘 모르겠지만, 연애 마스터 같아.

[이타루]
다시 인정받았습니다.
지금 한 건 게임 이야기지만, 현실도 진짜 깨기 어려운 게임이라고 생각해.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 하고 싶다고 생각해도 헛돌거나 해서 잘 안될 때가 있잖아. 진짜 인간관계는 어렵고 귀찮아.
하지만 몇 번을 게임 오버 하더라도 공략을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 클리어할 수 있을지도 몰라…… 그게 어려운 게임의 묘미지.
뭐, 어쨌든 마스미는 마스미 마음 가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돼.
우리 봄조 모두가, 그렇게 마스미다운 마스미의 버팀목이 되어줄 테니까.

[마스미]
……뭔가, 잘난 듯이 말하고 있어.

[이타루]
인생의 선배니까. 게다가 봄조에서는 네 아빠 역이잖아.

[사랑은, 때로는 깨기 어려운 게임. by 치가사키 이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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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미]
저기, 마스미 군. 잠깐 할 얘기가 있는데 괜찮을까?

[마스미]
?

[이즈미]
실은 남편이 전근을 가게 돼서. 멀리 이사 가게 됐어.
극단도 그만둬야 해서…….

[마스미]
――.

[이즈미]
미안해. 그래도 멀리 있어도 모두를 응원할게.
극단을 잘 부탁해.

[마스미]
――윽.
(안 돼, 가지 마…… 네가 옆에 있어 주지 않으면. 나는 연기도……)

-

[사쿠야]
각본 복사해왔어요!

[이즈미]
좋아, 빨리 읽어보자!
……. (마술사 사제 콤비가 마술쇼를 위해 방문한 저택에서 괴도 소동에 말려드는 이야기……)
(신비한 분위기지만, 조금 애달프고 씁쓸한 라스트야……)

[이타루]
수상한 마술사 스승인 우소 페텐 역할은 진짜 선배한테 딱 맞네.

[츠즈루]
연기하는 사람을 생각해서 쓴 거니까요.
이번엔 다른 멤버들도 구체적인 이미지가 떠올라서 기본적으로 맞춰서 썼어요.
주인공 마술사 스구 키에루가 마스미. 페텐의 오랜 친구로 인형작가 쿠굿도가 이타루 씨, 저택 주인인 대부호 리치 머니 역에 시트론 씨. 부지런한 하인 코마 역에 사쿠야.
그리고 이야기 전개상 형사가 꼭 필요해서 카네시로 형사 역할은 제가…… 역할 분석 열심히 할게요.

[이즈미]
다들 잘 어울려!

[사쿠야]
코마는 내면이 조금 복잡해 보이는데, 열심히 할게요!

[시트론]
난 또 생리적 NG인 부내 나는 역할이야! 이름부터 부내가 풍풍 나!

[이타루]
뭐, 가장 부호 같으니까.

[치카게]
하는 수 없지.

[시트론]
오오~ 전부 기품 넘치는 고귀한 내 탓이야!

[츠즈루]
자랑해요?

[시트론]
마스미, 역할 바꾸자!

[츠즈루]
아니, 저쪽은 주연이라고!

[마스미]
…….

[시트론]
……어쩔 수 없네. 포기할게~

[이즈미]
(마스미 군, 역시 조금 이상해……)
그럼 오늘은 각자 각본을 세심하게 읽고 역할 이미지를 만들자.
내일부터 바로 리딩을 시작할게.

[사쿠야]
네.

[츠즈루]
네.

-

[마스미]
…….

[시트론]
…….
벽에는 미미, 문에는 메어리…….

[마스미]
……배후에 시트론 이잖아.

[시트론]
마루 밑에 모리스, 지붕 밑에 하늘다람쥐…….

[마스미]
왜 마지막만 하늘다람쥐야.
무슨 일인데?

[시트론]
아까 각본 읽을 때 상태가 신경 쓰였어.
혹시 키에루의 첫사랑 결말을 읽고 걱정 주입했어?

[마스미]
……감정이입?

[시트론]
그거야!
너버스가 된 줄 알았어.

[마스미]
……그건 내가 츠즈루한테 리퀘스트 한 거야.

[시트론]
마스미가? 왜?

[마스미]
…….
……시트론에게 사랑이란 뭐야?

[시트론]
……사랑? …….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행하는 일은 언제나 선악의 저편에 있다》

[마스미]
……뭐?

[시트론]
옛날 철학자가 한 말이야. 사랑은 최강, 위대하지.
마스미가 항상 감독님을 향한 사랑을 위해 똑바로 노력하는 걸 봐왔어.
지금이니까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조금 부럽다고 생각한 적도 있어.
내가 자흐라에 있을 때는 가이와 탄제린에게 그렇게 똑바로 사랑을 전할 수 없었으니까. 내 위치를 생각하고 세이브했지.
그래서 자기가 생각한 대로 행동하는 마스미가 무척 눈부셨어.
물론 그 때문에 다른 멤버와 부딪치는 일도 있었지.

[마스미]
…….

[시트론]
그래도 다들 마스미의 그런 한결같은 모습을 좋은 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거야.

[마스미]
……그러고 보니 창단 공연 때 왜 나한테 말을 건 거야? 앞으로 서로에 대해 많이 알아갈 거라고…….

[시트론]
마스미는 누군가를 향한 사랑으로 삼각 관계없이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야.
그 사랑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향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마스미]
삼각…… 손득?

[시트론]
그거야. 다른 사람들에게 마스미의 사랑 향한다면, 분명 모두와 친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마스미]
내 사랑은 지금도 옛날에도 감독님만의 것이야.

[시트론]
정말 그래?
지금은 마스미의 사랑을 감도 좋게 수신할 때가 있어.

[마스미]
자의식과잉.

[시트론]
콰르텟 때도 마스미 덕분에 탄제린에게 똑바로 사랑을 전할 수 있었어. 정말로 감사하고 있어.
그때의 은혜를 갚기 위해 이번에는 내가 전력으로 마스미를 서포트할게!
내 러브를 마스미에게 부딪칠 거야~!

[마스미]
짜증 나.

[시트론]
사랑은 최강이야.
사랑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상식을 깨고 터무니없는 짓도 할 수 있지.

[마스미]
사랑은, 최강…….
…….

[사랑은 최강, 위대하다. by 시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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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미]
……. (오늘은…… 나랑 감독님의 결혼식이야……)
――. (왜 하얀 턱시도가 아니지? 빨리 갈아입어야――)

[이즈미]
…….

[마스미]
(기다려―― 바로 갈아입고 그쪽으로 갈 테니까――)

[모르는 남자]
…….

[마스미]
(아니야. 네 옆에 서는 건 나일 텐데)
(응? 네가 나만을 봐주지 않는다면, 나는 무엇을 위해……)

-

[마스미]
――윽. 하아, 하아…….
…….

-

[츠즈루]
…….
……좋아, 이러면 됐다. 이제 이 부분을…….

[마스미]
…….

[츠즈루]
……마스미, 진짜로 어디 아픈 거 아니지?

[마스미]
……괜찮아.

[츠즈루]
그러면서 아침부터 계속 이불 뒤집어쓰고 있잖아.

[마스미]
괜찮아.

[츠즈루]
……진짜야?
아, 그렇지. 저기, 이번 각본에 뭐 리퀘스트 없어?

[마스미]
…….

[츠즈루]
마술사 테마 외에 넣고 싶은 요소라던가.

[마스미]
……요소라면, 어떤 거?

[츠즈루]
배틀이나 연애 같은 거.

[마스미]
연애…….
츠즈루에게 사랑이란 뭐야?

[츠즈루]
어?
뭐, 뭐야, 갑자기.

[마스미]
사쿠야가 사랑의 형태는 사람마다 다르니까 모두에게 물어보라고 했어.

[츠즈루]
그거 혹시 감독님에 관한…….

[마스미]
?

[츠즈루]
아니, 아무것도 아냐.
사랑이 뭐냐고 물어봐도…… 질문이 너무 추상적이라 어려운데.
애초에 연애경험도 그렇게 많지 않고…….

[마스미]
그래도 쓰는 것만은 많이 경험했잖아.

[츠즈루]
쓰는 것만이라니……! 실례야!
애초에 극단에서 연애물 그렇게 많이 안 썼는데…… 아, '천사를 가엾이 여기는 노래.'에서 미카엘이 사랑을 했지.

[마스미]
네가 그런 사랑을 했던 거야?

[츠즈루]
그건 노코멘트.
그래도 그때는 집필 전에 연애물 영화 같은 걸 많이 보고 인풋 했어.
아름답고 덧없는 천사의 세계관에 비련이라는 테마가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거든.

[마스미]
비련…… 미카엘도 결국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놈하고 맺어졌어.

[츠즈루]
도?

[마스미]
…….
감독님이 이후에 다른 사람하고 맺어질지도 모른다거나, 이후 인생에서 같이 있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만으로도 괴로워.
마음이 아파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
미카엘은 왜 그녀가 다른 놈하고 맺어진 뒤에도 그녀를 도와주려고 생각한 거야?

[츠즈루]
그건…… 그게 미카엘의 사랑이었으니까 그렇지.

[마스미]
…….

[츠즈루]
마스미, 감독님하고 무슨 일 있었어?

[마스미]
……감독님이 다른 놈하고 결혼하는 꿈을 꿨어.
만약에 그런 일이 일어나면, 나는 견딜 수 없어서 죽을지도 몰라.

[츠즈루]
야…….
감독님이 다른 사람하고 결혼이라…… 뭐, 확실히 상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아마 그런 때를 위해서 이야기가 있는 걸 거야.

[마스미]
무슨 말이야?

[츠즈루]
일생에 걸친 사랑을 했는데 보답 받지 못하는…… 그런 이야기가 많이 있어.
분명, 많은 사람이 현실에서 경험하는 일이니까 이야기로 남아있는 게 아닐까.
나한테 일어날 수도 있는 괴로운 일을 미리 경험할 수 있다고 해야 하나…….
그렇게 남아있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런 마음을 경험하는 건 자기 혼자가 아니란 것도 알 수 있고…….
자기 자신에게 슬픈 일이 생겼을 때 마음의 버팀목이 되어주기도 하니까. 그게 이야기의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해.
내가 존경하는 극작가도 전에 이런 말을 했어.

[마스미]
…….

[츠즈루]
으음…… 그래서 처음에 물어본 거 말인데――.
참고로 이건 마스미의 연애에 한정된 게 아니고 작가의 시점에서 얘기하는 거기도 해.
설령 보답 받지 못하는 사랑이라도 내게는 무척 아름답게 보여서 천사 각본을 썼어.
마스미의 한없이 올곧고 변함없는 사랑도 똑같이 생각해.
그래도 뭐, 너는 전혀 단념할 생각 없잖아?

[마스미]
당연하지.

[츠즈루]
미카엘과는 다르게 미래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니까.

[마스미]
……리퀘스트 정했어.

[츠즈루]
다음 각본?

[마스미]
응. 나는 첫사랑을 한결같이 이어가는 설정이 좋아.

[츠즈루]
그렇군. 극중 상대에게 감독님을 향한 연심을 투영해서 연기한다는 건가.

[마스미]
그리고…… 그 첫사랑 상대를 잃어버리는 전개로 가줘.

[츠즈루]
뭐?
잃어도 되겠어?

[마스미]
응.
…….

[설령 보답 받지 못하는 사랑이라도, 아름답다. by 미나기 츠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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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남자]
……――.

[이즈미]
후후, 그래. 모두에게 제대로 소개해 줘야지.

[마스미]
……감독님, 누구야, 그 녀석.

[이즈미]
아, 마스미 군. 있잖아, 나 이번에 이 사람하고 결혼해.

[마스미]
――. (감독님이 내가 아닌 다른 놈을 고른다고……? 그런 건 절대 인정할 수 없어)

[이즈미]
물론 앞으로도 감독으로서 열심히 노력할 테니 잘 부탁해!

[마스미]
――.

[이즈미]
MANKAI 컴퍼니가 더욱더 성장하기 위해서 마스미 군의 활약을 기대할게.
그럼 안녕.

[마스미]
(기다려…… 네가 다른 남자와 맺어진다면, 나는……)

-

[마스미]
――윽. 하아, 하아…….
꿈…….
……목말라.

-

[마스미]
…….

[이즈미]
앗, 좋은 아침, 마스미 군. 빨리 일어났네.

[마스미]
!!

[이즈미]
난 다음 공연을 생각했더니 눈이 일찍 떠져서 일어났어.
어떤 공연이 될까 기대된다.

[마스미]
…….

[이즈미]
마스미 군?

[마스미]
너…… 언젠가 결혼할 거야?

[이즈미]
어!?
(결혼해줘, 가 아니라 결혼할 거야???)
그야 뭐, 언젠가는 할 수도 있겠지만, 모르는 일이지…….

[마스미]
――.

[이즈미]
그래도 어디까지나 언젠가…… 하는 느낌이고, 지금은 생각 없어.

[마스미]
――.

[이즈미]
앗, 마스미 군!?
(무슨 일이지……?)

-

[마스미]
……. (감독님이 결혼…… 어쩌면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그러면 나는……? 이 극단에 남아? 연기는? 배우는?)
……. (감독님은 내 성장으로 이어지는 목표를 가지라고 했는데…… 내게는 그 녀석이 모든 원동력이야)
(전보다 깊게 생각하고 배우로도 성장했어. 연기도 순수하게 즐기고 있어)
(하지만…… 결국 전부 그 녀석을 위해서야)
(만약 감독님이 내가 아닌 다른 남자만을 보게 된다면…… 그래도 나는 배우를, 연기를 계속할 수 있을까?)
――. (모르겠어. 그런 미래는…… 생각하고 싶지 않아)

-

[???]
――군! 마스미 군!

[마스미]
?

[사쿠야]
괜찮아? 무슨 일 있어?

[마스미]
……별로.

[사쿠야]
어제 미팅에서도 멍하니 있었잖아. 뭔가 고민이 있는 거라면――.

[마스미]
……사쿠야, 언젠가 결혼할 거야?

[사쿠야]
뭐어!? 겨, 결혼!?
결혼이라니, 그 결혼 말이지? 내가 결혼!?

[마스미]
……물어볼 상대를 잘못 골랐어.

[사쿠야]
앗, 자, 잠깐만 기다려! 생각해볼게!

[마스미]
…….

[사쿠야]
으~음, 지금 당장이 아니라 미래 얘기인 거지?

[마스미]
응.

[사쿠야]
으~음…… 솔직히 전혀 상상이 안 되지만…….
난 어릴 때부터 따뜻한 가정을 동경했었어. 가족이 다 함께 모여 웃으면서 식사하고, 놀러 가기도 하고…….
그저 막연히 동경하기만 할 뿐이었는데, 이 극단에 들어와서 내가 바라던 가족이란 이런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됐어.
나는 마스미 군처럼 정열적인 사랑은 한 적 없지만…….
극단 사람들처럼 계~속 같이 있고 싶은, 가족이 되고 싶은 상대를 만나게 된다면 결혼하고 싶어질 것 같아.

[마스미]
…….

[사쿠야]
……그러고 보니 내가 알바하는 탁아소에서 카스미 씨 딸을 맡아주고 있는데…….
아빠의 이런 점은 안 된다든가, 이런 점은 좋아한다든가 여러 가지 말을 해줘.
좋은 점도 나쁜 점도 알고서 말할 수 있는 건 근사하지.

[마스미]
그게 사쿠야의 이상적인 사랑……?

[사쿠야]
아, 사랑이라…… 조금 부끄럽지만, 그럴 거야.
마스미 군처럼 한결같은 마음을 전하는 사랑도 근사하고…….
사쿄 씨나 유조 씨처럼 엄하게 말하지만, 마음으로는 상대를 위해주는 사랑도 고마워.
사랑의 형태는 분명 사람마다 달라서 각자의 전달방식이 있는 거지.

[마스미]
내 사랑은…….
…….

[사쿠야]
왜 그래?

[마스미]
내 사랑을 잘 모르겠어서 잠깐 생각 좀 했어.

[사쿠야]
뭐어어!? 마스미 군이!?

[마스미]
…….

[사쿠야]
그래…… 마스미 군은 언제나 감독님을 향한 사랑에 망설임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고민하기도 하는구나.
나는 아직 연애를 잘 모르니까 어떻게 말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방금 말했던 것처럼, 사랑에도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어떨까?
봄조 모두 마스미 군에게 애정을 가지고 있을 테니까 분명 힘이 되어줄 거야.

[마스미]
참견이야.
……그래도 고마워, 사쿠야.

[사쿠야]
으, 응!
공연 반드시 성공하자!

[마스미]
…….

 

[사랑의 형태는 분명 사람마다 다르다. by 사쿠마 사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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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미]
……. (빈자리가 없어……)

[마도카]
――.
여기 앉아.

[마스미]
……고마워.
각본 쓰고 있네. GOD 극단 꺼?

[마도카]
응. 요즘에는 GOD 극단 연습실에도 자주 견학 가고, 다시 연극에 관한 걸 공부하고 있어.

[마스미]
흐응…….

[마도카]
연기 대결에서 져서, 하루토 씨와 시후토는 물론이고 GOD 극단 전체가 다시 힘내고 있어.
다들 적극적으로 연습에 힘쓰고, 카미키자카 씨도 좋은 의미로 분위기가 변했어.
그쪽은 어때?

[마스미]
다음 봄조 공연 주연으로 결정됐어.

[마도카]
그렇구나. 축하해.

[마스미]
그 녀석을 위해 열심히 할 거야…….

[마도카]
그 녀석?

[마스미]
감독님 말이야.

[마도카]
감독님을 위해 열심히 하는 거구나?

[마스미]
내가 연극을 시작한 건 그 녀석을 위해서니까. 전보다 훨씬 좋은 연기를 해서 다시 반하게 할 거야.

[마도카]
바, 반해……?

[후쿠나가]
그것참 훌륭하군!
사랑의 홍련의 불꽃이 네 연기를 연마시킨다는 거구나!

[마도카]
!?

[후쿠나가]
올해 축제에서 하는 연극도 꼭 그 감독님을 초대하도록 해!

[마스미]
안 나간다고 했잖아.

[후쿠나가]
이카루가 군! 그를 위해서도 그리고 감독님을 위해서도 훌륭한 각본을 써야겠지!

[마도카]
아니, 저도 아직 쓴다고는…….

[후쿠나가]
또 그런다!

[마스미]
하아…….

[후쿠나가]
연기를 시작하는 계기가 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배우로서 더욱 높은 곳을 목표로 하다니, 정말로 드라마틱하구나!

[마도카]
……그럼, 만약에 감독님을 만나지 못했으면 마스미는 연기를 안 했겠구나.

[마스미]
나랑 감독님이 만나지 못하는 세계라니, 있을 수 없어. 둘이 만나는 건 운명이니까.
내가 그 녀석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배우가 됐을 때 나랑 그 녀석은 맺어질 거야…….

[후쿠나가]
휘유.

[마도카]
너 정열적이구나…….

[후쿠나가]
네가 그렇게 푹 빠진 걸 보아하니, 감독님이라는 사람은 무척 매력적인 사람인가 보군.

[마스미]
당연하지. 카레를 좋아하고 항상 뭐든지 열심히 하고 다정하고 카레를 좋아하고 연극을 좋아하고 카레를 좋아해.

[마도카]
카레를 정말 좋아하는구나…….

[후쿠나가]
그래도 상대가 그렇게 멋있으면 남자친구로서 좀 걱정되지~

[마스미]
……아직 사귀고 있지 않아.

[후쿠나가]
뭐!? 우스이 군에게 반하지 않다니, 남자친구 있는 사람이야?

[마스미]
……없어.

[후쿠나가]
네가 그렇게 정열적으로 대시하면 나 같으면 넘어갔을 텐데~

[마스미]
너한테는 대시 안 해.

[후쿠나가]
말이 그렇다는 거지!
그러니까 다른 사람 있는 거 아닌가 싶어서.

[마스미]
(감독님이 다른 남자랑 맺어진다고……?)
――. (그럴 리 없어…… 절대로)

-

[이타루]
마스미가 주연이면 앨리스 속편을 써도 되겠네. 이상한 나라의 청년 앨리스Ⅱ.

[사쿠야]
지금까지 속편을 한 적은 없으니까요. 그런 것도 새롭겠어요!

[츠즈루]
이제 토끼귀는…….

[시트론]
그럼 강아지귀는 어때? 고양이귀는 여름조가 가져갔으니 강아지귀는 뺏길 수 없어.

[이타루]
동물귀 시리즈 신작인가…….

[츠즈루]
그런 시리즈 만든 적 없어요!

[치카게]
마스미는 난투도 잘하니까 그런 쪽으로 살려보는 건 어때?

[이즈미]
봄조는 배틀물도 별로 없었고, 괜찮을 것 같네요!

[마스미]
…….

[츠즈루]
마스미? 무슨 일 있어?

[마스미]
딱히…….

[이즈미]
?

[이타루]
마스미가 잘하는 걸 살린다면, 그 외에는…….

[사쿠야]
앗! 마술사는 어때요!? 치카게 씨한테 마술을 배우고 있잖아요.

[치카게]
그렇군. 연습 성과를 보여줄 수 있겠어.

[츠즈루]
한 적 없는 테마기도 하고, 명랑한 봄조 분위기와도 맞아서 좋을 것 같아요.

[시트론]
콰르텟에서는 연기하면서 라이브로 연주했는데, 이번에는 마술을 볼 수 있겠어.

[이즈미]
재밌겠다!

[이타루]
마술이면 준주연은 선배인가?

[사쿠야]
사제 콤비네요!

[츠즈루]
괜찮지 않아요?

[시트론]
찬성이야!

[치카게]
나도 딱히 상관없어.

[마스미]
…….

[이즈미]
마스미 군은 이걸로 괜찮아?

[마스미]
――응.

[이즈미]
(왠지 멍해 보이는데, 괜찮을까……?)

[츠즈루]
그럼 그걸로 플롯 생각할게요.

[이즈미]
응, 잘 부탁해.

-

[마스미]
…….

[치카게]
마스미, 괜찮겠어?

[마스미]
?

[치카게]
감독님 전용 마술쇼를 위해 연습한 거잖아.
무대 위에 서면 감독님 외에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여주게 되는데.

[마스미]
아…… 됐어.
다른 누가 보더라도, 감독님에게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할 거니까 문제없어.

[치카게]
안정적이네.

[마스미]
끝이야?

[치카게]
아…… 뭐, 납득하고 있다면 됐어.

[마스미]
…….

[치카게]
(아까부터 아무래도 상태가 이상한데…… 마스미니까 분명 감독님이 관련된 거겠지)
(연애는 전문이 아닌데……)
……다음 공연 잘 부탁해.

[마스미]
응.

-

[이타루]
……우와, 로딩 느려.

[치카게]
…….

[이타루]
아, 마스미는 어땠어요?

[치카게]
마스미?

[이타루]
말 걸려고 갔잖아요?

[치카게]
잘 보고 있네.

[이타루]
아버지니까요.

[치카게]
그리고 나는 할아버지인가.
일단은 괜찮아 보였는데, 글쎄…… 손자한테는 용돈이라도 주면 되는 건가?

[이타루]
그 손자한테는 효과 없을걸요. 감독님 브로마이드 같은 게 아니면.

[치카게]
그렇겠네. 뭐, 준주연이니까 되도록 신경 써서 대화해볼게.

[이타루]
부탁할게요.

[치카게]
그러고 보니 앨리스 때는 어땠어? 네가 준주연이었잖아.

[이타루]
아~…… 서로 이해할 수 없다는 걸 이해했어요.

[치카게]
그게 뭐야.
뭐, 나도 그렇게 될 것 같네.

[이타루]
아니…… 선배는 의외로 무난하게 잘 통하지 않을까요.
근거는 없지만, 뜻밖의 공통점을 발견하거나 해서요. 평소에도 마술 가르쳐주고 있고.
기본적으로 드라이한 점도 좀 닮았고.

[치카게]
기본적으로라. 나이차도 있고…… 어떨지.
무엇보다 마스미가 가장 고민할법한 연애에 관련해서는 전혀 닮지도 않았고 도움이 될 것 같지도 않아.

[이타루]
그러고 보니 봄조를 막 결성했을 때쯤에 마스미가 실연하고 풀이 죽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다 같이 사랑 얘기 했었어요.

[치카게]
사랑 얘기라…….

[이타루]
선배도 하면 되지 않아요?

[치카게]
진심으로 하는 소리야?

[이타루]
뭐, 별로 재밌는 얘기는 나올 것 같지 않지만요.

[치카게]
네가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게다가 저번에 나랑은 사랑 얘기 할 생각 없다고 확실하게 말하더라.

[이타루]
하하. 마스미 잘 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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