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
그럼 지금부터 이사회를 시작하겠다. 새 멤버는 이미 소개했고, 플뢰르상 재정비를 위해 새로이 조언자를 초대하게 됐다.

[유키오]
――타치바나 유키오입니다. 일본을 떠난 후에도 연극에 종사했습니다.
새로운 플뢰르상이 연극계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다하고 싶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이사장]
나는 내년도에 이사장직을 내려놓은 후에도 가능한 한 전력으로 서포트할 생각이지만…….
앞으로의 플뢰르상은 새 멤버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자유로운 형태로 변화시켜주길 바란다. 연극에 대한 사랑과 성의를 가진 자네들을 신뢰하네.

[유키오]
그 말씀에 기대서 한마디 해도 괜찮을까요?
저도 전부터, 전국의 훌륭한 연극을 이사회 멤버만으로 찾아서 노미네이트 하는 방법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역시 연극은 극장에 발걸음하고 방송을 봐주시는 관객들을 위해 있다고 생각해요.
이 내용을 포함해서 심사에 관한 아이디어가 조금 있어서, 다음 이사회까지 초안을 정리해서 제출하겠습니다.

[이사장]
꼭 부탁하지.

[레니]
……네가 말하는 아이디어는 안 좋은 예감밖에 안 들어.

[유키오]
초안 만드는 걸 도와달라고 할 생각이었으니까 레니한테는 가장 먼저 말해줄게.

[레니]
……그거 고맙군.
뭐, 어떤 형태가 되든 이사와는 별개로 GOD 극단으로서 대상 수상을 노리는 것에는 변함없어.

[유키오]
그렇게 나와야지.
……그보다 말이야, 우리도 또 새로운 극단 만들까? 연극에 나이 제한 같은 건 없다고 증명하고 싶잖아!

[레니]
진심이야?

[유키오]
응, 앞으로도 미국을 왔다 갔다 하게 되겠지만, 여기서도 새로운 극단을 세우려고 해.

[레니]
……너 혹시 초대 멤버를 모을 생각이냐?

[유키오]
당연하지! MANKAI 컴퍼니는 이제 그 애들 거니까 우리 극단은……. '완숙 컴퍼니' 어때?

[레니]
……하아.
옛정을 생각해서 GOD 극단이 한가할 때 정도는 도와주지.

[유키오]
역시 레니야!

[레니]
단, 극단명이 그게 아니라면.

[유키오]
어어?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했는데…….

[레니]
그런데 너, 그 이마는 왜 그래?

[유키오]
아내가 집에 들여보내 주지 않아서…… 삼일 밤낮으로 사과했더니, 최종적으로 시끄럽다면서 현관문을 열어줬어.

[레니]
부딪친 건가…….

[유키오]
그리고 더 열심히 사과하고 용서받았어. 말려들게 해서 계속 고생하게 한 만큼 앞으로 최선을 다해 갚아야지.

[레니]
그렇게 말하면서 또 극단 만들고 바빠질 거잖아.

[유키오]
그렇지. 그 얘기를 했더니 질렸다는 표정으로 마음대로 하라더라. 그래도 자식도 훌륭하게 자립했으니까 한가할 때는 도와주겠다고 했어.
소중한 가족을 진심으로 아껴야겠다고 생각했어. 물론 내가 여기로 돌아올 수 있게 해준 소중한 파트너도 말이야.

[레니]
……흥. 너는 이제 파트너가 아니라 라이벌이야.

-

[츠즈루]
정장은 익숙하지 않아서 갑갑해.

[쿠몬]
무대 위에서 의상 입는 거랑은 또 달라서 왠지 긴장돼.

[이타루]
그래?

[치카게]
아무 느낌이 없군.

[유키]
역시 회사원.

[사쿠야]
오른쪽, 왼쪽, 오른쪽, 왼쪽…….

[츠무기]
사쿠야 군, 괜찮아?

[사쿠야]
수, 수상할 때는 어느 쪽 손부터였죠?

[반리]
진정해.

[텐마]
공연할 때보다 더 긴장했네.

[츠무기]
이번에는 특별하니까.

[이즈미]
(정말로 다들 근사해졌어…… 하지만 아직 긴 여행을 하는 중이야. 다음에는 꼭 신생 MANKAI 컴퍼니 다 같이 플뢰르 대상을 받고 싶어)
(진정한 의미로 모두가 만개로 꽃피는 미래를 목표로,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야지)

[사회]
MANKAI 컴퍼니 대표자는 앞으로 나와주십시오.

[반리]
가자.

[사쿠야]
으, 응!

[텐마]
――감독님, 우리를 지켜봐 줘서 고마워.

[반리]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감독쨩 덕분이야.

[츠무기]
앞으로도 계속해서 잘 부탁해요.

[사쿠야]
감독님, 다녀올게요!

[이즈미]
다녀와!
(여기서 끝이 아니야. 앞으로도 계속 모두 함께 연극 세계에서 살아갈 거야)
(모두가 무대 위에서 꽃피는 모습을 앞으로도 계속 지켜볼게)

[사쿠야]
최종일, 수고하셨습니다!

[이즈미]
수고했어!

[시트론]
건배야~!

[반리]
역시 여기도 24명 모이니까 좁네.

[이즈미]
그, 그렇지…… 움직이는 게 힘들어.

[츠즈루]
마스미, 거기 너무 끼어들었잖아.

[마스미]
감독님 옆은 양보 안 해.

[타이치]
하지만 왠지 그리운 느낌이 들어여!

[쿠몬]
돌아왔다는 느낌이야.

[사쿄]
……술 바리에이션이 유난히 늘었는데.

[아즈마]
모두와 마시려고 여러 가지로 준비했더니 늘어났어.

[타스쿠]
요리도 양이 엄청나.

[오미]
미모자 피자 구웠어.

[치카게]
아직 더 있구나? 굉장한걸.

[가이]
오랜만이어서 실력을 발휘해 준비해봤다.

[오미]
모두가 좋아하는 걸 먹여주고 싶으니까요. 디저트도 많이 있어.

[쥬자]
맛있어 보임다.

[타이치]
많이 먹을게여!

[유키]
그러고 보니 삼각성인 방에 삼각도 증식했지.

[미스미]
나도 이것저것 모았는데, 모두가 삼각을 선물해줬어~
텐마랑 무쿠도 많이 줬지~

[유키]
너희가 원인이냐.

[텐마]
어쩔 수 없잖아! 삼각을 발견하면 삼각삼각하고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서…….

[무쿠]
나도 모르게 집어 들게 되지.

[카즈나리]
맞아 맞아! 기숙사에 돌아갈 때를 위해서라고 생각하게 되잖아.

[호마레]
나도 이날을 위해 시를 써 모았네. 식후에는 시 낭독회를 열지 않겠나!

[히소카]
……자유 참가로.

[타스쿠]
그건 그렇고 역시 기숙사에 있으니 차분해지네. 집에 있으면 형이 좀 시끄러워서.

[츠즈루]
저희도 인원수가 많은 건 똑같지만, 조그만 애들이 빨빨거리고 다녀서요.

[미스미]
맞아, 다 같이 종이비행기 만들자!

[텐마]
지금!?

[타스쿠]
빨빨대는 건 똑같지 않아?

[아즈마]
이렇게 떠들썩한 것도 왠지 기뻐.

[츠무기]
맞아요. 안심돼요.

[가이]
기숙사를 비운 동안 안마당 화초는 괜찮았나?

[츠무기]
감독님이 돌봐준 덕분에 쌩쌩해요.

[이즈미]
빈집은 잘 지키고 있었어요!

[유키]
다들 여전하네.

[무쿠]
떨어져 있었다고 해도 잠시였으니까.

[아자미]
스킨케어로 피부에 차이가 나지만. 이타루 씨 계속 밤새웠지?

[이타루]
들켰네.

[아자미]
그리고 사쿄랑 쥬자 씨는 집중 케어조야.

[쥬자]
――.

[사쿄]
……칫. 여전히 눈치 빠른 놈이야.

[이즈미]
(정말로 이렇게 모두 함께하는 일상이 돌아온 게 기뻐)

[지배인]
아, 슬슬 중계가 시작할 거예요!

[사회자]
"그럼, 플뢰르상 이사회 기자회견을 시작하겠습니다."

[이즈미]
비밀엄수 의무가 있어서 자세한 건 말 못 하지만, 중요한 발표를 하니까 꼭 봐달라고 연락이 왔었지.

[텐마]
일부러 극단에 연락한 건 왤까.

[치카게]
아마다테 사건과 관련 있는 거 아닐까?

[이사장]
"이번에 있었던 이사회 중추 멤버였던 아마다테 케이쥬의 불상사에 대해……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려 깊이 사죄드립니다."
"이사회는 연극계의 발전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해 운영해왔습니다. 하지만 아마다테 케이쥬 씨가 이사라는 직분을 사리사욕을 위해 이용해온 사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전일 발표한 대로 플뢰르상 이사회의 운영방침을 발본 재검토하게 되었습니다. 차기 재개를 목표로 재정비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한, 당기 플뢰르상에 관해서는 정식으로 중지를 결정했습니다."

[이즈미]
(……역시 그렇게 되는구나)

[이사장]
"지금까지의 플뢰르상은 이사회 내부회의를 통해 그해 화제가 된 우수한 연극을 노미네이트해 대상 심사를 시행했습니다."
"하지만 이사회의 신뢰가 흔들린 지금…… 역사 있는 플뢰르상 심사를 이사회에서 맡는 것에 여러분의 이해를 얻을 수 없을 것이라는 결론에 다다랐습니다."
"저는 이번 책임을 지고 사임하지만, 떠나기 전에 한가지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번 사건은 연극계 전체에 마이너스 이미지를 심어주는 큰 사건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피해자인 극단이 행한 연극의 라이브 방송과 그 후의 공연은, 연극의 훌륭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습니다."
"연극의 훌륭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 MANKAI 컴퍼니에게…… 당기 한정 플뢰르 특별상을 내려주려 합니다."

[이즈미]
뭐……?

[사쿠야]
특별상……?

[이즈미]
(봐, 봐줬으면 한다는 게…… 이거야!?)

[카즈나리]
플뢰르 특별상 수상이래! 어떡해!

[미스미]
굉장해! 해냈어~!

[텐마]
설마 이런 형태로 수상할 줄이야.

[타이치]
어쨌든 축하해야죠!

[츠무기]
그 방송이 그만큼 사람의 마음을 울렸다는 거야.

[사쿠야]
기뻐요!

[가이]
일단 이걸로 목표 달성이라 생각해도 괜찮지 않을까?

[반리]
초대조에게도 알려줘야겠네.

[이즈미]
굉장해, 다들 축하해!
(이제 플뢰르상은 못 탈 거라고 생각했는데――)

[사쿄]
이놈들이, 무슨 대상 탄 듯한 표정을 짓고 있어. 이건 어디까지나 특별상이라는 걸 잊지 말아라.

[지배인]
그러고 보니 상금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쿠몬]
앗! 혹시 특별상이니까 받을 수 없나……?

[타스쿠]
받는다고 해도 전액은 아니겠지.

[지배인]
그럴 수가……!

[사쿄]
공연 환불이니 극장 수리니 또 빚이 늘어났어. 특별상 상금을 전부 변제로 쓴다고 해도 부족해.
너희는 앞으로도 공연을 올리면서 돈을 벌어줘야겠다!

[이타루]
전에도 들었던 말이…….

[사쿄]
알겠어? 중요한 건 질서, 절약, 절제 생활로 돌아가는 거고 이러니저러니 어쩌고저쩌고…….

[쿠몬]
모처럼 특별상을 탔는데~

[이즈미]
그러는 사쿄 씨도 눈이 조금 촉촉한데요!

[사쿄]
무슨…… 이건 아니야!

[카즈나리]
뭐, 돈은 제쳐두고 수상은 기쁘니까 지금은 축하해야지!

[타이치]
맞아여! 수상에 앞서 전편과 후편 주연이 한마디 해주세여!

[사쿠야]
어? 어?

[반리]
난가. 확실히 사쿄 씨 말대로 우리가 탄 건 이레귤러인 특별상이야. 플뢰르상 대상은 앞으로도 노려야 할 목표고, 아직 도달하지 못했어.
하지만 지금은 극단원 전원이 함께 이룬 상을 축하하며 신나게 놀아보자!

[미스미]
오오~!

[타이치]
이예~!

[반리]
그럼 다음 사쿠야.

[사쿠야]
저, 저기――!

[이즈미]
천천히 해도 돼.

[사쿠야]
저기…… 반리 군 말대로 저희가 목표로 하던 플뢰르상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모두 함께 노릴 수 있는 골이 남아있는 건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함께 여행할 수 있다는 거니까…….
시간은 점점 흘러가고, 앞으로 아직 무슨 일이 있을지는 알 수 없어요. 어쩌면 언젠가는 초대 여러분처럼 뿔뿔이 흩어지는 일이 있을지도 모르죠.
지금을 소중히 여기고 싶으니까, 슬픈 마음이 드는 게 싫어서, 영원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던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이번에, 한 차례 흩어졌는데도 다시 한번 모두 모여서 MANKAI 극장 무대 위에 설 수 있었어요. 딱 붙어 서서 커튼콜을 하면서, 누구 한 사람 빠지는 일 없이 24명 전원이서――.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가족 같은 모두와 함께 이뤄낸 기쁨은 분명 영원히 빛바래지 않을 거예요.
저희는 함께 무대에 선 한순간을 평생 잊을 수 없는 영원으로 바꿨다고 생각해요. 절대로 빛바래지 않을 이 마음을 안고, 앞으로 또 괴로운 일이 생기더라도, 우리는 분명 끝까지 함께 걸어갈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분명 지금 피워낸 꽃과는 색이 다른 더 예쁜 꽃을 무대 위에서 만개할 수 있을 거예요.
그렇죠? 감독님!

[이즈미]
……응, 그럴 거야.
(……분명, 꽃은 지기 때문에 아름다워. 정말로 영원한 건 없으니까 새로운 씨앗을 남기고 몇 번이고 화려하게 피는 거야)
(앞으로 모두, 오늘보다 더욱더 커다란 꽃을 만개할 거야. 모두의 그런 모습을 앞으로도 지켜봐야지!)

[사쿠야]
"감사합니다!"

[반리]
"감사합니다!"

[카부토]
……. (슬슬 시간이 됐나……)

[아마다테]
…….

[카부토]
……의외로 잘 지내는 것 같네.

[아마다테]
무슨 일로 왔지?

[카부토]
아버지는 좀 더 발버둥 칠 줄 알았어.

[아마다테]
아들에게 배신당했는데 그 자리에서 무엇을 하든 소용없었겠지. 너도 그걸 알고서 도와준 거 아닌가?

[카부토]
그렇지. 하지만 백화는 생각 이상으로 최악의 상태야. 이번 사건으로 퇴단하는 스태프와 극단원이 속출하고, 남아있는 극단원도 플뢰르상 취소로 사기가 뚝 떨어졌어.
가만두지 않겠다는 듯 인터넷상에서도 두들겨 맞고 있고.

[아마다테]
원망을 토하러 온 건가?

[카부토]
――아니, 오히려 난 백화는 지금부터라고 생각해.
아버지가 주워준 때부터 극단 백화는 톱 극단이었어. 그랬는데, 이렇게 땅끝까지 떨어졌잖아. 여기서부터는 주재 겸 연출 겸 배우로서 극단을 이어받은 내 수완이 시험받게 되겠지. 짜릿할 정도야.
당신 한 명쯤 사라지더라도 백화는 돌아가. 그런 식으로 키웠잖아, 다른 사람도 아닌 당신 자신이.

[아마다테]
그랬지.

[카부토]
여유롭군. ……언젠가 심판받기를 바랐던 건가?

[아마다테]
그럴 리 없지. 불초자식이 잘도 말하는군.
있는 힘껏 나를 비웃을 수 있도록, 네 방식대로 백화를 다시 일으켜봐라.

[카부토]
말 안 해도 그럴 거야. 안심하고 거기서 보고 있어.

[직원]
이제 곧 면회 시간이 끝납니다.

[아마다테]
이런 최악의 상황에도 상관없이, 네 그 연극을 향한 정열이 어디서 솟아나는지 모르겠군.

[카부토]
……. (처음에는 분명, 나를 맡아준 이 사람에게 한 번 더 연기를 잘한다는 칭찬을 듣고 싶어서였는지도 몰라)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처음뿐이야. 지금은 아니야)
(내게 연기 쪽 재능이 없으면 버려진다고 생각했던 소년 시절도 있었어. 하지만 살아남기 위해 계속한 연극은, 지금 와서는 내가 살아가는 유일한 이유가 됐어)
……나는 극단 백화라는 곳을 절대로 끝내지 않을 거야. 처음으로 극단을 시작하고, 내게 연극을 알려준 아버지가 없어지더라도.
당신을 향한 정이 아니라, 나 자신의 의지로.

[아마다테]
……그때 너를 고른 게 정답이었군.

[카부토]
…….

-

철들기 전부터 살고 있던 시설에, 어느 날 몹시 말쑥하고 눈에 띄는 남자가 찾아왔다.

"저 사람 누구야?"
"유명 배우래."
"호~ 누구 친척이야?"
"글쎄. 근데 오늘 재롱잔치 보고 간대."

기회일지도 몰라. 그렇게 생각했다.
갑갑한 이 시설에서 계속 나가고 싶었다.
재롱잔치에서 저 남자의 눈에 들면 여기서 나갈 수 있을지도 몰라.

그렇게 생각하고, 그때까지 의욕 없던 단역 연기를 필사적으로 연습해 무대 위에서 남자를 향해 어필했다.
나를 봐달라는, 찾아내달라는 일심으로.

내 바람이 닿은 건지 그 후에 시설 선생님께 불려가서 남자와 대면하게 됐다.

"꼬마야, 계약이다. 넌 일류 연극배우가 되는 거야. 내가 주재로 있는 극단의 중심에 설 정도로. 이 계약을 받아들이면 여기서 꺼내주마."

계약이라는 지금까지 들어본 적 없는 말에, 나는 두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

그 후로 여러 가지 절차를 밟고 그 남자와 대화를 거듭한 후에 나는 정식으로 입양됐다.

시설을 나가서 새로운 집으로 가는 도중에 나는 하나만 알려달라고 했다.

"……왜 연극이야?"

눈앞의 이 남자는, 연극으로 무언가 완수해야만 하는 게 있는 듯 했다.
언뜻 온화해 보이고 무엇을 생각하는지 모르겠을 이 남자를, 그렇게까지 자극하는 게 무엇인지 궁금했다.

"……나는 연극을 통해서만 인간의 감정을 알 수 있기 때문이야. 연극에 집착하는 이유는 그것뿐이지. 내게는 무대 위의 연기가 내 인생보다 더욱 인생답다고 느껴지고, 무대 위의 배우가 주변에 있는 그 누구보다 인간답고 살아있다고 느껴져."

슬프게 웃은 그 순간의 얼굴을 신기하게도 나는 지금도 잊을 수 없다.

-

[카부토]
……. 훗. ……결국 당신의 아들은 나고, 내 유일한 아버지는 당신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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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미]
(무사히 FORTF 연구실에 숨어든 레오와 트릴과 사쿠……)

[레오]
"희소 생물의 온 퍼레이드로군. 타임슬립이라도 한 것 같아."

[트릴]
"솔직히 질린다. 이런 걸 자기네 소유로 만들려고 하다니, 미쳤다는 말밖에 안 나와."

[레오]
"우리가 감당할 수는 없겠어. 돈으로 바꾸기 전에 온 우주의 원한을 사고 사라질 거야."

[트릴]
"완전 헛걸음했네. 하지만 이대로 둘 생각은 없지?"

[레오]
"당연하지. 값을 매길 수 없는 보물을 앞에 두고 빈손으로 돌아가는 트레저헌터가 있겠어?"

[트릴]
"어리석은 질문이었네."

[레오]
"싹 다 훔쳐서 있어야 할 장소로 돌려보낼 거야."
"야, 이거 A12 조사기록이야."

[트릴]
"심하군……."

[사쿠]
"주민 일부가 배로 도망쳤다고――."

[레오]
"사쿠의 탈출 보트를 말하는 거 아냐?"

[트릴]
"아니, 그럼 배라고 하지는 않았겠지."

[사쿠]
"어쩌면 나 말고도 살아있는 사람이 있는 걸까……?"

[FORTF]
"누구냐!"

[사쿠]
"――."

[레오]
"도망가자!"

[트릴]
"라저."

[레오]
"서둘러, 사쿠!"

-

[FORTF]
"저쪽으로 갔다!"

[트릴]
"끈질기네――!"

[레오]
"사쿠, 넌 혼자 도망쳐. 우리가 미끼가 될게."

[사쿠]
"안 돼! 나만 도망가다니."

[레오]
"말했잖아. 싹 다 훔쳐서 있어야 할 곳으로 돌려보낼 거라고."

[사쿠]
"뭐……?"

[레오]
"A12의 생존자라는 보물을 저 녀석들 손에 넘길 수는 없지."

[트릴]
"그래 맞아. 훔치러 왔는데 역으로 선물을 두고 가다니 뭐 하는 트레저헌터야."

[사쿠]
"――."

[레오]
"붙잡히지 마. 너뿐만 아니라, 네 별 사람들을 위해서도 살아남아."

[사쿠]
"――알았어. 레오랑 트릴도 절대 죽지 마."

[이즈미]
(혼자 탈출하는 사쿠…… 레오와 트릴은 FORTF에게 잡히고 만다)

-

[FORTF]
"어디서 들어온 거지?"

[레오]
"……."

[트릴]
"구멍이 뚫려있었어."

[FORTF]
"웃기지 마!"

[트릴]
"――윽."

[FORTF]
"무슨 소리지!?"

[FORTF]
"동료가 더 있었나!?"

[레오]
"……혹시 그 녀석들이?"

[트릴]
"설마~ 이런 화려한 짓은 안 할 텐데."

[레오]
"어쨌든 이 기회에 도망가자."

[바그]
"――."

[트릴]
"이런, 들켰――."

[아오]
"붙잡힌 민간인을 발견! 보호하겠습니다!"

[레오]
"우주 경찰……?"

[스구리]
"다친 곳은 없나?"

[FORTF]
"어째서 경찰이――."

[바그]
"ARC 근해에서 요인선을 습격한 용의로 체포한다."

[그림]
"보존된 건 전부 장물이 의심된다. 남김없이 압수해라. 아무쪼록 조심해서 다루도록."

[레오]
"산……건가?"

[바그]
"그대들 덕분에 원활하게 포위할 수 있었다. 협력에 감사하지."

[트릴]
"뭐?"

[바그]
"그대들의 동료가 신고했어. 옥션 구매자에게 동료가 붙잡혔다고 말이야."

[트릴]
"아, 그랬구만, 맞아~"

[레오]
"경찰에게 감사받다니, 귀한 경험이군."

[트릴]
"훔치기 전이라 다행이네."

-

[이즈미]
(탈출 후 FORTF의 아지트에서 발견한 A12의 좌표를 향해 소형 배로 혼자 고독한 우주여행을 계속하는 사쿠……)

[사쿠]
"이 데이터가 정확하다면, A12는 이 근처에……."

[안내 음성]
"에러, 항로를 벗어났습니다. 항로 금지구역입니다. 항로를 수정하여주십시오."

[사쿠]
"……. 나는 여기서 태어난 건가?"
"――윽, 위험해."

[안내 음성]
"긴급사태, 산소농도가 저하됩니다. 긴급사태, 산소농도가 저하됩니다."

[사쿠]
"――."

[이즈미]
(몽롱해지는 의식 속에서, 사쿠를 배웅해준 ANIMS의 목소리가 되살아난다――)

-

[래트]
"사쿠, 조심해!"

[월]
"제대로 먹어야 한다."

[티그]
"건강해라."

[댄]
"드디어 자립인가."

[뱃]
"이제 붙잡히지 마."

[이즈미]
(웃는 얼굴로 배웅해준 동료들의 목소리. 그리고 바통을 잇듯이 배웅해준 더그의 강인한 목소리……)

[더그]
"아버지가 지키려고 했던 걸 나도 지킬 뿐이야. 가. 넌 살아남을 책임이 있어."

-

[사쿠]
"나는…… 죽을 수는…… 약속했어…… 모두와……."

-

[아기 사쿠]
"응애, 응애"

[야스미]
"이 목소리는 설마――."

[스즈]
"이럴 때 '싹이 돋다'니……."

[스미레]
"……벚꽃이야."

[야스미]
"너는 사쿠구나…… 그래, 착하지."

[타나]
"어떡할래?"

[스즈]
"일단 이 아이도 데리고 배로 도망가자."

[스미레]
"도망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데? 어디 숨는 게 낫지 않을까?"

[게르브]
"배의 탈출 보트를 쓰면 돼. 배를 미끼로 쓰면 시간을 벌 수 있을 거야. 이 아이만이라도 살릴 수 있겠지."

[야스미]
"게르브, 협력해주는 거야?"

[게르브]
"마더 트리의 의지야. 이 아이를 지켜야 하잖아."

[스즈]
"살라고 하는 거야."

[타나]
"……알았어. 나도 배에 타겠어."

[스미레]
"서두르자."

-

[젠]
(막 태어난 사쿠를 생각하는 마음이 A12 주민들의 마음을 이어준다. 이게 봄조의 유대라는 건가)

-

[사쿠]
"――마더 트리!?"

[스즈]
"깨어났어."

[야스미]
"다행이다. 몸은 어때?"

[사쿠]
"어……? 너희는, 꿈속에서 본……."

[스즈]
"안색은 좋아."

[스미레]
"마더 트리를 알고 있어. 틀림없어. 그 아이야."

[게르브]
"살아있었구나, 사쿠……."

[사쿠]
"나를 알아?"

[타나]
"같은 A12의 마더 트리를 어머니로 둔 우리의 동료야."

[스즈]
"그날, 막 태어난 사쿠를 먼저 도망 보냈어. 우리는 끝까지 도망칠 수 있다는 확신이 없었으니까."
"따돌린 후에 회수하러 갔더니, 이미 사쿠의 탈출 보트는 사라진 상태이었어."

[야스미]
"살아있어서 다행이야……."

[사쿠]
"……마더 트리는 남아있었구나."

[게르브]
"아니――."

[사쿠]
"엇…… 홀로그램?"

[게르브]
"A12에 서식하고 있던 식물은 모두 잃어버렸어."

[사쿠]
"그럴 수가……."

[야스미]
"우리 가족은 이제 태어나지 않아. 사쿠가 마더 트리의 마지막 아이야."

[사쿠]
"내가, 마지막…… 내가 태어난 곳은 이미 존재하지 않구나."

[스즈]
"영원한 건 없어. 그래서 사람은 희망을 안고 몇 번이고 씨를 뿌리는 거야. 싹이 틀 그때를 꿈꾸며……."

[사쿠]
"……그건?"

[타나]
"조금이지만 씨앗을 가지고 올 수 있었어. A12의 토지가 아는 곳에서 뿌리내릴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사쿠]
"나도 이 씨앗을 지키고 싶어. 분명 그걸 위해 돌아온 거야."

[야스미]
"환영할게."

[스즈]
"어서 와, 사쿠."

[사쿠]
"……다녀왔어."

[이즈미]
(수많은 감정이 담긴 어서 와, 다녀왔어 하는 인사…… 자애로운 따뜻한 마음이 전해져)
(살아있는 의미를 찾을 수 없었던 사쿠가 드디어 고향에 돌아와서 자신이 살아가는 이유를 찾은 거야. 사쿠 안에서, 모든 여행이 여기로 귀결했어. 그 기쁨과 안도가 넘쳐. 사쿠의 감정에 마음이 움직여)
(사쿠야 군, 이제 정말로 찾았구나. 모두에게 제대로 전해졌어)

-

[사쿠야]
감사합니다!

[마스미]
감사합니다.

[츠즈루]
감사합니다~!

[이타루]
고마워.

[시트론]
고마워야~!

[치카게]
고마워.

[텐마]
더 붙어서야지. 전원 안 들어간다.

[유키]
이쪽도 꽉 찼어.

[카즈나리]
떨어진다, 떨어져!

[미스미]
아하하, 다들 함께야~!

[무쿠]
24명은 처음이죠!

[쿠몬]
좁지만 좋아!

[반리]
감사합니다!

[쥬자]
감사합니다.

[반리]
야, 밀지 마.

[쥬자]
그건 내가 할 말이야.

[사쿄]
좁은 데서 싸우지 마!

[타이치]
여기 공간 좀 있어요.

[오미]
나도 좀 더 끝으로 갈게.

[아자미]
가을조는 특히 공간이 없다니까. 다들 너무 크다고.

[사쿄]
네가 할 말이냐.

[츠무기]
감사합니다.

[타스쿠]
감사합니다!

[호마레]
앞으로도 MANKAI 컴퍼니를 잘 부탁하네!

[히소카]
……고마워.

[아즈마]
앞으로도 잘 부탁해.

[가이]
고맙다.

[이즈미]
(24명 모여서 커튼콜―― 드디어 여기까지 왔어. 한 차례 뿔뿔이 흩어졌지만, 다들 돌아와 줬어)
(드디어 만개로 꽃피웠어, 아빠……!)

[이즈미]
(……마린과 무라사키가 교전하며 시간을 벌어준 덕분에 추격자를 따돌릴 수 있었던 사쿠와 STARS 일행)

[오리온]
"아마도 여기 동쪽 게이트는 구식 홍채인식을 쓰고 있을 거야."

[델]
"그럼 간단하네. 제2 게이트는 정맥 인식인가."

[레오]
"어때? 해독할 수 있겠어?"

[오리온]
"일단 열쇠 대부분은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델]
"대강 다 됐어. 나머진 닥터의 계산식을 기다리면 돼."

[오리온]
"델, 이걸 가지고 다 됐다고 말하면 안 되지."

[델]
"왜? 문제없잖아."

[오리온]
"아직 미완성이야."

[델]
"오리온은 신중하다니까."

[트릴]
"그래서 닥터는?"

[아퀼라]
"길은 찾았어. 계산식을 적용하기만 하면 돼."

[레오]
"좋아, 나머진 우리 일이군. 가자, 트릴."

[트릴]
"OK."

[사쿠]
"저기, 나도 데려가 주겠어?"

[트릴]
"너도?"

[레오]
"A12 정보라면 우리가 찾아올게."

[트릴]
"기다리는 게 낫지 않겠어? 타겟이 타겟인 만큼 우리도 도와줄 수 없어."

[사쿠]
"내가 발목을 잡으면 두고 가도 돼.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어."

[레오]
"……알았어."

[트릴]
"진심이야?"

[레오]
"사쿠가 없었으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거야."

[사쿠]
"고마워!"

[트릴]
"어쩔 수 없네. 위험해 보이면 바로 도망가."

[사쿠]
"응."

-

[카스미]
(전편 서두에서는 흘러가는 대로 해적선에 있던 사쿠가, 자신의 의지로 FORTF 본거지에 들어갈 것을 정했어……)
(그 성장과 마음의 변화가 제대로 전해졌어, 사쿠야 군. 사쿠야 군이 똑같이 여행을 떠날 결의를 한 덕분일까)

-

[이즈미]
(그날 밤, 사쿠는 A12의 꿈을 꾼다……)

[FORTF]
"우리는 차세대를 위해 희소한 유산의 보호 관리를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얌전히 모든 권리를 넘겨라."

[게르브]
"말도 안 되는 소리. 갑자기 몰려와서 모든 걸 넘기라니."

[스미레]
"어떡할 거야?"

[타나]
"당연히 쫓아버려야지."

[야스미]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게르브]
"남의 집에 흙발로 쳐들어오는 놈들이야. 얘기가 통할 리 없어."

[스즈]
"싸우는 건 반대야. 저쪽은 싸움에 익숙해. 녀석들에게 공격할 이유를 줄 뿐이야."

[게르브]
"그럼 가만히 따르라는 거야?"

[스즈]
"그런 말은 안 했어."

[야스미]
"진정해, 게르브."

-

[유조]
(FORTF의 침략…… 박력과 긴박감이 전해지는군. 조명과 음향의 기술이야)

-

[야스미]
"너무해……."

[FORTF]
"즉각 저항을 멈춰라. 이 이상 귀중한 유산이 손실되는 건 우리도 바라지 않는다."

[게르브]
"뭐가 유산의 보호야. 있는 대로 파괴해놓고 말은 잘하는군."

[스미레]
"아직도 싸울 거야?"

[타나]
"이만큼 당했는데 어떻게 가만있겠어."

[스즈]
"이 별은 이미 틀렸어. 배를 타고 도망가자."

[게르브]
"거절한다. 죽을 거면 마더 트리와 함께 죽을 거야."

[타나]
"나도야. 이 별을 버리면서까지 살아남을 생각 없어."

[야스미]
"그런――!"

[스즈]
"녀석들은 우리 생태를 아직 몰라. 가치가 없다고 여기고 주저 없이 죽일 거야."

[게르브]
"실험체가 되는 것보다 나아."

[이즈미]
(긴장감 있는 대립 장면이지만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전해져. 봄조의 가족관이 잘 드러나고 있어)

-

[사쿠]
"――."
"지금 이건…… 꿈? 하지만 왜지. 무척이나 그립고 마음이 아파……"

[링크]
"야, 일어나~ 있었구나. 이제 출발한대."

[사쿠]
"앗, 응!"

[오리온]
"열쇠는 전부 여기 들어있어. 그래도 만약에 뭔가 트러블이 생기면――."

[델]
"걱정이 많다니까. 우리 열쇠는 완벽해."

[아퀼라]
"내 수식도 착오는 없어. 너희를 가로막는 건 전부 해제할 수 있을 거야."

[트릴]
"닥터가 그렇게 말하면 안심이지."

[아퀼라]
"단, 수식과 현실은 달라. 무엇에도 불확정 요소는 생기기 마련이야. 그때는 특기인 감을 써."

[레오]
"알아."

[트릴]
"그럼 가자."

[레오]
"사쿠, 준비됐어?"

[사쿠]
"됐어!"

[레오]
"가자, 보물을 찾으러!"

[트레저]
"라저!"

[이즈미]
(우주 공연 후편은 트레저헌터 STARS의 배에 사쿠가 올라탄 부분부터 시작해)

[레오]
"다녀왔어."

[오리온]
"어서 와. 어땠어?"

[델]
"그런 잡동사니가 팔릴 리 없잖아."

[레오]
"전부 팔았어."

[트릴]
"진짜?"

[오리온]
"그것도 이런 금액으로!?"

[델]
"어디 시골뜨기야?"

[아퀼라]
"속인 건 아니겠지? 나중에 귀찮은 일이 생길 거야."

[레오]
"사연 있는 상대였을 뿐이야. 그렇지?"

[사쿠]
"……저기, 이해하고 산 거니까 괜찮아요."

[트릴]
"사연이 있다는 게 걔야?"

[오리온]
"그 사람 누구야?"

[레오]
"그러고 보니 이름이 뭐냐?"

[사쿠]
"저기, 저는 사쿠라고 해요."

[레오]
"이 녀석, 자기가 태어난 별을 찾고 있다고 해."

[델]
"호오."

[링크]
"……믿을 수 없어. 이거 진짜야."

[레오]
"뭐?"

[링크]
"지금 해석 프로그램으로 확인했어. 이 표본, 레플리카가 아니야."

[레오]
"농담이지?"

[오리온]
"그게 뭐야?

[델]
"꽃 표본?"

[트릴]
"그거, 원종이지?"

[아퀼라]
"진짜 원종 표본이 그렇게 돌아다닐 리 있겠어? 뭐 착각한 거겠지."

[사쿠]
"내가 아기 때 그 표본하고 함께 탈출 보트에 타고 있었다고 해. 그 표본은 어쩌면 A12에 관계된 게 아닐까 하는데……."

[아퀼라]
"A12…… 오래된 유산, 천연기념물의 별인가."

[링크]
"앗! 생각났어! 아까 그 배를 쫓아가던 배! FORTF 배야!"

[레오]
"그 컬트 집단 말이야? 엄청 귀중한 보물이라도 갖고 있던 거야? 그 해적이."

[링크]
"그게 이 표본이잖아."

[레오]
"그렇군. 확실히 배에 태울만한 가치는 있었네."

[트릴]
"이 표본을 잘 활용하면 FORTF를 파헤쳐서 아지트를 알아낼 수 있는 거 아냐?"

[오리온]
"FORTF는 여기저기서 보물을 긁어모은다고 하던데."

[델]
"노리기에 부족하진 않겠어. 이제야 일할 수 있겠네."

[아퀼라]
"나도 FORTS는 흥미가 가."

[링크]
"감정하는 보람이 있겠어."

[레오]
"정해졌군. 사쿠, 어차피 갈 곳 없지? 좀 더 같이 다니자."
"나는 레오. 트레저헌터 레오야. 이 팀 《STARS》의 리더를 맡고 있어."

[링크]
"난 감정사 링크."

[오리온]
"열쇠공 오리온. 이쪽은 파트너인 델이야."

[델]
"잘 부탁해!"

[트릴]
"난 트릴. 레오처럼 트레저헌터야."

[레오]
"저쪽은 아퀼라. 암호해독 전문이야."

[아퀼라]
"닥터를 붙여."

[레오]
"그거 실례했군, 닥터 아퀼라."

[사쿠]
"저, 저기, 잘 부탁해."

[이즈미]
(사쿠야 군은 물론이고 드디어 출연하게 된 여름조 모두 기합이 들어가 있어. 팀워크는 여전하네)

-

[히로]
(텐마도 중지 중에는 버라이어티니 뭐니 여러 가지 했던 모양인데, 물 만난 고기가 따로 없군)

-

[이즈미]
(STARS는 표본을 옥션에 내놓고 FORTF를 꾀어내는 작전을 펼친다……)

[트릴]
"설마 옥션에 내놓을 줄이야~"

[레오]
"알기 쉽지. 분명 달려들 거야."

[무라사키]
"잠시 괜찮을까? 그 표본을 어디서 손에 넣었지?"

[레오]
"……어떤 해적의 배가 떨어뜨리고 갔지."

[무라사키]
"그건 돈벌이로 쓸만한 게 아니야."

[마린]
"……주인은?"

[레오]
"나야."

[마린]
"그 주인을 찾고 있어."

[트릴]
"이유는?"

[무라사키]
"아마도 주인 쪽이 우리에게 볼일이 있을 테니까."

[레오]
"……따라와."

-

[레오]
"사쿠, 손님이야."

[무라사키]
"네가 그 표본의 주인이었구나."

[사쿠]
"앗! 그때 도와준――"

[마린]
"A12 얘기를 들은 적 있나?"

[사쿠]
"소멸했다고밖에는."

[마린]
"A12는 FORTF의 습격으로 인해 완전히 소멸했다. 살아남은 사람은 너뿐이야. 유물은 몽땅 그 녀석들이 가져갔을 거다."

[사쿠]
"그럴 수가――."

[레오]
"보물을 쌓아뒀을 거라 예상은 했지만, A12의 유물이라니. 차원이 다르구만."

[무라사키]
"훔칠 생각이야?"

[레오]
"물론이지."

[무라사키]
"그렇다면 이걸 줄게. FORTF의 연구소 데이터. 도움이 될 거야."

[트릴]
"너희는 이런 걸 대체 어디서――."

[레오]
"왜 우리에게 협력하는 거지?"

[마린]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사쿠는 증조부와 분위기가 닮았어."

[사쿠]
"네?"

[무라사키]
"마린은 A12 주민의 피를 이었어."

[레오]
"……그런 거군. 연구소 데이터는 감사히 받지."
"뭐지!?"

[링크]
"엎드려!"

[FORTF 구성원]
"얌전히 표본을 넘겨라. 그건 너희 같은 놈들에게 어울리는 게 아니야."

[레오]
"넘기란다고 넘길 멍청이가 있겠냐!"

[FORTF 구성원]
"그렇다면 강제적으로 회수하겠다."

[사쿠]
"레오, 뒤!"

[마린]
"핫! 너희에게 넘기진 않겠어."

[무라사키]
"정말 끈질기다, 너희."

[레오]
"타앗! 너희야말로 보물에 어울리지 않아!"

[트릴]
"핫! 그래 맞아, 얌전히 틀어박혀 있으라고!"

[FORTF 구성원]
"으윽―― 하는 수 없군, 응원군을 불러라."

[레오]
"아직 더 나오는 거냐."

[마린]
"너희 셋은 먼저 가. 여기는 나랑 무라사키만 있으면 돼."

[트릴]
"생큐!"

[레오]
"고마워!"

[사쿠]
"둘 다 조심해!"

[무라사키]
"마린, 트레저헌터를 신용해도 괜찮겠어?"

[마린]
"그들은 빼앗으려면 표본을 뺏을 수 있었어."

[무라사키]
"그렇지. 그들에게 맡기자."

-

[슈]
(적은 대사 속에서도 사쿠와 A12를 향한 마음이 전해져. 좋은 배우로군)

[지배인]
여러분, 해냈어요!!

[이즈미]
?

[지배인]
후편 공연 티켓, 접수개시 후 순식간에 완매됐습니다!

[이즈미]
벌써!?

[이타루]
최단기록 아냐?

[쿠몬]
우와~!

[타이치]
그만큼 주목도가 높다는 거네여!

[쿠몬]
저번 게릴라 방송도 벼랑 끝에 선 극단의 기적의 방송이라고 인터넷에서 화제였고!

[유키]
동시에 극단 백화도 단숨에 나쁜 의미로 주목받았지만.

[무쿠]
앞으로 어떻게 될까…….

[타스쿠]
극단 백화 측은 보도 내용은 어디까지나 아마다테 케이쥬 개인의 스캔들이고 관계없다고 발표했다는 듯해.

[츠무기]
작년도 플뢰르상도 심사과정에 의혹이 남아있다고 취소됐지. 플뢰르상 이사도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고 하던데…….

[텐마]
제삼자 위원회의 내부조사도 받아들이고 운영을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했지.

[카즈나리]
이번 연도 플뢰르상은 어떻게 되는 걸까…….

[유키]
역시 중지 아닐까?

[텐마]
이 상황에서는 심사도 못 하겠지.

[이즈미]
(그렇게 열심히 목표해온 플뢰르상이…… 이런 형태로 꺾일 줄은 생각 못 했어)
(하지만 지금은 한 번 더 공연을 올릴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지. 눈앞의 공연에 전력을 쏟아붓자!)

-

[이즈미]
(방송 후에 아마다테 씨가 기소되어 안심할 틈도 없이 서둘러서 연습을 진행하고 순식간에 공연 첫날이야)
(모두 의욕도 에너지도 넘쳐서 캐스트가 많아도 빠른 속도로 완성했어. 남은 건 지금까지 해온 걸 무대 위에서 부딪칠 뿐……)

[사쿠야]
드디어 첫날이네요.

[이즈미]
긴장했어?

[사쿠야]
아뇨, 지금은 그저 기뻐요…….

[이즈미]
그렇지. 올해 플뢰르상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수상에 관한 건 생각하지 말고 우리를 위해 무대에 서자.
극단원 전원 한 명도 빠지는 일 없이, 한 번 더 모이게 된 기적을 순수하게 축하하자.

[사쿠야]
네!

[츠즈루]
드디어 24명 전원이 함께 무대에 설 수 있겠어.

[시트론]
고양이 된 기분이야!

[마스미]
고양된 기분이라는 거지?

[츠즈루]
의미 전혀 다르잖아요!

[치카게]
슬슬 시간이래.

[텐마]
역시 마지막은 다 같이 원진 짜야지.

[츠무기]
그래. 이번에는 24명 전원의 공연이니까, 봄조와 여름조도 같이.

[반리]
――자, 부탁한다. 단장.

[사쿠야]
모두 함께 이 무대 위에 있을 수 있는 게 진심으로 기뻐서 가슴이 벅차올라요.
여러분이 있는 이곳이 제가 있을 곳이에요. 오늘은 다 함께 마음껏, 즐겁게 연기해요!

[극단원]
오오~!

[이즈미]
(부디, 모두가 최고의 연기를 할 수 있기를……)

[사쿠]
"이 마을은 연극을 통해 많은 사람이 이어져 있습니다."
"그런 마을에서 제가 만난 게 MANKAI 컴퍼니라는 극단이었습니다."

[치카게]
"사쿠, 다음 공연 각본 다됐어. 읽어볼래?"

[사쿠]
"그래도 되나요?"

[시트론]
"츠즈루 최고 걸작이야."

[이타루]
"봐, 자는 얼굴에도 자신감이 넘쳐."

[츠즈루]
"쿨쿨……."

[사쿠]
"츠즈루 씨 끌리고 있는데 괜찮은 거예요!?"

[마스미]
"사쿠도 언젠가 연극 해보면 어때?"

[시트론]
"연기는 언제나 도근도근해서 재밌어! 여행과 같아!"

[치카게]
"나는 이 극단에 들어와서 가족이 늘어났어."

[이타루]
"나는 다시 타인을 믿을 수 있게 됐어."

[마스미]
"연극은 정말 좋아하는 사람과 내 세상을 이어줬어."

[시트론]
"츠즈루는 각본을 쓰는 게 꿈이었어! 극단에서 꿈 이뤘어!"

[사쿠]
"그랬군요……."

[텐마]
"무슨 얘기 해?"

[이타루]
"사쿠에게 연극의 장점을 전하는 중."

[텐마]
"연극의 장점이라…… 아무리 노력해도 더 앞이 있어. 끝없이 높이 올라갈 수 있다는 게 무섭기도 하지만 재밌기도 해."

[유키]
"다양한 세계관에서 가지각색의 의상을 마음껏 만들고, 동료와 함께 입고 연기하는 건 즐거워."

[무쿠]
"나는 이 무대 위에서라면 동경하던 왕자님이 될 수 있어요."

[미스미]
"내게 연극은 소중하고 소중한 보물 중 하나야! 절대로 잃어버릴 수 없어!"

[카즈나리]
"무대는 상상력이 마구 뻗어나가는 무한한 가능성이 펼쳐지는 곳이야. 극단 모두와 함께라면, 굉장한 걸 얼마든지 만들 수 있어."

[쿠몬]
"연극 덕분에 난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었어. 시합이 종료되는 순간까지 이 무대 위에서, 다 함께 연기하고 싶어!"

[사쿠]
"연극은 굉장한 힘을 가지고 있군요……."

[반리]
"무대 위는 진검승부의 자리야. 언제나 쓰러트리고 쓰러지고, 그래도 몇 번이고 서고 싶어져."

[쥬자]
"내가 나답게 살 수 있는 건 여기밖에 없어."

[사쿄]
"계속 동경하던 곳이야. 포기하려고 해도 포기할 수 없었어."

[오미]
"여기에 서는 건 나 혼자만의 꿈이 아니야. 많은 동료의 꿈이 쌓여있어. 나는 그걸 전부 짊어지고 여기 설 거야."

[타이치]
"이 무대의 정중앙을 열망한 나머지, 아무리 해도 손이 닿지 않아서 잘못된 길을 갔었어……."
"그래도 동료와 함께 드디어 가슴을 펴고 여기에 설 수 있었슴다."

[아자미]
"이 극단은 꿈을 이룰 장소를 내게 제공해줬어."

[츠무기]
"딱 한 번만 더. 그런 마음으로 몇 번이고 반복해서 무대 위로 돌아오게 돼. 연극에서 멀어질 수 없어."

[타스쿠]
"연극은 내가 모든 걸 걸고 몰두하는 인생 그 자체야."

[아즈마]
"이 극단은 외톨이었던 내게 확실한 인연을 줬어."

[호마레]
"연극도 이 극단도 내게는 창작의 샘이지. 동료들과 함께 있으면 온갖 감정이 흘러넘쳐."

[가이]
"연극과 극단은 내게 잊고 있던 감정을 되찾아줬다."

[히소카]
"……이 극단에 들어와서 과거와 나를 되찾았어. 그리고 소중한 가족도……."

[사쿠]
"여러분에게 없어서는 안 될 거군요."

[마스미]
"사쿠 너한테도 그런 게 있지?"

[사쿠]
"제게 없어서는 안 되는 것……. 그건 분명 제 고향과 계속 함께 살아왔던 ANIMS 동료일 거예요."

[FORTF 구성원A]
"얌전히 표본과 함께 투항하라."

[FORTF 구성원B]
"저항하면 공격하겠다."

[사쿠]
"――."

[츠즈루]
"!? 뭐, 뭐야?"

[시트론]
"우주인들의 침낭이야!"

[마스미]
"침략."

[이타루]
"사쿠, 이쪽으로――."

[치카게]
"숨겨줄게."

[FORTF 구성원C]
"반복한다. 신속히 투항하라. 그렇지 않으면 공격하겠다."

[카즈나리]
"우주선이라니 우와! 인스테 올려도 돼!?"

[유키]
"그보다 뭔가 촬영 아냐?"

[무쿠]
"대규모네."

[텐마]
"관계자 외에는 출입 금지야. 애초에 촬영 허가는 받은 거야?"

[오미]
"감독님한테는 아무 말도 못 들었어."

[FORTF 구성원D]
"……표본을 가진 남자는 어딨지?"

[츠무기]
"표본? 무슨 말이에요?"

[타스쿠]
"경찰을 부르는 게 좋지 않을까?"

[FORTF 구성원A]
"틀림없이 여기 있을 거다. 상관 말고 찾아내라."

[반리]
"억지로 들어오겠다면 상대해줘야지. 안 그러냐, 얘들아!"

[쥬자]
"그래, 이 앞으로는 들여보내지 않겠어."

[오미]
"얘기가 안 통한다면 하는 수 없지."

[사쿄]
"갑자기 들이닥쳐서 뭐 하는 짓이야. 어엉?"

[아자미]
"빨리 정리하자고."

[타이치]
"다들 덤벼여!"

[치카게]
"나도 가세할까. 너도야."

[히소카]
"……하는 수 없지."

-

[FORTF 구성원B]
"칫. 일단 물러난다."

[반리]
"두 번 다시 오지 마!"

[사쿠]
"죄송해요, 제 탓에 여러분께 폐를――."

[가이]
"신경 쓸 거 없다. 이 정도 일은 자주 있어."

[타스쿠]
"그것도 좀 그렇지만."

[츠무기]
"신경 쓰지 마. 여기 계속 있어도 돼."

[사쿠]
"아뇨―― 저도 고향을 찾으러 갈게요. 제게, 분명 소중한 곳이니까요……."
"여기가 제가 아닌 누군가에게 소중한 장소인 것처럼요."

[이타루]
"그래. 잘 다녀와."

[마스미]
"조심해."

[시트론]
"또 놀러 와! 기다릴게!"

[사쿠]
"감사합니다! 다녀올게요!"

[츠즈루]
"아~ 가버렸네."

[치카게]
"그런데 정말로 똑같았어. 우리가 돌아오길 기다리는 그 아이와."

[시트론]
"둘이 만나게 해주고 싶었어."

[미스미]
"이번에는 우주인 극단원이 생길 줄 알았는데~"

[유키]
"이 이상 바리에이션 안 늘려도 돼."

[반리]
"어? 뭐지 저거? 봐, 하늘에 기호가――."

-

[사쿠마]
다음은 'Last Planet' 후편을 기대해주세요!
새로운 공연 일정을 발표하겠습니다――.

[코멘트]
"공연 일정 떴다!"

[코멘트]
"다행이다~!!!!"

[코멘트]
"기다렸어!!!"

[코멘트]
"마지막에 뜬 거 QR코드?"

[코멘트]
"뭐야! 다들 마지막 QR코드 페이지 봐봐!"

-

[아마다테]
……촌극이군. 시시하고 미지근한 편의주의 연기. 핫카쿠 씨 구상에 먹칠을 하는 거나 마찬가지야.
(……뭐, 됐어. 발버둥 친다고 해도 또 짓눌러버리면 돼)

[아마다테 부하]
아마다테 님! 이것을……!

[아마다테]
――.

[아마다테 부하]
조금 전 라이브 방송 중에 우주 경찰 명의로 인터넷에 퍼진 뉴스페이지에 접속이 몰리고 있습니다. 그 페이지에는 아마다테 님과 반사회조직의 유착을 고발하는 내용이…….

[아마다테]
바로 삭제해라.

[아마다테 부하]
그게, 뉴스 전송 경로를 알 수 없고 특수한 프로텍트가 걸려있는 듯 하여 시간이 걸리고 있습니다.

[아마다테]
바로 사실무근이라고 발표하도록.

[아마다테 부하]
뭐냐, 너희는!?

[경찰]
――아마다테 케이쥬, MANKAI 컴퍼니 극단원 상해 사건에 관련된 혐의로 자택 수색을 진행한다.

[아마다테]
……전부 준비해뒀다는 건가.

[아마다테 부하]
아마다테 님, 이대로는――.

[아마다테]
이제 와서 반항하는 건 소용없겠지.

[아카시]
조명…… 문제없습니다.

[이즈미]
음향은 어때요?

[렌토]
오케~ 문제없다.

-

[사쿠야]
…….

[지배인]
그럼 즉시 처음 분, 이름과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사쿠야]
앗, 네! 사쿠마 사쿠야! 19살이에요! ……어, 어라?

[지배인]
자기소개도 해주세요~

[사쿠야]
그게, 취미는 강변에서 좋아하는 희곡 대사를 연습하는 것이고, 특기는 사람 이름과 얼굴을 외우는 것입니다!

[지배인]
지망 동기는 무엇인가요~?

[사쿠야]
원래 연극에 관심이 있었고, 우연히 이 극단에서 숙식 제공으로 극단원을 모집하는 걸 봐서 마음먹고 응모했습니다!
……그때는 여기까지 묻지 않았었죠. 무대에 올라가서 이름을 말하고 자기소개만 했는데 합격이라고 했어요.

[지배인]
그랬죠~

[사쿠야]
그대로 입사와 첫 무대 준비를 하게 되고…….

[지배인]
이야~ '로미오의 학원천국' 명작이었죠~ 언젠가 재공연하고 싶어요.

[사쿠야]
아하하…… 명작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제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첫 무대예요.

[이즈미]
기재 체크 끝났으니까 이제 곧 본방이야.

[사쿠야]
네!

[이즈미]
그건 그렇고 수리를 정말 잘했네요. 지배인님, 힘들지 않았어요?

[지배인]
이야~ 정말로 힘들었어요. 화재 후 얼마간은 극장 주변을 수상한 남자들이 어슬렁거렸다니까요.
후시미 군이 소개해준 건설회사의 무서워 보이는 분들께 협력받아 쫓아내기도 하고, 저도 같이 작업하고…….
그야말로 숨겨진 MVP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거예요!

[이즈미]
아하하, 그러네요.

[지배인]
……하지만 진짜 MVP인 건 사쿠마 군을 이 극단에 입단시킨 게 아닐까요.
방송, 힘내세요.

[사쿠야]
――네! 힘낼게요!

[지배인]
후원 많이 들어오도록 비장감을 내고 볼이 홀쭉해진 느낌으로 해주세요!
급하게 극단을 수리하다 보니 예상 이상으로 비용이 많이 들어서……. 이대로면 저, 하루 세끼밖에 못 먹게 될 거 같아요……!

[이즈미]
세끼 먹을 수 있으면 된 거잖아요.

[사쿠야]
아하하, 지배인님은 역시 지배인님이네요.

-

[아마다테 부하]
아마다테 님. 곧 MANKAI 컴퍼니의 해산 방송이 시작됩니다. 보시겠습니까?

[아마다테]
그래.
…….

[코멘트]
"해산공지 방송이란 거 진짜?"

[코멘트]
"출처는?"

[코멘트]
"그냥 추측이지."

[코멘트]
"보기 무서운데 봐야겠지……."

[코멘트]
"전 앞으로도 극단이 계속될 걸 믿어요, 계속 믿을 거예요."

[아마다테]
……훗.
(……모든 것에는 끝이 있어. 영원한 건 존재하지 않아. 내가 이 극단을 끝내는 거야)
아들은 뭐 하고 있지?

[아마다테 부하]
다시 잡힌 후에는 얌전히 있습니다.

[아마다테]
그 녀석이 가지고 간 데이터의 행방은?

[아마다테 부하]
지금은 아직…… 신체검사도 하고 카부토 님의 자택과 도주 중의 행방도 쫓았지만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MANKAI 관계자와 접촉한 흔적도 없습니다.

[아마다테]
그 녀석은 뭐라고 하지?

[아마다테 부하]
일관적으로 아무것도 모른다고만 하십니다.

[아마다테]
……흥, 글쎄다. 그 녀석은 날 닮아서 교활한 놈이야. 앞으로도 주변을 포함해서 카부토에게만은 제대로 감시를 붙이도록.
(MANKAI 컴퍼니를 해산으로 몰아넣은 후에 다시금 제대로 눌러둘 필요가 있겠어)

[아마다테 부하]
……아마다테 님, 방송이 시작됐습니다.

[사쿠야]
"……."

[아마다테]
주연 예정이었던 배우의 입으로 직접 해산 공지를 하는 건가.

-

[사쿠야]
"여기는 연극의 성지, 비로드웨이."
"극장이 늘어서 있고 길목에서 많은 배우들이 길거리 연극이라 불리는 즉흥극을 하는 무척 활기찬 곳입니다."
"제 이름은 사쿠. 멀고 먼 우주에서, 제 고향을―― 저만의 장소를 찾기 위해 긴 여행 끝에 이곳에 다다랐습니다."

[이즈미]
……그렇게, 신생조에서도 움직일 수 있는 멤버가 여러 가지 정보를 모아줬어요.

[레니]
기대 이상이군. 아마다테 씨 주변에 관한 것도 그렇지만, 반사회조직 정보에 관한 건 정말이지 든든해.

[슈]
반사회조직이 적발되면 아마다테는 실행부대가 없어져. 숨통을 끊으려면 그때야.

[이즈미]
그리고…… 사쿠야 군.

[사쿠야]
네.
――이거, 카부토 씨에게 받았어요.

[이즈미]
리허설 때 거래하기로 했던 데이터를, 사쿠야 군이 여행 갔을 때 우연히 카부토 씨를 만나서 받았다고 해요.

[레니]
――정말인가?

[사쿠야]
안에 든 것도 확인했어요. 틀림없을 거예요.

[슈]
운명적이군.

[사쿠야]
시기를 보고 신중하게 건네라고 해서 감독님께도 바로 얘기하지 못했어요. 죄송했어요.

[이즈미]
그런 건 신경 쓰지 마. 잘했어, 사쿠야 군!

[레니]
그래, 그 데이터가 있으면 확실하게 아마다테 씨를 궁지에 몰 수 있어.

[이즈미]
요즘 아마다테 씨 쪽 움직임은 어때요?

[레니]
해산 소문을 듣고 방심하는 건지 우리 주변 마크도 꽤 느슨해졌어.
상대가 방심하는 지금이 좋은 기회야. 게릴라로 이 정보를 공표해서 단숨에 상대를 몰아붙이는 게 상책이겠지.

[슈]
단, 어중간한 방법으로는 차례로 뭉개질 가능성이 있어. 카스미네 나데시코 출판에도 이미 손을 뻗은 것 같고.

[이즈미]
잡지나 신문이 힘들면 역시 인터넷일까요.

[레니]
그 방법밖에 없지만, 어설프게 퍼지는 SNS 정보는 순식간에 지워버리겠지. 되도록 많은 사람이 보고 있을 때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표하는 게 가장 좋아.
일정 이상의 인원수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직접 보고, 각자 SNS로 퍼트린다면 정보의 확산을 간단하게는 막을 수 없을 거다.

[이즈미]
(반리 군 날조 기사 사건 때 우리 극단이 당했던 방법이야)

[슈]
사람을 모은다고 해도, 사전에 아마다테 측에서 눈치채면 정보를 공개하기 전에 밟아버릴 가능성이 있어. 먼저 아마다테와는 상관없는 방송으로 가장해서 시청자를 모아야 하는데…….

[사쿠야]
저기―― 그럼 이번에도 반리 군 때처럼 연극에 관련된 방송을 하는 건 어떨까요?
그만큼 주목받은 동영상 제2탄이라면 게릴라 방송 공지라도 많은 사람이 모여주지 않을까요?

[레니]
지금 해산 소문이 도는 MANKAI 컴퍼니가 연극을 한다면 확실히 주목도가 높겠지.
하지만 공지를 하는 이상 아마다테 씨는 경계할 거야. 어떻게 방심시킬지…….

[슈]
그 방송이 MANKAI 컴퍼니 해산 공지라고 오해하게 하면 되지 않아? 그쪽은 이미 해산한다고 생각하고 있을 테고.

[레니]
그렇군…….

[슈]
지금 MANKAI 컴퍼니는 극장 화재와 전 공연 환불의 영향으로 다음 동향에 주목을 받고 있어. 이미 일부 SNS에는 해산설도 돌고 있고.
역으로 다음 생방송 라이브가 해산 공지라는 억측 정보를 흘리면 아마다테도 극단 해산을 결정짓기 위해 방해하지 않을 테지.

[레니]
하지만 그건…… 재기를 믿고 기다려주는 팬을 상처입히는 게 되지 않을까?

[이즈미]
……괜찮아요. 우리 극단 팬은…… 억측 정보 같은 것에 현혹되지 않아요. 반드시 끝까지 극단의 활동을 믿어줄 거예요.
반리 군 사건 때도 팬은 믿고 기다려줬어요. 팬 이벤트나 공연에서 교류하며 모두가 극단을, 극단원 모두를 신뢰해주는 게 전해졌어요. 저도 신뢰해주는 마음을 믿어요.
그리고 걱정 끼쳐서 상처입힌 만큼, 앞으로 지금까지보다 더 좋은 무대를 만들어가고 싶어요.
만개 공연 후편을 상연할 수 있게 되면 그때까지 불안했던 마음이 날아갈 정도로 행복한 마음이 들게 해주고 싶어요.

[레니]
……정말로 너희는 부모자식이 맞군.

[이즈미]
네?

[레니]
아무것도 아니다. 그럼 그 방향으로 가자. 해산을 암시하면서 연극 라이브 방송을 하고, 아마다테 씨의 악행을 고발한다.

[이즈미]
그리고 마지막에 극단이 해산하지 않는 것을 다시 선언하고 싶어요.

[사쿠야]
중요한 연극은 뭘 하면…….

[슈]
저번에 주목받은 반리 동영상 제2탄이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서는 같은 구도로 방송을 시작하는 게 좋겠지.

[이즈미]
그리고 연기하는 건…… 사쿠야 군이 좋을 것 같아. 해주겠어?

[사쿠야]
물론이에요.

[이즈미]
(망설임 없이 곧은 눈동자. 믿음직한걸. 창단공연에서 주연으로 지명받았을 때는 불안해 보였는데, 그 시절 모습이 전혀 안 남아있어. 당당하게 배우로서 자신감을 갖고 극단을 짊어지고 설 수 있게 됐구나)
(성장한 모습이 기쁘기도 하고, 나만 남겨진 것 같아서 쓸쓸하기도 하고……)
반리 군 때처럼, 일인극 구성은 사쿠야 군에게 맡겨도 될까?

[사쿠야]
네!
――아, 그런데 팬분들은 극단원을 만나지 못해서 불안할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

[사쿠야]
이런 건 어떨까요?

[이즈미]
(사쿠야 군다운 아이디어야)
응, 좋아.
이걸로 어떻게든 아마다테 씨를 몰아넣을 수 있을 것 같네요.

[슈]
아니, 아직 문제가 하나 남았어. 아마다테는 경찰조직 일부와도 유착이 있는 것 같다. 잘못하면 고발해도 경찰이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사쿠야]
그런…….

[이즈미]
(그러고 보니 타스쿠 씨 형이……)
아, 그건 방법이 있을 것 같은데…… 경찰 관계자의 협력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

[슈]
……우리 초대도 꽤 개성파가 모였다고 생각했는데, 너희 신생조 인재 폭은 대체 어떻게 되먹은 거야.

[이즈미]
아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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