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미]
(무대는 중세 브리타니아, 여행 도중에 숲의 호숫가에서 휴식을 취하는 란슬롯……)
[란슬롯]
"이 주변은 고향의 숲과는 정취가 꽤 다르군. 마음에 들어? 그웬."
"그렇게 느긋하게 있을 수는 없어. 어슬렁거리며 관광 유람을 하기 위해 고향을 떠나온 게 아니니까. 빨리 사관을 찾아야지."
"알고 있어. 남들 앞에서 너한테 말을 걸지는 않을 거야. 괴짜 취급받을 뿐이니까."
[이즈미]
(란슬롯의 시선과 표정으로 그웬의 존재가 떠오르고 있어……. 실제로는 조명이 그웬의 움직임을 표현하는 것뿐이지만, 그웬의 표정까지 보이는 것 같아)
(이타루 씨의 연기는 창단공연 때에 비하면 정말 현격히 좋아졌어)
[멀린]
"이런, 선객인가. 방해한 걸까?"
[란슬롯]
"신경 쓰지 마. 이제 출발할 거니까."
[멀린]
"일행은 괜찮아?"
[란슬롯]
"――."
[말린]
"안녕. 좋은 이웃이여."
[란슬롯]
"그웬이 보이는 거야?"
[멀린]
"뚜렷하진 않지만. 너는 요정의 소중한 아이로군."
[란슬롯]
"나 외에 그웬이 보이는 사람은 처음 만났어."
[멀린]
"나는 마술사 멀린. 네게 어드바이스를 하나 해주지."
"아서왕을 찾도록 해. 너와 네 운명을 개척하는 데 도움을 줄 거다."
[란슬롯]
"아서왕……."
-
[이즈미]
(란슬롯 일행이 멀린과 헤어져 여행을 계속하는 도중――)
[마물]
"그아아!"
[가웨인]
"젠장."
[란슬롯]
"저건――! 이런 곳까지 마물이 나오는 건가――."
"무슨 말이야, 그웬. 죽게 내버려 둘 리 없잖아!"
"《아쿠아 소드》!"
[가웨인]
"!?"
[란슬롯]
"조력하지!"
[가웨인]
"어디 사는 누군지는 몰라도, 은혜를 입었군――!"
[이즈미]
(맞춰 썼던 오즈 공연과는 전혀 다른 와일드계 캐릭터인데, 별로 위화감이 없어. 이걸로 역할의 폭이 넓어질 거야. 요령이 좋은 것도 있지만, 난투 신에서 몸을 쓰는 게 괜히 더 숙련되어 있다고 해야 하나, 실전 타입의 움직임이라서 딱 어울려. 연기처럼 보이지 않고 난투의 깔끔함이 아닌 진짜 같은 느낌…… 여, 역시 직업 덕이려나)
[란슬롯]
"하아앗!"
[이즈미]
(이타루 씨도 거기에 제대로 따라가고 있어. 그만큼 난투를 어려워했는데 확실하게 극복했어. 난투의 기본에 충실한 움직임에서 란슬롯의 성실함이 나오고, 가웨인과의 차이가 보여서 좋은 효과를 낳고 있어)
-
[가웨인]
"후우…… 이런 대형이 살고 있을 줄이야. 방심했군."
"나는 가웨인이다. 덕분에 살았어."
[란슬롯]
"란슬롯이다. 역시 이 주변은 마물이 많은가?"
[가웨인]
"그렇지. 전선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야. 너는 왜 여기에?"
[란슬롯]
"검으로 입신출세하려고 나라를 나왔어."
[가웨인]
"흐응…… 그럼 나랑 함께 가겠어? 처음 봤을 땐 어디 사는 도련님이 길을 잃고 들어왔나 싶었는데, 꽤 솜씨가 뛰어나던걸. 네 실력이라면 환영이야."
[란슬롯]
"함께 가다니 어디를?"
[가웨인]
"만나게 해주고 싶은 분이 있어. 지금은 이 이상 말하지 못해."
[란슬롯]
"여기서 만난 것도 무언가의 인연이겠지, 정처도 없으니. 가볼까."
[가웨인]
"좋아, 결정됐군."
[란슬롯]
"……괜찮지? 어차피 갈 곳도 없으니까."
[가웨인]
"뭐라고 했어?"
[란슬롯]
"아니, 아무것도. 혼잣말이야."
-
[가웨인]
"전부터 생각한 건데, 넌 가끔 아무것도 없는 곳을 보곤 하더라."
[란슬롯]
"어?"
[가웨인]
"뭔가 보이는 거야?"
[란슬롯]
"――. 보인다……라고 한다면 기분 나쁘겠지."
[가웨인]
"하하, 집에서 기르던 고양이랑 똑같군. 그러고 보니 조금 닮았어, 너랑."
[란슬롯]
"고양이?"
[가웨인]
"뭐, 나한텐 안 보이는 것도 많이 있겠지. 별로 신경 쓰이진 않아."
[란슬롯]
"특이하군."
[가웨인]
"이봐, 너한테 그런 소리 들으면 끝이라고."
[이즈미]
(여행 도중, 마음을 여는 란슬롯과 가웨인……)
-
[이즈미]
(란슬롯은 가웨인에게 이끌려 아서왕의 거성에 도착한다)
[모드레드]
"늦었잖아! 어디에 갔던 거야!"
[가웨인]
"어디냐니, 폐하의 명령을 받아 동쪽 숲의 마물 토벌을 막 끝내고 왔는데. 무슨 일 있었어? 모드레드."
[모드레드]
"일이고 자시고, 큰일이야. 숙부님이――."
[가웨인]
"폐하의 신변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모드레드]
"그자는?"
[란슬롯]
"……."
[가웨인]
"란슬롯이다. 도중에 내 목숨을 구해줬어. 사관을 찾고 있는 것 같아서 말이야, 폐하를 만나 뵙고 싶다. 실력은 확실해."
[모드레드]
"지금은 안 돼."
[가웨인]
"뭐?"
[아서]
"상관없네. 들여보내라."
[란슬롯]
"――."
-
[이즈미]
(왕의 개인실에 들어간 란슬롯과 가웨인은 침상에 누워있는 아서와 대면한다……)
[가웨인]
"폐하……? 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아서]
"원인불명의 병이라더군."
[란슬롯]
"……."
[아서]
"그자는…… 요정의 소중한 아이인가? 이런 곳까지 잘 와주었다. 좋은 이웃이여."
[란슬롯]
"요정이 보이는 겁니까?"
[아서]
"그래. 자네만큼 사이가 좋지는 않지만 말이야."
[란슬롯]
"……왕이시여, 제 검을 바칩니다. 분명 제가 섬길 주인은 당신입니다."
[아서]
"그럼, 란슬롯이여. 가웨인과 함께 이 병을 치료할 방법을 찾아오너라. 요정의 소중한 아이가 내 곁으로 오게 된 것도 무언가의 뜻이겠지."
[란슬롯]
"네."
[가웨인]
"존의."
[이즈미]
(시트론 군, 이번엔 대사도 어렵고 긴게 많은 데다 위엄있는 역할이니까 평소보다 대사 표현을 힘들어했지. 평소에는 츠즈루 군도 시트론 군의 대사에는 신경 쓰고 있는데, 이번엔 원작의 캐릭터가 있는 만큼 그러기도 어려웠고……)
(정말 잘 완성했어. 분명 혼자서 많이 연습했을 거야……)
-
[가웨인]
"그렇다고는 하나, 단서도 아무것도 없으니…… 원인불명의 불치병을 치료하라니 뜬구름을 잡는 이야기야."
[멀린]
"그렇다면, 내가 들은 이야기가 도움이 될 것 같군."
[가웨인]
"멀린!"
[모드레드]
"돌아왔던 건가."
[멀린]
"방금전에."
[란슬롯]
"너는 그때……."
[멀린]
"내 조언은 도움이 됐지?"
[가웨인]
"그래서, 네가 들은 얘기라는 건 뭐지?"
[멀린]
"듣자 하니, 해당 술잔에 가득 채운 물을 마시면 어떠한 병도 순식간에 치료하는 성배 《홀리·칼리스》가 있다는 듯 해. 왕의 병도 그게 있으면 치료할 수 있을 거야."
[란슬롯]
"홀리·칼리스……. 알고 있어, 그웬?"
[멀린]
"나머진 좋은 이웃에게 조언을 구하면 돼. 맡긴다."
-
[이즈미]
(멀린의 조언을 받고 란슬롯은 기사들과 함께 여행을 떠난다……)
[란슬롯]
"그웬? 어라?"
[가웨인]
"왜 그래?"
[란슬롯]
"그웬이 없어."
[가웨인]
"그야, 요정도 가끔은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겠지."
[란슬롯]
"아니, 지금까지 그웬이 내 옆에서 떨어진 적은 한 번도 없었어."
[가웨인]
"어린애도 아니고, 혼자서 돌아오겠지. 좋은 이웃은 변덕스럽기 마련이야."
[란슬롯]
"찾아올게. 다음 마을에서 합류하자."
[가웨인]
"진심이야? 걱정이 지나치다고, 정말이지."
-
[란슬롯]
"그웬, 어디 있어?"
"그웬? 왜 이런 곳에――."
[가레스]
"으와아악!"
[란슬롯]
"!!"
[마물]
"그가아!"
[란슬롯]
"기다려, 지금 구해주지!"
[이즈미]
(란슬롯은 계속 나오기도 하고 난투 신도 많으니까, 이쯤에서 점점 소모될 거야…… 괜찮을까?)
-
[란슬롯]
"괜찮아?"
[가레스]
"가, 감사합니다……."
"죄, 죄송합니다…… 다리가 풀려서……."
[란슬롯]
"자, 내 손 잡아."
[이즈미]
(이타루 씨의 보는 눈은 역시 확실해. 마스미 군의 용모는 물론이고, 가레스의 덧없는 분위기도 제대로 표현되고 있어. 가장 늦게 나오는 가레스인데, 관객들이 놀란 게 느껴져.)
[란슬롯]
"그웬이 사람을 돕다니 별일인걸."
[가레스]
"네?"
[란슬롯]
"아니, 아무것도. 어디서 왔지? 데려다줄게."
[가레스]
"아, 가, 감사합니다, 기사님. 제 이름은 가레스. 영주님의 저택에서 요리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
[이즈미]
(가레스가 일하고 있는 저택의 주인에게서, 홀리·칼레스의 정보를 얻는 란슬롯……)
[란슬롯]
"결과적으로 가레스와 만난 덕분에 성배가 있는 곳을 알게 됐어. 네 덕분이야, 그웬. 이제 가웨인 일행과 합류해서――."
[가레스]
"저, 저저저기, 기사님, 부디 저도 데려가 주세요!"
[란슬롯]
"?"
[가레스]
"저는 원래 검으로 입신출세하기 위해 고향을 나왔습니다. 영주님의 밑에서 시종이 될 예정이었지만, 공적을 세우지 못해서……."
"부탁드립니다. 저도 여행에 데려가 주세요."
[란슬롯]
"그건 내가 정할 수 있는 게 아니지만…… 알겠어. 가웨인을 소개해주지."
-
[가웨인]
"요리사를 데려왔다고? 관광 유람을 온 게 아니라고."
[란슬롯]
"기사를 목표하고 있어."
[가웨인]
"성배까지 안내해준다면, 상관없지만……."
[가레스]
"저, 저저기, 저, 식재료를 조달할 수 있습니다! 야영할 때 도움이 될 거예요! 여, 여여러분의 위장은 맡겨주세요!"
[란슬롯]
"잘 부탁하지."
[가레스]
"네네네네넷!"
[가웨인]
"괜찮은 거야?"
-
[이즈미]
(반대하는 다른 기사를 달래고 가레스를 데리고 앞으로 나아가는 란슬롯……)
[가레스]
"가웨인 님, 위험해요!"
[가웨인]
"――."
[가레스]
"덫이……."
[가웨인]
"미안하군, 덕분에 살았어. 요리사를 무시해서 미안했어."
[가레스]
"아, 아아아아뇨……!"
[가웨인]
"너, 그 검의 문장은――."
[가레스]
"이, 이건…… 어릴 때 생이별한 아버지의 생가 문장이라는 듯 해요. 여행을 떠날 때 어머니께 이 검을 받아서……."
[가웨인]
"이건 우리 집 문장이야."
[가레스]
"네에!?"
[란슬롯]
"어떻게 된 거야?"
[가레스]
"그럼, 제 아버지는……."
[가웨인]
"설마 배다른 형제와 이런 곳에서 만나게 되다니. 예를 표하지, 란슬롯. 너는 내 목숨을 구해주기만 하는군."
[란슬롯]
"알고 있었어, 그웬?"
"뭐, 됐나."
-
[이즈미]
(앞길을 막는 마물들을 물리치며, 일행은 드디어 홀리·칼레스를 발견한다……)
[가웨인]
"이게 홀리·칼레스인가…… 설마, 정말 존재하고 있었다니."
[란슬롯]
"이제 폐하의 병도 치료할 수 있어."
[가웨인]
"그래. 서둘러서 성으로 돌아가자!"
-
[아서]
"잘했다. 가웨인, 란슬롯, 그리고 가레스여."
[가레스]
"다다다당치도 않습니다!"
[가웨인]
"란슬롯의 공입니다."
[란슬롯]
"아뇨, 그웬의 조언해준 덕입니다."
[아서]
"그런가…… 포상을 내리고 싶지만, 곤란하게도 좋은 이웃이 원하는 것은 가지고 있지 않아."
[란슬롯]
"그 말씀만으로 과분한 영광입니다."
-
[이즈미]
(아서왕의 병을 치료하고 안심한 것도 잠시――)
[란슬롯]
"왜 그래, 그웬? 이봐――."
[멀린]
"미안하지만, 그녀에게 주술을 걸어뒀어."
[란슬롯]
"주술? 대체 무슨 말이야."
[멀린]
"폐하의 명령이다."
[란슬롯]
"무슨 바보 같은――."
[아서]
"멀린의 말대로다."
[란슬롯]
"폐하……?"
[아서]
"그웬 덕분에 병이 나을 수 있었어. 앞으로 이 나라를 통일하기 위해서는 그웬의 힘이 필요해."
"멀린의 마술이 있으면 그웬을 인간으로 만들 수 있다고 하네. 그렇게 하면 내 아내로 맞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아."
[란슬롯]
"그웬을 왕의 아내로……!?"
[이즈미]
(멀린의 책략으로 제정신을 잃은 아서왕…… 보였다 안 보였다 하는 광기가 잘 표현되고 있어. 시트론 군, 대사 표현뿐만 아니라 연기도 늘었어. 아니, 대사에 걸리지 않고 연기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걸지도 몰라)
[멀린]
"정확하게는 반만 인간이 되는 것이지만, 충분할 거야."
[란슬롯]
"다시 생각해주십시오. 그웬은 왕비가 될만한 자가 아닙니다.그녀는 자유를 사랑하는 민족. 사람의 이치에 묶어둘 수는 없습니다."
"무엇보다 그웬의 의사에 반하는 짓을 하면, 그녀의 어머니인 호수의 여왕을 화나게 할 겁니다."
[아서]
"이건 이미 결정된 일이다."
[란슬롯]
"폐하……!"
[이즈미]
(차츰 숨겨둔 얼굴을 내비치는 멀린…… 츠즈루 군도 악역 연기가 몸에 배기 시작했어. 이타루 씨가 말한 대로, 언뜻 보기에 평범한 청년이니까 더욱 바닥을 알 수 없는 무서움이 나오는 거야)
-
[란슬롯]
"괜찮아, 그웬. 내가 반드시 너를 고향에 돌려보내 줄게. 의식 당일에 구하러 갈게. 그때까지 기다려줘."
[가레스]
"란슬롯 님……?"
[이즈미]
(도망칠 계획에 관해 얘기하는 란슬롯과 그웬의 대화를 들은 가레스는 가웨인에게 상담하러 간다……)
[가레스]
"가, 가웨인 형님, 얘기할 것이 있습니다."
[가웨인]
"무슨 일이지?"
[가레스]
"그…… 란슬롯 님 말입니다만……."
"사실은, 란슬롯 님이 그웬을 놓아줄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도 협력해줄 수 없을까요?"
[가웨인]
"란슬롯이? 바보 같은 소리. 그 충의로운 사람이 폐하의 의지에 반하는 배신행위를 할 리가 없잖아."
[가레스]
"저, 정말입니다! 그웬과 얘기하는 것을 들었어요!"
[가웨인]
"네 생각이 지나친 거야. 무엇보다 폐하도 그웬을 죽이려고 하는 게 아니잖아. 란슬롯도 그건 알고 있을 거야."
[가레스]
"그, 그런…… 형님, 그래도, 혹시, 혹시 정말로 놓아주려고 하는 것이라면, 어떻게 할겁니까?"
[가웨인]
"당연히 막아야겠지."
[가레스]
"설령 놓아주려고 하는 게 사실이라고 해도, 협력할 생각은 없으시다는 건가요……?"
[가웨인]
"폐하에게 충성을 맹세한 이상 그렇게 할 수는 없어. 란슬롯도 같을 거다."
[가레스]
"그런……. ――이렇게 된 이상, 다른 기사를 의지할 수밖에……."
[이즈미]
(기사에게 주군의 명령은 절대적…… 란슬롯과 가웨인, 다른 기사들 사이에 깊은 골이 생겨난다……)
-
[이즈미]
(그리고 멀린의 의식 당일……)
[멀린]
"자, 그웬. 이걸로 너는 해방되어 이쪽으로 발을 들여놓을 수 있어……."
[란슬롯]
"그만해!"
[가웨인]
"란슬롯!?"
[란슬롯]
"그웬을 풀어줘!"
[가웨인]
"이봐, 진정해, 란슬롯――."
[가레스]
"라라라란슬롯 님! 저, 저도 도와드리겠습니다!"
[란슬롯]
"가레스?"
[모드레드]
"폐하에 대한 반역죄다! 붙잡아라!"
[란슬롯]
"――윽."
[가웨인]
"어째서냐, 란슬롯. 왜 이런 짓을――."
[란슬롯]
"나는 어릴 적부터 호수의 여왕과 그웬의 손에 자랐어. 그녀를 배신할 수 없어."
"지금의 폐하는 착란 상태 시다. 내가 믿었던 폐하가――."
[모드레드]
"닥쳐라, 무례하다!"
[아서]
"가웨인, 뭐 하고 있나. 어서 붙잡아라."
[란슬롯]
"――윽."
[가웨인]
"하아앗! 《파이어 액스》!"
[란슬롯]
"하앗!"
[병사A]
"타아앗!"
[병사B]
"가만히 있어!"
[가레스]
"으아악――."
[가웨인]
"가레스!?"
[가레스]
"괘, 괜찮습니다! 빠, 빨리, 이 틈에 그웬을…… 저는 괜찮으니까!"
[란슬롯]
"――미안하다. 너는 진정한 기사야."
[가레스]
"가, 감사합니다……."
[가웨인]
"가레스! 가레스, 정신 차려!"
[가레스]
"형님…… 저는 기사가 되어, 행복했습니다……."
[가웨인]
"가레스!!"
[모드레드]
"빨리 란슬롯을 쫓아라!"
[가웨인]
"용서 못 해…… 용서 못 한다, 란슬롯!"
[이즈미]
(숨이 끊어진 가레스를 가슴에 품고 복수를 맹세한 가웨인은 성에서 도망친 란슬롯과 그웬을 쫓는다……)
-
[란슬롯]
"그웬, 말려들게 해서 미안해. 고향으로 돌아가면, 여왕이 지켜줄 거야."
"어? 발굽 소리가――."
[가웨인]
"란슬롯! 얌전히 그웬을 넘겨라!"
[란슬롯]
"――. 못 본 척 해줘, 가웨인."
[가웨인]
"그게 가능할 리 없잖아! 너는 가레스의 원수야!"
[란슬롯]
"뭐――."
[가웨인]
"가레스는 죽었다! 네 탓에!"
[란슬롯]
"――그럴 수가."
[아서]
"그웬을 붙잡아라!"
[란슬롯]
"그만둬주십시오!"
[가웨인]
"아쉽군. 나는 너를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형태로 배신당하다니…….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그때 네게 권유하는 게 아니었어. 그렇게 했다면 이렇게 속이 뒤집히는 기분을 맛보는 일도 없었을 텐데――."
[란슬롯]
"가웨인…… 가레스를 말려들게 한 건 미안했다. 하지만 내게 그웬은 가족이나 마찬가지야. 그러니까――."
[가웨인]
"가레스도 내 가족이야!"
[란슬롯]
"――."
[아서]
"가웨인, 숨통을 끊어라."
[가웨인]
"――예."
[병사]
"――폐하, 보고드리겠습니다!"
[아서]
"뭐지."
[병사]
"모드레드 님이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이미 성을 점거했고, 병사들도 모드레드 님을 따르고 있습니다!"
[아서]
"뭣……!?"
[가웨인]
"모드레드가……?"
[아서]
"바로 성으로 돌아간다! 그웬을 데려와라!"
[가웨인]
"란슬롯은 어떻게 할까요."
[란슬롯]
"――저도 싸우게 해주십시오."
[아서]
"……가웨인, 감시해라."
[가웨인]
"예!"
-
[이즈미]
(병사에게서 보고를 받고 거성으로 되돌아가는 아서왕 일행과 란슬롯……)
[가웨인]
"설마 또다시 너와 함께 싸우게 되다니."
[란슬롯]
"……가레스 일은 정말로 안타까워."
[가웨인]
"나는 너를 용서하지 않았어."
[란슬롯]
"……."
-
[이즈미]
(성에서 무장한 병사에게 포위당한 란슬롯 일행)
[아서]
"무슨 생각이냐, 모드레드."
[모드레드]
"숙부님, 저는 이전부터 당신의 실각을 엿보고 있었습니다."
[가웨인]
"어떻게 이렇게나 빨리 반역을 끝낸 거지……?"
[멀린]
"제 마술이 있으면 이 정도는 수고도 아니지요."
[아서]
"멀린!?"
[가웨인]
"설마, 네가 배신했었다니――."
[멀린]
"아서왕보다도 이쪽이 쓸모 있을 것 같아서요."
[아서]
"네 이놈……."
[이즈미]
(조종당한 모드레드의 태도가 싹 바뀌는 게 정말 잘 표현됐어…… 사쿠야 군, 악역은 잘 못 하는 분야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열심히 했구나)
[란슬롯]
"그웬? 무슨 일이야?"
[멀린]
"――윽."
[란슬롯]
"!?"
[멀린]
"건방진……."
[가웨인]
"저 모습은……!"
[란슬롯]
"멀린의 정체는 마물이었나."
[가웨인]
"그렇다는 건, 모드레드도 저 녀석에게 넘어가서……."
[아서]
"가자, 악한 것이 이 땅에서 제멋대로 날뛰게 둘 수는 없어!"
[란슬롯]
"예!"
-
[이즈미]
(그러나 정체를 드러낸 멀린에서 꼼짝도 못 하고, 철퇴 하는 란슬롯 일행)
(어둠을 격퇴하는 성검 엑스칼리버를 찾아내고 재대결을 하러 간다. 그리고 엑스칼리버의 힘으로 멀린의 약점을 찌르고, 마침내 멀린을 몰이 붙인다.)
[란슬롯]
"하아앗!"
[이즈미]
(클라이맥스의 볼거리 난투 신―― 이타루 씨도 많이 지쳐서 피곤하겠지만, 잘 버티고 있어. 정말 매일 견실하게 체력 만들기를 한 보람이 있어)
(소셜게임도 참았었고…… 이타루 씨가 이 공연에 건 마음이 란슬롯의 필사적인 모습에 나타나고 있어. 보고 있는 쪽도 자연스럽게 손에 땀을 쥐고 응원하고 싶어져――)
[란슬롯]
"어둠으로 돌아가라, 멀린――!"
[멀린]
"으아아아!"
[모드레드]
"큭――."
[아서]
"모드레드!"
[모드레드]
"으으……. 저는…… 대체……?"
[가웨인]
"기억나지 않는 거야?"
[란슬롯]
"멀린에게 조종당하고 있었던 건가……."
[아서]
"예를 표하지, 란슬롯, 그웬. 또 그대들에게 도움을 받았어."
[란슬롯]
"아뇨, 저는 아무것도……."
[아서]
"포상을 내리지. 바라는 건 무엇이지?"
[란슬롯]
"제가 바라는 건 단 하나, 그웬의 자유입니다. 폐하――."
[아서]
"……바랄 것도 없지. 그대들은 처음부터 자유라네. 좋은 이웃이여."
"지금까지의 일을 사죄하게 해주게. 내가 정상이 아니었어. 어째서 그토록 그웬에게 집착했는지……."
[란슬롯]
"필시 그것도 멀린의 마술에 의한 것일 듯 합니다."
[아서]
"……그런가."
"앞으로도 내 밑에서 일해주지 않겠나. 지금도 마물의 침략은 그치지 않고 있어. 막아내기 위해서는 그대의 힘이 필요하다."
[란슬롯]
"예! 분에 넘치는 기쁨입니다."
[가웨인]
"――하앗!"
[란슬롯]
"――윽."
[아서]
"무엇을 하는 거냐, 가웨인."
[가웨인]
"나는 아직 너를 용서하지 않았다고 했을 텐데."
[란슬롯]
"……."
[가웨인]
"하지만 네가 내 친구인 것은 변함이 없지."
[란슬롯]
"가웨인……."
[가웨인]
"가레스를 만나러 가줘. 그 녀석도 분명 기뻐할 거다."
[란슬롯]
"……."
-
[병사]
"아서왕 만세! 아서왕의 가는 길에 영광이 있기를!"
[이즈미]
(빛 속에서 사라져 가는 병사들의 그림자…… 엔드롤을 봤을 때의 기분이 되살아나……)
-
[멀린]
"용서 못 해…… 용서하지 않아…… 천의 시간을 넘어 이 원한을 풀어주겠어……."
[이즈미]
(불온한 멀린의 목소리가 어둠 속으로 사라져간다…… 종막……)
-
[관객A]
굉장해~! 재현도 높다!
[관객B]
멋있었어!
[관객C]
이거저거 생각나서 울었어~!
[호시이]
――.
[토노오카]
…….
-
[사쿠야]
이타루 씨, 난투 엄청 좋았어요!
[츠즈루]
체력도 버티게 됐네요.
[이타루]
뭐 그렇지.
[시트론]
관객들 대흥분이야!
[이즈미]
처음에 나가서 얘기한 효과도 있어!
[츠즈루]
그러고 보니 치카게 씨, 어느새 그렇게 나이란을 했던 거예요?
[치카게]
――.
[츠즈루]
이타루 씨는 알고 있었어요?
[이타루]
저번에 무심코 정리사이트에 써있지 않은 매니악한 정보에 반응하길래, 세이브 데이터 플레이 시간을 훔쳐봤어.
[치카게]
……쓸데없이 첩보 활동 하지 마.
[이타루]
선배, 사실 저희랑 같이 게임을 플레이하고 싶었는데 부끄러워서 말 못 했다던가?
[치카게]
그럴 리 있겠냐. 부정해놓고 체면상 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려웠던 것뿐이야.
[이타루]
솔직하지 못하네.
[츠즈루]
말해주면 좋았을 텐데요.
[시트론]
샤케야.
[마스미]
……샤이?
[시트론]
그거야.
[치카게]
……하아.
[이즈미]
네――.
[호시이]
실례합니다.
[이타루]
――.
[호시이]
여러분, 공연 수고하셨습니다. ――훌륭했어요.
[이즈미]
엇――.
[호시이]
저번에 본 전체연습만으로도 캐릭터에 공을 들여 철저하게 연습했다는 것은 전해졌는데…….
오늘 무대는, 다른 관객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듯한 나이란의 두근두근함을 느낄 수 있었네. 눈앞에 확실하게 존재하는 살아있는 란슬롯과 그웬과 함께…… 정말로 근사한 체험이었어.
무대의 묘미, 그대들이 표현하고 싶은 것이 전해져왔어. 더 보고 싶다고, 또 함께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생각했어.
[이타루]
――.
[이즈미]
그, 그럼――.
[호시이]
본공연도 계속 잘 부탁드립니다.
[이즈미]
――.
[사쿠야]
해냈어~!!
[츠즈루]
좋아!
[이즈미]
저희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호시이]
이런 게 바로 무대에서밖에 표현할 수 없는 것이겠지. 크리에이터로서 조금 질투도 느꼈어.
주연의―― 치가사키 군? 나이란을 해줘서 고맙네. 오늘 받은 근사한 자극을 토대로 차회작도 최고의 걸작으로 만들 테니 부디 플레이해주게나.
[이타루]
발매일이 정해지면 대량의 유급신청 할 겁니다.
[츠즈루]
아니, 연습은 어떡할건데요.
[이즈미]
연습도 제대로 해주세요!?
[호시이]
하하.
[치카게]
그러고 보니 토노오카 씨는 돌아갔나요?
[이즈미]
어? 토노오카 씨도 왔었어요?
[치카게]
관계자석의 끝쪽에 있었을 거야.
[이타루]
으엑, 진짜냐……. 안 온다고 해서 그 얘기를 한건데…….
[호시이]
그러고 보니 먼저 돌아간다고 했었지.
[이타루]
…….
-
[토노오카]
…….
[이타루]
……우와, 진짜 있네.
[토노오카]
――안녕. 잘 봤어, 네 첫날 무대 인사.
[이타루]
……하아.
[토노오카]
고등학생 때 일 말인데, 나――.
[이타루]
아, 사과 안 해도 돼. 진짜 아무래도 상관없으니까.
[토노오카]
뭐……? 그렇게 좋은 얘기처럼 말했으면서?
[이타루]
그 후에 배신당하고 그 친구와는 결별했습니다, 같은 얘기까지 해도 사족밖에 안 되잖아. 깔끔하게 끝냈을 뿐이야.
[토노오카]
……정말 좋은 성격 갖고있네.
[이타루]
마찬가지지.
도대체 너, 왜 앤드링크스에 들어간 거야? 반칙이라고. 약삭빠르게 나이란 팀에 들어가서 신과 함께 일하고 있다니.
[토노오카]
그렇게 치면 너야말로, 약삭빠르게 란슬롯 하고 있잖아. 오히려 네가 멀린에 어울리지.
[이타루]
너한테는 듣고 싶지 않은 말인데.
[토노오카]
뭐, 앤드링크스에 들어간 것도 누구 씨 탓이지만.
[이타루]
?
[토노오카]
대학 때, 우연히 타루치의 실황 영상으로 보고 목소리랑 내용으로 너라는 걸 바로 알았어. 처음 봤을 땐 울컥했지.
[이타루]
뭐?
[토노오카]
그도 그럴 게, 넌 발산처를 발견한 거잖아. 실황에서도 그웬을 향한 사랑을 외치기나 하고, 내가 더 그웬을 좋아하는데.
나는 또 몰래 숨어서 게임을 하는 나날로 돌아갔는데, 뭘 즐기고 앉았어.
[이타루]
자업자득이지.
[토노오카]
……그래서 뭐, 마음을 다시 먹고 게임 업계를 목표로 하기 시작했다는 거지.
취업 활동을 죽기 살기로 노력해서 앤드링크스에 입사하고, 노력해서 3년 만에 드디어 나이란 프로모션 팀에 들어갔어.
[이타루]
이 극단에 오퍼를 넣은 건?
[토노오카]
타루치 계정으로 선전했던 극단 공연을 통해 치가가 배우를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호시이 씨는 무대화에 흥미가 없고, 여차하면 타루치를 프로모션에 사용하려고 했어.
[이타루]
역시 처음부터 그게 목적이었나. 여전히 성격 나쁘네.
[토노오카]
나이란의 프로모션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라면.
[이타루]
그런 녀석이었지.
[토노오카]
반대 입장이었다면?
[이타루]
전력으로 이용한다.
[토노오카]
그렇지.
……아까 말하다 만 거 말인데, 고등학교 때의 일, 나도 사과할 생각 없어.
그 후에는 후회했지만, 결국 그걸 시작으로 지금 나이란을 위해서 일하고 있는 거니까. 오히려 감사하고 있어.
[이타루]
…….
뭐, 그런 의미에서는 나도 지금 이렇게―― 라고 말할리 없지. 너한테 감사 따위 할까 보냐.
[토노오카]
하하, 그건 그렇지.
――그러고 보니 나이란Ⅹ가 나오면 다음엔 타루치로서 프로모션 협력해줘.
[이타루]
이 마당에 와서…… 너도 참 성격 멋지네.
[토노오카]
서로 마찬가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