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미]

……후우.

(조금 많이 마셨으니, 바람을 좀 쐴까…….)

(그건 그렇고, 제 4회 공연도 각 조 여러 가지로 큰일이었지. 하지만, 모두 모여서―― 아니, 오히려 새로운 강력한 멤버도 늘고, 이렇게 겨울조 최종일까지 맞이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사쿠야]

…….


[이즈미]

어라? 사쿠야 군…….


[사쿠야]

앗, 감독님.


[이즈미]

이런 데 있었구나…… 응? 뭔가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지?


[사쿠야]

그러게요.


[이즈미]

또 혼자서 차분히 있었던 거야?


[사쿠야]

시트론 씨가 극단에 돌아와줘서, 안심돼서요……. 시트론 씨의 소원, 또 봄조에서 연기하고 싶다는 걸 이룰 수 있는 거죠. 앞으로도, 몇 번이고.

그렇게 실감했더니, 뭉클해져서요.


[이즈미]

그렇지…….


[사쿠야]

저, 시트론 씨가 없어졌을 때 정말 충격이었어요. 이 극단의 모두와는 계속 영원히 함께 있을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으니까…….

하지만 그렇지 않겠지요.


[이즈미]

응…… 영원한 건 없어. 다들 미래를 향해서 조금씩 걸어가고 있으니까. 지금과 같은 형태가 평생 계속되지는 않아.

그러니까 함께 무대에 오르는 순간, 순간이 무척 귀중하고 다시없는 거라고 생각하게 되는 거 아닐까?


[사쿠야]

그렇지요…….


[이즈미]

새 멤버도 늘었고.


[사쿠야]

맞아요. 바뀐다는 건, 나쁜 것만 있는 게 아니에요.


[이즈미]

맞아.

……제 4회 공연도 큰일이었지.

봄조 공연에서도, 마스미 군이 해외에 가는 소동이 있었고, 치카게 씨랑 내가 사라지거나…….


[사쿠야]

그랬었죠. 왠지 꽤 오래전인 것 같아요.


[이즈미]

여름조도 쿠몬 군이 쓰러지고, 가을조도 아자미 군이 납치되고…… 이렇게 생각해보니 정말 아무 일도 없이 끝난 공연이 없구나.


[사쿠야]

끝에는 자흐라 왕국에까지 갔잖아요.


[이즈미]

후후, 해외까지 날아갔지.


[사쿠야]

하지만, 사건은 많았지만, 그 덕분에 조를 뛰어 넘어 극단 전체가 더욱 하나로 뭉치게 됐다고 해야하나, 일체가 된 것 같아요.

동료, 가족……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지 모르겠지만, 강한 유대를 가지고 서로 협력하게 됐달까요…….

제게는 피가 이어진 가족은 없지만…… 그 이상으로 강한 결속을 가진 이 극단이, 제게는 소중한 가족이에요. 정말 좋아하는 모두와 감독님과 함께, 앞으로도 연극을 계속하고 싶어요. 더 높은 곳을 향해 가고 싶어요.


[이즈미]

더 높은 곳?


[사쿠야]

플뢰르 상이요.


[이즈미]

후후, 믿음직해졌네.


[사쿠야]

네!?


[이즈미]

맞아. 모두 함께라면, 분명 플뢰르 상도 손에 닿을 거야.

(아빠가 다다르지 못했던 장소를 목표로……. 앞으로도, 모두 더더욱 빛날 수 있도록, 만개로 꽃피워주겠어……!)

[미스미]

어서와~!

 

[카즈나리]

수고피코~!

 

[시트론]

다녀왔어!

 

[무쿠]

시트론 님……! 어서 오세요!

 

[아자미]

오― 귀환 축하함다.

 

[쿠몬]

어서 오세요!

 

[사쿄]

정말이지, 수고를 끼치고 있어.

 

[이즈미]

얘들아, 다녀왔어!

 

[카즈나리]

그럼, 오늘은 론론의 귀환파티를 해야지~!

 

[오미]

좋아, 기합 넣고 준비할게.

 

[쥬자]

예.

 

[타이치]

저도 도울게여!

 

-

 

[가이]

…….

 

[츠무기]

앗, 가이 씨도 보러 온 거예요?

 

[가이]

같은 생각을 한 듯하군.

 

[츠무기]

여기요, 이거 보세요.

 

[가이]

――빨간 꽃인가.

 

[츠무기]

라넌큘러스예요.

 

[가이]

예쁘군. 시트로니아에게 알려주면 기뻐하겠어.

……신기해. 이전에는, 이런 식으로 꽃을 봐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어.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나 아름답고 사랑스럽게 느껴져.

 

[츠무기]

……'당신은 매력적입니다.'

 

[가이]

응?

 

[츠무기]

빨간 라넌큘러스의 꽃말이에요.

깨닫지 못했던 꽃의 매력처럼, 가이 씨에게 잠들어있던 풍부한 감정의 매력도 되찾았지요. 분명,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매력이 꽃피게 될 거예요.

 

[가이]

그래…….

 

[츠무기]

……그건 그렇고, 또 일어나버렸네요. 트러블.

후회가 없는 연기는 했지만, 설마 진짜로 샹들리에가 떨어질 줄이야.

 

[가이]

또, 언젠가 재연하겠지. 그때 리벤지하면 돼.

 

[츠무기]

그건 그렇지만…… 어? 혹시 겨울조에 남아주는 거예요?

 

[가이]

당연하지. 무엇을 위해 함께 돌아왔다고 생각하나. 팬텀 역은 누구에게도 넘기지 않아.

 

[츠무기]

시트론 군의 종자로서 라고…….

 

[가이]

이제 시트로니아의 종자가 아니야. 그냥 친구지.

또 연기가 하고 싶어. 그렇게 가슴이 떨리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감정이 터져 나오는 순간을, 몇 번이고 체험하고 싶어.

 

[츠무기]

후후, 가이 씨도 훌륭한 연극 바보 동지네요.

 

[가이]

영광이군. 게다가, 츠키오카에 관해서도 아직 모르는 게 많으니까.

 

[츠무기]

서로 알아가도록 해요. 무대 위에서.

 

-

 

[이즈미]

어― 그럼, 시트론 군 귀환파티 겸 가이 씨 정식 입단 축하파티를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시트론 군하고 가이 씨, 한 말씀 부탁드려요!

 

[가이]

그럼, 내가 먼저 얘기하지.

처음에, 시트로니아가 이 극단에서 계속 배우로서 지내왔다는 걸 알았을 때는, 의외라고 생각했다. 시트로니아와 배우라는 것이 아무리 해도 연관되지 않았지.

하지만, 이렇게 극단의 일원으로 지내며 실제로 무대에 서보고 알게 됐다. 무대 위에서 느끼는 자유와 일체감, 달성감. 그리고 동료의 따스함……. 그 모든 게, 시트로니아에게 소중해진 거야.

그것을 깨달았을 땐, 내게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게 되어 있었어. 앞으로도 너희와 함께 무대에 오르고 싶다. 다시 잘 부탁한다.

 

[츠무기]

저야말로 잘 부탁드려요.

 

[타스쿠]

오페라의 유령은 리벤지해야지.

 

[호마레]

나야말로 잘 부탁하네!

 

[이즈미]

그럼, 다음은 시트론 군!

 

[시트론]

다들, 정말 걱정과 폐 끼쳐서 미안했어. 이제 여기에는 돌아오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어. 자흐라 왕국 돌아가서도 여기서 지낸 거, 모두를 떠올릴 때마다 외로웠어.

겨울조 무대 보고 깜짝 놀라서, 하지만 역시 나도 같이 무대 서고 싶다고 생각했어. 왕이 된다는 내 직분을 알고 있었는데도, 그래도 마음을 억누를 수 없었어…….

모두와 함께 계속 무대에 서있고 싶어. 그러니까 앞으로도 잘 부탁해!

 

[츠즈루]

저야말로 잘 부탁해요.

 

[이타루]

맘대로 없어지기 없기.

 

[치카게]

잘 부탁해.

 

[마스미]

……잘 부탁해.

 

[사쿠야]

마지막 두루마리는 앞으로 계속 유효해요!

 

[시트론]

고마워!

 

[이즈미]

그럼, 시트론 군의 귀환과 가이 씨의 정식 입단을 축하하며…… 건배!

 

[사쿠야]

건배!

 

[가이]

건배.

 

[시트론]

건배야~!

 

[타이치]

시트론, 어서 오세여!

 

[쥬자]

가이 씨, 입단 축하함다.

 

[텐마]

앞으로도 잘 부탁해.

 

-

 

[이즈미]

그건 그렇고, 이번 공연도 지금까지 이상으로 큰일이었지.

 

[이타루]

공연 이외 부분에서 너무 충실했어.

 

[이즈미]

츠즈루 군네 형은 아직 자흐라 왕국에 있는 거야?

 

[츠즈루]

아뇨, 벌써 다음 나라로 이동한 것 같슴다.

 

[이타루]

풋워크 가볍네.

 

[오미]

자흐라 왕국의 요리는 어땠어?

 

[이즈미]

전체적으로 맵고 맛있었어.

 

[치카게]

그러고 보니, 마지막 날에는 왕궁에 초대받았는데, 그곳의 요리가 정말 최고였어.

 

[오미]

호오. 재연하고 싶으니까, 괜찮으면 또 알려주세요.

 

[치카게]

향신료는 사들였으니 제공할 수 있어.

 

[오미]

역시, 빈틈없네요.

 

[츠무기]

사쿠야 군은 대활약이었지. 그야말로 Show must go on!

 

[타스쿠]

사쿠야의 한마디에 관객들이 진정됐으니까.

 

[아즈마]

혼란한 채로 일제히 출구로 몰려갔다면 그 탓에 부상자가 나왔을 거야.

 

[호마레]

큰 공이네, 사쿠야 군.

 

[사쿠야]

그런…… 그저, 동경하는 극단 사람들이 머릿속에 떠올라서…….

 

[츠무기]

아, 비행기에서 얘기했던 극단 말이지?

 

[타스쿠]

뭔가 기억나는 단서 같은 건――.

 

[지배인]

여러분 티비를 주목해주세요!

 

[이즈미]

응?

 

[사회]

"드디어 플뢰르 대상 발표입니다! 발표자는 비로드 연극협회의 아마다테 씨, 부탁드립니다!"

 

[아마다테]

"……그럼 발표하겠습니다."

 

[유키]

어디 극단일까?

 

[카즈나리]

아, 지금 GOD 극단 사람 비췄어.

 

[가이]

……역시, 저 레니라는 남자는, 예전에 본 기억이 있어…….

 

[이즈미]

어릴 때요?

 

[아즈마]

그런데, 어디서…….

 

[아마다테]

"올해 플뢰르 대상은…… '극단 백화'입니다!"

 

[극단원A]

"와아아!"

 

[사회]

"……'극단 백화'여러분, 축하드립니다!"

 

[사쿠야]

앗!! 저 극단이에요!

 

[이즈미]

어!?

 

[츠무기]

저 극단이, 옛날에 학교 예술감상회에서 봤다는……?

 

[사쿠야]

네! 틀림없어요!

 

[타스쿠]

극단 백화라면, 항상 플뢰르 상에 노미네이트되는 극단이야.

 

[이즈미]

전에도 대상을 탄 적이 있었지…….

 

[츠무기]

분명, 저 극단은 연극계 전체의 발전을 운영 방침으로 내걸고 있어서 학교에 출장도 자주 갔었을 거야.

티켓 구하는 거 힘들어 보이지만, 다음에 같이 보러 갈까?

 

[사쿠야]

네!

[츠무기]

……그런 얘기를 했었군요.


[타스쿠]

전혀 몰랐어.


[시트론]

다들, 오늘은 정말 미안해야. 이제 호텔에서 쉬도록 해.


[사쿠야]

하지만――.


[시트론]

《이들을 데려다주게.》


[병사A]

《대단히 죄송합니다. 왕께서 왕궁 내에 대기하라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시트론]

《이들은 관계없다.》


[병사A]

《죄송합니다…….》


[시트론]

――.


[이즈미]

무슨 일 있어?


[시트론]

돌아가면 안 돼, 라고 해. 이런 건 이상해.


[사쿠야]

시트론 씨를 혼자 두지 않을 거예요.


[츠즈루]

맞아요. 겨우 만났는걸요.


[마스미]

여기서 돌아가라니, 면회시간 너무 짧아.


[이타루]

아이돌 악수회냐.


[치카게]

이미 끼어들었는데, 이제 와서 부외자 취급하기 없기야.


[시트론]

다들…… 고마워야.


[츠무기]

그건 그렇고,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가이]

필시, 왕자들의 처분을 정하는 중이겠지.


[아즈마]

이런 건 경찰이 할 일 아니야?


[가이]

기본적으로는 왕족도 법 앞에 심판받게 되어있지만, 역시 권력은 왕족이 위니까.

왕궁 내에서 일어난 일은, 은밀히 끝낼 가능성도 있다.


[아즈마]

어쨌든, 왕자님이 무사해서 다행이야.


[시트론]

정말 고마워야. 모두의 만돌린 덕분에 살았어. 부상자가 없는 건 너희 덕분이야.


[히소카]

만돌린?


[이타루]

설마, 애드리브?


[호마레]

그렇군!


-


[자흐라 국왕]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군.》


[오란제]

《…….》


[네이블]

《…….》


[자흐라 국왕]

《그럼, 이번 일의 처분을 결정하지. 오란제, 네이블은 공히 왕위계승권을 박탈한다.》


[오란제]

《――큭.》


[네이블]

《그, 그럴 수가…….》


[자흐라 국왕]

《설령 직접 저지른 일이 아니더라도, 이 사태를 일으켰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시트로니아의 유괴, 살해미수에 관여한 자는 파면. 이후 법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오란제의 부하]

《……예.》


[자흐라 국왕]

《그리고, 시트로니아. 네 왕위계승권도 박탈한다.》


[시트론]

《――.》


[가이]

《시트로니아까지……?》


[탄제린]

《어째선가요, 아버님!?》


[자흐라 국왕]

《이유가 무엇이든, 시트로니아가 국민들과 우리를 속인 것은 사실이다. 본래대로라면, 상대가 가족이더라도 사건을 유야무야 덮어버릴 게 아니었어. 그 판단이 이번 사태를 불렀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겠지.》

《따라서, 왕위계승권 제 1위는 다음 순위로 탄제린이 된다. 대관식은 탄제린이 20세가 될 때까지 연기하겠다.》


[탄제린]

《그런…… 저보다 시트로니아 형님이 차기 국왕에 어울릴 터…….》


[자흐라 국왕]

《화재의 위험을 불고하고 소화를 지시한 너라면, 분명 훌륭히 해낼 수 있을 거다.》


[탄제린]

《하지만…….》


[시트론]

《탄제린이라면 괜찮아.》


[탄제린]

《형님…….》


[자흐라 국왕]

《시트로니아, 앞서 말한 평생 나라를 위해 진력하겠다는 맹세는 변함없겠지?》


[시트론]

《네.》


[자흐라 국왕]

《그럼, 너를 국제 예술 문화 장관에 임명하지.》


[시트론]

《네……?》


[자흐라 국왕]

《오랜 세월 동안 이 나라 예술의 상징이던 왕궁 극장이 불타버린 지금, 새로운 형태로 국가의 예술 문화를 이끌어 나갈 존재가 필요하다.》

《네가 세계에서 알게 된 예술의 아름다움을 백성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도록, 힘쓰거라.》


[시트론]

《――. ……삼가 받들겠습니다. 해외에서 알게 된 연극의 아름다움을 더욱 연구, 지식을 쌓아, 나라로 가지고 오겠습니다.》


[자흐라 국왕]

《……그래. 일본에서 얻은 인연을 소중히 하거라.》


[시트론]

《……감사합니다.》


[자흐라 국왕]

《이번 소동은 왕궁의 위신을 뒤흔들 수 있다. 각자 시간을 들여 국민의 이해를 얻을 수 있도록 근신하고 노력하도록.》


[시트론]

《네.》


[탄제린]

《네, 네!》


-


[가이]

《……시트로니아, 장관 취임을 축하한다.》


[시트론]

《고개를 들어, 가이. 나는 이제 왕위를 잇지 않아. 나를 섬길 필요도 없어. 앞으로는, 네 마음껏 살아.》


[가이]

《나는 왕궁에 봉사하고 있는 게 아니다. 네 개인에게 충성을 맹세했지.》

《……시트로니아. 새로이 시작하는 네 끝없이 긴 여정을, 앞으로도 곁에서 지켜보게 해다오.》

《……네, 친구로서.》


[시트론]

《가이…….》

《고마워. 나는 줄곧…… 너와 친구가 되고 싶었어.》

[오란제]

《어떻게 된 거야! 계획은 변경됐을 텐데!?》

 

[오란제의 부하]

《죄송합니다. 제 독단입니다.》

 

[오란제]

《너――!》

 

-

 

[시트론]

《……피해 상황은?》

 

[병사A]

《불은 무사히 진화. 극장은 반파되었지만, 부상자는 없습니다. 관객도 전원 무사합니다.》

 

[시트론]

《잘했다.》

후우…….

 

[이즈미]

시트론 군…… 무사해서 다행이야……!

 

[시트론]

다들, 걱정 끼쳐서, 미아입니다야…….

 

[츠즈루]

시트론 씨…… 역시 '미아입니다'네요…….

 

[마스미]

일본 생활에서 아무것도 배운 게 없어.

 

[사쿠야]

시트론 씨, 전 계속, 아무 말도 없이 가버린 이유를 물어보고 싶었어요……. 시트론 씨랑 또 연기하고 싶었는데…… 으흑.

 

[츠즈루]

갑자기 사라지고 그러기 없기에요.

 

[마스미]

내 흉내 내지 마.

 

[이타루]

정말이지, 여기까지 오는 거 힘들었다고.

 

[치카게]

대체로 내가 고생했지만.

 

[시트론]

……――미안해야.

 

[사쿠야]

얘기하고 싶은 거, 듣고 싶은 것도 많았는데 전부 머릿속에서 날아가 버렸어요.

다시 만난 게 정말로 기뻐서…….

 

[시트론]

나도 너희를 만나서 기뻐. 이제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다고 생각했어…….

 

[가이]

…….

 

[시트론]

《가이, 훌륭한 무대였어.》

 

[가이]

《네 덕분이다. 모든 것을 되찾았다고, 네게 꼭 전하고 싶었다.》

《너는 어째서 나를 일본에 남겨둔 거지?》

 

[시트론]

《네가 그 나라 출신이라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거기에 있으면 기억이 돌아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그렇게라도 하지 않았으면, 너는 절대로 나를 따라 자흐라 왕국으로 돌아가겠다고 고집을 부렸겠지.》

 

[가이]

《당연하지.》

 

[시트론]

《그래서, 그런 수단을 취했어.》

 

[가이]

《덕분에, 모든 기억을 되찾았다. 잃어버렸던 감정도…….》

《그리고, 네가 한 말의 의미를 알았어.》

 

[시트론]

《말?》

 

[가이]

《이 극단에서 모두 함께 서는 무대는 최고로 즐거워.》

 

[시트론]

《――.》

 

[가이]

《너는, 무대 위에서 무슨 생각을 했지? 무엇을 느끼고 있었지?》

 

[시트론]

《……MANKAI 극장의 그 무대 위에는, 다양한 인생이 있었어. 그 소극장의 무대에 오른 나는, 왕위계승자도 뭣도 아니야. 자유롭게 있을 수 있었지. 이야기 속에서는 뭐든지 될 수 있어. 어디든지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어.》

《근사한 동료들과 함께 일체감을 얻는 무대…… 나는, 네게도 그것을 알려주고 싶었던 거야.》

 

[가이]

《……너는 자유를 바라고 있었던 건가?》

 

[시트론]

《이제 와서 눈치챈 거야? 너는 역시 고물이야.》

 

[가이]

《그렇군…… 나는 훨씬 전에 눈치를 챘으면서, 계속 모르는 척을 한 걸지도 몰라. 내 감정뿐만 아니라, 시트로니아의 감정에서도 눈을 돌리고 있었어.》

《시트로니아, 역시, 너는――.》

 

[자흐라 국왕]

《중요한 식전에서 모두에게 혼란을 주어 미안하군. 부상자가 없어서 무엇보다 다행이다. 원인은 지금 조사하고 있지만, 기대하고 있던 백성을 위해서도 빠른 시일 내에 다시 개최를――.》

 

[탄제린]

《아버님. 잠시 괜찮을까요.》

 

[자흐라 국왕]

《무슨 일이지, 탄제린?》

 

[탄제린]

《이번 샹들리에 낙하는 사고가 아닙니다. 시트로니아 형님을 노리고 고의로 일으킨 것입니다.》

 

[자흐라 국왕]

《뭐라고……?》

 

[시트론]

《탄제린, 그 건은 내밀히…….》

 

[탄제린]

《아뇨, 이 자리에서 고발하겠습니다.》

《시트로니아 형님을 납치하고, 망자로 만들려고 했던 자는 오란제 형님과 네이블 형님입니다.》

 

[오란제]

《무슨――.》

 

[네이블]

《――윽.》

 

[자흐라 국왕]

《이게 사실인가, 시트로니아.》

 

[시트론]

《……네.》

 

[오란제]

《아니야! 나는 목숨을 노리라고는――!》

 

[네이블]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믿어주세요, 아버님!》

 

[자흐라 국왕]

《……두 사람을 데려가라. 자세한 사정은 나중에 듣도록 하지.》

 

[오란제]

《아버님!》

 

[네이블]

《나는 억울해!》

 

[자흐라 국왕]

《그런데―― 거기 있는 건 가이가 아닌가. 병사는 무엇을 하고 있나?》

 

[가이]

《――.》

 

[병사A]

《붙잡아라!》

 

[시트론]

《기다려주세요. 아버님, 가이는 저를 유괴한 적 없습니다.》

 

[자흐라 국왕]

《그게 무슨 말이지?》

 

[시트론]

《죄송합니다. 제 즉위에 반대하는 자들에게서 달아나기 위해, 제 스스로의 의지로 일본에 숨어있었습니다.》

 

[자흐라 국왕]

《왜 거짓말을 한 거지?》

 

[시트론]

《……말하면, 범인을 찾아야만 하니까요. 형제끼리 싸우고 싶지 않습니다. 이번 소동도 본래 제 미숙함 때문에 초래한 일…… 부디 관대한 조치를 부탁드립니다.》

《백성을 위험에 처하게 만든 것은, 왕으로서 평생 이 나라를 위해 진력하며, 보상해 가겠습니다.》

 

[자흐라 국왕]

《……저기 있는 자들은, 네 지인인가?》

 

[이즈미]

? (왕이 이쪽을 보고 뭔가 말하고 있는데……?)

 

[시트론]

《함께 일본에서 무대에 올랐던, 소중한 동료―― 아니, 제 가족입니다.》

 

[자흐라 국왕]

《……흠. 알겠다. 오란제와 네이블의 이야기도 들은 후에 처분을 결정하도록 하지.》

 

[시트론]

《……네.》

[마스미]

이제 곧 휴식시간이 끝나.


[이즈미]

지금이라면 아직 가이 씨는 무대 옆에 있을 거야……!


[탄제린]

폐를 끼쳐서 미아입니다……야.


[츠즈루]

!?


[사쿠야]

일본어 할 수 있어요!?


[탄제린]

시트로니아 형님이 가르쳐줬어. 형님, 예전부터 일본을 공부했어.


[츠즈루]

참고로 '미아입니다'가 아니라, '미안합니다'겠지. 그거, 아마도.


[마스미]

시트론이 가르쳤으면 어쩔 수 없지.


[탄제린]

형님이 없어지면 어떡하지야…… 이 나라는…….


[이즈미]

괜찮아요. 치카게 씨가 반드시 지켜주겠다고 했으니까요.


[츠즈루]

그리고 시트론 씨는 언제든지, 극단이 위기일 때도 항상 웃고 있었어. 태평하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그 미소에 도움을 받은 적도 있어. 그건 시트론 씨의 강점이야.

너도 시트론 씨의 동생이잖아. 시트론 씨의 강점…… 떠올려봐.


[탄제린]

형님의…… 강점…….


-


[치카게]

……여기로군.


[이타루]

경비병 많네. 역시 저건 술로 넘어가 주지는 않겠지.


[치카게]

……치가사키, 잠깐 눈 감고 있어.


[이타루]

그건 물리적인 의미로? 아니면, 앞으로 하려는 범죄행위에 대해서?


[치카게]

양방의 의미로.


[이타루]

라저.


[파수꾼A]

《너, 너는 뭐야!?》


[파수꾼B]

《크악.》


[파수꾼C]

《큭――.》


[치카게]

이제 됐어.


[이타루]

……죽었어?


[치카게]

간신히 숨은 붙어있을 거야.


[이타루]

그거 다행이네.

그보다, 뭐야 이 게임 전개.


[치카게]

태클 불가.


-


[치카게]

시트론, 어딨어?


[시트론]

…….


[이타루]

야, 시트론!


[시트론]

……으, 으?

이타루……? 치카게……?


[이타루]

정신 차려.


[치카게]

여기 있으면 위험해. 어쨌든 도망치자!


-


[스탭]

《이제 곧 휴식 시간이 끝납니다. 자리에 돌아가 주십시오.》


[타스쿠]

준비, 괜찮지?


[츠무기]

역시 리허설을 안 해서 정신이 없어.


[아즈마]

……어라?


[호마레]

왜 그러나?


[아즈마]

아니, 왠지 샹들리에가 흔들린 것 같아서…….


[히소카]

……지진?


[가이]

아니, 다른 곳은 흔들리는 것 같지 않다――.


[이즈미]

가이 씨!


[탄제린]

《가이, 큰일입니다!》


[가이]

탄제린 왕자……?


[탄제린]

《시트로니아 형님이 납치됐어요! 지금 미카가 찾고 있지만, 아직 발견하지 못해서…….》


[가이]

《시트로니아가……!?》


[아즈마]

왜 그래?


[츠즈루]

동생 왕자가 시트론 씨를 노리고 있어요. 지금, 미카 씨랑 치카게 씨가 찾으러 갔는데――.


[타스쿠]

뭐라고?


[츠무기]

그런――.


[호마레]

대관식 당일에 움직였다는 건가…….


[가이]

――.


[츠무기]

가이 씨, 여기는 괜찮으니까 시트론 군을――.


[가이]

――큭.


[치카게]

모두 엎드려!


[이즈미]

!?


[아즈마]

샹들리에가――.


-


[관객A]

《꺄아아!》


[관객B]

《뭐야!?》


[관객C]

《촛대의 불이 커튼에……!》


[관객D]

《도망쳐! 화재다!》


[관객A]

《도와줘!》


-


[시트론]

――윽.

《안 돼. 이대로면 민중이 패닉을 일으켜서 더 큰 피해가 날거야.》


[치카게]

시트론, 일어서는 건 아직 무리야!


[시트론]

모두를, 피냔 시킬 거야.


[이타루]

피난 말이지. 이거 꽤 중요한 장면이야.


[이즈미]

(어떡하지. 우선 관객을 피난시켜야――.)


[사쿠야]

…….


-


[사쿠야]

――.

"누가 한 짓이냐!? 오페라 극장에 사는 유령의 짓이냐!?"


[이즈미]

사쿠야 군…….


[관객A]

《어? 뭐야?》


[관객B]

《무대를 계속하는 건가?》


[리처드]

"팬텀을 찾아라! 이 이상 녀석을 제멋대로 두지 않겠어! 지금이야말로 그 녀석을 붙잡는 거다!"


[크리스]

"에릭이 이런 짓을 했을 리 없어!"


[라울]

"언제까지 시치미 뗄 생각이냐, 리처드!"


[팬텀]

"네 죄를 생각해내라……."


[칼]

"우왓! 누구야!?"


[필]

"지금 이 목소리는 대체……?"


[관객C]

《혹시, 연출의 일환이었나?》


[관객D]

《그런 것 같아.》


[탄제린]

《형님의…… 강점…….》

《――. 여러분! 이제부터 지시에 따라 침착하게 출구로 나가주세요! 경비병은 바로 소화 준비를! 안마당의 물을 써라!》


[자흐라 국왕]

《…….》


[병사A]

《불은 바로 소화하겠습니다. 폐하도 서둘러서 피난을――.》


[자흐라 국왕]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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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론]

――.


-


[팬텀]

"리처드, 너는 10년 전의 과오를 또다시 반복할 셈인가. 이 남자를 없애도, 네 죄는 사라지지 않는다."


[리처드]

"무슨 말을――."


[이즈미]

……. (시트론 군…… 많이 놀란 걸, 이렇게 떨어져 있어도 알겠어. 그렇겠지. 처음 봤을 때의 가이 씨는 이런 연기를 할 수 없었으니까.)

(시트론 군이 계기를 만들어 준 덕분에, 가이 씨가 과거를 되찾았고, 이렇게 감정표현이 풍부해졌어…….)


-


[스탭]

《그럼, 지금부터 15분간 휴식에 들어가겠습니다.》


[사쿠야]

관객분들 반응도 좋았어요.


[츠즈루]

오페라의 유령은 만국 공통이니까. 이해하기도 쉬웠을 거야.


[미카]

《여러분,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이쪽으로――.》


[이즈미]

미카 씨…….


[치카게]

안내하겠다는데.


[이타루]

드디어 작전 결행이군.


[마스미]

가자.


-


[시트론]

……. (왜, 모두 여기에……? 게다가, 가이의 저 변화는, 어쩌면…….)


[병사A]

《――시트로니아 님, 실례하겠습니다.》


[시트론]

《뭐지?》


[병사A]

《어떤 분께서 시트로니아 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하십니다.》


[시트론]

《어떤 분……?》


[병사A]

《시트로니아 님과는 구면으로, 말하면 알 거라 하셨습니다만…….》


[시트론]

――. (설마…….)

《알겠다. 바로 가지.》


[병사A]

《이쪽입니다.》


-


[미카]

《이쪽으로. 서둘러요――.》


[츠즈루]

정말 여기저기 경비병이 많네.


[이즈미]

엄중하다는 게 진짜였구나…….


[이타루]

이거, 발각되면 전투 발생하는 거네. 사쿠야, 무기랑 방호구 장비해둬.


[사쿠야]

네!? 전투!? 장비!? 안 가지고 있어요……!


[치카게]

게임 뇌라니까.


[미카]

《이 계단을 올라가면 발코니로 이어지는 복도가 나옵니다.》


[치카게]

이 계단을 올라갈 거래.


[사쿠야]

네!


[탄제린]

――.


[이즈미]

!?


[미카]

《탄제린 왕자…….》


[탄제린]

《너는, 형님의 종자인……?》


[치카게]

왕자?


[츠즈루]

어!? 설마, 사이 나쁘다는……?


[미카]

《시트로니아 님의 동생인 제 4 왕자입니다.》


[치카게]

사이 좋은 쪽 왕자라는데.


[사쿠야]

놀라라…….


[츠즈루]

아니 그치만, 들키면 위험한 거 아님까?


[미카]

《왕자, 여기엔 사정이 있어서――.》


[탄제린]

《큰일이다! 형님이 위험해!》


[미카]

《네……?》


-


[미카]

《오란제 왕자와 네이블 왕자가 그런 계획을…… 서둘러서, 시트로니아 왕자에게 전달해야.》


[탄제린]

《형님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어쩌면, 이미――.》


[미카]

《――.》


[이즈미]

왜 그래?


[사쿠야]

무슨 일 있어요? 왠지 상황이…….


[치카게]

시트론이 동생 왕자들한테 노려지고 있대.


[츠즈루]

네에!?


[미카]

《정말 죄송합니다. 여러분은 탄제린 왕자와 함께 가이 님께 이 일을 전해주십시오! 저는 시트로니아 님을 찾겠습니다.》


[치카게]

《알겠어.》

예정 변경이야. 가이 씨한테 알리러 가자. 미카는 시트론을 찾으러 간다고 해.


[이즈미]

――.


[츠즈루]

그렇다는 건, 이미 붙잡혔을 위험이 있다는 거예요?


[이타루]

뭐야, 실화냐.


[마스미]

어쨌든, 일단 가이한테 돌아가서――.


[사쿠야]

――저희도 시트론 씨를 찾아요.


[이즈미]

어?


[츠즈루]

아니, 아무리 그래도 위험해. 지리도 모르고, 경비병한테 잡히고 끝날 거야.


[사쿠야]

하지만, 시트론 씨가 위험한데 아무것도 못 하다니――.


[이타루]

마음은 알겠어. 하지만, 경비병한테 잡히면 그래도 낫지, 범인한테 발각되면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어.


[사쿠야]

――.


[치카게]

내가 다녀올게.


[이즈미]

치카게 씨가……?


[치카게]

나는 이런 상황도 익숙하고, 자흐라어도 할 수 있어. 어떻게든 될 거야.


[사쿠야]

하지만――.


[치카게]

시트론도 너희도 괜찮아. 내가 절대로 죽게 놔두지 않아. 히소카랑 약속했으니까.

너희는 미카의 말대로 탄제린 왕자랑 같이 가이 씨한테 알리러 가. 계획을 폭로한 걸 들키면, 왕자도 위험해. 가이 씨한테 지켜달라고 하는 게 좋을 거야.


[이즈미]

혼자서 가다니, 너무 위험해요.


[츠즈루]

맞아요! 무모해요!


[치카게]

나는 괜찮아. 믿어줘. 부탁한다.


[이즈미]

――.


[사쿠야]

……알겠어요.


[츠즈루]

반드시, 무사히 돌아와주세요.


[치카게]

알고 있어.

《탄제린 왕자, 저들이 가이 씨에게 안내해줄 겁니다.》


[탄제린]

《――알겠다.》


[마스미]

――서두르자.


[이타루]

…….


[치카게]

……왠지, 가장 방해될 것 같은 녀석이 남아있는데.


[이타루]

뭐, 체력적으로는 문제 있겠지만, 어딘가 도움이 될지도 모르잖아요.


[치카게]

격하게 믿을 수 없군…….


[이타루]

그러지 말고요.


[치카게]

……어쩔 수 없지. 갈까. 이제 와서 혼자 돌아갈 수도 없을 테고.


[이타루]

그렇죠.


[치카게]

일단 말해두겠는데, 이 상황에서는 확실하게 지켜준다는 보장은 못 해.


[이타루]

오k.


[치카게]

이미 각오했다는 건가…… 너 그런 캐릭터였어?


[이타루]

그건 서로 마찬가지죠.


[치카게]

그것도 그렇군.


-


[병사C]

!?


[치카게]

――.


[병사C]

《거기, 여기서 뭘 하고 있나!?》


[치카게]

《일본에서 온 극단 관계자인데요, 길을 좀 잃어서…… 여기요, 신분증.》


[병사C]

《곧장 극장으로 돌아가라.》


[치카게]

《왕궁은 처음 봐서요, 조금만 더 산책하면 안 될까요?》


[병사C]

《안 돼, 안 돼. 이 주변은 출입금지야.》


[치카게]

《그걸 좀 어떻게…….》


[이타루]

특기…… 뇌물.


[병사C]

《응? 그, 그 술은 혹시……!》

《하, 하는 수 없군. 조금만이다.》


[치카게]

《――감사합니다.》

뭘 건네준 거야?


[이타루]

츠즈루네 형 비전의 술.


[치카게]

설마 진짜 도움이 될 줄이야…….


[무선 목소리]

《……리프트로 꾀어냈다. 작전 결행이다…….》


[병사C]

――.


[치카게]

이쪽. 숨어.


[이타루]

?


[병사C]

《……경과는 어때.》


[무선 목소리]

《왕자의 부하가 냄새를 맡았지만, 미끼에 감쪽같이 넘어갔다. 작전대로, 스테이지의 리프트 부분에 가두어뒀어. ……이제 계획대로, 샹들리에를 떨어트리는 것만 남았다.》


[병사C]

《알겠다. 여기도 이상 없다.》


[치카게]

…….


[이타루]

무슨 연락이지?


[치카게]

가자. 시트론은 리프트에 있어.

[이즈미]

우와아, 벌써 관객이 와있네.


[가이]

자유석이니까. 빨리 오지 않으면 좋은 자리를 맡을 수 없다.


[츠무기]

꽤 역사 깊은 극장이네요.


[타스쿠]

나는 당연히 특설인 줄 알았는데, 아니구나.


[가이]

원래는 왕족 전용 극장으로 쓰이는 것인데, 노후화가 진행돼서. 요즘에는 이런 세레머니가 있을 때만 쓰이고 있어. 그것도 이번 대관식이 끝나면 해체하고 재건하기로 되어있지만.


[이즈미]

그런가요…… 왠지 아깝네요.


[호마레]

저 샹들리에도 아름답군.


[히소카]

……진짜?


[가이]

그래. 안전성을 고려해서 몇 번인가 수복하긴 했지만, 극장이 만들어진 당시부터 사용하던 것이다.

단, 빛은 초뿐이니 조명으로서는 거의 의미가 없지.


[아즈마]

분위기는 나올 것 같네.


[호마레]

음. 이번 오페라의 유령에는 딱 어울려.


[타스쿠]

이 원형 무대에서 리허설 없이 바로 본방인가…….


[츠무기]

지금 미리 회의해두자.


-


[이즈미]

그럼, 본방에 관한 건 이 정도면 될까. 남은 건 각자 확인해주세요.


[히소카]

……알겠어.


[호마레]

맡기거라.


[츠무기]

객석도 거의 다 찼어.


[가이]

첫 공연이 곧 시작할 때로군.


[이즈미]

하루종일 계속 공연이 이어진다니 굉장하네요.


[가이]

역시 왕족이 관극하는 건 일부가 되겠지만, 아침부터 밤까지 계속 보는 자도 많다.


[아즈마]

정말 이 나라 사람들은 연극을 좋아하는구나.


[치카게]

왕족은 어디서 관극하죠?


[가이]

발코니다. 저곳에서는 홀을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지.


[츠즈루]

꽤 거리가 있네요.


[사쿠야]

시트론 씨가 이쪽으로 와주지 않는 한, 직접 얘기할 수는 없는 게…….


[가이]

아니, 겨울조 공연 휴식 시간에 미카의 안내로 어떻게든 발코니에 다가갈 계획이다.


[츠즈루]

그거, 발각되면 위험하지 않아요……?


[이타루]

원래는 가까이 가면 안 되는 거지요?


[가이]

미카도 있고, 실수로 길을 잃은 것으로 하면 어떻게든 넘어갈 수 있겠지.

나도 공연이 끝나면 어떻게든 시트로니아에게 접촉할 생각이다.


[이즈미]

(시트론 군…… 분명 가이 씨도 사쿠야 군도 시트론 군한테 전하고 싶은 게 잔뜩 있을 거야.)

(물론 나도…… 그렇게 아무 말도 없이 헤어질 수는 없어. 부디, 작전이 성공하기를…….)


-


[오란제의 부하]

《계획대로 시트로니아 왕자를 세레머니 전에 불러낼 계획을 세워놨습니다. 남은 건 사고로 가장하여, 왕자를…….》

《이 기회를 놓치면 다음은 없습니다. 왕자, 결단을――.》


[오란제]

《…….》


[오란제의 부하]

《동정을 베풀면, 그 시트로니아 왕자는 막을 수 없습니다. 저희 부하들도 몹시 애를 먹었습니다. 끝에는, 설마 해외로 도망쳤던 것을 부하인 가이 탓으로 돌리고 감쪽같이 되돌아올 줄이야…….》

《확실하게 숨통을 끊어놓지 않으면, 언젠가 왕자의 방해가 될 겁니다.》


[오란제]

《……뭐, 목숨을 빼앗을 것까지야. 대관식에 출석만 못 하게 하면 돼. 당분간 감금해두고, 형님이 대관식에서 도망친 것으로 해두면 왕위계승권을 박탈할 수 있어.》

《그사이에 내가 즉위하면 아버님도 그것을 철회할 수는 없겠지.》


[오란제의 부하]

《…….》


[오란제]

《알겠나?》


[오란제의 부하]

《알겠습니다.》


[네이블]

《지, 진짜 하는 거야?》


[오란제]

《당연하지. 이 기회를 놓치면, 왕위는 영원히 손에 넣을 수 없어.》


[탄제린]

《――. 형님…… 어떡하지……!》


-


[자흐라 국왕]

《――모두 들어라. 지금부터 대관식을 거행하겠다. 새로운 왕의 탄생을 모두 성대하게 축하해주길 바란다.》


[시트론]

《…….》


[자흐라 국민A]

《오오오!》


[자흐라 국민B]

《국왕님 만세!》


[자흐라 국민C]

《시트로니아 왕자 만세!》


[이즈미]

시트론 군, 정말로 왕자님이었구나…….


[마스미]

……딴사람.


[츠즈루]

손이 닿지 않는 존재 같아.


[사쿠야]

……하지만, 시트론 씨는 시트론 씨에요. 우리 동료인 것에는 변함없어요.


[이타루]

맞아…… 입을 열면 틀리기만 해서 이미지 폭락하고.


[치카게]

그렇지.


-


[이즈미]

……. (전 세계의 다양한 언어로 된 공연을 이렇게 많이 본 건 처음이야. 자막이 있어도 자흐라어고, 무슨 말을 하는지 내용은 전혀 모르겠지만, 어쩐지 전해지는 게 있어. 무엇을 알리고 싶은지 온몸으로 주고받고 있어. 연극은, 역시 굉장해…….)


[타스쿠]

리프트를 쓰는 극단이 꽤 많네.


[츠무기]

우리도 쓸 수 있는 신이 있을까……?


[호마레]

라스트에서 팬텀이 리프트로 등장하면 임펙트있지 않겠나.


[아즈마]

그거 좋은 아이디어인걸.


[가이]

시험 삼아 쓸 수 있는지 물어보고 오지.


[츠무기]

부탁드려요.


[가이]

《공연에서 리프트를 쓰고 싶다.》


[스탭]

《단체 이름은요?》


[가이]

《MANKAI 컴퍼니다.》


[스탭]

《MANKAI 컴퍼니…… 아, 라스트 극단이네요. 그럼 진행표를 다시――.》

《아, 아니, 이 시간은 안 돼요.》


[가이]

《뭐?》


[스탭]

《죄송합니다. 이 시간엔 리프트 사용이 금지되어 있어요.》


[가이]

《어째서지?》


[스탭]

《위에서 내려온 지시라, 정말 죄송하지만…….》


[가이]

《…….》


[타스쿠]

어떻게 됐어요?


[가이]

우리 공연 시간에는 리프트를 쓸 수 없는 것 같다.


[츠무기]

그래요?


[호마레]

그럼 하는 수 없군. 이번엔 포기하는 수밖에.


[타스쿠]

뭐, 갑자기 본방에서 쓰는 것도 위험하니까.


[츠무기]

평소처럼 가자.


-


[츠무기]

슬슬 준비해야겠어…….


[이즈미]

이제 곧이야.


[츠무기]

이게 진짜 최종일이에요. 있는 힘껏 즐기다 와요.


[가이]

너희 덕분에 되찾은 나 자신을, 후회 없이 전부 내보이고 싶다. 시트로니아에게도 그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어.


[타스쿠]

일본에 남겨두고 온 녀석들의 마음도 전해줘야 하고.


[히소카]

……힘낼게.


[호마레]

자, MANKAI 컴퍼니의 해외 진출 첫걸음이네. 이걸 계기로 전 세계에서 공연의뢰가 쇄도할지도 몰라.


[아즈마]

호마레는 긍정적이구나.


[츠무기]

좋아, 가요.


[가이]

그래.


[이즈미]

다녀오세요! 힘내요!


-


[시트론]

《…….》

(연극이라…… 지금쯤 다들 뭘 하고 있을까. 가이는 잘하고 있을까……? MANKAI 컴퍼니의 모두라면 분명…….)


[스탭]

《이어서 일본의 극단 MANKAI 컴퍼니의 '유령 F와 비탄의 오페라'입니다.》


[시트론]

《――어?》


-


[츠무기]

"……."


-


[시트론]

……츠무기?


[자흐라 국왕]

《왜 그러지?》


[시트론]

《아, 아뇨…….》


-


[크리스]

"너는 정말 망령인 거야? 어째서, 망령이 되어서까지 노래를 계속하는 거지? 노래에 홀려 있는 거야?"


[팬텀]

"그런 거겠지. 분명."


-


[시트론]

(이 목소리는…….)


-


[팬텀]

"……그런 게 가능할 리 없다. 나는 그저 그림자야."


-


[시트론]

(가이…….)

[이즈미]

어? 벌써 선물 사 온 거야?


[사쿠야]

자유행동 시간이 별로 없으니까, 이 기회에 사뒀어요.


[이즈미]

그래, 많이 부탁받았었지.


[치카게]

야, 빨리 움직여. 벌써 다들 모였다고.


[히소카]

……하나 더.


[치카게]

너무 많이 산 거 아냐? 그런 게 뭐가 맛있다고. 그냥 설탕이잖아.


[히소카]

……치카게는 매운 걸 너무 먹어서 혀가 너무 조잡해.


[치카게]

단 걸 너무 먹어서 혀 일부가 마비된 녀석한테는 듣고 싶지 않은 말이군.


[이즈미]

앗, 왔다 왔어.


[치카게]

미안. 늦었지.


[히소카]

……치카게가 매운 향신료를 잔뜩 사들인 탓이야.


[치카게]

……네가 과자를 잔뜩 사들인 탓이잖아.


[이즈미]

둘 다 짐이 엄청나네요.


[이타루]

치카게 씨, 혹시 전에 시트론이 뿌려둔 향신료, 사실은 마음에 들었던 건가.


[???]

안녕하세요~


[이즈미]

?


[사쿠야]

앗, 혹시…….


[츠즈루]

형――.


[???]

오, 오랜만이구나. 내 동생아. 또 키 큰 거 아냐?


[츠즈루]

컸겠냐! 성장기는 옛날에 지났다고.


[???]

어라~ 그랬나?


[이즈미]

(그, 그렇군. 츠즈루 군하고는 또 다른 타입 같아…….)


[츠즈루]

감독님, 제 형인 미나기 타도루예요.


[타도루]

처음 뵙겠습니다~ 항상 츠즈루가 신세 지고 있어요~


[이즈미]

처음 뵙겠습니다. 타치바나예요.


[가이]

다들 모인 것 같군. 들어가지.


-


[점원]

《정말 죄송합니다, 손님. 금일은 전세를 줘서…….》


[가이]

《이상하군. 예약해뒀을 터인데…….》


[가이의 부하]

《가이 님!》


[가이]

《아, 미카.》


[미카]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가이]

《여러 가지로 수고를 끼쳤군.》


[미카]

《당치도 않습니다.》

《예약해뒀던 일함이다.》


[점원]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사쿠야]

손님이 전혀 없네요.


[가이]

전세를 낸 듯하다.


[이즈미]

네!? 그런 거예요!?


[가이]

그러는 편이 남의 눈에 띄지 않아서 안심되니까.


[아즈마]

호사스럽네.


[미카]

《가이 님. 이들이 시트로니아 왕자의……?》


[가이]

《그래.》

다들, 소개하지. 내 부하인 미카다.


[미카]

《처음 뵙겠습니다. 자흐라 왕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즈미]

???


[가이]

자흐라 왕국에 온 것을 환영한다는군.


[타스쿠]

자흐라어는 전혀 모르겠어.


[츠무기]

가이 씨가 있어서 다행이에요.


-


[이즈미]

맛있다!


[츠즈루]

먹기 쉽네.


[아즈마]

향신료가 강하고 맵지만, 친숙한 맛이야.


[치카게]

……영주하고 싶군.


[이즈미]

그 마음 알겠어요.


[이타루]

욕망이 철철 흐르네.


[타도루]

이것도 추천~ 이것도 주문해야지.


[사쿠야]

네!? 그렇게 많이 먹을 수 있어요?


[타도루]

괜찮아, 괜찮아. 이렇게 체격 좋은 면면들이 모였는데, 전 메뉴 제패하자고~


[츠즈루]

그런 많이 먹기 대회 같은 걸 하겠냐! 좀 어른스럽게 있어 줘.


[치카게]

자유롭군.


[마스미]

츠즈루랑은 성격이 별로 안 닮았어.


[치카게]

오히려, 형이 저러니 츠즈루가 완성된 걸지도 모르지.


[이타루]

과연.


[가이]

《미카, 시트로니아는 어떤가.》


[미카]

《대관식 리허설을 무사히 끝내셨습니다.》


[치카게]

대관식?


[가이]

그래, 시트로니아는 대관식 리허설을 끝냈다고 하는군.


[사쿠야]

시트론 씨, 역시 진짜로 왕이 되려는 거군요…….


[츠즈루]

그보다 치카게 씨, 자흐라어 할 수 있어요?


[치카게]

뭐, 일상회화 정도는.


[타스쿠]

만능이네.


[미카]

《그런데, 조금 신경 쓰이는 일이…….》


[가이]

《제 2 왕자들 말인가.》


[미카]

《괜찮겠습니까? 다른 분들도 계시는데…….》


[가이]

《상관없다. 이들에게도 설명해두는 편이 이해가 빠르겠지.》

다들, 잠시 들어줘.


[이즈미]

?


[가이]

이미 알고 있는 자도 있겠지만, 시트로니아에게는 세 명의 동생이 있다.

자흐라 왕국은 일부다처제로, 현 국왕에게는 정실인 왕비 이외에 세 명의 측실이 있어. 시트로니아와 세 명의 동생은, 각자 세 명의 측실에게서 태어난 배다른 형제지.

왕비에게 아이가 있을 경우 그 아이가 왕위계승권 제 1위가 되지만, 지금의 왕비는 아쉽게도 아이를 얻지 못했다. 그 경우, 측실이 낳은 아이가 태어난 순서대로 왕위계승권이 결정된다. 현재 왕위계승권 제 1위는 시트로니아다.

시트로니아는 평민 출신인 넷째 부인의 아이로 태어난 탓에, 왕위계승에 대해 당시는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총명했던 시트로니아는 순식간에 국민의 지지를 얻고 비판의 목소리를 가라앉혔지.


[이즈미]

(……시트론 군, 분명 많이 노력했을 거야.)


[가이]

현재도 국민들은 시트로니아의 즉위에 호의적이지만, 왕궁 내에서는 아직도 제 2, 제 3왕자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있다. 그 탓에 시트로니아와 두 왕자는 사이가 좋지 않아.

그중에는 과격한 생각을 하는 자도 있어서, 대관식이 다가올수록 시트로니아의 신변에서는 때때로 미심쩍은 사건이 일어나게 됐다. 시트로니아가 국외로 도망친 것도 그쯤이다.


[이즈미]

――. (그러고 보니, 전에 시트론 군하고 같이 있을 때, 수상한 사람들한테서 몸을 숨기는 일이 있었지…….)


[사쿠야]

그럼, 대관식 당일도 위험하다는 거예요?


[가이]

알 수 없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대담한 짓은 하지 않을 것 같지만…….


[호마레]

그런 식으로 형제끼리 경쟁해야만 하다니…… 왕족은 슬픈 것이로군.


[가이]

유일하게, 막내 동생, 탄제린 왕자는 시트로니아를 잘 따라서 사이가 좋다. 탄제린 왕자는 시트로니아에게도 마음의 안식처였어.

리틀 프린스…… 사키사카와 조금 닮은 것 같군.


[츠무기]

시트론 군, 무쿠 군을 동생처럼 생각했던 걸지도.


[츠즈루]

시트론 씨…… 그런 가혹한 환경에서 자랐구나…….


[타도루]

이해해~ 장남은 힘들지~


[츠즈루]

너는 옛날부터 좋을 대로 다 해왔잖아!


[타도루]

어~?


[이즈미]

(가, 가벼워……!)


[치카게]

츠즈루가 생겨난 과정을 알겠어.


[이즈미]

태클 실력은 저렇게 단련된 거네요.


-


[이타루]

……아― 이거, 한 잔 더.


[점원]

《알겠습니다.》


[타도루]

어라? 이런 데서 혼자 마시는 거야~?


[이타루]

말이 안 통하니까, 카운터에서는 직접 손으로 가리켜서 주문하기 쉬워요.


[타도루]

그렇구만~

《맥주 한 잔 더.》


[점원]

《알겠습니다.》


[이타루]

형님도 자흐라어 할 수 있네요.


[타도루]

일하면서 쓰니까, 더듬더듬 할 수 있어~


[이타루]

일이요?


[타도루]

나, 미술품 큐레이터를 하고 있어. 전 세계의 미술품을 보고 다니는 게 일.


[이타루]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건 일이었어요?


[타도루]

어슬렁거리며 다니는 자유인이라고 생각했어~?


[이타루]

츠즈루가 말하는 거로는, 솔직히…….


[타도루]

뭐, 별로 다를 건 없지만~

츠즈루는 극단에서 어때? 잘하고 있어?


[이타루]

――.


[타도루]

응?


[이타루]

아니, 죄송해요. 그렇게 느슨해 보여도 형은 형이구나 싶어서요. 본인한테 직접 물어보면 좋을 텐데요.


[타도루]

아니~ 이제 와서 형처럼 구는 것도 민망하달까. 좀 어색해서~ 집이 가장 힘들 때도 나는 이곳저곳 어슬렁어슬렁 다니면서, 츠즈루한테만 귀찮은 일을 떠맡겼으니까.

뭐, 그만큼, 지금 이렇게 츠즈루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건 정말 기쁜데…….

솔직히, 츠즈루한테는 원망을 샀을 거라고 생각해.


[이타루]

……형님을 상대로 그렇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타도루]

츠즈루는 그런 거 분위기를 읽을 줄 아니까~ 중간에 끼면 손해야.


[이타루]

아니, 그런 게 아니라요…… 비행기에서 형님 드릴 선물 얘기를 할 때도, 평소랑 같은 표정이었어요.

귀찮다고는 생각해도, 원망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해요.


[타도루]

그럴까~…….


[이타루]

츠즈루는 자신의 지금까지 자라온 환경을 전부 받아들이고, 오히려 작품에 살리고 있으니까요.


[타도루]

……그렇지. 츠즈루, 지금 각본 쓰고 있었지. 왠지 기쁘네~ 옛날부터 이야기 쓰는 거 좋아했거든~

죄악감이 조금 줄어들었어. 고마워.


[이타루]

별말씀을요.


[타도루]

답례로 이거 줄게.


[이타루]

일본주 미니 보틀 세트?


[타도루]

일본이 그리워지면 마셔봐.


[이타루]

아니, 사흘 뒤에는 돌아가니까요.


[타도루]

아니면, 자흐라 왕국에서 신세 진 사람한테 주면 놀랄 정도로 기뻐하니까 추천~

뭔가, 이쪽에서는 손에 넣기 힘든 고급품 같아. 뇌물로도 쓸 수 있다고.


[이타루]

뇌물이라니…….


[타도루]

들어가면 안 되는 신성한 구역이라거나, 평소엔 공개되어있지 않은 미술품이라거나, 여러 가지로~


[이타루]

폼으로 돌아다니는 건 아니시네요.


[타도루]

그럼 그럼.


-


[츠무기]

리허설 할 시간도 없겠죠?


[가이]

왕궁은 대관식 당일에밖에 개방되지 않아. 당일엔 꽤 많은 극단이 있을 테니, 시간도 충분히 얻을 수 있는지도 알 수 없다.


[타스쿠]

적어도, 연습할 곳 정도는 확보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가이]

미카에게 준비시키지.


[츠무기]

여기까지 왔으니까 자흐라 왕국의 말도 넣고 싶어.


[아즈마]

그런 건 현지 사람이 좋아하겠어.


[호마레]

그래. 내가 자흐라 왕국에 바치는 시를 읊는 건 어떤가!


[타스쿠]

안 통하잖아. 언어가 다른 거랑은 또 다른 의미로.


[호마레]

그건 무슨 의미인가!


[히소카]

……여러 가지 의미로.


[호마레]

히소카 군까지 무슨 말인가!


[점원]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병아리콩 수프입니다.》


[이즈미]

뭐지?


[치카게]

병아리콩 수프라는데.


[이즈미]

호오~ 병아리콩은 일본에서도 비교적 일반적이죠.


[가이]

병아리콩…….


[호마레]

삐약삐약삐약삐약…….


[가이]

큭…….


[타스쿠]

이런 곳까지 와서도 그거냐……!


[가이]

아하하하.


[아즈마]

풋…… 아하하하, 너무 많이 웃잖아. 가이.


[호마레]

삐약삐약삐―…….


[히소카]

아리스, 이쪽 보지 마. ……풋, 아하하.


[타스쿠]

하핫.


[츠무기]

아하하. 호마레 씨는 여전하네요.


[이즈미]

(겨울조 다들, 웃음이 전염됐어……!)


[츠무기]

가이 씨, 저렇게 웃기도 하네요.


[히소카]

요즘에 버전 업했어.


[이즈미]

(시트론 군한테도 지금의 가이 씨를 보여주고 싶어. 지금의 가이 씨의 연기를…….)

어쨌든 본방은 최선을 다하자. 그렇게 하면, 말은 안 통해도 분명 전달될 거야.


[타스쿠]

그래.


[츠무기]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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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야]

……앗!


[츠즈루]

왜 그래?


[이즈미]

뭐 잊고 왔어?


[사쿠야]

그러고 보니, 섬나라에 내릴 때는 신발을 벗어야 하지요? 깜빡 잊을 뻔했어요……!


[츠즈루]

그거, 치카게 씨 거짓말이야.


[사쿠야]

그런 거예요!? 그럼, 깜빡 졸다가 못 내리고 지나치면 어느새 일본에 돌아가게 된다는 건…….


[츠즈루]

전철도 아니고.


[이타루]

안 그래 안 그래.


[사쿠야]

그, 그런가요…….


[마스미]

……좁아.


[이즈미]

어? 비행기는 원래 이렇잖아?


[아즈마]

나도 이코노미는 별로 타고 싶지 않았는데.


[츠즈루]

부르주아…….


[손님A]

극단?


[손님B]

저거 의상이지?


[츠무기]

……그건 그렇고, 역시 주목을 받고 있어.


[타스쿠]

가이 씨의 가면이 위화감 없도록, 다들 의상을 입고 있으니까.


[치카게]

그쪽의 숙박처는 정해진 건가요?


[가이]

그래, 문제없다. 전부 부하가 처리해뒀다.


[이타루]

시차 때문에 그쪽에 도착하는 건 낮 12시. 다음날이 바로 대관식이고 다다음날에는 출발이라니, 꽤 하드한 스케줄이야.


[아즈마]

비행기에서 자는 편이 좋겠어.


[호마레]

모처럼이니, 조금 더 느긋하게 관광하고 싶었네만.


[츠즈루]

그건 지갑을 쥐고 있는 사람한테 말해주세요.


[이타루]

난이도 하드.


[이즈미]

하지만, 직전에 어떻게든 참가 신청이 됐네요.


[가이]

그것도 부하가 어떻게든 손을 써줬다.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극단이란 걸로 되어있다.


[타스쿠]

스스로 허들을 얼마나 올리는 거예요?


[가이]

하는 수 없었어.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갑작스러운 참가 신청 따위 불가능해.


[츠무기]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에게 어떻게 전달할지, 연기도 좀 생각해야겠어.


[호마레]

무얼, 걱정할 것 없네. 예술은 만국 공통이야.


[아즈마]

호마레가 말하면 묘하게 설득력 있다니까.


[히소카]

……확실히 아리스가 이상한 건 만국 공통.


[가이]

대사는 동시 번역 자막이 붙을 테니 내용은 전해질 거다.


[타스쿠]

하지만, 뉘앙스를 전달하는 법은 바뀌겠지.


[가이]

그래, 지금 알아두는 게 좋겠어.


[치카게]

겨울조에 연기 바보가 늘었군…….


[이즈미]

(확실히, 가이 씨도 훌륭히 겨울조에 물들었어.)


[츠즈루]

어라? 메모는 수화물에 넣었을 텐데…… 아, 있다, 있어.


[사쿠야]

그거, 무슨 리스트예요?


[츠즈루]

가족에게 부탁받은 선물 리스트야. 저번에 형이 사온 선물이 호평이라서, 또 이것저것 사오라고 하더라고.


[이즈미]

그러고 보니, 츠즈루 군네 형도 대관식쯤에 또 자흐라 왕국에 가고 싶다고 했었지?


[츠즈루]

맞아요. 다른 나라를 거쳐서 가는 것 같아서, 현지에서 만나기로 약속했어요.

형이 자기가 좋아하는 절임을 가져오라고 해서…… 도착한 날 밤에 저 잠깐 나갔다 올게요.


[이즈미]

좋은 기회니까, 저녁 식사에 초대하는 건 어떨까? 혹시 폐가 아니라면.


[츠즈루]

뭐, 아마 부르면 흔쾌히 올 거라고 생각하지만요…… 좀 괴짜라서, 괜찮을까요.


[이즈미]

개성이 강해?


[츠즈루]

비슷해요.


[이즈미]

뭐 그런 점은, 우리 극단도 꽤…….


[츠즈루]

……괜찮겠네요.


-


[히소카]

……새근새근.


[츠즈루]

……쿨쿨.


[사쿠야]

…….


[츠무기]

……잠이 안 와?


[사쿠야]

앗, 네. 자야 한다는 건 알고 있는데…….

이제 정말 시트론 씨네 나라에 가서, 시트론 씨랑 또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잠이 안 와서요.


[츠무기]

그렇지.


[사쿠야]

츠무기 씨도 그래요?


[츠무기]

응. 해외에서 연기하는 건 처음이라서, 이것저것 생각하다 보니 두근두근해서 잠이 안 와.

좋은 기회니까, 지금까지 해본 적 없는 것도 시험해보고 싶고, 자흐라 왕국의 관객이 어떤 반응을 보여줄지도 기대돼.


[사쿠야]

그 마음 알아요! 저도 최종일 전에는 항상 두근두근해서 잘 못 자거든요.


[츠무기]

최종일은 특별하잖아.


[사쿠야]

츠무기 씨는 연기를 시작한 지 오래됐지요?


[츠무기]

공백기가 있지만, 학생연극부터 하면 10년 이상 됐어.


[사쿠야]

시작한 계기는 뭐였어요?


[츠무기]

초등학생 때, 타스쿠랑 같이 학예회에서 연기한 게 계기야. 그게 엄청 즐거워서…… 깨닫고 보니 계속하고 있었어.


[사쿠야]

그 시절부터 계속 함께해왔으니까, 두 분의 콤비네이션이 완벽한 거네요.


[츠무기]

사쿠야 군은?


[사쿠야]

저는 초등학교 때 봤던 예술감상회 무대를 계기로 연극에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공연 도중에 트러블이 있었는데, 무대 밖에서도 역할을 계속 연기해나가는 배우들에게 감동해서…….


[츠무기]

그게 사쿠야 군의 원체험이구나.

그 후에도, 그 극단의 연극을 보러 갔었어?


[사쿠야]

아뇨, 그게 극단명도 어렴풋해서…… 그러고 보니, 어떻게 됐는지 알아본 적도 없었어요.


[츠무기]

어쩌면, 의외로 근처에서 활동하고 있을지도 몰라.


[사쿠야]

그럴 지도요. 다음에 알아볼게요.


[츠무기]

나도 보러 가고 싶으니까, 귀국하면 같이 찾아보자.


[사쿠야]

네!


[타스쿠]

……그 극단 연극은 나도 신경 쓰이지만, 빨리 자.


[사쿠야]

!!


[츠무기]

――.


[사쿠야]

죄, 죄송해요. 시끄러웠죠……?


[츠무기]

……후후, 타스쿠도 연기 관련해서 기대되는 일이 있으면 잠을 잘 못 자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사쿠야]

네? 그래요?


[타스쿠]

다 들려.


-


[시트론]

《…….》


[병사A]

《……역시 시트로니아 왕자야. 당당한 모습을 봐.》


[병사B]

《한때는 행방불명이라 어떻게 되려나 싶었는데, 역시 차기 국왕에 어울리셔.》


[병사A]

《내일 있을 본방이 기대되는군.》


[오란제]

《……칫.》


[네이블]

《……흥.》


[시트론의 부하]

《그럼, 이걸로 리허설은 전부 끝입니다. 오늘은, 내일을 대비하여 편히 쉬십시오.》


[시트론]

《……알겠다.》


[탄제린]

《형님, 수고하셨습니다. 궁정 연극의 목록과 각국에서 모인 극단 리스트가 나왔어요. 함께 보시겠어요?》


[시트론]

《……아니, 오늘은 빨리 쉬고 싶구나.》


[탄제린]

《그런가요…….》


[시트론]

《미안하구나.》


[탄제린]

《아니요, 편히 쉬세요.》


[오란제]

《……어떡하지. 대관식까지 이제 시간이 없어.》


[네이블]

《이대로면…….》


[가이의 부하]

《…….》

[가이]

……이쪽은 이 정도면 됐나?


[츠무기]

충분해요. 감사합니다.


[가이]

부재중, 이 화단을 돌보는 건 어떡할 거지?


[츠무기]

무쿠 군하고 미스미 군한테 부탁했어요.


[가이]

그래…….


[츠무기]

그 꽃, 꽤 성장했네요.


[가이]

그래. 아직 꽃봉오리가 피지는 않았지만.


[츠무기]

개화는 자흐라 왕국에서 돌아왔을 때쯤이 될 것 같아요.


[가이]

시트로니아에게는 전할 수 없겠군…….


[츠무기]

그만큼, 최고의 오페라의 유령을 보여줘요.


[가이]

그래.

……모두를 말려들게 해서 미안하다.


[츠무기]

시트론 군을 만나고 싶은 마음은 다들 같아요.


[가이]

……아니, 사실, 이 작전에는 내 욕심도 포함되어 있다.


[츠무기]

욕심?


[가이]

시트로니아에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이 방법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내가 조금 더 겨울조와 함께 이 무대에 서고 싶었어.


[츠무기]

가이 씨…… 그 마음도 다들 같아요.

이곳에 모두와 함께 서 있고 싶다. 이 순간이 영원히 계속되면 좋을 텐데…… 최종일에는 반드시 그렇게 생각하게 돼요.


[가이]

그런 것인가…….


[츠무기]

최종일에는 트러블도 있었으니까, 자흐라의 대 최종일에서 리벤지해요.


[가이]

그래.


-


[이즈미]

그럼, 남은 일은 잘 부탁할게요.


[사쿄]

약은 챙겼나? 잊어버린 건 없겠지? 배탈 나지 않도록 조심해라.


[이타루]

여전히 심한 과보호…….


[마스미]

……있지, 예식은 어디서 할까?


[이즈미]

뭐!?


[츠즈루]

넌 뭐하러 가는 거야.


[유키]

선물 잘 부탁해.


[사쿠야]

으, 응! 힘내볼게!


[텐마]

너도 리스트 받은 거야……?


[반리]

선물 리스트 너무 많다고. 업자냐.


[무쿠]

시트론 님을 잘 부탁드려요!


[치카게]

알겠어.


[아자미]

제대로 데리고 와라?


[가이]

그럴 수 있으면 좋겠지만…….


[아즈마]

자기 장래가 부모로 정해지는 건 꽤 힘들거든. 그쪽이 제대로 뒤를 밀어줘.

나도, 집안을 잇는 거랑 꿈을 좇는 거, 두 개의 길 사이에서 계속 망설였어. 둘 다 버릴 수 없어서 고민했고.


[가이]

시트로니아도 그런 생각을 했을까…….


[아자미]

아마도. 시트론 씨의 행동이 명쾌하지 않은 건, 망설이기 때문이겠지.


[가이]

지금까지는 시트로니아의 마음은 전혀 알 수 없었어. 필시, 알려고 하지도 않았지.

하지만, 지금은…… 계속 곁에 있었으니까, 기억 속의 시트로니아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신경 쓰인다.


[아자미]

본인한테 직접 물어봐. 그러기 위해 쳐들어가는 거잖아.


[가이]

그래, 그렇지…….

……알고 싶다. 시트로니아의 본심을. 나를 이곳에 남기고 간 이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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