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키]

음~…….

(오후엔 일정도 없으니 영화라도 볼까……. 멸치도 무사히 끝났고, 가을조 공연까지 이것저것 충실하게 인풋 해놓자……)


-


[고양이]

골골…….


[카즈나리]

으~음…….


[유키]

(뭔가 이상한 게 쭈그려 있어……. 게다가 땅에 엄청 낙서해놨고……)


[카즈나리]

으으~음…….


[유키]

(무시하자……)


[고양이]

야옹~!


[유키]

――.


[카즈나리]

응?

앗, 윳키~ 굿 타이밍~!


[유키]

……들켰군.


[카즈나리]

들켰다니 뭐가!?


[유키]

아니야. 그런데서 뭐 하고 있어?


[카즈나리]

그게, 감독쨩이나 여름조 애들한테 선물을 주려고 하는데.


[유키]

선물?


[카즈나리]

이번 무대에서 애들한테 걱정 많이 끼쳤잖아? 사과의 의미랄까, 답례랄까……. 그런데 뭘 주면 좋을지 결정이 나지 않아서~


[유키]

……그럼 나도 도울게. 의상 아슬아슬하게 만들어졌으니까.


[카즈나리]

정말? 윳키라면 그렇게 말해줄 줄 알았어~! 같이 고르자!


[유키]

계속 여기서 생각하고 있었어?


[카즈나리]

응. 먹을 거에서 옷까지 여러 가지로~


[유키]

그래서 낙서가 산처럼 쌓였구나……. 가게에서 직접 보면서 고르는 게 더 좋잖아.


[카즈나리]

그렇지! 그럼, 지금 바로 가자!


-


[유키]

먼저 잡화점 보러 갈래?


[카즈나리]

좋아! 그런데 윳키랑 둘이서 쇼핑하는 거 처음 아냐!?


[유키]

뭐, 그럴지도.


[카즈나리]

대박! 이건 기념일이야! 사진찍자~!


[유키]

촬영거부.


[카즈나리]

엑~! 왜!? 모처럼의 쇼핑기념일인데~


[유키]

……그럼 한 장만.


[카즈나리]

정말!? 야호!

그럼 둘이서 점프하는 거 찍자! 공중부양!


[유키]

귀찮아. 기각.


[카즈나리]

에엑~! 그럼 팔짱끼고 꼭~ 끌어안는 포즈는?


[유키]

여고생이야? 기각.


[카즈나리]

이것도 안 돼!?


[유키]

응, 시간오버.


[카즈나리]

빨라!!


[유키]

그보다 저 액자 무쿠가 좋아할 것 같아.


[카즈나리]

정말! 뭇 쿤 인테리어에 딱 맞아. 이거 좋은데!


[유키]

그럼 무쿠는 이걸로 하자.


[카즈나리]

스미는 삼각이지.


[유키]

삼각 말이지…….


[카즈나리]

삼각, 삼각…….


[유키]

의외로 없네, 삼각…….


[카즈나리]

으~음, 삼각, 삼각…….


[유키]

삼각…… 왠지 우리도 삼각성인이 된 것 같은데.


[카즈나리]

아하하! 그러네!


[유키]

그건 그렇고, 없네.


[카즈나리]

삼각이 놓여있는 가게는 어디 있을까?


[유키]

없어, 그런 곳.


[카즈나리]

그렇지…….


[유키]

삼각으로 된 거, 산밖에 안 떠올라.


[카즈나리]

앗! 저 산 모양 초콜릿은!?


[유키]

그거다.


[카즈나리]

좋아, 스미 선물도 결정!


[유키]

남은 건 텐마인가.


[카즈나리]

텐텐이 좋아하는 건 분재지! 원예점 가보자~!


-


[유키]

흐응 분재는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많구나…….


[카즈나리]

왠지 이 나무, 빙글빙글한 게 재밌어!


[유키]

아― 텐마 머리 같아.


[카즈나리]

그러네……! 텐텐한테 말하면 화내겠지.


[유키]

맞아.


[카즈나리]

그치만 재밌으니까 이걸로 해버릴까? 으음, 가격이――.


[유키]

비싸.


[카즈나리]

0이 여섯 개…….


[유키]

여기 전체적으로 비싸. 역시 유명인의 취미…….


[카즈나리]

어떡하지. 완전히 예산 오버인데.


[유키]

흙이나 비료라도 사가면 되는 거 아냐?


[카즈나리]

선물 같지 않아……! 그치만 실용적이니까 괜찮나?


[유키]

응, 결정.


-


[카즈나리]

남은 건 감독쨩 줄 선물이야~ 역시 카레 관련이 좋겠지?


[유키]

향신료는?


[카즈나리]

음~ 그치만 감독쨩, 향신료에 까다롭기도 하고 많이 가지고 있으니까 어중간한 건 못 사겠어~ 우리는 향신료 전혀 모르잖아.


[유키]

그럼 도구나, 식기나…….


[카즈나리]

저기 있는 카레용 접시는? 스푼 세트로.


[유키]

좋은데. 아, 그런데 카레성인이니까 접시를 쓰고 싶어서 카레 축제 주간이 시작될 거야.


[카즈나리]

아~ 그거 있을 법 해…….


[유키]

모두가 죄인 취급 할 거야.


[카즈나리]

그렇겠지…….


[유키]

그럼 무난하게 이쪽 머그컵으로 할래?


[카즈나리]

앗, 괜찮겠다! 이 고양이 발자국 있는 거 시로랑 쿠로 이미지 같아.


[유키]

그럼, 여기 밝은 핑크랑 어두운 핑크 중에 어느 걸로 할래?


[카즈나리]

음~ 이 어두운거가 좋으려나. 페일 컬러 유행하고 있고~ 다른 것도 귀엽지만 감독쨩의 이미지엔 안 어울리는 것 같아. 윳키는 어떤 게 좋아?


[유키]

나도 같아.


[카즈나리]

좋아! 결정~!


-


[카즈나리]

그럼 무사히 선물도 샀으니 돌아갈까.


[남자 중학생A]

――저, 저기, 루리카와!


[유키]

응?


[카즈나리]

윳키 친구?


[유키]

같은 학교.


[남자 중학생A]

저, 저기말야, 우리 저번에 '멸치를 둘러싼 모험'도 보러 갔었어. 엄~청 재밌었어!


[남자 중학생B]

루리카와가 한 고양이, 엄청나게 귀여웠어…….


[남자 중학생A]

넌 무대 끝난 다음에도 계속 그 말만 했잖아!


[남자 중학생B]

시끄러워! 너도 말했잖아!


[유키]

……그거 참 고맙네.


[카즈나리]

잘됐다, 윳키~!


[유키]

뭐, 여러 가지 있었으니까.


[남자 중학생A]

……그런데 그 사람은 누구야? 친구?


[유키]

아, 같은 극단에――.


[남자 중학생B]

호, 혹시, 남자친구야?


[유키]

뭐어!?


[남자 중학생B]

그게, 사이좋게 인스테 찍고 있고, 아까도 페어 머그컵 고르고 있었고…….


[유키]

언제부터 보고 있던 거야!? 스토커야!?


[남자 중학생A]

미, 미안! 왠지 이제 루리카와는 유명인 같아서, 말 걸기 어려워서.


[카즈나리]

아냐 아냐, 팍팍 말 걸어줘~! 그리고 나도 윳키랑 같은 극단에서 무대에 올랐어.


[유키]

쿠로 역에 미요시 카즈나리.


[남자 중학생A]

어!? 진짜!?


[남자 중학생B]

와~! 진짜요!? 쩐다~!


[남자 중학생A]

쿠로 엄청 멋있었어요!


[카즈나리]

고마웡!


[남자 중학생A]

앞으로도 힘내세요!


[남자 중학생B]

루리카와, 다음 공연도 꼭 보러갈게!


[유키]

잘 부탁해.


[카즈나리]

또 보러와~!


-


[이즈미]

어? 선물?


[무쿠]

우리한테?


[미스미]

와~아! 삼각~!


[카즈나리]

여러 가지로 걱정을 끼쳤으니까, 답례랑 사과를 겸해서 윳키랑 사왔어.


[무쿠]

와아, 액자다! 엄청 귀여워! 이런 거 갖고 싶었어!


[텐마]

…….


[카즈나리]

텐텐꺼는 좀 선물 느낌은 안 나지만――.


[텐마]

아니, 조만간 사려고 했던 거야. 고마워.


[유키]

역시 영감님.


[텐마]

뭐라고!?


[유키]

자, 감독님은 이거.


[이즈미]

머그컵? 귀여운 색이네! 아, 고양이 발자국이야! 왠지 멸치 공연 기념 같아서 기뻐. 둘 다 고마워!


[무쿠]

역시 둘 다 센스가 좋아.


[미스미]

응응!


[텐마]

취향에 딱 맞아.


[이즈미]

우리 컴퍼니가 자랑하는 최강 디자이너 콤비인걸. 둘 다 앞으로도 잘 부탁해!


[유키]

당연하지.


[카즈나리]

물론!

[유키]

고맙다냥~!


[카즈나리]

고맙다냥~!


[무쿠]

고맙습니다냥~!


[미스미]

냥냥냥~


[텐마]

냥~!


[관객A]

미케랑 타마 춤추는 것 봐! 귀여워~!


[관객B]

고양이 댄스야! 사전에 맞춰뒀던 걸까!?


[이즈미]

(텐마 군, 고양이어 그렇게 쪽팔려했으면서…… 역시 프로야……. 하지만 칭찬하면 또 화낼 것 같으니까 건드리지 말자……)


-


[이즈미]

그럼, 첫날이 무사히 끝난 것을 축하하며 작은 뒤풀이를 하겠습니다!


[텐마]

보통 첫날이 끝난 정도로 뒤풀이는 안 하잖아. 그보다 왜 주먹밥만 잔뜩 있는 건데!?


[미스미]

주먹밥 파티, 저번에 못했으니까~


[이즈미]

그럼 단장, 건배 부탁해.


[유키]

……건배.


[텐마]

수수하네.


[유키]

시끄러워.


[미스미]

건배~!


[무쿠]

첫날 수고했어요~!


[카즈나리]

수고피코~!


[이즈미]

다들 정말 수고했어~!


[미스미]

주먹밥, 주먹밥~ 우물우물…….


[회색 고양이]

야옹~


[갈색 고양이]

야옹~


[미스미]

야옹?


[텐마]

오, 오늘도 왔구나, 네코자부로랑 네코베.


[유키]

뭐야 그 촌스러운 이름…….


[텐마]

뭐라고!?


[무쿠]

저는 냥타랑 폰타라고 부르고 있었어요.


[이즈미]

다들 이름을 붙였었구나.


[유키]

나는 색에서 따와서 애쉬랑 앰버라고 부르고 있었어.


[카즈나리]

어!? 윳키도!? 나도 똑같은 이름으로 부르고 있었어!


[이즈미]

둘 다 같은 이름 붙였구나. 엄청난 우연이야.


[카즈나리]

역시 나랑 윳키는 궁합이 딱이야~!


[유키]

우쭐하지 마.


[카즈나리]

또 허그 피했어……!


[미스미]

야옹야옹야옹~?


[회색 고양이]

야옹~


[갈색 고양이]

야옹야옹.


[미스미]

얘는 모모고, 쟤는 쵸베라고 한대~


[이즈미]

진짜 이름이 있었구나. 그것도 의외로 고전풍…….


[텐마]

흥, 내가 가깝잖아.


[유키]

할아버지가 키우고 있는 거 아냐?


[텐마]

뭐라고!?


[유키]

할아버지 취향이라고.


[텐마]

――윽.


[카즈나리]

자자, 둘 다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사이좋게.


[미스미]

카즈, 형이야~


[카즈나리]

그치~!


[이즈미]

얘들아, 첫날이 무척 좋았으니까 이 기세로 내일부터도 열심히 하자.


[텐마]

힘내서 하라고, 단장.


[유키]

말 안 해도 그럴 거야.


[카즈나리]

열심히 하자, 윳키~!


[유키]

최종일까지 달려가자.


[무쿠]

응!


[미스미]

열심히 할게냥~


[텐마]

좋아, 여름조 원진!


[유키]

――여름조 파이팅~! 냥~!


[카즈나리]

냥~!


[무쿠]

냥~!


[미스미]

냥~!


[텐마]

구호는 역시 그건가…….

[이즈미]

(드디어 도착한 물고기 계곡…… 그곳에서 발견한 개다래나무 냄새를 맡고 시로는 이성을 잃는다)


[시로]

"개다래냐무……? 먈치가 아니냥?"


[타마]

"왠지 이 냄새를 맡으니까 머리가 멍해져."


[미케]

"야, 괜찮아?"


[노라]

"――!! 모두 코를 막아! 이건 독이야!"


[쿠로]

"시로! 그 개다래나무에서 떨어져!"


[시로]

"후냐아…… 개다래냐무 최고다냥~"


[쿠로]

"정신 차려, 시로!"


[시로]

"개다래냐무가 있으면 이제 아무것도 필요 없다냥!"


[노라]

"개다래나무 때문에 이성을 잃었어……."


[타마]

"시로, 정신 차려!"


[시로]

"다들 저리 가라냥! 개다래냐무는 전부 시로꺼냥! 캬―!"


[타마]

"아얏――."


[미케]

"야, 타마한테 무슨 짓이야!"


[쿠로]

"시로, 적당히 하지 않으면 진짜로 화낼 거야."


[시로]

"시끄럽다냥! 항상 형 행세나 하면서 성가시다냥! 쿠로 따위 없어도 냐는 혼자서 잘 살 수 있다냥!"


[쿠로]

"――."


[노라]

"시로, 쿠로는 널 걱정해서 그런 거야."


[시로]

"달갑지 않은 친절이다냥! 냐는 부탁 한 적 없다냥!"


[쿠로]

"――맘대로 해!"


[이즈미]

(이 장면에서 저 두 사람, 처음에 비교하면 많이 변했어. 항상 냉정한 유키 군과 무사안일주의 카즈나리 군. 감정을 드러내고 진심으로 맞부딪치는 일이 없었지. 지금까지의 두 사람이었으면 저런 연기는 절대 나오지 못했을 거야. 실제로 진심으로 맞부딪친게 연기에 나오고 있어. 깊은 신뢰관계가 있으니까, 사이가 좋았으니까 더욱, 둘이 서로를 상처 입히는 모습이 관객들의 마음에 꽂힐 거야)


-


[이즈미]

(뿔뿔이 흩어진 후, 시로는 쫓아온 고양이저택의 고양이에게 개다래나무를 뺏기고 제정신을 찾는다……)


[시로]

"개다래냐무 따위, 그런 함정에 빠지다니냥……. 이대로 쿠로랑 헤어지는 건 싫다냥! 혼자서라도 먈치를 찾을 거다냥. 그리고 쿠로한테 선물하는 거다냥……!"


[이즈미]

(깊은 후회를 마음에 안고 혼자서 여행을 떠나는 시로…… 상처 입으면서 스스로 먹이를 사냥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서두보다 야무지고 자립한 모습은 유키 군의 성격이 잘 나오고 있어)


-


[이즈미]

(그리고 간신히 찾아낸 멸치…… 똑같이 찾으러 온 쿠로 일행과 재회를 이룬다)


[시로]

"멸치. ……이게 멸치다냥."


[쿠로]

"내 몫은 시로 줄게."


[시로]

"쿠로가 시로 것까지 먹으라냥! 그걸로 저번 일은 용서해줬음 한다냥. 그걸 위해 멸치를 찾으러 온 거다냥."


[쿠로]

"뭐야…… 너도 같은 생각을 했구나."


[노라]

"결국은 둘이 닮았다니까. 사이좋게 다 같이 먹자."


[타마]

"맞아!"


[미케]

"무사히 화해했으니까 평등하게 냐누자."


[시로]

"우물우물…… 냥~!"


[쿠로]

"후냐아……."


[노라]

"맛있다냥."


[타마]

"행복하다냥."


[미케]

"녹는다냥."


[타마]

"이 맛은 트뤼프랑 닮았다냥."


[미케]

"푸아그라 같기도 하다냥."


[노라]

"고양이 저택 애들은 부르주아냥."


[시로]

"그거 다 먹어본 적 없다냥!"


[이즈미]

(이 부분 전부 애드리브야. 다들 라스트 신이라고 자유롭게 하고 있구나)


[쿠로]

"그럼, 슬슬 돌아갈까."


[시로]

"멸치, 더 먹고싶다냥!"


[쿠로]

"또 고집 부린다…… 어라? 시로, 제대로 멸치라고 말하게 됐잖아."


[시로]

"멸치……? 정말이다냥! 이제 시로도 어른이 됐다냥!"


[쿠로]

"제대로 말하는 게 멸치밖에 없지만."


[노라]

"……어쩌면, 다른 계곡에도 멸치가 있을지도 몰라."


[시로]

"찾으러 가는 거다냥!"


[타마]

"나도 갈래!"


[미케]

"타마가 간다면 냐도 간다."


[시로]

"쿠로도 가는 거다냥."


[쿠로]

"정말이지, 어쩔 수 없네……."


[시로]

"믿고 있다냥."


[쿠로]

"시로……!"


[시로]

"……쉽구냐옹."


[쿠로]

!?


[시로]

"냥~"


[이즈미]

(마지막 대사, 유키 군의 애드리브야――)


[관객A]

아하하! 시로 속이 검어!


[관객B]

재밌다! 나, 시로가 좋아!


[이즈미]

(애드리브로 시로 캐릭터에 깊이가 생겼어. 좋아! 초연은 대성공이야!)

[이즈미]

얘들아, 준비 다 됐어?


[텐마]

그래.


[이즈미]

드디어 첫날이야, 평소처럼 하자!


[카즈나리]

오케~!


[유키]

알고 있어.


[이즈미]

네~


[이타루]

수고~


[시트론]

수고했어야~


[이즈미]

아, 다들 응원하러 와줬구나.


[유키]

감사~


[츠즈루]

흐응, 그게 이번 의상이구나. 지금까지랑 테이스트가 전혀 다른데.


[시트론]

약간 만족의상 같아.


[이타루]

민족의상이야.


[사쿠야]

무늬가 인상적이라 무대 위에서도 빛날 것 같아요!


[유키]

당연하지. 내가―― 우리가 만든 거니까.


[츠즈루]

우리?


[카즈나리]

윳키~……!


[이즈미]

이번 디자인은 카즈나리 군하고 합작이야!


[카즈나리]

우리 치명적인 디자인 유닛 결성했어~!


[유키]

――.


[카즈나리]

허그 피했어……!


[유키]

화장 지워져.


[카즈나리]

윳키~……!


[지배인]

여러분~! 본방 곧 시작해요!


[카즈나리]

좋아, 원진 짜자!


[유키]

…….


[텐마]

뭘 멍하니 있어. 이번 단장은 너잖아.


[카즈나리]

윳키~ 그거 하자!


[유키]

진짜로 해?


[카즈나리]

당연하지!


[텐마]

빨리 해.


[유키]

그럼, 제대로 따라해야한다?

――여름조 파이팅~! 냥~!


[텐마]

냥!?


[카즈나리]

냥~!


[무쿠]

냐, 냥~!


[미스미]

냥~!


[텐마]

뭐야 이 전보다 더 쪽팔린 외침은…….


[유키]

제대로 따라하라고 했잖아.


-


[이즈미]

…….


-


[이즈미]

(고양이들이 사는 야옹계 한 구석의 작은 마을―― 이야기는 거기서 시작해)


[노라]

"이 세상 어딘가에, 한 입만 먹으면 어떤 고양이도 홀리게 되는 보배가 있는 것 같아. 이름하여…… 멸치."


[시로]

"먈치……."[각주:1]


[쿠로]

"멸치래."[각주:2]


[시로]

"먈치."


[쿠로]

"시로, 나니누네노 말해봐."


[시로]

"냐니이뉴네에뇨."


[노라]

"시로는 여전히 나행을 잘 못하네."


[이즈미]

(무쿠 군은 연기하는 데 쥬자 군을 참고했다고 했는데, 정말 분위기가 확 변했어. 겉보기에 포근한 느낌이 드니까 미스매치가 이번 세계관에 잘 어울려)


[시로]

"안 그런다냥! 냔 말 잘한다냥!"


[노라]

"거봐."


[시로]

"으뉴……."


[이즈미]

(반대로 유키 군은 평소 모습에선 전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바보 같고 귀여워……. 하지만 본인한테 말하면 분명히 화낼테니까 입 다물고 있자……)


[쿠로]

"그래서, 어디에 있는데? 그 보배라는 거."


[노라]

"몰라. 그저, 인간계에 있는 것 같아."


[쿠로]

"기다려, 애초에 멸치가 뭐야? 고기? 생선? 아니면 과일인가?"


[노라]

"혹은 어떤 고양이도 홀려버리는 절세 미냥일 가능성도 있지."


[시로]

"미냥!? 나, 신부삼고 싶다냥!"


[쿠로]

"너는 아직 일러. 혼자서는 충분한 먹이도 잡지 못하면서."


[시로]

"그치만 먈치를 만냐고 싶다냥! 사인 받을 거다냥!"


[노라]

"뭐, 합리적으로 생각해보면 먹을거 겠지."


[쿠로]

"한 입만 먹으면 어떤 고양이도 홀리게 된다라…… 얼마나 맛있는 거지? 뭐, 우리랑은 상관없는――."


[시로]

"매일매일 쪼끄만한 잔물고기만 먹는 냐냘은 질렸다냥! 먈치를 찾으러 여행을 떠날거다냥!"


[쿠로]

"야, 진심이냐……?"


[시로]

"쿠로가 안가도 시로 혼자서 찾을 거다냥!"


[노라]

"그만둬. 시로 혼자서 여행을 떠나면 다음날 아사할 거야."


[쿠로]

"그 전에 마을에서 못 나갈걸. 저번에 거리에 있는 술통에 머리부터 빠져서 못나오고 있었잖아."


[시로]

"그건 말하면 안된다냥!"


[노라]

"우선 물고기 계곡을 향해. 멸치는 그곳에 있다고 하니까."


[시로]

"무꼬기 계곡, 기억했다냥!"


[쿠로]

"하아…… 물고기 계곡이야."


[이즈미]

(시로가 걱정돼서 어쩔 수 없이 같이 여행을 떠나는 쿠로랑 노라. 여행 도중에 고양이들이 유유자적 살고 있는 낙원, 고양이저택에 도착한다……)


-


[쿠로]

"저기, 우리는 멸치를 찾고 있는데, 들은 적 있어?"


[미케]

"멸치? 타마, 너 알아?"


[타마]

"몰라냥~"


[노라]

"물고기 계곡에 있다고 들었는데."


[미케]

"우리 형제는 철이 들었을 때부터 이 고양이저택에 있었어. 바깥일은 몰라."


[쿠로]

"계속!? 그럼 사냥도 해본 적 없는 건가?"


[타마]

"배가 고프면 선배고양이가 뭐든지 주니까. 그럴 필요 없어."


[이즈미]

(미케와 타마는 안정적이야. 호흡도 딱 맞고, 느긋하고 자유로운 집고양이 분위기가 잘 나오고 있어. 생각한대로 의상도 무대에서 빛나고 있고. 4마리가 돌아다니면 망토가 나풀나풀 거려서 고양이다운 경쾌함이 인상에 남아)


[미케]

"선배고양이? 글쎄, 사냥을 하는 모습은 본 적 없는데. 어떻게 먹이를 잡아오는 거지?"


[쿠로]

"이상하잖아. 사냥도 하지 않고 먹이를 얻을 수 있을 리 없어."


[노라]

"뭔가 내막이 있는 것 아냐?"


[미케]

"하지만 여기 있으면 아무것도 안 해도 돼. 배가 고프면 먹이를 먹고, 졸리면 자면 돼. 이런 낙원 같은 곳에 불만이 있겠어?"


[쿠로]

"그건……."


[시로]

"여기엔 먈치도 모험도 없다냥!"


[이즈미]

(시로의 말을 듣고, 지금까지 낙원이라고 생각해왔던 고양이저택에 위화감을 느끼기 시작하는 미케와 타마……)


[타마]

"좋겠다. 나도 밖에 나가보고 싶어."


[미케]

"우리가 밖에 냐갈 수 있을 리 없잖아."


[시로]

"냐갈 수 있다냥! 같이 먈치를 찾으러 가는 거다냥!"


[미케]

"하지만……."


[타마]

"좋아, 나도 같이 멸치를 찾으러 갈래!"


[미케]

"타마, 진심이야?"


[타마]

"미케도 같이 가자."


[미케]

"할 수 없네냥……."


-


[이즈미]

(여행을 떠나기로 결정하고 몰래 고양이저택을 빠져나가는 시로 일행. 고양이저택은 사실 고양이 콜렉터인 악당 고양이가 자신의 고양이 컬렉션을 모으기 위해 만들어낸 감옥이라는 것이 판명된다. 쫓아오는 고양이들로부터 열심히 도망가는 5마리……)


[미케]

"하아, 하아……."


[타마]

"이제 더는 못 달려~……."


[시로]

"헉, 헉…… 냐도 한계냥…… 규중 냥이니까 어쩔 수 없다냥……."


[쿠로]

"너는 규중 냥이 아니잖아! 그러니까, 항상 더 열심히 사냥훈련 하라고 했잖아."


[시로]

"쿠로는 여전히 성가시다냥."


[이즈미]

(시로는 자유분방하고, 쿠로는 형 같은 분위기가 나오고 있어. 둘 다 좋은 콤비가 됐어)


[시로]

"쿠로가 잔소리만 하니까 스트레스 쌓여서 내 모든 털이 새하얘진 거다냥……."


[타마]

"어!? 그런 거야?"


[미케]

"그래서 색이 다른 건가……."


[쿠로]

"태어날 때부터 하얬잖아!"


[관객A]

풉.


[관객B]

후훗.


[이즈미]

(응, 느낌이 좋아. 관객들의 반응도 좋아. 이대로 마지막까지 가면 괜찮아――)

  1. にぃぼし(니이보시) [본문으로]
  2. にぼし(니보시) [본문으로]

 

 

 

[유키]

……하아.

 

 

[텐마]

…….

누구야?

 

 

[카즈나리]

나. 윳키 있어?

 

 

[유키]

……없어.

 

 

[카즈나리]

어~!? 지금 대답하고 있는데!?

 

 

[텐마]

야, 카즈나리. 이 녀석 데려가.

 

 

[유키]

잠깐――.

 

 

[텐마]

아까부터 대본이랑 스케치북 번갈아 보면서 한숨이나 쉬고 있고. 찌무룩하다고. 침울해서 나까지 답답해지잖아. 바깥 공기라도 쐬고 와.

 

 

[유키]

――.

 

 

-

 

 

[카즈나리]

…….

 

 

[유키]

…….

 

 

[카즈나리]

윳키, 아까는 미안해.

 

 

[유키]

……아냐.

 

 

[카즈나리]

그 뒤로 생각해봤는데, 역시 솔직히 캐릭터 별로 개성도 살지 않고, 엄청 수수하고, 길고양이랑 모험에 너무 집착하고 있고――.

 

 

[유키]

그게 최선이라고 했잖아!? 시간도 없고!

 

 

[카즈나리]

하지만 그렇다고 의상을 타협하다니 윳키답지 않아!

 

 

[유키]

……그럼 어떡하면 되는데. 연기도 잘 안 되니까 단장 자리 내놓으면 돼?

 

 

[카즈나리]

아니야. 전에 말했잖아. 언제든지 의지하라고.

 

 

[유키]

…….

 

 

[카즈나리]

이번엔 내가 준주연이니까, 내가 단장인 유키를 도와줄게.

 

 

[유키]

나도―― 나도 그런 어중간한 거 내놓고 싶지 않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어! 지금까지 옷을 만드는 것에서 만큼은 누구한테도 진 적 없고, 질 생각도 없어. 주변에서 뭐라고 하던 내 옷에 자신이 있으니까 괜찮았어. 옷은 내 소중한 프라이드야. 그런데―― 이 무대에서 내려가고 싶지 않아. 끝까지 해내고 싶어. 옷 만들기랑 똑같이, 무대도 소중하니까. 의상도 연기도 둘 다 포기하고 싶지 않아.

 

 

[카즈나리]

윳키―…….

 

 

[유키]

……도와줘.

 

 

[카즈나리]

어!? 뭐라고!?

 

 

[유키]

……역시 아무것도 아니야.

 

 

[카즈나리]

기다려, 기다려! 좀 놀란 것뿐이야~!

 

 

[유키]

…….

 

 

[카즈나리]

맞아! 봐봐, 윳키! 이거 만들어봤는데, 뭔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유키]

……그림책?

 

 

[카즈나리]

응! 이번 각본을 바탕으로 그림책 만들었어! 아직 대도구도 안됐고, 판타지 세상은 제로부터 부풀려야 되잖아? 캐릭터도 그렇지만, 풍경이나 세계관이나 그림으로 보는 게 인스피레이션이 샘솟지 않을까 해서!

 

 

[유키]

……. 이 시로 그림, 왠지 찌그러지지 않았어?

 

 

[카즈나리]

그건 텐텐 아이디어를 채용한 거야!

 

 

[유키]

풋, 뭐야 그게. …….

 

 

[카즈나리]

……어때?

 

 

[유키]

……전체적으로 맥이 빠진 느낌.

 

 

[카즈나리]

대사 어미도 냥이고, 너무 앳되거나 너무 쿨하지 않고 느슨한 편이 더 어울릴 것 같아서.

 

 

[유키]

흐~응…….

……고마워. 이미지 떠올랐을지도.

 

 

[카즈나리]

정말!?

 

 

[유키]

응, 이 표지 무늬 텍스타일은 그대로 쓸 수 있을 것 같아.

 

 

[카즈나리]

그러네! 그럼, 전체적으로 민족의상풍 텍스타일로 쓰자.

 

 

[유키]

과학이 발달되지 않은 세계관이니까, 천도 색감도 그쪽이 자연스럽겠지.

 

 

[카즈나리]

그치!

 

 

-

 

 

[텐마]

어때보여?

 

 

[무쿠]

잘 보이진 않지만, 계속 얘기하고 있어.

 

 

[이즈미]

유키 군은 뭔가 그리고 있는 것 같아.

 

 

[무쿠]

슬슬 말을 걸어볼까요? 야식으로 준비한 주먹밥이 식을 거예요…….

 

 

[미스미]

따뜻한 주먹밥 먹으면 마음이 따끈따끈, 상냥해져~

 

 

[이즈미]

그런데 왠지 얘기가 고조된 것 같아.

 

 

[텐마]

그러니까 내버려 둬도 괜찮다고 했잖아.

 

 

[이즈미]

말은 그렇게 하면서 가장 열심히 주먹밥 만들었지.

 

 

[텐마]

따, 딱히, 나는 부탁받아서 한 것뿐이야.

 

 

[이즈미]

방해하면 미안하니까, 두 사람 몫의 주먹밥은 여기 두고 가자. 따뜻한 주먹밥이 아니라도 이제 둘 다 괜찮을 거야.

 

 

[미스미]

 

 

 

 

 

 

 

 

 

 

 

 

 

 

 

마음이 따끈따끈, 상냥해졌어~

[이즈미]

얘들아 안녕.


[텐마]

좋은 아침.


[무쿠]

안녕하세요!


[유키]

안녕.


[이즈미]

어라? 유키 군, 그 커다란 짐은 뭐야?


[무쿠]

혹시…….


[유키]

의상, 다 됐어.


[이즈미]

정말!?


[무쿠]

와아, 굉장해 유키 군!


[이즈미]

정말 일주일 만에 끝낼 줄은 몰랐어. 역시 유키 군이야.


[미스미]

고양이, 고양이. 귀여워~


[무쿠]

노라 의상은 멋있어!


[이즈미]

이번에는 봄조의 앨리스랑은 또 다른 분위기의 판타지 같아.


[텐마]

뭐, 괜찮네.


[유키]

…….


[카즈나리]

…….


[이즈미]

(어라? 드물게 가라앉아있어. 유키 군 뿐만 아니라 카즈나리 군도……)

쿠로 의상도 약간 어른스러운 게 멋있어.


[카즈나리]

……응~ 근데, 윳키 치고는 디자인이 평범한 것 같아. 방어하는 느낌이랄까, 평소의 독기가 없달까.


[이즈미]

어?


[유키]

뭐야? 불만 있어?


[카즈나리]

아, 미안――.


[유키]

이게 지금 내 최선이야! 평범하다는 건 내가 가장 잘 알고 있어! 싫으면 입지 마!


[카즈나리]

――.


[이즈미]

유키 군――!


[카즈나리]

미안, 내가 쓸데없이…….


[텐마]

하면 되잖아.


[카즈나리]

이래도 괜찮은 건가?


[텐마]

너는 생각한걸 말했을 뿐이야. 틀리지 않았어.


[이즈미]

……유키 군 스스로가 이 의상이 마음에 들지 않았었구나. 그래서 기분이 가라앉아 있었던 거야. 평소에는 좀 더 자신만만했는데…….


[무쿠]

엄청 잘 만들었으니까 전혀 눈치 채지 못했어요.


[이즈미]

응…… 유키 군이 납득하지 못했다는 거, 카즈나리 군이 아니면 몰랐을 거야. 똑같이 디자인을 하는 카즈나리 군이니까 눈치 챈 걸지도 몰라.


[카즈나리]

하지만 윳키를 화나게 만들었어.


[이즈미]

분명 납득하지 못한 채 본방을 맞이했다면 유키 군도 후회할거라 생각해. 그러니까 확실하게 말한 게 좋았던 거야.


[카즈나리]

그런 걸까……. 음~ 하지만 왠지 좀 더 다른 방법이 있었을 것 같은 기분이야.


[이즈미]

다른 방법?


[카즈나리]

단점을 지적할 뿐인 건, 가장 싫은 방법이라고 해야 하나. 불만을 말하기만 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으니까. 나는 좀 더 윳키한테 도움을 주고 싶어. 일단 이번 준주연이고, 힘이 되어 준다는 건 그런 거잖아?


[이즈미]

그렇지.


[카즈나리]

내가 할 수 있는 게 뭔지 생각해볼게.


[이즈미]

응.


[텐마]

맡길게.


[카즈나리]

오케~!


[이즈미]

(카즈나리 군도 똑바로 많은 생각을 하고 있어. 창단 공연 때는 의견을 말하는 것조차 망설였었는데……. 지금은 준주연으로서 책임감도 가지고 있어. 연기도 의상도 카즈나리 군한테 맡겨보자)


-


[무쿠]

카즈 군, 연습실에 대본 두고 갔어.


[카즈나리]

어? 진짜? 고마워, 뭇쿤!


[무쿠]

그림이 잔뜩 그려져 있어서 카즈 군 거라고 바로 알았어.


[카즈나리]

어제 텐텐하고 스미랑 같이 고양이를 그렸거든.


[무쿠]

그랬구나. 이렇게 많으니까 왠지 그림책 같아.


[카즈나리]

그림책……. 그거야~!


[무쿠]

어?


[카즈나리]

뭇쿤, 고마워! 내가 할 수 있는 거 찾았어! 기다려, 윳키~!


[무쿠]

???

[유키]

타이치, 다음은 이쪽 패턴 잘라.


[타이치]

알겠슴다!


[텐마]

…….


[유키]

그거 끝나면 다음은 소매.


[타이치]

알겠슴다!


[텐마]

……――아! 시끄러워!


[유키]

신경 쓰지 말고 자.


[텐마]

계속 덜덜덜덜거리는데 잘 수 있겠냐!


[유키]

익숙해질 때 됐잖아. 뱃사람도 지면이 흔들리는 게 당연해진대.


[텐마]

무리한 말 하지 마!


[유키]

우리는 바빠. 네 불만을 듣고 있을 시간 없어.


[텐마]

……다른 방에서 잘래.


-


[텐마]

이번에도 반리 씨한테 부탁해볼까……. 아니―― 그쪽으로 할까.


-


[카즈나리]

음~…… 으~음~…… 안 돼, 모르겠어.

네네~


[텐마]

들어간다.


[카즈나리]

어라, 텐텐 무슨 일이야?


[텐마]

유키 미싱소리가 시끄러워서. 여기서 자게 해줘.


[카즈나리]

상관없는데…… 항상 셋챠한테 가더니 웬일이야?


[텐마]

가끔은 이것도 괜찮잖아. 무쿠는?


[카즈나리]

오미미 방에서 순정만화모임 연대~


[텐마]

그쪽도 드문 조합이네.


[카즈나리]

지금 타잇쨩은 윳키한테 딱 붙어있으니까 방이 비어 있잖아. 감독쨩도 같이 모여 있나봐.


[텐마]

너는 안 간 거야?


[카즈나리]

음~ 이거 읽고 있었어.


[텐마]

대본? 자율 연습인가.


[카즈나리]

맞아 맞아. 착실하게 하는 거 훌륭하지.


[텐마]

――낙서하고 있잖아.


[카즈나리]

하하, 이건 한숨 돌리려고 시로 그린 거~ 생각할 게 있으면 자연스럽게 그림 그리게 돼. 손을 움직이면 머리도 돌아가고, 그림을 보고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고.


[텐마]

흐응. 그런데, 어차피 그릴 거면 시로는 아메숏이니까 이렇게지.


[카즈나리]

……이거 뭐야? 아메바?


[텐마]

아니야! 시로라고 말했잖아!


[카즈나리]

이거 고양이야? 아하하, 텐텐 그림 전위적이야!


[텐마]

그런가?


[카즈나리]

네네~


[미스미]

카즈, 있어~?


[카즈나리]

스미잖아. 무슨 일이야?


[미스미]

요즘에 카즈가 왠지 기운이 없어보여서 삼각 주먹밥 가져왔어~ 주먹밥을 먹으면 마음이 따뜻해져.


[카즈나리]

고마워, 스미!


[미스미]

텐마랑 뭐 하고 있었어~? 그림 그리기?


[텐마]

이거, 뭐 그린건지 알겠지?


[미스미]

음~ 그게~…… 아! 알았다! 구름!


[텐마]

아니야. 살아있는 거야.


[미스미]

살아있는 거? 아! 이웃집 할머니 머리카락!


[텐마]

그거 미묘하게 산 게 아니잖아! 대체 어떤 건데!?


[카즈나리]

텐텐 그림은 너무 추상적이야.


[텐마]

어디가. 리얼하잖아.


[카즈나리]

리얼하게 그릴 거면 좀 더 윤곽을 잘 잡아야지~ 자, 여길 이렇게 하고, 이렇게――.


[미스미]

앗! 고양이다~! 굉장해, 카즈. 고양이가 됐어!


[텐마]

처음부터 고양이였어!


[미스미]

어~? 고양이는 이렇게 그려야지.


[텐마]

너도 나랑 별 차이 없잖아.


[카즈나리]

스미는 좀 더 밸런스를 생각하는 게 좋겠어. 여기 밸런스를 조금 더 이렇게――.


[미스미]

와~! 고양이 귀여워졌어~!


[텐마]

잘하네.


[카즈나리]

뭐 그렇지~ 일단 디자이너니까.


[텐마]

연습할 때도 지금처럼 생각한 걸 솔직하게 말하는 게 좋아.


[카즈나리]

어?


[텐마]

거리낌 없이 툭툭 말하는 정도가 쿠로한테 딱 맞아. 이상한데서 소극적이라고, 넌.


[미스미]

응응. 그림 가르쳐주는 카즈는 형 같았어!


[카즈나리]

솔직하게 생각한걸, 인가……. 고마워, 텐텐, 스미. 해볼게!


-


[미스미]

카즈, 기운차려서 다행이야~


[텐마]

정말. 이번 단장은 내가 아니니까 조용히 있으려고 했는데…….


[미스미]

텐마는 다정한 리더야~


[텐마]

흥. 역시 모두 아직 멀었어.

[이즈미]

오미 군, 괜찮아? 무겁지 않아?


[오미]

이 정도는 괜찮아.


[이즈미]

그건 그렇고, 나 비트는 처음 사봐. 오미 군하고 같이 장보면 배울 게 많아.


[오미]

보르시치에 들어가는 채소인데 그다지 친숙하지 않지. 선명한 빨간색이라 색을 더하는 데 무척 편리해.


[이즈미]

호오~ 카레에 넣어도 괜찮을까?


[오미]

글쎄. 다음에 실험해볼까?


[이즈미]

응!


[???]

야옹~


[이즈미]

응? 고양이 소리?


[오미]

저쪽 공터 쪽에서 들렸는데.


-


[검은고양이]

야옹~


[삼색고양이]

야옹.


[하얀고양이]

골골골…….


[유키]

……야옹~


[미스미]

야옹야옹~


[이즈미]

와아, 엄청 많이 모였네. 새끼고양이부터 큰 고양이까지…… 고양이?


[오미]

저기 있는 거, 유키랑 미스미 아니야?


[이즈미]

정말이네! 둘 다 거기서 뭐해?


[유키]

――앗. 언제부터 봤어?


[이즈미]

지금 막 왔어.


[유키]

……의상 디자인 아이디어가 떠오를까 싶어서 고양이를 보고 있던 것뿐이야.


[미스미]

고양이 집회에 데려왔어.


[오미]

고양이 집회?


[미스미]

맞아~ 여기서 가끔 고양이 집회가 열리니까 우리도 참가했어~ 야옹야옹야옹~?


[삼색고양이]

야옹~


[미스미]

매주 목요일 저녁때 여기서 모인대~!


[이즈미]

그래!? 아니, 의외로 제대로 모이는구나!?


[오미]

미스미는 고양이 말을 할 수 있다는 게 정말이었구나…….


[미스미]

유키, 인스피레이션 떠올랐어~?


[유키]

음~ 애매해.


[미스미]

그래~


[이즈미]

(여전히 고전하는 것 같네……)


-


[유키]

잠깐 티비 좀 켜도 돼?


[이즈미]

뭐 보려고?


[유키]

동물이 주연인 판타지 영화.


[무쿠]

전편 CG애니메이션인데 무척 귀엽고 스토리도 감동적이에요!


[유키]

어린애들 용이지만.


[이즈미]

유키 군 치고는 별난 초이스네. 이것도 의상을 위해서?


[유키]

응. 어서 의상을 만들지 않으면 연기에도 집중할 수 없으니까.


[이즈미]

연기는 카즈나리 군이 이끌어준다고 했으니까, 지금은 잊어도 괜찮지 않을까?


[유키]

……단장이니까 그럴 수도 없잖아.


[이즈미]

(유키 군은 책임감이 강하니까 어느 한쪽만 생각할 수는 없는 거겠지. 자기 책임에 대한 프라이드가 있는 건 유키 군의 장점이지만, 조금 걱정돼……)

무리하지 마.


[유키]

알고 있어.


[무쿠]

아, 시작한다!


-


[이즈미]

확실히 동물 캐릭터가 귀여워.


[무쿠]

그렇죠!


[텐마]

그런데 이 새, 날개가 이상하지 않아? 왜 펜을 들고 있는 건데? 아무리 봐도 골격을 무시한 움직임이야.


[사쿄]

그걸 말하기 시작하면, 동물이 인간의 언어로 얘기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미 이상해.


[타이치]

둘 다 꿈이 없네여!


[무쿠]

와아, 토끼 왕자님 멋있어! 쥬 쨩하고 좀 닮았어!


[쥬자]

……그런가? 내 귀는 별로 길지 않은데.


[반리]

뭔 당연한 소리야, 멍청아.


[쥬자]

뭐라고? 야, 너랑 똑 닮은 거 나왔다.


[반리]

내 어디가 여우랑 닮았는데!


[사쿄]

눈이랑 털이 닮았군.


[반리]

진지하게 비교하지 말아주세요!


[유키]

…….


[이즈미]

(유키 군, 러프가 진행되는 것 같아. 다행이야……. 남은 건 연기 쪽이네. 카즈나리 군하고 협력해서 어떻게든 해야지)

[텐마]

"'멸치'? 타마, 알고 있어?"

으~음…….


[유키]

…….


[텐마]

의인화한 고양이, 꽤 어렵네……. 그냥 코스프레 한 것처럼 보여도 안 되고……. 대사보다 행동에 변화를 줘볼까…….


[유키]

…….


[텐마]

야, 유키――.


[유키]

…….


[텐마]

유키? 아까부터 멍하니 뭐 해?


[유키]

…….


[텐마]

야~ 유키?


[유키]

왜? 지금 바쁜데.


[텐마]

전혀 안 움직였잖아!?


[유키]

아 진짜, 시끄럽네! 내버려둬!


[텐마]

뭐야, 저 녀석. 책상 앞에서 뭐 하고 있던 거야?

아, 의상 러프 생각하고 있었나―― 아니, 아직 백지잖아. 별일이네…….


-


[이즈미]

자, 여기까지. 다들 꽤 익숙해진 것 같아.

(하지만 시로랑 쿠로의 관계성에 아직 위화감이 있어……. 의상 러프도 아직 올라오지 않았고…… 지금은 의상 쪽에 집중하게 두는 편이 나을까?)


[텐마]

…….


[이즈미]

텐마 군, 뭐 할 말 있어?


[텐마]

아니 별로. 말 안 해도 알 거고, 이번 단장은 내가 아니니까. 저 둘이서 해결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어.


[이즈미]

(맡겨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거구나. 저 둘을 신뢰하니까 지켜본다는 건가……. 여름조의 신뢰관계가 형성됐다는 거겠지. 창단공연 때는 생각할 수도 없던 성장이야)

그래…….

(의상에 있어서 나는 문외한이고, 시로랑 쿠로의 관계성은 세세하게 지시한다고 어떻게 되는 게 아냐. 나도 두 사람을 믿고 지켜보자)

유키 군, 카즈나리 군, 시로랑 쿠로의 관계성이 처음에 말했던 것처럼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해. 유키 군은 의상도 만들어야 되니까 힘들겠지만, 서두르지 말고 두 사람의 페이스에 맞춰서 잡아가자.


[유키]

……알겠어.


[카즈나리]

옙! 힘낼겡.


[미스미]

하~ 오늘도 피곤해~


[무쿠]

배고파졌어요~


[카즈나리]

저녁밥 남은 거 뭐 없으려나?


[텐마]

내가 뒷정리 담당이었는데, 냄비도 밥솥도 텅 비었어.


[이즈미]

오늘은 오미 군 특제 햄버그 조림이었으니까 다들 두 그릇씩 먹었지.


[미스미]

야식으로 주먹밥 만들래~


[무쿠]

앗, 좋아요.


[카즈나리]

그럼, 재료는 바질 치즈로 결정!


[텐마]

사도구만. 주먹밥이라고 하면 가다랭이포지.


[카즈나리]

텐텐은 진짜 할아버지 같아~


[텐마]

누가 늙었다는 거야! 가다랭이포는 왕도잖아!


[유키]

…… "냐갈 수 있다냥! 같이 먈치를 찾으러 가는 거다냥."


[이즈미]

유키 군, 연습중?


[유키]

이 부분이 항상 걸리니까.


[이즈미]

그래. 그러고 보니 의상 쪽은 어때?


[유키]

……아직 생각 중.


[이즈미]

그래? 러프도 아직 안된 건 드문 일이네.


[유키]

조금 고전하는 것뿐이야. 생각나면 바로 되니까 괜찮아.


[이즈미]

도와줄 수 있는 게 있으면 말해줘.


[이즈미]

……카레성인은 뭘 물어봐도 카레밖에 안 나오잖아.


[이즈미]

실례야!


[유키]

마음만 받을게.


[이즈미]

(단장하고 의상담당을 겸임하는 건 압박감도 있을 텐데…… 평소랑 같아 보이고, 쓸데없는 걱정이었는지도 모르겠어)


-


[텐마]

감독님.


[이즈미]

응?


[텐마]

그 녀석, 이번엔 꽤 막다른 곳에 몰려있어. 러프도 전혀 진행되지 않았고.


[이즈미]

정말? 슬럼프인가……?


[텐마]

너무 지연될 것 같으면 잠깐 상태를 보는 게 좋을지도 몰라.


[이즈미]

그래…….


[카즈나리]

…….


-


[유조]

…….


[이즈미]

……어떤가요?


[유조]

미케와 타마가 형제 같아 보여서 괜찮군. 둘의 속세에서 벗어난 분위기도 좋게 작용하고 있어.

노라도 나름 묘하게 달관한 점이 싸움에 익숙하다는 분위기가 보여서 좋아.


[무쿠]

말투나 행동을 쥬 쨩한테 배웠어요!


[이즈미]

그랬구나……!


[유조]

문제는 시로랑 쿠로로군. 둘 다 본래 자기 모습에 가로막혀 역할에 몰입하지 못하고 있어. 시로는 더욱 천진하고 자유롭게. 바보가 돼라.


[유키]

뭐어?


[유조]

자기 캐릭터가 아니라는 게 훤히 들여다보여. 역할과 조화가 되지 않으니 보는 쪽이 식어버리지.


[유키]

――.


[텐마]

천진하게…… 악의 화신 같은 유키한테는 어렵겠어.


[유키]

시끄러워. 진지하게 실례되는 말 하지 마.


[유조]

쿠로는 더욱 시로를 이끌어줘. 형이라는 게 전해지지 않으니까 이야기에 설득력이 없어져.


[카즈나리]

옙~ 여전히 엄해~…….


[유조]

이번 단장은 의상담당도 겸임하고 있댔나? 그쪽 진행상황은 어때?


[유키]

그게, 아직…….


[유조]

양립할 수 없으면 내려놔.


[유키]

의상은 일주일이면 만들 수 있어.


[유조]

중요한 연기는 어떻게 할 생각이지?


[유키]

…….


[카즈나리]

먼저 내가 윳키를 이끌 수 있는 연기를 할게! 그럼 윳키도 하기 쉬워질 테고!


[유조]

그것도 방법이지만,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들면 한 마리도 못 잡는 다는 걸 기억해둬. 본방까지 얼마 안 남았어. 어중간한 코미디극 따위 썰렁할 뿐이야. 그걸 잊지 마.


[유키]

…….

[이즈미]

그럼, 희망하는 배역은 있니?

(저번에는 전원 주역을 희망했으니까, 전원 주역인 아라비안 나이트 모티브가 됐었지. 이번에는 전부 유명한 역인 것도 아니고 맞춰 쓴 것도 아니니 싸우면 어떡하지……)


[텐마]

주연인 시로는 굳이 말하면 어린애 같은 성격이지. 중학생조가 하는 게 어울리지 않을까?


[무쿠]

그렇구나. 확실히 그럴 것 같아.


[유키]

그럼, 준주연인 시로의 형뻘 되는 쿠로는 늙은이조 중에서?


[카즈나리]

윳키 너무해!


[텐마]

이왕이면 연상조라고 해!


[이즈미]

(어라…… 다들 자기가 주연을 하겠다고 주장하지 않고, 제대로 역할을 이해한 다음에 정하려고 하고 있어. 다들 성장했구나……)


[무쿠]

감독님, 왜 그러세요?


[이즈미]

앗! 아니야, 아무것도. 하고 싶은 역할이 있는 사람은 없어?


[미스미]

나, 텐마랑 같이 미케랑 타마 형제 하고 싶어!


[텐마]

왜 나!?


[이즈미]

미케랑 타마는 주연조인 시로랑 쿠로가 모험 도중에 만나서 동료가 되는 형제지.

고양이 저택에서 부족함 없이 자란 형제로, 호기심 왕성한 동생 타마랑 신중한 성격에 동생을 생각하는 마음에 타마와 함께 하는 미케라……. 확실히 타마는 미스미 군, 미케는 텐마 군이 딱 어울려.


[미스미]

고양이 저택에서 텐마랑 같이 뒹굴뒹굴할래~


[텐마]

그러니까 왜 난데?


[미스미]

음~ 왠지 고양이 저택에 있을 것 같아서~?


[텐마]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


[유키]

세상 물정 모른다는 거 아냐?


[카즈나리]

아~ 그러고 보니 텐텐하고 스미는 둘 다 좀 서민 같지 않은 면이 있지.


[텐마]

얘하고 같이 묶지 마!


[이즈미]

텐마 군, 미케 역은 싫어?


[텐마]

……별로 싫지는 않아.


[유키]

그럼 투덜거릴 필요 없잖아. 귀찮게.


[텐마]

선정 이유가 싫은 것뿐이야!


[이즈미]

그럼 둘은 미케랑 타마로 결정. 너희는 희망하는 배역 있어?


[무쿠]

저기…… 저는 노라를 해보고 싶어요.


[이즈미]

노라?


[텐마]

떠돌이 고양이고 박식하고 무뚝뚝한 느낌의 캐릭터지. 무쿠가 하고 싶어 하는 건 의외인데.


[유키]

굳이 따지면 무쿠는 주연인 시로 이미지야.


[이즈미]

으~음, 그 말이 맞아. 왜 노라가 하고 싶은 거야?


[무쿠]

유랑하는 떠돌이 고양이가 멋있어서…… 대사도 무게가 있는 게, 저도 그렇게 되고 싶어서요. 아, 물론 저랑 어울리지 않는 건 알고 있어요.

저는 흐물흐물한 어묵 아니면 물컹물컹한 곤약 아니면 다 풀어진 감자고…….


[이즈미]

그렇지 않아! 전부 맛있는 거잖아!


[텐마]

무쿠 분위기로 유랑하는 떠돌이 고양이도 재밌을 것 같은데.


[이즈미]

그렇지. 하고 싶다는 마음도 중요하니까 도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무쿠]

감사합니다!


[이즈미]

그러면 남은 건 주연인 시로랑 쿠로…….

(설마 주연과 준주연이 남을 줄이야…… 전 같으면 생각도 못할 일인걸. 다들 자기가 눈에 띄는 게 아닌 역할에 대해 차분히 생각하게 됐어…… 정말로 성장했구나……)


[유키]

왜 멍하니 있어?


[카즈나리]

감독쨩 괜찮아?


[이즈미]

앗! 미안미안! 너희 둘이 한다면 나이 문제도 있으니까 시로가 유키 군, 쿠로가 카즈나리 군이 되는데…….


[카즈나리]

전혀 문제없음~


[유키]

상관없어.


[이즈미]

유키 군은 단장과 의상담당을 겸임하게 되는데, 부담이 좀 심할까? 아까도 고양이귀랑 꼬리 만드는 거 힘들다고 했잖아. 괜찮겠어?


[유키]

할 수 있어. 창단 공연 때도 준주연이었고.


[이즈미]

정말?


[카즈나리]

디자인은 나도 같이 생각할게.


[텐마]

나도 여름조 리더로서 협력할 거고.


[미스미]

나도 도와줄래~!


[무쿠]

나도 도와줄 수 있는 게 있으면 뭐든지 할게, 유키 군.


[이즈미]

얘들아…….

(지금은 창단 공연 때와는 달라. 다들 신뢰관계가 쌓였어. 분명히 괜찮을 거야)

그래. 다 함께 유키 군을 서포트해주자. 그럼 이번 공연의 주연, 단장은 유키 군으로 결정.


[카즈나리]

윳키, 언제든지 의지해도 됑.


[유키]

딱히 필요 없어. 디자인은 시간 많이 안 걸리니까.


[카즈나리]

하핫, 그렇지~


[무쿠]

유키 군은 항상 눈 깜짝할 새에 러프 올리니까.


-


[이즈미]

그럼, 여름조 2회 공연 '멸치를 둘러싼 모험' 제1회 연습을 시작하겠습니다. 우선 단장인 유키군, 한마디 할래?


[유키]

한마디?


[이즈미]

이번 마음가짐이나, 연기 전의 어드바이스 같은 거.


[유키]

마음가짐은 딱히 없는데……. 이번엔 시로랑 쿠로, 미케랑 타마로 2조 페어니까, 페어끼리 되도록 협력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


[이즈미]

응, 그렇지.


[텐마]

알겠어.


[카즈나리]

응! 윳키, 사이좋게 하자!


[이즈미]

(유키 군은 어리지만 야무지니까 리더로 나무랄 데 없어)


-


[이즈미]

그럼, 서두부터――.


[무쿠]

"이 세상 어딘가에, 한 입만 먹으면 어떤 고양이도 홀리게 되는 보배가 있는 것 같아. 이름하여 '멸치'."


[유키]

"먈치……."[각주:1]


[카즈나리]

"멸치래."[각주:2]


[유키]

"먈치."


[카즈나리]

"시로, 나니누네노 말해봐."


[유키]

"냐니이뉴네에뇨."


[이즈미]

(멸치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고양이들의 모험이야기…… 지금까지 없던 분위기니까 어떻게 될지 걱정했는데, 다들 연기력도 올랐으니 그렇게 고생하진 않겠어. 그건 그렇고 대사가 전체적으로……)


[미스미]

"좋아, 나도 같이 멸치 찾으러 갈래!"


[텐마]

"타마, 진심이야?"


[미스미]

"미케도 같이 가자."


[텐마]

"할 수 없네냥……."


[이즈미]

……귀여워.


[텐마]

귀엽다고 하지 마!


[유키]

고양이어, 입에 붙을 것 같아.


[무쿠]

유키 군이 가장 힘들겠어.


[카즈나리]

고양이어 마스터를 위해 오늘부터 고양이처럼 말할래~?


[유키]

쿠로는 고양이어 필요 없잖아.


[미스미]

진짜 고양이어는 이거야~

야옹~ 야옹야옹야옹~ 골골골.


[이즈미]

잘한다!


[무쿠]

어디서 소리를 내고 있는 거예요?


[미스미]

그게~ 목을 빙글빙글 하면 돼.


[유키]

무쿠랑 미스미는 나중에 얘기해.


[이즈미]

자 얘들아, 연습으로 돌아가자.


[미스미]

네~에!


-


[유키]

"개다래냐무가 있으면 이제 아무것도 필요 없다냥!"


[카즈나리]

"정신 차려, 시로!"


[유키]

"다들 저리 가라냥! 개다래냐무는 전부 시로꺼다냥!"


[카즈나리]

"맘대로 해!"


[이즈미]

……. (으~음…… 뭐지. 둘 다 연기력은 창단공연 때보다 오르고 좋은 느낌인데, 뭔가 부족해……. 시로랑 쿠로로서 뭔가 결정적으로 부족한 것 같아)


[텐마]

시로랑 쿠로의 관계성이 나오지 않는 것 같아.


[이즈미]

앗! 그거야! 나도 뭔가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어.


[유키]

관계성?


[카즈나리]

형 동생 하는 관계라는 거?


[텐마]

어릴 때부터 같이 있었다는 건 진짜 형제 같은 거잖아. 그게 나오지 않고 있어.


[이즈미]

응. 유키 군의 시로는 너무 똑 부러져서 자립했다는 느낌이 나. 유키 군 자신이 그런 성격이니까 그렇겠지만…….


[텐마]

반대로 카즈나리는 형 같은 면이 부족해. 나도 저번에 연속극에서 삼형제의 장남 역을 한 적이 있는데, 형은 좀 더 강압적일 정도로 동생을 돌봐주려고 해.


[이즈미]

그런 뻔뻔스러울 정도의 느낌이 없어.


[카즈나리]

그렇구나~


[유키]

……한 번 더 해볼게.

"개다래냐무가 있으면 이제 아무것도 필요 없다냥!"


[카즈나리]

"정신 차려, 시로!"


[유키]

"다들 저리 가라냥! 개다래냐무는 전부 시로꺼다냥!"


[카즈나리]

"맘대로 해!"


[이즈미]

으~음…….


[텐마]

뭐, 처음이니까 이게 당연하지.


[유키]

…….


[카즈나리]

나한테 맞춰 쓴 게 아닌 역할은 어렵네~! 힘내자, 윳키~!


[이즈미]

확실히 이번 공연은 그런 의미에서 모두 스텝 업이 필요하겠어. 서두르지 말고, 조금씩 좋아지면 돼.


[유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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