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치]

건배―!


[오미]

건배!


[쥬자]

건배.


[이즈미]

가을조 공연도 무사히 끝나서 다행이야~


[사쿄]

이번이 가장 피곤했어.


[오미]

최종일에 늦지 않을까 조마조마했으니까요.


[타이치]

다들 짱 쎄고 굉장했어여!


[쿠몬]

나도 형이 싸우는 거 보고 싶었는데~!


[반리]

효도가 싸웠달까, 곰이 싸웠지만.


[오미]

그렇지…….


[타스쿠]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만, 새 멤버가 단장인 공연도 순조롭네.


[이즈미]

다음은 겨울조 지방 공연, 새 멤버 가입이에요!


[츠무기]

괜찮은 사람이 오면 좋을 텐데요.


[호마레]

시인과 소이네야와 직업 미상은 이미 있으니, 다른 직업이 좋겠어!


[타스쿠]

똑같은 녀석을 하나 더 찾는 게 더 어려울 거다.


[타이치]

역시 겨울조니까 어덜티~한 멤버일까요?


[쥬자]

가장 어릴지도 모르지.


[타이치]

가장 어리다면…… 초등학생이여?


[이즈미]

너무 의외야…….


[아즈마]

부모자식 역할밖에 못 하겠는걸.


[이즈미]

히소카 씨는 어떤 멤버가 들어오길 바라세요?


[히소카]

마시멜로 가게 주인…….


[타스쿠]

사심으로 골랐군…….


[츠무기]

아자미 군이 있으니까, 다음 겨울조 공연도 메이크업이 돋보이는 거면 좋겠다.


[아자미]

메이크업 세트 신품으로 갖췄으니까, 준비는 됐슴다.


[아즈마]

기대돼.


[사쿠야]

아자미 군의 메이크업, 정말 좋아요~ 저도 다음에 받고 싶어요!


[이즈미]

그렇지. 봄조 공연 때는 아직 아자미 군이 없었으니까.


[이타루]

다음 공연을 기대.


[츠즈루]

메이크업이 돋보인다고 하면, 어떤 게 있을까요~


[치카게]

비주얼 밴드?


[이즈미]

(역시 그게 나오는 구나……!)


[마스미]

……나쁘지 않아.


[츠즈루]

오, 의외로 물었네. 음악 좋아하니까.


[사쿠야]

다음 주연은, 이타루 씨나 시트론 씨일까요?


[치카게]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주연 안 했었지.


[이타루]

비주얼 계는 좀…….


[이즈미]

시트론 군이 주연이면, 이국적인 무대도 괜찮을지도.


[사쿠야]

시트론 씨는 어떤 무대를―― 어라? 시트론 씨는요?


[치카게]

방금 전까지는 있었는데.


[이즈미]

화장실 갔나?


-


[아자미]

……역시 안 왔었냐. ……아― 괜찮아. 집안일이 있었으면 어쩔 수 없지. 응, 이번엔 어쩔 수 없지만, 다음엔 꼭 와.

……응? 오디션? 흐응― 괜찮네. 어디 극단? 흐―음…… 모르겠는데. 하하, 나 극단 잘 모르니까 하는 수 없잖아.

……아― 그렇지. 공부해야지. ……응. 시후토도 오디션 힘내. ……응. 그럼.

……. GOD 극단이라…… 왠지,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은데……. 뭐, 됐나.


[이즈미]

아자미 군.


[아자미]

?


[이즈미]

다시 한 번 공연 수고했어.


[아자미]

수고하셨슴다.


[이즈미]

처음 해본 공연은 어땠어?


[아자미]

뭔가 엄청 힘들었던 것 같은데, 끝나니까 순식간이랄까―…… 구멍이 뻥 뚫린 것 같아.


[이즈미]

재밌었어?


[아자미]

……엄청 재밌었어.


[이즈미]

다행이다!

사쿄 씨와도 화해했고, 완전히 가을조에도 어우러졌고, 다음 공연이 기대돼.

처음엔 가을조에 맞는 새 멤버를 찾을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아자미 군이 들어와 줘서 정말 다행이야.


[아자미]

아, 그러고보니, 가을조 녀석들은 모두 좀 닮았어.


[이즈미]

응?


[아자미]

모두 가출했던 적이 있대.


[이즈미]

그랬어!?


[아자미]

다들, 내가 오디션 때 한 '포트레이트'를 보고 생각이 났댔어.


[이즈미]

다들 불량소년이었구나. 뭐, 가을조 답지만…….


[아자미]

가출은, 칭찬받을 만한 건 아니지만, 아직 어린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반항이랄까 기분을 표현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인 거지.

그리고 집을 떠나고 혼자가 돼서, 처음으로 소중한 걸 발견하는, 뭐 그런 거.


[이즈미]

소중한 건 발견했니?


[아자미]

……발견했어.

……메이크업 프로를 노릴 각오랑, 연극이라는 새로운 꿈의 무대.


[이즈미]

……. (아자미 군은, 이제 집에서 도망치던 아자미 군이 아니야. 제대로 꿈을 주시하며 연극과도 마주하고 있어……. 어쩐지 단숨에 어른스러워졌네.)


-


[시트론]

……. 내 리미트는, 이제 곧…….


[???]

…….

《……시트로니아.》


[시트론]

――.


[???]

《당신을 데리러 왔다.》


[시트론]

《슬슬 올 거라고 생각했어.》


[???]

…….

[유키]

수고했어.


[카즈나리]

수고피코―!


[텐마]

무사히 최종일이 끝난 것 같네.


[반리]

너희 덕분이야.


[쥬자]

고마워.


[쿠몬]

무슨 말이야! 곤란할 땐 서로 도와야지―!


[사코다]

아―자미――! 형님―!! 으흑흑…… 진짜로, 저, 감동해서, 말이……흑.


[사쿄]

뭘 그렇게 울고 있어.


[아자미]

괴로워, 켄 씨.


[회장]

…….


[사쿄]

용천회와의 대화는 끝났습니까.


[회장]

그쪽 회장이 나서서 사죄했다. 아들놈 끌고 직접 사과하러 온다더군. 제대로 뒤처리 하겠단 거지.


[사쿄]

그런가요.


[회장]

애초에 그쪽하고 우리는 격이 너무 달라. 이런 건 불씨도 못돼.


[이즈미]

(그렇게 큰일이었는데, 그런 거라니…… 야쿠자는 역시 무서워…….)


[회장]

이봐, 마키타. 예의 물건을 가져와.


[이치로]

네.


[회장]

받아라, 아자미.


[아자미]

?


[회장]

앞으로도 극단에 남을 거잖아. 전별이다.


[아자미]

이건――.


[이치로]

회장님, 자기가 부순 메이크업 도구랑 같은 걸 직접 사러 가셨다고.


[사쿄]

직접……?


[이즈미]

회장님이 화장품 파는 곳에……?


[사쿄]

그건 그냥 영업 방해잖아.


[회장]

이봐 마키타! 쓸데없는 말 하지 마!


[아자미]

……고마워.


[회장]

진심으로 하겠다고 결심한 이상, 각오해라.


[아자미]

알고 있어.


[회장]

이 극단은 내가 봐주고 있어. 연기든 화장이든 대충 하면 가만두지 않을 거다. 게으름 피우는지 아닌지, 매번 보러 올 테니까 말이야.


[사쿄]

수업 참관이냐.


[회장]

……그리고, 언젠가 프로가 되면, 그 붓으로 많은 여자를 예쁘게 해줘라. 내가 몇 번이고 다시 반했던 사유리처럼.


[아자미]

……안 그래도 그럴 거야.

그리고, 대를 잇지는 않아도 아들로서 집안을 위해 할 수 있는 건 할 거야. 저기 있는 파티피플도 욕심 부리라고 했고, 소중한 건 하나가 아니어도 되잖아.


[회장]

……흥, 건방진 소리 하기는.


[카즈나리]

아자밍, 내가 한 얘기 기억해줬구나…….


[유키]

가끔은 좋은 말 하네.


[카즈나리]

가끔이라니 너무해, 윳키―!


[이즈미]

(회장님, 기뻐 보인다…… 화해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이즈미]

(역시 이제 한계야……. 여름조 덕분에 관객들의 분위기는 무르익었지만, 다들 계속 나가 있어서 피로가 쌓인데다, 관객들도 슬슬 문제를 느끼기 시작할 거야.)

(이 이상 시간을 끌 수는 없어. 내가 결단을――.)

――.


[사쿄]

기다렸지.


[이즈미]

!!


-


[텐마]

――.

그럼, 가을조 제 4회 공연 'DEAD/UNDEAD' 잠시 후에 개연하겠습니다.


[쿠몬]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미스미]

기대하세요~!


-


[무쿠]

하아, 하아…….


[유키]

하아, 늦었잖아…….


[카즈나리]

힘들어~!


[쿠몬]

피곤해~!


[이즈미]

얘들아, 수고했어!


[텐마]

아슬아슬했네.


[반리]

정말 고맙다.


[텐마]

감사는 나중에 하고, 지금은 최종일을 최고로 끝내는 것만 생각해.


[반리]

그래.


[이즈미]

다들, 준비 서두르자――!


[아자미]

전원 10분 후에 나갈 수 있게 할게.


-


[아자미]

…….


[이즈미]

(10분이라니, 아무리 그래도 무리라고 생각했는데…….)


[아자미]

자, 끝. 다음――.


[쥬자]

빨라…….


[타이치]

손 움직이는 게 안 보임다!


[반리]

천수관음이냐.


[사쿄]

내가 마지막이야.


[아자미]

……. ……아까 붙잡혔을 때, 답지 않게 무서워서 몸이 떨렸어. 내 탓에 지금까지 당신들이 쌓아온 게 전부 무너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반리]

그쪽이냐.


[사쿄]

드물게 약한 소리를 한다 싶었더니.


[아자미]

꼴사나운 인형탈을 쓴 당신들이 오고, 망할 사쿄의 목소리가 들렸을 때, 진심으로 안심했어.


[사쿄]

꼴사나운은 필요 없어.


[아자미]

……이런 말 두 번 다시 안 할 건데, 어릴 때 당신을, 진짜 아버지처럼 생각했어.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사쿄]

――.


[아자미]

어머니가 없는 대신에, 아버지가 두 명 있어서…… 내가 이렇게 거칠게 자란 걸지도.


[사쿄]

……남 탓하지 마.


-


[로이]

"……맛있어 보이는 거 발―견."


[이반]

"로이……? 살아있었구나, 로이――!"


[아벨]

"정신 차려. 저건 이미 저쪽 편이야."


[이반]

"――."


[로이]

"먹을 거야!"


[이반]

"――로이!"


[아벨]

"――핫!"


[로이]

"――큭."


[이즈미]

(액션신이 전에 없이 깔끔해……! 현장감이 있달까 박력 있달까……. 설마, 아까 날뛰고 와서는 아니겠지……?)


-


[이반]

"네 녀석만은 용서 못 해…… 용서 못 해, 붉은 눈!"


[레드]

"잘 짖는 먹이로군."


[이반]

"――윽. 빨라――."


[아벨]

"이반!"


[레드]

"뒤가 텅 비었다고!"


[이반]

"!! 크악."


[이즈미]

(오미 군, 평소보다 더 광랑 전개인걸. 적 역할이기도 하니까, 한층 더 빛나고 있어.)


-


[빌]

"……아벨, 미안하다…… 나는, 너를 또 지키지 못했어……. 그때도…… 우리가 좀 더 조심했더라면…… 사고를 당하지 않았을 텐데…… 그런 몸이 되지 않았을 텐데……."


[아벨]

"――."


[이즈미]

(사쿄 씨…… 잔학한 언데드의 얼굴과 아버지의 얼굴의 낙차가 지금까지 이상으로 잘 드러나고 있어. 특히 아버지로서의 표정…… 지금까지는 저런 표정이 아니었어.)


[빌]

"아벨…… 사샤, 부디…… 내 몫까지 살아다오……."


[아벨]

"아버지――! 으아아아아아!"


[이즈미]

(사쿄 씨한테 지지 않을 정도로 아자미 군의 표정도 좋아졌어. 아버지를 잃은 슬픔이 전해져와…….)


-


[이반]

"너는 어떡할 거지? 사람으로서 살아갈 거냐, 언데드로서 살아갈 거냐."


[아벨]

"……나는, 아벨이야. 멍청한 이반의 파트너지."


[이반]

"쓸데없는 게 한 마디 있는데."


[아벨]

"나는, 아벨로서 살아가겠어."


[이즈미]

(새로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살아갈 결의…… 분명, 지금 아자미 군의 마음이 담겨있을 거야. 아자미 군 자신이 살아가는 방법을 찾았으니까 할 수 있는 연기야.)


-


[아자미]

――.


[사쿄]

왜 방심하고 있어.


[반리]

지쳤냐?


[아자미]

……더 하고 싶어―.


[반리]

연기가 재밌다는 걸, 드디어 안 것 같네.


[쥬자]

딱 좋아.


[타이치]

최고였슴다!


[오미]

가장 완성도 높았어.


[사쿄]

커튼콜이다.


-


[반리]

감사합니다!


[아자미]

고마워.


[타이치]

감사함다~!


[야쿠자A]

정말 잘했어!


[회장]

…….


-


[사코다]

으흑흑, 아자미, 잘했어……!


-


[사쿄]

회장님도 사코다도 늦지 않았군. 잘 끝난 모양이야.


[료]

오미 씨―!


[오미]

오, 료도 와줬구나.


[아자미]

……. 뭐야, 시후토 녀석. 안 왔냐…….

[방송]

"곧 개연하겠습니다."


[이즈미]

……. (역시, 제시간에 못 오는 구나…….)


[텐마]

우리 차례로군.


[이즈미]

……얘들아, 잘 부탁해.


[텐마]

맡겨줘. 빚은 제대로 갚을게.


[쿠몬]

몸에 익힌 애드리브를 보여줄 때야―!


[무쿠]

열심히 할게요!


[미스미]

무대는 즐거워~!


[카즈나리]

그치! 즐기다 오자!


[유키]

도중에 쓰러지지 않게 적당히 하자고.


[텐마]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니까.


[이즈미]

(부디, 가을조 모두가 빨리 무사히 돌아올 수 있기를…….)


[텐마]

가자――!


-


[텐마]

가을조 공연에 어서 오세요!


[미스미]

어서 오세요~!


[관객A]

어? 여름조!?


[관객B]

왜?


[유키]

최종일은 조금 특별해.


[카즈나리]

우리가 개막 출연 할거얌.


[무쿠]

잘 부탁드립니다―!


[쿠몬]

잘 부탁해~!


[관객A]

여름조가 개막 출연!?


[관객B]

우와! 굉장해!


-


[텐마]

"그보다, 너 눈알 떨어지겠다."


[카즈나리]

"거짓말!? 진짜!? 잠깐 고치고 올게."


[유키]

"그러는 너도 코 쪽이 썩은 것 같은데."


[텐마]

"요즘엔 좀 더우니까~"


[무쿠]

"여름보다는 낫지만, 이곳저곳 썩기 쉬워서 곤란해~"


[미스미]

"난 냉장고 들어가서 자~"


[쿠몬]

"왠지 여기저기 얼어있는데!?"


[미스미]

"어라? 그러고 보니 팔도 다리도 안 굽어져……."


[유키]

"냉동고랑 착각한 거 아냐?"


[관객A]

아하하!


-


[이즈미]

(다들, 즉석에서 하는 건데 의외로 언데드 역이 잘 어울려. 같이 좀비런을 다녀온 덕인가? 관객들도 좋아하고, 이걸로 당분간은 안심이야.)

(이제, 가을조 모두가 무사히 돌아오기만 하면――.)


-


[아자미]

――윽.


[몸집이 큰 고등학생]

역시 묶인 채로 이 인원수에 둘러싸이면, 손 쓸 도리가 없지――.


[아자미]

크윽――.


[몸집이 큰 고등학생]

날 아주 바보 취급했겠다――.


[아자미]

――.


[질 나쁜 학생A]

그 정도로 해두는 게 좋지 않겠슴까. 들키면 귀찮으니까요――.


[아자미]

…….


[몸집이 큰 고등학생]

핫, 뭘 기대하고 있어? 넌 이대로 최종일이란 게 끝나는 걸 가만히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아자미]

――.


[몸집이 큰 고등학생]

네 녀석이 주연이라며? 주연이 도망치다니 최악이지.


[아자미]

――윽.


[몸집이 큰 고등학생]

이런―― 안 맞는다고.


[아자미]

큭――.


[몸집이 큰 고등학생]

뭐야? 시끄럽게.


[질 나쁜 학생A]

뭐지?


[몸집이 큰 고등학생]

보고 와.


[질 나쁜 학생A]

네.

대체 누구――크윽.


[질 나쁜 학생B]

갸하하, 왜 구르고 있어.


[사자]

…….


[몸집이 큰 고등학생]

응?


[토끼]

…….


[곰]

…….


[몸집이 큰 고등학생]

뭐야, 저 녀석들!


[토끼]

정의의 토끼뿅이다 깡총―."


[너구리]

후루이치조, 등장이다구리!


[늑대]

나쁜 녀석은 용서 안 한다 크르릉.


[사자]

어흥―. 우리 동료를 되찾으러 왔다, 망할 애송이들아.


[곰]

곰은 어떻게 울지……? 고옴―?


[토끼]

그런 울음소리가 어딨어.


[사자]

――도련님, 무사해?


[아자미]

――.


[사자]

바로 구해줄게.


[몸집이 큰 고등학생]

까불고 있어――.


[곰]

으랴아!


[질 나쁜 학생B]

――윽.


[토끼]

하앗!


[질 나쁜 학생C]

히――익.


[사자]

비켜!


[질 나쁜 학생D]

크악.


[너구리]

다들 강함다―!


[늑대]

조금 따끔한 맛을 보여줘야겠어.


[질 나쁜 학생E]

으극――.


[질 나쁜 학생F]

제, 젠장――!


[너구리]

오미 군, 뒤!


[늑대]

하앗!


[질 나쁜 학생F]

커윽――.


[너구리]

역시! 오늘 하루만 광랑 부활이네여!


[늑대]

――모두를 위해 강해지겠다고, 결심했으니까.


[사코다]

아자미, 괜찮아!?


[아자미]

켄 씨…….


[아자미]

다쳤잖아!? 미안해, 더 빨리 구해주러 왔으면――!


[아자미]

방어했으니까 별거 아냐. 그보다, 무대는――.


[사코다]

여름조가 먼저 나가서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 같아.


[아자미]

그래…….


[사자]

이제 한 명 남았군.


[몸집이 큰 고등학생]

히익――.


[토끼]

연공서열이니까 양보할게요. 사자 씨.


[몸집이 큰 고등학생]

너, 너네…… 내가 용천회 간부의 아들이란 걸 알고도 이러는 거야!?


[사자]

……용천회라고? 은천회보다 아득하게 격 떨어지는 곳이잖아. 배짱도 좋군. 통째로 쳐부숴 주지!


[몸집이 큰 고등학생]

히, 히이익!


[사자]

사코다! 저 녀석 데리고 회장님께 보고해서 그쪽 녀석들하고 마무리 짓고 와라.


[사코다]

예에!

자, 이리 와!


[몸집이 큰 고등학생]

요, 용서해주세요~!


[타이치]

아 쨩, 다쳤잖아여!


[오미]

움직일 수 있겠어?


[아자미]

여유.


[반리]

좋아.


[아자미]

미안해. 모두한테 폐를 끼쳐서――.


[반리]

이 빚은 무대 위에서 갚아.


[쥬자]

사죄의 마음은 무대 위에서 보여줘.


[아자미]

……알겠어.


[사쿄]

빨리 돌아가자.


[타이치]

네!

[사쿄]

늦는데, 그 녀석들. 어디까지 간 거야?


[이즈미]

슬슬 극장으로 이동해야 되는 시간이에요.


[쥬자]

아무리 그래도 지금까지 돌아오지 않는 건 이상하지 않아?


[오미]

나가고 나서 세 시간은 지났지.


[반리]

……아자미, 전화 안 받네.


[이즈미]

설마, 무슨 일 있는 건…….


[사쿄]

사코다한테 연락해볼까.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이봐, 어딜 싸돌아다니는――. 뭐?

――뭐라고? 어떻게 된 거야. 상대는. ……알겠다. 창고란 말이지. 바로 가지. ――안 돼. 너는 거기서 대기해.


[반리]

무슨 일이에요?


[사쿄]

아자미가 납치당했다.


[이즈미]

네에!?


[사쿄]

상대는 학생 같은 게 십여 명. 사코다는 본 적 없는 녀석들 이지만, 어딘가의 야쿠자 간부의 아들이라고 했다는군.


[쥬자]

……그러고 보니, 전에 이상한 놈들이 시비 걸고 있었지.


[타이치]

위험한 거 아녜여!?


[이즈미]

빠, 빨리 경찰에 연락을…….


[사쿄]

필요 없어.


[이즈미]

네? 하, 하지만, 어떡하려고요?


[사쿄]

뻔하잖아. 쳐들어가야지. 우습게 봤겠다. 도련님은 반드시 되찾아오겠어.


[이즈미]

네에에!?


[쥬자]

그 수밖에 없지.


[오미]

서둘러요.


[타이치]

하, 할 수밖에 없죠.


[반리]

무도파의 진가 발휘인가.


[이즈미]

잠깐 기다려요! 그런 위험한 일은 허락할 수 없어요! 게다가, 개연 시간에 늦으면――.


[텐마]

우리한테 맡겨줘. 만약 개연시간에 늦으면, 여름조가 먼저 나가서 가능한 한 시간을 벌게.


[이즈미]

텐마 군…….


[텐마]

빚은 갚는다고 했잖아.


[반리]

고맙다.


[유키]

체력도 남아도는 것 같고, 날뛰고 오지그래?


[쿠몬]

나도 전력으로 서포트할게!


[이즈미]

하지만, 만약 다치기라도 하면 공연할 때가――.


[사쿄]

애들 상대야, 금방 끝내지. 조직 녀석들을 부르면 시간에 늦어.

그 녀석은 우리 가을조의 소중한 단장이다. 우리 손으로 되찾겠어.


[이즈미]

――.


[사쿄]

이 녀석들이 위험한 꼴을 당하게 두지는 않을 거다. 약속하지.


[이즈미]

사쿄 씨…….


[무쿠]

하, 하지만, 다들 얼굴 들키면 위험하지 않을까……? 나중에 상대한테 복수 당하거나, SNS로 확산되거나……!


[카즈나리]

아~ 그건 위험하지.


[미스미]

삼각을 주고 용서해달라고 하면~?


[텐마]

무리야.


[타이치]

훗훗훗훗, 그건 좋은 방법이 있슴다!

[이즈미]

(좋아, 오늘도 대성공이야. 다들 첫날부터 순조롭게 좋아지고 있어. 아자미 군도 익숙해졌는지 무대 위에서도 자연스럽고, 즐기고 있다는 게 전해져 오는걸.)


[아자미]

으―음, 오늘 애프터 토크 테마는…… '싫어하는 음식'?


[사쿄]

너는 그거잖아. 어릴 때 한 입 먹고 운 거.


[아자미]

뭐!? 운 적 없어.


[사쿄]

뱉지도 못하고, 삼키지도 못하고, 엄청난 얼굴로 울었잖아.


[아자미]

시끄러―! 멋대로 떠벌리지 마!


[반리]

굉장하네, 뭘 먹으면 그렇게 되는 데?


[사쿄]

초무침이야.


[오미]

초무침…….


[타이치]

그러고 보니, 저번에 저녁밥에 나왔을 때도 슬쩍 남겼슴다.


[아자미]

그런 건 말하지 마!


[관객A]

아자미 군, 귀여워―!


[아자미]

귀엽다고 하지 마!


[관객B]

아하하!


[아자미]

네 녀석 탓이잖아, 망할 사쿄!


[사쿄]

사실이잖아.


[관객A]

저 콤비 진짜 재밌지―.


[관객B]

매번 장난치잖아.


[이즈미]

(사쿄 씨와 아자미 군의 말싸움도 항상 있는 일로 팬들에게 받아 들여졌어, 뭔가 두 사람다워서 괜찮을지도.)


-


[몸집이 큰 고등학생]

……하― 지루해 죽겠네―.


[질 나쁜 학생A]

또 차 타고 어디든 가죠!


[질 나쁜 학생B]

이즈미다 아자미 겁줬던 거, 진―짜 재밌었슴다!


[몸집이 큰 고등학생]

아― 그거 말이지.


[질 나쁜 학생A]

후련했슴다!


[몸집이 큰 고등학생]

……그거론 아직 부족해. 망신을 주다니. 엉망으로 만들어 주겠어.


[관객A]

오늘도 재밌었어―!


[관객B]

애프터 토크에서 아자미 군, 정말 귀여웠지!


[관객A]

나, 브로마이드 또 샀어! 프로필 상세도 있었는데, 아자미 군은 성이 이즈미다구나~


[몸집이 큰 고등학생]

이즈미다……?

야, 그 사진 봐봐!


[관객A]

――앗.


[몸집이 큰 고등학생]

이 녀석…….


[질 나쁜 학생A]

여기, MANKAI 컴퍼니라고 쓰여있는데요.


[질 나쁜 학생B]

그 녀석 극단 같은 걸 하고 있었냐. 웃기네.


[관객A]

저, 저기요―……?


[몸집이 큰 고등학생]

야쿠자의 아들이 배우냐. 날 바보 취급 한 걸 후회하게 해주지.

그 녀석의 무대를 엉망으로 만들어주겠어…….


-


[아자미]

…….


[이즈미]

아자미 군, 왜 그래?


[아자미]

아니, 시간 괜찮나 싶어서.


[이즈미]

오늘은 최종일 무대만 있으니까, 아직 편하게 있어도 괜찮아.


[아자미]

……네.

왠지 가만이 있기도 심란하니까, 잠깐 편의점 다녀올게.


[이즈미]

잘 다녀와.

(요즘엔 공연에 완전히 익숙해진 줄 알았는데, 역시 최종일은 긴장되겠지. 지금까지 공연을 좋은 흐름으로 끝내온 만큼, 마지막엔 가장 좋은 연기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걸지도…….)

(적당히 흘려보내며 끝내는 게 아니라, 마지막까지 책임을 지고 하려고 하는 거야. 그만큼, 아자미 군이 연기와 진지하게 마주하고 있다는 증거지.)

(부디 모두가, 지금까지 이상으로 최고의 연기를 할 수 있기를…….)


[사쿄]

사코다. 도련님을 따라갔다 와.


[사코다]

편의점이여?


[사쿄]

또 차에 치이거나 하면 성가시니까.


[사코다]

예에! 다녀오겠심다!


[반리]

걱정이 많다니까.


[타이치]

분명 옛날부터 과보호했을 거예여.


[사쿄]

둘 다 시끄러워.


-


[아자미]

――.


[사코다]

아, 저기 있네. 아자미――.


[아자미]

――이거 놔!


[몸집이 큰 고등학생]

시끄럽다!


[질 나쁜 학생A]

빨리 문 닫아!


[사코다]

아자미!?


[아자미]

켄 씨――!


[몸집이 큰 고등학생]

야, 출발해!


[사코다]

이봐, 기다려――!

――윽. 시, 실화냐고, 어쩌지. 일단 형님하고 회장님께 연락을―― 아니, 하지만 이대로면 놓칠 거야――.

――그래!

가자, 형님 호! 기다려라, 아자미! 반드시 구해줄 테니까!

[이즈미]

(로이를 죽이고, 마침내 원수와 재회하는 이반…….)


[이반]

"네 녀석만은 용서 못 해…… 용서 못 해, 붉은 눈!"


[레드]

"잘 짖는 먹이로군."


[이반]

"――윽. 빨라――."


[아벨]

"이반!"


[이반]

"!! 크악."


[레드]

"뭐냐, 넌? 먹이 데리고 피크닉인가? 뭐, 편리해 보이는군. 나도 따라 해야겠어."


[이반]

"큭――."


[레드]

"상자에 처넣고 냉동 보존하면 시간이 지나도 썩지 않겠지?"


[이반]

"크아아!"


[아벨]

"하앗!"


[레드]

"――이런."


[이반]

"아벨!"


[이즈미]

(오미 군의 악역 행세가 이번에도 작렬하는걸. 액션도 화려하니까 위압감이 더 크게 느껴져.)


[레드]

"이렇게 시끄러우면 갖고 다니는데도 고생이겠어. 내가 처리해주지."


[아벨]

"하아앗!"


[레드]

"――."


[아벨]

"큭――."


[레드]

"너, 그 팔――?"


[아벨]

"이반!"


[이반]

"그래!"

"하아앗!"


[레드]

"큭――. 으윽……."


[이반]

"……3년 전에 네가 죽인 갈색 머리 남자애를 기억하나?"


[레드]

"……모르겠군."


[이반]

"그렇겠지. 죽어라."


[레드]

"……――이봐, 반푼이."


[아벨]

"?"


[레드]

"너처럼 되다 만 녀석의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아벨]

"뭐?"


[이반]

"어디서 들었지?"


[레드]

"……센트럴의……."


[이반]

"이봐!"


[레드]

"빌에게……."


[아벨]

"――."


[이반]

"야! 일어나!"


[레드]

"……."


[이반]

"칫……."


[아벨]

"빌……."


[이반]

"센트럴이라고 했었지. 그곳은 꽤 오래전부터 언데드 소굴이 되었던데……."


[아벨]

"……."


[이반]

"야, 왜 그래? 괜찮아?"


[아벨]

"……아무것도 아니야."


[이반]

"그럴 리 없잖아. 안 그래도 나쁜 안색이 더 나빠잖다고."


[아벨]

"……."


[이반]

"화내지 마. 본 그대로를 말한 것뿐이니까. 빌이 누구야. 아는 사이야?"


[아벨]

"……어머니의 원수, 내 아버지였던 녀석이야."


[이반]

"――."


[아벨]

"……."


[이즈미]

(두 사람 다, 이반과 아벨의 관계성이 변하는 걸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어. 서로를 경계하던 첫 만남하고는 확실하게 달라졌어…….)


-


[이반]

"가자고. 그 녀석을 만나면, 네 용건은 한 번에 끝나."


[아벨]

"네가 따라올 필요는 없어."


[이반]

"여기까지 멋대로 따라온 놈이 말을 잘 한다."


[아벨]

"……괴짜라니까."


[이반]

"피차일반이지."


[이즈미]

(신뢰관계를 쌓은 이반과 아벨이, 아벨의 원수인 아버지에게로 간다…….)


-


[빌]

"음? 뭐야. 이사한 게 섞여들었군."


[아벨]

"아버지……."


[빌]

"환영해주지. 자, 먹이다."


[개 언데드]

"크릉!"


[이반]

"뭐야, 이놈들은―― 개 언데드야!?"


[빌]

"인간들이 시끄러워서 말이야. 이쪽도 살아남으려고 이것저것 생각하고 있다고."


[아벨]

"그렇군. 되다 말았다는 건 이 얘기였나……."


[이반]

"아벨――."


[아벨]

"그럼, 당신한텐 볼일 없어――."


[빌]

"――큭."


[아벨]

"――."


[이반]

"아벨, 물러나!"


[아벨]

"――윽."


[빌]

"아깝군. 먹이 주제에, 머리가 잘 돌아."


[아벨]

"함정인가――."


[이반]

'하앗!"


[빌]

"――."


[아벨]

"이반, 그 녀석은 내 사냥감이야."


[이반]

"이제 좀 실력이 나오는 것 같네. 하지만, 나도 갚아야 할 빚이 있다고――!"


[빌]

"칫."


[아벨]

"하아앗!"


[빌]

"――윽."

"큭――."


[아벨]

"……."


[이반]

"괜찮아?"


[아벨]

"……그래. 뒤는 처리반에게 맡기자."


[이반]

"응? 야, 이 녀석 목 뒤에 칩이 심어져 있는데."


[아벨]

"칩……?"


[이반]

"원래 있던 거야?"


[아벨]

"아니, 아버지는 이런 거――."


[이반]

"재생해보자."


[아벨]

"……."


[빌]

"……내 사랑하는 아내 사샤와 아들 아벨."


[아벨]

"――."


[빌]

"부디, 이게 무사히 너희 곁에 도착하기를……."


[아벨]

"아버지……?"


[이반]

"가까이 가지 마, 또 함정일지도――."


[빌]

"이제 시간이 없어…… 이대로면, 나는 너희를…… 그것만은, 반드시 피해야 돼……."


[아벨]

"아버지, 아버지――!"


[빌]

"……아벨, 미안하다…… 나는, 너를 또 지키지 못했어……. 그때도…… 우리가 좀 더 조심했더라면…… 사고를 당하지 않았을 텐데…… 그런 몸이 되지 않았을 텐데……."


[아벨]

"――."


[빌]

"아벨…… 사샤, 부디…… 내 몫까지 살아다오……."


[아벨]

"아버지――! 으아아아아아!"


[이즈미]

(아벨이 교통사고로 반신이 기계가 된 것을 알리는 빌…….)

(사쿄 씨의 양면성 연기…… 역시 사쿄 씨야. 동일인물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야…….)


[아벨]

"……."


[이반]

"사고라고 했었지, 아버지가."


[아벨]

"내 몸은 반은 안드로이드야. 그래서, 언데드가 되지 않았지. 인간도 언데드조차도 아니야."


[이반]

"……."


[아벨]

"되다 만 놈이지."


[이반]

"상관없어. 너는 아벨이잖아. 내 음침한 파트너라고."


[아벨]

"쓸데없는 게 한 마디 있잖아."


[이반]

"……네 아버지는 한계까지 제정신을 유지했다는 거군. 언데드라도 원래대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는 건가?"


[아벨]

"……모르겠어. 하지만, 이미 알맹이가 달라. 인간처럼은 살아갈 수 없어. 사람을 먹는 것으로밖에 살아갈 수 없어."


[이반]

"……."


[아벨]

"사람으로서 살아간다면, 그 녀석들을 뿌리 뽑을 때까지 끝나지 않겠지."


[이반]

"……그렇지."

"너는 어떡할 거지? 사람으로서 살아갈 거냐, 언데드로서 살아갈 거냐."


[아벨]

"……나는, 아벨이야. 멍청한 이반의 파트너지."


[이반]

"쓸데없는 게 한 마디 있는데."


[아벨]

"나는, 아벨로서 살아가겠어."


[이반]

"그럼 할 일은 하나뿐이군."


[언데드A]

"그가아아아!"


[언데드B]

"으가아아아! 먹을 거야!"


[이반&아벨]

"――다 죽여주마!"


[이즈미]

(수십 명의 언데드와의 활극으로 라스트――.)


-


[아자미]

――.


[쥬자]

――잘 했다.


[아자미]

아야――.


[타이치]

최고였슴다!


[오미]

잘 했어.


[아자미]

일일이 때리지 마!


[반리]

첫 무대치고는 훌륭한데?


[아자미]

당연하지. 그보다, 머리 빙글빙글 돌리지 말라고!


[사쿄]

애드리브 호흡은 아직 멀었어. 좀 더 상황을 읽고――.


[아자미]

바로 설교하기냐.


[사쿄]

잔말 말고 들어――.


[아자미]

아, 시끄러― 시끄러―.


[이즈미]

자 얘들아, 커튼콜!


[아자미]

――.


[사쿄]

――칫.


[이즈미]

(무대 위에서는 그렇게 호흡이 딱 맞았는데. 화해했어도, 두 사람은 변함없구나…….)

[언데드A]

"그가아아!"


[언데드B]

"으가아아!"


[로이]

"――윽."


[이반]

"로이!"


[로이]

"헤헤, 형, 실수했어…… 나, 이제 안 되겠어."


[이반]

"이 바보야! 포기하지 마!"


[로이]

"형만이라도, 도망쳐……."


[이반]

"――."


[로이]

"크아아!"


[이반]

"로이!!!"


[이즈미]

(회상 신으로 시작하는 서두…… 타이치 군의 연기로 언데드를 향한 공포를 관객에게 심어준다…… 제대로 됐어.)


-


[이반]

"그 후로 3년…… 나는 로이를 죽인 붉은 눈의 언데드를 죽이기 위해, 혼자서 계속 헌터를 하고 있었다."


[언데드A]

"헤헤…… 맛있어 보이는 게 왔는데."


[언데드B]

"심장은 내가 먹을 거다."


[언데드C]

"나는 머리!"


[이반]

"붉은 눈에 낚여서 이런 소굴까지 파고들다니, 나도 감이 죽었군…… 3년 만에 만날지도 모르겠어, 로이."


[언데드A]

"으라아!"


[이반]

"――! 큭――."


[언데드B]

"햐하하하! 잘 먹겠습니―……다?"


[아벨]

"……."


[언데드C]

"그아아!"


-


[이반]

"음……."


[아벨]

"……."


[이반]

"로이……?"

"――언데드냐!"


[아벨]

"움직이지 마."


[이반]

"――윽."

"젠장, 네 놈이 오늘의 상품을 획득했다는 거냐. 상온에 너무 오래 놔두면 썪어서 못 먹게 될 거다."


[아벨]

"너같이 맛없어 보이는 걸 먹는 취미는 없어."


[이반]

"……뭐라고?"


[아벨]

"그보다, 인간의 정보가 필요해. 나랑 손잡지 않겠어?"


[이반]

"무슨 뜻이지?"


[아벨]

"나는 언데드와 인간에 대해 조사하고 있어. 언데드는 무엇인가, 어째서 인간이 언데드가 되는가."


[이반]

"어째서라니…… 그야 언데드가 상처를 통해 감염되는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으니까잖아. 언데드에게 해를 입으면 그때까지의 기억을 잃고, 이성이 없는 인간을 포식하는 언데드로 살아갈 수밖에 없어."


[아벨]

"그걸 막을 방법은?"


[이반]

"그런 게 있으면, 이런 빌어먹을 상황이 되지는 않았겠지."


[아벨]

"……."


[이반]

"설마, 있는 거냐?"


[아벨]

"……그걸 조사하고 있어."


[이반]

"……흥, 뭐 좋아. 어차피 한 번 죽은 몸이야. 빚을 진 채로 있는 건 내 성격에 맞지 않아. 나는 이반이다."


[아벨]

"……가자."


[이반]

"야, 네 이름은?"


[아벨]

"아벨."


[이반]

"……진짜, 짜증 나는 놈이야."


[이즈미]

(아자미 군과 반리 군의 대화도 느낌이 좋아. 애드리브도 제대로 넣었고, 첫 무대인데 저 정도면 충분하지.)

(반리 군도 제대로 준주역으로서 너무 앞에 나서지 않고 능숙하게 서포트하고 있어, 믿음직해졌어.)


-


[이반]

"도기, 선물이다."


[도기]

"매번 고맙구만. 미리 말해두겠지만, 안 질 거다."


[이반]

"칫, 쩨쩨하기는."


[아벨]

"……도기?"


[이반]

"안 어울리지. 뒷골목 도기 같은 느낌인데. 옛날에는 작고 귀여웠다고."


[도기]

"시끄러워. 정보 안 준다?"


[이반]

"뭐 있어?"


[도기]

"낭보다. 레드의 목격정보가 들어왔어."


[이반]

"――."


[도기]

"이번엔 생존자가 있어. 틀림없는 거야."


[이반]

"어디야! 어디 있어!?"


[도기]

"그렇게 안달 내지 마."


[이즈미]

(정보상에게 동생의 원수가 있는 곳을 듣는 이반…….)


-


[이반]

"이번엔 따라올 필요 없어. 내 사적인 일이야."

"……이미 없나. 여전히 기척도 없는 녀석이라니까."


[아벨]

"여기 있어."


[이반]

"우왓!? 어두운 곳에서 갑자기 나오지 마. 네 얼굴 무섭다고."


[아벨]

"……흥. 이번에도 따라간다. 귀중한 방패막이니까. 망가지면 곤란해."


[이반]

"……맘대로 해라."

"그나저나, 진짜 귀염성 없다니까. 내 동생을 좀 본받아. 표정이 휙휙 변하는 녀석인데."


[아벨]

"……."


[이반]

"……역시 관둬라, 밥맛 떨어진다."


[아벨]

"동생은?"


[이반]

"……죽었어. 레드는 동생의 원수야."


[아벨]

"……그래."


[이반]

"그래서 말했잖아, 사적인 일이라고. 빠질 거면 아직――."


[아벨]

"문제없어."


[이반]

"괴짜라니까."


[로이]

"……맛있어 보이는 거 발―견."


[이반]

"로이……? 살아있었구나, 로이――!"


[아벨]

"정신 차려. 저건 이미 저쪽 편이야."


[이반]

"――."


[로이]

"먹을 거야!"


[이반]

"――로이!"


[아벨]

"――핫!"


[로이]

"――큭."


[이반]

"로이!"


[아벨]

"네가 할 수 없으면, 내가 하지. 저 녀석은 이미 네 동생이 아냐."


[이반]

"――."


[이즈미]

(타이치 군, 서두의 제정신일 때와 언데드일 때의 차이가 정말 좋아. 이것도 좀비런·나이트의 성과겠지. 창단공연부터 착실하게 연기가 늘고 있어…….)


[이반]

"비켜. 동생은 내가 끝내겠어."

"――."


[로이]

"그가아아!"


[이반]

"……이제 쉬도록 해, 로이. 나도 곧 갈 테니까, 기다려 줘."


[로이]

"그, 아아……!"


[이반]

"……."


[아벨]

"뒤는 처리반에게 맡기는 게 좋아."


[이반]

"……알고 있어."

[사코다]

안녕하심까―! 회장님께서 보내신 검다!


[반리]

우와. 고급 요정의 배달 도시락이네.


[타이치]

역시 회장님임다!


[오미]

유명한 화과자 집 안미츠도 있어.


[쥬자]

네.


[사쿄]

너네, 그건 나중에 먹어!


[이즈미]

자자, 모처럼 보내주신 건데, 조금 쉬어요.


-


[이즈미]

맛있어!


[반리]

회장님 최고네.


[오미]

국물 맛이 좋은데…… 다시마…… 아니, 그것만이 아니야.


[쥬자]

……우물우물.


[아자미]

안미츠 먼저 먹는 거냐.


[이즈미]

사코다 씨, 회장님께 감사하다고 전해주세요.


[사코다]

예!


[사쿄]

회장님은 어때?


[사코다]

이야― 아자미가 가출했던 때는 완전 가시 돋쳐 있었는데, 요즘엔 완전 둥글어지셔서…….

공연도 완―전 기대하고 계세요, 캘린더에 맨날 엑스표 친다니까요.


[사쿄]

아들바보로군…… 정말이지.

뭐 하지만, 예전에 비해서도 둥글어지셨지. 회장님께 대들었는데 질책 하나 없다니, 예전이라면 생각할 수도 없어. 너도 회장님께 그렇게 덤벼들었으니 분명 한 달은 입원할 줄 알았는데.


[사코다]

헤헤, 목숨 건졌심다.


[사쿄]

정말이지, 건방진 말 하기는.


[사코다]

형님을 닮은 거죠.


[사쿄]

우쭐하지 마.

……뭐, 닮아도 이상하지 않지. 너랑 나는 둘 다 똑같이 주워진 몸이니까.


[사코다]

……예에. 그 시절, 손 쓸 수도 없이 날뛰던 저를 주워주셔서, 형님께는 감사해도 해도 모자람다.


[사쿄]

다 떨어진 걸래짝처럼 쓰레기장에 버려져 있던 너한테, 왜 말을 걸었던 건지. 덕분에 귀찮은 일이…….


[사코다]

아니, 너무함다 형님―!


[사쿄]

……설마, 그 대형폐기물이 끝에는 은천회의 미래를 짊어지고 설지도 모르게 되다니…….


[사코다]

대형폐기물이요? 집에 있는 대형폐기물은 회장님 말에 따라 제대로 금요일에 버렸심다!


[사쿄]

……하아. 회장님. 괜찮은 거야, 저런 거로?


-


[이즈미]

(드디어 공연 첫날…… 아자미 군은 별로 긴장하지 않는 것 같으니까, 걱정할 필요 없으려나.)


[아자미]

…….


[반리]

긴장하지 않았어?


[아자미]

전혀.


[쥬자]

준비는?


[아자미]

완벽.


[사쿄]

너, 머리에 집게 있다.


[아자미]

――.


[타이치]

제 얼굴에도 아직 팩 붙어있어여!


[아자미]

아, 미안…….


[반리]

야, 진짜 괜찮냐.


[이즈미]

(엄청 걱정돼……!)


[미스미]

실례합니다―!


[유키]

수고.


[카즈나리]

수고피코―!


[무쿠]

먹을 거 가지고 왔어. 자, 쿠키.


[오미]

맛있어 보인다.


[타이치]

감사함다!


[쥬자]

……우물우물.


[텐마]

아자미는 긴장하지 않았어?


[아자미]

전혀.


[반리]

이것저것 저질렀으면서 뭔 큰소리야.


[유키]

쿠몬, 한발 먼저 단장을 맡았던 선배로서 어드바이스 하나 해주는 게 어때?


[쿠몬]

어드바이스? 음― 으음―…… 겁먹지 말고, 아자미답게 고― 야!


[아자미]

뭐야 그게. 잔뜩 겁먹었던 네가 할 말이냐.


[텐마]

그러게.


-


[아자미]

…….


[반리]

첫날이니까, 단장으로서 한 마디 부탁한다.


[아자미]

어? 뭐야 그게.


[오미]

단장이 하는 게 상례야.


[쥬자]

원진 구호도 말야.


[타이치]

기합이 들어가는 걸로 잘 부탁함다!


[아자미]

…….

그럼, 일단 신인인 나한테 가을조 팬 전부 뺏기지 않게, 집중해서 잘 해봐.


[반리]

진짜, 아주 건방지다니까.


[오미]

거물이야.


[사쿄]

……설마, 저것도 날 닮은 건 아니겠지.


[아자미]

――가을조, 가자!


[쥬자]

그래!


[타이치]

오오―!

철이 들었을 때부터, 엄마는 계속 병실 침대 위에 있었다.

나는 매일같이 은천회 녀석들의 시중을 받으며 엄마의 병원에 드나들었다.


그림책을 읽어달라고 하거나, 보육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집에서 함께 살지 못하는 건 외로웠지만, 집에는 조직 녀석들이 많이 있었고, 나는 그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다.


바쁜 아버지도 되도록 시간을 내서 가끔 병문안을 왔다.

나는 언제나 면회시간 아슬아슬하게 오는 아버지를 병실에서 기다리다, 같이 돌아갔다.


아버지가 방문하는 날은 반드시 엄마가 정성 들여서 화장을 한다.

안색이 안 좋은 것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치크 브러쉬로 볼터치를 하고, 입술에 옅은 색이 나는 립을 바른다.


아버지에게 가능한 한 걱정 끼치고 싶지 않았던 거겠지.

거울을 향해 오른쪽을 봤다 왼쪽을 봤다 하면서, 언제나 사랑에 빠진 소녀처럼 메이크업을 즐기는 엄마를 보고, 어느새, 메이크업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치크 브러쉬를 손에 든 엄마한테 나도 해보고 싶다고 말을 꺼냈다.


눈을 감은 엄마에게, 보고 익힌대로 브러시를 움직이니, 핏기가 없던 얼굴이 장밋빛으로 물들어갔다.

브러쉬 너머로, 내 손으로 엄마에게 마법을 걸고 있는 것 같은 그때의 감각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날, 병문안 온 아버지가 엄마의 얼굴을 보자마자

'평소보다 안색이 좋아 보여'라고 했을 때, 엄마랑 몰래 눈짓을 했다.


그 뒤로, 나는 매번 엄마의 메이크업을 도와주게 되었고, 조금씩 메이크업하는 방법을 익혔다.

하지만, 아무리 메이크업으로 안색이 안 좋은 걸 속여도, 엄마의 병은 좋아지기는 커녕 악화되기만 했다.


돌아가시기 직전, 엄마는 '아자미 덕분에 계속 예쁘게 있을 수 있었다'고 웃어주셨다.


"아자미는 화장을 잘 하니까, 이걸 줄게."


이제 치크로는 속일 수 없을 정도로 새하얀 얼굴을 한 엄마가 준 것은, 마법의 치크 브러쉬.


엄마를 더욱 예쁘게 해주고 싶었다.

계속 옆에 있어 주었으면 했다.


하지만, 어떤 마법을 부려도, 엄마는 이제 없다.


-


[아자미]

"엄마도 없는데, 치크 브러쉬같은 걸 가지고 있어도 쓸모 없었다. 버리려도 버릴 수 없이 있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또, 그런 식으로 누군가에게 행복한 마법을 걸어주고 싶어. 엄마한테 못 해준 만큼, 이 브러시로 다른 누군가에게. 그렇게 하면 엄마가 기뻐해 줄지도 몰라. 메이크업의 프로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내 마음과는 반대로, 아버지는 내게 훌륭한 후계자로서 기대를 걸기 시작했다."

"엄마에게 부끄럽지 않은 훌륭한 후계자가…… 회장의 아들로서 자각을 가지고…… 내게 해주는 말은 그런 것들 뿐이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따위, 이런 집안에 태어난 내가 가져도 될 꿈이 아니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나 스스로도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을 때, 아버지가 메이크업 도구를 부숴버려서 쌓아둔 게 폭발했다. 부서지고 나서야 처음으로, 내게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꿈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게 됐다."

"그 후엔 형편에 따라 극단에 들어가고, 극단 녀석들하고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면서 점차 내 본심을 알게 됐다."

"나는, 꿈도 집도 둘 다 버릴 수 없어. 내게는 둘 다 똑같이 소중하니까――."


[회장]

…….


[아자미]

아버지, 미안해. 나는 꿈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뒤를 이을 수는 없어.

하지만, 아버지랑 은천회에서 도망치고 싶다던가, 멀어지고 싶은 건 아냐. 나를 키워준 은천회 녀석들도, 이 집도 좋아해.


[회장]

……둘 다인가, 염치도 좋군.


[아자미]

알고 있어. 하지만, 나는 아버지가 뭐라고 하든 내 꿈을 버릴 수 없어.

그저, 그래도, 나는 아버지의 아들이야. 아들로서 아버지를 위해, 은천회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뭐든지 할게.


[회장]

…….


[사코다]

은천회 녀석들 모두 아자미를 정말 좋아해! 아자미가 후계자가 아니라도 그건 변하지 않아!


[사쿄]

아자미랑 똑같이 꿈을 좇으면서가 되겠지만, 저도 온 힘을 다해, 지금까지 이상으로 은천회에 진력하겠습니다.

그러니 회장님, 이 녀석의 꿈을 인정해주지 않겠습니까.


[회장]

……이놈 저놈 할것 없이 달라붙어서 사람을 극악무도인 처럼.

자식의 꿈을 응원하고 싶지 않은 부모가 어디 있겠나.


[아자미]

……어?


[회장]

아자미의 꿈은, 후계자의 중압에서 도망치기 위한 변명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오래전부터, 그렇게 진심으로 바라고 있었다니 전혀 몰랐어.

그런데, 집도 꿈도 둘 다 버리고 싶지 않다고? 그건 쉬운 일이 아닐 거다.


[아자미]

그렇다 해도, 나는――.


[회장]

어차피 할 거면, 체면 차리지 말고 필사적으로 공부해서 그 메이크업 뭐시기의 정점을 노려라.

집안일은 신경 쓰지 마. 네가 없어도 나 혼자서 어떻게든 돼.


[아자미]

아버지…….


[회장]

……그리고, 우리한텐 의외로 기골이 있는 녀석이 있지 않겠냐. 후계자도 걱정 없겠지. 안 그러냐, 사코다.


[사코다]

네, 네에?


[이즈미]

(회장님…… 아자미 군의 꿈을 인정해주셨어…….)


[회장]

알겠으면 얼른 돌아가서 연습이라도 해. 다음 공연이 멀지 않았잖아. 어중간한 걸 보이면 가만두지 않을 거다.

……사유리한테는, 내가 말해두지. 네가 후계자가 아니라, 한 사람의 남자로서 훌륭하게 자랐다고 말이야.


[아자미]

……고마워, 아버지.


[이즈미]

(이걸로, 아자미 군은 망설임 없이 꿈을 좇아 나아갈 수 있어. 정말 잘 됐다…….)


[회장]

감독 씨.


[이즈미]

네, 네!


[회장]

지도를 잘 부탁드립니다.


[이즈미]

――네! 맡겨주세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