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일라]
무쿠 씨는 평소 MANKAI 컴퍼니의 극장에서 연극을 하고 계시는군요? 다음 공연은 언제인가요? 굿즈 같은 건 판매하고 있나요?

[무쿠]
그게, 다음 공연은 아직……. 굿즈는 일단 브로마이드 같은 게 있을 거예요…….

[레일라]
브로마이드! 정말 멋져요, 무쿠 씨의 굿즈를 전부 구매하고 싶습니다만 통판은 가능한가요!?

[무쿠]
그, 그게~…….

[아자미]
엄청난 기세네.

[이즈미]
그러게…….

[레일라의 사용인]
《――실례하겠습니다. 레일라 님, 곧 출발하실 시간입니다.》

[레일라]
어머…… 아쉽네요. 시간이 다 됐나 봐요.
반드시 다시 만나러 올게요! 무쿠 씨, 마음속 깊이 응원하겠습니다!

[무쿠]
가, 감사합니다.

[레일라]
그럼 다시 뵙죠. 안녕히 계세요!

[무쿠]
아, 안녕히 가세요.

[이타루]
……저런 캐릭터였어?

[아즈마]
후훗, 사랑은 사람을 바뀌게 한다잖아.

[아즈마]
뭐어!? 사, 사랑이라니……!

[쥬자]
뭐랄까…… 복잡해.

[시트론]
나도야…….

[이타루]
아니, 시트론은 그 말 하면 안 되지.

[이즈미]
아하하하…….
(그래도 레일라 씨도 연극을 즐겁게 봐준 것 같아서 다행이야)

[아즈마]
그러고 보니 옷 갈아입으러 가는 길이었지.

[쥬자]
예. 그럼 분장실로…….

[이즈미]
아, 그렇지. 잠깐만.

[아자미]
응?

[이즈미]
모처럼 다들 예쁜 의상을 입고 있으니까 이 스테이지를 배경으로 의상 입은 채로 사진 찍지 않을래? 오늘 스테이지를 보지 못한 사람을 위해서 나중에 극단 SNS에 올려도 좋을 것 같아서.

[아즈마]
그렇구나, 좋은 생각이야.

[이타루]
뭐, 흰 턱시도 입을 기회도 많지 않으니까.

[시트론]
나 보기 괜찮아!?

[무쿠]
후후, 시트론 님은 언제나 정말 멋있어요.

[이타루]
아, 그러고 보니. 방금 이거 회사 사람에게 받았는데.

[아자미]
그거…… 신부용 베일이야?

[이타루]
왜인지 이벤트용 소도구를 떠넘기더라고. 공연에서 쓰일 일도 있지 않을까 하고 일단 받아뒀어.
사진을 찍을 거면 감독님도 이거 쓰고 같이 찍을래? 유사 신부 같은 느낌으로.

[이즈미]
아니 아니, 저는 됐어요!

[시트론]
그런 말 하지 않기야! 자, 감독님!

[무쿠]
와아, 감독님 베일이 잘 어울려요!

[시트론]
후후, 감독님. 정말 신부 같아.
……무척 예뻐. 내 신부. 당신에게 영원한 사랑을 맹세할게, 이즈미.

[이즈미]
――!

[아자미]
무슨――.

[무쿠]
와아……! 정말로 드라마의 한 장면 같아요!

[시트론]
자, 다들 이어서 해!

[이즈미]
뭐!?

[아즈마]
후훗, 그래. 그럼 나도.
……정말로 귀여워, 이즈미. 너와 함께 있으면 무척 편안하고 포근한 기분이 들어. 나도 네게 그런 존재로 있고 싶어. ……함께 행복해지자.

[시트론]
좋다~!

[쥬자]
역시 아즈마 씨임다.

[아즈마]
그럼 다음은 아자미야.

[아자미]
뭐!? 나, 나는……!

[이타루]
잔말 말고. 자, 어서.

[아자미]
그, 그런 말 해봤자…….
그……. 반드시, 소중히 할게. ……계속…… 함께 있어 줘.

[이타루]
오오, 잘하네.

[시트론]
부끄러워하는 느낌이 가슴 뭉클해~!

[아자미]
대체 뭐하는 건데! 자, 다음 쥬자 씨야!

[쥬자]
난가……. 그, 잘 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너와 만난 것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어. 앞으로도 너를 지키고, 함께 걸어가고 싶어. ……나와 결혼해줘.

[무쿠]
쥬 쨩, 멋있어……!!

[아즈마]
쥬자답게 솔직한 마음이 전해졌어.

[이타루]
그럼 다음은 내 차례인가.
……정말로 예뻐. 다른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을 정도로. 앞으로도 계속 옆에서 함께 웃으며 있고 싶어. ……좋아해, 이즈미.

[쥬자]
역시 이타루 씨는 엄청 그럴듯해…….

[아자미]
그, 그보다 거리가 가깝잖아!

[시트론]
그럼 마지막은 무쿠! 잘 부탁해!

[무쿠]
네, 네……!
내 신부가 되어줘서 고마워요. 정말로 기뻐요. 당신을 계속 사랑하고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맹세합니다. ……좋아해요, 이즈미 씨.

[아즈마]
후후, 정말 근사해.

[이타루]
진짜 멋있어. 역시 왕자님.

[이즈미]
(설마 이런 에튀드가 시작될 줄이야…… 아무리 나라도 두근거린다고 해야 할지……!)

[아즈마]
어때? 감독님, 두근거렸어?

[시트론]
감독님, 뺨이 빨개~ 부끄러워하는 감독님도 베리 큐트야~!

[이타루]
후후, 정말이네.

[이즈미]
제, 제 일은 됐어요! 자, 사진 찍을게요. 다들 스테이지 앞에 서서――.

[아자미]
잠깐만. 사진 찍을 거면 메이크업 다시 해.

[이즈미]
지금부터!?

[아자미]
당연하지. 이 시간이면 무너질 때 됐어. 금방 고칠 테니까 거기 줄 서.

[이타루]
이제 옷 갈아입을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시트론]
아자미의 프라이드라는 거야!

[아즈마]
후후, 믿음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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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자]
그럼 엔딩 세레모니를 준비하겠습니다! 출연예정 여러분은――.

[레일라]
…….

[시트론]
……기다려줘.

[레일라]
……무슨 일이죠? 저는 정정당당한 승부에서 졌습니다. 두 번 다시 당신에게 접근하지 않겠어요. 보상금도 제대로 형태를 갖춰 지급하겠습니다.

[시트론]
《아니…… 보상금은 바라지 않아. 너와 얘기를 하고 싶어.》

[레일라]
《네――?》

[시트론]
《너는…… 그때의 소년이었구나.》

[레일라]
《……기억하고 계셨나요?》

[시트론]
《그래. 용모가 많이 바뀌어서 알아보지 못했어. 설마 이런 형태로 재회할 줄 몰랐지만…… 만나서 다행이야.》

[레일라]
《……그 말씀을 들은 것만으로 여기에 온 의미를 찾은 것 같아요.》

[시트론]
《너는 처음부터 나를 자흐라에 데려갈 생각이 없었지?》

[레일라]
《……잠시, 시트로니아 님을 곤란하게 만들고 싶었을 뿐이에요.》
《시트로니아 님의 약혼자 후보가 되기 위해 성별의 장벽을 넘어 신부수업도 받았는데―― 바로 그 장본인이 전혀 만나주지 않으니까요.》

[시트론]
《그건…… 미안했다.》

[레일라]
《하지만 그 성과도 이번 승부로 보여드릴 수 있었고…… 제 헛된 발버둥에 어울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결심이 섰어요.》
《저 소녀…… 아니, 소년에게도 사과의 말을 전해주세요. 조금 심하게 괴롭혀버렸으니까요.》

[시트론]
《눈치채고 있었나.》

[무쿠]
――아, 시트론 님! 이제 곧 나갈 차례예요…… 앗.

[레일라]
어머――.

[무쿠]
그, 그게…… 죄, 죄송해요! 사실은 제가 남자인데……! 그…… 속여서 정말로 죄송합니다!

[레일라]
……. 어떤 이유나 사정이 있더라도 저는 당신에게 졌어요. 이제 와서 다른 말을 할 생각은 없습니다.
저야말로 정정당당 대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쿠]
레일라 씨…….

[시트론]
……이후에 정말 소중한 동료들과 함께 연극을 할 거야. 괜찮으면 보고 가줘.

[무쿠]
꼭이요! 보고 가주세요!
……앗, 시트론 님! 이제 곧 시작해요!

[시트론]
오~ 그렇지! 가자, 무쿠!

[무쿠]
저, 진짜 이름은 사키사카 무쿠라고 해요! 스테이지, 열심히 할게요! 기다릴게요!

[레일라]
…….

-

[이타루]
아, 왔다 왔어.

[시트론]
기다렸지?

[이즈미]
다들 준비됐어?

[쥬자]
예.

[아즈마]
응, 준비됐어.

[아즈마]
그럼 슬슬 갈까.

[무쿠]
저기! 직전에 죄송해요. 저, 하고 싶은 게 있는데요…….

[이즈미]
?

-

[아자미]
"웨딩페어는 처음 왔는데 여러 가지 체험을 할 수 있어서 좋네."

[쥬자]
"응, 이렇게 턱시도도 입어볼 수 있고 결혼식 연출이나 요리에 대해서도 알 수 있어."

[아즈마]
"내 결혼식은 어떨지 이미지가 떠올라."

[무쿠]
"응, 꿈이 펼쳐지는 것 같아."

[이타루]
"있잖아, 너희는 어떤 결혼식을 하고 싶어? 해보고 싶은 연출 같은 거 없어?"

[시트론]
"나도 듣고 싶어. 참고하게 해줘."

[아즈마]
"나는 요리사라서. 피로연에는 내가 만든 요리를 내고 싶어. 그녀도 요리를 좋아하니까 같이 요리하고 서로 먹여주거나 하면 좋지 않을까 해서."

[쥬자]
"뭐야 그거, 최고인데?"

[무쿠]
"정말 근사해요! 분명 반응 좋을 거예요!"

[아자미]
"나는 무술을 하고 있어. 그래서 동료들과 함께 무술 퍼포먼스를 해도 괜찮지 않을까 해."

[이타루]
"그럼 신부를 구하러 가는 스토리도 좋지 않겠어?"

[시트론]
"그거 좋지! 이렇게 적 역할이 나타나면 네가 신부를 등 뒤로 감추고……."

[아자미]
"핫, 타앗! 하앗!"

[아즈마]
"멋있어……! 신부도 분명 네게 다시 반할 거야."

[아자미]
"너는 어때? 어떤 결혼식을 하고 싶어?"

[쥬자]
"나는 취미로 그림을 그리고 있어. 그래서 웰컴 보드는 신경 써서 만들고 싶어."

[무쿠]
"그것도 좋다. 오늘 장식된 보드도 정말 귀여웠지. 동경하게 돼."

[시트론]
"기념도 될 거고 계속 소중히 간직하고 싶을 거야."

[아즈마]
"너는? 이미지 하는 결혼식 있어?"

[이타루]
"역시 리무진을 타고 싶어."

[무쿠]
"리무진!"

[이타루]
"해외예식도 좋을 것 같고. 그리고 유원지나 플라네타륨을 빌리는 것도."

[아자미]
"우와, 고저스……."

[쥬자]
"그래도 잊을 수 없는 결혼식이 되겠어."

[아즈마]
"색다른 곳에서 식을 올리는 것도 로망이 있지. 참가하는 사람들도 즐거울 거야."

[시트론]
"나는 노래와 댄스를 좋아하니까 사람들 앞에서 선보이고 싶어. 이렇게 말이야. ♪~ ♪~"
"그리고 신부 앞에 손을 내밀고 이렇게 말하는 거야. 저와 춤추지 않겠습니까?"

[이타루]
"그건 치사하지. 너무 멋있잖아."

[무쿠]
"보는 사람도 두근거릴 거야……!"

[아자미]
"그림 되네~"

[쥬자]
"그럼 너는? 어떤 결혼식을 올리고 싶어?"

[무쿠]
"나는……. 꽃다발을 선물하고 싶어."

[이타루]
"꽃다발?"

[무쿠]
"응. 사실은 그녀와는 소꿉친구야. 어릴 때부터 꽃을 정말 좋아하는 아이였어. 내가 들꽃으로 만든 꽃다발을 그녀는 항상 정말 좋아해 줬지……."

[아자미]
"야, 뭐야 그 가슴 찡한 에피소드."

[무쿠]
"헤헤. 그리고 내가 이사를 해서 좀처럼 만나지 못하는 시기도 있었는데. 멀리 떨어져 있어도 그녀는 언제나 나를 응원해줬어."
"그녀도 노력가야. 열심히 하는 그녀는 정말 매력적이고 멋있어. 당당한 그녀의 웨딩드레스 차림에 어울리는, 향기로운 하얀 꽃으로 만든 꽃다발을 선물하고 싶어."

[아즈마]
"근사해……!"

[쥬자]
"응. 그녀도 분명 좋아할 거야."

-

[이즈미]
다들 수고했어!

[아자미]
수고했어. 변경한 부분도 잘 됐었지.

[아즈마]
그렇지. 손님들도 좋아해 줘서 다행이야.

[이타루]
다들 오늘 정말로 고마워. 그럼 일단 옷을 갈아입고…….

[레일라]
…….

[쥬자]
――.

[무쿠]
아…….

[이즈미]
레일라 씨…….

[무쿠]
혹시 봐주셨어요?

[레일라]
네. ……정말 근사했습니다. 시트로니아 님도, 여러분도.
특히 무쿠 씨…… 당신의 연기에 이끌려서 무척 감동했습니다.
저…… 당신의 팬이 됐습니다!

[이즈미]
네!?

[레일라]
무쿠 씨, 제가 보살펴드릴 테니 함께 자흐라로 가지 않겠어요?

[무쿠]
네, 네……!?

[쥬자]
……미안하지만 그건 허락할 수 없어.

[이즈미]
레, 레일라 씨 진정하세요!

[이타루]
설마 무쿠로 갈아타다니.

[아자미]
진짜냐고.

[아즈마]
후후, 놀라워라.

[시트론]
오~! 이런 전개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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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론]
――.

[무쿠]
……그 얘기를 듣고 무척 근사하다고 생각했어요. 순정만화나 드라마에서 본 것 같은 얘기가 진짜로 있구나 하고…….
그런 생각과 동시에 제가 하는 일이 올바른 건지 고민하게 돼서…….

[이즈미]
그렇구나…… 그래서 연기에 집중할 수 없었던 거구나.

[무쿠]
하지만…… 만약에 제가 다음 대결에서 지게 되면 시트로니아 님은 자국으로 돌아가게 될지도 몰라요. 그건 절대로 싫어요. 그리고 이렇게 어중간한 마음으로 대결을 하는 것도 레일라 씨에게 실례되는 거겠죠.
그러니까…… 다음 대결은 실수하지 않을 거예요. 반드시 완벽하게 연기해 보이겠어요!

[시트론]
무쿠…….

[무쿠]
제가 받아들이겠다고 했으면서 고민해서 죄송해요.

[시트론]
……당치도 않아. 원래는 내 문제에 모두를 말려들게 한 거야. 하지만 모두 내게 힘이 되어줬어…… 무쿠와 모두가 협력해주는 게 정말로 기뻐.
상대의 기분을 헤아려주는 무쿠는 정말로 다정한 아이야.

[무쿠]
시트론 님…….

[시트론]
게다가 무쿠 덕분에 생각났어!

[무쿠]
네? 뭐가――.

[스태프]
실례합니다. 비가 그쳐서 스테이지를 재개할 거예요. 여러분, 준비 부탁드려요.

[아즈마]
정말 바로 그쳤네.

[쥬자]
할 수 있겠어? 무쿠.

[무쿠]
응!

[이타루]
시트론도 곧 나갈 차례니까 우리랑 같이 스테이지 위에서 대기하자.

[시트론]
알았어!
……잘 부탁해, 무쿠.

[무쿠]
……네!

-

[사회자]
그럼 비도 그쳤으니 스테이지를 재개하겠습니다! 밤이 깊어져서 클라이맥스에 어울리는 분위기가 되었네요……!
최종 과제는……. '감기 걸린 남편의 병간호' 시추에이션입니다! 상대 남편 역할을 연기해주는 건, 이분!

[쥬자]
잘 부탁함다.

[사회자]
그럼 마지막 대결…… 스타트입니다!

-

[관객A]
좋다~ 다정한 부인의 병간호야.

[관객B]
응응!

[사회자]
역시 레일라 씨! 이번에도 안정적인 대응으로 고 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아자미]
이 포인트를 뛰어넘어야 하는 건가.

[이즈미]
응. 하지만 무쿠 군이라면 분명 괜찮을 거야……!

[사회자]
이 대결의 라스트를 장식하는 건, 이분…… 사키사카 쿠루미 씨입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무쿠]
"괜찮아? 열은 많이 내렸는데……."

[쥬자]
"응. 미안해, 귀찮게 해서."

[무쿠]
"그런 말 하지 마. ……자, 죽 만들었어. 먹을 수 있겠어?"

[쥬자]
"고마워."

[무쿠]
"특제 죽이야. 달걀이랑 낫토랑 멸치랑 요구르트랑 치즈랑 녹즙이랑 고추랑 돼지고기랑 귤이랑 사과도 넣어서 영양 만점!"

[쥬자]
"뭐!?"

[무쿠]
"자, 먹어……! 이걸 먹으면 당신은 스페셜 그레이트맨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어……!"
"후후훗, 농담이야! 그래도 영양 만점인 건 사실이야."

[쥬자]
"정말이지…… 하하, 그래도 재밌었어."

[무쿠]
"뜨거우니까 조심해. 후~ 후~…… 자, 아~앙."

[쥬자]
"고, 고마워. 하지만 직접 먹을 수 있어."

[무쿠]
"뭐 어때서. 이럴 때는 어리광 피워줘. 항상 애쓰고 있잖아…… 나도 당신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어."

[관객A]
따뜻해……! 게다가 장난기도 있고 귀여워!

[이즈미]
(무쿠 군다운 연기를 하고 있어. 객석 반응도 좋고, 이거라면 분명……)

-

[사회자]
자, 모든 대결이 끝났습니다! 합계 포인트를 발표하겠습니다. 가장 많은 포인트를 얻어 빛나는 우승을 차지한 건…….
사키사카 쿠루미 씨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이즈미]
다행이야…… 축하해, 무쿠 군!

[아자미]
좋아! 역시 무쿠 씨야.

[무쿠]
――. ……감사합니다!

[사회자]
그럼 우승한 사키사카 씨의 에스코트 역할은…… MANKAI 컴퍼니의 시트론 씨께서 해주시겠습니다.

[무쿠]
…….

[시트론]
……무쿠. 이리 와.

[무쿠]
……네. 감사합니다, 시트론 님.

[시트론]
나야말로 고마워. 완벽하게 에스코트할게, 프린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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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자]
자, 이어서 다음 시추에이션은……. '시어머니의 괴롭힘을 유연하게 넘기는 방법'!! 시추에이션에서 신부들의 상대 역할을 연기해주실 분은 물론 이분입니다!

[아즈마]
후훗, 잘 부탁해.

[사회자]
대체 어떤 시어머니 역할을 연기해주실지 기대되는데요~ 그럼 첫 신부님, 들어오세요!

-

[사회자]
훌륭합니다! 자흐라 왕국에서 오신 레일라 씨, 당당한 태도로 고 포인트를 획득! 톱으로 뻗어 나갑니다!

[관객A]
진짜 예쁘고 멋있어!

[관객B]
응응! 나도 모르게 빠져든다니까, 넋 놓고 보게 돼!

[아자미]
저 아즈마 씨 연기에 대항할 줄이야…….

[이즈미]
대단해…….

[사회자]
이어서 다음 신부는 사키사카 쿠루미 씨입니다!

[아즈마]
힘내, 무쿠.

[무쿠]
네, 네……!

[사회자]
그럼 시추에이션 스타트!

[아즈마]
"어머…… 쿠루미 씨? 잠깐만요."

[무쿠]
"앗, 네, 어머니."

[아즈마]
"이 된장국…… 간이 좀 세지 않나요? 건더기도 너무 크게 썰어서 보기 좀 그렇네요."

[무쿠]
"죄, 죄송해요……! 저기, 조심하겠습니다……."

[아즈마]
"말이 나온 김에 하는 말인데, 복도 청소에 더 신경 쓰는 게 좋겠어요. 구석에 먼지가 남아있던걸요. 청소 하나도 똑바로 못하다니."

[무쿠]
"정말 죄송합니다…… 더 신경 써서 제대로 청소할게요."
"그렇죠, 저는…… 요리도 청소도 무엇 하나 제대로 못 하는 모래 먼지예요……."

-

[사회자]
으~음, 시어머니에게 위축된 신부의 리얼함이 살아있었지만……. 아쉽게도 유연하게 넘긴다는 인상은 없었던 탓인지 포인트를 많이 획득하지 못했습니다~

[무쿠]
――.

[아즈마]
무쿠 씨, 컨디션 나빠 보이는데.

[이즈미]
응…… 괜찮을까……?
(지금 시점에서 레일라 씨 포인트를 밑돌고 있으니 다음 대결에서 포인트를 더 많이 받지 못하면 승부에 지게 될 거야……)

[시트론]
…….

[아자미]
그건 그렇고…… 갑자기 어두워지지 않았어?

[이즈미]
응…… 구름의 움직임이 수상한데.

[아자미]
우와, 갑자기 내리는데.

[시트론]
감독님, 아자미, 이쪽이야. 젖겠어.

[사회자]
죄송합니다! 비가 강해지고 있어서 일단 스테이지는 중지하겠습니다! 참가자 여러분도 일단 스테이지에서 내려가서 건물 안으로 들어가 주세요!

[이즈미]
무쿠 군이 걱정되니까 우리도 일단 분장실로 가자.

[아자미]
그래.

-

[이타루]
일시적인 소나기 같으니까 그치면 바로 재개한다고 해.

[쥬자]
알겠슴다.

[무쿠]
……죄송해요! 방금 한 연기, 저 정말 못했죠…… 포인트도 따지 못했고…….

[이타루]
괜찮아, 대결하는 스테이지니까 긴장도 되겠지.

[아자미]
아즈마 씨의 시어머니 역할도 박진감 넘치는 연기였고.

[시트론]
박력이 정말 대단했어!

[아즈마]
후후, 칭찬해주니 영광인걸.

[이즈미]
그런데…… 확실히 조금 컨디션이 나빠 보이긴 해. 무쿠 군, 무슨 일 있었어?

[무쿠]
……사실은, 이 스테이지가 시작하기 전에 레일라 씨와 얘기를 나눴어요.

-

[레일라]
……저는 어릴 때 자흐라 궁전에 간 적이 있습니다. 그때 넓은 궁전 안에서 길을 잃어버렸죠. 그런 저를 찾아내고 제 손을 잡고 함께 걸어주신 분이…… 시트로니아 님입니다.
궁전 안에서 함께 놀고 제게 아름다운 재스민 꽃다발을 만들어주셨지요. 시트로니아 님은 다정하고 함께 있으면 무척 즐거워서, 꽃다발을 선물해주신 것도 정말 기뻤습니다.
그 후로 몇 년이 지나도 시트로니아 님을 잊지 못하고 저는 스스로 약혼자 후보에 이름을 올렸어요.

[무쿠]
그랬군요…….

[레일라]
시트로니아 님의 신부가 되기 위해 신부수업도 받았지만 그 후에 만날 기회를 얻지 못했고……. 시트로니아 님은 그대로 다른 나라로 가버리셨습니다. 하지만 멀리 떨어진 나라에 계셔도, 왕위계승자가 아니어도, 제 마음은 변하지 않습니다. 저는 시트로니아 님을 연모하고 있어요.
……그러니 이 승부, 당신에게 질 수는 없습니다. 정정당당한 승부를 펼치도록 해요. 그럼 이만.

[무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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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자]
자, 시작됐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기획 '신부 삼세판 승부'의 막이 올랐습니다!
이번에는 멀리 자흐라 왕국에서 온 게스트를 시작으로 호화 참가자가 모여있습니다! 신부 후보들의 몸에 걸친 화려한 의상과 함께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과제인 여러 가지 시추에이션에서 상대 역할을 맡아주시는 분은, 이분들! MANKAI 컴퍼니 여러분입니다!

[쥬자]
안녕하세요.

[이타루]
여러분의 상대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아즈마]
근사한 신부님들이 어떤 대응을 보여줄지 무척 기대돼요.

[관객A]
치가사키 씨 근사해……!

[관객B]
저 남자 듬직하고 멋있다~! 나도 승부 신청할 걸 그랬어.

[관객C]
저기 기모노 입은 사람 남자야!? 엄청 예쁜데……!

[시트론]
역시 이타루야! 회사 관계자에게도 대인기야.

[아자미]
쥬자 씨랑 아즈마 씨도 호평인데.

[이즈미]
상대역의 연기도 기대된다.

[사회자]
그럼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첫 번째 시추에이션은――. '퇴근하고 돌아온 남편을 칭찬해주기'입니다! 상대 역할은 치가사키 씨!

[이타루]
잘 부탁드립니다.

[관객]
꺄~!

[이즈미]
(산뜻한 미소…… 역시 이타루 씨야……)

[사회자]
먼저 첫 도전자는…… 자흐라 왕국에서 온 스페셜 게스트! 레일라 씨입니다! 일본어가 무척 뛰어난 듯한데요, 과연 어떤 상황을 보여줄까요! 그럼, 스타트!

-

[사회자]
감사합니다! 근사한 대응이었습니다! 객석의 반응도 무척 좋네요~

[아자미]
호~…… 저 사람 꽤 하네.

[이즈미]
그러게.
(무대 위에서 꽤 당당하게 행동했어. 배짱이 큰 걸지도……)

[사회자]
자, 이어서 이분! 드레스 차림이 사랑스러운 사키사카 쿠루미 씨입니다!

[무쿠]
자, 잘 부탁해요!
…….

[이타루]
……무쿠? 괜찮아?

[무쿠]
네, 네! 괜찮아요!

[사회자]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시추에이션, 스타트!

[이타루]
"다녀왔어."

[무쿠]
"어서 와. 오늘도 고생 많았어."

[이타루]
"응, 고마워."

[무쿠]
"목욕 준비해뒀어. 그리고 오늘 저녁은 당신이 좋아하는 돼지고기 생강구이를 만들었어."

[이타루]
"그래? 기쁜데. 안 그래도 먹고 싶었어."

[무쿠]
"요즘 회사 일로 바빠 보였으니까…… 많이 먹고 기운 냈으면 해서. 후후, 디저트도 있으니까 기대해."

-

[관객A]
귀여워! 진짜 힐링된다~!

[관객B]
다정하고 헌신적인 느낌이 좋은데!

[사회자]
오오~! 고 포인트입니다! 레일라 씨 포인트를 웃돌고 있습니다! 정통파 쿠루미 씨의 대응이 호평을 받았군요!

[아자미]
좋아. 일단 고평가를 받았나…….

[시트론]
이타루 연기도 잘했어~

[이즈미]
응, 고 포인트를 따서 다행이야. 그런데…….
(무쿠 군, 어쩐지 평소보다 기운이 없어 보이는데……. 기분 탓이라면 다행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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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미]
(눈 깜짝할 새에 웨딩페스 당일이 됐어)
(여러 가지 절차를 밟았더니 늦어졌네…… 빨리 모두와 합류해야지)

[이타루]
아, 있다 있어. 감독님.

[이즈미]
이타루 씨, 고생이 많아요. 이벤트 쪽도 도와야 해서 힘들겠어요.

[이타루]
그렇지. 그래도 나는 스테이지 쪽을 우선해도 돼서 그렇게 바쁘지는 않아.

[이즈미]
그렇군요…… 그럼 다행이에요. 그건 그렇고 날씨가 좋아서 다행이에요. 페스 열기 좋은 날씨죠.

[이타루]
저녁때부터는 소나기가 내릴 예정이래. 안 내리면 좋겠는데.

[이즈미]
그래요? 이렇게 맑은데.

[이타루]
다른 애들은 분장실에서 준비하고 있어. 나는 나중에 합류할 테니까 먼저 가.

[이즈미]
알겠어요. 그럼 나중에 봐요.

-

[시트론]
감독님, 왔구나!

[이즈미]
수고가 많아! 와아, 시트론 군 턱시도 잘 어울려.

[시트론]
고마워~!

[이즈미]
쥬자 군은 그 복장으로 나간다고 했나?

[쥬자]
응. 시추에이션을 봤을 때 이 차림이 좋을 것 같다고 했어.

[아즈마]
후훗, 스테이지에 서는데 트레이닝복이라니 왠지 신선한걸.

[이즈미]
어라? 아즈마 씨, 그 의상은…….

[아즈마]
알아보겠어? 오린 의상이야.

[이즈미]
확실히 오늘 역할에 잘 어울리는 의상이네요.

[아즈마]
박력이 넘치는데.

[이즈미]
메이크업도 완벽해. 역시 아자미 군이야.
어라, 무쿠 군은?

[아자미]
스태프가 불러서 다른 방에서 설명을 듣고 있어. 금방 돌아온다고 했어.

[이즈미]
그래? 저쪽 대기실인가. 잠깐 보고 올게.

-

[무쿠]
으~음, 분장실이 이쪽이 맞던가……?
(그건 그렇고 설마 의상이 드레스일 줄이야……)

[레일라]
어라? 당신은 혹시, 시트로니아 님의…….

[무쿠]
아…… 안녕하세요.

[레일라]
그러고 보니 아직 자기소개를 하지 않았네요. 저는 레일라라고 합니다.

[무쿠]
사키사카 무…… 사키사카 쿠루미예요.

[레일라]
쿠루미 씨. 잘 부탁드려요.
그건 그렇고…… 근사한 드레스네요. 잘 어울려요.

[무쿠]
아하하…… 감사합니다…….
(무척 정중하고 말씨도 부드러운 사람인데…… 이제 이 사람하고 승부해야 해……)

[레일라]
……말해두겠지만, 당신 같은 풋내기에게 시트로니아 님을 넘겨줄 수는 없어요. 제가 더, 당신보다 훨씬 전부터 시트로니아 님을 마음에 두고 있었으니까요…….

[무쿠]
……저기…… 물어봐도 될까요?

[레일라]
무얼요?

[무쿠]
레일라 씨와 시트론 씨는…… 어떻게 만났어요?

[레일라]
……. 저와 그분의 만남은…….

-

[레일라]
……그러니 이 승부, 당신에게 질 수는 없습니다.

[무쿠]
――.

[레일라]
어머, 시간이 다 된 것 같네요. 정정당당한 승부를 펼치도록 해요. 그럼 이만.

[무쿠]
…….

[이즈미]
앗, 무쿠 군, 여기 있었구나!

[무쿠]
아…… 감독님.

[이즈미]
참가자 대기실에 있다고 들었는데 가봤더니 없어서 찾아다녔어.

[무쿠]
죄, 죄송해요. 분장실로 가려고 했는데 도중에 길을 잃어서.

[이즈미]
그랬구나.

[무쿠]
…….

[이즈미]
……무쿠 군?

[무쿠]
아,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이즈미]
?

-

[쥬자]
……무쿠…… 무쿠?

[무쿠]
응? 아, 왜 그래?

[쥬자]
아니…… 너, 아까부터 계속 멍하게 있길래. 무슨 일 있어?

[무쿠]
아니야, 아무것도.

[이타루]
슬슬 나갈 차례야. 다들 잘 부탁해.

[아즈마]
네~에.

[시트론]
다들 파이팅이야!

[무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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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미]
이런 일이 있어서…….

[아즈마]
그런 소동이 있었을 줄이야.

[아즈마]
야, 야, 약혼자라니…… 진짜?

[시트론]
인기인은 큰일이야. 후우…….

[쥬자]
그냥 농담하는 거 아니야?

[이타루]
그게, 방금 참가자 신청 리스트를 보고 왔는데 그 약혼자라는 사람 이름이 확실하게 있었나 봐. 그것도 실은 패스 측이 초대한 해외 게스트라고 하네.

[이즈미]
그랬구나……!

[쥬자]
그래서 여기 있는 시트론 씨에게 왔다는 건가.

[아즈마]
게스트라는 건 나름의 신분이 된다는 거고, 권한도 있어 보이니까――. 자흐라로 데리고 간다는 것도…… 아예 불가능한 얘기는 아닐지도 몰라.

[아즈마]
진짜로 그게 가능해?

[이즈미]
글쎄…….

[이타루]
잠깐 얘기를 들었는데 자흐라에서는 유명한 기업의 후계자라던데.

[이즈미]
(그렇구나, 그래서 무척 교양있는 느낌이었던 거야)

[무쿠]
…….

[이즈미]
어쨌든 승부를 포함해서 레일라 씨와 더 자세하게 얘기를 나눠봐야…….

[무쿠]
……저, 할게요.

[이즈미]
어?

[무쿠]
이 얘기도 전부 농담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만약에 승부를 거절한 탓에 시트론 님이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에게 억지로 끌려가서……. 저같이 구멍 뚫린 연근과는 만나게 할 수 없다고 하면서 그 후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게 되어버리거나 하면……!

[아자미]
아니, 그건 아니지. 그보다 진정해.

[이타루]
일단 무쿠가 상상하는 일이 일어나도 괜찮도록 선배를 옆에 대기시켜두면 되는 거 아냐?
무쿠가 받아들일 거면 나는 협력할 건데…… 어떡할래?

[쥬자]
그래, 나도야.

[시트론]
문제없어! 나도 전력을 다할게!

[아자미]
아니, 그쪽이 당사자잖아.

[무쿠]
……해볼게요.

[이즈미]
알았어. 무쿠 군이 그렇게 말한다면.

[아즈마]
일단 여장하고 신청하는 게 무쿠라는 건 공표하지 않는 게 좋겠어.

[이타루]
그럼 가명 생각해야겠네.

[시트론]
내가 생각할게!

[아즈마]
후후, 왕자님의 네이밍 센스라면 귀엽고 재밌는 이름이 되겠는걸.

-

[이즈미]
(가이 씨가 레일라 씨에게 연락해두겠다고 했고…… 남은 건 당일을 위해 준비하는 것뿐이야. 그건 그렇고……)

[시트론]
"마이 허니, 오늘 된장국도 무척 맛있어."

[무쿠]
"정말? 고마워."

[아자미]
"아빠는 엄마가 한 요리는 다 맛있다고 하잖아."

[시트론]
"당연하잖아. 허니의 사랑이 담겨있는데. 조미료를 깜빡해서 아무 맛도 안 나는 국도 고추를 많이 넣어서 불타듯 빨갛게 삶은 요리도……. 설탕과 소금을 착각한 케이크도 돌처럼 딱딱한 쿠키도 내게는 최고의 요리야. 마이 스위티 허니."

[무쿠]
"당신……."

[시트론]
"당신의 요리를 처음 먹었을 때 전신에 전류가 흘렀어. 그리고 생각했지. 이게 운명의 만남이구나 하고."

[이즈미]
아니, 잠깐만! 뭐예요 그 연극은!

[시트론]
노노! 제대로 된 연습이야!

[이즈미]
(하아…… 아까부터 이 상태인데, 신부 삼세판 승부 괜찮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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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미]
약혼자!?

[가이]
정확히는 약혼자 후보였지만. 자흐라 왕국 왕자였던 시트로니아는 어린 시절부터 약혼자 후보가 있었다. 하지만 나도 시트로니아도 약혼자에 대해서는 그 당시부터 잘 알지 못했어.
미카에게 시트로니아의 약혼자라 말하는 자가 여기로 오고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설마 정말이었다니…….

[이즈미]
(역시 왕족…… 어릴 때부터 약혼자가 있었구나)

[가이]
하지만 시트로니아는 이미 왕위계승자가 아니다. 그러므로 후보라고는 하나 약혼 얘기는 백지로 돌아갔다고 생각했는데…….

[레일라]
시트로니아 님이 왕위계승자시든 아니든 상관없습니다. 저는 시트로니아님과 결혼하고 싶습니다.

[이즈미]
(의지가 엄청 굳건해 보이는데……)

[시트론]
……미안해야. 생각해주는 마음은 무척 기뻐. 하지만 나 결혼할 수 없어.

[레일라]
어째서죠? 저는 시트로니아 님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요. 신부수업도 받았고 여러 가지 교양도 쌓아왔습니다. 시트로니아 님께서 좋아하시는 일본어 공부도 했습니다. 달리 필요한 게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시트론]
고마워. ……하지만 역시 결혼할 수 없어.

[레일라]
……. ……조금 전에 본 여성이 시트로니아 님께서 마음에 두신 분이신가요?

[시트론]
응?

[이즈미]
여성이라니…….
(혹시, 아니 혹사랄 것도 없이, 여장한 무쿠 군 말이지……!? 확실히 방금 시트론 군이 안고 있었으니까 그렇게 보여도 이상하지는 않지만……)

[시트론]
……맞아.

[이즈미]
네――!?

[시트론]
……감독님.

[이즈미]
(……저거는 우선 이 자리를 수습하려는 건가. 일단 지켜보자)

[시트론]
나는 이미 마음에 둔 사람이 있어. 그러니까 결혼할 수 없어.

[레일라]
……그렇습니까.

[이즈미]
(레일라 씨, 이해해준 건가. 이걸로 포기해준다면……)

[레일라]
……이런 일로 물러날 줄 알았다면 큰 착각입니다!!

[이즈미]
!?

[레일라]
받아들일 수 없어요! 이렇게 된 이상 그분께 직접 승부를 신청하겠어요!

[시트론]
오~!? 사람이 변했어!?

[가이]
꽤 정열적이군.

[이즈미]
그, 그런데 승부라니 어떻게…….

[이타루]
감독님, 저번에 말했던 '신부 삼세판 승부'에 관한 건데…….
……응? 어라. 미안, 뭔가 바쁜 것 같네?

[이즈미]
엄청나게 바빠요!

[레일라]
신부 삼세판 승부…… 그거예요!

[이즈미]
네?

[레일라]
그 승부로 제가 그 여성에게 이기면…… 자흐라에 돌아와 저와 결혼해주세요!

[이즈미]
네에!? 그렇게 다짜고짜…….

[이타루]
뭐야 이거, 무슨 전개?

[레일라]
제가 지면…… 그에 상응하는 금액의 보상금을 내겠습니다. 그리고 시트로니아 님께 두 번 다시 다가가지 않겠습니다.

[이즈미]
그렇게 말해도, 그런 승부를 받아들일 수는――.

[레일라]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정하도록 하죠. 이쪽으로 전화 주세요.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이즈미]
가, 가버렸어…….

[시트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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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쿠]
후우…….

[시트론]
포박이야! 포박이야!

[무쿠]
악! 깜짝 놀랐어요……!

[시트론]
쏘리, 그만 신선조놀이가 너무 잘 됐어.

[무쿠]
후후, 시트론 님의 신선조도 멋있어요!

[시트론]
무쿠 뭐 읽어?

[무쿠]
저번에 나온 순정만화 신간이에요! 왕족 얘기인데요, 첫사랑 상대가 사실 약혼자였다는…… 무척 로맨틱한 스토리예요.

[시트론]
…….

[무쿠]
……시트론 님?

[시트론]
오~ 미안해! 아무것도 아냐.

[무쿠]
그러고 보니 시트론 님, 이제 그 머리 모양은 안 하는 거예요?

[시트론]
그 가발은 마음에 들어……. 하지만 이제 아무도 놀라지 않게 돼서 신선함이 사라져서 안 하게 됐어.

[무쿠]
그랬군요.

[시트론]
이렇게 됐으니 누구 다른 사람에게 씌울 거야. 예를 들면……. …….

[무쿠]
?

-

[이즈미]
다녀왔어.

[츠즈루]
어서 오세요. 밥 차려놨어요.

[이즈미]
고마워! 와~ 오늘도 맛있겠다!

[시트론]
감독님, 왔구나?

[이즈미]
응, 방금 막 왔어.

[시트론]
……각오는 됐어?

[이즈미]
어? 으, 응……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시트론]
컴온이야!!

[무쿠]
어, 어서 오세요.

[이즈미]
어!? 무쿠 군……!?

[시트론]
놀라게 하기 대성공이야~!

[츠즈루]
어어!? 어떻게 한 거예요, 그거?

[시트론]
저번에 경품으로 받은 아이템을 무쿠에게 씌웠어!

[무쿠]
여, 역시 부끄러워요……!

[시트론]
괜찮아, 정말 잘 어울려! 내 예산은 틀리지 않았어.

[츠즈루]
예산이 아니라 예상이요.

[이즈미]
정말로 여자아이 같아.

[츠즈루]
그러네요…… 오오쿠때도 생각했지만, 나중에 공연에서 여자 역할 해보는 것도 괜찮겠어.

[시트론]
오우? 누구 왔어?

[이즈미]
택배인가?

[츠즈루]
이런 시간에 택배가 올까요? 일단 제가 나가볼게요.

[이즈미]
그건 그렇고…… 정말로 위화감이 전혀 없을 정도로 잘 어울려.

[무쿠]
조, 좋아해도 되는 걸까요…….

[시트론]
물론이지! 베리 큐트야. 프리티한 무쿠를 허그야~!

[무쿠]
앗, 시트론 님……!

[이즈미]
(아하하, 사이 좋네)

[츠즈루]
자, 잠깐, 대체 뭐예요――.

[이즈미]
? 츠즈루 군?

[???]
……시트로니아 님!

[이즈미]
!?

-

[???]
…….

[시트론]
…….

[가이]
…….

[이즈미]
으~음, 사람을 물렸으니 용건을 말씀해주시겠어요……?

[레일라]
……저는 레일라입니다. 조금 전에도 얘기했던 대로 자흐라 왕국에서 왔습니다. 시트로니아 님을 만나러…….

[이즈미]
(레일라 씨…… 예쁜 사람이네. 게다가 일어도 무척 유창해)
그럼, 시트론 군과는 대체 어떤 관계인지…….

[레일라]
……저는, 시트로니아 님의 약혼자입니다.

[이즈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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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루]
……이렇게, 길어지긴 했는데 이런 일이 있었어.

[유키]
그렇구나.

[이즈미]
(그러고 보니 왠지는 몰라도 이타루 씨네 회사는 결혼식 관련 이벤트에 적극적으로 참가했었지……)

[이타루]
간단하게 말하면 상황대처능력을 보는 버라이어티 방송 같은 거야. 이번 이벤트에 맞춰서 결혼에 관련된 기획으로 만들고 싶나 봐.

[이즈미]
그래도 스테이지가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큰 이벤트에서 마지막 순서를 맡는 건 확실히 선전이 될 테니까요……. 받아들여도 괜찮을 것 같아요.

[이타루]
감독님이라면 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사쿄 씨에게는 내가 말해둘게.

[이즈미]
잘 부탁할게요!

[이타루]
그럼 옷 갈아입고 올게.

[무쿠]
웨딩페스라. 근사한 이벤트겠지…….

[시트론]
재밌겠어~! 나도 흥미린린이야!

[유키]
흥미진진이겠지. 그보다 그 가발은 언제까지 쓰고 있을 거야?

[시트론]
오~! 너무 익숙해져서 깜빡했어!

-

[아즈마]
이 술 맛있다. 처음 마셔보는 것 같은데.

[가이]
며칠 전에 정기편으로 도착한 거다.

[아즈마]
그렇구나. 후후, 안주랑 무척 잘 어울려.

[가이]
응? 문자인가. ……미카가? …….

[아즈마]
왜 그래?

[가이]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아즈마]
……그래?

-

[이즈미]
……그렇게 돼서, 이번에 지정 시추에이션을 연기하게 됐습니다.

[이타루]
여러분의 협력을 부탁드립니다.

[쥬자]
예.

[아즈마]
후훗, 재밌어 보여서 기대돼.

[이타루]
일단 시추에이션을 연기할 배우가 세 명. 과제로 봐서는 아즈마 씨와 쥬자에게 부탁하는 게 적임일 것 같아. 그리고 나도 과장님 지명으로 출연해야만 해. 선배는 도망갔고……. 정말이지, 그 사람 이런 얘기는 진짜 잘 피한다니까.

[이즈미]
그리고 메이크업 담당으로 아자미 군, 삼세판 승부 우승자 에스코트 역할로 시트론 군이 함께할 거예요.

[아자미]
알았어.

[시트론]
맡겨줘!

[이타루]
그리고 무쿠는 내 보좌로 도와줬으면 하는데…….

[무쿠]
네, 알겠습니다!

[이타루]
이런 잡일꾼 같은 걸 시켜서 미안해.

[무쿠]
아니에요! 저 이 페스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참가할 수 있어서 기뻐요!

[이타루]
진짜 천사야……. 눈부셔.

[쥬자]
제 자랑스러운 사촌임다.

[시트론]
역시 우리 아이야!

[아즈마]
아니, 시트론 씨 애 아니잖아.

[이타루]
참고로 과장님이 주장해서 스테이지 마지막 순서는 우리가 맡게 됐어.

[이즈미]
그때는 전원 출연할 수 있어요!

[아즈마]
신부 삼세판 승부의 시추에이션도 스테이지도 연기하는 게 기대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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