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미]
…….

[시트론]
암호를 말해!

[마스미]
……귀찮아.

[시트론]
MAN!?

[마스미]
……KAI.

[시트론]
흥이 달라!

[시트론]
MAN!?

[마스미]
KAI!

[시트론]
들어와!

-

[시트론]
전원 모였군…… 츠즈루 트럼프 긴급 대책 본부를 설치할게!

[치카게]
슬럼프.

[이타루]
왜 우리 방이 대책본부인 거지.

[시트론]
가장 비밀기지 같아!

[사쿠야]
듣고 보니…….

[이즈미]
츠즈루 군은 어때?

[마스미]
"하지 않으면 끝나지 않아 쓰지 않으면 끝나지 않아……."
라고 중얼거리면서 키보드 두드리고 전부 지우는 걸 반복해.

[이즈미]
심각하네…….

[사쿠야]
태엽장치 때는 라스트를 고민하는 슬럼프였지만, 이번에는 이야기의 큰 틀부터 막힌 거지요.

[치카게]
스케줄은 어때?

[이즈미]
아직 연기대결 상연 일정에 대해서도 초대조의 본업 일정과 맞춰서 의논하는 중이지만…….
플롯이 진행되지 않으면 연습이나 상연 일정을 세울 수 없으니까요…….

[사쿠야]
저희가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일은 없을까요?

[이타루]
그렇지만 각본가로서의 고비는, 최종적으로 츠즈루 본인이 빠져나오지 않으면 소용없어.

[치카게]
안타깝네.

[시트론]
애초에 왜 막힌 거야?

[이즈미]
아마도 슈 씨가 지적한 게 마음에 걸린 게 아닐까.

[마스미]
이카루가 핫카쿠에게는 훨씬 못 미친다는 거?

[이타루]
배우로서도 어중간하다고 들은듯하고.

[시트론]
초대조는 다들 호떡한 사람들이야!

[치카게]
맛있을 것 같네.

[사쿠야]
그게 아니고 혹독하다는 거 아닐까요!

[이즈미]
어떤 점이 걸리는 건지 일단 츠즈루 군하고 얘기해볼게. 그 후에 뭘 할 수 있을지 다시 생각해보자.
마스미 군은 츠즈루 군을 잘 부탁해.

[마스미]
알았어.

[시트론]
나랑 사쿠야는 새로운 그분 진혼 생각할게!

[치카게]
주술?

[이타루]
아마 기분전환.

[이즈미]
(뭘 하려는 걸까……)

-

[치카게]
……우리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겠지.

[이타루]
선배는 치트 능력으로 뭔가 정보활동 같은 거 해줘요.

[치카게]
무리한 요구하지 마.
그래도 뭐, 오토미야 슈와 접촉해볼까.

[이타루]
나이란 때처럼 약점을 쥐고 흔든다든가 하는 흉흉한 일은 하지 말아주세요.

[치카게]
너는 어떡하려고? 뭔가 오타쿠 나름의 방법 같은 거 없어?

[이타루]
오타쿠 나름의 방법이라…… 아.

-

[츠즈루]
……으~……아~…….

[이즈미]
한숨 돌리지 않을래?

[츠즈루]
아…… 죄송해요.

[이즈미]
발코니가 더 편해?

[츠즈루]
뭐, 역시 신경 쓰게 만드니까요…….

[이즈미]
그래…….
막히게 된 건 슈 씨가 한 말이 원인이야?

[츠즈루]
그렇죠…….

-

[슈]
"각본 센스는 인정하지만 배우로서는 평범해. 한 줌의 배우만 가지고 있는 잘 닦여진 재능이 없어."
"작가로서 핫카쿠 씨를 따라잡고 싶으면 배우에 한 발 걸치고 있을 틈이 없을 텐데."
"좀 더 피를 토하는 마음으로 인풋하고 써내려라."
"그렇지 않으면 네 이야기는 핫카쿠 씨가 그리는 세계를 당해낼 수 없어. 각본으로 배우의 발목을 잡지 마."

-

[츠즈루]
오토미야 씨 말에 반발하는 마음도 있지만…… 초대조의 이야기가 핫카쿠 씨의 유작이라는 점도 커요.
이게 핫카쿠 씨와 대결할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면, 어떻게 대결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지금까지 로미줄리 공연 때도 해적 때도 적잖게 초대조의―― 핫카쿠 씨의 영향을 받았어요.
초대 각본가인 핫카쿠 씨는 동경의 대상이자 존경하는 존재예요.
하지만 어디까지나 MANKAI 컴퍼니의 미래를 짊어지고 가는 건 저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다른 단원들을 위해서도 이 승부는 지고 싶지 않아요.
이런 생각을 하면 할수록 어깨에 힘이 들어가서, 각본을 어떻게 쓸지 정하지 못하겠어요.
저 자신이 납득할 수 없으니까, 뭘 써도 이걸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즈미]
……그럼 역시 지금 필요한 건 인풋이나 기분전환이겠다. 분명 시야가 좁아진 거야.
봄조도 다들 이것저것 생각해주고 있는 것 같고.

[츠즈루]
시트론 씨를 생각하면 나쁜 예감밖에 안 드는데요.
그래도, 고맙죠. 겐페이 전투에 관한 자료를 많이 읽고 있기는 한데, 컴퓨터 앞에 앉아있어도 진행이 안 되는 건 사실이니까요.
내일 하루는 인풋 하는 날로 할게요.

-

[츠즈루]
(인풋, 인풋……)
(일단 아침밥부터)

[이타루]
좋은 아침.

[츠즈루]
어라, 좋은 아침이에요.
(이타루 씨가 쉬는 날 아침에 일어나있다니 별일이네. 대체로 해 뜰 때까지 게임 하다가 오후까지 자는데……)
웬일이에요? 무슨 일 있어요?

[이타루]
어젯밤엔 착한 어린이처럼 잤거든.

[츠즈루]
호오, 그래요?
(베이컨 에그라도 만들까……)

[이타루]
…….

[츠즈루]
? (왠지 시선이 느껴지는데)

[이타루]
츠즈루, 오늘 일정은?

[츠즈루]
학교 쉬는 날이라 오늘은 겐페이에 관한 작품을 보려고요.
뭐 게임이나 애니 추천할 거 있어요?

[이타루]
게임은 있어.

[츠즈루]
그거 있다가 타이틀을――.

[이타루]
쓰윽.

[츠즈루]
컨트롤러……. 역시 게임에 관한 일이면 용의주도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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