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미]
……카레 가게?

[치카게]
촬영이 길었으니까 배고프지?

[마스미]
네가 먹고 싶은 것뿐이잖아.

[치카게]
참고로 감독님도 여기 좋아해.

[마스미]
……먹을래.

[치카게]
뭐, 여기서 속죄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마스미]
?

[치카게]
뭐 먹을래? 추천하는 건 이거야.

[마스미]
아무거나.

[치카게]
그럼 같은 걸로 두 개.

-

[치카게]
자 그럼, 얘기하기 전에 마스미에게 사과해야 할 게 하나 있어.
어렴풋이 알고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오즈 연습 때 감독님이 행방불명이 됐던 건, 내가 억지로 데려갔기 때문이야.
그때 일은 후회하고 있고 감독님에게도 미안한 일을 했다고 생각해.
하지만 마스미에게 인생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는 소중한 사람에게 그런 일을 겪게 한 것을 다시 사과하고 싶어.
정말 미안해.

[마스미]
그때는…… 만약 치카게가 관련되어 있으면 죽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아마 뭔가 이유가 있었던 거겠지.

[치카게]
…….
……방금 들은 카스미 씨 얘기에 나도 조금 겹쳐지는 부분이 있었어.
나도 정말로 소중한, 내게 살아갈 의미를 준 가족을 잃었거든.
그래서 자포자기하고 상대에게 반드시 복수할 생각으로 이 극단에 들어왔어. 감독님을 데려갔던 것도 그걸 위해서야.

[마스미]
…….

[치카게]
해외에 가는 마스미를 위해 극단원 전원이 공항에 갔을 때는, 뭐가 가족이야, 웃기지 말라며 욱하는 마음이 들었어.
내 가족은 이미 잃었는데.
하지만 그런 상태의 나를 구해준 것도 역시 가족이었어.
줄곧 소중한 가족이었던 그 녀석과 새로운 극단 가족들…… 그리고 먼저 간 가족이 우리에게 남겨준 마음.
지금의 내게 왜 살아있냐고 물으면, 이유는 예전하고 똑같아. 역시 가족을 위해서라고 생각해.
내가 연기를 하게 된 건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다는 이유도 크지만, 역시 가족을 위해서야.
가족이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는 연기를 나도 소중히 하고 싶어.
……이런 점에서는, 카스미 씨도 그렇지만 마스미도 나와 조금 닮았을지도 모르겠다.

[마스미]
먼저 간 가족을, 카스미처럼 지금도 사랑하고 있어?

[치카게]
사랑…… 사랑이라. 그런 말로 표현해본 적은 없었지만, 그렇겠지.
지금도 먼저 간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은 변하지 않았어.
앞으로 분명, 지금 이 가족과 헤어지게 되어도 똑같아. 이 마음이 사라지는 일은 없을 거야.

[마스미]
…….

[치카게]
다음은 마스미 차례야.

[마스미]
나?

[치카게]
감독님을 향한 마스미의 사랑을 다시 들려주겠어?

[마스미]
다시? 왜?

[치카게]
치가사키에게, 난 어차피 마스미와 사랑 얘기는 못 할 거라는 말을 듣는 것도 아니꼬워서.

[마스미]
……그 녀석을 좋아하게 되고 사랑하게 되는 건, 내게는 무척 간단했어.
그 녀석과 만나고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따르기만 하면 되는 거였으니까.
하지만…… 그 녀석에게 사랑받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것을 열심히 노력해야만 해.
만약에 앞으로 감독님이 내가 아닌 다른 놈과 맺어지면 아무리 노력해도 전부 쓸데없어질 거라고 생각하니까, 주저하게 됐어.
그 녀석과 상관없이 배우로서 순수하게 노력하는 것도 생각해봤지만…….
역시 나는 그 녀석을 위해서 연기하는 것밖에 하지 못해. 그 녀석에게 가장 잘 보이기 위해서, 인정받기 위해서 밖에는…….
이걸 말하면 언젠가처럼 좀 더 자기 자신을 위한 목표를 가지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카스미나 치카게의 얘기를 들었더니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건 나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
(나는 처음부터 배우가 되고 싶었던 게 아니야)
(내게 연기한다는 건 그 녀석에게 사랑받기 위해서야, 떼어 놓을 수 없어. 그 녀석이 내가 연기를 하는 가장 큰 의미야)
예를 들어, 죽을 때까지 연기한다고 치고…….
그 전에 감독님이 다른 사람과 결혼한다고 해도 이 사랑을 바꿀 수는 없다고 생각해.

[치카게]
훗…… 사랑의 힘은 위대하네. 그야말로 인생을 바꿔줘.

[마스미]
너도 하면?
단, 감독은 안돼.

[치카게]
여하튼…… 마스미와 사랑 얘기 할당량은 클리어했네.

[마스미]
사랑 얘기라기보다는…… 애정 얘기?

[치카게]
애정 얘기라.

[마스미]
그럼 마지막으로 다시 묻는 건데, 치카게에게 사랑이란 뭐야?

[치카게]
민망하니까 적지는 마.
그래…… 내게 사랑이란――.

[사랑이란 분명, 사라지지 않는 것. by 우츠키 치카게]

-

[안내방송]
"금일 봄조 제7회 공연 '마술사들의 순애'를 보러 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즈미]
(드디어 첫날이야…… 항상 그렇지만 정말 시간이 빨리 간다)
(마스미 군이 걱정이었는데, 카스미 씨와 얘기한 후부터 평소의 마스미 군으로 돌아와서 다행이야)
(치카게 씨에게 맡겨두길 잘한 걸지도. 연기도 점점 좋아졌고)
(마스미 군, 무대 위에서는 평소보다 더 자기를 봐달라는 어필이라고 해야 하나, 끌어당기는 힘이 굉장해)
(관객의 시선을 확 끌어올 거야. 배우로서, 주연으로서, 정말 큰 재능이고 무기야)

-

[이즈미]
다들 이제――.

[이타루]
진짜로 선배랑 사랑 얘기를 했어?

[치카게]
너 또 노 로망이라고 놀리려는 거지?

[마스미]
사랑 얘기가 아니라 애정 얘기야.

[이즈미]
……마스미 군, 창단 공연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모두와 친해졌구나.

[사쿠야]
앗, 감독님!

[이즈미]
다들, 관객 입장 끝났어!

[츠즈루]
드디어 시작인가.

[시트론]
도근도근해~

[이즈미]
그럼 나는 객석에 가 있을게, 첫날 힘내!

[마스미]
――잠깐만.

[이즈미]
?

[마스미]
잠깐 이쪽을 봐줘.
네게 다시금 전하고 싶은 게 있어.
나는, 그날 비로드웨이에서 네 연기를 본 걸 계기로 연극을 시작했어.
네가 시작이고 모든 게 너를 위해서였지만…… 지금은 연기하는 게 그 시절보다 훨씬 순수하게 재밌어.
봄조 모두와, 극단 모두와 연기를 하는 게 즐거운 것 같아.
못하던 걸 할 수 있게 되면 기분이 좋고, 여러 가지 역할을 연기하면서 전보다 내 감정이 풍부해진 걸 알겠어.
너를 만나서, 연기를 시작해서 정말로 다행이야. 고마워.

[이즈미]
마스미 군…….
나야말로 연기를 시작해줘서, 연기를 좋아해 줘서 고마워.
점점 성장해가는 마스미 군의 연기를 보는 게 나도 정말로 기뻐.

[마스미]
……. (하지만 결국…… 내가 연기를 하는 건 너를 위해서야)
(네가 나를 가장 먼저 봐주기를 바라서…… 네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서)
(다른 이유가 있더라도 결국 내가 배우로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바보처럼 단순해. 너를 위해서야)
(그것만은 아무리 해도 바꿀 수 없어)
(사실은 내 연기는 전부 너를 향한 러브레터라고 전하고 싶어)
(하지만 그런 말을 한다면 분명 곤란해 할 테니까, 말 안 할 거야)
――오늘도 나를 지켜봐 줘.

[이즈미]
응, 당연하지. 잘 보고 있을게.
그럼 나중에 보자.

[마스미]
…….

[시트론]
마스미, 일생일대의 고백했지?

[마스미]
그건 매일 하고 있어. 앞으로도 할 거야.

[이타루]
역시 안정적.

[사쿠야]
여전히 정열적이야!

[치카게]
그래야 마스미지.

[츠즈루]
그렇죠.

[마스미]
이번에 봄조 모두에게 여러 가지 얘기를 듣고 여러 가지 사랑의 형태가 있다는 걸 알았어.
내 가장 큰 사랑은 감독님 것이지만…… 너희에게도 아주 조금이라면 나누어 줄게.

[츠즈루]
아주 조금이라니……!

[이타루]
쩨쩨하네.

[치카게]
아주, 까지 붙이면서.

[사쿠야]
하하. 그래도 기뻐, 마스미 군!

[시트론]
마스미 말대로야. 사랑은 다양해. 연애만 애정인 게 아니야. 봄조에게는 애정이 뿍뿍 흘러넘쳐!

[츠즈루]
듬뿍 이겠지!

[사쿠야]
가족애도 사랑! 이니까요.

[시트론]
맞아! 다음에 봄조에서 가족물 공연해!
아빠와 엄마의 정열적인 만남부터 상세히 그리자~!

[이타루]
첫 손자의 귀여움에 눈물 흘리는 선배의 연기를 볼 수 있는 건가…….

[치카게]
나는 아자미에게 노인 메이크업 받는 거야……?

[츠즈루]
하하, 전편 코미디겠네요. 쓰면서 재밌겠어요.

[사쿠야]
마스미 군, 이제 원진 짤까?

[시트론]
마스미다운 거 부탁해!

[마스미]
……모든 건 감독님을 향한 사랑을 위해.

[사쿠야]
오, 오오~!

[시트론]
사랑을 위해서!

[츠즈루]
무거워……!

[이타루]
잇기 거북한데.

[치카게]
그래도 마스미답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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