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화 이야기 제9화

[안내방송]
《금일 시스템 고장으로 자막장치의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사전에 줄거리를 배부하고 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관객A]
《어? 자막 없어? 내용 이해되려나?》

[관객B]
《줄거리 받아오자!》

[시트론]
고장 원인은 시스템 에러인가 봐. 괜히 의심받은 그 애들에게는 사과해야겠어.

[가이]
타이밍이 안 좋았으니까. 다들 의심하는 것도 이해는 가.

[아즈마]
그래서 공연에는 잘 초대했어?

[시트론]
완벽해!

[가이]
미카에게 묶어서라도 끌고 오라고 했다.

[이타루]
무섭네.

[시트론]
그 정도는 해야지, 둘 다 강정이야!

[치카게]
강적이지.

[시트론]
그거야!

[이타루]
빤~…….

[시트론]
왜 그래?

[이타루]
시트론, 좀 긴장했지?

[호마레]
시트론 군도 사람이지 않나. 긴장은 하겠지.

[시트론]
이타루 말 맞아, 좀 긴장한 것 같아.
남들 앞에 서는 건 왕족으로서 익숙하고 어떻게 말하면 상대의 마음을 끌 수 있는지도 알아. 하지만 관객의 불안이 전해져서 조금 영향받았어.

[이타루]
그럼 무대 인사 넣을래?

[이즈미]
맞아, 가부키에서도 하잖아.

[이타루]
나이란 때 공연에 앞서 내 마음을 말하고 시원해진 데다 관객들 분위기도 달라진 게 느껴졌거든.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는 게 알겠더라. 추천할게.

[시트론]
……알았어. 무게 인상 해볼게.

[마스미]
무대 인사.

-

[아즈마]
"모두 조용히!"

[시트론]
……. 《국제 예술 문화 장관 시트로니아입니다. 저는 아주 예전부터 넓은 세상을 동경했습니다. 하지만 간단히 해외로 건너갈 수 있는 신분이 아니지요. 세계지도와 가이드북을 보고 다녀온 기분을 냈습니다.》
《하지만 실제 세상은 지도에서 본 것보다 훨씬 더 넓고 가이드북에는 실려있지 않은 일뿐입니다. 다양한 사람이 있고 다양한 언어가 있고 다양한 생각이 있죠. 전부 제가 생각할 수도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만약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꿈이 있다면 마음먹고 지금 있는 곳에서 새로운 세상으로 뛰어나가 주세요.》
《오늘은 제가 만난 동료와 함께 일본의 근사한 전통 예술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 자리에 와주신 관객 여러분 모두 즐거운 공연 되시길 바랍니다."

[이즈미]
(시트론 군의 무대 인사 관객들 분위기가 달라졌어. 관객석 전체가 따뜻한 분위기가 됐어. 이제 다들 긴장하지 않고 무대에 오를 수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