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카게]
늦었네. 자율 연습?

[츠즈루]
자율 연습이라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역할을 연기하면서 이야기를 잘 진행할 수 있을지 생각했어요.

[치카게]
혹시 전에 내가 연습실에서 그런 말을 해서 츠즈루를 혼란스럽게 한 건가.

[츠즈루]
아뇨, 치카게 씨 때문이 아니에요. 오히려 제대로 말해줘서 감사한걸요.
저 혼자서 생각해도 좀처럼 답을 찾을 수 없어서. 다들 어떤 스탠스로 이번 연기를 하고 있는지 물어봤는데요…….

[치카게]
따라 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아?

[츠즈루]
아뇨…… 생각 이상으로 각자 연기 플랜이 달라서……. 물론 사람 수만큼 연기하는 법이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괜히 더 고민이 깊어졌다고 할까요.
치카게 씨는 어떤 스탠스로 연기하고 있어요?

[치카게]
나? 나는 '평소처럼'을 연기하고 있을 뿐이야.

[츠즈루]
확실히 치카게 씨는 숨 쉬듯이 거짓말을 하는 면이 있죠.

[치카게]
그렇게 빈번하지는 않다고 생각하는데. 하지만 거짓말을 하는 건…… 나를 지키기 위해서일지도 몰라.

[츠즈루]
(나를 지키기 위해…… 그러고 보니 막 만났을 때, 치카게 씨가 '진실은 약점'이라고 했지……)

[치카게]
츠즈루가 그렇게 생각하듯 나는 그게 평범한 거니까 거짓말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의심을 받아.
어떻게든 '평소처럼'을 연기하면서 이 역할을 어떻게 살아남게 할지 생각하는…… 느낌일까.

[츠즈루]
역시 치카게 씨에요. 저는 그렇게 요령 좋게 거짓말을 못 하니까요…….

[치카게]
그건 츠즈루가 '평소와 다른 자신'을 연기하기 때문이 아닐까? 츠즈루는 순간적으로 거짓말을 하려고 해서 들키는 일이 많아. 그건 츠즈루가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야. 각본에 쓰인 거짓말은 할 수 있는데, 애드리브에 약하지. 정확하게는 애드리브는 가능하지만 중요한 장면에서 츠즈루의 다정함이 방해해서 결과적으로 들키게 되는 거 아닐까.

[츠즈루]
…….

[치카게]
하지만 이번에는 이야기 줄거리와 대략적인 역할의 설정밖에 주어지지 않았어. 나머지는 배우의 애드리브만으로 이야기를 진행해야 하고, 설정이 가득 붙은 역할이나 각본은 존재하지 않아.
그러니까 평소와 다른 것을 일부러 연기하지 않아도 돼. 주어진 설정만 지키면 나머지는 평소의 츠즈루대로 자연스럽게 행동하면 되는 거 아닐까?

[츠즈루]
평소의 저대로…….

[치카게]
그리고 츠즈루같이 정직한 아이는 거짓말쟁이를 상대로 유효한 무기가 되기도 하니까.

[츠즈루]
……경험담이에요?

[치카게]
글쎄. 그건 상상에 맡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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