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
…….
[츠즈루]
……어떤가요?
[슈]
역시 구성이 뛰어나. 요령 좋게 마무리 지었어. 무대 각본을 여러 개 쓴 만큼은 하는군.
[츠즈루]
가, 감사합니다.
[슈]
하지만―― 이건 정말 네가 쓰고 싶은 건가?
[츠즈루]
그건…….
……. 평소 제 작풍하고는 다르지만, 이번에는 성장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도전을 목표로 했으니까요……. 쓰고 싶은 것인 건 분명해요.
[슈]
고쳐서 와. 두 번째는 전혀 다른 걸로 부탁하지.
[츠즈루]
――알겠습니다.
[슈]
저번에도 말했지만 억지로 내 취향을 맞추거나 대중 연극의 느낌을 살리려고 않아도 돼. 거기에 딱 맞는 공연은 우리 전속 작가가 얼마든지 쓸 수 있으니까.
[츠즈루]
하지만 오토미야 씨가 양보할 수 없는 포인트라던가…….
[슈]
이번에 양보할 수 없는 건 하나뿐이야. 미나기 선생님이 진심으로 쓰고 싶은, 자유로운 이야기일 것. 작가라면 좋아할 말 아닌가?
[츠즈루]
그건, 네에, 그럴지도 모르지만…….
(자유롭게 써도 된다는 건 감사하지만, 요청이 하나도 없는 건 뭐랄까 불안해)
[슈]
굳이 말하자면 내 입에서 '이게 뭐야'라는 말이 나오게 해줘. 그저 기발하기만 하면 된다는 건 아니지만.
[츠즈루]
……열심히 하겠습니다.
[슈]
그나저나 다크써클이 심하군. 넌 항상 무리해서 쓰는 것 같던데.
[츠즈루]
아~…… 밤을 조금 새는 것뿐이에요.
[슈]
프로 생활을 계속하려면 자기 컨디션 관리가 중요해. 네 각본을 쓸 수 있는 건 너밖에 없어. 쓰러지면 끝이야.
핫카쿠 씨가 오랫동안 작가 일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최소한 건강을 신경 쓰고 규칙적인 생활을 했기 때문이야.
물론 밤에 쓰는 게 효율이 높은 타입도 있을 테니 강요할 수는 없지만, 몸에 부담이 가는 방법은 좋지 않아. 적어도 이번 의뢰만큼은 밤샘 금지. 다음에 푸석푸석한 얼굴로 오면 읽지 않고 내쫓을 거야.
[츠즈루]
――아, 알겠습니다.
-
[츠즈루]
컨디션 관리라…… 오토미야 씨가 하는 말이 옳지.
(배우로서 무대에 설 때도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나를 포함해서 다들 제대로 신경 쓰고 있어. 무리하면 주변에서 알아차리고 막아주고……)
(왠지 글을 쓸 때만은 이래도 된다고 생각해왔는데, 만약 앞으로 오랫동안 프로 일을 하고 싶다면 다시 생각해야겠지. 의뢰를 받을 거면 한 편을 쓰고 끝이 아니라 마감이 몇 개나 겹치는 일도 있을 거고……)
(그때마다 쓰러지면 일을 계속할 수 없어. 나도 좀 더 생활리듬이나 집필 페이스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어야지)
……좋아.
[마스미]
다녀왔어.
[츠즈루]
아, 마스미. 마침 잘 왔어. 부탁할 게 있는데.
[마스미]
?
-
[츠즈루]
쓰고 싶은 것…… 쓰고 싶은 것…….
-
[슈]
"미나기 선생님이 진심으로 쓰고 싶은, 자유로운 이야기일 것."
[츠즈루]
(지금 나는 앞으로 자신감을 갖고 프로로서 일하기 위해서 경험이 필요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환경에서 그곳에서만 쓸 수 있는 걸 쓰고 싶어)
그건…… 단순하게 써본 적 없는 테마? 게다가 기발하다고 하면…….
(운석이 부딪쳐서 지구가 두 조각 나는 SF? 거대한 괴수가 날뛰어서 거리를 엉망으로 만드는 재난물?)
아니, 써본 적 없는 건 맞지만 그런 걸 쓰고 싶은 건 아니니까…… 오토미야 씨가 바라는 것도 아니고.
(그저 기발하기만 하면 되는 것도 아니고, 기회는 앞으로 한 번뿐. 이제 물러설 곳이 없어)
[???]
"자기 자신의 욕망과 마주하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법이지요."
[츠즈루]
……정말 그래. 평소에는 갑자기 쓰고 싶은 테마가 떠오르곤 하는데. 막상 정면으로 마주하려고 하니까 아무것도 나오지 않다니…… 생각대로 안 된다니까.
[키에루]
"당신은 제 순애와 마주해줬어요. 분명 당신 자신 안에 잠들어 있는 마음과도 마주할 수 있을 거예요."
[츠즈루]
응, 해볼게.
-
[츠즈루]
――앗.
[마스미]
시간 됐어.
[츠즈루]
윽…… 벌써? 빠르네.
[마스미]
부탁한 건 츠즈루야.
[츠즈루]
젠장…… 조금만 더 마주하고 싶었어.
[마스미]
잔말 말고 침대에 누워. 지금 당장.
[츠즈루]
알았어…… 그런데 알람이 울렸다고 그렇게 쉽게 잘 수 있을지……. 쿨, 쿨…….
[마스미]
……하아. 손이 간다니까.
……연락해둘까.
문학애로 제4화
2022. 5. 25. 2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