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미]
살 건 다 산 것 같죠?

[이즈미]
앗, 그렇지. 비료가 다 떨어졌는데…….

[이즈미]
꽃집에 들렀다 갈까요?

[츠무기]
아뇨, 조금 무거우니까 다음에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서 같이 사러 갈게요

[이즈미]
맞아, 꽃집 하니까 말인데요, 자주 지나가는 꽃집에 극단 팬인 아이가 사는데――.

[토와]
…….

[이즈미]
어라? 토와 군?

[토와]
아…….

[이즈미]
괜찮아? 어디 안 좋아?

[토와]
쌀, 먹고 싶어…….

[이즈미]
어?

[츠무기]
……쓰러졌어?

-

[토와]
잘 먹겠습니다!

[츠무기]
배가 정말 고팠나 봐.

[이즈미]
그런데 이모네 꽃집에 같이 사는 거지? 바로 근처인데, 왜…….

[토와]
사실은…… 가출했어요.

[사쿠야]
가출!?

[사쿄]
어디 사는 누가 떠오르는군.

[아자미]
이 기숙사에는 가출해오는 놈들 많잖아.

[쿠몬]
아하하, 그러게~

[텐마]
너도 비슷했으면서.

[이즈미]
가출이라니, 뭔가 곤란한 일이라도 있어?

[토와]
…….

[마스미]
없으면 가.

[사쿠야]
자자, 여러 가지로 사정이 있을지도 모르잖아.

[토와]
……폐를 끼쳐서 죄송합니다.
……저, 계속 동경했어요. 계속, 무언가에 몰두할 수 있는 제가 되고 싶었어요.
지금까지 공부도 학원도 취미도 전부 어중간했고, 적당히 열심히 하지 않으려고 해왔어요.

[사쿠야]
……그건, 어째서?

[토와]
……제게 실망하고 싶지 않았으니까요.
열심히 했다가 실패하고 못하는 자신을 깨닫게 되는 게 싫었던 거예요. 부끄럽고, 무섭고, 이제 거기서 끝나버리는 것 같으니까.
하지만 우연히 봄조의, MANKAI 컴퍼니의 연극을 보고 반짝이는 모두에게 빠져들게 됐어요.
저도 저렇게 필사적으로 무언가를 해내고서 빛나고 싶어졌어요.
그런데 뭘 해야 할지를 몰라서…….
어쨌든 모두가 있는 비로드웨이에 가까이 가려고 아슬아슬하게 고등학교를 하나사키로 바꿨어요.

[이즈미]
그런 이유로……!?

[반리]
그런데도 합격했네. 거기 등급 꽤 높은 편인데.

[토와]
제 평생 제일 많이 공부했어요!

[사쿠야]
행동력 있구나.

[마스미]
막무가내.

[토와]
극단 사람들에게 가까이 오고 싶은 마음도 컸지만, 하나 더 이유가 있어요…….
우리 가족은 다들 제게 물러서, 제가 관심을 가진 거나 물건 같은 건 뭐든지 바로 준비해주세요.
고집을 부려도 대부분 들어주고, 친구한테 말하면 부러워하지만, 이대로 괜찮은 걸까 싶어져서…….
고등학교를 바꿀 때도 반대하지 않았어요.
마음에 드는 곳으로 가라고, 학원도 끊어주고 과외도 붙여줬어요.
이모네 같이 살 수 있도록 부탁도 해줬고요.
이렇게 다정한 가족을 정말로 좋아하지만, 같이 있으면 그만 응석 부리기만 하는 제가 싫어서, 떨어지기로 한 거예요.

[유키]
근성 있네.

[츠무기]
토와 군이 정한 진로를 응원해주시다니, 좋은 가족분들이구나.

[토와]
그런데…… 금방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었나 봐요.
진짜로 하고 싶은 게 있는 것도 아니고, 가족 품을 떠나서 혼자 살 수 없을 거라고…….
전화로 이모랑 엄마가 그런 얘기를 하는 걸 듣고서 엄청 화나서 나와버린 거예요.
……전부, 정곡이지만요. 그냥 동경할 뿐이고 구체적으로 뭘 하고 싶은지도 몰라요.
저 혼자서는, 어차피 아무것도 못해요…….

[사쿠야]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

[시트론]
벌써 여기까지 왔잖아!

[차카게]
동경하는 극단의 기숙사에까지 들어왔지.

[토와]
아…….

[이타루]
열심히 해서 하나사키 합격하고 성지까지 왔으니 충분하지 않아?

[사쿠야]
혼자서 똑바로 새로운 세계로 뛰어들다니 대단한 일이야.

[이타루]
딱히 초조해할 거 없어. 다들 하고 싶은 걸 발견할 때가 오니까.

[츠무기]
이런 건 반리 군이 가장 잘 알지 않아?

[반리]
이런 건 타이밍이나 뭐, 인연 같은 것도 있고. 조바심 내봤자야.

[쥬자]
내 입장에선 교통사고 자해공갈단을 만난 것 같았지만.

[반리]
뭐야?

[이즈미]
아무것도 못 하다니, 그렇지 않아.
토와 군을 못 만났으면 워크샵도 생각하지 못했을 거야.

[토와]
……감사합니다.
폐를 끼쳐서 죄송했습니다.

[이즈미]
이모도 걱정하실 테니까 연락드리자. 직접 할 수 있겠어?

[토와]
네.
――앗, 채팅 알림이 와있어.

[shiki]
연락해줘

[kar]
죽지 마라

[Iv]
우리 집 올래?

[shiki]
침착하게, 경솔한 행동은 안 돼!

[이즈미]
채팅?

[토와]
'Bloom Game'이라는 게임에서 알게 된 친구예요. 항상 블루챗―― 게임 내에 있는 채팅으로 얘기하는데…….
만난 적도 없고 얼굴도 모르지만, 그래서 할 수 있는 얘기도 있고요. 항상 이어져 있는 느낌이에요.
제 또 하나의 집이나 마찬가지예요.

[이즈미]
그래. 그 애들에게도 연락해줘야겠구나.

[토와]
네.

-

[사쿠야]
집까지 바래다줄까?

[토와]
괜찮아요. 바로 근처고, 이모도 중간까지 마중 나와준다고 했어요.

[사쿠야]
그래. 그럼 조심해서 돌아가.

[시트론]
가출할 때는 또 와도 돼!

[마스미]
안 와도 돼.

[츠즈루]
가출을 환영 장소라니 괜찮은가 싶지만. 뭐, 그런 곳이 있어도 좋겠지.

[이즈미]
또 보자.

[토와]
잘 먹었습니다! 다음 공연 힘내세요! 기대하고 있을게요!

[츠즈루]
다음 공연이라…….

[이타루]
우리도 우리 문제와 마주해야겠지.

[치카게]
……그렇지.

-

[사쿠야]
아…… 이제 답변을 해야 하는데……. 하아…… 우리다움이라.

[텐마]
다음 로미오는 그런 대사가 있어?

[사쿠야]
어? 아, 아니야.

[텐마]
연습이 순조로워 보이지는, 않네.

[사쿠야]
……오늘 유조씨가 연습을 봐주셨어.
봄조의 연극이란 무엇인지, 창단공연은 어떤 공연이었는지 다시 생각해보라는 말을 들었어.
지금 우리는 확실하게 경험을 쌓고 레벨 업했을 텐데, 그 시절에 비해 부족한 게 대체 뭘까…….
마음도 그 시절의 내게 절대로 지고 있지 않은데.

[텐마]
부족한 거라. 로미줄리 공연에 관해서는 많이 있었지만.
연기는 거칠고, 위험한 장면도 많이 있었고. 그래도 뭐랄까…… 반짝이고 있었어.
전원이 연극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온 힘을 다해 즐기고 있어 보였어.

[사쿠야]
새로운 세계…….

[텐마]
나도 거기에 이끌려서 이쪽―― 무대의 세계로 한 발 내딛게 된 거야.

[사쿠야]
텐마 군이 입단한 후에 로미줄리를 칭찬해줘서 정말로 기뻤어.

[텐마]
그러고 보니 그 창단공연 연습할 때도 문제 많았잖아?
여름조 창단공연 연습하면서 트러블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사쿠야한테 물어본 적도 있었지.

[사쿠야]
그랬지…….
창단공연을 연습할 때도 유조 씨에게 무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그래! 고마워, 텐마 군! 다시 한 번 무대와 친해지고 올게!

[텐마]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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