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쿠야]

하아…….


[고양이]

야~옹.


[사쿠야]

안녕. 어디서 왔어? 여기엔 다양한 고양이가 놀러 오는데, 너는 도둑 고양이보단 누가 기르는 것 같네.

그리고 이 털 색, 어디선가 본 적 있어. 무슨 종류였더라…… 분명…….


[히소카]

……러시안블루. 아마.


[사쿠야]

맞아, 그거! ……앗, 히소카 씨!


[히소카]

요즘 가끔 놀러 오는 고양이야. 주변에서 기르는 것 같아.


[사쿠야]

그렇군요.


[히소카]

……멸치 먹을래?


[고양이]

야옹~


[사쿠야]

맛있게 먹네요. ……왠지 조금 히소카 씨랑 닮은 것 같아요.


[히소카]

……? 뭐라고?


[사쿠야]

아뇨!


[히소카]

……사쿠야는 이런 시간에 왜 여기 있어? 드문 일인데.


[사쿠야]

아~……. 조금 생각할 게 있다고 해야 하나, 뭐랄까…….

……저, 사실 있어요. 크리스마스의 추억.


[히소카]

그렇구나.


[사쿠야]

정말 별 것 아닌 추억인데…… 어릴 때 저에게는 엄청 충격이었고. 트라우마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이에요…….

하지만 미팅할 때 제대로 얘기하는 게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순간적으로 그만, 추억은 없다고 모두에게 거짓말을 해버려서…….


[히소카]

죄책감?


[사쿠야]

……네.


[히소카]

……분명 누구든 떠올리고 싶지 않은 과거가 있어. 그러니까 사쿠야도 신경쓰지 마.

하지만 이야기 하지 않고 후회할 바에는 이야기 하는 편이 좋아. …… 나는 그렇게 생각해.


[사쿠야]

……그러네요. 감사합니다, 히소카 씨. 저 내일 미팅 때 이야기하려고요!


[히소카]

……응.


[고양이]

야~옹.


[히소카]

힘내래.


[사쿠야]

아하하. 응원해줘서 고마워.


-


[츠무기]

그럼 오늘 미팅은, 본격적으로 연극 내용과 배역을 정해보자.


[사쿠야]

저기! 그 전에 잠깐 괜찮을까요?


[쥬자]

왜 그래?


[사쿠야]

죄송해요. 어제 저, 크리스마스 추억은 없다고 했는데…… 사실 있어요.

……괜찮으면 들어주시겠어요?


[마스미]

알겠어.


[츠무기]

물론이야.


[미스미]

들을래 들을래~!


[사쿠야]

감사합니다!


-


어릴 때, 크리스마스가 가까이 다가온 어느 날.


"산타클로스는 착한 아이한테만 선물을 주러 와요."

"그러니까 심부름을 많이 해야죠."


그렇게, 교육방송에서 말하는 걸 봤다.

다정한 미소로 어린이들에게 선물이나 꿈을 나누어주는 산타의 모습은 따뜻하고 반짝여 보였다.


나도 동경하던 산타가 와주었으면 해서 그날부터 많이 심부름을 했다.

설겆이, 마당 청소. 그래도 부족해서 통학로에서 보이는 쓰레기를 주우며 걸었다.


분명 산타는 와줄거야.


그렇게 믿으며 맞이한 크리스마스날 아침, 두근거리며 베갯머리를 보니―― 선물은 어디에도 없었다.


-


[히소카]

…….


[사쿠야]

눈을 뜨고, 아무것도 없었을 때의 충격은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이 나서……. 그 이후에도 저한테 산타가 오는 일은 한 번도 없었어요.


[쥬자]

그래……. 그건 별로 떠올리고 싶지 않았겠군.


[미스미]

――그럼! 이번 연극은 내가 산타고 사쿠야한테 선물을 주는 이야기로 하자!


[사쿠야]

네?


[츠무기]

응, 그게 좋을 것 같아.


[히소카]

나도 좋아.


[마스미]

그럼 다른 배역도, 이거나…… 그리고 이런 것도 좋지 않아?


[쥬자]

그렇군. 그럼 의상이나 배경은…….


[미스미]

에헤헤, 분명 좋은 연극이 될거야~! 기대된다, 사쿠야!


[사쿠야]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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